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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Relationship Between Global Competence and English Learning Motivation - A Case of H University

글로벌 역량과 영어 학습 동기의 상관관계 연구 - H 대학 사례를 중심으로

  • 김영아 (한성대학교 상상력교양대학 기초교양학부)
  • Received : 2021.01.19
  • Accepted : 2021.02.26
  • Published : 2021.03.28

Abstract

This paper aims to examine the relationship between global competence and English learning motivation, thereby finding an effective way to strengthen learners' global competence. Data are collected from 361 freshmen studying in a compulsory English course at H University in Seoul, using a survey with five-point Likert scale. Results reveal that there is a positive relationship between global competence and all four components of English learning motivation(integrativeness, instumentality, intrinsic and external motivation). Especially the correlation between global competence and learners' integrativeness is found to be the highest. Thus, this paper proposes two applicable class activities under the assumption that strengthening integrativeness is the most effective way to promote global competence.

본 논문은 서울 시내에 위치한 4년제 H 대학에서 교양필수 영어수업을 수강 중인 신입생 중 361명을 대상으로 글로벌 역량과 영어 학습 동기의 상관관계를 검토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대학 교양영어교육이 당면한 실천적 과제인 글로벌 역량 강화를 위해서는 어떤 영어교육이 바람직할지 그 방향에 대해 모색해보았다. 자료수집은 글로벌 역량과 영어 학습 동기에 대한 학습자의 자기인식을 묻는 설문지법을 통해 이루어졌다. 연구를 통해 영어 학습 동기와 글로벌 역량 간에 밀접한 정적 상관관계가 존재함을 확인할 수 있었고, 특히 영어 학습동기 중 통합적 동기와 글로벌 역량의 상관성이 높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에 본 논문은 통합적 동기를 강화하는 것이 글로벌 역량을 증진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 방법이라는 가정 아래, '국제 공동체에 소속된 세계시민으로서 영어를 사용하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는 LMS 활동과 온라인 국제교류활동을 실행가능한 수업활동으로 제안했다.

Keywords

I. 서론

글로벌 역량(Global Competence) 강화가 한국 대학 교양영어교육계의 새로운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글로벌 역량은 21세기에 들어서 새롭게 국제사회가 달성해야 할 공동의 교육 목표로 주목받기 시작했으며, 현재 한국 대학들은 글로벌 역량을 비단 추상적 목표가 아닌 구체적 교육 프로그램으로 실행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그 직접적 배경에는 2021년 예정된 교육부의 <3주기 대학기본역량진단평가>가 자리한다. 교육부는 ‘대학 규모의 적정화’와 함께 ‘교육의 질 제고’를 3주기 진단의 목적과 기능으로 설정하고 대학의 특성화 방향에 따른 교육과정의 구성과 운영의 실체적 내용을 주요 평가 대상으로 공표했으며(2021년 대학 기본역량 진단 기본계획, 교육부), 각 대학은 이에 발맞추어 대학의 특성화 방향에 따라 핵심역량을 설정한 후 이를 증진하기 위해 교육과정을 개편 중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대학에서 글로벌 역량은 3대 핵심역량 중 하나로 포함되어 대학교육의 중요 실천과제로 설정되었으며, 대학 교양영어교육은 글로벌 역량 중심으로 개편을 요구받고 있다.

