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서론
최근 세계적 팬데믹 현상으로 인해 공연예술계에서는 관객들의 안전을 위하여 공연을 취소하거나 연기하고 있다. 이에 따른 대안으로 각각의 단체들은 관객이 없는 공연, 즉 무관객 공연 또는 실시간 스트리밍을 통해 관람하는 온라인 공연이 대폭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기존의 온라인 중계는 TV 방송 프로에서 스포츠나 게임산업 뮤지컬 등의 산업들이 주를 이루었으나 최근에는 순수예술 분야인 음악, 국악, 무용공연 등 관객과의 교감을 중시하는 현장성 위주의 공연들도 온라인 중계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지난 2020년 3월 2일 스마트폰과 컴퓨터를 통해 시청할 수 있었던 뮤지컬 ‘마리 퀴리’를 들 수 있다. 해당 공연은 네이버TV를 통해 공연실황 중계를 하였는데 150분 간 진행된 역동적인 공연은 21만 뷰를 기록하였다. 공연장에서 직접 보는 생생함보다는 덜하지만, 집이나 카페 등 편한 공간에서 무료로 공연을 관람할 수 있다는 이점 때문에 큰 호응을 얻은 셈이다[1].
이는 대중들의 공연 향유방식의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온라인 공연은 극장이라는 사적인 공간에서 더 파고들어 개별적 관람공간을 만들어 주었으며[2], 접근성이 향상되었다. 또한 국내 공연뿐만 아닌 세계적인 명작들을 자신만의 환경에 맞게 시공간 제약 없이 관람할 수 있게 해주었다. 특히 지방 거주자의 경우, 공연 인프라의 부족으로 인해 클래식, 오페라, 무용 및 발레 등의 순수예술 장르의 공연들을 비롯해 뮤지컬과 같은 대중적 작품들까지 관람환경이 용이하지 않다. 최근 들어 심화되고 있는 지구촌 기상환경의 악화 역시 오프라인 공연장의 방문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 팬데믹과 별도로 초미세먼지가 섞인 황사나 스모그, 오존주의보 등의 잦은 출몰은 시민들의 야외외출 자체를 꺼리게 만들고 있다.
한편 4차산업혁명의 확산으로 인한 ICT 발달은 그 자체로 공연의 융복합화를 가속시키고 있는데, 이는 기존 아날로그 문화콘텐츠를 대신해 디지털 콘텐츠로의 진화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이것이 온라인 공연에 직접적 영향을 끼치진 않더라도 중장기적으로 보아, 마케팅이나 공연 기록 분야는 물론, 공연 콘텐츠에도 다양한 ICT가 접목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결국 여러 사회환경적 여건들을 종합해보면 온라인 공연은 피할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 될 것으로 귀결된다.
그럼에도 아직 대다수 공연예술계는 이러한 현상을 급작스럽게 맞이하여 충분한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온라인 공연을 생산하고 있다. 온라인 공연이 일반 관중들에게는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고 공연관계자 역시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현장에서 팬들과의 호응 부재, 저작권 보상 문제 등 일정 부분 거부감이 존재한다. 따라서 온라인 공연이 활성화되기 위해 해결해야 될 문제점이 무엇인지 소비자에게 만족도 조사를 실시하거나 개선요구사항을 들어볼 필요가 있고 현장의 관계자로부터 정부지원 등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 요구사항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때 예술의전당의 SAC on Screen(이하 SoS)사업은 온라인 공연의 활성화를 위한 참조 모델이 될 수 있다. 팬데믹과 무관하게 이미 10년 전부터 펼치고 있는 SoS 사업의 경우, 온라인 공연의 대표적 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예술의전당의 우수 예술 콘텐츠를 전국에 있는 예술회관, 문화센터, 영화관, 도서관, 전시관 등에서 스크린을 통해 감상할 수 있는 프로젝트이다. 시간과 거리의 제약을 넘어 아티스트들의 생생한 표정과 몸짓을 온라인을 통해 가까이 만나볼 수 있다는 나름의 장점이 존재하는 방식이다. 더욱이 예술의전당은 외부기관에 의뢰해 매년 공공기관 경영평가를 받도록 되어 있는데, 이 중에 SoS의 공공기관 고객만족도지수(이하 PCSI)도 포함되어 있으므로 관련된 누적 자료를 분석해볼 필요가 있다. 여기에서 주요 시사점을 도출할 수 있다면, 국내 온라인 공연 활성화의 문제점에 대한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본 연구는 예술의전당 3년 자료, 즉 공연 영상화사업(SoS)의 작품관람자 만족도 조사부분을 분석하고자 한다. SoS 사업은 10년 전부터 시행되었으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만족도 조사 항목이 세분화되었고, 2년에 한번 꼴로 조사업체가 변경됨에 따라 측정값이 조금씩 다른 측면이 있다. 따라서 완료가 아직 안 된 2019년도 자료를 제외하고 가장 연속된 자료 형태인 2016~2018년 자료를 활용하고자 한다. 구체적으로 응답자가 제시한 PCSI 항목별 고객의 소리(이하 VoC, voice of customers)의견을 분석한 후, 해당 사업의 실무자 및 참여관계자들과 분석결과를 공유하여 대응 방안을 도출,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 형태로 도식화하고자 한다.
II. 이론적 배경
1. 온라인 공연 유형
온라인 공연은 유형이 다양하며 지칭용어도 혼재돼 있으나 크게는 중계방식에 따른 분류, 상영방식에 따른 분류로 나눌 수 있다. 먼저 중계방식의 경우, 다시 생방송 개념의 실시간 스트리밍 공연과 녹화물 편집본의 중계로 나뉠 수 있다. 여기서 실시간 중계는 라이브캐스트 시네마시어터(LCT)를 의미하며 2000년대 중반 이후 디지털 배급과 영사기술 발달을 기반으로 영화관에서 공연의 생중계 형태가 가능해진 것과 관련 있다. 2006년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가 ‘MET: Live in HD’를 라이브 방송으로 선보여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이후 영화관에서의 예술공연 효과를 인지하고 녹화물의 영화관 중계 형태로 영국 내셔널시어터가 ‘NT Live’라는 연극시리즈를 제작하였다. 2009년부터는 국내 영화관인 메가박스가 뉴욕 메트 오페라 실황을 정기적으로 상영하기 시작하며[3] 여러 영화관에서 세계 명작 오페라와 발레 시리즈를 상영하여 지금에 이르렀다.
