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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Study on the Reality of Interactive Documentary : Focusing on

인터렉티브 다큐멘터리의 리얼리티에 관한 연구 : <마리보시위>를 중심으로

  • 시우 (성균관대학교 영상학과) ;
  • 변혁 (성균관대학교 영상학과)
  • Received : 2021.08.31
  • Accepted : 2021.10.12
  • Published : 2021.10.28

Abstract

This study shows that reality in interactive documentaries can be distinguished between narrative reality and visual reality, which can be defined as a feature of reality-based interactive documentaries. This study reveals the visual reality in that all audiences who visually watched "The Maribor Uprisings" were immersed in the movie presented by the producer, and thus sympathized with the problems of non-violent protests and social conflicts through two-way communication between the audience and the actors. This study also confirms that epic reality in that it can selectively participate in the narrative of movies through questions about democracy in action. Besides, this study finds that the reality expressed in the interactive documentary deepens the audience's 'immersion', showing that the direction of the narrative can be determined by reflecting the opinions of the audience on an event or narrative of the movie. In this process, the audience was found to have the characteristics of being able to recognize and rediscover events in the movie as if they were close to them.

'인터랙티브 다큐멘터리(Interactive Documentary)'는 기존의 영화와 다르게 관객들이 능동적인 참여를 하면서 볼 수 있는 혁신적인 영화를 의미한다.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인터랙티브 다큐멘터리에 나타난 리얼리티에 대하여 분석하였으며, 이를 위하여 2017년 DMZ국제다큐영화제에서 상영한 영화 <마리보시위>를 대상으로 선정하였다. 연구결과, 인터랙티브 다큐멘터리에 나타난 리얼리티는 서사에 나타난 리얼리티, 시각적으로 나타난 리얼리티, 리얼리티를 기반으로 한 인터랙티브 다큐멘터리로 구분할 수 있다. <마리보시위>는 관객이 영화에 몰입하고 양방향 소통을 통해 비폭력 시위와 충돌을 야기한 현장을 오가며, 행동하는 민주주의에 대한 질문을 통해 영화의 서사를 선택하고 참여할 수 있는 형태로 구성되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인터랙티브 다큐멘터리에 나타난 리얼리티가 관객의 '몰입'을 향상시키며 영화의 한 사건 혹은 서사에 대하여 관객의 의견을 반영하여 서사의 방향을 정할 수 있고, 이러한 과정에서 관객들은 영화 속 사건이 자신과 밀접한 사건처럼 인지하고 재발견할 수 있다는 특징을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Keywords

I. 서론

‘인터랙티브 다큐멘터리(Interactive Documentary)’ 는 기존의 영화와 다르게 관객들이 능동적인 참여를 하면서 볼 수 있는 혁신(革新)적인 영화를 의미한다. 여기서 혁신적인 영화란 기존의 영화가 가진 한계점을 보안하여 새로운 특성을 가진 영화를 의미한다. 또한, 인터넷 실시간 클라우드 서버를 바탕으로 다양한 멀티미디어를 통해 능동적인 상호작용을 구현하며 창작 및 수용되는 새로운 양식의 다큐멘터리로 정의할 수 있다 [1][2]. 이는 1960년대부터 시도된 ‘인터랙티브 시네마 (Interactive cinema)’의 한 유형으로, 특히 극장 상영용 인터랙티브 픽션 영화의 제한적 인터랙티비티를 초월해 웹 또는 모바일 디바이스 등을 통해 수용자의 능동적 상호작용이 가능하도록 하여 다큐멘터리의 새로운 양식으로 발전하였다[2].

인터렉티브 영화에서 극영화 및 다큐멘터리는 수용, 유통, 인터페이스, 콘텐츠 등 큰 차이를 보인다. 극영화에서는 첨단 테크놀로지와의 융합, 모바일 콘텐츠 시장을 대상으로 한 유통, 인터랙션 방식 및 유형, 사용자의 선택권 다양화에 중점을 둔 빅데이터 등이 중요하게 논의된다. 반면, 인터랙티브 다큐멘터리의 경우 유동, 인터페이스 디자인, 수용 등 공공재적 성격이 강조된다. 하지만 지금까지 인터렉티브 영화에 대한 연구는 다큐멘터리와 극영화의 구분을 선명하게 하지 않은 채 광의의 범주에서 논의하는 경향이 있었다. 이는 장르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기 때문에 인터랙티브 영화의 개념이 모호해질 수 밖에 없으며, 이러한 기존의 한계점을 고려해 본 연구에서는 인터랙티브 영화의 하위범주인 ‘인터랙티브 다큐멘터리’에 중점을 두고자 하였다.

인터랙티브 다큐멘터리가 트랜스미디어 콘텐츠로써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고, 다큐멘터리의 또 다른 가능 성으로써의 가치를 가지고 있으나 개념화가 명확하게 진행되지는 않았다. 현재까지도 인터랙티브 다큐멘터리는 모바일 다큐멘터리, 디지털 인터랙티브 다큐멘터리, 멀티미디어 다큐멘터리, 하이브리드 다큐멘터리, 포스트 다큐멘터리, 웹 다큐멘터리 등으로 불리고 있다. 차민철(2018), 계운경(2019) 등 지금까지의 선행연구에 따르면 인터랙티브 다큐멘터리에 관한 서로 다른 입장 차이를 알 수 있는데[2], 첫째, 디지털 테크놀로지의 발전 가능성을 기반으로 인터랙티브 다큐멘터리를 전통적 다큐멘터리의 대안으로 보는 것이다. 둘째, 전통적인 다큐멘터리와 비교하였을 때 인터랙티브 다큐멘터리가 전통적 다큐멘터리 범주에 포함되는가에 대한 의문을 제시하는 입장으로 구분된다. 이러한 입장 차이를 바탕으로 본 연구에서는 인터랙티브 다큐멘터리의 긍정적 가능성을 발견하고, 테크놀로지의 발전이 영화의 발전을 보장하는 기술결정론을 경계한다. 또한, 인터랙티브 다큐멘터리를 수능 및 능동이라는 이분법으로 구분하거나 인터랙티비티의 의미를 단순화하는 오류에 유의하고자 한다.

