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노자는 인간의 생각과 태도, 행위를 규정하고 이끌어내는 힘을 언어가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인간의 의식과 행동을 결정하는 힘이 언어에 있는 한, 인간 공동체에서 언어는 매우 중요한 것이다. 그런데 스피노자에게 이 언어의 의미는 고정적인 것이 아니라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것으로서 드러난다. 스피노자에게 언어를 이루는 기호와 그 의미는 서로 다른 것이다. 한 사회에서 널리 통용되는 기호로서의 언어는 숙고되지 못한 신체적 이미지들에 기반하여 성립하기 쉬운 까닭에 자주 부적합한 관념으로서의 상상지를 수반한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언어가 참된 관념을 표현하지 못하는 도구인 것은 아니다. 의미의 질서는 이미지들의 연쇄, 관념의 연쇄를 통해서만 결정된다. 의미는 항존적인 것이 아니라, 이미지와 관념의 질서를 바꿈으로써 바뀐다. 단어가 함축하는 이미지들과 관념들의 질서를 재배치하는 과정을 통해 언어는 참되고 적합한 관념을 표현할 수 있게 된다. 물론 참된 관념을 언어로 표현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인간의 관념과 행위를 결정하는 언어의 힘은 그것이 참된 것을 표현하느냐 아니냐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의미의 질서가 보다 큰 헤게모니를 가지는가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이 세계는 서로 다른 의미의 질서들이 충돌하고 힘겨루기를 하는 장으로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이성의 질서를 표현하는 언어의 의미를 수용하는 이들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언어를 통해 매개되어 연대한 이들의 힘이 이 세계를 보다 더 이성적이며 합리적인 방향으로 바꾸게 될 것임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모든 변화는 바로 언어의 질서를 바꾸는 일, 다시 말해 기존의 관념이 옳지 않다는 것을 밝히고 널리 알리는 일에서 시작되는 것임에 틀림없다. 이것이 바로 스피노자가 "신학 정치론"에서 "성서"의 허구적 측면을 언어 분석을 통해 폭로하고, 사상의 자유를 역설한 까닭이다.
이 연구는 동아시아 한중일 3개국을 대상으로, 낮은 출산율을 공통의 특징으로 하면서도 서구 선진사회들에 비해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일-가정 양립 지원 정책이 미비한 이유를 3개국에서 각기 다른 형태를 보이는 젠더레짐(gender regime) 개념을 통해 탐구하려고 하였다. 연구를 위한 분석대상 자료는 2012년 국제 사회조사(ISSP)의 '가족과 변화하는 젠더 역할 모듈(Family and Changing Gender Roles)'이다. 연구결과, 전통적 성역할 고정관념과 노동시간은 3개국 모두에서 일-가정 양립 갈등과 정적인 관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전통적 성역할 고정 관념과 노동시간, 연령대를 제외한 모든 영향요인은 한국에서만 차이를 보인 것도 특징이다. 한편 임금과 교육수준이 일-가정 갈등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사실은 일-가정 갈등이 전체 사회 구성원들에게 보편적인 문제라는 점을 보여주었다. 연구의 결론에 따라 세 가지 정책 제안을 하였다. 일-가정 양립의 문제가 전통적 성역할 고정관념과 중요하게 연관된다는 점을 확인한 점은 이 연구의 중요한 의의이다. 연구의 역사가 긴 서구사회에 비해 관심의 주변부에 있던 동아시아 국가들 역시 젠더 레짐의 정책적 성격에 따라 분류될 수 있음을 밝힌 것도 의미가 있다.
본 연구는 청소년의 다문화경험이 다문화인식과 고정관념에 미치는 직접효과와 다문화경험이 다문화인식을 매개로 고정관념에 미치는 간접효과의 검증을 통하여 인과관계를 분석하였다. 연구의 목적달성을 위해 경남지역 중학교 6개교 재학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여 그 중 332부를 구조방정식모형을 적용하여 분석하였다. 분석결과는 첫째, 다문화경험이 다문화인식에 개방성에 긍정적 영향을, 타문화거부와 타문화에 대한 편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 다문화에 대한 개방성은 고정관념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으나, 타문화에 대한 편견, 타문화에 대한 거부는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셋째, 다문화경험이 고정관념에 직접적인 영향은 미치지 않지만 다문화인식을 통한 간접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출된 연구결과를 통해 다문화가정 청소년을 위한 학교교육의 방향 및 정책적 시사점과 다문화가정 청소년의 개입을 위한 사회복지적 제언을 제공하였다.
