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는 김려령 작가의 소설 『완득이』와 『우아한 거짓말』, 이한 감독의 영화 <완득이>와 <우아한 거짓말>을 대상으로 매체 전환 스토리텔링의 변형 과정을 분석하여, 포스트IMF시대 가족해체 및 '개인화'를 둘러싸고 상이한 서사적 대응이 공존하는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의 문화 정치적 함의를 고찰하였다. 먼저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 개념에 대한 기존 연구를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원작에서 출발한 매체 전환 스토리텔링을 구명(究明)하기 위해 마리-로르 라이언의 서사학적 관점인 '트랜스픽셔낼러티(transfictionality)'를 참조하였다. 소설 『완득이』와 『우아한 거짓말』은 가족해체라는 실존적 조건을 받아들이는 '개인화'의 두 가지 양상을 드러낸다. 소설 『완득이』는 '자기 발견'을 통해 가부장 중심의 가족로망스를 벗어나 친밀한 개인들의 동행과 같은 느슨한 가족 유대를 보여주었다. 소설 『우아한 거짓말』은 철저히 고립된 자신을 발견하는 청소년의 이야기를 통해 '고통의 개인화'를 보여주는 동시에 남겨진 자들의 애도가 불가능함을 서늘하게 그려냈다. 한편, 영화로 전환된 <완득이>와 <우아한 거짓말>은 가족 해체에 직면한 가족 구성원들이 이에 맞서 가족을 재발견하고 복원하는 서사를 보여 주었다. 영화 <완득이>는 다문화 정체성을 통해 가족공동체의 확장을 도모하였고, 영화 <우아한 거짓말>은 남겨진 가족들이 슬픔 속에서도 '자살생존자'로 살아남아 자신들의 애도를 완성하였다. 위 소설의 스토리월드는 청소년 개인의 '자기 발견'에, 영화로 전환된 스토리월드는 '가족을 재발견'하는 데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스토리텔링의 변형, 특히 서사구조의 재구성('수정 modification')을 통한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은 매체 전환 텍스트들 간의 관계를 '충실한 재현'에서 멀어지게 하는 것은 물론 상반된 주제와 세계관을 보여 주고 있다. 즉 '인물의 등장'이라는 기준점을 제공하되, 원작에서 출발하여 매체를 전이하면서 스토리텔링을 변형시킴으로써 원작으로부터 자유로워지려는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은 이질적인 목소리들을 생성하여 다성적 스토리월드로 개방하였다. 가족해체와 개인화를 둘러싸고 불확실성이 증폭하는 포스트IMF시대에, 이와 같은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에 의해 생성된 다성적(多聲的) 스토리월드는 개인의 자유/위험과 공동체에의 안주라는 이질적인 욕망을 경험하도록 이끈다. 이는 '횡단, 초월, 변형'을 근간으로 하는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의 문화정치적 함의라할 수 있을 것이다.
<짐가제굿>은 함경도의 망묵굿에서 구송되는 무가로, '살(煞)이 들어오는 걸 막는 거리'로 알려져 있다. <짐가제굿>은 서사의 길이가 짧고 조사된 각편의 수가 적으며 추가 조사 또한 어렵다. 이에 <짐가제굿> 연구는 현재도 연행되며 서사가 유사한 <차사본풀이>와의 비교 속에서 이루어졌다. <짐가제굿>을 보다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짐가제굿>을 중심에 두고 논의되어야 하며, <짐가제굿>의 '살이 들어오는 걸 막는 거리'의 제의적 역할과 서사의 상관성 또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에 본고에서는 우선 <짐가제굿>의 서사 속 살을 막는 화소의 의미에 대해 살펴보았다. <짐가제굿>은 강림골이 주요 배경으로 나타나며, 마을 외부인의 죽음과 그 한을 해결하기 위한 일련의 과정 속에서, 개인의 문제가 마을의 문제로 확대되는 것을 확인하였다. 그로 인해 문제의 영향이 마을 전체에 미쳤으며, 마을 구성원 간에는 공포의 감정을 공유했다 이에 원혼의 해원, 악인의 징치와 더불어 살을 막아 마을 사람들의 두려움을 해소함으로써 완전한 해결이 이루어졌다고 논의했다. 나아가 <짐가제굿>은 개인굿인 망묵굿에서 구송되나 서사 속 살 막음의 의미를 통해, 이 거리는 그 제의적 기능이 개인굿의 범위를 넘어 마을의 안녕을 위한 거리로서 기능한다고 논하였다.