플랫폼유형에 따른 분류의 경우, 다시 오프라인 극장과 미디어 플랫폼 상영으로 구분할 수 있다. 앞서의 실시간 중계 공연 사례처럼 영화관에서 상영되는 경우라면 오프라인 극장 유형으로도 볼 수 있는 개념이다. 미디어 플랫폼은 포털에서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독자적인 영상콘텐츠 플랫폼을 통해 중계되는 방식을 말한다. 이들 서비스 유형에 따라 온라인 공연을 분류하면 다음과 같다.
표 1. 서비스 유형에 따른 분류표
1) 오프라인 중계 방식의 공연
오프라인 중계의 경우, 지자체의 문화회관과 영화관에서 주로 상영하는데 대표적으로 국립극장에서는 워호스(2015), 햄릿(2016)을, 대전예술의전당에서는 토스카(2015), 베르테르(2015), 라보엠(2014)을, 메가박스에서는 워호스(2014), 맥베스(2015~16), 헨젤과 그레텔(2016)을 각각 상영한 바 있다. 클래식 음악과 발레의 경우, 메가박스와 CGV 등에서 베를린 필 발트뷔네(2014), 베를린 필 유로파(2014), 로미오와 줄리엣 (2013~14)을 상영하였다. 이들 작품은 평소 비수도권에서 보기 힘들거나 상영 역시 부정기적이어서 비교적 높은 기대와 관심 속에 상영을 마무리하였다.
이중에서도 국립극장의 경우, 햄릿(2016)이 일찍이 전석매진을 기록하며 높은 인기를 보여주었는데, 주연 배우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인지도가 작용한 부분도 있겠으나 이러한 작품 외적의 요소 역시도 오프라인 공연에서는 자주 접하기 어려운 해외유명스타를 실시간으로 만난다는 점에서 온라인 공연의 긍정적 효과라고 할 수 있다[4]. 예술의전당 SoS의 경우에도 CGV 및 다양한 예술공간에서 호두까기 인형(2014~15)과 메피스토(2014)를 상영해 높은 호응을 얻었다[5].
이밖에 예술의전당 SoS의 ‘문화가 있는 도서관’을 주제로 한 반포도서관에서 열린 공연 중계 역시 시민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여기서는 국립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을 시작으로 2019년 신작 ‘노부스 콰르텟’, 뮤지컬 ‘웃는 남자’, 현대무용 ‘스윙’, 인형극 ‘피노키오’ 등을 영상화한 공연과 전시 작품 31편이 매주 일요일에 무료 상영되었다. 예술의전당 관계자는 “무대의 현장감을 그대로 보여주는 영상화 사업이 지역에 뿌리내림으로써 공연문화 정착과 지역의 문화예술 향유의 마중물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는데[6], 이는 SoS의 목표가 수도권을 포함해 주로 영화관이나 예술극장이 없는 도서 산간 지역 등에서 문화예술 소외계층을 위해 문화향유를 확대하고자 하는 기초적 문화복지·권리의 성격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같은 디지털화된 공연계의 물리적 환경 변화는 그간 일반 시민들이 접하기 힘들었던 오페라, 발레, 클래식 등의 비(非) 대중적 장르의 예술을 쉽게 향유할 수 있는 정책으로 이어진다. 경제학자 보몰과 보웬이 언급했던 공연예술은 ‘비용 질병의 모델’이라는 오명을 벗어나 이제는 디지털 콘텐츠로써 전 세계적인 파급력과 함께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을 실제로 접목할 수 있게 된 것이다[3].
표 2. 국내 주요 공연 중계영상 관객동원 실적[5]
2) 온라인 중계 방식의 공연
온라인 중계는 주로 미디어 플랫폼을 통해 상영되는 공연으로 시청자 역시 온라인 상태에 접속되어야 볼 수 있다. 코로나 사태로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이 퍼지면서 2020년 3월부터 국공립 공연장을 중심으로 문을 닫게 되었는데, 그 다음 달부터는 대형 민간공연장들까지 동참하면서 반사적으로 온라인 중계 방식의 공연이 늘어나게 되었다. 이러한 온라인 공연에서도 매출이나 조회수(접속자)가 높게 나오는 장르는 기존 오프라인 공연과 마찬가지로 대중적 공연인 뮤지컬과 콘서트 분야라고 할 수 있다.
대표적 사례로는 지난 2020년 4월, 세계적인 뮤지컬 거장 앤드루 로이드 웨버가 <오페라의 유령>을 주말 동안 유튜브를 통해 무료로 중계했던 이벤트가 꼽힌다. 이는 팬데믹의 여파로 공연장을 찾지 못하는 지구촌 뮤지컬 팬들을 위해 기획되었으며 천만 명이 넘는 인원이 그가 운영하는 ‘The Show Must Go On’ 채널에 접속하며 성황을 이뤘다. 오페라의 유령 이외에도 <요셉 어메이징>,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등을 순차적으로 공개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시청자에게 공연에 만족하는 만큼 자발적 기부를 받아 여기에서 발생한 수익을 코로나19 구호활동을 위한 기금마련에 쓰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7].
뮤지컬 외 콘서트 측면에서는 세계적 K-pop 그룹 BTS가 유튜브를 통해 ‘방에서 즐기는 방탄소년단 콘서트(방방콘)’를 개최한 사례를 들 수 있다. 팬데믹 여파로 콘서트 투어가 연기 및 취소되면서 이를 아쉬워하는 팬들을 위해 준비한 이벤트로써 소속사 빅히트 Ent는 2015~2018년 콘서트와 팬미팅 실황을 하루 동안 무료로 공개했다. 이는 동시접속자 수 210만명과 누적 조회수 5,059만 건을 기록했다[8].
