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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alysis of Love Narratives and Discourse of Web Drama : Focusing on the Web Drama

웹 드라마의 연애 서사와 담론 분석 : <연애 플레이 리스트> 중심으로

  • 태보라 (동덕여자대학교 방송연예과 조교수)
  • Received : 2020.03.27
  • Accepted : 2020.05.22
  • Published : 2020.06.28

Abstract

This research wanted to examine what narratives and discourse were being formed in web drama contents young generations were going crazy about. To understand the characteristics of such love epics and to know what narratives were being formed based on narrative structures and comments, this research specifically used the web drama produced up to the season 4 for the first time in Korean web drama history with a large number of accumulated views. It was found that the narratives of the drama composed the romantic relationships of four couples as independent episodes, and realistically highlighted separations and reunions of those couples, and suggested concrete methods to solve agonies and conflicts they would experience in such relationships. And, in user comments, there emerged relational narratives confusing friendship and love between partners of opposite sex, narratives regarding the third person as enemy, and narratives on typical sex roles in such romantic relations. And, the culture seeking subjective love style and sharing and sympathizing with the love histories also appeared.

국내에서 제작된 웹드라마는 대부분 젊은 세대를 타깃으로 하였으며 연애를 주요 소재로 콘텐츠를 구성한다. 따라서 '삼포 세대'가 증가하며 연애와 결혼이 사회의 중요한 쟁점이 되는 현시점에 젊은 세대들이 열광하는 콘텐츠에서는 어떠한 연애서사와 담론이 생성되고 있는지 알아보고자 하였다. 이 연구에서는 높은 누적 조회수를 기록하며 국내 최초 시즌4까지 제작된 웹 드라마 <연애 플레이 리스트>의 서사구조를 분석하여 연애서사의 특성을 이해하고, 서사 구조 및 댓글을 토대로 어떠한 담론이 형성되는지 살펴보았다. 분석결과 작품의 서사에서는 네 커플의 연애과정을 에피소드식으로 구성하여 각기 다른 특성을 지닌 커플들의 만남, 이별과 재회를 현실적으로 조명하였고, 연애과정에서 겪는 고민과 갈등의 해결법을 제시하며, 인물들의 감정적 상태를 입체적으로 표현했다. 또한 이용자 댓글에서는 이성(異性)친구 사이에서 우정과 사랑을 혼동하는 관계적 담론, 연인 외 제3의 인물을 적대시하는 담론, 연애과정에서 정형화된 성역할 담론 등이 생성되었으며, 주체적인 연애 스타일을 추구하고 연애사를 공유하고 공감하는 문화가 나타났다. 이 연구는 웹 드라마 연애서사의 특성을 분석함과 동시에 댓글을 통해 생성된 담론과 사회적 실천과의 연계성을 살펴보았다는 데 의의가 있으며, 나아가 후속 콘텐츠 제작 및 분석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

Keywords

I. 서론

최근 디지털 기술의 발달과 스마트 기기의 대중화로 인하여 웹 기반의 콘텐츠가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웹툰, 웹 소설과 더불어 2013년 이후 제작이 증가하고 있는 웹 드라마는 웹을 기반으로 한 주요 동영상 콘텐츠이다. 웹 기반으로 제작된 드라마 및 기타 영상물을 국내에서는 웹 드라마(web-drama)라고 칭하고 있으며, 외국에서는 번외 드라마나 기타 영상물의 경우 웹을 기반으로 한 에피소드의 특성을 지닌 콘텐츠라는 의미에서 웨비소드(webisode), 또는 모바일과 에피소드의 합성어인 모비소드(mobisode)로 명칭한다. 또한 최근에는 웹 시리즈(web-series)로 통칭하여 각국의 웹을 기반으로 한 동영상 콘텐츠 관련 연구가 행해지고 있다[1-3]

국내에서 역시 웹 콘텐츠의 확산 초기부터 현재까지 관련 연구가 지속적으로 행해지고 있으며, 최근 웹 드라마의 경우 제작 편수가 증가하고 다각적인 플랫폼 전략을 사용하면서 관련 연구가 증가하는 추세이다. 현재까지 이루어진 웹 드라마 관련 연구는 크게 세 가지 경향으로 진행되었으며, 첫째, 이용 동기와 만족도 및 소비 행태를 포괄한 이용자 연구[4][5], 둘째, 플랫폼 대응 및 서비스 관련 전략 연구[6][7], 셋째, 스토리텔링과 장르적 특성연구[8-10]로 구분할 수 있다.

