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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udy on Development of Educational Program Contents in the National and Public Art Museums in South Korea since the COVID-19

코로나-19 이후 국내 국공립미술관 교육프로그램 콘텐츠 변화 연구

  • 연규석 (경기대학교 미술경영학과)
  • Received : 2021.09.02
  • Accepted : 2021.09.30
  • Published : 2022.01.28

Abstract

This paper studies how the nature of educational programs run by public art museums in South Korea have been influenced by the COVID-19 pandemic, as well as to what extent the pandemic has caused operational problems for these museums. It, in effect, unveils the new museum culture of the COVID-19 era. It finds that the number of educational programs at the eight museums in Korea selected for this study has decreased 34% since the start of the COVID-19 pandemic. The number of online educational programs, educational brochures and art kits at six of the museums has also increased by 70% compared to before the COVID-19 pandemic. Additionally, 'untact' programs thought up and created by artists have been gradually developing at certain art museums in South Korea, while VR/AR educational programs have been developing at museums in the Seoul Metropolitan Area. As such, this study reveals the changing characteristics of museum educational programs and the new museum educational culture in the COVID-19 era with the hope of opening up discussion about the future direction these programs will take.

본 논문은 코로나-19로 인해 국내 국공립미술관 교육프로그램 운영이 얼마나 차질을 빚고 있으며 어떻게 성격이 바뀌고 있는지에 대한 조사·연구이다. 이를 통해 코로나-19시대 새로운 뮤지엄 문화의 특징과 변화에 대해 알아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연구 결과 코로나-19 이후 본 연구가 선정한 8개 미술관 교육프로그램의 수가 코로나-19 이전보다 34%의 수준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온라인 강좌 및 활동지/미술 키트를 이용한 교육프로그램의 수가 6개 미술관에서 70% 수준으로 높게 나타났다. 이와 더불어 작가의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한 비대면 프로그램이 몇몇 미술관을 중심으로 발전하고 있다. 그리고 VR/AR을 이용한 프로그램 역시 수도권에 있는 미술관을 중심으로 발전하고 있어 코로나-19시대에 새로운 미술관 교육문화를 엿볼 수 있다. 이처럼 본 연구는 코로나-19시대 교육프로그램의 다양한 특징을 들어내며 향후 미술관을 중심으로 전개될 교육콘텐츠의 방향에 대한 예측과 논의를 가능하게 한다.

Keywords

I. 서론

1. 연구배경, 목적, 한계

2020년 상반기부터 문화예술계는 코로나-19로 인해 큰 타격을 받아 현재까지 여러 공연장, 전시장, 극장 등이 문을 닫거나 축소 운영되고 있다. 방역 단계에 따라 기관의 운영이 결정되는 상황에서 여러 문화시설은 전통적으로 현장 방문을 통해 이루어지는 문화 소비를 ‘어떻게 언택트로 대체할 수 있는가’라는 새로운 화두에 몰두하게 된다. 특히, 박물관/미술관의 경우 미술 교육프로그램이 축소 운영됨과 동시에 온라인 동영상, VR/AR콘텐츠, 비대면 문화행사, 각종 활동지 교육 등 다른 문화예술 분야와 비교해 다채로운 대안이 제시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본 논문은 먼저 코로나-19 이후 국내 국공립미술관들의 교육프로그램이 얼마나 축소되었는지 수치를 통해 구체적으로 알아보고자 한다. 다음으로 대면 프로그램은 어떤 변화를 겪었으며, 어떠한 비대면 프로그램이 제시되고 있는지도 알아볼 것이다. 그리고 비대면 프로그램의 한계와 발전 가능성 및 코로나-19로 인한 긍정적 측면 역시 알아볼 것이다.

이러한 목적달성을 위해 우리는 먼저 교육프로그램 조사를 위한 연구 방법과 연구 범위를 설정할 것이다. 그리고 코로나-19와 관련된 미술교육 연구가 현재 어떤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는지 알아본다. 또한, 선정된 미술관 교육프로그램에 대한 양적 접근 및 유형별 특징과 장단점을 조사하여 코로나-19시대에 변화하는 미술관 문화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이러한 시도는 ‘보건 위기’라는 새로운 시대의 특징을 드러내는 동시에 이를 통한 미래지향적 방향성 제시라는 의미가 있다. 하지만 아직 코로나-19가 확산하고 있는 상황에서 본 논문의 조사 기간이 2020년 3월부터 2021년 3월까지로 한정된 것과 앞으로 언급될 다양한 교육프로그램 사례의 집중적 연구 부족은 본 연구의 한계이다.

2. 연구 방법

코로나-19 이후 변화하는 미술관 교육프로그램에 관한 연구를 위해 국립현대미술관(개관: 1969), 서울시립미술관(개관: 1988), 경기도미술관(개관: 2006), 대전시립미술관(개관: 1998), 대구미술관(개관: 2011), 부산시립미술관(개관: 1998), 전북도립미술관(개관: 2004), 경남도립미술관(개관: 2004)을 선정하였다. 선정기준은 국립미술관을 시작으로 개관 이후 10년 이상 된 미술관중 기관의 규모, 지역적 특색, 성격, 자료 및 각종 온라인 데이터에 대한 접근 용이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였다. 그 결과 서울, 경기, 경남, 전북과 같은 도 이상 지자체 미술관과 부산, 대전, 대구와 같은 광역시급 지자체 공립미술관을 연구 대상으로 설정하였다.

이 중 몇몇 미술관의 경우 규모와 성격에 따라 여러 개의 분관을 동시에 운영하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의 경우 과천 본관을 시작으로 서울관, 청주관, 덕수궁미술관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과천관에서 어린이 미술관을 운영하고 있다. 본 조사는 어린이 미술관을 포함한 언급된 4개 관을 모두 포괄한다. 서울시립미술관의 경우 서소문본관, 북서울미술관, 남서울미술관,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 SeMA창고, 백남준기념관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중 교육프로그램은 주로 서소문, 북서울, 남서울미술관에서 이루어지고 있어, 본 조사는 언급된 3개의 미술관을 포괄한다. 부산시립미술관은 본관과 그 주변에 건립된 이우환 공간 그리고 어린이 미술관으로 구성된다. 본 조사는 이 모든 공간에서 이루어진 교육프로그램을 대상으로 한다. 대전시립미술관의 경우 본관, 대전창작센터 그리고 5개 전시실과 3개의 교육실로 구성된 DMA아트센터로 이루어져 있다. 여기서 본관과 DMA아트센터의 교육프로그램을 연구 대상으로 한다. 전북도립미술관의 경우 서울관을 비롯한 다른 부대 전시공간은 교육적 성격이 약함으로 연구 대상에서 제외한다. 경남과 대구의 경우 별도의 분관 운영이 없는 관계로 본관에서 기획된 교육프로그램만을 조사한다.

3. 연구 범위

보건 위기에 따른 국공립미술관들의 변화에 대한 조사를 위해 기본적으로 각 미술관 홈페이지에서 교육프로그램의 수를 조사한 후 코로나-19 이전과 이후로 나누어 시기별 변화를 알아보는 방법을 시도하였다. 그리고 교육프로그램과 관련된 각종 동영상 및 관련 기사를 조사하였다. 이와 더불어 필요에 따라 미술관 담당자들과 전화 연락과 미술관 현장에서 관람객 인터뷰를 진행하여 프로그램 운영과 관련된 세부적 사항 및 관람객 만족도를 조사하였다. 본문에서는 코로나-19 이전과 이후 기획된 여러 프로그램을 조사하고 그것을 연도별, 분기별로 나누어 코로나-19 진행에 따른 교육콘텐츠 변화를 나타내었다. 그리고 보편적인 프로그램에 대한 조사를 시작으로 몇몇 기관에만 국한된 특수한 형태의 교육프로그램에 대해 분석하였다.

