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마누엘 무니에의 '인격에 대한 사유'는 인간적인 삶에 있어서 가장 본질적이고도 중요한 문제를 다루고 있는데, 본 연구에서는 그의 사상에서 '인격의 특성'이 무엇인지를 크게 3가지 차원에서 고찰하고 있다. 첫째 인격이란 '진정한 그 자신', 한 개인의 자아를 형성하고 있는 내면적이고 정신적인 존재라는 차원에서 '비-규정적'이고 '환원 불가능한 특성'을 가진 것이며, 인격이 가진 유일성 그 자체로부터, 그리고 자기 세계를 지니고 있는 존재자의 '최고의 완성'이라는 의미에서의 '개별성'을 지닌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둘째, 이러한 인격의 '개별성'은 인격의 차원에서 소통이 불가능한 '존재론적인 고독'을 지니고 있지만, 또한 자기 세계를 형성하는 제 요소들을 '소통'과 '관계성'을 통해서 취하는 것으로, 본질적으로 '실존적인 열림'을 가지고 끊임없이 '관계성' 중에 있는 '역설적인 것'으로 파악된다. 마지막으로 '인격'은 끊임없이 새로운 자아를 창조하는 '역동적'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이러한 인격의 역동성은 자기 동일성을 보존하고자 함과 동시에 '인류애'에 기초한 '사회의 인격화'를 지향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그의 사유는 현대사회의 비참에 빛을 줄 수 있는 새로운 '휴머니즘'의 한 유형이 될 수 있다.
나와 타자 간의 적대적 대립관계로 표면화된 다원주의적 정치적 현실에서, 나와 타자 간의 상보성을 강조하는 대순사상의 대대성(對待性) 원리는 우리에게 다원주의적 정치적 현실을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인식과 태도를 제공한다. 유아론적 사고가 '완성된 '나''에서 출발하여 '타자'를 대상화 내지 도구화한다면, 대대성 원리는 우리에게 '타자'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태도를 제공한다. 대대성 원리는 존재론적으로 '완성된 '나''에서 출발하는 것이 아니라 '나'와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만 '나'의 자기성을 확보할 수 있고 확장할 수 있다는 논리에 기초해 있다. '나'라는 존재의 자기성은 이미 충만한 채로 주어진 것이 아니라 '타자'라는 존재를 통해서만 구성될 수 있고 완성될 수 있다. 그러나 대순사상의 대대성 원리에 대한 기존 논의는 동양적 맥락의 국지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서양철학과 대비되는 틀 속에서 서양철학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물로서 대대성 원리가 제시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경향성은 한편으로 서양철학에 대한 협소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접근이라 할 수 있다. 현대서양철학의 흐름은 서양 근대의 유아론적 사고방식에 대한 자기반성적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특히, 현대서양철학의 현상학적 조류는 '타자'에 대한 존재론적 의미에 집중하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 서양철학과 동양철학의 이원론적 대립관계의 틀 속에서 대대성 원리를 이해한다는 것은 결과적으로 상반응합(相反應合)이라는 대대성 원리 그 자체의 의미를 탈구시키는 것이 될 것이다. 필자는 대순사상의 대대성 원리에 대한 동양철학과 서양철학의 어울림을 모색하고자 한다. 특히, 필자는 현상학자 메를로-퐁티(M. Merleau-Ponty)의 '살(flesh)'개념에 주목한다. 그의 '살'은 '나'와 타자라는 이원화된 틀 속에서 '나와 타자와의 근원적인 연루(involvement)'를 추동시키는 모태이다. 그래서 '살'적 존재로서의 '나'는 '보면서(타자를 보는 주체) 보여지는(타자에 의해서 보여지는 객체) 이중적인 지위' 속에서 구성되어지는 애매하고 불충만한 존재이면서, 타자와의 부단한 상호교류를 통해서만 '나'의 자기성을 완성해 가는 그런 존재이다. 이처럼 그의 '살'개념은 서양 근대철학에서 배제되어 왔고 소외되어 왔던 '타자'에 대한 존재론적 의미를 복원함으로써, 우리에게 '타자'는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던진다.
