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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Effects of Robot's Persuasive Intention and it's Physical Distance with Consumers on Consumers' Evaluation on the Robot and Product Purchase Intention

로봇의 설득의도와 소비자와의 물리적 거리가 소비자의 로봇에 대한 평가와 제품의 구매의도에 미치는 영향

  • 이두황 (경희대학교 정경대학 미디어학과) ;
  • 안정선 (홍익대학교 광고홍보학부) ;
  • 김혁수 (경북대학교 경상대학 경영학부)
  • Received : 2021.02.04
  • Accepted : 2021.02.25
  • Published : 2021.03.28

Abstract

The current study explored how robot's persuasive intent and its' physical distance affect consumers' evaluaton on the robot and the product that the robot advertises. This study administered a 2 (level of pursasion intent: low vs. high) × 2 (physical distance: normal vs. close) between-subjects factorial design experiment. The findings revealed that consumers evaluated the robot' expertise and trustworthiness more negatively and reported lower intentions to buy the produce when they perceived robot's persasive intent saliently high. Consumers were also found to show more negative attitude toward the robot and lower intentions to buy the produce when the robot approached to their personal space more closely. The theoretical and practical implications about human-robot interaction in marketing context were discussed.

최근 인공지능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에 따라 전천후 로봇 판매원이 실현될 가능성이 부각 되고 있다. 그러나 소비자가 로봇의 설득 메시지를 어떻게 평가하고 반응하는지를 실증적으로 탐구한 연구는 부족하다. 본 연구는 로봇이 제품을 판매하려는 설득 의도를 현저하게 드러내고 로봇과의 물리적 거리가 가까워질 때 소비자의 로봇에 대한 평가와 로봇이 광고하는 제품에 대한 구매 의도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를 탐색했다. 이를 위해 2(로봇의 설득의도: 낮음 vs. 높음) × 2(로봇과의 물리적 거리: 보통 vs. 매우 가까움)의 총 4개 집단 간 요인 설계 실험을 진행하였다. 연구결과, 로봇이 드러내는 설득 의도가 높다고 인식할수록 참가자들은 로봇의 전문성과 신뢰성을 낮게 평가하고 로봇이 광고한 제품인 노트북을 구매할 의도도 낮게 보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참가자들은 로봇이 자신에게 다가오는 거리의 정도와 상관없이 로봇의 전문성과 신뢰성을 비슷하게 평가했지만, 로봇이 자신의 개인 공간으로 가까이 다가올 때에는 로봇에 대하여 더 부정적으로 평가했고 그 제품을 구매할 의도도 낮게 보고했다.

Keywords

Ⅰ. 서론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 기술의 발전에 따라 로봇의 사회적인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1]. 특히 마케팅 분야에서도 상황인식(context awareness) 능력이 탑재된 전천후 판매원이 될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다[2][3] 예를 들면, 일본 소프트뱅크의 페퍼(Pepper) 로봇이 실제로 매장에 배치되어 사람들에게 제품에 관한 정보를 제공해주거나 제품을 추천해주는 등 대인판매 상황에서 이용되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도 현대자동차 영업점에서 로봇 영업사원인 달이가 고객 응대 서비스를 시작한다[4].

이러한 기술의 발전을 고려할 때 미래에는 AI 로봇이 매장에 배치되어 고객들의 요구(needs)와 선호(preference)를 파악하여 제품이나 서비스에 관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해주고, 광고나 홍보를 위해 메시지를 설득력 있게 전달하며 더 나아가 그 상황에 맞게 소비자에게 적절하게 판매를 시도하는 풍경이 낯설지 않게 될 것이다. 그런데도, 소비자가 로봇의 설득의도를 어떻게 평가하고 그 설득 메시지의 내용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탐구한 실증연구는 현재 찾아보기 힘들다.

본 연구는 사람들이 제품을 판매하려는 설득의도를 드러내는 로봇과 그 로봇이 광고하는 제품에 대하여 어떤 심리적 반응을 보이는지를 실증적으로 탐색하려 한다. 이 연구 문제에 답하기 위해 본 연구는 사람은 컴퓨터를 단순한 도구가 아닌 사람으로 대한다는 ‘컴퓨터는 사회적 행위자 패러다임(Computers-Are-Social-Actors paradigm: CASA)’[5] 과 설득의도를 드러내는 판매원에 대하여 방어적이 되고 부정적으로 반응한다는 ‘설득 지식 모형(Persuasion Knowledge Model)’[6]을 이론적 기반으로 하여, 로봇의 설득 의도가 로봇의 전문성 및 신뢰성, 로봇에 대한 태도, 그리고 제품의 구매 의도에 미치는 영향을 실험을 통해 조사할 것이다.