이처럼 본 논문은 미술관 교육프로그램에 대한 양적 접근을 바탕으로 개별 사례연구 및 새로운 관람문화에 대한 조사를 시도한다. 결과적으로 수치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조사사회학적 방법을 통해 주어진 정보를 분류, 해석하여 데이터에 대한 객관성을 유지하고자 하였다[1].

4. 현행 연구

코로나-19 이후 미술교육과 관련하여 진행된 여러 연구는 크게 ‘학교에서의 미술교육’, ‘공동체 미술교육’, ‘학교와 미술관 연계 교육’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학교 교육의 경우 대부분 코로나-19를 계기로 급격히 발달하고 있는 온라인과 디지털을 중심으로 한 미술교육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러한 연구는 대부분 국내 몇몇 초등학교 교사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주된 내용은 초·중·고 학생들의 온라인 미술교육 수업 진행 현황과 사례를 관찰·연구하여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패러다임을 파악하고, 이에 따른 새로운 미술교육 방향을 모색하는 것이다[2][3]. 공동체 미술교육의 경우 코로나 -19로 인해 단절된 사회에서 교육, 문화 콘텐츠 공유를 쉽게 유도하는 디지털/온라인 기술의 장점 또는 관계 미학과 같은 공동체적 유토피아를 강조하고 있다. 결국, 이러한 노력은 미술에 있어 연대와 소통을 중심으로 인간 상호 관계회복의 중요성 강조로 이어진다[4][5]. 마지막으로 학교 교육과 미술관 교육 연계에 관한 연구는 대부분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미술전시, 디지털 미디어기술,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하여 미술관과 학교 미술교육을 활성화하려는 시도에서 비롯된다[6-8]. 이를 통해 학교는 교과 과정의 한계와 ‘보건 위기’라는 시대적 상황을 극복하고, 미술관은 디지털 전시 및 각종 비대면프로그램을 통해 미술관 활동을 활성화할 수 있다. 이처럼 코로나-19 이후 미술교육과 관련된 연구는 디지털, 온라인, 사회적 관계성이라는 세 개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발전하고 있다. 따라서 국내 국공립미술관에 초점을 둔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에 대한 전반적 조사는 코로나-19시대 미술교육 연구에 있어 새롭게 인식될 수 있다.

II. 이론적 배경

코로나-19로 인한 미술관 교육 운영의 차질 및 변화에 관한 연구는 그동안 미술계에서 논의되어온 공공기관으로서 미술교육의 성격과 사회적 역할 및 그 중요성을 중심으로 진행될 수 있다.

1. 미술관의 성격

국제박물관협의회(International Council of Museums: ICOM)에서는 “문화적 또는 학술적 의의가 깊은 자료를 수집하여 그것들을 연구·교육 및 취락(趣樂)을 위하여 보관하고 전시하는 상설기관은 모두 박물관으로 간주한다”라고 정의하고 있다. 그리고 2006년 발표한 ICOM의 윤리강령에는 “박물관은 교육적 역할을 개발하고 박물관이 이바지하는 지역사회와의 상호작용 및 그들의 유산을 진흥하는 것은 박물관의 교육적 역할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라고 명시하며 전시를 비롯한 모든 특별활동을 박물관 교육 활동으로 간주하고 있다 [9]. 여기서 말하는 ‘박물관’은 영문으로 ‘museum’이라 표기하며 그것은 국내에서 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법에 따른 ‘미술관’ 개념을 포괄한다. 그리고 “‘미술관’이란문화·예술의 발전과 일반 공중의 문화 향유 및 평생교육 증진에 이바지하기 위하여 박물관 중에서 특히 서화·조각·공예·건축·사진 등 미술에 관한 자료를 수집·관리·보존·조사·연구·전시·교육하는 시설”이라 정의된다. 이처럼 ICOM과 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법은 근본적으로 뮤지엄을 교육과 학문을 위한 문화시설로 분류하고 있다. 따라서 넓은 의미에서 미술관에서 개최되는 전시 및 각종 문화 프로그램은 미술관 교육과 밀접한 연관을 가진다.

2. 미술관의 역할

서구 문명이 창조한 거의 모든 예술품은 역사의 흐름 속에서 권력과 종교를 찬양하고 그것을 미화하는 도구로 사용되었다. 그래서 수많은 예술가가 공들여 쌓아 놓은 건축물, 성상, 조각, 회화, 공예와 같은 창작물이 계몽시대에 평등을 원하는 분노한 시민들에게 대규모로 파괴되는 사건이 프랑스 대혁명 때 일어난다. 하지만, 1789년 11월 2일 개최된 프랑스 국민의회는 “모든 종교적 유산은 국가의 소유이다”라는 의견에 따라 그것을 더는 파괴하지 않고, ‘국가의 역사’에 대한 기록물로서 후손들의 교육을 위해 보존하는 길을 열었다. 그 결과 1790년 국가 산하 문화재 관리국(Commission des Monuments) 이창설되고, 예술이 정치, 종교와 분리된다는 전제로 수많은 인간의 창작물을 ‘뮤지엄’이라는 공공장소에 보관, 거기서 시민들이 자유롭게 과거의 역사를 학습하는 공간으로 변모하게 된다[10]. 사람들은 뮤지엄에 전시된 ‘앙시안 레짐’(ancien régime)의 유산을 이제 ‘예술작품’으로서 감상하고 그곳에서 개인의 예술에 대한 교양과 안목을 넓혀나갔다. 무엇보다도 여러 문명의 문화유산을 통해 역사를 학습하는 일은 뮤지엄이 ‘학교와 같은 교육의 장소’나 그것을 ‘필연적으로 보충하는 장소’로 인식되는데 충분했다[11][12].

프랑스와는 달리 일찍이 의회민주주의가 발전한 영국의 경우 뮤지엄에 대한 중요성은 박애주의에 대한 실천과 연관된다. 1851년 런던의 Crystal Palace에서 개최된 런던 만국박람회나 1856년 맨체스터에서 개최된 전시는 엘리트예술을 일반 대중에게 전파하는 일에 몰두하였다. 그리고 현재까지도 영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Whitechapel Art Gallery는 1897년 런던의 소외된 지역에 문을 열어 대중을 위한 전시 설명 등 다양한 형태의 교육 기회를 마련하였다.

20세기 초 미국에서는 영국의 박애주의 정신과 유사한 ‘뮤지엄의 민주화’라는 패러다임 하에 대중을 위한 미술관 교육프로그램 강화가 이루어졌다. 이러한 분위기에서 미국의 여러 뮤지엄은 시민을 위한 아틀리에와 아이들을 위한 미술 강좌 개설에 공을 들였다. 일례로 MoMA의 경우, 미술관 초대관장 알프레드 바(Alfred Barr Jr)는 1937부터 엘리트나 귀족적 취향의 미술관을 박애주의 근간으로 미술관 교육 역할을 강조하는 정책을 펼쳤다. 미국의 철학자 존 듀이(John Dewey)의 제자였던 다미코(D’Amico)는 관장의 후원 아래 성인과 아동을 위한 교육프로그램을 기획하였다. 그리고 1939년에는 아이들을 위한 Young Peoples’s Gallery를 운영, 중· 고등학생을 포괄하는 교육체계를 완성하였다[12].

