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론
최근 코로나19의 팬데믹 사태로 인해 보건과 의료에 대한 전 세계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전까지 원격의료에 대한 논의는 활발했으나, 환자와 의료진 간의 원격의료는 대다수의 국가에서 법적으로 금지되어 있는 상황이다. 한편, 다양한 세계 각지 국가 중 이웃 나라 중국은 코로나19 대응에 있어 원격진료를 본격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중국에서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하자, 국무원은 <후베이 지역 전염병 상환관리를 위한 온라인서비스 실시에 관한 의견>을 발표하여 대응책을 제시했다.1
주요 골자는 원격의료서비스를 강화하며, 인공지능 챗봇을 활용한 상담을 통해서 코로나19가 의심되는 환자가 원격진료를 즉각적으로 바로 받을 수 있도록 문진일점통(问诊一点通) 서비스를 개시하는 것이다. 이 외에도, 중국중의과학원과 베이징중의약대학을 주축으로 한 ‘코로나19 중의약서비스 플랫폼’을 구축하고, 후베이 지역 환자들에게 원격진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2
중국은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오래전부터 원격진료를 시도했는데, 그것은 1999년 <원격의료회진 관리 강화에 관한 통지>를 통한 의료기관이 원격진료를 할 수 있었고 해당 의료기관에 소속되어진 의료진만이 원격진료에 참여할 수 있도록 규정한 것이 시초였다. 중국치엔잔산업연구원(前瞻产业研究院)에 의하면 2016년 기준 중국의 원격진료시장의 규모는 약 61.5억 위안(한화 1.03조원) 수준으로 전년비 51% 성장했으며, 2023년에는 약 230억위안(3.85조 원)의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 바와 같이 지속적인 성장을 거두고 있다[1].
한국의 현재 원격의료시장이 법적 논의에 머물러 있는 데 비해 중국의 원격진료시장이 이렇게 성장할 수 있는 이유는, 원격진료가 2009년부터 본격화 되어진 보건의료시스템 개혁의 중요한 수단으로 정해졌기 때문이다. 이후에도 2010년 <원격회진시스템 건설항목관리방안>, <원격회진시스템 건설항목기술방안>, 2011년에는 <2011년 원격회진시스템 건설항목실시에 관한 통지> 등을 발표하여 원격진료에 필요한 기초적 기준을 마련했다[2].
이와 같은 정부의 원격진료 관련 의료시스템의 개혁 외에도, 국가 경쟁력 제고를 위해 서로 각기 다른 환경 속에서 성장해왔던 잠재적인 경쟁우위 산업의 발굴에 힘써왔으며 다분야 간의 융합을 통해서 산업 부문별로 기술혁신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산업혁신체제(SIS: Sectorial Innovation System)’의 적극적 활용으로 그들의 원격의료산업을 혁신적으로 이끌어낸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지식기반 경제 속에서는 경쟁의 우위를 점하기 위해 기존의 특정 산업조직 혹은 특화된 기술 분야 안에서만 국한됐던 단위기술을 다분야 간 융합의 혁신과정을 통해 새로운 특성의 기술 혹은 제품으로 변환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의료계열에서는 정보기술 및 생명과 관련된 기술이 접목된 바이오인포메틱스 (Bioinformatics)의 사례가 대표적이며[3] 본 연구에서 다룰 의료학과 정보통신기술이 접목된 원격의료 (Telemedicine) 또한 새로운 4차 산업 혁명의 시대에 있어 기술융합에 따른 새로운 패러다임적 전환이라고 볼 수 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앞서 언급한 중국의 원격진료산업이 산업혁신체제의 관점에서 어떠한 성공요소를 지녀 발전해왔는지 분석하기로 한다. 중국의 원격의료 시장이 한국의 원격의료시장보다 발전적인 이유를 산업혁신체제의 관점으로 분석함을 통하여, 중국의 입장에서는 이를 기반으로 타 산업군으로 연계하여 보다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기술혁신을 유인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며, 한국의 입장에서는 중국의 산업혁신체제적 성공 사례를 통해 원격진료산업을 비롯한 다양한 산업군에서 이를 모티프로 활용하여 혁신을 이끄는 동인으로 활용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궁극적으로 본 연구는 중국의 원격의료산업을 산업별 혁신체제 관점을 통해 분석해 국내 원격의료의 발전방안을 제시한다. 이를 위해, 현재 원격의료산업 분야의 현재 중국의 발전 동향을 살펴보고, 관련 선행연구들을 살펴봄을 통해 중국 원격의료와 관련된 실증적 검토를 수행했다. 또한 산업혁신체제 모델을 활용한 다각도 분석을 통해 그들의 원격의료산업 경쟁력 요소를 진단해 국내로의 시사점과 향후 발전 방안을 제시한다.
Ⅱ. 이론적 배경
1. 산업혁신체제 관련 선행연구의 검토
기존의 전통적인 경제학 관점에서 산업체제(Sectoral systems)와 관련된 연구는 다수 수행된 바 있다. 하지만 이들의 접근은 산업체제를 기업 차원에서의 기업들의 시장 진입과 집중도, 전략적인 행동의 유형에 따라서 산업을 분류하고자 하는 시도가 대부분이었다[4]. 최근 이런 경제학적인 관점에서 탈피하여 산업들이 가지고 있는 지식과 기술의 특징, 산업내 활동하는 이종의 촉진자(Heterogeneous agents);-기업과 비기업 조직간의 역할 분석 혹은 관계 분석과, 산업들이 가지는 고유한 역동성 혹은 변이(Transformation)에 관련된 실증적인 분석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산업혁신체제를 다룬 연구들은 위와 같이 산업의 구조와 경계, 산업 변이, 학습의 과정, 주체들 간의 관계에 대해서 폭넓은 이해를 제공하고 있고 특히 산업체제의 고유한 특징이라 할 수 있는 산업의 역동성과 관련된 연구는 슘페터 Mark Ⅰ과 Mark Ⅱ, 그리고 새로운 집단(New cluster)의 출현으로부터 시작되었다.