영화와 다큐멘터리에서의 리얼리티는 실제적 소재를 활용하는 경우와 현실 세계를 담는 등의 재현내용 및 형식에 따라 다르게 논의되고 있으나 일반적으로 리얼리티에 관한 합의가 존재한다. 크리스티안 될커 (Christian Doelker)는 리얼리티에 관하여 문화, 과학, 철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정의되고 있고, 이론마다 구조 및변화가 너무 복잡하므로 누구도 완전하게 묘사하지 못할 것이라고 하였다. 이러한 입장을 바탕으로 리얼리티를 “우리가 진짜라고 지각하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다[3].

사실 리얼리티는 다수의 예술가들이 재현을 통해 표현하고자 하는 예술의 궁극적인 본질이다. 즉, 예술에서 리얼리티는 모방된 사실 및 사실성을 의미하는 것이다. 또한, 의식과는 독립해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외부세계 및 외부세계를 소재로 해 상상에 의한 허구의 과정과 그동안에 질서화한 현실성 및 현실감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4].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디지털 기술의 발달 및 새로운 미디어의 출현으로 다큐멘터리는 또 다른 변화의 국면을 맞이하였다. 따라서 테크놀로지 인터랙티브 장르까지 등장하는 현시대에 다큐멘터리 재현(再現) 양식에 관한 근본적인 이해가 요구된다. 여기 재현 양식은 다큐멘터리로 표현된 형식, 다큐멘터리로 다시 나타낸 형식을 의미하는 것이며, 현재 형식적, 장르적으로 변형된 다큐멘터리가 다양한 용어로 정의되는 문제를 인식하며 인터랙티브 양식에 따른 다큐멘터리를 살펴보고자 한다. 또한, 인터랙티브 다큐멘터리의 사례를 들어 리얼리티 재현의 측면에서 새롭고 혼합된 양식에 대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이를 통해 기존의 다큐멘터리 형식의 개념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양식이 변방의 장르로 인식되기 보다는 기술 및 시대의 발전에 따라 광의의 범위의 틀 안에서 이해되어지길 기대한다.

이러한 연구를 위하여 본 연구에서는 인터랙티브 영화 중 <마리보시위>를 사례분석 대상으로 선정하고, <마리보시위>에 나타난 리얼리티를 통해 인터랙티브 다큐멘터리의 리얼리티에 대하여 분석하고자 한다. 즉, <마리보시위>에 나타난 리얼리티 재현의 측면에서의 의미를 파악하기 위해 텍스트를 살펴보며, 인터랙티브 다큐멘터리의 이론적 논의를 수용해 텍스트의 리얼리티 재현 양식에 관한 실질적 접근을 시도하고자 한다.

II. 인터랙티브 다큐멘터리와 리얼리티

1. 다큐멘터리의 리얼리티

초기 다큐멘터리 전통에서는 현실을 객관적으로 기록하는 것을 다큐멘터리라고 규정하였고, 이와 같이 명명된 것에 특정한 지위를 부여하였다. 이러한 관점에서 날것 상태의 자료가 자연적으로 떠오르며, 따라서 의미도 자동적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파악한다. 카메라는 세계를 정확하게 기록하는 도구가 되었고, 사실에 관한 새로운 갈증 해결에 동원이 되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다큐멘터리는 일관성을 잃고 과학적, 교육적, 프로파간다적, 예술적 담론 등 다수의 경쟁적 담론에 의하여 개념 자체에 모호함이 발생하였다[5]. 이러한 혼란 안에서 “다큐멘터리를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에 관한 논쟁이 이어졌으며, 1960년대에는 다큐멘터리가 가공되지 않은 리얼리티 포착에 효과적이라는 신념 아래에 새로운 영화적 운동이 나타났다. 그 중 하나의 형식적 경향은 다큐멘터리 전개에서 카메라가 없는 것과 같이 실체를 담아내는 것이 가능하다는 점이다[6]. 즉, 있는 그대로 촬영하고 주관적 관점을 배제함으로써 객관적 시선만 남도록 해야 리얼리티 보장이 가능하다고 보았으며, 이러한 방식으로 촬영된 다큐멘터리는 진실을 나타낼 수 있다고 보았다.

지가 베르토프(Dziga Vertov)는 영화 촬영은 현실을 기록하는 것이라고 보았다[7]. 따라서 연출가의 연출을 통해 작위적인 행동을 전혀 보이지 않고 일상적으로 사는 대중의 그 자체를 포착 및 편집하는 것을 자신의 역할이라고 한정지었다. 이는 미장센(mise-en-scène) 이 있을 수 없는 것이나 카메라 앞에서 발생하는 사실을 기록하는 것에 자신의 역할을 한정시키지 않고 편집을 통하여 그는 더 많은 것을 형상화하였다[8]. 다만, 베르토프의 편집 시스템이 매우 특징적이지만 예술적이지 못한 요인으로 예술을 구성한다는 모순에 의하여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르토프가 제시한 영화이론은 다큐멘터리 영화에 다수의 영향을 미쳤다. 1960년대로 오면서 그의 영화 철학은 소형녹음기, 고감도 필름, 카메라의 경량화 등과 같은 장비의 혁신적인 발전과 융합되었다. 기술적 발전이 도모되면서 후대에 기록에 중점을 두는 다큐멘터리 형식이 주목받게 된 것이다. 경량화된 카메라로 인해 핸드헬드 촬영이 가능하게 되었으며, 고감도 필름은 조명 간소화에 영향을 미쳤다. 즉, 제작 인원이 감소하고 이동성을 높여 현장 포착에 다수 활용되고 있다.