한편, 이들 사례처럼 네이버TV와 유튜브는 각각 국내외 대표적 미디어 플랫폼으로써 홍보방식이나 인지도, 중계의 편의성, 체계적인 수수료, 대용량서버 구축 및 분산기술로 인한 부하 방지 등 다양한 측면의 장점으로 인해 온라인 증계시 가장 우선시되는 플랫폼들이다. 다만 이러한 대표적 미디어 플랫폼 외에도 별도의 채널을 운영하거나 유튜브와 함께 다채널로 온라인 중계를 하는 사례들이 있는데 KBS교향악단 공연의 경우가 그러하다. KBS교향악단은 지난 2020년 4월부터 자사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정기연주회에서 들려준 연주곡들을 중계했는데(디지털 케이홀 서비스), 첫 번째 시리즈인 ‘힘내자 코리아! 말러 교향곡 7곡 몰아 듣기’는 KBS교향악단 홈페이지에서도 동시에 관람할 수 있었다. 다만 이러한 사례는 인프라 구축 비용, 서버 관리 비용 등 경제적 부담이 상대적으로 높아 현재는 효율적인 아웃소싱의 개념으로 외부 미디어 플랫폼을 이용하는 게 점차 일반화되어가고 있다.
2. 온라인 공연 속성
다음으로 온라인 공연이 기존 공연과는 어떠한 면에서 차이점을 갖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위에서 언급한 사례들처럼 영상기록 및 구현기술의 발전은 기존 공연 장르의 특성이었던 시간과 장소에 대한 제한이 사라지고 소멸성을 극복하면서 새로운 형태로 공연 관람 경험을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9]. 이때 공연예술 장르는 영상화를 통해 디지털 콘텐츠의 특성인 복제성, 전달의 용이성을 가지게 되었으며 기존의 아날로그 공연예술 제작 및 유통방식과는 다른 형태가 되었다. 즉, 온라인 공연을 통해 극장 무대의 현장감을 다양한 편집과 함께 여러 대의 카메라로 각기 다른 관점(view)에서 전달하여 현장예술의 경계를 보다 넓혔다고 볼 수 있다.
이와 관련 온라인 공연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라이브니스 개념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미디어의 발달이전에는 ‘라이브니스’ 개념에 대한 연구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으며 공연에서의 ‘라이브’라는 의미 역시 불분명하였다[10]. 이후 미디어의 발달을 통해 디지털화된 콘텐츠와의 반대적 의미로써 공연의 본질적 측면을 강조하는 라이브니스에 대한 연구가 본격화되었다. 다만 지혜원(2016)[11]에 따르면, 라이브니스를 바라보는 시각 역시 크게 두 가지로 갈라지게 된다. 하나는 공연의 존재론적 가치가 ‘사라짐’과 ‘비움(emptiness)'에서 비롯되었다고 보는 펠런(Phelan, 1996)[12]의 주장으로 “공연 작품은 다시 공연되어질 수는 있지만 같은 형태로 반복될 수는 없으며, 엄격한 존재론적인 관점에서 공연의 재생산은 불가능”하다고 본다. 반면에 아우슬랜더(Auslander, 1999)[13]는 "공연이 매체에 의해 압도된 환경에 절대적인 영향을 받는 문화예술 산물"이라는 점을 인정하였으며, 녹음된 미디어와의 연관에서 라이브 속성을 탐구하였다.
온라인 공연은 단순한 소비재가 아닌 영속성을 가진 공공재로의 특성을 지닌다. 문화예술은 상업적인 콘텐츠의 경우에도, 사회적 파급력을 감안해 제작되고 심의를 받는다. 더욱이 온라인 공연처럼 사회적 여파에 의해 제작되거나 무료로 제공되는 경우에는 더더욱 공적 기능을 수행하게 되며 그 효과 역시 기존 공연과는 다르게 오래 지속된다. 흔히 말하는 역주행 이슈를 떠올릴 수도 있고 영상화된 공연의 보다 용이해진 인용으로 인해 리메이크나 패러디, 오마주가 활성화되면서 문화예술 창작을 보다 풍성하게 돕는 작용을 한다.
아울러 침체된 공연시장의 공간적, 시간적 제약을 탈피해 새로운 관객개발이 가능하다. 기존 관객들은 금전적으로, 혹은 시간과 정서적 여유가 있는 사람들을 위주로 공연 소비자계층이 형성돼 왔다. 오프라인 공연만큼은 아니지만 온라인 공연은 직접 예매해서 현장에 가서 보지 않으면 느낄 수 없었던 감각적 요소와 카타르시스를 제공한다. 부분적이고 간접적이라도 이러한 공연체험 경험은 잠재적 관객들로 하여금 오프라인 공연의 티켓을 구매하게 만드는 계기가 된다. 온라인의 감동을 현장에서 더 크게 느끼거나 비교해보고 싶은 욕구가 자극되기 때문이다. 특히 어린 청소년의 경우, 여기에서 받은 감동과 깨달음으로 인해 아예 공연관계자가 되기로 다짐을 하게 될 수도 있다. 관객개발은 물론, 저변인구 확대까지 늘릴 수 있는 셈이다. 이러한 선순환적인 과정 속에서 온라인 공연은 관객 저변확대를 위한 관객지원 시스템을 가동하고 다양한 마케팅을 진행하여 유통 및 배급, 판매를 통한 새로운 수익창출로 보다 높은 생산성을 가지게 된다[14].
한편, 온라인 공연의 속성은 최근 공연예술을 둘러싼 외부 환경이 급격하게 변화함으로써 정확하게 정의되어 있지 않고 있다. 즉, 온라인 공연은 개념적 범주가 아직 명확치 않아 유형별로 체계적 분류와 구분 기준이 시도될 필요가 있다. 사회적 배경과 선행연구들을 비추어볼 때 온라인 공연의 지속가능성 및 활성화를 위해 주요 속성들을 다섯 가지로 도출하여 아래의 [표 3]과 같은 비교를 해볼 수 있다.