국내에서도 산업혁신체제와 관련된 연구가 다양하게 수행되었는데, 대표적으로 류재호 외(2019)는 한국 환경기업의 혁신에 영향을 미치는 산업혁신체제를 분석하였다[5]. 이들은 산업혁신체제를 구성하는 요소들을 네 가지로 한정하여 제도, 네트워크, 시장 수요, 기술로 규정하고 이들이 현재 한국 환경기업들의 제품혁신과 공정혁신, 조직혁신과 마케팅혁신 등의 실현에 영향을 미치는 효과를 분석했다. 이을 위해, 설문조사와 산업혁신체제의 네 가지 요소가 혁신 실현에 미친 영향을 위해 다중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분석 결과 한국 환경기업의 제품혁신 실현에 있어 시장 수요와 기술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반면, 공정혁신, 조직혁신, 마케팅 혁신 등의 실현에는 제도와 네트워크, 기술 등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었으나 시장 수요는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환경혁신의 시행에는 산업혁신체제의 네 가지 요소인 제도와 네트워크, 시장 수요, 기술 등이 모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혔다. 이에, 한국의 환경기업에 있어 산업혁신체제의 구성요소 중 제도와 네트워크를 보완할 필요성을 언급했다는 점과 산업혁신체제의 구성 요소를 네 가지로 조작적 정의를 내리고 특정 기업군에 대해 이를 혁신 실현이라는 새로운 관점에서 분석하였다는데 연구의 의의가 있었다.
윤가혜와 이종훈(2017)은 산업혁신체제 접근법을 통해서 공공 에너지기술의 혁신 전략을 탐색적으로 연구하였다[6]. 이들은 에너지신산업 육성에 따른 고용 창출의 현황을 파악하고 향후 전망을 분석하였는데, 저성장기 조의 고착화, 고용 없는 성장과 같은 일자리 창출이 주요한 이슈로 부상하고 있는 현실과 이에 발맞추기 위한 정부의 플랫폼 혁명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들은 산업혁신체제적 접근법이 공공 부문 에너지 R&D 사업의 전략 설정에 있어 유용한 도구임을 밝히며 정부와 공기업의 역할이 산업혁신체제적 접근법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들임을 시사했다.
이들의 관점은 앞선 연구와의 관점이 다른데, 앞선 연구에서는 산업혁신체제를 구성하는 큰 요소를 유형적인 요소로 나눈 반면, 이들의 연구는 산업혁신체제의 움직이는 시행 주체로서의 정부와 공기업에 주목했다는 점이다. 상기 두 연구의 종합적인 비교로 시사되는바, 산업혁신체제적 접근법은 운영 주체에 한정되거나 관련 구성 요소로 한정되지 않고 다양한 방면으로 접근 가능하며 이를 적용하는 틀에 따라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또한 조현석(2013)은 한국과 일본의 생명공학 분야에서 산업혁신체제를 비교하는 연구를 수행했다[7]. 산업혁신체제의 이론적인 관점에 주목하여 동아시아 내 국가인 한국과 일본 양국의 생명공학산업을 비교 분석했는데, 산업혁신체제의 관점을 한 산업부문에 있어 기술적인 특성 및 산업구조와 제도적인 환경 등 관리구조의 모형들 사이에 어느 정도의 조응성이 있다는 가정하에 연구를 수행했다.
이들은 특히 산업부문의 분석적인 시각과 국가혁신 체제적 시각을 통합해 산업혁신체제의 이론적인 틀을 고안하여 적용했다. 정책 및 정책조정체제와 과학 지식생산체제, 전문기업의 활동기제의 세 관점으로 나누어 비교하였고 각국의 현 상태를 면밀하게 분석하였다. 결과적으로 정부주도의 시장형성 유형의 산업체제와 정부 주도의 시장 적응형 유형의 산업혁신체제로 나누어 시장을 기점으로 이를 형성하는지, 적응하는지가 관건이라는 주장을 제시했다.
김진용과 정재용(2003)은 특허 분석을 활용하여 ICT(Information and Communications Technologies, 정보통신기술. 이하 ICT) 산업혁신체제의 역동성을 살펴보는 기존과는 다른 유형의 산업혁신체제 연구를 수행했다[8]. 최근 ICT 기술의 변화양상을 주안점으로 두어 이를 기반으로 한 산업들의 변화에 주목하여 역동성을 규명하기 위해 미국 특허 데이터인 USPTO를 중심으로 산업을 구성 및 정의하는 기초적 구성체(Basic elements)를 정량적으로 측정했는데, 지난 30여년 동안 ICT 산업 전반에 걸쳐서 기술적인 체제, 기술 간의 핵심적인 연결과 산업을 지탱하고 있는 이종의 촉진자의 혁신패턴에 있어 변화가 발생하고 있고 ICT 전체적인 산업에 걸쳐서 슘페터의 혁신패턴이 Mark 1에서 Mark 2로 변화해가는 양상을 보여준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들은 무엇보다 산업혁신체제를 정량적으로 이론화하여 측정했다는 점에 정성적인 연구를 데 정량적으로 수행했다는 데 큰 공헌을 했다고 보이며 산업혁신체제의 성과 또한 정량적으로 측정 가능하다는 점은 산업혁신체제 또한 타국의 케이스를 벤치마킹할 경우 이를 평가하거나 시뮬레이션적으로 적용 가능하다는 점을 암시하게 한다.
또한 황혜란(2005)은 국가혁신체제와 산업혁신체제를 연계하여 한국의 정보통신산업의 혁신체제를 분석하는 연구를 수행했다. 그는 진화론적 관점의 입장에 서서 산업연구를 수행함에 있어 혁신체제 접근과 접합에 의해서 산업혁신체제론으로 발전해가는 실정을 언급[9]하며 Malerba(2002)의 연구[4]를 차용하여 산업의 다양성을 생산과 수요, 기술의 레짐과 혁신활동, 경쟁 주요 원천 등을 중심으로 하여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는 현실에 주목했다. 특히 그는 산업혁신체제와 국가혁신체제의 연계는 흥미로운 경험적인 사실이라 언급하며 이 융합된 개념을 통합형과 모듈형의 형태로 나누어 통합형의 경우 기능적 요소 및 부품 간의 복잡한 매핑이 이루어지는 형태의 혁신, 모듈형은 기능요소와 부품 간의 일대일 매핑을 통한 혁신이라 분류했다.