더 나아가 본 연구는 로봇이 설득의도를 드러내는 상황에서 예상되는 소비자들의 부정적인 반응이 로봇과의 물리적 거리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전통적인 대인 간 커뮤니케이션 연구에 따르면, 대화 당사자들이 너무 가깝거나 멀리 떨어져 있으면 불안감이나 불편함과 같은 심리적 반응이 나타난다고 보고되어 왔다[7-10]. 만약 물리적 거리에 따라 로봇에 대해 사람들이 다른 수준의 심리적 반응을 보인다면 로봇을 이용한 마케팅 맥락에서 더욱 간과할 수 없는 지점으로 볼 수 있다. 이는 소비자들이 눈앞의 로봇이 자신의 개인공간에 침범한다고 지각하면, 로봇이 드러내는 설득 의도에 의한 부정적인 반응이 더욱 크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Ⅱ. 문헌 고찰 및 연구가설

1. 인간과 로봇의 상호작용과 CASA 패러다임

컴퓨터 기반의 체화된 에이전트(embodied agent)인 로봇은 인간과 유사한 특성을 보이지만 특정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도구인 것은 자명하다. 그러나 CASA 패러다임에 의하면, 인간은 컴퓨터나 로봇과 같은 전자 미디어를 무의식적으로 인격체로 다루는 심리적 경향이 있다[5]. 인간이 언어를 사용하고 감정을 표현하는 대상을 자연스럽게 사회적 행위자로 대하는 이유는 20만 년 전 수렵 채집 시절부터 지금까지 눈앞에 보이는 것을 일단 실제로 받아들이도록 진화해왔기 때문이다 [11].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인간은 컴퓨터나 로봇을 도구로써 충분히 파악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미디어를 무의식적으로 사회적 행위자로 간주하는 경향은 자연스러운 심리적 현상으로 볼 수 있다.

실제로 많은 연구의 실험 결과들이 인 커뮤니케이션 상황에서의 유사성-매력 법칙, 상호 호혜성의 법칙, 칭찬과 비판에 대한 반응, 자기 노출과 친밀성 형성, 성별에 따른 고정관념 등과 같은 사회적 규범이 인간과-컴퓨터 상호작용(Human-Computer Interaction, HCI) 분야에서도 적용되고 있다는 것을 검증했다[5][12-14]. 컴퓨터는 인간의 모습과 다름에도 불구하고, 사용자의 입력에 따른 음성 출력, 상호작용성, 그리고 사회적 역할 단서만으로도 인간이 컴퓨터를 인간처럼 자연스럽게 대한다는 것이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인간의 특성이 두드러진 로봇과의 상호작용이 활발해짐에 따라 인간-로봇 상호작용 (Human-Robot Interaction, HRI) 영역에서도 유사한 심리적 반응이 밝혀지고 있다. 사실 인간과 기술의 상호작용을 증진시키는 방법론 중의 하나는 외형적인 특성을 인간과 비슷하게 하거나 실제 행위를 모방하는 것이다[11]. 예를 들어, 로봇의 외형을 의인화시키거나 [15], 로봇이 자연스러운 음성을 사용하거나[16], 인간과 눈을 맞추거나[17] 인간과 같은 성격을 보여주거나[11], 감정을 표현하거나[1], 인간과 같은 창의성을 보여주거나[18], 간병인과 보안경비와 같은 역할을 대신할 때[19], 사용자들은 로봇을 도구가 아닌 사회적 행위자로 반응하고 사회적 법칙을 적용한다. 이러한 연구결과들은 사람들의 로봇에 대한 자동적인 사회적 반응이 HCI뿐만 아니라 HRI 영역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2. 로봇의 설득의도

만약 로봇이 사람들에게 특정 제품을 광고하려는 설득의도를 현저하게 드러낸다면, 소비자들은 그 로봇과 그 설득 행위를 어떻게 평가하고 해석할까? 이런 로봇과 상호작용하는 소비자들은 로봇을 어떤 행위자로 받아들이고 그 활동에 대하여 어떤 판단을 내릴까?

설득의도를 가진 로봇에 대한 소비자의 반응을 설명할 수 있는 이론적 틀은 설득지식모형(Persuasion Knowledge Model)[6]이다. 본래 이 이론은 설득을 시도하는 주체인 설득자인 에이전트(agent)의 시도를 설득 대상자인 타겟(target)이 어떻게 해석하고 평가하며 대처하는가를 설명하는 대표적인 모형이다. 이 모형에 따르면, 에이전트가 타겟에게 설득 에피소드 (persuasion episode)를 전달하면 타겟은 자신의 지식구조인 스키마(schema)를 바탕으로 그 설득 메시지를 해석하고 평가하여 그에 따른 대응을 한다. 타겟이 보유한 스키마는 보통 일생의 경험을 통해 축적되는데, 이러한 지식구조는 정보원인 에이전트에 대한 지식 (agent knowledge), 설득메시지의 주제를 이해하는 지식(topic knowledge), 그리고 정보원의 설득의도를 파악하는 설득지식(persuasion knowledge)으로 구성된다. 특히 타겟의 설득 지식은 설득 지식 모형의 중심이 되는 개념으로 에이전트의 설득 전술의 효과와 적절성에 대한 신념과 타겟인 자신의 대처 전술에 대한 신념 등 다양한 신념으로 이루어진다.