이러한 미술관 교육프로그램 시스템은 효율성과 체계화를 통해 21세기 국내외 여러 미술관 교육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하지만, 현대 공공미술관의 경우 그 성과는 박애주의 정신에 근간한다기보다는 더욱 많은 사람이 문화예술을 향유한다는 문화의 대중화 또는 문화의 민주화라는 패러다임과 더 큰 연관성을 드러낸다. 그리고 이 새로운 문화적 가치는 예술사회학적 연구를 기반으로 그 정당성을 획득한다.

3. 미술관 교육의 중요성

프랑스의 예술사회학자 브르디외(Pierre Bourdieu) 는 1960년대 뮤지엄에 출입하는 관람객 상당수가 고학력으로 사회적으로 높은 계급에 속한다는 것을 밝히는 연구를 발표하였다[13]. 가령, 문화 자본이 높은 계층은 습관적으로 뮤지엄을 방문하거나, 추상미술과 같은 높은 지식수준을 요구하는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반면, 문화 자본이 낮은 계층은 뮤지엄보다는 스포츠 경기와 같은 대중적 오락을 선호하며, 작품 감상에서도 미술에 대한 사전 지식이 필요 없는 구상미술을 선호한다. 이러한 계급 간 문화적 취향은 대부분 인간의 습관과 행동을 결정하는 가정과 학교 교육을 통해 이루어지는데, 이를 아비투스(habitus)라 한다. 그리고 계급에 따른 문화 소비의 차이는 계급 간 문화적 갈등을 의미하는 ‘상징적 폭력’(violence symbolique)을 유발하여 민주주의 사회에서 사회적 불평등을 일으킨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현대의 수많은 미술관은 교육프로그램 활성화를 통해 사회의 더 넓은 계층과 많은 사람이 문화와 예술을 누릴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결국, 공공미술관에서의 미술교육은 문화 소비를 촉진하기 위한 효과적인 수단으로 이해될 수 있다.

미술에 대한 이러한 사회학적 접근은 동시대미술 (contemporary art)의 작품 감상과 이를 통한 작품의 존재론과 연결된다. 가령, 일반 대중은 모네, 마네, 드가, 밀레와 같이 이미 미디어나 학교 정규과정을 통해 학습한 인상주의 또는 사실주의 경향의 작품을 선호한다. 반면, 항상 새롭게 변화하며 미술 작품에 대한 존재론적 질문을 던지는 동시대미술에 대한 대중의 인식과 선호도는 높지 않다[14]. 만약, 우리가 미술에 대한 전문 지식이 없다면, 뒤샹(Marcel Duchamp)의 레디메이드나 앤디 워홀(Andy Warhol)의 <브릴로 박스> (1964)는 결코 예술작품으로 인식될 수 없다[15]. 따라서 예술작품을 감상하는 일은 감상자의 교육 정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결과적으로 민주주의 사회에서 더욱더 많은 사람이 미술 작품을 폭넓게 감상하기 위해서는 뮤지엄이 하나의 교육기관으로서 시민 교육에 대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국내에서도 미술관 교육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어거의 모든 국공립미술관이 비중 있는 예산을 투입하여 전시와 함께 교육부서를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코로나-19로 인한 국공립미술관 운영의 차질은 작게는 교육기관으로서 미술관 역할의 붕괴라는 결과를 초래하며, 크게는 공공성 및 문화 민주화라는 보편적 가치 훼손으로 확대될 수 있다. 따라서 코로나-19 이후 국내 국공립미술관 교육프로그램에 관한 연구는 미술관의 사회적 기능과 그 본연적 가치에 대한 고민으로 이해될 수 있다.

III. 교육프로그램의 변화

본 장에서는 연구 대상이 되는 8개 미술관 교육프로그램 개최 수를 조사하여 기관별 코로나-19에 따른 민감도 및 시대 변화에 따른 프로그램의 방향 전환에 대해 알아볼 것이다. 또한, 온라인 예약제와 인원 제한이라는 코로나-19시대의 새로운 변화에 대해 미술관 관람객이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 알아볼 것이다.

1. 교육프로그램에 대한 양적 접근

코로나-19가 국내 주요 국공립미술관 교육프로그램에 어떠한 영향을 주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2019년 2월 1일부터 2021년 2월 28일까지 1기로 묶었다. 그리고 2020년 3월 1일부터 2021년 3월 31일까지를 2 기로 나누어 기간별 진행된 교육프로그램 숫자를 비교해 보았다. 즉, 1기는 코로나-19에 영향을 받지 않은 시기지만, 2기는 그것에 많은 영향을 받은 시기이다. 본조사에서 말하는 교육프로그램은 정규교육프로그램, 교사·전문가 연수 등을 포괄하지만, 취소된 프로그램이나 교육 정보에 대한 소통은 제외하였다. 그리고 이론·실기 아카데미와 같이 여러 편의 강좌로 구성된 프로그램은 1개로 계산하였다.

표 1. 국내 국공립미술관 교육프로그램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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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기: 2019/02/01-2020/02/28, 2기: 2020/03/01-2021/03/31

조사 결과 총 8개 미술관 교육프로그램 수는 1기 322개, 2기 111개로 2기가 1기에 비해 34% 수준인 것을 알 수 있다. 1년간 66%의 교육프로그램이 감소했다는 한 가지 사실만으로도 코로나-19가 국내 주요 미술관 운영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것으로 알 수 있다. 따라서 ‘국내 국공립미술관이 이러한 운영 차질에 따라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가’라는 문제가 대두된다. 이에 대해서는 2단원에서 알아보기로 한다.

미술관 중 가장 큰 피해를 본 기관은 국립현대미술관으로 2기 교육프로그램은 총 28개로 152개를 기록한 1기에 비해 18% 수준이다. 이러한 급격한 수치 변화는 미술관 기능의 심각한 훼손과 함께 펜데믹에 대한 국립미술관의 뚜렷한 민감도를 보여준다.

프로그램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전문인력교육(1기: 8개, 2기: 6개), 성인교육(1기: 18개, 2기: 2개), 청소년교육(1기: 9개, 2기: 6개), 어린이 교육(1기: 16개, 2기: 3개), 어린이 미술관(1기: 24개, 2기: 8개), 문화 접근 성향상 교육(1기: 12개, 2기: 2개) 등 모든 항목에서 수치의 뚜렷한 하락을 읽을 수 있다. 특히, 작품감상 및 전시연계 교육프로그램은 1기 65개, 2기 1개로 조사되어 현장 중심 대면 프로그램의 뚜렷한 약세를 읽을 수 있다.

다음으로 서울시립미술관이 2기에 23개 프로그램을 선보여 1기에 진행된 88개에 비해 26% 수준에 머물렀다. 앞서 살펴본 국립현대미술관이 청주관을 제외하고 주로 서울지역을 중심으로 운영된다는 것을 고려하였을 때, 서울시립미술관의 낮은 교육프로그램 운영률은 보건 위기에 따른 해당 지역미술관의 높은 민감도를 드러낸다.