스토리텔링 및 장르적 특성 관련 선행연구를 살펴보면 웹 드라마는 다음과 같은 특성을 지닌다. 웹 드라마는 5-15분 내외의 분량으로 제작된 콘텐츠로서 시공간의 구애를 받지 않고 모바일 기기를 통해 가벼운 문화생활을 즐기는 스낵 컬쳐(snack culture)의 속성을 지닌 드라마이며, 대부분 스마트 기기에 익숙한 10대에서 30대에 이르는 젊은 세대를 타깃으로 하여 콘텐츠가 구성된다는 특성을 지닌다[11]. 따라서 학원물 드라마의 경우 TV에서 웹으로 이동하며 새로운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12]. 또한 2015년 행해진 연구를 살펴보면, 작품의 주요 소재로는 로맨스가 압도적으로 많았고, 대학생들의 생활이나 취업을 다루는 등 20대를 중심으로 한 내용이 주를 이루었으며, 로맨스 및 20대를 타깃으로 한 소재의 웹 드라마가 전체의 85%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8].

젊은 세대의 연애담과 삶의 고민을 주요 소재로 한 웹 드라마는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제작되며 흥행에 성공하고 있는데[13], 이러한 콘텐츠를 통해 젊은 세대는 연애의 다양한 사례를 접하게 되며, 자신의 상황에 대입해보거나 더 나아가 연애와 삶의 가치관에 영향을 받게 된다. 드라마는 단순히 오락과 흥미 영역을 만족시키는 기능만 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의 삶과 생활에 대한 이해를 돕고 해결책을 제공하는 기능을 하기 때문이다[14].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하는 소위 ‘삼포 세대’가 증가하며 다양한 사회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현재 웹 드라마와 다양한 콘텐츠에서 다루는 연애 서사의 경우 사적(私的)인 차원의 논의와 함께 사회적인 맥락에서의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

플레이리스트에서 제작한 웹 드라마 <연애 플레이 리스트>는 줄여서 <연플리>라고 칭하며, 2017년 시즌1을 시작으로 2019년 시즌4까지 방영되었다. 시즌1_8화, 시즌2_12화, 시즌3_12화, 시즌4_16화로 번외편, 파일럿 영상, 홍보영상 등을 제외하고 총 48화로 구성되었다. <연플리>는 글로벌 누적 조회수가 4억 뷰를 넘었으며, 젊은 계층의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어 국내에서 최초로 시즌4까지 제작된 웹 드라마이다. 높은 누적 조회수와 더불어 전 시즌에 걸쳐 대학생들의 연애를 중심으로 다양한 서사가 진행되었으며, 젊은 계층의 팬덤을 이끈 작품이기에 연구대상으로 선정하였다.

따라서 이 연구에서는 우선 <연플리>의 서사를 기호학적으로 분석하여 젊은 계층의 지지를 받는 웹 드라마에 나타난 연애 서사의 주요 특성을 이해하고자 한다. 나아가 텍스트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부각되는 담론의 주제와 의미를 알아내고, 댓글의 분석을 통해 주요 담론과 사회적 실천이 어떻게 연계될 수 있는지 고찰할 것이다. 결국 미디어의 비판적 담론 분석이라는 광의의 개념 안에서 웹 드라마 속에 나타난 젊은 계층의 연애 서사와 담론을 살펴보고자 한다.

Ⅱ. 웹드라마의 서사 특성과 담론

1. 드라마의 서사구조와 특성

이야기의 서사구조를 분석하려는 프롭(Propp)의 연구를 시작으로 레비-스트로스(Lévi-Strauss)와 그레마스(Greimas)와 같은 구조주의 학자들에 의해 영상 분석의 서사구조적 접근이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이후 서사구조(narrative structure)가 영상 텍스트의 의미 형성에 중요한 요인이 되며, 사회구조 안에서 담론의 생산물로 파악되는 근거를 마련하게 되었다[15].