표 3. 중계유형별 주요 제작 및 서비스 속성 비교(저자 작성)
이와 같이 온라인 공연에서 중요하게 요구되는 다섯 가지의 속성에서 중계유형별로 장단점의 차이가 발생하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저작권의 경우, 영화관 등 오프라인 극장에서 상영할 경우에는 실시간이든 녹화물이든 관계없이 저작권을 일정 보호받을 수 있는데 반해, 온라인 플랫폼에서 유통될 경우에는 다양한 변수로 인해 보호 관리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수익성의 경우, 네이버TV로 중계되어 총 46억 매출을 올린 바 있는 BTS의 2019 영국 웸블리 스타디움 공연 실황중계를 참고할 만 하다. 동시접속자수 14만명에 달한 이 공연은 3만3천원 티켓값을 내면 관람과 함께 공연 녹화 DVD를 제공한다. 녹화물 중계의 경우에도 BTS 의 2018년 전 세계 콘서트 투어 내용이 담긴 <러브 유어셀프 인 서울>(2019)이 CGV에서 1만5천원 티켓값을 받고 상영된 바 있어 온라인 공연의 실시간 vs 녹화물 버전의 가격책정 모델로 비교할 만하다. 영화 콘텐츠라는 조금 다른 사례이긴 하나, 콘서트 실황을 녹화했다는 점에서 장르적 특성을 감안해 하나의 공연 녹화물 콘텐츠로 볼 수 있을 것을 판단된다. 여기서는 실시간 콘텐츠와 녹화물 간에 2배가 조금 넘는 가격차가 존재하였으며 이는 온라인 공연이라도 실시간 중계 유형이 제작비나 프리미엄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비용이 높다는 점을 알 수 있다.
3. Sac On Screen 사업
국내 공연 영상화사업의 선구자격인 SoS는 2013년 11월 시범 운영하여 [표 4]와 같이 문화예술 소외지역이나 특수단체 등을 중심으로 전국 곳곳에서 예술의전당 우수 공연무대를 만날 수 있도록 시작되었다. 이 사업은 예술교육 기회의 확장과 문화복지 토대를 조성하고 있는데 특히 무료로 시민들에게 제공되었고 아직까지 이를 유지하고 있어 공공기관만이 할 수 있는 개척정신을 발휘한 사례라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지속적으로 양질의 공연콘텐츠를 제작하고 서비스함으로써 국내 대표적인 공연 영상화사업으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15].
표 4. Sac on Screen 2018 국내 상영처별 현황[16]
현재까지 SoS 사업은 수십 건의 공연을 자체 제작 및 위탁하여 고품질의 영상콘텐츠로 변환하였는데 뮤지컬 웃는 남자의 경우, 한국은 물론 일본에도 진출하여 큰 호응을 얻은 바 있으나 반드시 대중적 장르만을 고집하는 것은 아니고 순수예술 장르물 역시 많은 제작시도가 이뤄지고 있다([표 5] 참조).
표 5. 예술의전당 온라인 공연 제작 현황[16]
뿐만 아니라, SoS는 해외 유통망을 확장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그간 수출실적이 부진했던 공연계에 또 하나의 가능성을 안겨주고 있다. 해외 상영처별 현황에서는 각 국가에 나가 있는 한국의 해외문화원을 매개채널로 하여 총 10개 국가에서의 상영실적이 존재한다. 이중 브라질 한국문화원에서는 총 3회 상영으로 2,600명 관람객 수를 기록하였고, 홍콩 한국문화원에서는 총 7회 상영으로 209명 관람객 수를 기록했으며, 스페인 한국문화원의 경우 총 5회 상영으로 195명 관람객 수를 기록하였다. 이밖에 폴란드, 이집트, 짐바브 등의 문화원, 대사관에서 국내 창작 공연을 위주로 상영을 시행하였다. 이는 한류문화에 대한 해외홍보 및 수출효과로 이어질 수 있고 해외에 있는 동포들에게도 애국심을 고취시키면서 민족적 정서를 환기시키는 긍정적 기대가 가능하다.
III. 연구방법
본 연구는 예술의전당 내부자료인 PCSI 조사결과 중 지난 3년치(2016~2018)의 VoC 부분을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전문가 및 실무자 그룹과 함께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를 도출하고자 한다. 국내 온라인 공연은 도입시기가 짧아 기존 선행연구들은 누적된 자료를 조사한 경우가 부재한다. 아울러 팬데믹 여파로 인해 급작스럽게 시행되고 있는 타 온라인 공연보다는 10년의 서비스기간을 거치며 보다 검증된 노하우를 갖고 있는 SoS의 요구사항을 점검하는 것이 보다 실질적인 문제를 파악하고 개선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PCSI는 Public Sector Customer Satisfaction Index의 줄임말로, 공공부문의 목적과 공공기관의 특수한 속성을 반영하기 위해 개발된 지수이다. PCSI를 측정하는 방식은 고객 설문, 전문가 델파이 등이 있으며 PCSI의 주요 항목구성은 서비스상품품질, 서비스전 달품질, 서비스환경품질, 사회적 책임, 불일치, 전만적 만족, 성과 등으로 나눠져 있다.
여기서는 PCSI의 모든 결과치를 분석하진 않고 SoS 사업의 VoC 항목을 분석하려는 것으로, 예컨대 앞서 말한 품질요인 등 주요 항목의 점수들은 해당 보고서에서 매년 미세하게 오르고 내린 부분에 대한 구체적 설명이 없기 때문에 활용가치가 떨어진다. 이는 해당 자료가 외부에 설명할 필요가 없는 형태로 작성되었고 경영평가라는 취지를 감안할 때, 타 공공기관들과의 정량적 비교를 우선시한 역량지표의 성격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VoC는 하위속성으로 서비스 완결성, 서비스 효익성/본원적 욕구충족, 인적자원 역량환경, 고객케어 /상호작용, 커뮤니케이션, 제도/절차/시스템 환경, 물 리적 환경, 공익성, 홍보, 전반적 만족, 기타 등 11개 항목으로 이루어져있다. 다만 사업 특수성으로 인해 SoS 는 예술의전당과는 무관한 전국 각지에서 신청한 외부시설(도서관, 문예회관 등)과 인적자원(지자체 공무원, 사서 등)을 이용한다. 일종의 출장·대여 서비스의 개념에 가까우므로 이중에서 환경적 요소는 수집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사업의 공익성 측면 역시 이미 확보된 상태이므로 이들을 제외한 사업의 핵심 속성이라 할 수 있는 서비스 완결성, 서비스 효익성/본원적 욕구 충족에서 VoC 의견들을 수집하였다.
