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브룩은 흔히 현대 서구의 가장 중요한 연극 연출가로 일컬어진다. 그는 단일한 방법론에 구속되지 않고 여러 기법을 이용한 다양한 연극을 연출해왔다. 이러한 점은 그가 절충적인 모방자로 평가받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 하지만 그의 작업과 정신을 자세히 살펴보면 그의 열려있는 정신은 연극이 지니는 소통의 힘의 추구이며, 그 가능성의 타진임을 엿볼 수 있다. 이러한 그의 모색은 브리콜라주 발상을 노정한다. 브리콜라주는 "야생의 사고"에서 소개된 후 학술적으로 관심을 끌게 된 개념이다. 레비-스트로스는 현대 과학이 놓치고 있는 브리콜라주의 신화적 사고를 우리가 복원해야할 것으로 본다. 연출가 피터 브룩은 연극과 삶에 대한 넓은 시야를 바탕으로 그의 '빈공간'을 효율적으로 채워가는 열린 작업 방식을 추구해오고 있다. 브룩의 이러한 지속적인 시도는 브리콜라주의 신화적 사고가 지니는 긍정적인 가능성을 드러내며, 연극의 발전적 방향을 제시하는 고무적인 암시인 것이다.
오늘날 태국 남부 국경 부근의 3개주와 말레이 북부의 일부가 포함된 지역은 불교 사회인 태국과 무슬림 사회인 말레이라는 문화적인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문화적 근원을 찾아 보면 분명히 이전의 타이불교와 말레이 무슬림의 근원을 만나게 된다. 이는 역사적으로나 고고학적으로나 혹은 지방문학에서도 뿌리를 찾을 수 있는데 특별히 이 논문에서는 땀난나컨씨탐마랏(나컨씨탐마랏 신화)과 히카얏 메롱 마하왕싸(메롱 마하왕싸 신화)를 중심으로 불교권 타이와 이슬람권 말레이의 문화적인 면을 고찰해보고자 한다. 본 논문에서는 땀난나컨씨탐마랏(나컨씨탐마랏 신화)와 히카얏 메롱 마하왕싸(메롱 마하왕싸 신화) 속에 나타난 두문화, 즉, 불교권 타이와 이슬람권 말레이의 문화는 동일한 구조를 보이고 있음을 밝히고, 그 구조속에 나타난 지도자의 역할과 그 지역의 발전에 종교가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였음을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주장의 바탕은 Levi-Strauss의 이론으로써 태국 남부의 불교권 타이문화와 말레이 북부의 이슬람권 문화가 얼마나 친밀한 문화적 뿌리를 가지고 있는 지를 알게 한다.
이 논문의 목적은 게임 서사를 구조주의 신화론의 관점에서 파악하여 기존의 서사문학과는 다른 게임의 서사성을 설명해 줄 이론적 근거를 마련하고, 신화가 게임 서사에게 소재 이상의 어떠한 함의를 가지는가를 살피는 데 있다. 서사적 측면에서 게임과 신화의 연관성에 대한 연구들은 계속 있어 왔다. 그러나 그 연구들은 대부분 '영웅 서사'로서의 신화가 게임 서사에 어떻게 반영되었는지를 살펴보았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연구들이다. 이 글은 레비-스트로스(Levi-Strauss)와 질베르 뒤랑(Gilbert Durand)이라는 두 구조주의 신화학자의 이론이 게임 서사와 어떠한 연관성을 가지는가를 살펴보았다. 그 연구 결과로서, 구조주의 신화론에서 끌어온 '재구성'과 '동시성'은 글말서사와는 다른 게임의 서사성을 설명해줄 수 있는 이론적 근거로서 자리 매김할 수 있으며, 입말문학으로서의 신화는 게임 서사에게 잊혔던 구술성을 복원시킨다.