영어 능력과 글로벌 역량은 상호연결성과 상호의존성을 특징으로 하는 21세기 세계화의 시대에 필수적인 두 가지 역량이다. 물론 글로벌 역량은 “다차원적인 능력”[1] 으로 영어 능력보다 훨씬 더 광범위한 개념이며 영어교육을 비롯한 어느 특정 학문 분야에 국한되지 않는다. 하지만 글로벌 역량과 영어 능력 사이에 밀접한 관련성이 존재하는 것은 분명하다. 그것은 우선 영어가 현재 특정 국가 혹은 민족들의 언어가 아니라 세계 공용어라는 위치를 점하고 있기 때문이며, 또 하나는 외국어 교육인 영어교육의 핵심에는 모국어와 다른 제 2 언어(L2)라는 매체를 통한 글로벌 역량의 핵심인 “다름의 경험”(the experience of otherness)이 자리하기 때문이다[2]. 따라서 교양영어 교육은 글로벌 역량교육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을뿐더러 이를 함양할 수 있는가 장 적합한 분야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본 연구는 글로벌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어떤 영어 수업이 효과적인가라는 실천적 질문에서 출발하며, 이를 글로벌 역량과 영어 학습 동기의 관계를 통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영어 학습 동기와 영어 성취도 간의 관계에 대해서는 수많은 선행연구가 존재하며, 국내외학자들의 이론적 혹은 실증적 연구로 제 2언어 학습 동기가 높은 학습자들이 해당 언어습득에서 비교적 높은 성취도를 달성한다는 사실이 입증되었다[3-5]. 하지만 글로벌 역량과 영어 학습 동기의 관계에 대한 연구는 아직 시작단계라고 할 수 있다. 글로벌 역량과 영어 학습 동기는 표면적으로는 서로 관련이 없는 두 개의 상이한 구인(construct)처럼 보인다. 하지만 동기화에 수반되는 정서, 인지, 그리고 행동의 잠재적 변화를 고려할 때 상관관계가 있다고 추정할 수 있다. 계획적 행동이론(Theory of Planned Behavior)에 따르면 목표와 동기, 필요는 목표를 추구하는 행동과 밀접한 연관을 지닌다[6]. 따라서 영어 학습에 대해 높은 동기 수준을 지닌 학습자는 더 높은 성취도를 이루기 위해 영어자료를 읽고 영어 프로그램을 시청하고 원어민 화자와 소통하는 등 다양한 행동을 통해서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려는 동력을 지니게 된다. 이러한 행동들의 결과 다른 문화의 규범과 전통, 역사에 대해 더 많은 지식과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는 다른 문화에 대해 더 잘 이해하고 공감하는 정서와 행동, 인지상의 변화로 이어질 수 있으며, 따라서 영어 학습 동기가 글로벌 역량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가정할 수 있다. 본 연구는 서울 시내에 위치한 4년제 H 대학에서 현재 교양필수 영어수업을 수강 중인 1학년 361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글로벌 역량과 영어 학습 동기간의 상관관계를 검토해 이 가정을 입증해보고자 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현재 대학 교양영어교육이 당면한 실천적 과제인 글로벌 역량 강화를 위해서는 어떤 영어교육이 바람직할지 그 방향에 대해 모색해보고자 한다.

II. 문헌 연구

1. 글로벌 역량과 영어교육

글로벌 역량은 국경을 초월한 지구촌 공동체의 구성원, 곧 세계시민이 갖추어야 할 인간의 보편적인 권리와 책임, 다양성에 대한 존중 등을 지향하는 추상적 기풍(ethos)을 지칭한다[7]. 글로벌 역량이 한국뿐 아니라 세계 교육계에서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2012년 반기 문 유엔 사무총장이 발표한 범세계적인 교육 의제인 글로벌 교육 우선 구상(Global Education First Initiative)에 글로벌 시민의식 함양이 세 가지 우선 과제 중 하나로 포함되면서부터이다[8]. 그 후 OECD는 2018년 글로벌 역량을 읽기, 과학, 수학과 함께 PISA(Programme for International Student Assessment)의 필수 평가영역으로 지정했으며, 이는 글로벌 역량을 비단 엘리트 교육뿐 아니라 보통 교육의 핵심 목표로 명시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의를 갖는다.

현재 글로벌 역량의 지향점과 중요성에 대해서는 광범위한 공감대가 존재하지만, 학자에 따라 그 내용에 대한 정의는 다양하며, 또 그를 지칭하는 명칭도 상호문화적 능력(intercultural competence), 글로벌 시민의식(global citizenship), 상호문화적 감수성 (intercultural sensitivity), 세계적 사고(global mindset) 등 다양하다. 하지만 글로벌 역량이 지식, 기술, 태도라는 세 가지 하위 역량으로 구성된다는 점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의견의 일치를 보인다. 여기에서 지식은 전통과 규범, 역사 등 자기 자신의 문화와 타 문화에 대한지식을 의미하며, 이것은 학습자가 상호문화적인 상호작용을 하기 위한 배경지식을 제공한다. 기술은 학습자가 상호문화적 환경에서 효과적으로 상호작용하는 것을 가능하게 해주는 언어적 · 문화적 기술을 지칭하며, 태도는 문화적 차이에 대한 학습자의 열린 자세와 문화적 다양성을 포용하고 그에 참여하려는 의지를 뜻한다 [9].