본 논문의 주요한 목적은 커뮤니케이션 관련 이슈인 전자상거래 거버넌스의 형성 과정에 대한 기존 문헌들을 검토하여 이들 연구의 이론적 한계들을 지적하고, 국제정치학과 정책학에서 최근 활발하게 제기되고 있는 구성주의(Constructivism)에 대한 이론적 논의에 의존하여 글로벌 거버넌스의 형성과정에 대한 보다 설명력 높은 대안적 접근법을 제안하는 데 있다. 이러한 접근은 기존 연구들의 합리주의에 기반한 행위자 중심의 접근과 국기중심주의가 노정하는 한계들을 극복할 수 있게 해준다. 구성주의적 접근은 국가 행위자들이 글로벌 거버넌스를 형성하기 위한 과정에서 구체적으로 어떠한 행동을 했는지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문제시 되는 이슈들의 거버넌스가 어떠해야 하고 이러한 거버넌스가 어떻게 운영되어야 하는지에 대해서 국가적 및 비국가적 행위자들을 포함한 다양한 사회적 행위자들이 갖고 있는 관념에 주목한다. 또한 이들 행위자들이 이러한 관념에 근거해서 거버넌스 형성 과정에서 벌이는 담론적 실천과 이를 통해 그 이슈에 대해 사회적 행위자들이 갖는 관념의 수정과 변화에 중점을 둔다. 다시 말하면, 사회적 행위자들이 자신들의 관념을 간주관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지배적인 관념으로 만들기 위해 규칙형성과정에서 벌이는 담론적 경쟁과 이로 인한 관념의 변화에 주목함으로써 거버넌스 형성과정을 분석하는 것이다. 특히 본 논문에서 제기한 구성주의적 접근은 민간부문을 포함한 다양한 사회적 행위자들의 역할을 고려함으로써 다극화되고 탈중심화된 국제체제의 역동성을 글로벌 거버넌스 형성과정에 투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본고는 한국 가톨릭교회와 개신교의 자살 담론에서 살필 수 있는 언어적 표현과 의례적 행위를 중심으로 자살 관념의 종교적 회로를 분석한다. 자살과 종교의 상관성을 다루는 연구들에서 쉽게 간과되고 있는 부분은 일반 종교인의 자살 관념을 형성하는 종교적 회로와 그 구성 방식이다. 전통 종교들이 자살을 금지하는 믿음 체계를 가지고 있고, 소속된 구성원들은 그러한 믿음체계에 따라 자살에 대한 인식 혹은 관념을 형성하게 된다는 기본 전제는 자살률과 (종교)집단의 상관성을 밝히려는 연구에서 많이 발견된다. 그러나 사적인 차원에서 자살 관념의 종교적 구성 방식을 이해하려면 자살 관념과 정서가 유통되는 종교적 환경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일반 신자는 교리나 신학에의해 완벽하게 정의된 자살 관념을 수동적이고 온전하게 수용해서 자신의 것으로 삼지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일반 신자는 종교적 환경에서 떠도는 자살과 관련된 여러 관념의 조각들을 '자신의 삶의 맥락' 속에서 모으고 미완의 형태로 자살 관념을 지니는 경향을 보인다. 그러한 자살 관념의 불안정하고 미완결적인 특성은 자살에 의한 상실의 경험을 겪을 때 확연하게 드러난다. 종교적 믿음을 지닌 자살생존자의 경우에는 교리나 신학에 의해 제시되는 자살의 공식적 규정에 저항하거나 또는 자기의 맥락 속에서 자살 관념을 이해하고자 노력한다. 자살과 관련한 언어적 표현과 의례적 행위를 놓고 볼 때 공적인 영역과 사적인 영역에서 관심의 초점이 다르게 놓여 있음이 발견된다. 가톨릭교회의 경우, 공적 영역에서 가톨릭교회는 한국 사회의 높은 자살률을 고려해서 자살과 자살자에 대한 과거의 부정적인 태도에서 점차 관용적인 태도를 취하지만, 그러한 관용은 자살을 대죄로 규정하는 교리적 윤리적 판단을 넘어서지는 않는다. 이에비해 사적 영역에서 나타나는 신자의 언술과 몸짓에는 간절함, 안타까움, 근심, 불안, 고통 등의 감정이 담겨 있다. 이러한 감정의 언어와 몸짓은 종교적 환경에서 자살자를 위한 종교적 장치를 향해 뻗어가면서 자살의 종교적 회로를 가톨릭교회 내에서 활성화시키고 있다. 