결과적으로, 한국의 정보통신산업은 모듈형 혁신체제를 고수했으며, 이것이 부정합 현상을 일으켜 정부의 지속적인 혁신체제 고수로 인해 혁신체제가 고도화되지 않는 현실을 냉철하게 비판했다.
마지막으로 양창훈(2006)은 지식집약적인 조직에 있어 혁신수용과 관련하여 산업혁신체제론의 기술융합사례를 중심으로 하여 파악하는 연구를 수행했다. 그는 최근 산업혁신체제라는 개념이 화두가 되며 국가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 잠재적인 경쟁우위 분야의 발굴, 다분야간의 융합을 통해 산업부문별 기술혁신이 수행되어야 한다는 논의를 강조했다[10]. 그는 지식 집약적 조직의 산업혁신체제적 특징은 경로의존성과 혁신 네트워크, 공진화(Coevolution)가 대표적이며 산업혁신체제에 있어 기술융합과 수렴, 통합의 의미가 다른 점에 주목하여 보다 산업혁신체제와 관련된 기술의 관점은 융합(fusion)이라 주장했다. 동종 기술융합(Sectoral Technology Fusion)과 이종 기술융합(Lateral Technology Fusion)의 예시를 들며 논고를 진행하였는데, 이 중 본연구에서 다룰 원격의료는 이종 산업조직의 신기술 간 융합으로 분류된다. 그는 특정산업조직에 국한된 기술 혹은 제품의 개발보다 기존 기술 및 신기술을 융합한 응용적인 기술 개발에 정책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고 강조함을 통해 세계시장에서의 경쟁우위를 확보하여 국가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다고 보았다.
따라서 그의 연구는 산업혁신체제적 관점에서 보아, 기술융합이 가장 중요한 요소이고 기존 기술을 토대로 신기술을 융합한 기술융합이 현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국가 경쟁력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혁신으로 본 것이라 정리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산업혁신과 관련된 선행연구들은 일반적으로 특정한 산업 속 나타나는 기술혁신이 이루어지는 방식들과 기술혁신에 있어 그 원천적인 동인, 기술혁신과 관련된 주체들의 특성을 기술하는 측면에서 이루어졌다.
또한 산업혁신체제의 구성요소를 제도, 네트워크, 시장 수요, 기술로 주목하는 시스템적 접근방식과 산업혁신체제를 움직이는 주체적 요소로서 정부와 공기업에 주목하는 연구, 시장을 관점으로 하여 시장 적응 유형의 산업혁신체제와 시장형성 유형의 산업혁신체제로 구분하는 등 다양한 연구가 수행되어 왔다.
이에 따라, 산업혁신체제를 관점으로 삼고 특정 산업을 분석하는 데에는 다양한 이론적 틀을 적용시킬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해 본 연구는 다양한 관점을 종합하여 ‘기회의 창’ 모델을 가미해 수요조건, 혁신주체, 네트워크, 제도와 환경, 기술 기반, 지식 기반의 요인을 통하여 중국의 원격의료산업을 다각도로 분석하고자 한다.
2. 중국의 원격의료산업 개괄
중국의 전체적인 의료 서비스 시장은 지난 2019년 기준 5년간 매년 10% 이상 성장하였고 2017년 기준 전년 비 13.5% 증가한 5조 위안의 수치를 기록했다. 주민소득의 증가에 따라서 1인당 소비 지출 중에 의료서비스 관련 지출도 크게 확대되었다. 이러한 의료시장 확대 속에서 비롯되어진 중국의 스마트 의료시장 규모도 지속적으로 성장하여 2018년 기준 전년 대비 38% 증가한 약 491억위안을 기록했으며 올해 2020년에는 그 규모가 900억위안까지 확대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11].
이러한 시장 확대의 원인은 급속도로 성장하는 중국의 스마트 의료가 ‘온라인 병원’을 중심으로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몇 년 동안의 중국 내 원격의료 시장은 빠르게 성장했다. 치엔잔산업연구원(前瞻产 业研究院)이 발표한 '원격진료업계 시장전망 및 투자전략계획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다음 그림 1과 같이 중국의 원격의료시장은 2016년 61.5억 위안으로 전년 비 50% 이상 성장하였으며, 향후 2023년에는 약 230억 위안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림 1. 2012-2017년의 중국 원격의료 시장 규모
무엇보다 중국의 원격의료는 국내와 다르게 의사와 환자 간의 진료가 가능하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는 중국 정부가 최초로 광동성 위생건강위원회의 인가에 따라 광동성 제2 인민병원이 2014년에 설립한 ‘광동성 온라인 병원’을 통해 최초로 시행되었는데, 환자가 병원 의사에게 직접 온라인 지료와 처방을 받은 경우로, 이는 의료기관 간(B2B)의 원격진료에서 의료기관과 환자 간(B2C)의 원격의료로 전환된 것의 시초이다.
그림 2. B2B 의료에서 B2C 원격의료로 변화한 중국[9]
중국의 원격의료에 대한 비판론자들도 물론 존재하나, 위와 같은 정부의 원격의료에 관한 개방적 정책 동향과 산업으로의 긍정적 파급 효과로 인해 다수가 긍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
이처럼 중국은 전체 의료시장의 범위도 꾸준히 양적(量的)으로 성장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원격의료의 합법적 도입이라는 점에 질적인 차원에서도 변화하고 성장 중에 있다. 도시와 농촌 간 의료 격차를 해결하기 위한 정부의 방안은 ‘인터넷 병원’의 설립 목적을 둔 인터넷+ 혁신으로 이루었으며 이는 점차 성공적이게 안착하고 있는 추세이다. 2012년부터 꾸준하게 보건의료 정책을 혁신에 혁신을 거듭하여 개정하고 있으며 특히, 원격의료시장에 있어서는 2018년 기준 전기 대비 100%의 성장을 이룩하고 의료기관 간의 B2B 원격 의료의 패러다임에서부터 의료기관과 환자 간의 B2C 원격의료로 그 형태를 적극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그러므로 현재 중국 내 의료시장을 비롯한 스마트 헬스케어의 시장과 원격의료시장은 눈부신 성장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증명되며, 한국의 경우와는 대비될 정도로 정부가 원격의료시장을 비롯한 스마트 의료 산업에 있어 적극적인 지원과 완화된 규제, 대규모 투자가 이루어짐에 따라 관련 시장의 성장이 더욱 가속되고 있는 추세임이 보인다.