앞서 지적했듯이 글로벌 역량은 “다차원적인 능력”으로 특정 학문 분야에 국한되지 않는 총체적 역량이다. 하지만 글로벌 역량은 외국어 교육, 특히 영어교육과 밀접한 연관을 갖는다. 그렇기에 영어교육 분야에서도 오랫동안 언어교육과 그 언어를 사용하는 국가와 문화에 대한 지식을 연결하려는 시도가 지속되어왔으며, 특히 20세기 말 이후 상호의사소통 분야의 M. Byram과 C. Kramsch의 영향으로 언어교육과 문화교육이 연관성이 점점 더 강조되고 있다. 이들은 우선 제 2 언어의 사용은 의사소통에 참여하는 이들의 문화적 배경과 소통의 맥락이 중요한 상호문화적 의사소통일 수밖에 없음을 주장한다. Byram과 Kramsch가 영어교육을 통해 지향하는 의사소통은 단순한 정보 교환과 메시지 전달을 넘어 다른 문화를 지닌 사람들과 관계를 수립하고 유지하는 것이다. 그를 위해서 이들은 영어교육이 비단의 사 소통능력의 향상 뿐 아니라 학습자로 하여금 자신의 사회의 가치와 믿음, 행동에 대해 비판적 성찰을 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글로벌 역량과 유사한 개념인 상호문화능력과 외국어 교육의 주된 능력인 의사소통 능력을 결합한 개념인 ‘상호문화 의사소통역량’을세계화 시대의 영어교육이 지향해야 할 목표로 제시한다[2][10].

2. 영어 학습 동기와 글로벌 역량

제 2언어 학습에서 학습 동기는 학습자 관련 연구 중 가장 집중적으로 연구되어 온 분야이다. 국내 학습 동기 분야의 대표적 학자인 김태영은 그 이유를 학습 동기가 시시각각 변화하는 역동성을 지니고 있으므로 적절한 교육과 환경이 조성된다면 동기를 높이거나 유지될 수 있다는 교육적 믿음에서 기인한 것으로 분석한다 [11]. Robert Gardner는 제 2언어 학습 동기 연구의 부흥을 이끈 선구적 학자인데, 그의 가장 핵심적 주장은 다른 사회집단의 언어를 배운다는 것은 그 언어집단에 대한 학습자의 사회적 태도와 별개로 이루어질 수 없다는 점이다. Gardner는 40여 년간의 연구를 통해 영어 학습을 포함한 제 2언어 학습 동기의 선행 요소는 통합성(integrativeness)과 도구적 지향성 (instrumentality)으로 구분되며, 통합적 성향이 학습자를 더 높은 성취도로 이끈다고 주장한다. 이때 통합적 성향은 목표 언어를 사용하는 “언어 공동체에서 존중받는 다른 구성원들과 동화되고 싶어 하는 열망”으로 정의되며, 도구적 지향성은 “새로운 언어를 습득하였을 때의 실질적 가치와 이익”을 추구하는 것으로 정의된다[12].

제 2언어 학습 동기 연구에서 Gardner의 연구가 가지는 가장 큰 의의는 통합성이라는 개념을 통해 외국어를 배운다는 것이 그 외국어를 사용하는 국가와 민족에 대한 태도와 무관하지 않으며, 그런 점에서 다른 교과목과 달리 사회적으로 중립적인 분야가 아님을 분명히 했다는 점에 있다. 이후 그의 사회교육모형 socio-educational model)에 대한 다양한 비판이 제기되고 또 다양한 대안적 모형들이 제시되었지만, Gardner의 이 선구적 통찰은 유지되고 있다, 글로벌역량과 영어 학습 동기의 관계란 관점에서 볼 때 최근 학습 동기 연구 분야에서 주목할 만한 움직임은 Gardner가 제안한 통합성 개념을 확대하려는 시도이다.