드라마의 서사구조에는 작품 속 다양한 기호들이 유기적으로 구성되어 복합적인 의미가 작용하고 있다. 바르트(Barthes)는 소쉬르의 기의(signifié)와 기표 (signifiant)의 개념을 적용한 기호학의 경우 영상뿐만 아니라 의미작용(signification)을 유발하는 모든 분야가 연구의 대상이 된다고 보았으며[16], 소쉬르는 기호와 기호의 관계를 통시적으로 결합한 통합체 (syntagm), 수평적이고 대립적인 특성을 갖는 집합인 계열체(paradigm)라는 개념으로 설명한다[17]. 통합체 분석은 텍스트의 사건 순서와 구조를 파악하기에 용이한 방법이며, 서사적 흐름과 변화의 과정 및 전환의 주요 포인트를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18].

이와 관련한 선행연구를 보면 채트먼(Chatman)의 통합체 분석을 통해 웹 드라마의 서사적 특성을 살펴본 기존 연구에서는 단순한 플롯 구성과 분절된 서사구조를 지향하는 특성을 발견하였고[8], 서사분석을 통해 소수의 인물이 등장하며 단순하고 계열체적 특성이 강한 에피소드가 주를 이루고 있음을 알아냈다[19]. 이 연구 에서는 웹 드라마에서 주요 소재로 사용되는 연애 서사에 주목하고자 한다. <연플리>의 전체 에피소드를 통합체 분석하여 웹 드라마에 나타난 서사와 구조를 분석함으로써 텍스트의 전체적인 연애 서사적 특성을 알아보고자 한다.

2. 드라마의 연애 서사

연애 서사는 로맨스 드라마 혹은 멜로드라마 장르에서 주요하게 나타나며, 여타 장르의 드라마에서도 다양한 소재로 활용된다. 등장인물들의 감정을 중시하고 주인공이 경험하는 사랑과 역경을 중심으로 서사가 진행 되는 드라마는 이성과 형식이 중시되던 고전주의에 반한 근대 낭만주의의 영향을 받으며 등장하였다. 이 시기의 무대 드라마를 시작으로 하여 이후 다양한 매체의 콘텐츠에서 주요 서사로 자리매김한다.

이후 연애 서사를 바탕으로 진행된 기존의 연구 동향을 살펴보면 서사구조 연구, 젠더 연구, 내용 연구가 주를 이루었다. 일례로 2000년대 이후 지상파 TV의 멜로드라마 이야기 구조를 연구한 결과 삼각관계 및 이중적 삼각관계의 구조가 많다고 분석하였으며, 갈등 요소로는 연애와 성공 사이의 갈등, 빈부와 신분의 격차, 주변 사람들의 인연 등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20]. 나아가 문학의 연애 서사 분석을 통해 연애를 하는 연인관계의 긍정적 가능성에 대해 연구하기도 하였다[21].

한편 연애 서사가 다양한 형태의 연애, 결혼, 가족과 같은 연계 서사로 확장되며 다각적인 형태의 젠더 관련 연구가 진행되기도 하였다. 드라마의 서사를 통하여 사회의 권력 구도와 젠더 담론과 관련한 여성 인물의 감정 재현에 대한 분석이 행해지거나[22], 남성적인 여성의 로맨스 서사를 통해 젠더와 섹슈얼리티의 재현에 대하여 분석한 연구가 이루어지기도 했다[23]. 이외에도 다수의 선행연구는 드라마의 연애 서사가 단순히 주인공의 사랑 이야기를 통해 작품의 장르적 특성을 명확하게 하는 것뿐만 아니라 대중의 현실적인 삶을 재현하고, 시대적 이데올로기를 반영하고 있다고 논하고 있다.

3. 미디어의 비판적 담론 분석

푸코는(Foucault)는 사회체제 안에서 작용하는 권력이 담론(Discourse)을 생산한다고 보았으며, 권력과 그에 반하는 저항은 어디든 존재한다고 말한다[17]. 담론은 단순한 담화의 개념에서부터 기호와 의미, 사회집단의 권력과 관계, 지식의 체계 등 다양한 차원에서 논의 되고 있으나, 미디어 담론의 경우 ‘공론장’ 역할을 하며 주요 이슈를 생성하고 전달하면서 수렴하고 비판하는 소통의 전 과정을 일컫는다[24].