Ⅲ. 연구의 틀
1. SIS(Sectoral Innovation System) 모델
SIS 모델은 기술혁신과정 속 산업 간의 차이를 강조한 개념으로서 Malerba & Orsenigo(1993)[12]의 연구와 Breschi & Malerba(1997)[13]의 연구 등에 의해 최초로 제시된 개념이었고 비교적 최근에 Malerba (2002)에 의해서 정교화되었다. 산업혁신체제 혹은 부문 혁신체제라 불린다.
SIS의 개념은 NIS(National Innovation System; NIS)이 기술혁신이 산업 간 또는 부문 간에 따라서 다르게 진행되는 점을 무시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에 의해 출발한 개념이다. 다시 말해, 서로 상이한 산업들은 기술적인 기회와 전용성의 여건, 기술지식의 누적 정도와 관련 기술지식들의 특성 등으로 요약될 수 있는 기술적인 체계(Technological regimes)로 인해서 기술혁신의 과정이 각기 다르게 진행된다는 점을 고려한 개념이다. 대표적인 예시로 바이오산업은 획기적 기술혁신이 빈번하게 이루어지며, 대기업부터 소규모 기업에 이르기까지 여러 기업들이 혁신활동을 수행하며 산학 간 연계가 활발하지만 화학 산업에서는 일부 대기업 중심의 기술혁신만 이루어지며 사내 연구개발의 프로젝트들이 곧 혁신의 원천이 된다는 점, 기계 산업은 획기적인 혁신보다 점진적인 혁신이 보다 다수를 차지하고 공급자- 사용자 간 연계성이 혁신에 있어 핵심적인 요소로 작용한다는 사실 등이다[14].
Malerba(2004)에 의하면 부문(Sector)이라는 개념은 “공통되어진 지식기반을 가지고, 주어진 수요들을 충족시키는 제품의 그룹에 의해서 통합되는 활동의 집합”이며 SIS는 “한 부문의 제품을 개발하고 생산하며 그 부문의 기술들을 활용하는 데 있어 적극적인 기업들의 그룹 혹은 시스템”이라고 정의되고 있다[4]. 그는 SIS의 구성요소를 지식, 기술, 활동주체, 네트워크, 기관, 제도의 여섯 가지로 제시했는데, 각 요소들에 대한 의미는 다음과 같다.
산업혁신체제적 관점에서 지식은 기술에 필요한 깨달음이라 할 수 있으며, 이것이 산업적으로 발전된 것이 기술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지식과 기술은 특정 부문 혹은 산업이던지 특정한 지식적 기반(Knowledge base)과 기술(Technologies)이라는 측면에서 나름대로의 특성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 그 의미를 파악해 볼 수 있다. 각 산업들이 상이한 기초적인 기술들에 의해 토대를 두고 있고 이 기술들이 곧 부문의 성격과 범위, 조직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15]. 이에 따라 자연스레 지식과 기술, 부문은 상호 연계와 보완성이 존재하고 이들은 산업혁신시스템의 범위를 규정하는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부문, 즉 각 산업은 지식기반의 측면이 다르며 이 때문에 지식은 혁신과정 속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고 할 수 있다. 그 상세한 근거로 첫째, 지식은 두 가지 유형이라 할 수 있는 지식의 도메인, 다시 말해 특정한 과학의 기술 영역과 부문의 제품으로의 응용과 활용의 영역 면에서 다르다. 둘째, 지식은 접근가능성(accessibility)의 차원에서 개별 기업들이 외부의 지식을 얻을 수 있는 기회의 정도가 다르며, 누적성(cumulativeness)의 차원에서 새로운 지식들이 기존지식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기에 중요한 개념인 것이다.
한편, 특정한 산업은 기관이나 개별 경제활동의 주체들로 구성된다고 할 수 있다. 개별적 경제활동 주체는 소비자나 기업가, 과학자 등을 일컫는다. 기관은 사용자나 제품 공급자, 원료 혹은 부품공급자로 대변되는 기업을 일컬으며 대학이나 금융기관, 정부로 대변되는 비기업 법인, 또한 기관들의 집합체인 산업협회 등을 말하는 것이다. 이런 기관이나 개별 경제활동의 주체들은 개별적으로 특정한 학습과정과 신념, 능력, 조직구조, 목표 및 행동을 갖고 있으며 커뮤니케이션과 교환, 경쟁과 협력 등을 통해 서로 간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관계 및 네트워크의 유형들과 조직구조는 SIS마다 다르다고 할 수 있는데, 이는 부문에 따라 지식기반의 특성이 다르고 학습과정과 기초기술의 종류, 수요의 특성, 주요한 연결고리 등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산업혁신시스템적 관점에서 보자면 기술혁신은 연구개발과 상업화로 연결되는 지식의 창출 및 교환을 위해서 다양한 경제활동의 주체 간의 체계적 상호작용을 포함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이런 상호작용은 비단 시장뿐만이 아니라 시장의 외적 관계도 포함한다고 할 수 있는데 지식시장이나 특허시장, 기업 간의 협력이나 공식적 네트워크 등이 그 사례이다.
마지막 요소로 기관 혹은 제도는 활동주체들의 인식이나 행동, 상호작용 등을 형성하게 하는 규범이나 관례, 공통적인 습관이나 표준, 법 등을 일컫는 말이다. 대부분의 기관과 제도들은 국가로 대표될 수 있으나 일부의 기관 혹은 제도들은 특정한 부문 속에서 특수적인 성격을 지니기도 한다. 예를 들어, 특정한 부문에서의 노동시장이나 금융기관, 제약 산업의 특수한 규제나 소프트웨어에서의 표준과 같은 것을 들 수 있다.