이와 같은 기술과 함께 1960년대 미국에서는 리차드리콕(Richard Leacock)과 로버트 드류(Robert Drew)를 중심으로 한 ‘다이렉트 시네마’ 운동이 나타났다. 이들은 계획 및 조작된 내러티브를 거부하며 객관적 관찰자로서 있는 그대로 촬영하는 것을 주장하였다. 연출자의 개입은 가능한 배제하고 촬영대상의 간섭 없이 관찰하며, 그리어슨에 의하여 주장된 다큐멘터리의 대표적인 특징인 “과도한 연출을 부정하는 것”을 고수하고자 하였다[8]. 그리어슨이 주장한 ‘현실의 창조적 처리’라는 개념은 이들에게 기각되었고, ‘벽 위의 파리 (Fly on the Wall)’라는 자연주의 수사학으로 대체되었다[8]. 여기서 자연주의 수사학은 다큐멘터리가 어떤 인위적 개입 및 가공 없이 대상에 관한 순수한 관찰을 통하여 가공되지 않은 리얼리티를 포착할 수 있다는 믿음을 반영한다. 이들은 등장인물이 카메라의 존재를 망각하게 되는 것이라고 보았고, 이 접근방식에서 영화제작자 및 등장인물의 관계는 영화제작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에 행동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그 안에 스며들도록 하기 위하여 편안하고 서로 신뢰하는 관계야 되어야 한다. 즉, 앞서 등장인물 및 상황, 그들의 양상을 선택함에 있어서 이미 주관성이 발생하는 것은 인정하지만 선택을 한 후에는 감독은 어떠한 상황이 발생해도 그 장면을 연출 및 참여하지 않으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9]. 더불어 이러한 촬영과정은 물론 편집과정에서도 영향을 최대한 줄이고자 노력하였으며, 다큐멘터리에 자주 사용되는 보이스오버(Voice Over) 해석 및 부가적인 음악과 음향효과, 카메라를 위한 행동의 반복, 역사적 사건의 재연, 중간자막, 심지어 인터뷰까지 자제하고자 했다.

빌 니콜스(Bill Nichols)의 정의에 의하면, 이와 같은 형식은 ‘관찰적(Observational) 양식’으로 분류하고, <프라이머리 Primary>(1960), <체어 Chair>(1963), <티티컷 풍자극 Titicut Follies>(1967) 등이 이 장르의 대표작이다. 이러한 작품은 흔들리거나 거친 화면과 고르지 않은 음향, 이미지 및 사운드의 열악함이 아마추어적인 요소로 보이면서 오히려 다큐멘터리의 현장성을 보장하는 요소로 자리잡았다. 다이렉트 시네마에서 카메라는 의식하지 않아야 하는 자연주의적 수사학으로써의 핵심이고, 지금까지도 영상 촬영 후에 편집과정에서 이야기를 구성하는 다큐멘터리 양식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와 유사한 시기에 프랑스에서는 민족지적 다큐멘터리 작가로 알려진 장 루쉬(Jean Rouch)가 베로토프의 ‘키노 프라우다(kino-pravda)’를 프랑스어로 번역해 ‘시네마 베리테(Cinema verite)’라고 부르기 시작하였고, 이는 ‘영화 진실(Film Truth)’로 번역한다. 이는 베르토프의 지켜보기 방식의 대상 및 소통이 필요하다고 여겼으며, 베로토프의 지켜보기 방식의 촬영보다 카메라를 의식한 등장인물의 행동 및 진술을 ‘영화적 진실’로간주해 대상과의 소통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즉, 베로토프의 순수 제작형태에서 상호작용이 가능한 플래허티의사회학적 접근법으로의 변화가 도모되었다[10].

이는 크리스 마르케(Chris Marker)와 피에르 롬므 (Pierre Lhomme)의 <아름다운 오월 Le Joli Mai>(1962)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시네마 베리 테에서 우리가 볼 수 있는 것은 우리를 대신하여 카메라가 현장에 있었으므로 가능한 것이고, 이는 연출되지 않았고 드라마가 없으며 내러티브 지향적이지 않은 영화라고 볼 수 있다. 절대적 진실보단 만남의 진실을 강조하고, 엘리트가 아닌 평범한 사람의 진술을 통하여 다양한 역사를 표현함으로써 제도화한 역사에 관한 대안적 관점을 내놓고 있다[11]. 시네마 베리테 제작자는 미학적 관심보다는 단순히 필름 안에 현실을 담기 위해 노렸했고, 이 방법은 감독 및 촬영대상 간의 만남에 의하여 폭로되는 진실을 강조하는 특성으로 인해 촬영대상이 카메라 및 스탭의 존재를 이미 인식한다는 사실을 배제할 수 없게 되었다.

앞서 언급한 다이렉트 시네마 및 시네마 베리테의 객관적인 리얼리티 재현을 위한 노력이 지속되었음에도불구하고 다큐멘터리 형식으로서 비판을 피해갈 수 없었다. 그 중 다이렉트 시네마는 가장 객관적인 방식으로 사건을 기록한다는 평가를 받음에도 불구하고 가장 왜곡의 가능성이 많은 양식이라는 비판을 받았는데, 이는 현장에서의 개입을 배제하기 위하여 철저한 사전 준비가 필요하고 이는 곧 사전 준비단계에서 연출 및 개입이 이루어진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시네마 베리테 또한 촬영대상이 제작자 및 스탭의 존재를 이미 인지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결과적으로 제작자의 개입이 불가피함을 증명한다고 볼 수 있다.