미디어 담론 연구에서 주요 방법론으로 사용되는 비판적 담론분석(Critical Discourse Analysis:CDA)은 비판적 언어학에 근거하여 발전한 담론 분석방법으로써 페어클라우(Fairclough)는 담론이 단순히 사적인 개념에서만 이루어져서는 안되며 사회적 관계가 반영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비판적 분석은 젠더나 이데올로기, 정체성 등의 사회적 이슈들이 특정 텍스트에 어떠한 방식으로 반영되고 있는지를 연구할 수 있게 해주기에[25], 미디어 텍스트에 나타난 다양한 이슈의 담론화 과정을 분석하기에 적합한 방법론이다. 비판적 관점에서 텍스트(texts)는 담론적 실천(discourse practices) 내에 존재하며, 결국 사회적 실천(sociocultural practices)이라는 큰 틀 안에서 관계하고 있다고 보았다[26]. 따라서 담론분석 시 텍스트 자체의 특성을 이해하고, 텍스트에 반영되거나 생성된 담론적 실천을 해석하고, 사회적 실천과의 관계를 분석하여 연계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27].

다수의 미디어 담론 분석은 텍스트 분석과 더불어 사회문화적인 영향력 및 권력과의 관계에 대해 논의한다. 미디어 담론은 대중을 설득시키거나 헤게모니를 생성하는 기제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으며[28], 나아가 드라마의 경우 다양한 서사 구조를 바탕으로 사회적으로 중요한 이슈를 다루며 쟁점들을 제공하게 되므로[24], 자연스럽게 이용자들의 가치체계와 사상에 영향을 미치게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웹드라마의 경우 시간과 장소에 구애를 받지 않고 이용 가능한 콘텐츠로서 최근 새로운 장르의 특성을 구축하며 대중에게 확산되고 있으며[29], 특히 젊은 계층의 수요가 많은 콘텐츠로서 웹드라마와 관련한 담론분석은 콘텐츠 자체에 대한 분석뿐만 아니라 콘텐츠를 이용하는 계층의 담론적 실천과 사회적 실천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단, 이 연구에서는 웹 드라마의 주 이용자 계층의 연령대와 관심사를 고려하여 정치적 권력의 담론 영역을 벗어나, 젊은 계층의 주요 관심사이자 콘텐츠의 중심 소재인 연애에 초점을 맞추어 어떠한 담론이 생성되고 있는지 분석해보고자 하며, 이러한 담론이 사회적 실천과 어떠한 연계가 이루어지고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또한 웹 드라마는 영상 중심의 콘텐츠이기 때문에 텍스트 분석 과정에서 언어학적으로 텍스트를 분석하는 것보다는 통합체적으로 서사 구조의 특성을 분석한 내용에 중점을 두어 주요 담론을 추출하고자 한다. 실제 페어클라우의 비판적 담론 분석에서 텍스트 분석은 단순한 언어학적 구조의 분석에 목적을 두기보다 심층적 의미 분석이 주요하다고 본다. 이후 담론적 실천과 사회적 실천의 연계에 관한 분석은 보다 실질적인 담론의 생성 과정을 들여다보기 위해 웹 드라마에 대한 이용자의 댓글을 추가적으로 분석하고자 한다.

Ⅲ. 웹드라마 <연플리> 텍스트 분석

1. <연플리>의 통합체 분석

<연플리> 시즌1은 8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으며, 같은 대학교 여학생 한 명과 남학생 세 명의 우정 이야기로 시작된다. 과팅을 하게 된 인연을 계기로 재인, 현승, 준모, 민우 네 명은 우정을 쌓게 되고, 어느 날 현승은 친구들에게 자신의 애인을 소개한다. 친한 친구 사이지만 이성(異性)의 관계인 현승에게 호감을 갖던 재인은 심적으로 고민하게 되고, 재인을 좋아하던 민우 역시 심적 갈등을 겪게 된다. 한편 현승의 연인인 지원은 애인과 친한 여자친구가 신경 쓰이고, 결국 현승과 갈등을 겪으며 이별하게 되지만 서로를 그리워하는 마음으로 다시 재회한다.

시즌1은 남녀친구 사이에 우정과 사랑의 감정이 혼재된 상태에서 겪게 되는 갈등 서사가 전개되고, 커플이 느끼는 불안정한 심리상태를 중심으로 초기 연인 사이의 감정적 상호관계를 드러낸 서사를 보여준다. 더불어 에피소드별로 주요 서사를 이끌어가는 주인공의 시점 변화를 사용하여, 갈등상황에 놓여있는 각 인물의 심리 상태를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시즌1의 주요 서사내용은 다음 [표 1]과 같다.