Gardner의 모형에 대한 주요 비판 중 하나는 그것이 ESL 상황에 적합한 모델이라는 점이다. 이를테면 Gardner 이후 제 2 언어 학습 동기 연구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학자인 Dörnyei는 Gardner의 사회교육모형에서 목표어를 사용하는 집단에 동화되고자 하는 통합성을 그 핵심 구인으로 설정하고 있는 것은 21세기에 영어가 세계 공용어로서 비원어민들 사이에서 더 빈번히 사용되는 실상을 반영하지 못한다고 비판한다. 이에 Dörnyei는 통합성이나 도구성이라는 이분법적 구분 대신 학습자가 학습 과정에서 형성하는 자아상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고 제안한다[13]. 일본의 영어교육학자인 Yashima 역시 영어가 세계 공용어로서 막대 한민족언어학적 생명력과 문화적 자본을 지닌 언어가 되었음을 지적한다. 그가 보기에 이러한 상황에서 통합성을 특정 목표 그룹이나 문화에 대한 태도로 한정하거나, 통합성과 도구성을 구분해 실용적 가치에 영향을 받지 않는 통합성을 상정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비현실적인 가정이다. 이에 Yashima는 Gardner의 통합성이라는 개념을 확장해 EFL 상황에 더욱 적합한 구인으로 “국제적 자세”(international posture)란 개념을 제안하며, 이를 “특정 제 2언어 그룹이 아닌 국제 공동체에 스스로를 소속시키고 싶어 하는 심적 태도”로 정의한다 [14]. 한국 학습자들의 영어 학습 동기를 연구해온 김태영도 통합성으로 파악되는 구인에 영어 원어민 집단에 동화되고자 하는 게 아니라 세계화 시대에 영어가 공용어로 사용되는 주요 의사소통 도구라는 인식이 반영되어 있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으며, 이것이 영어 학습 동기 연구 분야에서 향후 학술적 탐구가 필요한 문제라고 주장한다[15].

3. 연구문제

이상 문헌연구를 통해 살펴보았듯이 영어교육계에서는 영어 교육과 글로벌 역량의 관련성에 대한 관심이 점차 증대하고 있다. 상호의사소통 분야의 Byram과 Kramsch의 연구가 세계화 시대의 영어 교육과 글로벌역량 함양이 불가분의 관계에 있음을 보여준다면, 영어학습 동기 분야에서 통합성의 개념을 확장하려는 움직임은 글로벌 역량 함양이 영어 학습 동기 강화로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본 연구는 영어교육계의 이 선행 논의들을 바탕으로 글로벌 역량과 영어 학습 동기의 상관관계를 실제 영어 학습자들인 서울 시내 H 대학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지 방법을 통해 확인하고 탐색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연구 질문은 다음과 같다.

1. H 대학 신입생들의 영어 학습 동기와 글로벌 역량 간에 상관관계가 존재하는가?

2. H 대학 신입생들의 글로벌 역량은 영어 학습 동기네 가지 요인과 어떤 연관성이 있는가?

3. 교양영어수업을 글로벌 역량 중심으로 개편할 때 바람직한 교육 전략은 무엇인가?

III. 연구방법

1. 연구대상

본 연구는 서울 소재 H 대학에서 교양필수 영어 수업인 <영어커뮤니케이션> 강좌를 수강 중인 1학년 학생 361명을 대상으로 시행되었다. 연구 자료를 얻기 위해 <영어커뮤니케이션> 강의를 교수하는 총 10명의 내국인과 외국인 교수자들에게 이메일로 연구 취지를 설명해 동의를 구했고, 교수자들의 도움을 받아 총 22개 반의 수강생을 대상으로 설문을 시행했다. 설문은 2020 년 11월 둘째 주에서 넷째 주까지 총 2주에 걸쳐 학교 LMS의 설문 기능을 활용해 온라인으로 이루어졌다. 총 371명의 학생이 설문에 참여했는데, 설문대상의 동질성을 유지하기 위해 이 중 2020년에 입학한 1학년 학생 361명의 응답만을 분석대상에 포함했다. 이들은 대학 입학 후 모두 두 학기에 걸쳐 교양필수 영어 수업을 수강한 경험이 있고 H 대학에서 수준별 수업을 위해 입학 전 실시한 모의토익 형식의 배치고사에서 최고점 785점에서 최저점 10점까지 점수를 받은 다양한 영어능력을 지닌 학생들로 구성되었다.