그 다음 VoC 의견 분석과정에서 전문가 및 실무자 그룹과 함께 이를 논의하였는데, 이 때 SoS 사업의 현행 무료버전과 향후 나아가야 될 유료 버전 두 타입으로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이하 BMC)를 도출하였다. BMC는 알렉산더 오스왈드와 예스 피그누어가 공동 저술한 (2010)에서 제안된 주요 프레임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9개의 요소로 평가하거나 제안하도록 되어 있다. 이 요소들은 나인 블록 빌딩으로 부르기도 하는데, ‘가치제안’을 중심으로 오른쪽에는 고객과 관련한 ‘고객관계’, ‘채널’, ‘고객세분화’가, 왼편에는 리소스와 관련된 ‘핵심파트너’, ‘핵심활동’, ‘핵심자원’요소가 있으며 하단에는 수입지출을 나타내는 ‘비용구조’, ‘수익원’으로 구성돼 있다. BMC는 이러한 비즈니스 모델 핵심요소들을 한 장의 프레임으로 보여줌으로써 투자자들을 설득시키거나 기존 사업구조 및 평가를 압축하는데 용이하여 매우 직관적인 표현 기법으로 평가받는다[17]. 다만 정량적인 측정도구가 아니므로 객관성을 확보하는데 한계가 있어 이를 보완하기 위해 VoC의 내용을 토대로 하여 전문가 및 실무자그룹의 의견을 반영한 형태로 BMC를 도출하고자 한다. 이 때 SoS의 BMC는 현재의 무료버전이 결국 유료버전으로 나아가야 할 것으로 예상돼 이 두 가지 버전 모두를 BMC로 각각 도출하였다.
IV. VoC 분석결과
PCSI의 응답자 특성은 다음과 같다. 우선 전체 표본 수는 2016년 48명, 2017년 48명, 2018년 52명이었고 연령대의 경우, 20대부터 40대까지 다양하게 형성되어 있었으며, 50대 이상의 경우 2016년에는 1명에서 점차 늘어나 2018년도에 14명으로 상승하였다. 성별의 경우 남성보다는 여성이 3배 가량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추천유형의 경우, 대다수가 SoS 사업을 타인에게 추천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공연관람빈도의 경우에는 한 달에 2, 3회 관람이 가장 많았으며 한 달에 1회 이상 관람하는 빈도는 13명으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차 상승하고 있었다([표 6] 참조).
표 6. 인구통계(2016~2018)[17-19]
SoS 사업의 서비스 완결성과 효익성에서 VoC 분석 결과, 대표적으로 뮤지컬 등 예술공연의 경우, 일회성이라는 제한점과 금전적인 부담으로 인해 관람할 기회가 적은데 해소방안이 되었으며 빠른 진행으로 대기 시간이 감소하는 점 등을 들어 응답자의 긍정적인 반응이 대다수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라이브에 비해 클로즈업된 영상으로 디테일한 장면을 살펴볼 수 있다는 장점에 대한 언급이 다수 있었다([표 7] 참조).
표 7. 지난 2016~2018년의 VoC 주요 공통의견 정리
이러한 공통 의견을 다시 서비스 완결성과 서비스 효익성 측면으로 나누어서 응답자의 주요 멘트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표 8], [표 9] 참조).
표 8. VoC 서비스 완결성 관련 의견(2016~2018)[17-19]
표 9. VoC 서비스 효익성 관련 의견(2016~2018)[17-19]
응답자의 멘트를 상세히 보면, SoS의 주요 사업목적인 ‘문화향유 확산’과 관련, 이에 대한 필요성과 사회적 효과를 인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어 소기의 목적은 달성했다고 보여 진다. 전반적인 만족도가 높다는 점 역시 오프라인 공연의 한계점을 보완할 수 있는 가능성 차원에서 다소 고무적이라 할 수 있으나 무료공연의 효과라는 점도 감안할 필요가 있다.
또 하나 주목할 부분은 편의성 측면에서 디지털 콘텐츠를 소비할 때의 일반적인 사용성 평가와 비슷한 경향이 나타남을 알 수 있었다. 이는 공연 장르가 갖고 있던 소멸성, 일회성(즉시성) 등 기존의 본질적 속성이 약해지고 대신 영구성, 반복성 등의 요소가 관객들에게 강화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모든 요소가 반전 성질로 전환된 것은 아니었고 공연 장르의 또 다른 주요 특징인 현장성의 경우에는 이중적 속성이 나타났다. 예컨대 현장성과 관련한 멘트에서 오프라인 공연 때 만큼의 몰입감이나 긴장감 등은 떨어진다는 의견이 있었으나 다른 한편으로는 배우들의 얼굴이 생생히 보이고 전에는 잘 보이지 않았던 의상이나 동작 및 동선까지 알 수 있게 돼 또 다른 차원에서 현장감을 느낄 수 있었다는 의견도 있었다. 즉, 여기서는 현장성이 어떤 의미로 사용되느냐에 따라 감소하기도 하고 증가되기도 하는 개념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현장성 요소의 경우, 온라인 공연이 활성화되더라도 무조건적으로 감소하게 될 속성이라기보다는 ‘온라인 연결 선상에서의 현장성’이라는 개념으로 특화되었다고 보는 것이 적합하다. 접근성 및 품질의 향상, 프로그램의 다양성 증대 멘트 부분 역시 디지털 콘텐츠의 소비 패턴과 유사한 측면이 있는데 언제 어느 때나 접속이 가능해지고 기존 콘텐츠와의 품질비교를 누구나 할 수 있으며 다양한 프로그램을 취사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가 넓어지는 측면에서 그러하다.