표 1. <연플리> 시즌1 주요 서사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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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2는 12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다. 준모는 동아리 신입생인 후배 도영에게 호감을 느끼게 되고, 우여곡절 끝에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다. 재인과 윤 역시 연인관계는 아니나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는 애매한 ‘썸’의 관계에서 재인의 고백으로 연인 사이가 되고, 자연스럽게 민우는 재인에 대한 짝사랑의 마음을 포기한다. 한편 지원에게 승혁이라는 자상한 남자 선배가 나타나면서 연인인 현승과 오해가 쌓이며 헤어졌다가 시즌 마무리에 다시 화해하게 된다.

시즌2는 새로운 만남과 사랑을 시작하는 연인들의 서사가 전개된다. 기존의 연애 서사에서 주로 사용되는 우연성을 강조한 극적 장치는 소수 적용되었고, 현실적인 배경과 상황을 바탕으로 만남의 서사가 이루어진다. 여기서는 극적인 사건이나 환경의 변화보다 주인공의 감정을 중심으로 서사가 전개되었고, 따라서 인물들의 내적인 변화가 서사 진행에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시즌2의 주요 서사내용은 [표 2]와 같다.

표 2. <연플리> 시즌2 주요 서사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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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3은 12개의 에피소드로 이루어졌다. 준모는 오랫동안 썸의 관계에 있던 도영에게 용기내서 고백을 한다. 현승과 지원은 이별을 극복하기 위해 애쓰고, 그 과정에서 지원은 자상한 승혁 선배를 만나보려고 한다. 그러나 이후 현승과 지원은 진솔한 마음을 털어놓고 서로를 이해하게 되며 다시 재회한다. 시즌 3에서 재인은 군대에 간 윤과 이별한 상태이고, 신입생 푸름과 하늘이 새롭게 등장한다. 둘은 고등학교 때부터 친한 이성 (異性)친구였으나 하늘이는 밝고 쾌활한 여자 친구 푸름이를 짝사랑하게 된다.

시즌3의 서사는 연인의 이별, 그리고 각자의 입장에서 이별 후 겪게 되는 심리적 어려움을 주요 서사로 전개하였으며, 새로운 인물의 등장이 이루어졌다. 그러나 다양한 커플들의 이별 서사에서는 전통적인 서사구조 에서 나타나는 외부적 갈등 요소는 크게 드러나지 않았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시즌이 바뀌면서 일정 시간이 지나고 일련의 사건이 벌어졌다고 암묵적인 동의를 하는 시간의 비약을 통한 ‘점프 서사’가 전개된 이후, 이별한 상황에 놓여 있는 인물은 이별의 구체적인 사유가 드러나지 않았다. 이별을 겪은 다른 등장인물의 경우에도 이별의 외부적 갈등 요인은 작은 촉매로서만 작용할 뿐이었으며, 이별 서사의 주요 갈등 요소는 인물 사이의 감정적인 충돌 혹은 개인의 내적갈등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시즌3의 주요 서사내용은 다음 [표 3]과 같다

표 3. <연플리> 시즌3 주요 서사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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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4는 16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다. 군대 제대 후 복학한 윤이와 재인은 우연히 같은 강의를 듣게 되어 만나는 횟수가 많아진다. 과제를 하기 위해 만나면서 이별할 당시 자신의 상황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놓으며 서로를 이해하고 다시 사귀게 된다. 하늘이는 푸름이를 좋아하는 마음을 쉽게 정리하지 못하다가 응원단의 지민이라는 친구를 만나며 사랑을 시작하게 된다.

시즌4는 이별 후 재회의 과정을 겪는 연인과 새로운 등장인물이 연애를 시작하는 과정의 서사를 담았다. 재회의 과정에서는 등장인물이 수업을 듣는 연애 관련 강의의 내용과 인물이 처한 상황, 내적갈등, 해결방안 제시 등의 서사가 연계되는 구조적 특성이 나타난다. 연애경험이 없는 인물이 연애를 시작하는 과정에서는 운명적인 만남, 재회, 전개, 오해, 갈등 해결, 긍정적 결말의 전통적 서사구조의 특성을 나타냈으며, 우정과 사랑의 감정 사이에서 갈등하던 인물이 조력자로 위치했다. 주요 등장인물들 모두의 연애 서사는 행복한 결말을 맞이한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시즌 4의 주요 서사내용은 다음 [표 4]와 같이 나타났다.