결정론과 양립가능론은 그동안 자유의지론이 과학적인 견해와 맞지 않다고 생각해왔다. 이 논문은 친-과학적인 입장을 견지하면서 자유의지가 존재한다는 것이 아무런 문제나 모순을 발생시키지 않으며, 오히려 결정론이 과학적, 논증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것을 논증한다. 먼저, 자아와 물리적인 신체(두뇌)의 동일론을 가정함으로써 이원론적인 자아를 거부한다. 자유의지는 다수실현이 가능한 기능적 개념이자 속성이다. 그래서 외계인이나 로봇의 행동 관찰을 통해서도 그들의 자유의지 유무를 판별할 수 있다. '자유의지'는 '소화' 처럼 기능류어이다. 우리가 소화기능을 가진다는 것을 아는 것처럼, 인간-자유의지의 미시적 구조를 파악해서 존재의 필연성을 알기 전이라도 우리에게 자유의지가 있다는 것은 알 수 있다. 어떤 개체가 자유의지 기능을 가지는가의 판단은 그것이 특정한 행동들을 가지는가에 달려있다. 그러한 행동은 상황에 맞게 행동을 조절하고 절제하며, 미래를 예측하고, 정교한 조건문을 만드는 등의 행동이다. 자유의지의 실체는 그러한 행동을 만들어내는 기능의 물리적인 담당자이다. 결정론은 갖가지 오해와 착각에 기초하고 있다. 결정론자들은 종종 물리법칙의 필연성과 결정론을 혼동한다. 또 다른 큰 착각은 자유의지가 한 시점에서 동일한 조건과 서로 다른 결과를 가진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러나 자유의지는 그 두 시점이 다르다는 것을 가정한다. 결정론은 종교의 영향을 받은 불필요한 추가적 가설이므로 오컴의 면도날에 따라 제거되어야 한다.
이 글은 동아시아 유학 전통의 뿌리를 다룬다. 내가 주목하고자 하는 부분은 중국의 고전 전통과 그에 대한 송대(宋代)의 해석이다. 덕의 개념은 유럽 및 중국의 전통이 만나는 드문 사례들 중 하나처럼 보인다. 라틴어 virtus 와 그리스어 $aret{\acute{e}}$는 중국어 $d{\acute{e}}$ 덕(德)과 매우 유사해 보이는 것이다. 중국 전통에서 덕(德)은 따라서 자연적 힘의 총체로 간주되는 도(道) $da{\grave{o}}$와 늘 연결되어 있다. 유럽 전통과 달리, 중국 전통에서는 덕이 그 자체로 인간 안에 존재하는 하나의 자연적 힘으로서 간주된다. 이 힘은 주변 세계와 인간의 연결, 통합 그리고 조화를 유지해준다. 공자는 사회적 행동(social behaviour)의 가능성, 곧 덕의 가능성에 관한 엄격히 철학적인 논쟁을 촉발시켰다. 공자에게 있어, 상(喪, mourning)는 인간의 원초적인 사회적 특성을 보여주는 현상들 중 하나이다. 하나의 피할 수 없는 불가피한 현상으로서의 애도는 자연적 필연성이라는 성질을 갖는다. 이런 기초적인 사회적 감정은 인(仁)($r{\acute{e}}n$, "human-heartedness") 이라 불린다. 인은 그것이 인간의 사회적 지향의 기초이자 결과로서 해석되는 것이기 때문에, 인간에게 사회 구성 능력을 제공하는 것으로서 간주된다. 인은 덕의 전형이다. 곧 인은 단순히 자연 법칙으로부터 연역 가능한 하나 사실이 아니라, 인간이 성취하거나 혹은 완전히 실패할 수도 있는 어떤 것에 관련되어 인간에게 제기되는 하나의 요청이다. 따라서, 인(仁)의 기본적 특성은 관심(concern)이다. 신유학 시기의 덕 해석은 인간과 자연의 관계에 초점이 맞추어진다. 덕에 관한 논의는 우주론적 관점으로까지 확장된다. 신유학은 인간들 사이의 관계로부터 우주적 상호관계로 초점을 이동시킨다. 모든 규칙들로부터 자연을 해방시키려 하는 도가와는 반대로, 신유가는 이(理)(lǐ) 개념을 통한 존재론적 기초를 창조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 이러한 신유학의 태도는 어떤 의미에서 - 완전히 동일하지는 않더라도 - 서양적 사고와 유사한 측면을 갖고 있다. 이(理) 개념과 함께 인간과 자연의 관계에 관한 논쟁은 새로운 차원으로 들어선다. 불교의 무(無) 개념과 함께 등장한 실재의 해체와 차별이 존재론적 형이상학적 개념과 함께 새로운 답변을 얻게 되는 것이다. 이는 중국 전통에서는 매우 새로운 관점이다. 영원하며 파괴되지 않는 관념적 원리가 현상적 실재의 파괴를 막아준다. 마지막으로, 나는 덕 개념과 관련된 유럽적 및 중국적 사유의 비교 가능성에 대한 몇 가지 결론적 언급을 적어보고자 한다. 