폭력의 발생 원인은 다양하고 그 표현 방식도 여러 가지 양상으로 나타나지만 인간의 기저에 갖고 있는 일반적 원인은 욕구불만이다. 욕구불만의 해소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의 인간은 항상 폭력성이 잠재되어있는 상태가 된다고 볼 수 있다. 윌리엄 맥두걸은 본능이 인간행동에 동기를 부여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며, 지각과 정서보다 동기의 힘을 강조했다. 사람은 본능이 동기를 부여해 준 것을 지각하고 적절한 대상이 지각되면 그 대상은 행동을 자극하는 감정변화를 일으킨다. 이러한 검정변화를 충동이라 할 수 있는데 지그문트 프로이드는 인간의 많은행동이 불합리한 본능적 충동에 바탕을 둔다고 보고 있다. 충동은 대개 생리적인 긴장, 결핍,또는 불균형상태에 뿌리는 두며 충족되어야 할 절박한기본 욕구로 유기체에 행동을 강요한다. 충동은 선천적이며, 기본적인 생리적 욕구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충동과 학습을 통한 모방충동, 약물복용의 반복적으로 인한 양물중독이 있고, 성취, 활동, 친화, 호기심, 배설, 탐구, 조작, 모성애, 고통회피, 성애, 수면 등 인간의 생활에 반영되는 거의 모든 욕구를 포함한다. 따라서 욕구의 해소를 위해 무엇인가를 해야만 하는 인간은 욕구의 억압상태나 좌절상태에서 심한 분노와 폭력의 충동을 느끼게 된다. 현대 심층심리학은 어린이들이 말을 충분히 자유자재로 구사하기 전에 겪고 억누르게 된 무시무시한 분노의 환상을 가지고 있는데,. 공포예술의 무시무시한 영상들이 결부되어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픽카드(P.M. Pickard)에 의하면 어린아이는 그들의 내적 현실을 외적 현실을 적응시키려는 힘겨운 투쟁 속에 근친상간적 갈등, 흡혈귀, 살인, 식인 등 끔찍한 환상을 겪는 것 간다고 한다. 청소년기는 사회적 부적응기로서 현실과 어릴 적 꿈꿔왔던 이상과의 괴리감에서 오는 당혹과 분노가 발생되는데, 이 시기에 많은 청소년들이 극단적인 선정적인 폭력성에 탐닉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 현실은 결코 아름답지 못하고, 행복하게 살 수 없다는 것에 대한 깨달음에서 기인한다. 욕구불만의 강도가 심해질수록 폭력성은 더욱 강하게 나타나는데 개인에게서 뿐만 아니라 가족, 동료, 사회 단체나 종교, 국가간에도 집단적으로도 발생하게 된다. 사회적으로 볼 때 폭력은 용인되는 것이 아니므로 도덕적으로 절제를 하거나 상대방과 적절한 타협과 조정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절제의 한계를 넘어선다고 생각되거나, 조정의 노력이 불가능하거나, 실패했을 때 폭력적인 행동으로 나타나게 된다. 리차즈(I.A Richards)는 분노와 공포는 일단 겉잡을 수 없는 경향이 있다고 하면서 오늘날 폭력에 대한 요구가 일상의 정서 생활에 있어, 억압을 통한, 빈곤함을 반영하고 있지 않은지 생각해봐야 할 것이라고 충고한다.
본 연구의 목적은 조슈아 오펜하이머(Joshua Oppenheimer)의 액트 오브 킬링 에 나타난 가해자와 피해자의 관계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했다. 이를 위해서 가해자의 입장에서 사용한 이론적 도구는 르네 지라르($Ren{\acute{e}}$ Girard)의 '모방 폭력(mimetic desire)', 한나 아렌트(Hannah Arendt)의 '악의 평범성(banality of evil)'을 연구하고, 피해자의 입장에서 발생하는 문제는 르네 지라르의 <희생양> 이론을 살펴보았다. 이 연구의 의미는 영화의 재현적 서사를 활용하여 지나간 과거의 대량학살의 재현 불가능성에 도전하고, 진실을 보여주기 위한 방법으로 다큐멘터리와 픽션의 결합을 추구했다. 또한, 가해자와 피해자의 화해는 '중립적인 측면의 공정성'을 확보했다는데 의미가 있다. 지금까지 영화에서 가해자와 피해자의 관계에 대한 연구는 간헐적으로 등장했지만 아직까지 부족한 실정이며, 향후 후속연구에서 좀 더 심도 있는 연구가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요르고스 란티모스의 <킬링 디어>는 그리스 3대 비극작가 중 한명인 에우리피데스의 『아울리스의 이피게네이아』를 원형서사로 삼고 있다. 그리하여 란티모스는 현대 미국 대도시의 영화적 디제시스 내에 '신적 존재에 의한 피의 폭력'으로 물든 신화적 세계를 도입하면서 저주와 희생양이라는 신화적 모티브를 변주한다. 본 논문은 <킬링 디어>의 현대의 시공간에 구축된 신화적 세계를 통하여 인류의 가장 오래된 집단적 희생위기 탈출 기제인 희생양 메커니즘과 욕망과 폭력의 모방적이고 상호적인 특성을 르네 지라르를 경유하여 읽어보고자 했다. 영화 속에서 마틴은 스티븐을 아버지의 자리에 놓으려고 한 자신의 욕망이 좌절되자, 스티븐에게 저주의 신탁을 내린다. 그 순간 두 사람의 '좋은' 상호성은 급격하게 '나쁜' 상호성으로 변환된다. 영화는 스티븐의 가족을 통하여 희생양 메커니즘이 작동하는 방식을 탁월하게 묘사한다. 제비뽑기에 의한 희생양 선택은 그 신명심판적 (神命審判的) 성격에 힘입어 희생양에게 성스러운 특성을 부여하고, 희생양은 성스러운 존재가 되며 가족의 질서는 재구축 된다. <킬링 디어>는 오래된 신화적 소재를 통해 관객들에게 존재의 근원을 경험하고 그것을 성찰하게 함으로써 고뇌와 고통이 존재의 근원임을 깨닫게 한다.