시네마 베리테의 경우 애초에 이탈리아의 네오리얼리즘 및 사실주의 및 객관주의에 관한 대안적 방식에서 출발한 것이다[12]. 따라서 사회현실의 궁극적 진실을 포착한다는 의미를 가지긴 하나 카메라가 개입되는 형식을 취하고 주관적 관점을 보일 수밖에 없었다. 빌 니콜라스는 이를 ‘참여적(Participatory) 양식’이라고 분류하였다. 이후 시네마 베리테 형식은 참여적 양식으로써 다양한 형식의 혼합 및 변형이 나타났다. 대표적으로 마이클 무어(Michael Moore)의 <로저와 나 Roger & Me>(1989)가 있는데, 이는 시네마 베리테의 영향을 받은 작품으로 참여적 양식을 표방한 작품이다. 이와같이 다이렉트 시네마 혹은 시네마 베리테처럼 리얼리티를 위한 노력은 현재 다양한 인터랙티브 다큐멘터리 양식이 발전하는 기반이 되고 있다. 시네마 베리테 및 다이렉트 시네마는 이론적 차이를 가지고 있으나 진실을 필름에 담기 위한 작업은 공통된 노력임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은 영화적 실험 운동이 이후 다큐멘터리 경향에 큰 영향을 미쳤으며, 급격한 형식의 변형 및 혼용이 시도되고 있는 현재까지도 다큐멘터리의 기본 양식으로 활용되고 있다.

즉, 리얼리티를 담아내기 위한 노력은 언제가 모든 예술에 있어왔고, 형식적 방법론에서만 차이가 있다고 볼 수 있다. 표현방법 및 재현 형식에서의 차이는 결과적으로 제작자의 의도가 어느 정도 반영 및 표현되었는가에 따라 달라진다고 볼 수 있다.

2. 인터랙티브 다큐멘터리

인터랙티브 다큐멘터리는 웹 등장과 함께 새로운 스토리텔링을 위한 플랫폼 혹은 새로운 표현양식을 가능하게 하는 미디어로 부상하였다. 인터랙티브 다큐멘터리는 온라인 다큐멘터리(Online Documentary)', 오픈 -스페이스 다큐멘터리(Open-Space Documentary), 확장 다큐멘터리(Expanded Documentary), 콜 랩-다큐멘터리(Collab-Docs), 트랜스미디어 다큐멘터리 (Transmedia Documentary), 웹-다큐멘터리(Web-Documentary) 등 다양한 용어와 관련 개념이 혼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2000년 중반 이후부터는 ‘웹 인터랙티브 다큐멘터리’, ‘웹 다큐멘터리’라 칭하였지만 ‘인터랙티브 다큐멘터리’ 혹은 ‘멀티미디어 다큐멘터리’와 개념이 혼용되고 있다.

지금까지 발표한 작품 중 대다수의 작품이 웹상에서 구현되었기 때문에 흔히 웹 다큐멘터리라고 칭하였으나, 현재는 웹 형식에 기반을 둔 인터랙티브 다큐멘터리라 칭하는 것이 포괄적이며 적합한 개념이라고 본다. 특히, 최근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등의 대중화와 함께 다양한 모바일 기기를 통한 웹 형식의 확장을 고려한다면 웹 다큐멘터리라는 용어는 상대적으로 부합하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인터랙티브 다큐멘터리는 미디어 컨버전스의 진화에 따라 등장한 멀티미디어(텍스트, 사진, 오디오, 비디오, 인포그래픽, 애니메이션 등)를 재료로 수용자와 창작 자간의 능동적 상호작용을 기반으로 창작 및 수용되는 새로운 트랜스미디어 콘텐츠이고, 클라우드 기반의 실시간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 툴(Tool)을 통하여 구현 및 탑재되는 가장 진화한 형태의 트랜스 미디어 플랫폼이다[13].

이와 관련하여 박미선, 이재준[14]은 웹 다큐멘터리 대신 인터랙티브 다큐멘터리가 포괄적인 개념이라고 제시하였고, 인터랙티브 다큐멘터리를 다시 웹 형식과 설치 형식으로 구분하였다. 즉, 시각 및 청각 중심의 전통적 다큐멘터리와는 다르게 수신 및 발신을 포함하여 사용자 및 미디어 간의 상호작용을 특징으로 하는 인터랙티브 다큐멘터리는 다시 정보디자인 영역에 포함되는 웹 형식과 조형예술 영역에 포함되는 설치형식으로 구분할 수 있다고 하였다.

인터랙티브 다큐멘터리는 웹 상에서 배급 및 시청이 가능한 멀티미디어 다큐멘터리이다. 텍스트, 사운드, 사진, 비디오의 형태이며, 기자 및 작가가 사용자에게 서로 다른 출입구를 통하여 여정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비선형적 이야기를 전달한다[15]. 또한, 사용자는 상호작용을 통하여 원하는 정보를 선택할 수 있으며, 어떠한 법칙도 이러하나 새로운 기술행위를 규제하지 않고, 각자는 현재 통용되는 코드들의 실험적 가치로 자신의 고유한 코드를 자유롭게 구축할 수 있다.

즉, 인터랙티브 다큐멘터리라는 개념은 형식 및 내용은 물론, 제작 방식에 있어서 다양한 성격의 프로젝트를 가리킨다. 사뮈엘 루슬리(Samuel Rusli)는 인터랙티브 다큐멘터리의 주요 경향으로 저널리즘 인터랙티브 다큐멘터리, 이미지 없는 인터랙티브 다큐멘터리, 역사적 인터랙티브 다큐멘터리로 구분하였다[16]. 유럽의 인터랙티브 다큐멘터리 열풍을 기반으로 한국 역시 인터랙티브 다큐멘터리 분야가 주목받고 있다. 대표적인 작품으로 <탈북자>(2013), (2015), <마담 B>(2016) 등이 있으며, 인터랙티브 다큐멘터리 관련 세미나 개최, 제작 지원 사업 등이 시행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시작단계이기 때문에 수용자에게 인터랙티브 요소를 제공하기 보다는 짧은 분량의 다큐멘터리가 웹을 기반으로 제공되는 것에 그친다는 한계점이 있다.