서울시립미술관 1기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일반 또는 특수학급 초·중·고 연계프로그램, 전시 연계프로그램, 미술관 및 전시와 관련된 대학생 대상 프로그램, 실내외 미술관 투어 프로그램, 일반인 대상 실기 워크숍, 식사하며 작가와 대화하는 <예술가의 런치박스>, 방학을 이용한 어린이 미술 강좌, 교사 및 에듀케이터 프로그램, 시민 미술 강좌, 퍼포먼스 교육, 작가와의 대화, 미술 심포지엄 등 실로 다양한 유형의 미술교육이 제공되었다. 하지만, 2기의 경우 2020년 상반기 기획된 거의 모든 미술관 프로그램이 취소되고 온라인 강좌를 비롯한 각종 비대면 프로그램이 활성화된다. 이 결과를 통해 우리는 코로나-19가 상당수의 교육프로그램 취소 효과 외에도 ‘비대면’이라는 새로운 미술관 교육문화를 제시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경기도미술관의 경우 1기 18개, 2기 12개로 2기가 1 기에 비해 67%의 교육프로그램 운영률을 기록했다. 이러한 수치는 앞서 살펴본 국립현대미술관 그리고 서울시립미술관과 비교하였을 때 뚜렷하게 높다. 따라서 서울 지역과 다른 지역의 코로나-19위기에 대한 민감도 및 대응 정도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프로그램의 성격을 살펴보면, 1기 프로그램 대부분이 미취학, 가족, 초등, 청소년을 대상으로 운영되었다. 그리고 강사가 구두로 진행하는 일방적 강좌보다는 만들기, 그리기, 활동지 연계, 어린이 전시기획 및 도슨트와 같은 현장 체험 위주의 아틀리에 활동이 강조된다. 하지만 2기의 경우 이러한 미술관 현장 교육이 급격하게 줄어들고, 비대면을 위한 전시 및 체험 강좌 동영상이나 활동지와 동영상이 연계된 미술교육 프로그램이 주를 이룬다. 이는 서울시립미술관과 같이 코로나-19에 따른 국내 여러 미술관 교육프로그램 성격의 뚜렷한 변화를 드러낸다.

대전시립미술관의 경우 1기에 30개의 교육프로그램이 기획되었으며, 2기에는 10개로 2기가 1기에 비해 33%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수치는 앞서 살펴본 3 개 기관보다 뚜렷하게 낮아 코로나-19에 따른 각 기관의 다른 민감도를 강조한다.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주로 실기·이론 아카데미로 구성된 성인교육이 1기 13개에서 2기 3개로 줄어 가장 뚜렷한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어린이·가족의 경우 1 기에 주로 감상 및 체험 활동을 강조하는 프로그램 9개가 개설됐지만, 2기에는 학습대상 온라인 등 4개만 기획되었다. 전문 학술프로그램의 경우 1기에 각종 대면 강좌가 8개 개설됐지만, 2기에는 Youtube를 이용한 비대면 강좌 3개가 개설되어 코로나-19가 확산한 2기에 뚜렷한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 결과를 통해 우리는 코로나-19에 따른 현장 중심 미술교육의 뚜렷한 영향과 비대면 문화의 발전을 읽을 수 있다.

대구미술관의 경우 1기 7개, 2기 3개로 2기가 1기에 비해 43%의 미술교육 프로그램 개최율을 기록하였다. 이러한 수치는 역시 앞서 살펴본 다른 미술관들의 그것과 뚜렷한 차이를 드러낸다.

프로그램 성격을 살펴보면, 1기에 미술 특강 및 세미나, 중·고등학교 연계 교육, 작가 워크숍, 미술관 내부탐방 등 종류에 있어 다양한 구성을 보이나, 2기에는 주로 활동지와 같은 간단한 체험방식으로 변화하였다.

부산시립미술관의 경우 1기 17개, 2기 11개로 2기가 1기에 비해 65%의 교육프로그램 가동률을 나타내고 있다. 한 가지 주목할 만한 사실은 해당 기관의 경우 어린이 갤러리 교육프로그램을 제외하면, 2기에 교육프로그램 수가 8개로 1기에 개최된 5개에 비해 많다는 것이다. 하지만, 어린이 미술관의 경우 1기 12개, 2기 3개로 1기가 2기보다 월등히 높다. 이러한 결과는 교육프로그램에 대한 코로나-19의 영향이 교육 대상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나타낸다.

프로그램의 유형을 살펴보면, 우선 시민 강좌의 경우 1기에 개최된 2개의 프로그램은 퍼포먼스 체험과 작가와의 대화이다. 그리고 2기에 개최된 3개 프로그램은 1 기와는 달리 모두 온라인 강좌로 구성되어 코로나-19 이후 교육프로그램의 현격한 성격 변화가 강조된다. 청소년의 경우 1기에 체험 강좌 1개가 2기에 온라인 강좌 1개로 전환되었다. 대면 강좌로는 2기에 실버강좌 1개, 문화 나눔 일환으로 진행된 탈북 청소년 대상 전시 관람 1개, 학술강좌 1개로 조사되었다. 반면, 동일 카테고리에서 1기에는 학술강좌 1개만 조사되었다. 코로나 -19시대에 대면 강좌가 눈에 띄게 나타나는 이유는 노년층과 탈북민이라는 디지털 문화 및 문화 소외 계층에 대한 배려로 이해할 수 있다. 이 밖에도 2기에 교사를 대상으로 한 교육 1개가 비대면으로 개설되어 전반적으로 2기 프로그램의 수가 1기에 비해 강조된다. 어린이 갤러리의 경우 1기 교육 강좌는 모두 12건으로 미술 특강, 체험, 실기로 이루어져 있다. 2기에는 어린이는 물론, 유아·어린이 단체를 대상으로 우편서비스나 활동지를 이용한 프로그램 3개가 개설되어 대면과 비대면의 극적인 대비를 드러낸다.

다른 미술관과는 달리 전북도립미술관의 경우 1기 6 개, 2기 9개로 2기 프로그램의 개수가 1기에 비해 뚜렷하게 증가하였다. 1기 프로그램을 유형별로 살펴보면, 크게는 작가 토크, 도슨트 양성프로그램, 사진강좌로 이루어져 있다. 물론, 방학을 이용한 어린이 강좌도 존재하지만, 주로 시민 강좌 유형의 프로그램을 강조하고 있다. 2기의 경우 역시 도슨트 프로그램, 사진강좌, 작가 토크 그리고 방학을 이용한 어린이 체험 강좌 등으로 구성되어 1기에 비해 뚜렷한 변화가 없음을 알 수 있다.

1기가 2기보다 교육프로그램 수가 많은 이유는 미술관 교육프로그램의 숫자가 일반적으로 적어 코로나-19 에 대한 영향이 제한적인 데서 비롯될 수 있다. 이에 대해 해당 기관 교육 담당자에게 문의한 결과, 역시 단순한 프로그램 계산보다는 프로그램 구성의 질적 측면에서 1기와 2기가 유사함을 밝히고 있다. 그리고 2기에 프로그램이 취소되거나 연기된 사례가 없어 코로나-19 가 교육프로그램 운영에 특별한 영향을 주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전북도립미술관 사례를 통해 우리는 코로나-19의 영향이 기관 운영방식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경남도립미술관의 경우 전북과 같이 교육프로그램의 양적 비교에 있어 2기(15개)가 1기(4개)에 비해 월등하게 높다. 그 이유를 조사한 결과, 2019년에는 교육프로그램 기획 담당자가 부재하였지만, 2020년 상반기에는 해당 인력이 충원되어 교육프로그램을 체계적으로 진행할 수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따라서 경남도립미술관 2기 프로그램의 확산은 코로나-19와는 무관한 미술관 내부 사정으로 이해된다.