본 논문은 90년대 미국영화 <위험한 독신녀>(Single White Female, 1992)와 최근 개봉한 한국 영화 <여교사>(2017)를 중심으로 시기심을 단순히 여성들 간의 갈등관계의 표출이 아니라 성별과 상관없는 인간의 자연스러운 자기보존적 반응의 한 형태로 해석하고자 한다. 사회적, 문화적 전통에 따라 시기심을 단순히 여성의 감정으로만 분류해왔지만, 그것은 단순히 특정 집단의 전유물이기보다는 인간의 타고난 공통적인 감정이다. 특히 신자유주의 시대의 경쟁사회에서 타자와의 비교에서 비롯한 시기심은 그 부정적 측면만을 인식하여 긍정적인 측면에 대해서는 간과해온 것이 사실이다. <위험한 독신녀>에서 헤디의 앨리 따라 하기는 이상화에서 나타나는 동일시와는 같지 않으며 그녀의 모방은 앨리의 정체성을 변형시키고자하는 공격적인 자기주장의 형태이다. <여교사>에서의 여주인공의 시기심 또한 상대방과의 차이를 주장하는 사회적 불평등에 대한 자기보존적 반응이었다. 따라서 이들 영화에서 나타난 여성들 간의 시기심에는 자신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한 저항적이고 비판적인 힘이 내포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결국 시기심이 폭력적인 결과로 이행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사회적으로나 개인적으로 억압된 시기심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케이팝의 힘은 대단하다. 변방의 대중문화가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은 놀라운 일이다. 국내외 미디어들이 케이팝 성장의 비밀을 밝히려고 애쓰는 까닭이다. 하지만 케이팝의 괄목할 성장 이면에 감춰진, 아이돌 그룹(보이그룹, 걸그룹) 내부의 치열한 경쟁과 강제적인 멤버교체는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대표적인 현상 가운데 하나가'졸업제도'이다. 르네 지라르는 욕망의 모방성과 폭력성, 그리고 이를 무마하기 위한 희생양 메커니즘을 주장했다. 본고는 걸그룹 <나인뮤지스>의 데뷔과정에서 벌어진 졸업제도를 기록한 다큐멘터리, 온라인 인터렉티브 사이트, 단행본 등 일련의 결과물을 바탕으로, 졸업제도에 희생양 메커니즘을 적용한 뒤 케이팝에서의 졸업제도를 정의하고자 하였다.
본 연구는 청소년의 자살생각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규명하기 위해 서베이 연구방법을 사용하였다. 본 연구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부모와 청소년 자녀의 심리적인 거리감을 좁히고 가족 내에서 더욱 화합하기 위한 각 가정에서의 노력이 필요하며, 부모 자녀 간에 때때로 무심코 가해지는 신체적, 언어적인 폭력을 의식적으로 줄여야 한다. 둘째, 자살시도를 하는 청소년이 발생할 때, 학교나 교육기관, 지역사회의 상담관련 기관에서는 청소년의 위기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자살예방교육 및 자살태도 교육 등 그 후속조치를 반드시 실시하여 청소년들의 모방 자살이나 충동적인 자살생각을 줄일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셋째, 청소년의 자살예방 및 관련 프로그램을 개발할 때 이를 고려한 차별화된 프로그램과 자살예방 교육을 시도해야 할 것이다. 넷째, 학교밖 청소년에게도 실시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여 우울이 높은 청소년을 조기에 발견하여 개입하는 것이 청소년의 자살생각을 예방하는 데에 필요하리라 본다.