수용자는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여 짧은 길이에 깊이까지 갖춘 웹 콘텐츠를 선호하는데, 이는 인터랙티브 다큐멘터리의 경쟁력이 될 수 있다. 단순하게 웹 플랫폼을 활용하여 다큐멘터리를 제공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을 선호하는 수용자의 니즈를 고려하여 능동적 상호작용이 가능하도록 발전할 필요가 있다. 이는 곧 스마트폰 및 태블릿 PC 등 서로 다른플랫품과의 결합을 통해 새로운 영역의 비즈니스 모델 창출로도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인터랙티브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는 창작자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다양한 분야의 협업을 고려해야 하므로 다큐멘터리에 관한 고민과 함께 저널리스트, 프로젝트 매니저, 웹 디자이너, 사진작가, 프로그래머, 인터페이스 개발자, 인터랙티브 편집자, HTML/Flash 스트리밍 기술자 등과의 다양한 측면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 또한, 유기적인 서사구조를 바탕으로 한 콘텐츠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어야 하는 등의 요인이 진입장벽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극장가의 비인기 장르인 다큐멘터리의 경우 극영화와 비교하였을 때 창작 및 유통과정의 지속적 재생산체계의 구축 여기가 적으며 할당되는 상영관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따라서 인터랙티브 다큐멘터리는 대안적 비즈니스 모델로써의 가능성이 있으며, 빠르게 변화하는 크로스 미디어로의 진화 및 스낵컬쳐 시대에 인터랙티브 다큐멘터리가 창작 및 수용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다고 본다.

3. 뉴미디어와 인터랙티브 다큐멘터리

전경란[17]은 인터랙티브 다큐멘터리 형식에 변화를 도모한 디지털 테크놀로지의 다양한 매체적 속성 중 ‘모듈성’에 고나하여 언급하였다. 구체적으로는 새로운 형식의 변화 안에서 다큐멘터리의 실재성, 서사성, 객관성 등의 특징이 가진 의미가 ‘모듈성’에 의하여 어떻게 변화했는지에 관한 검토의 필요성을 제시하였다.

뉴미디어를 제작할 때 부분적으로 조합된 어떠한 객체에 새로운 요소를 추가하거나 기존 요소의 재작업이 필요해지는 경우가 있다. 이와 같은 상호작용은 뉴믿어객체가 다양한 배율로 모듈식 구성이 되기 때문에 가능해졌다. 인터랙티브 다큐멘터는 하이퍼텍스트 소설 및 인터랙티브 시네마, 디지털 게임 등 텍스트의 구성 및 진행에 사용자가 실질적으로 관여함으로써 내용 자체를 조작 및 재구성, 변형이 가능하도록 한다[18].

뉴미디어 요소는 생산과정 전반에 걸쳐 개별적 정체성을 유지하므로 쉽게 수정 및 대체되며, 삭제된다. 어떠한 객제차 끝나면 개별 요소가 따로 접근하지 않는 하나의 스트림으로써 출력되는 것이다[19]. 예를 들어 인터랙티브 다큐멘터리의 각 클립은 개별적 독자성을 가지기 때문에 새로운 클립으로의 대체 및 삭제, 덧붙이기가 매우 쉽다는 특징이 있다. 유사한 경우로 포토샵에서 디지털 이미지 부분은 일반적으로 개별적인 레이어에 위치하는데, 이러한 부분은 클릭 한 번으로 대체 및 삭제될 수 있는 것과 같다. 즉, 사용자의 입력장치를 통하여 물리적 개입이 가해져야만 각각에 무여한 모듈성에 의하여 내용이 구성되며 완성된 텍스트를 가질 수 있다.

기존 다큐멘터리 중에서도 관객이 상호작용할 수 있는 본격적인 인터랙티브 다큐멘터리는 2007년부터 본격저으로 제작되었고, 대표적으로 <프리즌 밸리 Prison Valley>가 있다. 이는 2010년 4월 독일 및 프랑스가 합작한 작품으로, Tv 채널 아르떼(Arte)가 자사 홈페이지 [20]를 통하여 공개한 작품이다. 이 작품의 경우 관객들은 탈출한 죄수를 추적하기 위하여 상호작용 기능을 경험할 수 있었으며, 탈출 경로를 지시하는 지도나 특정 장소를 지나기 위해 거쳐야 하는 미션을 받을 수 있는 방식으로 구성되었다. 인터랙티브 다큐멘터리가 관객으로 하여금 사용자 체험을 시키기 위한 모듈을 사용하였고, 이 모듈을 통하여 관객이 참여 가능한 체험적 서사구조를 보여주었다[16].

결과적으로 인터랙티브 미디어 창작자는 모듈적 사고방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 다양한 유혀의 객체 및 혼합과정을 유연하게 상상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인터랙티브 다큐멘터리의 경우, 기존의 서사 구조를 해체 및재조립하므로써 하나의 클립이 모듈성을 가진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또한, 인터랙티브 다큐멘터리의 구조는 창작자에 의하여 설계되지만, 작품을 조립 및 완성하는 것은 사용자의 역할이다. 즉, 인터랙티브 다큐멘터리는 창작자의 메시지를 얼마나 잘 전달하였는가에 중점을 두는 것 보다, 사용자가 직접 조립한 작품이 사용자에게 어떻게 수용될지에 대한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

III. 인터랙티브 다큐멘터리 <마리보시위> 분석

본 연구에서는 인터랙티브 다큐멘터리 <마리보시위> 를 대상으로 사례분석을 실시하며, 이는 2017년 DMZ 국제다큐영화제에서 상영하였던 것을 대상으로 분석하고자 한다. <마리보시위>는 슬로베니아의 도시인 ‘마리보’에서 부패정권에 저항하기 위해 발생한 시위 현장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고, 인터랙티브 방식을 채택하여 관객들이 자신이 살고 있는 도시에서 이와 같은 시위가 발생하였을 때 어떠한 선택을 할 것인가에 대하여 묻는 구조로 구성하고 있다. 또한, DMZ국제다큐영화제에서이 영화를 상영할 당시 영화 중간중간 관객과 소통하며 서사를 진행하였다는 점에서 인터랙티브 성격을 확인할 수 있다. 즉, 영화 서사의 진행을 관객이 결정하도록 하는 인터랙티브 방식을 직접적으로 채택하고 있는 영화이므로 본 연구의 대상으로 선정하였다.