가족이야기(familyHistory)를 중심으로한 지능형 스토리텔링 기획지원도구란 가족의 역사, 개인의 인물사등 선형적인 서사 장르의 이야기의 저작 과정을 지원하는 도구이다. 서사의 영역은 극, 신화, 전설, 역사 등의 언어적 서사물 뿐만 아니라, 영화, 연극, 발레, 오페라 등의 비언어적 서사도 포괄되나 본 연구에서는 언어적 서사물로서 각 가정의 구성원에 대한 인물사 및 가족역사를 중심으로 한다. 본 스토리텔링 기획 지원 도구는 샘플DB와 지식DB를 통하여 가정의 역사와 이야기에 대한 장르별 스토리텔링을 재구성하고, 내용의 가치와 완성도 높은 이야기를 구축하는데 있어서 적극적으로 활용 가능하다. 스토리텔링 기획에 소요되는 시간을 단축하고, 인력과 비용의 최소화를 지향 한다. 가족, 가정에 대한 스토리텔링은 창작 콘텐츠의 가장 원초적인 기반을 이루는 핵심적 단계이나 누구나 쉽게 접근하여 작성할 수 있는 기획 및 저작도구는 전무한 상태이다. 창작 인프라가 부족한 한국의 현황에서 본 연구가 제시한 기획지원도구는 대중이 쉽게 사용할 수 있고, 매커니즘을 개방화, 구조화 시킴으로서 향후 다양한 장르의 콘텐츠 창작 도구로 연동 가능한 모델을 설계하고 연구하고자 한다.
이 글은 국가폭력에 관한 서사에서 폭력을 전시하거나 고발하는 장소로 나타나는 '여성의 몸'을 분석하고 이를 젠더 비평의 관점에서 비판적으로 고찰하고자 한다. 여기서 대표적으로 살펴볼 국가폭력 서사는 5.18 광주민주화운동(혹은 광주민중항쟁)에 관한 서사들이다. '5.18'에 초점을 두는 까닭은 이것이 한국에서 가장 대표적인 국가폭력의 사건인 동시에 1980년대 이후 한국 사회 변화를 촉구하는 대부분의 시민 저항 운동에서 상징적 표상성을 지닌 사건으로 재현되어 왔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사건이 표상하는 상징성은 '폭력'과 '저항'으로 압축되는데 이 '폭력'과 '저항'의 서사에서 재현된 '여성의 몸'은 중요한 상징적 효과를 창출한다. 최근 역사적 '사건'에 대한 기억과 서술을 둘러싼 학술적 논의는 공식 기록에 등재되는 연대기적 사건 구성에 초점을 두는 방향과 반대로 개별적이고 구체적 장면에 뒤얽힌 개인의 기억과 감정에 초점을 두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에 따라 개별 사건에 참여한 개인들의 구술과 이를 통해 드러난 사회적 기억의 내용이 연구 주제로 초점화되고 있는데 이와 같은 연구 경향의 결과로 사회 다방면에서 그동안 소외되던 이들의 구술을 청취하는 작업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이 글에서는 타자화된 '여성의 몸'이 국가폭력을 드러내고 고발하는 장소로 재현되는 양상을 밝히고 이와 길항(拮抗)하는 구술 서사의 '여성 목소리'가 만들어내는 또다른 의미에 주목하고자 한다. 폭력과 저항을 재현하는 '여성의 신체'가 아니라 폭력과 저항을 말하는 '여성의 목소리'와 발화의 구체적 내용에 주목하려는 것이다. '재현된' 여성의 신체가 아니라 '말하는' 여성의 입을 통해 폭력과 저항의 서사 속에서 '여성'들이 고통의 기억을 어떻게 서술하는지, 그리고 사건을 서사화하는 전략 수행의 과정에서 자기 정체성을 어떻게 재구성하는지 분석하게 될 것이다.