이 논문은 시각 미디어에 의해서 어떤 특별한 사건이 '트라우마'로 정의되는 과정과 그에 따른 문제들을 궁구(窮究)할 필요가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이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접근은 9/11이 "국가적 트라우마"로 시각화되는 과정을 통해서 이루어 진다. 9/11 테러 사건은 그 사건의 가장 충격적인 이미지들 중 하나인 타워에서 떨어지는 사람들에 대한 이미지들을 배재한 채 "국가적 트라우마"로 구성되었다. 떨어지는 사람들의 이미지를 둘러싸고 벌어진 미국 시각 미디어의 이 같은 재현 작업은 대재앙과 폭력적인 사건을 트라우마 규정하는데 이론적인 기초를 제공하는 현대 트라우마 이론 연구와 맞물려 있다. 본 논문은 미국의 주요 시각 미디어들이 9/11 테러 사건을 트라우마로 정의할 때 그 차제의 트라우마 논리를 정당화하기 위해서 현대 트라우마 이론 연구의 지배적인 경향인 "반모방 이론"에 의거하고 있다는 점을 포착하고 그 이론 모델이 갖는 한계와 문제점을 비평적으로 검토한다. 이 작업은 시각 미디어가 "반모방 이론"에 기대서 어떤 사건을 '트라우마'로 정의할 때 초래되는 문제점과 위험성을 드러내 보여준다. 미국의 시각 미디어가 9/11을 "국가적 트라우마"로 명명할 때 사용한 트라우마의 "반모방 이론"은 트라우마적 사건의 직접적이고 무매개적인 재현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사건에 대한 외상 주체의 능동적인 대응 방편과 사건과 관련된 인간적인 양상에 대한 이해를 결여한다. 트라우마의 형성과 해석과 관련해서 외상 주체가 개입할 여지가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외부 권력의 조작적인 개입 가능성에 노출될 위험이 있다. 본 논문의 목적은 트라우마의 "반모방 이론"이 갖는 이 같은 한계와 문제점에 대한 비평적인 시각을 제공함으로써 다양한 시각 미디어를 통해 대재앙적인 사건을 경험한 사람들이 특정 미디어나 외부 권력의 규정적인 관점에 대항해서 대재앙적 사건을 경험하고 대응하는 대안적인 시각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근대 science를 '격물치지학'으로 번역한 것은 객관사물[만물(萬物)]에 내재한 보편적 천리[리일(理一)]를 과학적 자연법칙으로 국한시켜 이해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근대적 문명국이 신학의 효력 때문이라고 판단한다면, 신학(新學)을 수용하는 것이야말로 근대적 문명에 이르는 지름길일 수밖에 없었다. 신학의 정수(精髓)였던 격물치지학[science]은 전근대적인 유학의 도덕(道德)문명에서 서구적 근대문명[civilization]으로 '보편문명의 전이(轉移)'를 상징적으로 보여준 것이었다. 서구근대적 문명인식과 과학적 사유방식은 인간 역시 과학적 탐구의 대상으로 여기게 하였다. 몸에 관한 과학적 탐구는 해부학에서 생리학 및 인종학 등으로 발전하였다. 인간에 관한 과학적 탐구는 사회다윈주의 수용과 맞물려 더욱 공고화되었다. 사회다윈주의적 현실인식은 그들처럼 되는 것[문명화]만이 가장 시의적절한 선택인 것처럼 오도(誤導)하였으며, 더 나아가 강자의 침략을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것으로 받아들이도록 강제하였다. 그러나 과학적 보편주의는 곧 군국주의와 제국주의침략을 정당화했다는 점에서 폭력적 야만이었다. 격물치지학의 근대적 폭력성에 대한 비판적 성찰을 가능하게 했던 사유가 바로 유학이었다. 당시 서구적 문명과 삶이 곧 진보요 발전이 되면서 유학은 전근대적 삶의 양식으로서 낡고 쓸모없는 것으로 치부되었다. 하지만 문명성과 폭력성을 동시에 지닌 야누스적 타자에 대한 주체적 대응을 가능하게 하는 이념으로 작동하기도 하였다. 이항로가 성리학적 세계관에 입각하여 서양의 과학기술을 양화론(洋禍論)으로 규정하였다면, 박은식은 과학기술이 군국주의의 도구로 전락했던 측면을 비판하였다. 그동안 우리는 서구적 근대성을 전범으로 삼아 전통철학의 의미를 해석하는데 치중하였다. 한국 근대를 서구문명에 대한 모방과 번역의 차원에서 이해하는 것은 식민주의를 재생산하는 일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 근대 유럽중심주의의 폐해를 넘어서 한국 근대를 제대로 이해하고자 한다면, 유학적 자산은 재음미할 필요가 있다. '무성무물(無誠無物)'은 과학기술이 삶을 도리어 황폐화시키는 기술만능주의시대에 문명다움 즉 이시대의 바람직한 인간다움과 기술다움을 성찰할 수 있는 도덕성의 기반을 제공할 것이다. '바른 몸-사람다움[성신(誠身)]'은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 대한 이해와 인간이 마주하고 선 '참된 자연'에 대한 인식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기[성(誠)] 때문이다. 삶의 맥락에서의 바른 몸은 성(誠)하고자 함[성지(誠之)]을 통해 시중(時中)을 실현하는 주체로 거듭나야, 비로소 물(物)과도 바른 관계맺음이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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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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