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통신사업법상 이동전화사업자의 단말기보조금 지급금지 그 자체는 경쟁원리에 부합하지 않는다. 단말기 보조금의 금지를 정당화하는 유일한 근거는 그것이 갖는 비대칭적 성격이나, 그로 인하여 유효경쟁이 촉진될지는 확실치 않다. 이동전화시장에서 사업자 전환에는 요금이나 통화품질보다 이용자의 전환비용이 매우 큰 영향을 미치며, 따라서 전환비용을 낮추는 것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번호이동성을 통하여 충분히 제거되지 않는 고착효과 및 전환비용을 가능한 해소하기 위해서는 지금과 같이 엄격하고도 일률적인 단말기보조금 금지는 재고할 필요가 있다. 여기서 유의할 것은 경쟁적인 보조금 지급이 후발사업자의 존속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통신시장에서 어느 정도 유효경쟁체제가 자리잡은 이후에야 보조금 지급을 완전히 허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다만, 비대칭규제의 취지는 어디까지나 이미 쏠림현상으로 고착화된 독점적 시장구조를 유효경쟁체제로 전화하는 데에 있다는 점에서 볼 때, 어느 시점에서 단말기 보조금을 허용할 것인지는 현재 또는 향후의 시장 상황에 대한 면밀한 분석을 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