2. 측정도구

본 연구는 참여자들의 글로벌 역량과 영어 학습 동기를 총 31개의 폐쇄형 질문(Likert scale) 문항으로 구성된 설문지를 활용해 측정했다[표 1]. 글로벌 역량에 관한 문항은 Chun Cao와 Quian Meng[16]이 Hunter 외 2인[9]이 제시한 글로벌 역량의 조작적 정의에 기초해 작성한 설문지를 활용했다. 설문은 글로벌역량의 하위 역량인 글로벌 지식과 글로벌 기술, 글로벌 태도의 세 부분으로 나눠, 각 구인마다 5점 척도(5= 매우 그렇다 혹은 아주 잘 이해하고 있다/1=전혀 그렇지 않다 혹은 거의 이해하지 못한다)의 5개 문항씩 총 15개의 문항으로 구성했다. 글로벌 역량 설문지의 크론바흐 알파값은 각각 글로벌 지식(a=.79), 글로벌 기술 (a=.86), 글로벌 태도(a=.65)로 하위 항목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었지만, 글로벌 역량 전체 설문지의 크로바흐 알파값은 a=.87로 내적 일관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영어 학습 동기에 대한 문항은 학습자들이 영어를 배우는 다양한 이유를 고려하여 Kim[17]과 Dörnyei[18]가 제공한 학습 동기 설문지 문항을 바탕으로 한국의 대학 신입생에 맞게 수정해 작성하였다. 영어 학습 동기는 통합적 동기와 도구적 동기, 그리고 내적 동기와 외적 동기의 네 영역으로 각 영역마다 4문항 씩 총 16문항으로 구성하였다. 영어 학습 동기 설문지의 크론바흐 알파값은 전체 문항의 경우 a=.89로 내적 타당도가 높았다. 하지만 하위 영역의 경우 내재적 동기 a=.76, 외재적 동기 a=.70, 통합적 동기 a=.83, 도구적 동기 a=.62로 차이가 있었는데, 가장 낮은 도구적 동기의 경우도 Howell[19] 등 교육통계학자들이 제시하는 기준인 최소 a=.60을 상회하는 결과이고 또 일관성이 낮은 문항의 경우도 학생들의 다양한 영어 학습 동기 유형을 보여준다는 판단아래 문항을 재조정하는 대신 분석 대상으로 삼기로 했다.

표 1. 설문지 글로벌 역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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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통계분석방법과 도구

본 연구는 설문 자료의 분석과 통계치 산출을 위해 SPSS Ver. 26을 사용하였다. 영어 학습 동기와 글로벌역량에 대한 학생들의 응답을 분석하기 위하여 빈도, 평균, 표준편차 등의 기술통계량을 계산하였으며 문항의 내적 신뢰도를 확인하기 위해 영어 학습 동기와 글로벌 역량의 세부 문항별로 크론바흐 알파값을 측정하였다.

이후 영어 학습 동기와 글로벌 역량 간의 상관관계를 보기 위하여 상관분석을 실시하였다. 이때 설문지 형식 자료의 통계적 특성을 고려해 비모수적 방법 (non-parametric)인 스피어만 순위 상관(Spearman rank-order correlation) 검정을 활용하였다. 스피어만의 p(rho)는 우선 자료에 순위를 매긴 뒤 피어슨의 상관계수 r공식을 이용하는 방법을 사용하는데, 정규성을 만족하지 못하는 자료에 대해서도 효과적으로 상관계수를 산출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진다. 마지막으로, 영어 학습 동기를 독립변수로, 글로벌 역량을 종속변수로 하는 다중선형회귀분석(multiple linear regression) 을 진행하여, 글로벌 역량의 분산 중 영어 학습 동기가 설명하는 비중을 구하였다.