표 4. <연플리> 시즌4 주요 서사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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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드라마 <연플리>는 시즌마다 등장인물을 추가하고 새로운 인물과 관련한 에피소드를 기존 서사와 연계하여 서사 내용을 풍부하게 구성했다. 작품의 서사는 대표적인 네 커플(현승-지원, 재인-윤, 준모-도영, 하늘-지민)의 연애과정을 중심으로 전개되었으며, 에피소드식 구성으로 각 커플의 개별서사가 펼쳐지며 빠른 전개의 양상을 보였다. 정규 에피소드에서는 주인공과 관계된 주변 인물 및 외부사건의 서사범주는 넓지 않았고, 부가적 서사는 시즌과 정규 에피소드 사이의 티저나 특별편 등에서 전개되었다.

주요 커플들이 연인이 되거나 연애를 하는 과정에서 겪게 되는 일상적인 고민과 갈등에 관련한 현실적인 서사가 많았으며, 이별 후 겪게 되는 그리움과 아픔을 이겨내며 극복하는 과정을 사실적으로 담아냈다. 나아가 전반적인 서사 구조는 외부환경에 의지한 극적인 사건의 전개보다는 인물의 내적인 감정변화에 중점을 두었고, 인물의 효과적인 감정전달을 위한 바스트 샷과 클로즈 샷, 익스트림 클로즈 샷이 다수 사용되었다. 특히 전 시즌에 걸쳐 이성(異性)친구와의 관계에서 사랑과 우정의 감정적 혼재로 인하여 갈등을 겪고 성장해나가는 서사가 주요하게 전개되는 서사적 특성을 보이기도 했다. 주요 등장인물의 관계도는 다음 [그림 1]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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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등장인물 관계도

2. <연플리>의 연애 서사구조

2.1 현승·지원의 서사

현승과 지원은 시즌1부터 시즌3까지 작품 전반에 걸쳐 서사의 중심에 있는 커플이다. 이 커플은 일상의 오해와 다툼으로 인하여 권태를 겪고 반복된 이별을 하지만, 화해와 재회를 거듭하며 보다 단단해지는 오래된 커플의 원숙한 연애 과정을 보여준다.

현승과 지원의 서사는 대학생들의 신선한 만남의 과정을 시작으로 하였으며, 연인의 이성 친구에 대한 질투와 불안으로 인한 감정적 동요를 겪고, 이별의 그리움과 고통을 느끼거나 반복된 재회를 하며 관계적 성장을 해나가는 과정을 현실적으로 그려낸다. 결국 이 커플의 서사는 오래 만나는 연인 사이의 연애비결을 거론하며, 현실적이고 평범한 연인들의 원만한 관계유지를 위한 연인 사이의 상호존중과 이해의 강조로 귀결된다.

결국 현승·지원 커플의 서사에서는 기존의 드라마에서 주로 나타나는 비현실적 우연성을 지양하였으며, 연애의 시작, 일상의 데이트, 다툼의 이유, 재회의 과정 등 누구나 겪을 수 있을법한 현실적인 연애과정을 중심으로 전개되어 젊은 세대들이 공감하고 공유할 수 있는 내용적 특성을 지니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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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현승·지원의 서사구조

2.2 재인·윤의 서사

재인과 윤의 서사는 시즌2와 시즌4에서 비중있게 진행된다. 우연한 만남을 시작으로 연하남과의 연애과정, 군입대한 연인과의 이별, 재회 후 둘 사이에 결핍되어 있던 관계의 요인들을 보완해나가는 과정 등을 보여준다. 재인과 윤의 서사는 시즌2 이후 시즌3이 시작되며 시간의 비약을 통해 둘이 이미 이별한 상황임을 보여주는데, 시즌3에서는 윤 역할을 연기한 배우의 부재로 인하여 이별한 재인의 모습을 바탕으로 서사흐름을 유지 하다가 시즌4에서 재회하게 된다. 따라서 이별서사는 시즌4에서 회상 씬으로 재현된다.

이 커플은 재인을 중심으로 서사가 진행되는데, 친하게 지내던 이성 친구에게 우정을 넘어선 사랑의 감정을 느끼지만 거절을 당한 후 다른 사랑을 통해 자연스럽게 상처가 치유되는 상황을 그려낸다. 그 과정에서 호감을 갖는 상대와 만남의 초기에 생기는 불확실성에서 오는 불안감 혹은 설렘의 관계를 부각시키며, 소위 ‘썸’의 경계에서 오는 관계의 긴장감을 보여준다.