개신교의 경우, 한국 개신교에서는 교파주의 및 개교회주의의 제도적 특징과 ${\ll}$바이블${\gg}$에 치중된 해석 기반이 사적 영역에서의 자살의 언어적 표현과 의례 행위에 큰 영향을 주고 있음이 나타난다. 자살에 대한 종교적-윤리적 판단은 신학자나 목회자 개인의 해석에 따라서 상이하게 제시되며, 내면의 신앙과 구원의 확신을 강조하는 개신교의 정서에서 자살 생존자가 감당해야할 복잡한 감정과 심리적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의례 행위는 크게 활성화되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난다.
분석 결과 밝혀진 주요 사실들은 다음과 같다. 첫째, 개방결혼인식, 성역할고정관념, 혼외관계 수용성, 성적외도 실행의도 등에서 남성이 여성보다 유의하게 높은 수준을 보여 성별차이를 재확인하였다. 둘째, 남성의 경우, 성역할고정관념, 개방결혼인식, 혼외관계수용성은 성적외도실행의도에 각각 직접적인 효과를 미쳤고, 혼외관계수용성은 결혼개방성인식이 성적외도 실행의도에 미치는 영향에 유의미한 부분매개효과가 있는 것이 입증되었다. 성역할고정관념은 혼외관계 수용성에 직접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 셋째, 여성의 경우 성역할고정관념, 개방결혼에 대한 인식, 혼외관계수용성은 성적외도 실행의도에 각각 직접적인 효과를 미쳤고, 혼외관계 수용성은 결혼개방성인식이 성적 외도실행에 미치는 영향에 유의미한 부분매개효과가 있는 것이 입증되었다. 성역할고정관념이 혼외관계 수용성에 유의한 직접효과가 발견되었다. 따라서 성역할 고정관념이 성적외도 실행의도에 미치는 영향에 있어서 성별에 의한 유의한 조절효과가 있음이 확인되었다. 성적 외도실행의도 및 관련요인에 대한 성별차이를 실증적으로 입증하면서, 함의를 논의하였다.
본 연구는 대학생의 성역할 고정관념 및 성폭력 피해경험과의 관계에서 성폭력 허용도의 매개효과를 검증하고자 하였다. 연구대상은 제주에 위치한 대학교에 재학중인 남녀 대학생 600명 중 408명((남, 127명, 여, 281명)이었으며, 성역할 고정관념, 성폭력 허용도, 성폭력 피해경험 척도를 사용하여 설문을 실시하였다. 본 연구의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상관분석 결과 성역할 고정관념과 성폭력 피해경험은 성폭력 허용도와 유의한 정적 상관을 보였다. 둘째 성역할 고정관념과 성폭력 피해경험의 관계에서 성폭력 허용도의 매개효과가 어떠한지 알아본 결과, 성폭력 허용도가 성역할 고정관념과 성폭력 피해경험의 관계를 완전 매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데이트 성폭력 피해경험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요인은 성폭력 허용도였다. 구조방정식 경로계수와 매개효과를 살펴보면, 본연구의 표준화 경로계수는 성역할 고정관념에서 성폭력 허용도(29, p=.000)로, 성폭력 허용도에서 성폭력 피해경험(42, p=.000)으로 가는 영향력을 보여줬다. 매개의 효과성에서 간접효과는 성역할 고정관념과 성폭력 피해경험(11, p=.01)에서 나타났고, 직접효과는 성역할 고정관념에서 성폭력 허용도(28, p=.000)로, 성폭력 허용도에서 성폭력 피해경험(40, p=.000)으로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성역할 고정관념이 성폭력 피해경험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기보다는 성폭력 허용도를 통해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본 연구의 시사점은 성역할 고정관념과 성폭력 허용도를 낮추어 성폭력 피해를 감소하게 해야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양성평등적 인식이 높을수록 성폭력 허용도가 낮아져 성폭력 피해가 예방될 것이다.