특히 국가적 제도나 기관과 부문혁신시스템의 관계는 세 가지의 측면에서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데, 그 첫째는 국가적인 제도4들은 부문에 따라서 기숙혁신에 있어 각기 다른 효과를 초래한다는 점이다[16]. 둘째로 동일한 제도나 기관도 국가에 따라 각기 다른 형태 및 특성을 갖고 이로 인해서 혁신에 미치는 영향의 정도도 각기 다르게 나타난다는 점이다. 이는 미국과 일본의 특허제도 속의 각기 선발명주의(first-to-invent), 선출원주의(first-to-file)의 차이를 대표적인 예시로 들 수 있는데, 이는 각국에서의 기업들의 혁신활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셋째로 국가적인 제도 혹은 기관은 이와 가장 순응이 용이한 산업들을 발전시킬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예를 들자면 미국의 첨단산업 분야와 프랑스의 공공적 수요와 관련된 부문이 이런 예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특정한 한 나라에서의 부문 간의 특화유형은 이처럼 제도적 특성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고 할 수 있다.
2. 분석 순환도 도출
이상의 논의에 의거하여 중국의 원격진료에 대한 산업 경쟁력 평가 분석의 모델로 산업혁신체제적 모델에 기반을 둔 본 연구의 분석 순환도를 다음과 같이 도출한다. 산업혁신체제 관점으로 분석하기 위하여 여섯 가지의 구성요소인 수요 조건, 혁신 주체, 네트워크, 제도와 환경, 기술기반, 지식기반이라는 각 요소별 분석을 수행하고 이를 최종적으로 ‘기회의 창’이론을 적용하여 분석하고자 한다. 기회의 창을 통해 지식이라는 요소의 분류에서 각 세분화된 방향으로 가는 과정은 분석 결과에서 도출하기로 한다.
3. 기회의 창 이론
본 연구에서는 중국의 원격진료 산업을 분석하기 위해 산업혁신체제 관점의 분석을 위하여 여섯 가지 분석순환도의 요소를 기반으로 하여 기회의 창 이론을 적용하고자 한다.
기회의 창 이론은 추격사이클 이론에 의거한 Lee & Malerba (2016)의 이론에서 나온 개념[17]으로 위 [그림 4]와 같이 세 가지 곡선에 있어 A의 얼리 리더(early leader)들의 창(Stage 2)과 후기 진입자(late comer)들의 창(Stage 3), 새로운 진입자(new comer)들의 창 (Stage 4)이 존재한다. 산업의 발전과정 속에서 기회의 창은 국내 기술추격 이론의 저명한 이론가인 이근 (2014) 연구자에 따르면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19].
그림 4. 기회의 창 이론[18]
첫 째는 패러다임의 변화로 인한 기회의 창의 생성이다. 디지털화와 같은 패러다임 출현이 후발자들이 기존 강자를 따라잡는 기회로 작용하는 것이다. 이를 기술 비약 가설(leapfrogging theory)이라고도 하는데[20], 시장에 늦게 진입한 후발자들이 기존 패러다임 기술과 관련한 투자를 생략하고, 새로운 패러다임에 빠르게 편승하는 것을 일컫는다. 특히 이 경우 기존 시장의 선점자들은 기존 패러다임 기술과 관련된 투자를 회수하기 위해 매몰비용(sink cost)에 집착하거나 안주하는 현상에 빠지는 것이 대다수이기에 후발자들에게는 새로운 기회로 작용한다. 이러한 대표적 사례는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의 패러다임 변화에 한국이 빠르게 편승하여 일본을 추월한 사례 5가 있다. 선점자의 시각에서는 이를 ‘승자의 함정’에 빠졌다고 표현하는데, 디지털 카메라의 출현에 따른 폴라로이드 카메라 제조사의 몰락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두 번째 기회의 창은 불황기, 수요변화에 따른 현상이 있다[21]. 이 중 불황기는 후발자들이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데, 기존 시장 속 강자들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음으로 인해 인적·물적 자원과 금융자본의 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해질 것이므로 후발자들은 지식의 습득이 비교적 용이하며, 기회가 증가하고 기술 이전에 따른 비용이 감소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빠른 추종형의 후발자는 이 기회를 활용하여 공급사슬을 만들고 더 진보된 상태로 나아가게 되는 것이다. 곧, 후발자의 전략은 적합한 진입 시기인 불황기에 접근 가능성이 높아진 자원과 지식을 전폭적으로 활용하여 이를 기회의 창으로 여기는 것이라 할 수 있다.
Ⅳ. 산업혁신체제적 관점에 의거한 중국의 원격의료 산업의 경쟁력 분석
1. 수요 조건
중국의 원격의료산업은 자원기반 관점(Resource-based view)에서 보면 원격의료 시장에 선점적으로 진입한 기업으로, 후발자들에 비해서 우월한 자원과 역량을 확보할 수 있고 이런 자원들을 축적할 수 있는 상황이라 할 수 있다[22]. 이에 따라 기본적인 수요기반을 전반적으로 확보할 수 있으며 추후 수확체증의 효과를 누리는 등 경쟁 우위를 가질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특히, 제약과 반도체, 의료영상장비 등과 같은 바이오 관련 산업들은 선발자들이 시장 점유율 확보 차원에서 후발자들보다 다양한 점들에서 유리하다는 점은 연구를 통해 밝혀진 바 있다[23].
중국의 원격의료시장에 있어서 수요는 자발적으로 증가하기보다 수요의 견인효과가 컸다. 중국의 원격의료 발전 배경이 도농 간의 진료의 질 차이였으며 이는 ‘필요수요’에 의한 견인으로 그들이 새로운 방향으로의 투자를 감행한 것이다. 즉 기존의 오프라인 기반의 의료 패러다임을 넘어 온라인 기반 의료 패러다임으로 빠르게 뛰어든 것이라 보인다. 이처럼 외부 환경과 소비자들의 선호가 끊임없이 변화하며 관련 기술도 발전하는 중 선발기업들이 경로의존성에 집착하고 있을 때 중국은 시의적절한 필요수요 현상으로 인해서 원격의료 산업이 발전된 있었던 것이라 판단된다.