IV. 연구 결과 분석

1. 영어 학습 동기

영어 학습 동기 문항들의 평균값은 5점 척도에서 4.13점에서 2.77점까지 다양했다. 그 중 가장 평균이 높았던 문항은 통합적 동기 영역의 3번 ‘내가 영어를 배우는 이유는 영어를 사용하는 외국인을 만났을 때 함께 이야기할 수 있기 위해서이다’(M =4.13, sd =.82)였고 가장 부정적 응답을 받은 문항은 외재적 동기 영역의 2 번 ‘내가 영어를 배우는 이유는 부모님과 교수님께 인정을 받기 위해서이다’(M =2.77, sd =.96)였다. 3번 문항에 대한 응답은 학생들이 영어가 세계 공용어임을 인식하고 있고 원어민만이 아닌 전 세계인들과 소통하기 위한 의지가 영어 학습 동기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결과다. 특히 이 문항의 표준편차가 전체 문항 중 가장 낮은 0.82였다는 점은 이것이 공통적 인식임을 확인케 해준다. 그와 함께 4점 이상의 높은 결과를 보여준 문항들인 15번 ‘내가 영어를 배우는 이유는 영어가 세계 어디서나 인정받는 중요한 언어이기 때문이다’(M =4.02, sd =.91)와 12번 ‘내가 영어를 배우는 이유는 다양한 나라를 여행하는데 필요하기 때문이다’(M =4.11, sd =.88) 역시 위의 추정을 뒷받침해준다. 반면, 2번 문항의 평균값이 가장 낮았다는 점은 학습자의 연령대가 올라갈수록 부모가 자녀에게 영어를 배워야 한다고 설득(협박)하는 것의 영향력이 감소한다는 김태영[15]의 연구와 부합하는 결과를 보여준다.

영어 학습 동기의 네 영역 중 각 영역을 구성하는 문항들의 응답을 종합한 평균값이 가장 높았던 것은 도구적 동기 영역이었고(M =3.92, sd =.61) 가장 평균값이 낮았던 것은 외재적 동기 영역이었다(M =3.46, sd =.68). 통합적 동기의 평균은 도구적 동기보다는 낮은 3.75점 (sd =.75)이었고 내재적 동기는 그 뒤를 이어 3.70점 (sd =.72)을 기록했다[표 2].

표 2. 영어 학습 동기기술통계량

통합적 동기에 비해 도구적 동기 영역의 평균값이 높다는 것은 우리나라나 기타 EFL 국가들의 경우 영어 학습 동기에서 도구적 동기가 통합적 동기에 비해 우세하다는 선행 연구 결과에 부합한다[20]. 하지만 주목할 점은 도구적 동기 문항들 중 나머지 세 개 문항(5번 ‘내가 영어를 배우는 이유는 좋은 직업을 갖는데 필요해서이다’ 12번 ‘내가 영어를 배우는 이유는 다양한 나라를 여행하는데 필요하기 때문이다.’ 13번 ‘내가 영어를 배우는 이유는 영어로 된 비디오, 영화, 음악, 책, 신문 등을 이해하고 싶어서이다.’)의 평균값이 각각 4.00점 (sd =.86), 4.11점(sd =.88), 4.00점(sd =.93)으로 4점을 상회하는 높은 결과를 보여주었다면, 유독 4번 ‘내가 영어를 배우는 이유는 대학에서 좋은 학점을 얻기 위해서이다’는 3.58점으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4번 문항은 나머지 세 개의 문항과 비교했을 때 ‘좋은 학점’이라는 단기적 이익을 묻는 문항이라는 점에서, 실용적 목적에서 기인한 학습 동기가 강하지만 단기적 이익보다는 장기적 이익이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영어 학습 동기의 네 가지 영역 간에 모두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표 3]. 특히 내재적 동기와 통합적 동기(ρ=.74)는 상관계수가 0.7을 상회하는 매우 밀접한 상관관계를 보였다. 이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통합적 동기와 도구적 동기(ρ=.61), 그리고 내재적 동기와 도구적 동기(ρ=.63), 외재적 동기와 도구적 동기(ρ=.62)의 상관관계도 높은 편이었다. 내재적 동기와 외재적 동기(ρ=.46), 통합적 동기와 외재적동기(ρ=.29)의 경우도 상관관계가 있었지만 그 상관성은 다소 낮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특히 통합적 동기와 도구적 동기간에 확인된 밀접한 상관관계를 통해서 일본 학생을 대상으로 Yashima[14]의 동기연구에서 EFL 국가의 경우 통합성과 도구성의 상관관계가 높고 (ρ=.60) 둘 사이의 구분이 쉽지 않다는 연구 결과가 한국의 상황에도 적용됨을 확인할 수 있었다.

표 3. 영어 학습동기 영역 간 상관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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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관관계가 0.01 수준에서 유의합니다(양측).