설득지식모형의 핵심은 설득 메시지의 주체인 에이전트의 설득 전술에 대한 타겟의 신념이다. 일반적으로 타겟은 에이전트의 설득의도를 경계하면서 설득 행위에 숨겨진 동기(ulterior motive)를 파악하고 해석하려는 경항성이 있다. 그런데 만약 타겟이 이 정보원의 설득 전술에 대하여 설득 의도가 있는 전술이라는 인식하면 타겟의 방어기제가 활성화되고, 결국 타겟의 이러한 신념과 동기로 인해 설득 효과가 감소한다는 것이다 [20][21].

광고, 홍보 등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 설득 지식을 활성화시키는 다양한 요인들의 탐색과 그 영향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어 왔다. 여러 연구들이 정보원의 유형에 따른 설득 지식 활성화 및 설득 효과의 차이를 살펴왔다. 예를 들어, 공익 광고, 공익 캠페인의 후원 주체에 따라 설득 의도 인식 및 설득 효과에 차이가 있는지 알아보았는데, 동일한 공익 메시지라도 영리 조직이 후원하는 경우 비영리 조직이 후원하는 경우에 비해 메시지에 대한 평가가 더 부정적이었다 [22][23]. 이는 영리 조직이 공익 캠페인을 후원하는 경우, 진정으로 사회의 공익을 실현하고자 하는 동기 (society-serving motives)보다는 자사의 이윤을 창출하고자 하는 이면의 숨겨진 동기(self-serving motives)가 더 크다고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대인 판매 상황에서 설득 주체자인 판매원의 접근에 따른 소비자의 설득 지식의 활성화를 검증한 연구들도 존재한다. 예를 들어, 캠벨과 커마니[21]는 대인 판매 상황에서 설득 지식의 활성화를 촉진하는 요인으로 판매원의 숨겨진 동기에 대한 접근성(accessibility of ulterior motives)이라는 변인에 주목하고, 재킷 구매 시나리오 실험 상황에서 소비자가 재킷 구매를 결정한 후(설득 동기에 대한 낮은 접근성)보다 구매를 결정하기 전(설득 동기에 대한 높음 접근성)에 판매원이 칭찬하는 것을 들을 때 그 판매원에 대한 설득 지식이 더 활성화되는 것을 발견했다.

비슷한 대인 판매 상황의 실험에서 벨레지와 동료들[24]은 중고차 판매 정보 발신자의 유형(자동차 판매원, 중고차 매장에서 아르바이트하는 친구, 일반 친구)에 따른 구전 효과의 차이를 발견했다. 구체적으로, 소비자는 자동차 판매원이 제공한 정보가 다른 유형 발신자의 정보보다 본인의 이득을 위해 구성된 것으로 여겨 그 정보원에 대한 호감도가 낮아졌다. 이 결과는 자동차 판매원이 제공한 상품 정보가 상업적 이해관계가 없는 친구가 제공한 정보보다 타겟의 설득 지식을 더 활성화시켜 그 이면에 숨겨진 동기를 의심하게 만든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본 연구는 상기와 같은 설득 지식 모형을 토대로 한 논의들을 ‘사람들은 컴퓨터를 대할 때 사람에게 대하듯 근본적으로 자연스럽게 사회적으로 반응한다’라는 CASA 패러다임에 적용하여, 로봇 판매원이 높은 수준의 설득의도를 드러낼 때도 같은 반응이 나타날 것으로 예측한다. 즉, 로봇이라는 대인 판매원에 대한 설득 지식의 활성화는 로봇 판매원의 동기에 대한 의심, 광고 주장에 대한 회의, 기업과 설득 에이전트인 로봇에 대한 부정적 지각 등을 수반할 가능성을 제기한다. 구체적으로 본 연구는 로봇의 설득의도의 인지는 판매 설득 메시지에 대한 저항을 일으키고, 이는 소비자의 로봇의 전문성 및 신뢰성 인식, 로봇에 대한 태도, 그리고 제품의 구매 의도에 영향을 미친다는 다음과 같은 가설을 도출하였다.

<연구가설 1> 로봇이 낮은 설득의도를 보일 때보다 높은 설득의도를 드러낼 때 사람들은 로봇의 전문성이 더 낮다고 인식할 것이다.

<연구가설 2> 로봇이 낮은 설득의도를 보일 때보다 높은 설득의도를 드러낼 때 사람들은 로봇의 신뢰성이 더 낮다고 인식할 것이다.

<연구가설 3> 로봇이 낮은 설득의도를 보일 때보다 높은 설득의도를 드러낼 때 사람들은 로봇에 대해 더 부정적인 태도를 가질 것이다.

<연구가설4> 로봇이 낮은 설득의도를 보일 때보다 높은 설득의도를 드러낼 때 사람들은 로봇이 광고한 제품의 구매의도가 더 낮을 것이다.

3. 로봇과 사람과의 물리적 거리

한편 본 연구는 로봇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에 영향을 주는 또 다른 주요 요인으로 로봇과 사람들 간의 물리적 거리(physical distance)를 제안하고 그 효과를 탐색하고자 한다. 사실 사람들 사이의 공간인 대인 간의 거리는 사회적 상호작용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25]. 특히, 개인 공간(personal space)의 침해는 불쾌감, 혹은 불안감으로 이어진다는 연구 결과는 여러 맥락에서 보고되고 있다[7-10].