부정적 의견으로는 극장 또는 관람 환경에 따라 음향 및 화질의 큰 편차에 대한 불만이 드러났으며 이는 예술의전당 측이 관리하기가 어려운 타 외부기관의 시설 영역이긴 하나, 고객과의 실질 서비스 접촉이 일어나는 중요 지점이기도 하거니와 애초 고품질로 제작된 화질과 음향을 제대로 보여줄 수 없게 되기 때문에 결국 책임의식을 갖고 접근해야 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심각한 문제는 아니었으나 콘서트 공연장에서처럼 떼창을 할 수 없는 점, 뮤지컬의 전체적인 풍경과 무대 배경을 파악할 수 없는 점 등이 거론되기도 했다. 이러한 의견은 소수에 그치거나 약간의 아쉬운 점 정도로 꼽혔으 며 떼창 측면은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의 싱어롱 영화관 유행처럼 노래를 부를 수 있는 전용관을 대여하거나 떼창이 가능한 회차를 마련하고, 시점 측면은 카메라의 뷰를 천장에서 광각으로 보여주거나 360도 시점 커버가 가능하도록 카메라를 배치하기, 혹은 드론으로 촬영 하여 뷰를 다각도로 보여줌으로써 비교적 무난히 개선될 수 있는 요구사항으로 여겨진다.
V.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
다음으로 VoC의 원본 의견들과 이를 분석한 내용을 바탕으로 5명의 전문가 및 실무자 그룹과 논의하여 BMC를 도출하였다. 이들은 SoS 사업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했거나, 예술의전당이 아닌 타 단체에서 온라인 공연을 직접 제작한 경험자, 타 단체의 온라인 공연을 위탁 받아 기획 및 설계한 경험자들로 구성되었다.
표 10. 전문가 및 실무자 명단(가나다 순)
질문과 응답은 2020년 5월 10일부터 21일까지 약 2주에 걸쳐 온라인상에서 이뤄졌으며 1차는 공란 형태의 BMC 프레임을 3년치의 예술의전당 고객만족도와 애뉴얼리포트, VoC 분석 내용과 함께 제시하여 자유롭게 서술 및 기입할 것을 요청하였다. 그러나 이에 대해 예술의전당 관계자는 “현재 SoS 사업의 높은 만족도와 긍정적 효과에도 불구하고 예산이 매년 조금씩 줄어들고 있어 유료화에 대해 계속 고민중”이라며 BMC를 무료와 유료 버전 두 가지 형태로 나눠서 도출할 것을 역 제안하였다.
SoS 사업은 현재 무료로 진행되고 있는 만큼, 지금의 사업운영방식은 정책기조가 바뀌거나 다양한 사업들로 인해 전체 배정예산이 부족한 지점에 이르게 되면 중단 될 수밖에 없다. 또한 공공기관이 공익성을 갖고 문화 향유 확대에 나서는 것은 바람직 하나, 이러한 온라인 공연이 일정 궤도에 오르게 되었을 때는 민간사업자들과의 시장경쟁이 벌어지고 이로 인해 공공기관의 민간시장 참여 적절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결국 SoS의 무료 시행은 한계점이 있으며 일정 시점에서는 유료로 전환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만 무료 버전이 당분간은 계속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어 무료 버전일 때의 BMC도 도출하여 현 상태에서의 최선적 가치활동을 추구하고, 이후 유료화되었을 때의 버전도 선제적으로 파악하여 변화의 대비가 필요하다. 즉, 현 시점에서는 서로 이 질적인 측면이 있더라도 무료 버전과 유료 버전을 모두 평가하면서 각 차이점을 비교해보는 것이 SoS의 나아갈 방향을 마치 As Is에서 To Be 형태처럼 순차적으로 모색하고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처럼 역제안의 타당성을 감안, BMC를 두 가지 형태로 분류하여 자문 그룹에 재요청하였다. 취합된 결과를 다시 예술의전당 관계자와 함께 중복되거나 주요사항이 아닌 부분들을 제외하고 9개의 블럭별로 해당되는 내용들을 재분리하였으며 반복적으로 나타난 공통되는 의견들을 중심으로 프레임을 통합하였다. 이를 통해 도출된 BMC의 무료 버전은 다음과 같다.
그림 1. 무료 버전의 SoS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As Is)
우선 가치제안은 VoC처럼 소외계층을 위한 문화향유가 주요 목적이며 공연시장 확대를 위해 오프 공연시장과의 연계를 부차 목표로 하고 있었다. 이 과정에서 기록 및 보존관리가 어려운 현장예술인 공연장르가 DB 화되면서 역사성이 강화된다는 점도 중요가치로 나타났다. 고객관계는 VoC에서 만족도가 높았듯이 크게 개선될 곳이 없었고 기존 만족도조사 정도로도 충분하다고 나타났다. 채널은 다양한 편이지만 VoC의 불만처럼 고품질의 상영이 가능한 인증된 기관은 적은 편이었다. 고객 역시 불특정다수의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전체 고객계층은 한정적이면서도 유형이 많았고 기존 오프 공연관람자의 재관람이라는 거시적 목표는 기대치가 작게 나타났다. 핵심활동은 현장예술이 영상화된다는 사실 자체(매체 전환)에 높은 비중을 두고 있었으며 오지를 포함해 전국 곳곳에 상영되고 있는 부분을 언급했다. 핵심자원은 영상화된 콘텐츠인데 이로 인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형태가 아니므로 실제론 정부·지자체의 지원과 기업·대학과의 협업이 중요하다고 하였다. 핵심파트너는 배우를 비롯한 공연단체와 공연촬영 전문단체이며 전국 곳곳의 상영을 가능케 할 많은 공공기관과 협회가 느슨한 형태로 연결되었다. 현재 이들에게는 정기적 공문을 띄워 SoS 상영요청을 사전신청 받는 형태로 교류되고 있었다. 비용구조는 저작권료와 영상화 제작비가 가장 크게 나타났고 저작권료는 저작권 보유단체가 수익감소와 저작권 보호상실의 우려로 인해 액수 및 2차 저작물의 범위를 조정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 제작비는 고품질을 추구할수록 콘텐츠·서버 용량부담, 편집기술·기간 증가로 비용이 늘어나는 문제가 있었다. 그나마 홍보비는 공문 등으로 대체되고 전담인력 인건비는 사실상 예술의전당 내부직원이 업무를 병행하는 개념(위탁)에 가까워 상대적으로 비용이 적게 들고 있었다. 반면 수익원은 거의 전무한 상황으로 그나마 가끔 받는 입장료는 노쇼방지용 천원에 불과했다.
