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요약/키워드: 담론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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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괴와 부활 사이에서: 만화 『낙원의 쏭이』에 나타나는 예수의 촌뜨기로의 전환 (Between Destruction and Rebirth: Transformation of Jesus into a Hillbilly of the Graphic Novel, Songy of Paradise)

  • 김혜연
    • 한국콘텐츠학회논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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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2권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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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628-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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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
  • 본 연구에서는 밀턴의 예수가 개리 팬터의 『낙원의 쏭이』의 쏭이로 재현되면서 나타나는 원전에 대한 전복성과 유사성을 논한다. 팬터는 영문학의 청교도 서사시인 『복낙원』을 현대 펑크 만화로 재현하면서, 밀턴의 예수를 '힐빌리', 즉 촌뜨기 쏭이로 그린다. 원작에서 '하나님의 아들'이자 '세상을 구한 영웅'으로 그려지는 예수가 펑크식 촌뜨기로 그려지고 있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원작에 대한 가장 적극적인 도전이자 해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사탄의 유혹에 굴복하지 않고, 자신의 신념을 지켜내는 방식에 있어서 쏭이는 원작의 예수와 비슷한 방식을 취한다. 즉 법률적 언어의 의미를 파괴하고 새로운 의미를 생성하는 상징의 언어를 취하면서 결국 '대화의 실패'로 귀결되는 방식을 통해 쏭이는 예수와 마찬가지로 사탄과의 전투에서 승리를 이끌어낸다. 본 연구에서는 이처럼 예수적 담론 대한 해체와 예수적 저항 방식의 수용이라는 이중적 특징을 보여주는 쏭이의 재현 방식을 분석한다.

TV의 젠더 역사쓰기의 가능성과 한계: 역사다큐멘터리를 중심으로 (Historiography of TV Documentary)

  • 김훈순;김숙
    • 한국언론정보학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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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51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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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156-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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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
  • 이 연구는 KBS에서 방영되었던 TV 역사다큐멘터리인 <역사스페셜>과 <한국사 전(傳)>을 대상으로 TV의 역사쓰기방식을 살펴보기 위해 이야기구조와 담화를 중심으로 서사분석하였다. 역사적 사실을 선택과 배제를 통하여 재구성하는 TV의 역사쓰기가 대중매체임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지배적인 역사인식에 반하는 역사적 해석을 할 수 있는지 그 가능성을 짚어 보았다. 분석결과 두 프로그램 모두 지배적 이데올로기에 반하는 전복적인 역사쓰기에 한계를 드러냈다. 이야기구조에 있어서는 첫째, 여성의 역사를 쓰는데도 불구하고 남성의 영웅 서사 전개방식을 채택하였으며, 또한 공적 인물화하는 과정에서 개인으로서의 여성성을 없애고 탈개인화시키고 있다. 둘째, 두 여성에 대한 역사적 평가에 앞서 전제하고 있는 외모에 대한 평가가 남성적 시선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으며, 셋째, 정치적인 여성 인물사를 이야기함에도 불구하고 사적인 남녀 간의 애정관계에 주목하고 있어 여성의 공적 인물화에 실패했다고 할 수 있다. 두 프로그램의 담화방식 역시 역사적 상상력을 주기보다는 다큐멘터리의 역사적 해석을 더욱 고정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튜디오에서 실제의 모습으로 전지적 시각으로 역사를 전달하는 서술자는 담론적 위계구조에서 가장 상위에 위치하고 있는 의미 규정자였다. 영상의 경우 특히 <한국사 전(傳)>에서 부족한 영상을 메우기 위해 제작진의 상상력에 의해 만들어진 극화된 재연 장면에 의존하는 방식은 담화가 오히려 가부장적 서사를 고정시키는 역할을 함으로써 인물에 대한 전복적 해석의 가능성을 제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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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노 시온 영화와 '응시'의 종교: 환상·욕망·사랑 (Sion Sono's Films and Religion in Terms of the 'Gaze' : Fantasy, Desire, and Love)

  • 박규태
    • 종교문화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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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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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77-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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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
  • 우리에게는 아직 생소한 일본의 영화감독 소노 시온(원자온(園子溫), 1961~현재)은 <자살클럽>(2001)의 대성공 이래 그 속편인 <노리코의 식탁>(2005)을 비롯하여 <기묘한 서커스>(2005) 및 '증오 3부작'이라 칭해지는 <사랑의 노출>(2008), <차가운 열대어>(2010), <사랑의 죄>(2011) 등 시적이고 철학적인 메시지를 수반하는 충격적이고 자극적인 폭력과 독창적이고 도전적인 터치의 섹슈얼리티 묘사를 거쳐, 3 11 동일본대진재 이후 내놓은 <두더쥐>(2011)와 <희망의 나라>(2013)에서는 보다 직접적인 방식으로 현실참여적인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본고의 목적은 응시와 대상a, 환상과 욕망, 상상계-상징계-실재계, 주이상스(jouissance) 등의 라캉(Jacques Lacan, 1901-1981)적 개념들을 도구 삼아 소노 시온의 영화 가운데 <사랑의 노출>(愛のむきだし)에 대한 정신분석학적 해석을 시도하는 데에 있다. 그 과정에서 특히 사랑 담론에 주목하는 한편, 라캉으로 영화 또는 종교를 말한다는 것이 종교연구자에게 어떤 새로운 전망을 제시해 줄 수 있는지를 모색하고자 한다. 이때 다음과 같은 라캉의 세 가지 문제의식 즉 (1)오인의 구조로부터 출발하자는 제안 (2)틈새(간극, 잉여, 구멍, 공백)와 부재(결여, 결핍) 또는 실패의 적극적인 의미를 수용하는 자세 (3)시각(eye, 주체가 대상을 보는 것)으로부터 응시(gaze, 대상이 주체를 보는 것)로 전환하자는 문제의식 등으로부터 적지 않은 시사를 받을 수 있으리라고 기대된다.