대인 간의 거리가 커뮤니케이션에 미치는 영향은 오랫동안 연구되어왔다. 홀[25]의 공간의 근접학 (Proxemics)에 따르면, 인간의 의사소통과 사회적 상호작용이 자신과 타인이 점유하고 있는 공간의 영향을 받는다. 특히, 근접학은 내가 다른 사람과 얼마나 가까이 있는지 ‘거리’에 주목한다. 이러한 거리의 범주는 12 feet(360 cm) 이상의 공적 거리, 4 feet–12 feet(120-360 cm)까지의 사회적 거리, 1.5 feet–4 feet(45-120 cm)의 개인적 거리, 1.5 feet(45 cm) 이 내의 친밀한 거리로 구분된다.

여러 연구들[8][10]은 사람들은 대면으로(face-to-face) 대화를 나눌 때 약 4-5 feet(약 1.2-1.5 m)의 거리에서 편안함을 느끼는 것을 확인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상대방과의 상호작용을 위한 최적의 거리를 찾고 이 거리보다 가까워지면 불안감과 불편감을 느낀다[10]. 소머[9]에 따르면. 거리가 5 feet(약1.5 m)보다 더 가까워지면 마주보고 대화하는 것보다는 옆으로 앉아서 대화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한다. 땀 반응을 측정하는 피 부전기반응(Galvanic Skin Response)을 측정하는 심리생리학 연구들도 대인 간의 거리가 가까워질수록 각성 수준이 커지는 것을 보여주었다[26].

이러한 연구 결과는 컴퓨터와 같은 미디어가 개입된 온라인 커뮤니케이션(mediated communication) 상황에서도 비슷한 패턴을 보였다. 예를 들면, 배일런슨 [27]은 가상환경에서 사람처럼 사실적으로 재현된 에이전트에 가까울수록 대인 간 상황처럼 거리를 유지했다. 이와 비슷하게 카스타니스와 슬레이터[28]는 사람들이 가상환경에서 다른 아바타와 상호작용할 때 자신의 아바타 위치를 편안한 거리로 조절하는 것을 보고했다.

HRI 분야에서도 사용자와 로봇 사이에도 적절한 거리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존재한다. 예를 들면, 코아이와 동료들[29]은 가까운 거리(1 m 이하), 중간 거리(1-3 m), 그리고 먼 거리(3 m 이상)를 비교했는데, 중간거리에서 사람이 로봇과 가장 편하게 느낀다는 결과를 보여주었다. 월터스와 동료들[30]은 상황적 맥락 등을 고려하여 로봇과의 적절한 거리가 결정된다는 규칙을 제안하고 홀의 거리 범주에 규칙을 적용하는 연구를 진행하였다. 연구 결과 60%의 실험 참가자들은 대인 간 거리의 규칙과 일치하게 로봇과의 거리를 유지하였다. 킴과 무툴루[31]은 개인적 거리 범위에 속하는 1.5 feet(46 cm)와 4 feet(120 cm) 거리를 비교했는데, 참가자들이 로봇이 카드 게임을 할 때나 친절하게 응대할 때는 더 가까운 거리인 1.5 feet를 선호하는 것을 발견했다. 이러한 결과는 로봇과의 거리 유지가 대인 간 거리 유지 규칙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지만, 상황적 맥락, 사용자의 성격, 경험 혹은 성별과 같은 개인차에 따라 변할 수 있다는 것을 제시한다.

그렇다면 실제 타인이 아닌 로봇이 소비자에게 다가오는 설득상황에서 대인 간 거리의 영향이 계속해서 나타날까? 비록 로봇과의 설득상황에 따른 거리에 관한 연구는 없지만, 대인 간 설득상황에서도 거리에 따라 설득자에 대한 태도가 부정적으로 변한다는 결과들이 있다. 예를 들면, 댑스[32]는 4 feet(1.2 m)와 8 feet(2.4 m) 거리를 비교하였는데, 참가자들은 4 feet에서 상대방에게 좀 더 많은 불편함을 느꼈다. 이 결과는 일반적으로 편안한 거리인 4 feet도 상대방이 설득의도를 가지고 있다고 느껴지면 그 거리도 가깝다고 느껴 사람들은 압박을 느끼고, 불친절하게 느끼고 짜증이 날 수 있다는 것을 제시한다. 이는 설득의도를 느낄 수 밖에 없는 판매상황에서 소비자는 물리적 거리에 더 민감할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사람들은 부지불식간에 대인 간 공간에 대한 규칙에 따라 사회적 행위를 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로봇과의 상호작용에서도 물리적 거리의 영향이 사회적 규칙에 적용될 수 있다고 예상할 수 있다. 특히 낯선 로봇이 제품을 설명하기 위해 소비자의 개인적인 공간으로 다가온다면 소비자의 각성 수준이 높아져서 로봇이나 로봇이 판매하는 제품에 대하여 부정적인 태도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본 연구는 아래의 가설을 제시한다.