나아가 연애를 하게 되며 경험하는 육체적 성관계를 자연스럽고 긍정적인 과정으로 묘사하고 있으며, 과장 되거나 왜곡된 표현으로 쾌락적인 접근을 하기보다는 현실적인 만남 및 육체적 관계를 맺게 되는 과정자체에 초점을 두며 대학생 일부의 세대적 섹슈얼리티 특성을 담아내기도 한다.

더불어 재인과 윤은 서로를 배려하며 연인관계를 지속하고자 하나 환경의 변화 및 상대방에 대한 지나친 배려와 염려로 인해 이별을 경험하게 된다. 이 커플의 서사구조는 연인관계에서 상대방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은 무조건적 배려보다는 상호이해를 바탕으로 한 연인 사이의 신뢰가 더욱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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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재인·윤의 서사구조

2.3 준모·도영의 서사

준모와 도영은 첫 만남의 과정이 다소 매끄럽지 못했으나 지속적으로 만나며 상호존중과 신뢰를 바탕으로 관계를 맺게된다. 1년여의 만남 이후 연인사이가 되고 서로에게 감사함을 느끼게 되는데, 준모와 도영의 주요 서사는 시즌2에서 진행되었으며, 시즌4에서 도영은 군입대한 준모를 기다린다. 일반적으로 드라마의 극적인 전개를 위해서는 운명론적 우연을 바탕으로 등장인물의 인연이 시작되는 서사구조 전략을 사용하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준모와 도영의 경우 현실적으로 있을법한 만남의 시작과 서투르지만 순수한 연애를 하는 연인에 대한 서사를 보여준다.

더불어 연애를 하면서도 학업에 충실하고, 학비조달을 위해 성실하게 아르바이트를 하는 도영의 모습을 통해 연애를 하는 대학생의 이상적인 모습을 제시한다. 반면 도영에 비해 금전적으로 여유로운 준모의 상황은 도영의 생활패턴, 사고방식과는 다소 차이가 있으나 이러한 차이는 연애과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하며, 각자의 상황을 존중하고 서로의 존재에 감사함을 느낀다. 결국 준모· 도영의 서사는 신데렐라 신드롬과 같은 고전적 유형의 서사가 아니라 신뢰하는 연인과의 연애를 통해 실생활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남기며, 연애는 단순한 감정적 동요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서로에 대한 책임과 노력이 수반되어야만 연인관계가 유지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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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4. 준모·도영의 서사구조

2.4 하늘·지민의 서사

하늘을 중심으로 한 서사는 시즌3에서 시즌4로 이어진다. 하늘은 이성친구인 푸름에게 우정을 넘어선 사랑의 감정을 느끼지만 거절을 당하고, 내적갈등을 겪다가 지민을 만나 진정한 사랑을 시작하게 된다. 시즌3에서는 하늘과 푸름의 우정과 사랑 사이의 서사, 시즌4는 하늘과 지민을 중심으로 한 낭만적 연애를 중심으로 한 서사가 진행된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단짝친구였던 이성친구 푸름이에게 하늘은 친밀감의 감정과 동시에 사랑의 감정을 느끼며 감정적 동요를 경험하게 된다. 반면 대학 수시에서 도움을 주었던 남학생을 찾으며 수많은 미팅을 하던 지민은 어느 날 운명처럼 하늘과 재회하게 된다. 하늘과 지민의 서사는 연애를 시작하는 시기의 커플들이 갖게 되는 혼란스러운 감정뿐만 아니라 시작하는 연인들의 감정변화와 설렘을 낭만적으로 담아낸다.

이와 같이 하늘과 지민의 서사는 전통적인 서사구조를 바탕으로 운명론에 기초한 극적인 첫 만남과 재회의 과정을 보여주며, 사랑을 느끼고 키워가는 연인의 낭만적인 연애과정을 보여준다. 그러나 하늘·지민 커플의 서사에서도 극적인 갈등과 반전의 요소보다는 인터뷰, 시험, 삼각관계 등과 같은 현실적인 요소를 매개로 하여 연애감정을 키워가는 모습을 보여주며 젊은 계층의 이용자들이 친근함을 바탕으로 흥미와 관심을 갖을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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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5. 하늘·지민의 서사구조

Ⅳ. 웹드라마 <연플리>의 연애담론

1. 이성(異性)친구 사이의 관계담론

친한 이성(異性)친구 관계에서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되는 재인, 민우, 하늘의 서사를 통해 남녀 사이의 우정과 사랑을 중심으로 한 관계적 갈등 담론이 생성된다. 연애의 감정과 우정의 감정은 혼재되어 구분이 힘들기 때문에 이성관계의 순수한 우정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측면이 있는 반면, 현승, 푸름의 서사를 통해 명확한 감정 분리와 직접적인 의견 표출은 연애감정이 없는 순수한 우정을 가능하게 한다고 본다.