다음으로 유료 버전의 BMC는 위와 같다. 여기서는 무료 버전과 비교하여 빨간색은 새롭게 추가된 부분, 취소선은 제거된 부분, 이탤릭체는 수정된 부분을 나타낸다. 유료화 버전은 디지털화된 공연 콘텐츠를 극장 등의 오프라인 장소에서 주로 상영하는 SoS 사업의 한계를 탈피하여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감상까지를 전제로 작성하였다. 자문그룹은 우선 가치제안 부분에서 정체된 기존 공연시장의 확대를 위한 신규고객 확보, 즉 이윤창출이 가장 중요한 목표가 된다고 보았다. 또한 기존 특정 소외계층을 위한 문화향유는 VoC에서 SoS 의 사회적 가치를 인지하고 있듯이 바로 사라지거나 없애기 보다는 문광부의 ‘문화가 있는 날’(매월 마지막 수요일) 캠페인의 한 장르로 편입되어 노년층, 국가유공자 등 확실한 기준조건이 충족된 계층들을 대상으로 할인혜택을 제공하는 보편적 문화복지 형태가 이뤄질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았다. 고객관계는 영화산업처럼 크게 보아 대중그룹과 (준)전문가그룹으루 나누어 소통이 이뤄지게 되며 자연스럽게 채널과의 유대강화로 이들 고객관리를 간접적으로 하게 될 것으로 보았다. 이는 유튜브와 멀티채널네트워크(MCN)의 관계와 유사하다. 고객 세분화는 해당 공연을 접하지 않은 관객들이 주요 대상이며 여기에는 해외 관객들로 범위가 확장되었다. 최근 공연계의 N차 관람 및 헤비유저 증가 이슈를 맞아 기존 관람자의 재구매 역시 일정 확대될 것으로 나타났다. 핵심활동은 VoC에서 다각화된 뷰와 보다 큰 화면 사이즈를 원했던 것처럼 기존 영상화가 보다 고도화된 형태로 발전할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멀티플렉스 영화관이나 거대 미디어 플랫폼처럼 고품질의 촬영물을 데이터 손실 없이 그대로 관람할 수 있는 시설 위주로 서비스가 이뤄질 것으로 나타났다. 핵심자원은 무료 버전과 마찬가지로 영상화된 콘텐츠이나 이로 인한 관람 매출이 가장 중요한 비중을 보였고 기업의 협찬은 투자 성격으로 바뀌어 다른 이해관계자보다 가장 중요한 자원적 성격을 지니게 될 것으로 나타났다. 핵심파트너는 느슨한 상영처 대신 직접적 계약을 맺은 유통배급사의 역할이 중요해지되 대중적 인기를 업은 특정 공연단체와 전문적 촬영기술을 확보한 영상제작단체의 역할도 계속 중요할 것으로 언급되었다. 비용구조는 저작권료와 제작비 외에도 상영 및 유통 관련 비용이 추가되며 (오프라인 상영시), 과거와 달리 단기간의 수익극대화 를 위해 온오프 광고로 인한 마케팅비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VoC 기타 의견에서도 SoS 사업의 낮은 인지도를 지적했던 부분이기도 하여 마케팅비의 증가는 다양한 이유로 필수적으로 보인다. 한편 유료화될 경우, 예술의전당 대신 위탁업체나 민간기업들이 사업을 진행하므로 기존 사업전담부서의 인건비는 사라질 것으로 보았다. 수익원은 무료 버전과 크게 다른 부분으로써 다각화 양상을 보였는데 기본적으로 콘텐츠 판매형태부터 다양해지고 광고나 굿즈상품 판매와 같은 부가수익 창출방식과 함께 투자의 활성화나 관광상품 연동까지 가능한 방식으로 발전될 것으로 나타났다.