'지식과 권력'의 문제는 이야기 구조를 가진 모든 문화콘텐츠장르에서 쓰일 수 있는 매력적인 소재다. 지식을 소유한 자와 소유하지 않은 자는 서로 대립과 갈등의 구도를 가지면서 대중성을 확보할 수 있는 중요한 서사전략의 도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연구는 영화<장미의 이름>에 나타난 지식과 권력의 속성을 탐색하고자 했다. 소쉬르와 레비스트로스의 구조주의적 방법론을 활용해 지식과 권력을 중심으로 관계를 맺고 있는 인물들 간 이항대립의 관계를 중심으로 풀어봤다. 분석대상은 '장소(수도원과 장서관)', '웃음논쟁', '이단논쟁'으로 세 가지이다. 연구결과 분석대상으로 삼은 이 세 가지 소재가 이항대립구조에 충실한 서사전략을 보이고 있음을 확인했다. 영화는 지식과 권력의 문제를 토대로 이야기가 전개됐는데, 세 가지 소재의 심층적 의미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진리가 은폐됐던 당시의 현실이 역설적 서사전략으로 폭로되고 있음을 발견했다. 또한 서사 과정에서 지식과 권력의 속성이 매우 중요하게 활용되고 있음을 확인했다.
본 논문은 프랑스의 언론인이자 철학자인 디디에 에리봉이 미술사학자 에른스트 곰브리치를 대상으로 진행한 인터뷰를 기초로 1991년 처음 출간되었던 『이미지가 우리에게 말해주는 것』의 한국판 새 번역을 앞두고 이 책이 시사하는 학문의 대중적 서사로서의 가능성을 가늠해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에리봉은 앞서 뒤메질, 레비스트로스와의 기념비적 대담을 출판한 바 있는데, 이들의 지적 사유와 문제의식을 명철한 질문을 통해 대화 형식(dialogue)으로 쉽게 풀어냈다. 곰브리치라는 인물이 학문으로서 미술사가 자리 잡은 과정에서 수행한 독보적인 역할과 고유의 업적뿐만 아니라 그의 인생을 가로지르는 시대적 상황과 지성사의 흐름을 짚어내는 해당 저서는 학문이 이용하는 특수한 방법론, 공식과 용어, 특정한 정신 상태를 대화라는 친근한 서사를 빌려 해설한다. 여기에 주목하여 본 논문은 역사가로서 곰브리치 특유의 언어를 간략히 분석하고 이를 통해 미술사라는 학문이 의존하는 서사적 방법론을 논한 후, 책에서 에리봉이 던지는 질문과 답변을 정리하는 방식을 탐구하여 아카데미아와 그 해설이라는 두 가지 영역의 융합을 학제적 측면에서 살펴본다. 이러한 분석은 에리봉이 곰브리치라는 학자에게서 찾은 학자이면서 대중을 끌어안은 이야기꾼으로서의 이중의 정체성과도 깊은 관련이 있다. 이로써 미술사라는 학문을 텍스트로서 재조명하고, 대화라는 새로운 장르와의 결합 가능성을 타진해보고자 한다.
우리 사회가 날로 개방되고 경제, 사회 문화적으로 국제 교류가 활발해 지면서 문화 간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도 부상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사회가 전통적으로 가진 단일민족의 이데올로기와 자문화 중심주의가 발전적인 국제 관계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본 연구에서는 우리 사회에 만연되고 있는 문화 간 커뮤니케이션의 장애요소를 진단하기 위해 뉴스 보도를 분석하고자 한다. 분석을 위해 올해 상반기 문화 간 커뮤니케이션 관련 뉴스로 가장 빈번히 보도된 '한류'와 '하인스 워드 신드롬'으로 불린 인종 문제 보도를 대상으로 하였다. 분석 대상은 2006년 1월부터 4월 15일까지 4개월간 일간지로는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신문과 매일경제, 방송 뉴스로는 KBS, MBC, SBS의 9시, 8시 메인 뉴스를 대상으로 하였다. 이들 언론사의 한류와 인종관련 보도 전체를 대상으로 하였으며, 총 495개의 기사를 분석하였다. 이들 언론 보도에 나타난 문화 간 커뮤니케이션의 문제를 파악하기 위해 문화 연구 중 활발한 성과를 낸 내러티브 이론을 도입하여 분석하였다. 내러티브 이론은 한류와 인종 보도의 내면에 작용하는 허구성과 권력의 측면을 간파할 수 있게 해 준다. 특히 본 연구에서는 레비-스트로스의 구조 이론과 그레마스의 의미론을 중심으로 한 내러티브 분석을 통해 한류와 인종 보도가 보이는 탈문화적 팽창주의와 정체성의 문제를 밝혀 낼 수 있었다. 이들 문제는 보다 더 심층적 차원에서 우리 사회에 작용하는 욕망과 권력의 문제를 드러내는데, 포스트식민주의 이론을 도입하여 문제를 진단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하고자 하였다.