1. <마리보시위>의 서사(Narrative)구조

줄리앙 하센프라츠((Julien Hassenfratz)는 인터랙티브 미디가 작가의 통제를 많이 받을수록 이야기의 구조가 선형적이며, 반대로 사용자의 통제가 많을수록 복잡한 구조를 가진다고 보았다. 또한, 인터랙티브 미디어의 서사 유형을 선형적, 탄력적, 동심원, 세분화, 마디, 별자리 등의 형태로 구분하고 있다.

서사의 선형적 구조는 작가의 완전한 통제를 통해 이야기의 서술이 다르게 여겨지지 않도록 하기 위한 구조이다. 탄력적 구조는 선형적 구조와 유사하지만 사용자에게 몇 가지의 갈림길을 제공하는 구조이다. 동심원 구조의 경우 다양한 독립적 요소가 하나의 플랫폼으로 귀결되는 것으로, 종종 지도의 형태를 가진다. 세분화 구조는 사용자의 통제가 강한 서사구조인데, 각각의 사용자가 그들의 선택으로 인해 전체 중 한 부분을 선택하여 경험할 수 있도록 한다. 마디 구조는 세분화 구조가 발전한 형태로, 사용자에게 공통의 과정을 강제하면서 선택의 자유를 더 느낄 수 있도록 한다. 마지막으로 별자리 구조는 동심원 구조에서 사용자의 적극적 참여가 반영된 형태이며, 자신이 원하는 내용에 관하여 맹렬하게 파고드는 사용자에게 적합하다. 다만, 작가가 영향력을 아예 잃을 수 있다는 위험성을 가진 구조이기도 하다[11].

본 연구에서 다루고자 하는 <마리보 시위>는 ‘세분화 구조’와 ‘마디 구조’의 중간 정도에 위치는 작품이다. 이 영화는 슬로베니아의 마리보라는 도시를 배경으로 한다. 마리보 시장을 대표로 하는 부패 정권에 저항하기 위하여 발생한 시위현장을 보여주고 있다. 시장의 불법적 자금 사용은 지속적인 정권에 반감을 가진 시민의 불만이 폭발하게 되는 자극제가 되었고, 이에 시민들은 시장 퇴진을 외치며 거리로 나간다. 여기서 감독은 관객을 시위 현장의 중심으로 안내하며 광장 한 가운데 군중의 사이에서 영화를 어떻게 진행할 것인가에 대하여 반복적 질문을 통해 묻고 있다. 즉, 관객의 선택이 이야기의 핵심 주제를 결정하는 중요 요인이 되는 것이며, 이를 통하여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인터랙티브 미디어 서사 유형 중 ‘세분화 구조’와 ‘마디 구조’의 특성을 모두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인터랙티브 영화인만큼 관객의 능동적인 참여에 중점을 두고 있다.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감독이 직접 이와 같은 선택을 ‘왜’ 하게 되었는가에 대하여 관객의 의견을 묻고, 관객이 서로의 의견을 말하는 과정이 동반되는데, 결과적으로 이러한 과정이 축적되어 영화의 의미를 관객이 연출자와 함께 만들어 나가도록 서사 구조를 구축하였다. 영화의 이러한 특징은 인터랙티브 영화의 갈래 중 단체 경험 형태로 대형 스크린의 전형적인 일반 영화와 유사한 형태이다. 그렇다보니 대체로 스토리 중심으로 영화가 흘러가며 확장형 캐릭터가 등한다. 더불어 게임과 같은 요소가 나타날 수는 있지만 대체로 내러티브가 중심 역할을 하며, 관객의 선택이 스토리 체험 방식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특징을 보인다.

이 영화는 시간 및 공간의 제약을 허물어 실시간으로 영화의 의미를 만들어 내는 과정 자체의 시도로써 충분히 참신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영화 관람의 핵심 테마인 ‘몰입’을 의도적으로 방해하는 과정이 될 수 있고, 이는 인터랙티브 영화의 구조적 한계가 될 수도 있다고 본다.

2. <마리보시위>의 리얼리티

인터랙티브 다큐멘터리는 전통적 다큐멘터리가 보편적으로 추구했던 ‘객관적 리얼리티’가 아닌 ‘구성된 리얼리티’라는 개념을 기반으로 한다. 이를 인식론의 측면에서 살펴보면, ‘구성된 리얼리티’는 어떠한 것을 지각하거나 인식하는 관찰자에게서 독립한 그 어떠한 대상 및 사건이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을 바탕으로 대상(또는 사건)과 관찰자 간의 관계에서 성립하고 관찰자에 의하여 구성된 현실이라는 의미를 가진다[1].

이 개념은 두 가지 차원에서 살펴볼 수 있는데, 만약 다큐멘터리가 가진 리얼리티 자체가 그것을 매개하는 누군가(관객 혹은 작가)에 의하여 중재된다면,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누군가에 따라 혹은 그것을 듣는 사람이 누군가에 따라서 그 대상이 된 사건 및 정황으로부터 리얼리티의 다중성을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와 같이 중재에 의하여 다중화된 리얼리티는 구성이라는 좀 더 급진적 접근에 의하여 재정의될 수 있다. 즉, 중개는 다큐멘터리 주체, 즉 관객 및 작가에 의하여 일종의 서로 다른 의미를 산출하는 능동적 행위로 볼 수 있으며, 의미를 산출하는 개별 요소 사이의 복잡한 관계로 정의할 수 있다. 더불어 이러한 개념은 인터랙티브 다큐멘터리에 내포된 상호작용적 행위 특성을 고려하여, 인식론 및 과학적 증거를 동원하지 않아도 충분하게 설명이 가능한 논리적 귀결로도 볼 수 있다.