경남도립미술관 교육프로그램의 시기별 변화를 살펴보면, 1기의 경우 어린이를 위한 체험 강좌 2개, 일반인을 위한 강좌 2개가 조사되었다. 2기의 경우 어린이를 위한 온라인 동영상 및 활동지 프로그램 4개가 조사되었다. 청소년의 경우 1기에 프로그램이 개설되지 않았지만, 2기에는 지역 학급을 대상으로 교육자료를 배포하는 프로그램 1개가 진행되었다. 일반인의 경우 1기에 대면 강좌 2개, 2기에는 대면 강좌 1개, 온라인 강좌 1 개가 개설되었다. 전시연계의 경우 2기에만 작가와의 대화 등 4개의 강좌가 개설되었다. 학술행사의 경우 2 기에 대면 형태의 포럼 2개, 심포지엄 1개가 개설되었다. 이처럼 2기의 높은 교육프로그램 개최율은 온라인과 활동지라는 비대면 프로그램의 도입은 물론, 방역단계 완화에 따른 탄력적 미술관 운영의 결과로 볼 수 있다.

2. 교육프로그램 유형 분석

앞서 우리는 국내 8개 미술관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이전과 이후의 프로그램 개최율 변화에 대해 알아보았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코로나-19 이전과 이후 대면과 비대면의 비율은 어떻게 나타나며, 비대면 프로그램의 유형과 성격은 어떠한지 알아보고자 한다. 이를 위해 우리는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2020년 3 월부터 2021년 3월까지 13개월간, 국내 8개 국공립미술관 교육프로그램을 조사할 것이다.

본 조사는 1단원에서와 같이 여러 편의 시리즈프로그램을 1개로 계산하였다. 또한, 13개월을 1기: 2020.03.01.-06.30., 2기: 2020.07.01.-09.30., 3기: 2020.10.01.-12.31., 4기: 2021.01.01.-03.31.로 나누어 시기별 미술관 교육프로그램에 어떠한 영향이 미치는지 알아보았다. 연구 대상에 있어 ‘교육프로그램에 대한 양적 접근’과 다른 점은 미술 전문가, 교육자 및 미술 교사를 대상으로 한 전문인/전문가 교육 그리고 도슨트와 같이 특수 계층을 위한 전문 프로그램이 제외되었다는 사실이다. 그 이유는 코로나-19가 미술관을 중심으로 일반 대중에게 미치는 영향을 더욱 집중적으로 조사하기 위함이다.

표 2. 국립현대미술관 교육프로그램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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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기: 2020/03/01-06/30, 2기: 2020/07/01-09/30, 3기: 2020/10/01-12/31, 4기: 2021/01/01-03/31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한 2020년 3월 1일부터 최근인 2021년 3월 31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의 교육프로그램을 조사한 결과, 전체 27%에 해당하는 5개 프로그램만이 대면으로 이루어졌다. 비대면은 총 13개로 73%를 차지하여 코로나-19의 뚜렷한 영향력이 확인된다.

1기의 경우 대면 4건, 비대면 3건으로 조사되었다. 대면의 경우 대부분 미술교육 프로그램이 2020년 2월 24일 전면 휴관 이후, 5월 6일 재개관 시 이루어졌다.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미술관에 사람들이 자유롭게 찾아가 디지털 작품을 체험할 수 있는 <모션 인식-소장품퍼즐 놀이>, 온라인 예약을 통해 20-30명의 제한된 유아 단체에 미술관 예절을 교육하는 프로그램, 미술관 야외 조각 정원을 이용하여 거리 두기를 유지하며 작품을 감상하는 프로그램 등이다. 여기서 언급된 모든 교육은 모두 온라인 사전예약, 물리적 거리 통제 및 인원 제한을 통해 운영되었다. 이 사례를 통해 우리는 코로나-19의 영향이 단순히 대면-비대면의 문제로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미술관 현장 방문 문화 자체로 확장되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음으로 같은 시기 비대면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Youtube를 이용한 온라인 강좌 1개, 미술관에서 별도로 마련한 활동지와 Youtube 동영상을 연계한 교육프로그램 1개, 활동지만을 이용한 교육프로그램 1개가 조사되었다. 2기의 경우 8월 18일 미술관 재휴관에 따라 어떠한 대면 프로그램도 소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온라인과 키트를 이용한 비대면 프로그램 2개가 개설되어 1기 비대면 프로그램 유형과 유사함을 알 수 있다. 3기의 경우 9월 29일 재개관 이후, 청주관에서 워크숍 작가들과 함께 미술을 체험하는 어린이/청소년 대상 프로그램 <프로젝트 ‘틈’>이 기획되었다. 이 사실을 통해 우리는 코로나-19 상황에서도 기관의 유연한 프로그램 운영방식을 엿볼 수 있다. 비대면의 경우 Youtube를 이용한 온라인 형태의 강좌가 3건을 기록했으며, 온라인 동영상과 교육키트가 연계된 프로그램 2개가 소개되었다. 이 결과 역시 1기, 2기와 유사하게 온라인과 활동지를 중심으로 교육프로그램이 변화함을 나타낸다. 4기에는 대면 프로그램이 기획되지 않았지만, 시민 대상 온라인 강좌 1개, 건축 모형을 제작할 수 있는 비대면 키트 배포 1개, 미술관 홈페이지에서 활동지를 받은 후, 올림픽과 관련된 서울지역의 여러 역사적 공간을 자유롭게 둘러보는 탐방프로그램 1개가 기획되었다. 이를 통해 우리는 4기의 교육프로그램이 1-3기에 비해 다양화되었음을 알 수 있다.

결과적으로 코로나-19 이후 국립현대미술관 교육 프로그램의 특징은 대면에 있어 자유로운 미술 체험의 강조, 비대면의 경우 온라인 및 교육키트/활동지의 활용으로 정리될 수 있다.

표 3. 서울시립미술관 교육프로그램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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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립미술관의 경우 2020년 3월 1일부터 2021 년 3월 31일까지 프로그램의 40%가 대면으로, 60%가 비대면으로 구성되어 국립현대미술관과 비교해 비대면 문화에 대한 관심도가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시기별로 살펴보면, 1기의 경우 2020년 3월 26일부터 11월 15일까지 진행된 현장 미술 체험 교육프로그램인 <물체주머니>가 유일하다. 이것마저도 미술관이 2020년 2월 25일 코로나-19 확진에 따라 휴관한 후 5 월 6일 재개관한 사실을 고려하면, 운영의 차질을 엿볼 수 있다. 비대면 프로그램으로는 미취학, 초등·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Youtube 온라인 강좌가 2건으로 조사되었으며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동영상과 체험 키트가 결합한 형태의 프로그램 1개가 소개되었다. 2기의 경우 5 월 초 생활 속 거리 두기 단계에 따라 퍼포먼스 대면 관람 및 대면으로 이루어진 미술관 공간 투어가 2개 기획되었다. 하지만, 거의 모든 대면 프로그램은 10명 미만의 소수, 단체를 대상으로 하여 코로나-19의 뚜렷한 영향력을 확인할 수 있다. 비대면으로는 온라인 강좌가 2 건을 기록하여 1기와 함께 온라인과 체험키트 활용이 강조되고 있다. 하지만, 2기에는 다른 미술관에서 찾아볼 수 없는 특수 유형 프로그램이 2개 기획되었다.