본 연구는 tvN의 리얼리티 프로그램 <윤식당>의 시즌1과 시즌2를 비교분석해 봄으로써 미디어를 통해 표현되는 음식과 요리 과정의 재현, 그리고 그것이 의미하는 문화적 함의에 대해 알아보았다. 이론적 논의를 통해 '요리행위 - 음식제공 - 식사행위'로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이 사회 문화적으로 어떤 의미를 내포하는지 살펴보았으며, 통합체 분석, 계열체 분석, 행위주 분석, 레비-스트로스의 요리 삼각형 개념을 적용하여 분석하였다. 분석결과 리얼리티 프로그램 <윤식당>이 외국에 한식당을 운영함으로써 소박한 일상과 여행을 통해 느낄 수 있는 여유와 느림의 가치에 주목했는데 반해, 실제로는 한국음식의 소비태도와 이를 반영하기 위한 요리 및 음식 제공 행위의 변형된 의미가 발견되었다. 나아가 한국음식의 변용이 현지화 또는 세계화라는 이름에 감춰진 '한국음식의 혼종성과 비정체성'을 뜻하며 한식의 세계화를 내세웠지만 그로인해 한국음식의 고유성 훼손이라는 부작용을 낳게 되었다. 이는 오락성을 위해 한국음식을 변형하여 제공했으며, 역설적으로 한국 음식문화의 문화적 혼종성 및 정체성 훼손을 생성한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게 했다.
이 글은 물질종교 접근법의 사례로 '영대(靈臺)'를 살핀 것이다. 동아시아에서 영대는 주문왕이 건립한 건축물이었다. 후대로 내려오면서 영대는 수행의 목표이자 대상인 마음 영대, 존사(存思)에서 나타나는 관념적 심장으로 그 의미가 변모되었다. 이렇게 동아시아에서 영대는 물질이기도 했고, 비물질이기도 했다. 그 두 의미는 각각의 맥락에서 사용되었을 뿐, 서로 연결되었던 적은 없었다. 한국 근대에 출현한 대순진리회는 봉신(封神)이라는 개념을 사용하여 이 둘을 하나로 묶었다. 그러니까 천지신명을 모시고 제천을 했던 주문왕의 영대를 신봉어지(神封於地)의 장소로 설명하고 자신의 신전 이름으로 활용했으며, 수행의 정도에 따라 그에 맞는 신명이 수행자의 마음을 통해 응한다는 논리를 세워 인간의 마음 영대를 신봉어인(神封於人)의 장소로 규정했다. 레비-스트로스의 관점에서 보면 동아시아의 전통에서 발견되는 요소들, 즉 주문왕의 건축물 영대와 『장자』·『황정경』 등에서 보이는 마음 영대를 일관된 논리로 묶어내면서 교리 체계 안에 구축하는 이 모습은, 과거의 전통 개념들을 재창조하는 브리콜라주에 해당한다. 그렇다면 에릭 홉스봄의 표현을 빌려서, 대순진리회의 영대는 기존하는 물질 영대와 비물질 영대를 가로지르는 '발명된 영대(invented Yeongdae)'라고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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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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