결과적으로 인터랙티브 다큐멘터리에서 리얼리티는 외부에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무엇이 아닌, 개입된 이들 간에 중재된 것 혹은 구성된 것임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개념을 바탕으로 <마리보시위>에 나타난 리얼리티 표현을 분석하면 다음과 같다.

2.1 실제 사건 현장을 통한 리얼리티 표현

영화 <마리보시위>는 슬로베니아의 도시 마리보에 발생한 부패정권에 저항하기 위해 발생한 시위 현장으로 관객을 데려간다. 관객은 시위현장에 직접 참여하지 않았지만, 시각적으로 직접 참여하고 있는 것과 같은 시각에서 영화를 관람하게 된다. 연출자는 시위현장 한가운데에 카메라를 설치하고 당시의 시위 현장을 있는 그대로 담고 있다. 어떠한 개입도 편집도 하지 않고 있으며, 시위 현장 가운데에서 그들의 저항을 있는 그대로 담고 있다. 이는 인터랙티브 다큐멘터리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이자 리얼리티를 표현하기 위한 보편적인 방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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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영화 <마리보시위> 중 한 장면

<마리보시위>는 앞서 서사구조에서도 살펴보았듯 단순히 선형적 서사구조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세분화 구조와 마디 구조의 중간 형태의 서사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서사구조를 바탕으로 ‘시위’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리얼리티 강조를 통해 관객에게 다음 단계 의사고 및 질문을 던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영화 <마리보시위>에서 리얼리티는 영화의 다음단계, 즉 인터랙티브 다큐멘터리로서 관객의 참여를 유도하고, 그들의 생각을 양방향으로 소통하기 위한 기본 전제조건의 형태로 제시하고 있다. ‘있는 그대로’의 상황을 영화, 즉 다큐멘터리 형식의 실화로 전달하고 이를 바탕으로 인터랙티브 다큐멘터리로 발전하기 위한 기반이 된다고 볼 수 있다.

2.2 리얼리티 기반의 인터랙티브 다큐멘터리 특성

영화 <마리보시위>는 영화 속 각각의 순간 및 선택의 순간에 관객의 견해에 따라 전개된다는 특징을 가진다. 즉, 관객 참여형태로 제작된 영화인 것이다. 영화를 상영하는 중간에 선택의 순간이 오면, 영화는 잠시 멈추고 사회자(연출가)는 관객들에게 “우리가 이 시위의 한가운데 있다면 어떠한 선택을 했을 것인가?”라는 질문을 하고, 다시 시위의 현장으로 관객을 데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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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2017년 DMZ국제다큐영화제, 감독 밀튼 기옌

또한, 다시 선택의 순간이 오면, 영화를 잠시 멈추고 사회자는 “폭력적 시위를 선택할 것인가, 평화적 시위를 선택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시위의 전략 및 윤리에 중점을 두고 관객과 토론을 하면서 좀 더 발전적인 서사를 주고받는다.

<마리보시위>가 이러한 형식으로 영화를 제작한 것은 실제 ‘마리보시위’ 현장에서 촬영한 영상이 슬로베니아의 마리보 도시에만 한정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래의 [그림 3]과 같이 시민들의 집회, 시위에 등장하는 최루가스 및 수류탄 등과 시민에 맞서는 경찰의 대응은 우리에게도 그 외에 다른 국가 사람들에게도 익숙하며, 언제 어디서든 발생할 수 있는 일이다. 즉, 영화를 관람하는 어떤 국가의 ‘누구’이든 이러한 시위 현장을 겪게 될 수 있거나 혹은 이미 경험한 사람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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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영화 <마리보시위> 중 한 장면

이러한 점은 결국 누군가의 리얼리티, 현실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마리보시위>에서 보면 결과적으로 이 시위를 계기로 시장은 사임하였고, 시민들의 집회는 다른 지역 및 도시로 확대되었다. 이 순간 관객에게 “당신이 저 거리에 서 있다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이가? 거리에서 민중의 권력을 지켜내는 방법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한다. 이 부분을 통해 관객과 양방향 소통을 하고, 관객의 선택을 통해 이야기의 핵심 주제를 결정하는 중요 요인이 된다. 그리고 관객의 선택에 대한 의견을 묻고, 관 격이 서로 간의 의견을 듣고 말하는 과정이 동반되는데 이러한 과정을 통해 인터랙티브 다큐멘터리의 리얼리티를 기반으로 한 영화의 의미를 관객과 감독(연출자)가 함께 구축해 나가도록 구성하고 있다.

2.3 시각적 리얼리티

<마리보시위>에 나타난 가장 두드러지는 리얼리티 요소는 시각적 리얼리티이다. 이 영화에서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에 구애를 받지 않고 실시간으로 영화의 의미를 창출하는 형태를 가진다. 과거 발생한 한 도시의 시위를 현재 시점에서 확인할 수 있다는 것, 관객이 직접 마리보라는 도시에 가지 않아도 그 도시에서 발생한 시위를 직접 참여한 것과 같은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다는 특징이 있기 때문이다. 마리보시위는 [그림 3][그림 4]에 나타난 바와 같이 시위 현장을 있는 그대로 촬영하여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시각적 요소의 리얼리티를 매우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이를 보는 관객들에게 현실성을 부각할 수 있고, 실제 시위에 참여한 것과 같이 영화에 몰입하여 자신의 선택에 대하여 생각해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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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4. 영화 <마리보시위> 중 한 장면

일반적 영화는 허구의 사건을 다루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허구의 사건을 진실처럼 보이기 위한 리얼리티에 중점을 둔다. 하지만, 다큐멘터리의 경우 실제 발생한 사건의 ‘사실’을 부각하기 위해 리얼리티 표현을 중시하며, 그 중에서도 본 연구에서 대상으로 선정한 인터랙티브 다큐멘터리의 경우 ‘사실’을 통해 관객의 선택을이끌어내고 양방향 소통을 통해 영화를 진행하기 때문에 관객이 현재 ‘마리보시위’ 현장에 있는 것과 같은 리얼리티 강조에 중점을 두고 있다.