대표적인 사례로, 중국의 현 13·5 시기 전략 중 ‘두 개의 백년’의 하나로 당 창립 100주년인 2021년까지 전반적인 시아오캉(小康) 사회의 건설을 목표로 한 중국의 꿈을 실현하려는 목표를 제시할 수 있다. 전략의 세부내용에서 소득불평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농 간 격차 해소’, ‘과학의 발전’을 핵심 안건으로 설정하여 현재 존재하는 격차들 중 가장 심각한 의료계의 현실과 관련된 개혁을 강조했으며 이에 따라 과학 발전의 초점을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원격의료의 발전으로 선정했다. 이는 적절한 수요 조건에 맞춘 정부의 전략책이었다고 판단된다.
2. 혁신주체 측면
혁신주체의 측면에서는 본 연구에서 혁신주체는 개별적 경제활동주체와 기관의 경제활동주체로 나뉜다는 가정 하에 분석했다. 여기서 개별적 경제활동주체는 소비자와 기업가, 과학자 등으로 설명될 수 있다. 소비자 측면에서 이들은 앞서 언급한 수요견인 현상(Pull)을 이끌었다는 점에 중국 원격의료시장의 발전의 바탕을 형성했다고 할 수 있다. 주된 수요 주체이며 동시에 혁신 주체로서 소비자들은 점차 다양해지는 니즈의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으며 이러한 수요견인 효과로 혁신의 양상 또한 시시각각 변화하고 있다. 기업가들은 의료시장의 패러다임 변화를 선점적으로 감지하여 의료용 로봇, 영상 식별 의학기술, 스마트 의약품들과 관련된 기술을 연구·개발했다는 점에서 중국 원격의료 산업의 혁신을 견인했다.
이외에도 기관을 대표하는 정부의 역할도 컸다. 인터넷+ 관련 정책을 비롯한 인터넷 병원의 설립 허가, 원격의료와 관련된 <의료기관의 원격의료추진에 관한 의견> 등 각종 정책 추진은 혁신 주체로서의 정부의 역할을 시의적절하게 수행했으며 산업혁신체제적 관점에서 기술혁신이 연구개발과 상업화로 이어지는 ‘지식의 창출과 교환’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 다양한 경제활동 주체 간 체계적인 상호작용을 이끌어냈다. 그 방법으로 정부는 원격의료 관련 기업들에게 적극적인 투자를 감행했으며 중국 내 소비자들을 고려한 원격의료 관련 정책을 펼쳐 사회를 구성하는 경제활동 참여자들을 한데 아우르는 상호작용의 기틀을 마련했다.
3. 네트워크 측면
중국 내 원격의료 산업에 기술혁신이 곧 연구개발 및 상업화로 연결되는 ‘지식의 창출과 교환’을 위해 다양한 경제활동 주체 간의 상호작용 기틀을 마련한 정부의 정책이 곧 네트워크를 형성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의료 서비스라는 하나의 큰 틀을 원격 의료와 스마트 의료, 인터넷 병원들과 같이 다양한 기반 시설 및 기술들을 연계하였으며 이로부터 의료 서비스 활동 간의 연계와 및 상호보완성을 지녔다는 점에서 네트워크 측면의 중국 원격 의료산업에 대한 핵심적인 성공 요소라 할 수 있다. 이를 정리하여 [그림 5]에 가시화하였다.
그림 5. 중국의 원격의료 네트워크[24]
4. 제도와 환경
제도 및 환경은 일반적으로 활동주체들의 인식과 행동, 상호작용 등을 형성하게 하는 규범 혹은 관례, 습관이나 표준, 법 등을 의미한다. 이러한 점에서 중국의 제도 및 법적 환경은 기술혁신에 있어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원격의료와 관련된 규정을 기존 B2B 기반에서 의료진과 환자 간 B2C 기반으로 적극 수용하여 원격의료를 향한 보다 발전적이며 개방적인 제도를 수립했고 인터넷 병원을 비롯하여 원격의료가 활성화되기 위한 제도적 발판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정책적 행보로서 지난 2012년 원격의료의 정보 시스템을 ‘의약위생 정보화 사업’의 핵심 주제로 설정한 데 이어 원격의료를 ‘편민·혜민 프로젝트’의 주요한 내용으로서 포함시키고, 의료서비스 정보에 대한 관리 시스템의 강화와 동양과 서양 의학의 전자 병력을 고루 응용하여 원격의료를 추진하는 등 다양한 정책을 펼쳤다. 나아가, 2018년에는 원격의료 서비스 능력의 제고 및 정보화 수단의 활용을 통해 의료자원의 공유를 촉진하기 위해 의료연합체에게 자금을 지원하고 원격회진과 원격 심전도 진단 등과 같은 서비스 제공을 위해 원격의료와 관련된 시스템을 정비하고, 새롭게 혁신했다.
5. 기술적 측면
앞선 이론적 검토에서 산업혁신체제론 속에서 기술은 각 부문(산업)들이 상이한 기초적 기술에 의해서 토대를 두고 있으며 이 기술들이 곧 부문(산업)의 성격과 범위, 조직성에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그러므로 제품을 특정한 하나의 기술군으로 연결시키는 작업인 기술 -제품 매트릭스를 작성하는 것이 가능하게 되는데, 이는 네트워크 구성 요인과 유사하며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에 힘입은 사회의 ‘디지털’화로 인해 새로운 기회의 창이 열리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중국은 이런 사회의 변화로 인한 중점기술의 변화 패러다임으로 의료 서비스와 관련된 기술의 성격과 범위, 즉 패러다임에 편승하였다고 보인다. 곧, 기술은 디지털화와 연관된 정보기술이며 제품은 원격의료 산업으로 본다면 디지털화로 인해 원격의료 산업의 기술-제품의 매트릭스가 형성된 것이고 이를 둘러싼 디지털과 원격의료, 각종 경제 주체들의 상호 보완성이 더해져 중국 내 원격의료와 관련된 기술 기반의 혁신이 나올 수 있던 원인이라고 판단된다.