2. 글로벌 역량

글로벌 역량을 구성하는 세 차원(태도, 기술, 지식) 은상호연관 되지만 개념적으로 구분되기에, 세 차원을 구분해 각 문항을 합산한 평균값을 구했다[표 4]. 글로벌역량 중 글로벌 태도와 글로벌 기술 영역의 평균값은 3.85점으로 동일하게 높았고, 그에 반해 글로벌 지식영역의 평균값은 3.29점으로 저조한 편이었다. 이 결과를 통해 타 문화와 문화적 다양성에 대한 열린 태도의 중요성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과 상호작용의 의지와 자신감은 상대적으로 높지만, 그를 위해 필요한 배경 지식은 부족하다고 인식하고 있음이 확인되었다.

표 4. 글로별 역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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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영어 학습 동기와 글로벌 역량의 상관관계

스피어만 순위 상관 검정 결과 연구 참여자들의 글로벌 역량의 총 수준과 영어 학습 동기의 총 수준 사이에 유의미한 정적 상관관계가 있음이 확인되었고, 상관계수가 0.48로 상관성이 꽤 높은 편이었다. 또한 영어 학습 동기의 네 영역과 글로벌 역량 사이에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정적 상관관계가 존재했다[표 5]. 가장 긴밀한 상관관계를 보인 것은 통합적 동기와 글로벌 역량의 관계였고(ρ=.51), 도구적 동기(ρ=.41)와 내재적 동기 (ρ=.45)와 글로벌 역량 간에도 상당한 상관관계가 있음이 확인되었다. 외재적 동기와 글로벌 역량 사이에도 유의미한 정적 상관관계가 존재했지만 상관성이 다른 동기 영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점이 확인되었다(ρ=.21).

표 5. 영어 학습동기와 글로벌 역량의 상관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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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관관계가 0.01 수준에서 유의합니다(양측).

영어 학습 동기의 총 수준과 글로벌 역량의 회귀분석 결과 영어 학습 동기가 글로벌 역량을 31%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되었다[표 6].

표 6. 영어 학습동기와 글로벌 역량 간 회귀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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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예측자: 도구적 동기, 통합적 동기, 외재적 동기, 내재적 동기

V. 결론 및 제언

1. 글로벌 역량 중심 교양영어교육의 교육전략

본 연구는 영어 학습 동기가 글로벌 역량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는 가정을 입증하고 글로벌역량 중심 교양영어교육을 위한 효과적 교육전략을 모색하기 위한 취지에서 시작되었다. 서울 시내에 위치한 4년제 H 대학에서 교양필수 영어수업을 수강 중인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지법 조사를 활용한 연구를 통해 연구 참여자들의 영어 학습 동기와 글로벌 역량 간에 긴밀한 상관관계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회귀분석을 통해 영어 학습 동기의 강도가 글로벌 역량을 31% 설명할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되었고, 이 결과는 학습자들의 전반적인 영어 학습 동기가 높아지면 글로벌 역량 역시 증가할 것임을 예측할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영어 학습 동기의 네 영역 중 글로벌 역량과 가장 긴밀한 상관성을 보인 것은 통합적 동기 영역이었다. 이는 글로벌 역량 중심으로 교양영어교육을 개편할 때 학습자의 통합적 동기를 자극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며, 따라서 이를 강화할 수 있는 교육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