<연구가설 5> 로봇이 자신에게 가까이 다가올 때, 사람들은 로봇의 전문성이 더 낮다고 인식할 것이다.

<연구가설 6> 로봇이 자신에게 가까이 다가올 때, 사람들은 로봇의 신뢰성이 더 낮다고 인식할 것이다.

<연구가설 7> 로봇이 자신에게 가까이 다가올 때, 사람들은 로봇에 대해 더 부정적인 태도를 가질 것이다.

<연구가설 8> 로봇이 자신에게 가까이 다가올 때, 사람들은 로봇이 광고한 제품의 구매의도가 더 낮을 것이다.

이러한 예측과 함께 본 연구는 로봇과 사람의 대인적 거리가 로봇에 대한 설득 지식의 활성화로 인한 소비자의 부정적 반응의 크기가 더 커지거나 적어질 가능성을 제기한다. 기존 연구에 따르면, TV나 컴퓨터 모니터의 사용 상황에서도 거리가 가까워지고 크기가 커질수록 사용자가 가진 긍정적이고 부정적인 평가가 더욱 강해진다[33]. 그러나 기존 연구에서 로봇과 관련한 선행 연구가 없으므로 본 연구는 가설보다는 아래의 연구문제 를 제시하고 그 답을 탐색해보고자 한다.

<연구문제 1> 로봇과 소비자와의 물리적 거리는 로봇에 대한 전문성과 신뢰성을 비롯하여 로봇에 대한 태도와 로봇이 광고한 제품을 구매할 의도를 조절하는가?

Ⅲ. 연구방법

1. 실험 설계

본 연구는 2(로봇의 설득의도: 낮음 vs. 높음) × 2(로봇과의 물리적 거리: 보통 vs. 매우 가까움)의 총 4개 집단 간 요인 설계(between-subjects factorial design) 실험을 진행하였다. 총 112명 피험자들이 실험에 참가하였고 각 집단에 28명의 피험자들이 할당되었다. 집단 간 차이를 통제하기 위해 집단별로 여성과 남성 피험자 성비를 1:1로 같게 배정하였다. 연령은 19세부터 28세로 평균 연령은 약 23세였다(M = 22.99, SD = 2.28, N = 112).

2. 실험 자극의 선정 및 조작

실험에 사용된 로봇은 대화 상대방이 인공지능 로봇인 것처럼 느껴지도록 운영자(operator)가 원격에서 발화와 움직임 등을 조종하는 원격 조종 시스템 기반 로봇(tele-operating robot)이다[그림 1]. 텍스트를 음성으로 변환하여 주는 TTS(text to speech) 서비스인 ‘오드캐스트(Oddcast)’ 를 사용하여 로봇의 발화를 조종하였고 중성적인 목소리 톤을 사용하였다.

그림 1. 실험 로봇

첫 번째 독립 변인인 설득의도가 낮은 메시지와 높은 메시지를 조작하기 위해 로봇이 소개하는 새로운 브랜드인 노트북 NX950에 대한 두 가지 수준의 설득의도(고 vs. 저)를 포함하는 메시지를 제작하였다. 우선, 실험 참가자들의 선편향(predisposition)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사전조사에서 실험참가자와 가장 관여도(involvement)가 높은 제품은 노트북을 선정했고 가상 브랜드인 NX950을 채택하였다. 이 가상 브랜드 제품인 노트북 대한 공통된 광고 메시지는 제품의 개요 및 특징, 그리고 이 점들을 포함하였다[34]. 그리고 설득 의도가 낮은 메시지는 노트북을 적정한 수준에서 긍정적으로 소개했지만 설득의도가 높은 메시지는 같은 제품을 매우 긍정적으로 소개하였다[35]. 또한 설득의도가 낮은 메시지는 한 독립 조사회사가 유명한 전자제품 박람회에서 실시한 NX950 노트북에 대한 소비자들의 긍정적인 반응에 대한 조사결과를 구체적으로 제시하였고 시장의 리딩 브랜드인 ‘삼성(Samsung)’이라는 구체적인 브랜드 이름을 언급하면서 NX950 노트북과의 성능을 비교하였다. 반면, 설득의도가 높은 메시지는 NX950 노트북 측에서 비공식적으로 실시한 자신의 제품에 대한 자체평가 조사결과를 제시하였고 삼성과 같은 노트북 브랜드는 언급하지 않은 채로 자신의 노트북의 성능이 다른 제품들에 비해 훨씬 높다는 메시지를 제시하였다[36].

연구가설 검증에 앞서, 로봇의 설득의도가 포함된 메시지 조작에 대한 점검(manipulation check)을 하였다. 총 4문항 7점 리커트 척도[35]로 ‘로봇의 제품 소개가 의심스러웠다’ ‘로봇의 제품 소개에 숨은 속셈이 있었다’ ‘로봇의 제품 소개 의도가 순수하지 않았다’ ‘ 로봇의 제품소개에 진정성이 없었다“에 대한 실험 참가자들의 응답을 독립표본 t 검정을 실시하였다. 예상한 대로, 로봇의 높은 설득의도에 노출된 집단(M = 3.30, SD = 1.27). 이 낮은 설득의도에 노출된 집단(M = 2.52, SD = 1.14)에 비해 그 메시지의 설득의도가 높다고 평가했다(t = -3.438. df = 110, p < .001).