본고는 마스터플롯의 개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문제해결을 위한 서사적 시뮬레이션으로 활용하는 재난 서사의 양상들을 살핀다. 이때 한국과 미국, 일본의 재난 서사에 작동하고 있는 마스터플롯의 골격을 분석하고 비교함으로써, 각각의 국가 및 사회공동체의 문제 인식 및 해결 방식의 차이에 대하여 논의할 것이다. 재난 서사는 오늘날 글로벌 위험사회에서 공동체적 문제해결을 지향하는 마스터플롯이 적용되기에 가장 적합한 장르로서, 그 문제해결 방식은 각각의 공동체에 따라 상이한 인식 차이를 보인다. 먼저 미국 재난 서사의 경우 자연재해에 대한 민간인 전문가의 대응에서, 오늘날 MCU 영화들에 등장하는 히어로까지의 변화를 추적한다. 과거에 비하여 영웅주의와 국가주의의 긴밀한 의존 관계는 줄었지만, 상대적으로 영웅들의 자발적인 협력과 성찰 능력에 의해서 국가가 후경화되더라도 사라지지는 않고 기능을 유지한다. 반면 한국의 재난 서사에서는 국가의 실종과 기능 마비가 전경화된다. 그 공백 상태를 메우기 위하여 의병 서사, 혹은 국가에 의해 버려진 사람들이 구성하는 새로운 가족 서사가 발생한다. 한국의 재난 서사는 재난 이후의 변화를 민감하게 받아들이며, 국가의 회복과 복귀는 결코 재난 이후의 상황을 정상화하지 못한다. 마지막으로 일본의 재난 서사는 방어적이고 신경증적이다. 국가 주도의 관료 시스템이 모든 재난 상황을 통제하고자 하는 강박적인 국가주의가 그려지거나, 그에 반발하여 반-영웅적인 개인이 자발적 희생을 거부하고 재난 상태를 방기하는 양상까지 나타난다. 본고는 일련의 마스터플롯과 그 변형 및 활용에 대한 비교를 통해서 오늘날 마스터플롯이 가지고 있는 영향력과 가치에 대하여 진단할 수 있었다. 전세계적인 OTT 서비스가 이루어지고 있는 오늘날 마스터플롯의 이해와 활용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는 시기에, 본고의 시도가 세계적인 이야기의 유통과 공유를 위한 단편적인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는 역사적 소통 공간으로써 역사 영화에 주목하여 광주 민주화 운동을 주요 주제로 다룬 2000년대 영화 <오래된 정원>, <화려한 휴가>, <26년> 세 편을 중심으로 미디어가 재현하는 역사적 담론이 무엇인지 서사분석을 실시하였다. 분석결과, 스토리의 통합체 분석은 '균형-불균형-균형'의 시퀀스를 공통적으로 나타내면서 사회적 불균형을 개인과 가족이라는 개인적 측면으로 안정화 하여 사회구조적 문제를 감추는 정치성을 파악할 수 있었다. 또한 인물 관계의 계열체 분석은 여성 주인공의 적극적인 현실 참여 전략, 극중 살아남은 자들을 통한 역사의 연속성 강조 전략 등을 통해 광주 민주화 운동의 역사적 진실과 의미를 공론화시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결국 광주 민주화 운동의 재현은 사회구조적 문제의 해결 부재나 러브 스토리 배치를 통해 역사적 의미의 약화라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광주 민주화 운동을 과거의 역사로 남기지 않고 현재적 차원으로 끌어올려 공적 영역으로 소환시키는 가능성을 나타냈다. 따라서 역사 영화가 우리의 역사를 끊임없이 현재화하고 우리 사회에 여전히 남아있는 사회구조적 문제를 환기시킨다는 측면에서 역사적 소통 공간으로써 의의가 존재한다.
본 글은 주로 호젠기 감독님은 창작한 영화 작품 <훈>과 <그 산, 저 사람> 두 편을 연구한다. 세 부분으로 호젠기 감독님 향토를 소재로 한 영화의 미학적 스타일을 전면적으로 연구하다: 제1부는 향토 장르 영화의 특징을 논술한다. 각각 영화의 제재 선택, 주제 표현, 인물 만들기 및 감정 표현에서 논술을 전개한다. 제2부는 작품의 화면, 소리, 색채의 세 가지 측면에서 각각 논술을 펼쳐 향토 장르 영화의 미학적인 풍격을 한층 더 반영하였다. 제3부는 향토 장르 영화 발전 과정에서의 당혹스러움과 그것이 어떻게 발전했는지를 분석한다. 본 눈문은 호젠기의 향토영화 미학적 스타일을 분석해 중국 향토영화의 발전에 대한 가치와 시사점을 제시한다.