우선, 모든 고전시대의 유가들에게 있어 구체적이며 성공적인 행동보다 더 정확한 것은 없다. 이러한 행동의 결과는 이 세계에 완벽히 꼭 들어맞는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오직 일반적 개념을 구분할 수 있는 진리에 의해 계몽된 대화만이 합당한 행동에 관한 통찰로 이끈다고 믿는다. 아리스토텔레스에게 있어, 이렇게 도출된 규칙은 실천되어야만 할 어떤 것이다. 유가적 방식의 경우는 보다 직접적이다. 행위자는 이후의 행위를 위한 하나의 정확한 패턴을 수립한다. 이는 - 위에서 언급한 대로 - 하나의 구체적 행동은 결코 다른 행동과 완전히 동일할 수 없으므로, 논쟁은 행동이 수행된 상황들 사이의 차이점에 관한 논의로부터만 발생한다. 이 논쟁은 가능한 한 가장 정확한 행동으로 우리를 이끄는 것이어야 한다. 따라서 교육의 초점은, 개념적 구별이 아니라, 행동 형식에 관련된 세심한 지식의 습득에 놓여진다. 일반화는 물론 이런 노력의 과정에서 성공을 위해 요청되는 하나의 중요한 방법론으로 간주될 수도 있다. 그러나 문제점 역시 존재한다. 개념화의 성공 여부는 - 규범적 개념과 일치하는 행동의 형성이 아니라 - 개별적 행동의 성공적인 수행에 달려 있다.
여타 다른 학문분야에서 주장되지 않는 정보과학(情報科學)에 대한 정립(定立)은 Kari Popper의 제 3 세계 - 객관적(客觀的) 지식(知識)의 세계(世界) - 고도(高度)의 자율성(自律性)을 인정함으로써 발견 될 수 있다는 것을 우선적으로 논의하게 된다. 따라서 정보과학의 임무란 객관적(客觀的) 지식(知識)의 세계(世界)를 탐구(探究)하는 것으로 정의(定議)를 내릴 수 있으며, 또한 도큐멘테이션과 도서관학의 영역을 확대시키는 것도 되지만, 양자(兩者)는 분명히 구별되어야 한다. Popper 식(式)의 존재론은 정보(情報) 개념(槪念) 및 주관적(主觀的) 객관적(客觀的) 지식(知識)들과의 관계가 확대되어 수용되어져야 한다. 그리하여 Popper의 세가지 세계의 공간영역들은 고찰(考察)의 대상이 된다. 인식과 물리적인 공간은 동일(同一)하지 않으며, 이러한 동일성(同一性)의 결여가 정보현상에 대한 적절한 정량화(定量化)를 저지시키는 문제를 발생케하는 요인이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전체학 (genomics)의 가장 기초적인 기반이 되는 것은 염기서열을 정확하게 결정해 내는 것이다. 많은 진핵생물들 (eukaryotes)은 두개의 상동염색체를 가지며 두개의 염색체의 염기서열에는 차이가 존재한다. 현재의 유전체 염기서열 결정방법으로는 염기변이가 많이 존재할 경우 유전체의 염기서열을 결정하기 어렵다. 특정한 장소에 서식하는 무수히 많은 미생물들의 유전체의 염기서열을 동시에 결정하는 문제도 미생물학에서 중요성을 인정받는 문제이지만, 미생물들간의 염기변이의 정도는 단일개체의 경우보다 복잡하며 염기서열을 효과적으로 결정하기 힘들다. 따라서 염기변이가 많은 생물들과 미생물들 집합의 염기서열을 결정할 수 있는 방법론의 개발이 시급한 실정이다. 본 논문에서는 조립된 다염기변이 유전체및 메타유전체의 염기서열의 정확성을 평가하기 위한 유전체 서열과 시뮬레이션에 기반한 read 들을 생성하는 도구를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과학탐구는 교육과정에서 오랜 동안 강조되어왔다. 2015 개정 과학과 교육과정에서 강조되는 기능 중 하나는 모델의 사용이며, 모델 기반 탐구 활동은 학생들이 스스로 자연 현상에 대한 설명을 구성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본 연구는 모델 및 모델링에 대한 교사 연수를 실시하면서 교사의 모델과 모델링에 대한 인식을 조사하고, 앞으로의 과학 교사 교육에 대한 시사점을 얻고자 하였다. 연구 대상은 연수에 참가한 29명의 초, 중등 교사였고, 연구 자료로는 각 연수 설계 및 실행 과정 중 연구자의 기록, 연구 참여 교사들이 작성한 모델 및 모델링에 대한 질문지의 응답, 연수 과정에서 수행한 과제의 결과물, 연수 중 교사 토론의 녹음을 수집하였다. 연구 결과 과학자의 모델 및 모델링에 대한 교사들의 인식은 존재론적 측면에서는 세 가지 관점으로 인식론적 측면에서는 두 가지 관점으로 구분할 수 있었다. 