두 번째 독립변인인 로봇과 사용자와의 물리적 거리를 조작하기 위해 일반적인 사회적 거리로 홀[25]의 근접학에서 사회적 거리 범위에 속하는 5 feet에 해당되는 1.5 m로 설정하였고, 가까운 거리로는 개인적 거리 범위에 해당되는 1.5 feet에 해당되는 46 cm로 설정하였다.

3. 실험절차

본 연구는 오즈의 마법사(Wizard of Oz) 방식을 이용하여 개별 실험 참가자가 스스로 작동하는 로봇과 상호작용을 하고 있다고 믿는 실험을 실행했다. 먼저 참가자는 실험실에 준비된 의자에 앉아 떨어져 있는 로봇과 간단한 인사와 대화를 나눈다. 이때 로봇은 자신의 이름을 ‘쇼보(showbo)’라고 소개하고 간단히 날씨와 자신과 상대방의 기분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도록 하였다. 이후 로봇은 실험조건에 따라 참가자에게 예정된 거리만큼 다가가서 눈을 맞춘 후 제품에 대한 광고 메시지를 음성으로 전달한다. 이와 동시에 로봇은 흉부에 부착된 디스플레이를 통해 실험조건의 메시지가 담긴 슬라이드를 제시하였다. 로봇이 작별 인사를 하면 참가자들은 설문 응답을 위한 별도의 공간으로 이동해 설문 문항들에 응답하였다.

4. 종속변인의 측정

로봇의 전문성, 로봇의 신뢰성, 로봇에 대한 태도, 그리고 제품에 대한 구매의도를 종속변인으로 측정하였다. 우선, 정보원인 로봇의 전문성[37]을 로봇은 ‘전문적이다’, ‘숙련미가 있다’, ‘지식이 있다’, ‘능력이 있다’, ‘경험이 풍부하다’의 총 5문항, 7점 척도로 측정하였다 (M = 4.58, SD = 1.04, , α = .83).

두 번째로, 정보원인 로봇의 신뢰성[37]을 로봇은 ‘신뢰가 간다’, ‘믿을 수 있다’, ‘의지할 만하다’, ‘정직하다’의 총 4문항, 7점 척도로 측정하였다(M = 4.50 SD = 1.02, α= .83).

‘로봇에 대한 태도’[38]는 ‘나는 좋은 로봇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로봇이 마음에 든다’, ‘나는 로봇에 대하여 호감이 간다’, ‘나는 로봇에 대하여 긍정적이다’라는 총 4문항을 7점 척도로 측정하였다(M = 4.88, SD = 1.23 α = .93).

마지막으로 로봇이 광고한 노트북 ‘제품의 구매 의도’[39]는 ‘나는 NX950 노트북을 다른 사람들에게 추천할 생각이 들었다’와 ‘나는 향후 NX950 노트북을 구매할 의사가 있다’ 등의 총 2문항을 7점 척도로 측정하였다(M = 4.64, SD = 1.27, α = .81). 크론바흐 알파 (Chronbach’s α) 값에 따르면 모든 종속변인 척도에 측정 신뢰도(measurement reliability)는 수준 이상(α > .80)으로 판단되었다. 또한 탐색적 요인분석 (exploratory factor analysis)은 각 항목들이 본 연구가 제시한 4개의 하위 요인으로 묶이는 것을 보여주었는데, 이를 통해 척도의 측정 타당도(measurement validity)가 높다고 판단할 수 있다.

Ⅳ. 연구결과

본 연구에서 제시한 개별 연구가설을 검증을 위해 광 고메시지의 설득의도 수준과 로봇과 사용자의 물리적 거리를 독립변인으로 설정하여 각 종속변인들에 대해 일련의 이원 변량분석을 실시하였다. 우선, 첫 번째 독립변인인 메시지의 설득의도의 현저성 수준에 따른 로봇의 전문성의 경우, 실험 참가자들은 광고 메시지의 설득의도가 현저한 조건(M = 4.30, SD = .90)보다 낮은 조건(M = 4.85, SD = 1.12)에서 더 로봇이 전문성이 있다고 보고했다(F = 8.187 p < .01, η² = .07). 둘째로 로봇의 신뢰성의 경우, 참가자들은 메시지가 설득 의도가 높을 때(M = 4.30, SD = .90)보다 낮을 때(M = 4.85, SD = 1.12) 더 로봇이 신뢰할 만하다고 평가했다(F = 4.997 p < .05, η² = .044). 이와 비슷하게, 로봇이 광고한 제품의 향후 구매의도의 경우, 참가자들은 설득의도가 높을 때(M = 4.37, SD = 1.16)보다 낮을 때(M = 4.91, SD = 1.33) 더욱 로봇의 광고한 제품을 향후에 구매할 의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F = 5.510, p < .05, η² = .049). 그러나, 로봇에 대한 태도 (F = .763, p = .384, η² = .007)의 경우에는 설득의도 수준에 따른 의한 두 집단 간의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았다. 따라서 <연구가설 1, 2, 4>는 지지되었고 <연구가설 3>는 지지되지 않았다[표 1].