그림 2. 유료 버전의 SoS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To Be)
VI. 결론
본 연구에서 제시한 SoS 사업의 VoC 분석과 BMC를 종합한 온라인 공연 유료화 활성화의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온라인 공연에 대한 연구가 지금보다 다양하면서 세밀하게 이뤄질 필요가 있다. 온라인 공연 관람이 오프라인 공연 관람에도 긍정적 영향을 끼치는지 통계적으로 검증하는 등 상호보완재로서 작용하는지 혹은 대체재로 작용하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SoS의 유료화 성공 가능성에 대해서도 추가적인 분석이 필요하다. 특히 기존 SoS 사업의 무료공연 효과에 가려진 높은 만족도를 주의할 필요가 있다. 평소 보기 힘든 공연이나 높은 인기를 끌었던 뮤지컬들을 집 가까운 회관 등에서 무료로 보여준다고 했을 때, 대다수의 사람들은 부정적 평가를 하지 않거나 낮은 강도로 불만사항을 이야기하게 된다. 따라서 이를 직접적 근거로 유료화를 진행하기에 앞서 기존 만족도 조사에 더해 조건부가치측정법(CVM), 지불의사액(WTP) 등을 함께 측정하여 현실적인 가능성을 타진해볼 필요가 있다. 유료화로 인해 사업 초기 취지와 달리 서민들의 경제적 부담 증가로 이어질 수 있는 점도 정확한 연구 분석이 필요하다. 다만 이 부분은 온라인 공연의 가격을 다양화하고(스트리밍/다운로드, 좌석제/시간제 등) 할인혜택의 대상자를 넓히는 선에서 보완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둘째, 콘텐츠의 품질관리에 대한 책임의식이 요구된다. 유료화 이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이를 민간업체에 이양 및 위탁하는 것이 바람직하나 그 전까지는 예술의전당이 실질적 관리주체로써 외부시설의 상영 서비스까지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SoS 사업의 콘텐츠를 보러 왔을 때, 콘텐츠의 품질이나 서비스의 편차가 크고 좋지 않으면 그것이 무료이고 상영단체(문예회관 등)의 열악한 환경 탓이라고 하더라도 전당 측을 탓할 가능성이 크다. 애초 고품질로 제작된 콘텐츠가 저사양으로 변환되어 서비스되면 몰입감과 만족감이 떨어지면서 잠재적 관객개발 차원의 오프 공연관람 연계도 어렵게 만들다. 물론 SoS 사업 신청단체의 모든 시설을 점검하고 관리할 수는 없으므로 인증제를 운영하면서 일정 수준 이상의 시설이 갖춰진 곳을 대상으로 상영서비스가 가능하도록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이렇게 되면 시설이 열악한 상영처의 신청이 감소할 수밖에 없는데 홍보비, 시설개보수비, 서비스인력인건비 등을 자체 증액하거나 지자체 등으로부터 유치하여 거점 기관에서의 상영한 편마다 품질관리에 집중, 많은 고객을 끌어들이려는 전략이 요구된다.
셋째, SoS 장점으로 언급된 다양한 선택지는 지금보다 더욱 확대될 필요가 있다. 현재의 SoS는 장르적 다양성을 꾀하고 있으나 이는 순수예술장르 위주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콘텐츠는 디지털이지만 오프라인에서 상영할 경우에는 플랫폼을 통한 유통보다 접근성이 떨어질 수 있다. 현재 팬데믹으로 인해 공공장소에 가기 어려운 상황이 앞으로도 반복될 수 있고 앞서 BTS 공연 예시처럼 대부분의 아날로그 문화콘텐츠가 디지털화되고 있는 추세를 감안할 때. SoS 사업 역시 온라인 유통 모델로 확대되어야 한다.
온라인 공연은 시공간의 제약이 거의 없으므로 오프 공연계처럼 순수예술 공연이 대중공연에 밀려 공연장소 자체를 빌리지 못해 공연이 무산되는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순수예술장르를 기본적으로 영상화하되, 이외에도 어린이극이나 장애인 대상 공연, 노년을 위한 디너쇼 등의 공연들도 함께 개발할 필요가 있다. 즉, 장르 이외에도 계층별로도 다양성을 개발하려는 전략이 가미된다면 보다 많은 관객을 확보하는데 도움이 된다. 예컨대 최근 증가하고 있는 어린이교육용 연극이나 애니메이션 캐릭터 뮤지컬 같은 아동공연들은 자라나는 세대들을 대상으로 잠재적 관객개발을 위한 예술교육효과와 함께 온 가족을 공연장으로 이끄는 부수적 효과가 있다[21]. 여기에 최근 제2의 한류열풍이 불고 코로나 사태 이후 국가 차원의 체계적 방역으로 국민적 자부심이 높아지는 등 한국에 대한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이럴 때 해외동포 및 해외 잠재적 관람객을 위해 기존 온라인 공연 콘텐츠에 번역 및 자막선택 서비스, 작품해설, 출연진소개, 메이킹필름 등을 추가한다면 이 또한 다양한 선택지로서의 기능을 담당하게 될 수 있다.
넷째, 온라인 공연이라도 기존 오프 공연의 속성을 유지하거나 보완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앞서 언급했듯이 온라인 공연 중, 실연의 녹화물 중계는 생동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것을 디지털 콘텐츠의 특성으로 규정지은 채, 추가적인 보완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온라인 공연시장의 확대를 저해하는 한편, 영화나 애니 등 첨단CG나 입체감으로 무장한 다른 디지털 콘텐츠와 점차 비교대상이 되어 경쟁에서 뒤쳐질 수 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공연 제작감독이나 연출가, 출 연배우, 극작가·작곡가 등이 서로 분산된 형태로 온라인 공연 상영시간에 맞추어 상영 전후나 중간에 관객과 실시간 영상 소통 등을 할 수 있다면 관계자의 이러한 부분적 참여만으로도 생동감이 상당 부분 제고될 수 있다. 혹은 온라인 공연을 보고 있는 관객들 간 사회적 시청 형태를 강화하여 공식 SNS채널이나 자사 플랫폼을 통해 실시간 의견 및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다섯째, 민간 차원의 투자 유치와 부가가치 상품 개발에 대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BMC에서 나타난 것처럼 유료화의 안착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예산확보가 중요하다. 티켓 판매 외에 수익다각화를 꾀하는 것은 물론이고 크라우드펀딩 등 처음부터 리스크를 줄이면서 공연제작을 할 수 있도록 기존 방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 국내 공연계는 지난 2020년 뮤지컬 <셜록홈즈 : 사라진 아이들>의 조기 폐막, 2016년 <록키>와 2014년 <두 도시 이야기> 등의 일방적 공연취소 사태에서 알 수 있듯이 관객들이 지불한 비싼 티켓료는 전작의 손실을 채우는데 급급해 본 편의 공연에 대한 지원은 이뤄지지 않는 만성적자가 반복되고 있다 [21][22].
한편 본 연구는 SoS 사업의 분석을 통해 국내 공연계가 나아가야 할 바람직한 온라인 공연 모델을 제시하였으나 분석자료의 제한과 함께 비즈니스 모델의 정량적 검증 부족이라는 한계점을 갖고 있다. 이에 향후 연구에서는 이러한 미흡한 점을 감안하여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타당성 평가 등이 병행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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