교사의 인식론적 이해는 연수 후에 크게 변화가 없었으나 존재론적 이해에 있어서는 보다 폭넓고 깊은 이해를 가지는 방향으로 변화하는 사례가 일부 있었다. 그러나 평균적으로 연수 전과 후 모두 연구에 참여한 대부분의 교사들은 모델을 개념 가시화의 도구로서 인식하는 관점을 갖는 것으로 드러났고, 모델의 사용이 과학탐구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가에 대한 의견은 반반으로 나뉘었다. 한편, 과학 수업에서 모델 사용과 모델링 적용에 대한 교사의 이해는 연수를 통해 62%의 교사가 보다 세련된 수업 적용 계획을 세우고 이를 위해 보다 확장된 모델 및 모델링 개념을 가지게 되었음을 확인하였다. 교사의 모델에 대한 인식과 수업 실천사이의 관련은 명료하게 드러나지 않았으나 학교 상황 요인이 교사의 실천의지에 대한 매개로 작용하는 것이 드러났으며, 교사가 모델과 모델링에 대해 보다 확장적인 개념을 가지면 수업에서의 활용 가능성을 더 고려한다는 것이 드러났다. 연구 결과에 기초하여 추후 연구 및 유사한 연수에 대한 내용 및 전략을 제안하였다.
학습 성과를 기초로 한 공학교육은 반드시 한국공학교육인증원의 인증을 위해서 그 필요성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 공학 교육에서 교육의 개선과 발전을 위한 매우 유용하고 효과적인 방법임을 부인할 수 없으며 세계적 교육의 대세인 것이다. 본 연구는 학습 성과를 달성하기위한 일반적인 교육 방법과 "평생학습"에 대한 예를 제시하고자 하였다. 학습 성과를 달성하기 위한 순서와 구성요소, 또 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인 CQI(continuous quality improvement)를 달성하기위한 소위 "close-the-loop"의 예도 제시하였다.
본 논문에서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무한론과 제논의 논증들과 역설에 대한 그의 논의를 기반으로 아리스토텔레스의 잠재적인 무한론 형성에 제논의 영향을 추론하였다. 고대 그리스수학의 기초로서 아리스토텔레스의 잠재적인 무한을 고찰해 보면 미적분학에 꼭 필요한 실무한에 대한 개념을 허락하지 않았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자연학"에서 실무한의 존재를 부정하고 잠재적인 무한만을 주장하게 된 것은 제논의 논증에 나타난 불합리를 피하기 위한 희망이 내재해 있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따라서 고대 그리스인들이 왜 실제적으로 극한 개념을 수반한 적분을 개발하지 못하고 번거롭고 불완전한 십진법을 사용하면서 멀리까지 왔는지에 대한 이유 중 하나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인식의 주체와 대상만을 고려하는 인식론은 그들을 둘러싸고 있는 사회의 역할에 대해 만족할 만한 설명을 주지 못한다. 이 논문에서는 인식의 주체를 가능하게 하는 언어적, 사회적 조건을 논의하는 구조주의와 기호학적 인식론의 철학적 기초를, 주체, 구조, 담론이라는 세 가지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하여 분석한다. 기호의 의미란 인식의 대상으로부터 비롯되거나 주체가 스스로 구성하는 것이 아니라 기호들의 망 속에서 기호들 사이의 관계에 의한 의미작용으로부터 주어지는 것이다. 그 구조는 주체 이전에 존재하는 것이며, 오히려 그러한 구조적 질서 안으로 들어감으로써 주체는 형성된다. 수학 학습을 이해하고 분석하는 경우에도 이러한 관점은 주체에 의한 지식의 구성 이외의 다른 많은 논점들을 생각하게 하는 출발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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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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