표 1. 로봇의 설득의도 현저성 수준에 따른 일변량분석 결과

두 번째 독립변인인 로봇과 사용자의 물리적 거리에 따른 로봇의 전문성(F = .447, p = .505, η² = .004)과 신뢰성(F = .509, p = .477, η² = .005)의 경우, 실험 참가자들은 보통의 사회적인 거리와 매우 친밀한 거리 조건에서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나 로봇에 대한 태도의 경우, 참가자들은 매우 친밀한 거리 ((M = 4.57, SD = 1.30)보다 보통 거리 조건(M = 5.19, SD = 1.07)에서 더 로봇을 긍정적으로 판단했다 (F = 10.938 p < .01, η² = .067). 이와 비슷하게 로봇이 광고한 제품의 구매의도의 경우, 참가자들은 매우 친밀한 거리((M = 4.37, SD = 1.28)보다 보통 거리 조건(M = 4.91, SD = 1.23)에서 로봇의 광고한 제품을 향후에 구매할 의도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F = 5.510, p < .05, η² = .049). 따라서 <연구가설 7, 8>은 지지되었고 <연구가설 5, 6>은 지지되지 않았다(표2 참조)

표 2. 로봇과의 물리적 거리에 따른 일변량분석 결과

<연구문제 1>은 로봇이 제시한 광고 메시지의 설득 의도 현저성 정도가 소비자 반응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로봇과 사용자의 거리에 따라 조절되는지를 탐색했다. 각 종속변인에 대해 일련의 변량분석 결과, 모든 종속변인에 대하여 독립변인들 간의 상호작용 효과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나타나지 않았다.

Ⅳ. 결론 및 함의

본 연구는 사람들이 로봇 판매원이 판매상황에서 설득의도를 드러낸다면 사람들은 설득지식이 활성화되어 로봇의 설득 메시지에 대하여 방어적이면서도 부정적인 반응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로봇과 사람 간의 물리적 거리에 따라 로봇과 그 메시지에 대한 사람들의 부정적 반응이 마찬가지로 나타날 것을 예측했고, 설득의도의 부정적 효과도 더욱 커질 가능성을 탐색했다.

실험 연구 결과, <연구가설 1, 2, 4>의 예측처럼, 로봇이 드러내는 설득 의도가 높을수록 피험자들의 로봇의 전문성과 신뢰성에 대한 평가, 구매의도가 낮게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대인 판매 맥락 차원에서 설득 지식모델에 근거한 연구들의 결과와 일치한다고 볼 수 있다[21][24][34]. 즉 사람들이 로봇판매원에게도 일생 동안 축적해온 설득지식을 적용하고 그 설득메시지에 대한 방어 기제가 활성화되어 메시지가 제시한 제품이나 서비스와 관련된 행위에 주저하게 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연구가설 4>의 예측과는 달리, 실험 참가자들이 로봇의 높은 설득의도나 낮은 설득의도 메시지에 노출되었더라도 로봇에 대한 좋고 나쁨의 평가인 태도에는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우선 이러한 결과는 로봇에 대한 태도가 전문성과 신뢰성뿐 아니라 다른 요인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아 형성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한다. 가령 로봇에 대한 태도 형성에 큰 영향을 주는 정보원의 특성으로 전문성, 신뢰성과 함께 물리적 매력성도 있다[40][41]. 본 연구에서 높거나 낮은 설득 의도 메시지 내용에 노출된 참가자들이 로봇의 공신력과 신뢰성을 설득의도 수준에 따라 달리 평가했지만, 두 집단 참가자들 모두 로봇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판매원의 신기성 효과(novelty effect)로 인하여 로봇 자체에 대한 매력성을 비슷한 수준으로 평가했을 수도 있다. 또한 광고 모델 연구의 결과에서 제시된 것처럼, 매력성이 매우 크게 태도 형성에 영향을 주었을 수 있다. 이런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향후 연구는 정보원의 어떤 속성이 정보원에 대한 태도의 형성에 주요 요인을 탐색할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주목해야 할 결과는 로봇과 실험 참가자들의 거리에 따른 종속변인에 대한 영향이다. <연구가설 5와 6>의 예측과 달리 실험 참가자들은 로봇과 보통의 거리에 있을 때나 친밀한 거리에 있을 때, 로봇에 대한 전문성과 신뢰성에는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연구가설 7과 8>의 예측처럼, 실험 참가자들은 로봇이 더 가까운 거리에서 상호작용할 때, 로봇에 대하여 더 부정적인 평가를 했고 로봇이 제시한 제품을 구매할 의도도 더 낮았다. 이러한 결과는 사람들이 로봇과의 너무 친밀한 거리에 있을 때 로봇에 대하여 더 불편한 감정을 느껴 부정적으로 평가했고 로봇이 제시한 향후 제품 구매를 주저할 가능성을 제시한다. 이러한 결과는 로봇이 메시지의 설득의도 수준과는 달리 로봇과 소비자 간 거리가 공신력에 영향을 주지는 않지만, 로봇에 대한 태도 형성과 구매 행위에 영향을 주는 요인이라는 것이다.