먼저, <전혀 예술적인, 엉성한 미술관 전시연계 [#FANTASY]>(2020.09.29.–2020.10.11.)는 QR코드를 이용하여 관람객들의 전시유형 성격 테스트를 진행하고 그 결과에 따라 그들에게 맞는 유형의 전시해설을 Youtube 동영상을 통해 소개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유형의 프로그램은 코로나-19시대가 단순히 미술관 기능의 위축이 아니라, 미술교육 발전의 새로운 방향 전환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암시한다. 다음으로 서울시립미술관 북서울관이 2020년 9월 기획한 <정금형 배달 서비스>는 관내에 거주하는 관람객이 웹사이트를 방문하여 작가 정금형, 김익현, 이강혁, 권순우가 마련한 여러 서비스 수령 시나리오 중 하나를 고르면, 작가가 20 명의 관람객을 선정하여 특정 오브제를 신청자가 제시한 장소로 배송하는 프로젝트이다. 본 프로그램은 오브제를 배송하는 과정에서 작가들의 모습과 그것을 받는 시민의 모습을 촬영하여 그 결과물을 서울시립미술관 홈페이지와 연동된 <정금형 배달 서비스> 별도 프로그램 페이지를 통해 소개한다. 그리고 그 비디오 작품을 각종 동영상 콘텐츠를 온라인으로 제공하는 Vimeo를 통해 감상할 수 있다. 이 프로그램의 경우 퍼포먼스에 참여한 시민의 수가 한정되어 있고 프로그램 기획에 있어 큰 노력과 시간을 요구한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대면과 비대면이 융합된 새로운 형태의 퍼포먼스를 제시하여 코로나-19시대를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를 반영한다.

3기의 경우 각종 실기, 미술관 투어 등이 강조된 대면 프로그램이 현격히 증가한다. 그 이유는 우선, 2020 년 7월 22일부터 미술관이 정상 운영되었으며, 남서울미술관에서 기획된 <전혀 예술적인, 엉성한 미술관>(2020.08.25.-2020.10.25.) 전시 연계프로그램이 증가하였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방역지침에 따른 미술관 운영의 유연성을 엿볼 수 있다. 비대면 프로그램으로는 Youtube를 이용한 동영상 강좌나 Zoom 을 이용한 실시간 미술 체험 강좌가 3건 조사되었다. 그리고 책 형태의 체험 가능한 미술 교보재를 우편으로 발송하여 교육하는 유형 1개가 소개되어 전반적으로 다른 미술관 비대면 프로그램 구성과 유사함을 알 수 있다. 우편물을 이용한 교육콘텐츠 보급은 코로나-19 의 문제가 프로그램 유형과 성격에만 국한되지 않고 그 유통 구조의 변화와도 연관됨을 나타낸다. 4기의 경우 어떠한 대면 교육도 개최되지 않았다. 하지만, Youtube를 이용한 온라인 강좌 2개, 키트를 이용한 교육프로그램 1개, AR(증강현실)을 이용한 프로그램 1개가 소개되었다. 여기서 키트를 이용한 프로그램은 <오다흐 꽁떵포헝>이다. 이는 미술관 소장품인 김보희 작가의 와 김영섭 작가의 <노란풍선>을 6개의 향기로 해석하여 체험 교보재 형태로 시민 500명에게 발송하는 계획이다. 이 프로젝트는 <컬렉션_오픈 해킹 채굴> 전시에 참여한 작가 구수현의 기획으로 이루어졌다. 코로나-19시대의 효과적인 비대면 콘텐츠로서 창작자가 ‘향기’에 주목하는 일은 미술관 교육의 새로운 방향성 제시는 물론, 미술 고유 영역의 확장과도 연결될 수 있다. AR의 경우 <뮤지엄 메이커> 애플리케이션 (2021.02.15.–2021.04.11.)을 통해 디지털 작품을 미술관 야외에서 감상할 수 있는 형태로 기획되었다. 본 프로그램에는 작가 아르동(남기륭)이 참여하여 디지털 미술 작품을 미술관 앞 광장에 이식하고, 이를 특정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 받아 해당 작품을 스마트폰으로 감상하는 형태로 구성되었다. 본 기획은 코로나-19 로 인한 미술관 운영과는 무관하게 누구나 야외에서 디지털 작품을 감상할 수 있어 비대면 콘텐츠로서 효과적이다. 이 프로그램 역시 앞서 살펴본 <정금형 배달 서비스>, <오 다흐 꽁떵포헝>과 같이 코로나-19시대에 기성 작가의 적극적 참여를 유도하고 있어 의미가 있다.

이처럼 서울시립미술관의 경우 온라인 강좌, 활동지, 각종 교육 오브제 및 유통 방법의 변화는 물론, 기성 작가 참여를 통한 새로운 미술교육 방향성 제시가 큰 특징으로 요약될 수 있다.

경기도미술관의 경우 2020년 3월 1일 이후 대면 교육이 전면 비대면으로 개편되었다. 비대면 교육 구성을 보면 주로 만들기 형태의 활동지 교육이 5건으로 전체의 46%를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동영상과 활동지를 연계한 프로그램이 4건으로 36%를 차지한다. 다음으로 VR 동영상과 활동지를 연계한 경우가 1건, 온라인 동영상만 이용한 경우가 1건으로 조사되어 전반적으로 활동지를 이용한 교육프로그램과 동영상 교육이 눈에 띄게 나타난다. 이와 같은 경기도미술관의 교육프로그램 구성은 Youtube와 교육키트를 소개한 국립현대미술관이나 서울시립미술관과 유사한 부분이 있다.

표 4. 경기도미술관 교육프로그램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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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기별로 살펴보면, 1기에 온라인 강좌 1건, 활동지 교육 1건이 조사되었다. 2기의 경우 미술관 홈페이지와 연동된 동영상 강좌와 활동지가 연관된 교육프로그램 3개가 개설되었으며 활동지 교육이 2건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360도 VR 동영상과 활동지가 결합한 형태가 1 건으로 조사되었다. 3기의 경우 활동지 2건, 동영상/활동지 1건으로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경기도미술관의 경우 2기에 교육프로그램이 뚜렷하게 집중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활동지 교육을 위한 특별 동영상 제작이 미술 교육프로그램의 큰 특징으로 나타난다. 이를 통해 우리는 기관별 코로나-19를 대응하는 방법과 비대면 교육프로그램 집중 시기가 다양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대전시립미술관의 경우 조사 대상 기간 중 개최된 비대면 미술교육이 총 10건(83%)으로 나타났다. 그 결과 대면 미술교육(2건, 17%)에 비해 뚜렷한 우의를 보인다.