'빨치산'은 어떻게 '빨갱이'가 되었나: 1970-80년대 고통의 재현불가능성 -이병주의 『지리산』을 중심으로 (How did 'Partisan' become 'The red': The impossibility of pain-representation in the 1970s-1980s - Focusing on Lee Byung-Ju's 『Jirisan』)

  • 박숙자
    • 대중서사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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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7권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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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143-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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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
  • 한국문학사에서 『지리산』(이병주)의 평가는 양분되어 있다. 해방 전후사를 객관적으로 재현한 실록 소설이라는 평가와 반공주의 이념에 편승했다는 평가가 그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이를 관점의 차이가 아니라 텍스트의 균열의 결과로 해석했다. 이는 『지리산』 출판 과정에서부터 드러난다. 이병주는 『지리산』을 1972년부터 『세대』에 연재한 후 1978년 원고의 일부를 출판한 이후 1981년 연재본 전체를 다시 재출판한다. 그리고 1981년 후속 이야기의 일부를 잡지에 게재한 다음 이태의 수기를 자료 삼아 6, 7권 내용으로 '증보'해서 다시 출판한다. 다시 말해 『지리산』은 연재본을 출판한 1981년 본과 증보한 내용까지 담은 1985년 본으로 나누어진다. 때문에 『지리산』의 완결 시점을 언제로 보는지에 따라 작품의 주제가 달라진다. 본고에서는 5권까지의 내용과 6, 7권 내용 간의 관점 차이에 주목했다. 특히 '빨치산'에 표상을 집중적으로 살펴보았다. 연재본에서는 유신 체제 하에서 '빨치산'을 일제 시대 독립운동으로 확장시켜 내면서 '빨치산' 표상을 입체적으로 수용해 내지만 6, 7권에서는 '빨치산'이 '교조적'이고 '악랄한' '빨갱이'이자 처벌되어야 하는 존재로 재현한다. 요컨대, 『지리산』은 해방전후사를 배경으로 '빨치산' 표상을 통해 냉전 체제의 담론, 표상, 이념을 분절해 내지만 증보 과정에서 '빨치산'을 악랄한 존재이자 실패한 인생으로 봉합시킨다. 결과적으로 『지리산』은 1970-80년대의 심연 속에서 반공주의/자본주의를 둘러싸고 진행된 분열과 길항의 과정을 보여주며 '빨치산'을 '적대적(빨갱이)'이거나 '무명(실패한)' 존재로 재현한다.

<디 워>, 매혹의 영화 (, the Cinema of Attractions)

  • 류재형
    • 만화애니메이션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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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권2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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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209-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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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
  • <디 워>는 실패한 블록버스터인가? 내용과 형식에 있어서 이 영화의 가치에 대해 재고의 여지는 남아 있지 않은가? 이 연구는 이러한 의문에 대한 답을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2007년 심형래 감독의 <디 워>는 영화 자체에 대한 평가보다는 영화를 둘러싼 민족주의 담론으로 평단과 관객의 이목을 집중시켰으나, 이야기와 형식 모두에서 분명 기존의 한국형 블록버스터와 차이를 보이면서 850만이라는 투입 대비 다소 실망스러운 박스오피스 성공과 민족주의에 경도된 일부 관객들의 열광적인 지지, 그리고 영화의 예술성과 완성도에 대한 평단의 비판적 시각이라고 하는 부조화스러우면서도 이해하기 어려운 결과를 낳았다. 결국 <디 워>는 문화적으로 논쟁거리를 제공했을 뿐 산업계와 비평계에서는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한 영화로 남겨졌다. 그러나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디 워>를 지지하는 관객들과 비판적인 시각을 견지한 평론가들 사이에 한 가지 공통된 시각이 있다는 점이다. 그것은 <디 워>의 스펙터클이 한국 관객의 기대 이상으로, 그리고 스토리 전개와 불균형을 이룰 정도로 불거졌다는 것을 양자 모두 인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내러티브를 압도하는 <디 워>의 스펙터클은 일면 팬들을 열광시키는 동시에 평론가들로 하여금 이 영화를 외면하게 만드는 원인을 제공하기도 한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이 연구는 <디 워>의 예술적/이론적/비평적 가치에 논쟁을 불러일으킨 이러한 측면, 즉 '내러티브를 압도하는 스펙터클' 내지는 '스펙터클을 보여주기 위한 구실로서 존재하는 내러티브'라는 영화의 미학적 특성을 살펴보고 이를 통해 작품성의 측면에서 실패작으로 치부되어 온 <디 워>에 일말의 비평적 가치를 제고하는 데에 그 목적이 있다. 또한 <디 워>는 "기존의 영화비평 방식을 통해 접근해갈 수 없는 새로운 범주에 속하는 영상물"임을 제시하고 결과적으로 새로운 개념적 틀을 통해 비평적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데에 이 연구의 의의가 있다 하겠다. <디 워>의 서사미학을 밝히기 위해 스펙터클 중심적인 서사성(narrativity)의 미학, 내지는 내러티브보다 스펙터클을 더 중시하는 제작 양식을 일컫는 앙드레 고드로(Andre Gaudreault)의 '기교성(trickality)'이라는 개념과 이러한 미학이 지배하는 영화를 가리키는 톰 거닝(Tom Gunning)의 '매혹의 영화(the cinema of attractions)'라는 개념을 살펴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