사실 로봇 판매원의 속성을 통해 로봇을 평가하는 과정은 귀인이론(attribution theory)으로 설명할 수 있다. 이때 귀인이란 사람들이 타인의 행동 기저에 존재하는 의도를 추론하는 인지적 과정을 의미한다[42]. 즉 사람들은 광고 정보원인 로봇의 속성을 바탕으로 광고 메시지를 전달하는 행동의 원인을 추론할 것이고 이러한 추론 과정을 통해 광고 정보원에 대한 태도를 형성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본 연구의 실험에서 실험 참가자들은 로봇이 설득의도를 너무 드러낼 경우, 로봇이 객관적으로 제품을 좋게 평가하여 광고활동을 한다고 추론하기보다는 후원하는 회사가 로봇을 원하는 알고리즘에 따라 프로그램되었다고 추론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볼 수 있다.

이론적으로 보면 본 연구의 결과는 CASA 패러다임 연구의 적용 범위를 로봇과 사람 간의 대인판매 설득커뮤니케이션 맥락에까지 확장했다는 함의를 지니고 있다. 본 연구를 시작으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맥락에서는 거의 연구되지 않았던 CASA 패러다임의 연구들이 앞으로 활발히 수행되어, 컴퓨터나 로봇을 마케팅에 활용하는 상황에서의 소비자 반응에 대한 심층적인 이해가 축적되길 기대해볼 수 있다.

로봇이 소비자에게 제시하는 설득 메시지라는 콘텐츠를 고려해 볼 때, 이 연구의 결과는 로봇이 사용할 설득 메시지를 작성할 때에는 마케터들은 제품의 장점만을 내세우거나 타제품과의 차별화된 우월성을 근거 없이 제시하여 설득의도를 현저하게 드러내는 것을 유의해야 하는 시사점을 제공한다. 소비자는 로봇 판매원을 사람 판매원처럼 대하고 반응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로봇이 특정 제품을 광고할 때에도 사람 판매원이 광고하는 것처럼 설득 메시지에 제품에 대한 사실을 기반으로 진정성(authenticity)과 공정함(fairness)를 강조하는 내용을 포함해야 할 것이다.

한편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한계점을 가지고 있다. 첫 번째로, 본 연구는 로봇이 참가자와 상호작용할 일상적인 대화를 최소화한 후 조건에 따라 로봇이 참가자에게 접근하여 제품에 대한 설득 메시지를 전달하였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독립변인과 종속변인 간의 인과관계를 통제하는 내적타당도를 확보하는데 도움을 주지만, 실험실 실험에서 마주친 로봇 판매원이라는 신기성 효과를 제어할 수 없다. 향후 연구에서는 현장 실험을 통해 실제 소비자들이 로봇 판매원과의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를 관찰하고 소비자들과의 인터뷰나 설문을 통하여 로봇과 제품에 대한 태도와 행동에 영향을 주는 요인을 탐색할 필요가 있다.

둘째, 본 연구는 로봇의 설득 지식을 드러낼 수 있는 다양한 요인을 실험 자극물인 제품 광고 메시지 조작에 동시에 포함했다. 이러한 메시지 조작은 실험 참가자들이 로봇의 설득 의도을 지각하고 설득 지식을 활성화하는데 전반적인 도움을 주었지만, 어떤 요인이 설득지 식에 따른 방어기제에 영향을 주었는지를 확인할 수 없었다. 향후 연구에서는 이 요인을 각각 세분화하여 설득 메시지를 조작하여 로봇이 어떻게 제품에 대한 설득 메시지 콘텐츠를 구성할지에 대한 실제적인 함의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셋째, 본 연구에서는 실험 자극 제품을 실험 참가자에 관여도(involvement)가 높은 노트북을 선정하였다. 제품의 유형을 나누는 기준에는 관여도뿐만 아니라 탐색재나 경험재 제품 혹은 실용적이나 쾌락적 제품 등 다양한 분류가 존재한다. 향후 연구에서는 로봇이 제품에 대한 설명을 제공하는 상황에서 다양한 제품군에 대하여 어떤 반응을 보일지를 탐색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수용자의 특성에 따른 실험 시나리오를 고안할 필요가 있다. 소비자의 성별이나 나이, 혹은 성격에 따라 설득지식의 스키마가 다를 수 있으므로, 설득의도 메시지에 따른 영향이 다양한 조건에 따라 조절되는지를 조사할 수 있다. 이러한 접근 방법을 통해 소비자의 특성이 로봇의 메시지에 대한 특정한 기대를 만들어내는지에 대한 폭넓은 연구가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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