본 연구의 목적은 19세기 이후 이성 중심의 인간주의적 운동의 전개로 갖게 되었던 신체에 대한 고정 관념이 20세기 중반 이후 사이버 사회가 도래하면서 어떠한 변화를 겪었으며, 이러한 변화가 남성 패션에 어떠한 형식으로 표출되었는가를 고찰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다음과 같은 연구 문제를 설정하였다. 첫째, ‘사이버’라는 용어의 개념은 무엇인가? 둘째, 사이버 사회 도래 이후 남성의 신체에 대한 관념이 어떠한 변화를 겪게 되었는가? 셋째, 이러한 변화의 사회 심리적 배경은 무엇인가? (중략)
본 연구는 국내 뮤직비디오에 나타난 성역할 고정관념의 재현과 구성방식을 알아보기 위해 젠더 이미지 및 선정성 유형과 관련하여 내용분석을 시도했다. 이를 위해 2004년부터 2013년까지의 각 연도별로 뮤직비디오가 있는 30위까지의 노래 총 300개와 각 노래의 뮤직비디오 상에서 주요 역할을 하는 남녀 한명씩, 총 517명의 등장인물이 선정되었다. 등장인물에 대한 성역할 고정관념은 노래 장르와 성별로 구분하여 젠더 이미지의 유형과 선정성(신체노출, 성적표현)의 유무로 측정되었다. 젠더 이미지는 여성은 고전적 이미지가 가장 많이 나타났고 남성은 순정적 이미지가 가장 많이 나타났다. 여성의 이미지는 거의 변화가 없었고 남성 이미지의 경우 중성적 이미지는 가장 적었으나 증가하는 추세를 보여주었다. 고전적 이미지가 가장 많이 나타난 장르는 R&B와 발라드였고 순정적 이미지가 가장 많이 나타난 장르는 발라드, R&B와 록이었다. 선정성은 댄스곡과 힙합에서 더 많이 나타났다. 신체노출에 있어서 여성은 모든 부위에서 남성보다 더 높은 비율로 나타났다. 성적표현에 있어서 여성은 표정유혹이 남성은 성적자세가 상대적으로 많이 나타나 성역할 고정관념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연구는 간호대학생의 문화적 민감성과 결혼이주여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살펴보기 위하여 시도되었다. 연구대상은 D시에 거주하는 간호대학생 144명을 대상으로 하였으며, 평균연령은 21.79세. 대상자의 68.1%가 외국방문경험이 있었고, 여행기간은 1개월 미만이 80.6%였다. 실습기간 중 외국인 환자를 만난 적이 있는 것으로 보고한 간호대학생들은 66.0%였고 대상자의 90.3%가 다문화관련 교육이 필요하다고 답하였다. 간호대학생들의 문화적 민감성은 4점 만점에 2.90점이었으며, 결혼이주여성에 대한 고정관념은 3.01점으로 나타났다. 문화적 민감성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는 임상실습 기간과 다문화 관련 교육 요구, 외국 방문 경험이었으며, 결혼이주여성에 대한 고정관념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다문화 관련 교육 요구이었다. 이에 다문화 시대에 대비하여 간호대학생들의 문화적 민감성 증진을 위한 교육 과정 개발을 제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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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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