6. 지식적 기반
Malerba(2004)에 의하면 지식을 포함한 산업을 구성하는 여섯 가지 요인들은 “공통된 지식기반을 갖고, 주어진 수요를 충족시키는 제품들의 그룹에 의해 통합되는 활동이자 그들의 집합[25]”이며 산업의 혁신은 이런 프로세스를 이끄는데 있어 적극적인 기업이나 국가의 시스템이라 정의한 바 있다.
이에, 중국 원격의료에서의 ‘공통된 지식 기반’이라 함은 앞선 기회의 창 이론을 검토한 바에서 살펴볼 수 있듯 곧 패러다임의 변화라고 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 속에서 가장 핵심적인 가치이자 각종 부가가치의 창출 원인이자 자원은 ‘정보’이다. 이런 정보들은 디지털 플랫폼들을 통해 전파되고, 생성되며, 공유되는데 기존지식이 말하고 쓴 것들의 기록이었다면 4차 산업혁명 시대 속 지식은 ‘디지털 미디어 리터러시(Digital media literacy)’라는 방법을 통해 디지털 미디어 세상 속, 새롭게 만들어지며, 변환되고, 공유되는 무언가라고 일컬을 수 있다. 이러한 정보들은 하나로 모여 빅데이터로 탄생하고, 클라우드에 저장되며, AI를 비롯한 각종 데이터 응용 기술의 지식으로 활용되게 된다.
위와 같은 지식기반의 관점에서 본다면 오히려 한국이 더욱 지식기반 사회의 기회의 창에 마주해있다고 보인다. 세계적인 인터넷 강국이며 여느 국가보다 눈부신 정보기술의 향상을 이끌어낸 국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의 원격의료는 지식기반 차원의 요인만이 아닌 앞선 여섯 가지 측면들에 있어 모두 기술 추격적 시각을 견지하고 선도적인 전략을 취했다는 점이 다르다. 이를 통해 모든 요소들의 근간인이라고 할 수 있는 지식의 기반이 원격의료 발전에 있어 훌륭한 밑바탕이 되고 있는 것이라 보인다. 지식은 산업혁신 체제적 관점에서 모든 부문들의 근간이 되는 중요한 요소이나, 이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않고 겉돌게 된다면 활용되지 못하고 떠돌기만 할 것이다. 하지만 중국의 원격진료 산업은 앞선 나머지 요인들이 원활하게 연결 및 발전적인 상황이며 이에 따라 지식의 기반을 통한 기회를 포착할 수 있다고 보인다. 앞선 그림 3의 연구 분석순환도는 본 연구자의 이런 관점에서 도식화된 것이다.
그림 3. 연구의 분석 순환도[17]
7. 기회의 창 요인분석
앞선 기회의 창과 관련된 이론적 검토에서 총 두 개의 기회의 창의 유형이 있었다. 첫 번째 기회의 창은 패러다임에 기인한 사회적 변화로 유발된 기회의 창이며 두 번째 기회의 창은 불황기 내지는 수요의 변화로 인해 후발자들이 시장에 진입하게 됨에 따라 생기는 자원적 이점의기회의 창이었다. 중국에서의 원격의료 산업은 의료서비스를 둘러싼 기술혁신과, 구체적으로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기반한 디지털 혁신으로부터 기인했다는 점으로 본다면 기회의 창 요인은 첫 번째 기회의 창의 유형7으로 보는 것이 적합해 보인다.
이는 노키아의 몰락, 후지 필름의 몰락처럼 ‘승자의 함정’ 효과로 인해 역전이 발생할 가능성이 존재하는 상태 속에서 적절한 기회를 포착해 산업을 성공적으로 이끈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기존 산업계의 승자들은 새로운 패러다임의 출현을 무시, 경시하고 기존 패러다임에 안주하는 보편적인 경향이 있기에 중국은 추격자 입장으로서 이들을 따라가며, 오히려 역전하고 있는 과정 속에 있다고 보인다. 이 관점에서의 ‘기존의 승자’들은 여타의 산업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적인 국가들, 한국 또한 포함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Ⅴ. 분석을 통한 한국 원격의료 산업으로의 시사점
1. 연구의 요약
산업혁신체제적 관점에서 중국의 원격의료 산업을 진단한 결과, 다음과 같은 결과가 도출되었다.
첫째, 수요 조건에 있어서는 중국 내 도시와 농촌 간 의료서비스 공급의 격차로 인해 발생한 수요 견인 효과가 중국의 원격의료시장의 발전 속 수요조건에 있어 긍정적인 효과로 작용했다. 중국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시장으로 요구되는 수요를 13·5 계획 등의 전략적 계획을 통해 전폭적으로 지지했으며, 이를 통해 수요 조건에서의 전략적인 산업혁신을 이룰 수 있었다고 보인다.
둘째, 혁신주체로서의 중국의 원격의료 산업의 발전은 개별적인 경제주체인 소비자들의 수요견인 효과와 기업의 적극적인 연구개발로 이루어졌고, 기관을 대표하는 정부의 <의료기관의 원격의료추진에 관한 의견>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산업의 혁신을 지지한 것의 개별적 측면과 이들 개별적 경제주체와 기관의 경제주체들의 적절한 소통과 융합이 이루어져 산업혁신에 기여했다고 보인다.
셋째, 네트워크의 관점에서는 우선 혁신주체의 관점에서의 소비자-정부-기업의 원활한 네트워크 형성과 의료 서비스라는 기술을 중점으로 한 기술적 차원-제품 차원-서비스 차원의 융합으로 다자간의 플로우 네트워크(flow network)를 이루어낼 수 있었음에 그 성공요소가 있다.
넷째, 2012년 원격의료 정보 시스템을 의약위생 정보화 산업의 주요한 항목으로 설정한 데 이어 최근 2018년 원격의료 서비스의 능력제고와 정보화 수단 이용을 통한 의료자원의 공유를 촉진을 중점목표로 설정하는 등 정부의 적극적인 제도적 바탕의 마련 또한 중요한 요소로 판단된다.