표 5. 대전시립미술관 교육프로그램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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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기의 경우 DMA아트센터에서 5월 6일부터 6월 12 일까지 진행한 <색깔·느낌놀이터>라는 어린이 체험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 이 프로그램이 가능했던 이유는 2020년 2월 22일 잠정 휴관 이래 2020년 5월 6일부터 8월 20일까지 관람객 인원을 제한하여 미술관이 재개관하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코로나-19의 영향은 ‘비대면’이라는 교육프로그램의 방향 전환이라는 의미 외에도 소수 인원 교육에 따른 대면 프로그램에 대한 집중도 향상 효과를 기대하게 한다. 이에 대한 세부적 사항은 3단락에서 다룰 것이다.

2기의 경우 7월 9일에 개최된 전시연계 세미나 프로그램이 대면으로 기획되었다. 비대면으로는 전시연계 동영상 강좌가 2건 개최되었다. 3기의 경우 아티스트 토크, 실기강좌, 콜로키엄 등 온라인을 이용한 각종 강좌가 7건 개최되어 4개의 시기 중 교육프로그램 집중도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4기의 경우 6개 시리즈로 구성된 온라인 강좌가 1건 개최되었다.

결과적으로 대전시립미술관 비대면 교육프로그램은 주로 동영상 강좌가 주를 이룬다.

대구는 2020년 상반기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가장 많이 나온 지역이다. 이를 반영하듯 다른 미술관과는 달리 1기에 어떠한 교육프로그램도 운영되지 않았다. 이러한 결과 역시 코로나-19의 영향이 지역에 따라 어느 정도 다르다는 것을 보여준다. 2기에 해당하는 2020년 7월 6일에는 사전 예약자를 대상으로 미술관이 재개관하여 아동을 위한 체험형 교육프로그램 1 개가 운영되었다. 3기에는 8월 23일 미술관이 다시 휴관한 이후, 9월 11일 재개관하여 아동 대상 프로그램 1개가 운영되었다. 마지막으로 4기에는 어떠한 교육프로그램도 운영되지 않아 다른 미술관들과 비교해 코로나-19에 대한 해당 기관의 큰 영향을 알 수 있다.

표 7. 대구미술관 교육프로그램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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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립미술관의 경우 조사 대상 기간 2개의 프로그램(17)%이 대면으로 이루어졌으며, 비대면이 10개 (83%)로 비대면 교육의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그것을 살펴보면, 온라인이 7건으로 58%를 차지하고 있으며 활동지가 3건으로 25%로 나타났다.

표 6. 부산시립미술관 교육프로그램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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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기별로 살펴보면, 대면 강좌는 2020년 5월 6일 재개관에 맞추어 기획된 김종학 작가의 전시를 계기로 1 기에만 30명의 인원 제한을 두어 2개가 개설되었다. 비대면의 경우 미술관에서 간단한 체험이 가능한 활동지를 만들어 시민들이 차량을 이용하여 이를 수령한 후, 비대면으로 가정에서 학습할 수 있게 하였다. 2020년 8월부터 9월까지 상시 운영된 이러한 ‘드라이브 스루’ 방식의 프로그램은 앞서 살펴본 서울시립미술관의 우편 서비스와 함께 코로나-19시대 미술관 교육프로그램의 새로운 유통방법을 보여준다. 3기의 경우 진로 체험, 문화강좌 등 총 4회의 온라인 강좌가 진행되었다. 그리고 워크북 형태의 활동지를 제작·배포하는 비대면 프로그램을 소개하였다. 이를 통해 우리는 코로나-19가 온라인 강좌와 활동지 프로그램을 효과적으로 활성화하는 계기라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한다.

전북도립미술관의 경우 앞서 살펴본 여러 미술관과는 달리 조사 기간 중 어떠한 비대면 미술교육도 제공되지 않았다. 이러한 결과는 교육프로그램에 대한 코로나-19의 영향이 전반적으로 강하게 나타나지만, 그것이 조사 대상이 되는 여러 미술관별 차이가 있음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대면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코로나 -19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1기와 2기에 각각 2개의 미술 강좌가 개최되었다. 3기와 4기에는 각각 1개의 미술 강좌가 소개되어 미술 교육프로그램이 둔화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표 8. 전북도립미술관 교육프로그램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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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립미술관의 경우 대면 미술교육이 총 7건, 전체 54%로 상대적으로 높은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 비대면의 경우 온라인이 2건(15%), 온라인과 학습지가 결합한 형태가 1건(8%)으로 나타나 ‘온라인-학습지’ 형태의 미술교육 프로그램의 중요성이 다시 한번 강조된다. 그리고 경기도미술관과 유사하게 360도 동영상을 통해 촬영된 이미지를 VR로 감상하고 이를 바탕으로 활동지체험을 할 수 있는 유형의 미술교육 역시 2건(7%)으로 나타났다. 시기별로 살펴보면, 1기에 대면 교육이 사라졌지만, 온라인 미술교육이 1건으로 나타났다. 미술관은 2020년 2월 26일 휴관 이후 5월 12일부터 8월 25 일까지 사전예약제로 재개관하였다. 그 여파로 2기에 작가와의 만남, 일반인 대상 전시 연계강좌 등 대면 교육 4건이 소개되어 방역 단계에 따른 탄력적 미술관 운영을 엿볼 수 있다. 그리고 학생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강좌 1건, VR 동영상과 활동지를 연계한 교육프로그램도 1건 진행되었다. 이 결과는 코로나-19가 교육프로그램을 VR이나 AR과 같은 미술계의 최신 트렌드로 변화하는 계기임을 보여준다.

표 9. 경남도립미술관 교육프로그램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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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기: 2020/10/01-12/31, 4기: 2021/01/01-03/31

경남도립미술관은 2020년 9월 17일 전시 준비로 임시 휴관하였다. 그 이후 10월 새 전시를 계기로 전시연계 작가 토크 등 3개의 대면 강좌가 소개되었다. 같은 시기 VR 동영상과 활동지를 이용한 미술 강좌 1개가 개최되었다. 그리고 최정화 작가의 전시<살어리 살어리랏다>를 계기로 기획된 활동지 형태의 전시연계 교육프로그램 <얄리얄리 얄라셩>(2020/10/22-03/14)이 운영되었다. 본 프로그램은 전시 참여 작가 최정화가 개발한 ‘100개의 조각’, ‘기억의 탑’, ‘경남여행’, 비밀여행’, ‘또 다른 세계’라는 5개의 활동지를 사람들이 미술관 홈페이지를 통해 다운로드 받아 자유롭게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앞서 살펴본 서울시립미술관과 같이 본 프로그램 역시 기성 작가의 참여를 통해 ‘활동지’라는 단순한 교육콘텐츠를 예술적으로 해석하여 코로나-19 시대 교육프로그램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4기에는 대면과 비대면을 통틀어 온라인 동영상과 학습지가 결합한 형태의 교육프로그램이 1건 소개되었다.

결과적으로 경남도립미술관 비대면 프로그램의 특징은 온라인, 활동지, VR을 활용한 미술 콘텐츠로 요약할 수 있다.