즉, 인터랙티브 다큐멘터리에서 리얼리티는 관객의 선택을 끌어내기 위한 전제조건으로써의 역할을 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더불어, 관객이 인터랙티브 다큐멘터리, 즉 영화에 몰입하는 정도를 높이기 위한 중요요인이라고 볼 수 있다.

3. 소결

<마리보시위>는 관객의 ‘몰입’을 위해 사건의 리얼리티를 강조하는데 중점을 두었다. ‘마리보시위’ 현장에 직접 참여하고 있는 것과 같은 시각적 요소와 서사구조 등은 관객들이 시위 현장에서 선택을 하기 위한 전제조건 및 배경 정보로써의 역할을 담당하였다. 즉, 인터랙티브 다큐멘터리에서의 리얼리티는 관객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선택을 위한 배경지식을 제시함으로써 주어진 상황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표현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이러한 인터랙티브 다큐멘터리는 ‘몰입’이 중요하지만, 오히려 영화 중간에 개입하는 사회자(혹은 연출가)가 이를 방해하게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인터랙티브 다큐멘터리에서 리얼리티를 강조하는 것은 좋지만, 영화의 전체적인 구성 및 진행방식에 대해서는 영화 외적인 요소를 바탕으로 다각도의 고려가 필요하다고 본다. 더불어 본 연구에서 대상으로 선정한 <마리보시위>는 슬로베니아의 한 도시인 마리보에 발생한 시위를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이러한 시위는 세계 어느 국가에서 접할 수 있고, 발생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에 관객의 몰입을 끌어내는 것에는 어려움이 없다. 다만, 인터랙티브 다큐멘터리를 상영 및 진행해가는 과정에서 관객의 참여도가 낮거나 통역으로 인한 언어적 문제 발생, 몰입을 낮추는 상영 방식 등은 오히려 한계점이 될 수도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터랙티브 다큐멘터리는 우리의 일상과 밀접한 의미를 제시하기 위한 장치로 사용될 수 있으며, 전통적인 영화 관람 형태에서 벗어나 관객에게 영화 속에 나타난 일을 우리의 일, 우리의 일상에서의 의미로 재발견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준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고 볼 수 있다.

IV. 결론

본 연구에서는 인터랙티브 다큐멘터리에 나타난 리얼리티에 관하여 연구하였으며, 2017년 에서 상영되었던 <마리보 시위>를 대상을로선정하여 사례분석을 실시하였다. 인터랙티브 다큐멘터리에서 리얼리티가 가지는 의미를 살펴보았으며, 이를 통해 이러한 형태의 영화가 가지는 가치를 파악하였다.

본 연구결과, 인터랙티브 다큐멘터리에 나타난 리얼리티는 서사에 나타난 리얼리티, 시각적으로 나타난 리얼리티, 리얼리티를 기반으로 한 인터랙티브 다큐멘터리의 특징으로 구분할 수 있으며, 이는 모두 관객이 영화에 몰입하고 양방향 소통을 통하여 비폭력 시위와 충돌을 야기한 현장을 오가며, 행동하는 민주주의에 대한 질문을 통해 영화의 서사를 선택하고 참여할 수 있는 형태로 나타났다. 이러한 영화는 전통적인 영화 관람방식과 차이가 있었으나, 한 사건 혹은 서사에 대하여 관객의 의견을 반영하여 서사의 방향을 정할 수 있고, 이러한 과정에서 관객들은 영화 속 사건이 자신과 밀접한 사건처럼 인지하고 재발견할 수 있다는 특징을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랙티브 다큐멘터리는 사건 및 서사에 대한 리얼리티를 제공함으로써 기존의 관습에 익숙한 관객들이 다큐멘터리 형식을 하나의 장르로 인식하게 된다.

또한, 관객과의 상호작용성을 극대화하여 실제 사건에 관한 정보를 수집 및 제공하고, 관객이 그러한 정보를 위하는 과정에서 주도권을 가지도록 하는 다큐멘터리로서의 의미를 가진다고 볼 수 있다. 관객의 몰입을 방해한다는 한계점을 가질 수도 있지만, 이 역시 영화의 장르에 따라서 오히려 장점이 될 수 있다. 특히 다큐멘터리, 그 중에서도 본 연구에서 다루도 있는 <마리보 시위>와 같이 관객 간, 연출자 및 제작자와 관객 간의 대화와 소통, 논의가 영화의 진행을 보다 활발하고 역동적으로 이끌어 갈 수 있으며, 다큐멘터리 인터랙티브 영화의 대표적인 장르 및 표현방식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지금까지 살펴보았듯 인터랙티브 다큐멘터리는 아직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으며, 관객의 ‘몰입’을 바탕으로보다 효과적인 형태로 발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본 연구에서는 대표적인 작품 사례 연구를 통하여 인터랙티브 다큐멘터리에 나타난 리얼리티에 대한 이해를 시도하였다. 즉, 인터랙티브 다큐멘터리는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현실을 모방하는 예술의 본질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며, 다큐멘터리의 리얼리티를 재현하는 영화 예술의 한 장르로 발전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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