다섯째, 정보기술의 발전으로 도래한 사회의 디지털화라는 패러다임을 캐치하였으며 이와 관련된 기술들을 적절하게 융합해 ICT 기반의 헬스케어 산업, 특히 원격진료산업을 이끈 데 있어 기술 기반적 산업혁신의 요인이 보인다.
마지막으로, 앞선 모든 요인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볼 때, 그 기반적인 요소는 '지식'으로 의료 서비스의 패러다임 변화 부응하기 위해 수요에 의한, 주체에 의한, 네트워크에 의한, 제도에 의한, 기술에 의한 원활한 산업혁신 기반을 형성하여 지식 기반의 혁신의 가치가 더욱 배가된 것으로 판단된다.
2. 국내 원격의료산업으로의 시사점
현재 한국의 원격진료 시장은 원격의료에 대한 입장에 대해 완화 규제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물론 어느 분야에서나 특정한 제도의 변화는 그와 관련된 찬성과 반대, 기대와 우려 등을 낳기 마련이나 원격의료와 관련된 논쟁은 합의점을 도출하기 어려운 수준의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대표적으로 세 가지 문제점으로 의료기관 간의 양극화, 환자 간의 양극화 심화 현상, 대한민국 의료전달체계와 관련해 제기되는 원격의료의 부정적 잠재영향성이 대표적 문제이다[26].
의료기관 간의 양극화 현상과 환자 간 양극화 심화 현상에 대해서는 중국의 경우 원격의료 자체가 오히려 이런 현상의 문제인식의 계기가 되었으나 한국에서는 이해관계자들의 다툼으로 인해 정부는 오히려 대한의사협회의 눈치만 보고, 본격적인 도입 및 수용에 대해서는 눈을 돌리고 있는 현실이다. 대한민국의 시장 자본주의 경제체제와 중국의 계획경제체제의 체제적 차이로 인한 점도 영향 요소이나 산업혁신체제의 관점 중 혁신 주체의 요소로 볼 때, 기관의 혁신에 대한 의지가 미비한 실정이라 판단할 수 있다.
국가의 경쟁력을 좌우하고 무엇보다 국민의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의료서비스분야에서는 정부 주도의 혁신이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한국은 기업(서비스 제공 주체)들이 정부의 영향력보다 강해져 이런 관습과 문화에 익숙해져 버린 ‘승자의 함정’에 빠져 있는 듯하다. 중국의 사례를 면밀히 살펴 정부의 적극적인 주도 아래 늦지 않았으며 성장 잠재력이 충분한 원격의료 시장 속에서의 ‘기회의 창’을 적극 탐색하고, 이를 활용하여야 할 것이다.
두 번째로 대한민국의 의료전달체계와 관련하여 제기되는 원격의료의 부정적인 잠재 영향성과 관련된 담론이다. 앞서 말한 ‘승자의 함정’과 관련된 전형적인 ‘경로 의존성’ 현상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의료서비스 산업에서 기존의 의료서비스에서 파생된 의료관광과 같은 K-Beauty 등의 빛을 본 경험 등으로 누적된 이런 경로 의존적 혁신 활동의 결과는 대개 성공의 덫에 빠지게 되는 계기가 된다는 보고가 있다[27].
이에 우리나라의 원격의료 산업에 대해 그 부정적인 잠재 영향성을 면밀하게 파악하고 의사결정을 하는 것은 좋으나 보다 거시적인 차원에서 이를 평가하여 원격진료를 맹목적인 비판적 시간을 견지하여 검토할 것이 아닌, 산업을 둘러싼, 나아가 국가를 둘러싼 전후방적 기대 효과의 분석, 예상되는 시나리오의 시뮬레이션 분석 등 실천적인 조사와 규명을 통해 보다 능동적인 대처가 필요해 보인다. 이를 위해 구체적인 제안을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첫째, 현재 시행되는 디지털 뉴딜정책의 흐름에 부합하고, 4차 산업혁명 및 언택트 시대의 의료서비스에 대한 수요 변화에 대한 요구조사를 시행하여 원격의료의 본격적 도입에 대해 대국민 수요조사를 시행하는 방안이다. 코로나19의 확산과 정보화 혁명은 비대면 중심의 의료서비스 시장을 확장시켰으며, 이러한 흐름 속에서 국민을 위한 의료서비스는 국민이 원하는 수요의 방향으로 맞춰야 한다는 국가의 책임과 의무를 다함과 동시에 변화한 시대에 맞는 첨단의료기술인 원격의료를 맞이할 준비가 되어야 한다.
둘째, 디지털 첨단의료를 신산업으로 성장하여 집중적으로 육성시킬 필요가 있다. 특히, 개인의료정보의 활용 논의에 대한 중재안을 마련하여 통합적 의료정보시스템 안에서 스마트 의료기기(스마트 워치, 원격진료 등)와 오프라인 진료의 정보를 통합화하는 시스템이 구축되어 보다 선진화된 디지털 의료기술 생태계가 마련되어야 한다. 교육산업, 제조산업, 건축산업은 각기 블렌디드 러닝, 드론 및 RFID,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 등을 통해 독자적인 영역에서 표준화된 정보시스템을 구축하거나 발전시키고 있으나 현재 의료서비스는 여전히 인력에 의해 과의존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현시점의 기회의 창을 포착하고, 이를 적절히 활용할 기반을 만들기 위해서는 이와 같은 디지털 참단의료의 집중육성을 통한 표준화된 의료시스템 체계를 구축하는게 우선일 것으로 사료된다.
코로나19의 여파가 장기화됨에 따라 점차 사회의 다양한 부분들이 비대면화되고 있다. 의료 서비스는 인간의 삶 중에서 그 생사를 좌우하는 가장 근본적이며 중요한 서비스이기에, 시대적 변화에 가장 빠르게 대처해야 할 중요한 산업 분야이다. 우리나라에도 원격의료 서비스가 한시 빨리 정착하여, 관련된 연구개발이 진척되어 국제적 표준을 세우고, 보다 더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과 의료 서비스들을 필요로 하는 환자들에 대한 서비스가 이루어지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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