3. 미술관 문화의 변화에 대한 관람객 조사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코로나-19 이후 국내 국공립미술관에 예약문화와 소수 관람 문화가 발달하고 있다. 이에 대한 관람객들의 생각을 알아보기 위해 2021년 9 월 27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관람객 23명(20대: 10 명, 30대: 9명, 40대: 1명, 60대: 3명)을 대상으로 간단한 현장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표 10. 관람문화 현장 조사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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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예약문화에 관해서는 참가자 중 10명이 온라인 예약제를 통한 미술관 관람이 불편하다고 대답했지만, 12명은 그렇지 않다고 대답했다. 불편하다고 대답한 사람들은 20대 3명, 30대 4명, 60대 3명이며, ‘불편하지 않다’라고 대답한 사람들은 20대 6명, 30대 5명, 40대 1명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온라인 예약제가 젊은 관람객들에게는 어렵지 않지만, 디지털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세대에게는 어렵게 인식되고 있다. 실제로 한 60대 관람객은 온라인 예약이 고령의 관람객에게 거의 불가능하다는 의견을 강조하였다. 그리고 예약하지 않은 몇몇 관람객이 미술관 앞에서 돌아가는 상황을 인터뷰 진행 시 여러 번 목격하였다. 따라서 향후 코로나 -19가 지속하여 확산한다고 가정하였을 때 국내 국공립미술관들은 현장 예약 강화 및 연령대별 다양한 미술관 관람 방법에 대해 고민하여야 할 것이다.

관람의 질에 관해서는 23명의 참여자 중 22명이 “소수 관람을 통한 개인 감상공간의 확보는 작품과 전시에 대한 집중도와 몰입감을 효과적으로 높일 수 있다”라 말했다. 특히, 한 60대 관람객은 “코로나-19 이전 미술관을 방문하면 마치 시장에 온 것처럼 정신없었는데 지금은 소수의 사람만이 조용히 작품을 감상할 수가 있어 상당히 좋다”라 말하였다. 이는 ‘작품감상’ 측면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새로운 관람문화가 코로나-19 이전보다 긍정적일 수 있다는 사실을 나타낸다.

본 인터뷰는 전시 관람객의 초점이 맞추어졌다. 하지만, 전시 감상 자체가 교육적 효과와 연관됨은 물론, 교육프로그램 참여 인원수의 감소는 자연스럽게 참가자들의 교육에 대한 집중력과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는 사실과 연결될 수 있다.

현재 여러 국공립미술관은 개인의 미적 경험이나 실질적 교육 효과보다는 관람자나 교육 참여자 숫자에 따라 성과를 평가하는 데 익숙해져 있다. 따라서 이러한 현장 인터뷰의 결과는 향후 미술관 관람객 정책의 변화를 위해 중요하게 인식될 수 있다.

IV. 결과 및 논의점

코로나-19 이후 국내 주요 국공립미술관 교육프로그램 연구를 통해 우리는 ‘기관별 탄력적 운영’, ‘대면프로그램의 변화’, ‘비대면 프로그램의 발달’, ‘서울, 수도권, 지방의 질적 격차’ 등에 주목할 수 있다.

먼저, 기관별 탄력적 운영에 대해 살펴보자. 연구 결과 코로나-19가 전반적으로 상당수의 국내 국공립미술관 교육프로그램에 뚜렷한 영향을 주었음을 알 수 있다. 반면, 서울지역과는 달리 교육프로그램의 수가 적은 지방의 몇몇 미술관 프로그램 운영은 보건 위기의 영향과는 거의 무관할 수 있다. 또한, 기관별 방역 단계의 변화에 따라 대면, 비대면 프로그램을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코로나-19의 전반적 영향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대응이 미술관별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대면 프로그램 변화의 경우 그것은 특별한 강의 없이 미술관 내·외부를 자유롭게 체험하는 유형, 그리고 인원 제한을 전제로 한 문화예술 이론·체험 강좌 등으로 요약될 수 있다. 자유로운 관람의 경우 질적 측면에서 대면 미술교육을 얼마나 대체할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하지만, 이론·체험 강좌의 경우 양적 제한은 있지만, 수용인원의 축소를 통해 프로그램에 대한 관람객의 높은 만족도를 기대할 수 있다. 따라서 향후 미술관 문화의 효과적 발전을 위해 관람 인원 운영에 대한 새로운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

비대면 프로그램의 특징 및 유형의 경우 Youtube, Zoom, Vimeo와 같은 동영상 플랫폼을 이용한 강의, 활동지와 미술 교육키트를 이용한 미술교육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러한 방식은 전자기기에 국한된 교육 체험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시공간의 제약 없이 교육콘텐츠에 접근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 밖에도 VR을 이용한 미술 강좌나 360도 파노라마 동영상을 이용한 교육콘텐츠가 코로나-19 이후 발달하고 있다. 따라서 디지털기술을 통한 교육프로그램 개발 노력은 코로나-19 시대의 또 다른 특징이다.

비대면 강좌와 함께 코로나-19시대에 체험 가능한 형태의 활동지나 미술교육키트를 제작하여 교육프로그램의 대체 효과를 얻기 위한 노력이 눈에 띄게 나타난다. 또한, 이러한 프로그램 효과를 높이고자 온라인 강좌, 활동지/키트를 연계하는 복합형태의 콘텐츠가 코로나-19 이후 현격히 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시도는 교육 보조물로서 코로나-19 이전에도 여러 뮤지엄을 중심으로 활성화되었다는 사실을 생각할 때, 그 실질적 효과에 대해서는 지켜봐야 할 것이다[16]. 하지만, 이러한 교육 보조물이 우편물이나 드라이브스루와 같은 다양한 유통방식을 통해 소개될 수 있어 교육콘텐츠 보급의 다각화라는 긍정적 변화를 나타내기도 한다.

다음으로 2020년 하반기를 기점으로 기성 작가와 협력을 통해 여러 교육프로그램이 제시되고 있다. 이러한 시도는 분명 미술관 교육의 창의성과 예술성을 높이는데 효과적일 수 있다. 그리고 관람객에게 좀 더 다채로운 문화예술 콘텐츠를 제공하며, 작가들에게 새로운 창작 기회를 부여할 수 있다. 따라서 코로나-19의 영향이 단순히 ‘미술관 교육 기능의 축소’라는 부정적 영역에서 머무는 것이 아니라, 기성 작가들과 함께 새로운 형태의 교육문화를 견인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끝으로 ‘수도권과 지방’이라는 지형학적 측면에서 교육프로그램의 질과 관련된 담론이 가능하다. 앞서 언급한 기성 작가 참여를 통한 비대면 특별 프로그램, 그리고 AR과 VR과 같이 새로운 유형의 미술 체험 행사는 예산, 전문인력, 문화적 환경이 잘 구성된 서울과 수도권 미술관에 집중되어 있다. 반면,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몇몇 지방의 미술관 교육프로그램은 큰 변화가 없거나, 온라인 강좌와 활동지 배포에 의존하고 있다. 이러한 사실을 통해 우리는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프로그램 기획에 근본적인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결과적으로 코로나-19는 미술관 운영의 축소라는 부정적 결과를 낳았다. 하지만, ‘새로운 시대에 따른 교육프로그램의 발전’ 그리고 ‘대면 관람객의 미적 체험과 몰입감 강조’라는 긍정적 결과 역시 코로나-19시대의 특징이다. 여기서 본 연구가 시사하는 것은 향후 코로나-19가 종식되었을 때 ‘펜데믹 시대의 성과와 교훈을 어떻게 미술관이 합리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가’라는 문제이다. 이와 더불어 향후 코로나-19와 유사한 사건이 발생하였을 때 ‘어떻게 오늘의 경험을 효과적으로 미술관 교육에 반영할 수 있는가’라는 문제 역시 중요해 보인다.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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