본 연구는 화예 작품 창작에 있어 작가가 겪은 일련의 개인적인 경험과 그로부터 발현된 느낌을 의식적 차원에서뿐 아니라 무의식의 차원에서 방법적 과정을 통해 도출하여 작품화하는 시도를 행한 연구이다. 무의식의 수준에서 겪은 내적 경험과 느낌을 포착하기 위하여 내용의 서사화를 보완하는 장면화 기법을 도입하였다. 구체적으로는 포착된 내적 심상으로서 장면을 기록, 보존하는 방법으로 시각 노트 기법과 이미지 리서치 기법을 적용하였다. 내용적으로는 연구자가 패션디자인을 배우기 위해 프랑스 뚜르(Tours)라는 작은 마을에서 보낸 준비기간과 ESOMD International Paris 라는 패션학교에서의 치열하고 힘겨운 일상의 경험을 작품화하였다. 그를 통해 Deja Vu, 'ㅅ(서울-파리)', '붕(崩)(두 개의 달 위의 산)', '등(燈) (Load out and Stay)', 'ㅇ' 등 5개의 작품을 창작함에 있어 연구자의 개인적 경험과 그로부터 발현된 느낌을 의식적 차원에서뿐 아니라 무의식의 차원에서 방법적 과정을 통해 심층적으로 도출하여 작품화할 수 있었다. 또한 그 창작을 통해 연구자는 흔들림 속에서 자신을 발견해가는 내적 경험과 그를 통한 개인적 실현의 과정을 탐색할 수 있었다. 본 연구는 한 창작자가 개인 내면의 무의식적 경험을 발굴하여 창작에 활용한 방법적 접근을 보여준 질적 연구 사례로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는 TV에서 아동성폭력이 어떻게 재현되는지를 알아보기 위하여 KBS 1TV '시사기획 쌈'에서 방영된 시사다큐멘터리 두 편의 서사구조와 발화내용을 분석하였다. 그 결과 아동성폭력의 가해자는 그들을 감시하고 처벌하는 시스템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으며, TV서사는 이들의 인권과 피해자의 아픔 사이에서 중립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또한 가해자의 음주나 정신병력 등 '비정상적'인 면을 강조하며, 남성의 사회적 권력은 형벌을 감해주거나 처벌받지 않도록 함으로써 여성의 피해를 개인적인 아픔으로 사사화한다. '작고 쉬우며 약한' 여성으로 성적 대상화되는 아동성폭력 피해자는 보복을 두려워 하고, 상처를 안은 채 살아가는 무기력한 모습으로 재현된다. TV다큐멘터리 '시사기획 쌈'을 통해 보여준 아동성폭력의 재현은 사건중심의 즉각적이고 단편적인 서사를 구성함으로써 아동성폭력의 사회적 맥락을 이해하는데 소홀히 하였으며, 한국사회의 실정을 고려한 효율적이고 장기적인 대책마련이나 국민적 참여를 충분히 이끌어내지 못했다는 점에서 그 한계를 드러낸다.
디지털 시대의 서사는 상호작용을 시도하여 왔고, 브랜치 서술로 대표되는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은 다수의 선택지 구현에 따른 비싼 제작 비용, 선형적 스토리에 비해 빈약한 서사의 문제가 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본 연구에서는 사용자의 성격적 특성을 이용한 사용자 중심 스토리텔링을 제안한다. 성격분류지표인 에니어그램과 기호학자 그레마스의 행동자 모델을 사용하여, 스토리와 인물 등의 이야기 재료가 같을 때 사용자의 에니어그램 성격유형에 따라 같은 이야기에서 서로 다른 주제를 도출하여 이야기를 재구성한다. 사용자와 동일한 에니어그램 성격 유형을 가진 인물, 그 성격 유형의 핵심가치를 각각 행동자 모델의 주체, 대상으로 정하여 행동자 모델의 욕망의 축을 정의함으로써 주제가 결정된다. 에니어그램의 통합과 분열의 방향을 이용하여 행동자 모델의 능력의 축을 정의한다. 이렇게 에니어그램의 9가지 성격 유형별 주제와 그에 따른 행동자 모델을 도출하고 이야기를 만든다. 사용자는 개인의 성격에 따라 이 서로 다른 관점과 주제로 재구성된 이야기들 중 하나를 보게 된다. 본 연구에서는 판소리계 소설 "토끼전"의 이야기에 위의 구성방법을 적용해보았다. 사용자 중심 스토리텔링은 사용자의 성격과 관점에 따라 그들의 선택을 예측하고 이야기를 재구성하는 새로운 시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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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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