통합적 동기는 목표 언어와 목표 언어를 사용하는 공동체에 대한 학습자의 우호적 태도와 그 공동체에 동화되려는 태도를 의미한다. 그런데 영어 학습 동기 문항에 대한 응답 분석을 통해 살펴보았듯이 영어가 세계공용어라는 인식과 원어민만이 아닌 전 세계인들과 소통하기 위한 연구 참여자들의 의지가 통합적 동기에서 매우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고, 이는 학습자들의 통합적 동기가 Yashima가 “국제적 자세”로 정의했듯 특정 제 2언어 그룹이 아닌 국제 공동체에 소속하고자 하는 태도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학습자들이 영어가 세계 공용어임을 보다 분명하게 인식하고 또 자신과 세계의 상호연결성을 확인할 수 있도록 교육의 내용과 형식을 구성하는 것이 통합적 동기를 강화하는 효과적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된다. Yashima[14] 역시 학습자들이 국제 공동체에 소속된 세계시민으로서 영어를 사용하는 자신의 모습을 분명하게 그릴 수 있을 때 학습자의 영어 학습 동기와 의사소통의지가 강화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종류의 영어학습의 통합적 동기를 증진하기 위한 활동과 또 그 활동들을 어떻게 커리큘럼으로 조직할 것인가는 앞으로 실천적 연구를 통한 탐구가 필요하겠지만, 두 가지 활동을 제안하며 이 논의를 마무리 짓고자 한다. 하나는 김태영[21]이 제안하는 “영어 학습 동기 증진 언어하기 활동”을 응용한 방안이다. 김태영은 Swain이 발전시킨 “복잡한 문제 혹은 과제 해결 방안을 매개하기 위한 언어사용”으로서 “언어하기” 활동을 영어 학습 동기 분야에 활용해 영어를 사용해서 미래에 자신이 되고 싶은 자아상을 확립해보는 활동을 제안한다. 이것은 동인(motive)이 추진력을 지닌 동기 (motivation)로 전환되기 위해서는 구체적이고 달성 가능한 목표 설정과 목표 언어를 사용하는 공동체에 참여하거나 소속감을 느끼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을 전제하는데, 김태영이 제안하는 언어하기 활동을 활용해 미래에 자신이 되고 싶은 자아상을 ‘국제 공동체에 소속된 세계시민으로서 영어를 사용하는 자신의 모습’으로 확장한다면 학습자들의 ‘국제적 자세’로서의 통합적 동기를 증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된다.

두 번째 활동은 구글 클래스 룸이나 줌 등의 매체를 활용한 온라인 국제교류이다. 학습자들의 ‘국제적 자세’ 가 추상적 인식에 그치지 않기 위해선 목표언어를 사용하는 공동체에 참여하는 실제적 체험활동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22]. 하지만 한국과 같이 민족적 동질성이 큰 국가에서 이 기회를 마련하는 것은 쉽지 않으며, 온라인 교류를 확대하는 것이 그 약점을 보완하는 방책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연구자가 근무하는 H 대학에서도 현재 Covid-19으로 비대면 강의가 확대되면서 교수자들의 개별적 노력으로 한국의 학습자들과 한국에 관심이 있는 미국 대학생 혹은 전 세계 영어학습자들과의 다양한 일명 ‘Virtual Exchange’ 프로그램을 실험 중이다. 이러한 파일럿 프로그램의 참여자들의 반응은 상당히 긍정적인데, 이것이 간헐적이고 개별적 활동에 그치지 않고 향후 정규 교양영어 커리큘럼으로 체계화시킬 것인가에 대해서는 더 연구가 필요하다.

2. 연구의 한계 및 남은 문제

본 연구는 영어교육과 글로벌 역량교육의 연관성이 강조되는 현 상황에서 영어 학습 동기가 글로벌 역량과 밀접한 상관성이 있음을 입증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향후 글로벌 역량 중심의 영어교육이 취해야 할 교육전략을 모색했다는 점에서 실천적이고 시사적 의의를 갖지만, 다음과 같은 한계점을 지닌다. 우선 글로벌 역량의 측정을 학습자의 자기보고식 설문문항에만 의존했다는 점이다. 향후 글로벌 역량 평가의 객관성을 높이는 방안으로 OECD가 2018년 제공한 글로벌 역량 평가 인지 테스트와 같은 검증방법을 함께 활용해 연구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1]. 둘째, 영어 학습 동기의 증진이 글로벌 역량 강화로 이어지는가를 실제 교실에서 수업을 통해 실증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셋째, 본 연구의 결과로 확인된 영어 학습 동기와 글로벌 역량의 높은 상관성은 영어 학습 동기의 진작이 글로벌 역량 강화에 기여할 수 있음을 의미할 뿐 아니라, 역으로 학습자의 글로벌 역량이 영어 학습 동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영어 학습 동기와 글로벌 역량 중 어떤 것이 선행하는 요인인지는 영어교육에서 영어성취도를 높이기 위해 매우 흥미롭고 중요한 문제인데, 이것은 정량적 연구만으로 확인하기는 어렵다. 향후 정성적 연구 방법까지 함께 활용한 추가 연구가 필요한 질문이라고 판단된다.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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