진짜 남녀 사이에 친구 없는 듯...... 진짜 편해보이는데 둘중에 누가 한명을 좋아한다던가...(시즌1-EP.04)

역시 남녀 사이엔 친구가 없음 오랜 사이라 해도 꼭 누군가는 짝사랑하게 되어있더라 뭐 아닌 경우는 드물지만...(시즌1-EP.04)

친구가 연인으로 되는건 쉬운데...연인에서 친구가 되는건 어렵죠(시즌1-EP.04)

남친한테 재인이가 남자로 보여도 여친이 불안한 이유가 여친 눈엔 재인이가 여자로 보이니까 그게 불안한거임...(시즌1-EP.05)

남사친·여사친의 관계: 한쪽이라도 마음이 생기면, 끝나는 관계. 새로운 시작이 있든 없든(시즌3-EP.11)

이현승 딱 선 긋고 여친 입장에서 좋다(시즌1-EP.07)

푸름이 진짜 친구다. 멋있어. 배신감 느낀다고 서운해도 안하고 괜히 질투 안하고...알아서 배려도 해주고.말만 짱친이라 하는 거 아닌 진짜 멋있는 짱친(시즌 4-EP.16)

이성친구 사이에서 연애와 우정의 감정으로 혼동을 겪어보거나 확고한 자신의 신념을 갖고 있는 이용자들은 콘텐츠의 서사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강화하거나, 다른 의견을 지닌 이용자의 글을 통해 사고의 영역을 확장해나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남자·여자라는 생물학적인 성을 구분하지만 연애의 감정이 배제되었다는 의미의 남자사람친구(남사친), 여자사람친구(여사친)라는 표현으로 이성친구의 관계를 나누어 해석하는 신조어를 보아도 이러한 관계적 해석이 젊은 계층에게는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나아가 젊은 계층에게 이성 친구와의 관계는 단순한 연애감정의 수준에서만 논의될 수는 없는 중요한 문제인데, 동성(同性) 혹은 이성(異性)의 친구 관계는 연인관계뿐만 아니라 대인 간의 원활한 상호작용을 배울 수 있는 중요한 사회적 관계의 출발점으로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2. 연인 외(外) 인물의 적대시

현승과 지원 커플이 반복된 이별과 재회를 하는 과정에서 지원에게 관심을 표현하는 승혁은 기존의 연인관계였던 현승과 지원의 연인관계 범주에서 타자로 인식된다. 이용자는 댓글을 통해 승혁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을 직접적으로 드러낸다.

저 선배 좀... 남친 있는 거 알면서 왜 저러는지...(시즌 2-EP.09)

저런 마인드 선배가 제일 싫음. 골키퍼있다고 골 안들어가나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없다 저 선배 대사처럼 잘해주는 건 내 맘이다 등등... 남친 있는 여자 건드리지 말자 제발(시즌2-EP.09)

실질적으로 작품의 서사구조 내에서 승혁의 존재를 적대자 혹은 타자로 규정는 모습을 강하게 드러내진 않았지만, 콘텐츠 이용자들은 작품에 대한 댓글을 통해 연인 외 제3의 인물에 대한 강한 거부감을 표시하며, 적대자로 규정하거나 타자화시키는 담론을 생성했다. 한마디로 사회적 소수자와 이방인에 대한 타자화 (othernization)의 과정이 연인관계의 맥락에서도 발견되는데, 기존 연인 사이에 개입이 되는 제3의 인물은 서사구조에서 악역이거나 적대자 역할이 아니어도 이방인으로 취급된다. 여기서 제3자에 대한 적대 및 타자화는 서사의 주인공에 대한 감정이입(empathy)의 결과라고만 해석할 수는 없다. 실제 시즌1의 에피소드에서 주인공 재인이 현승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끼고 고백을 했을 때, 재인의 행동에 반감을 표하는 댓글들이 상당히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아무리 그래도 여자친구랑 헤어지고 바로 고백하는 사람이 어딨음....(시즌1-EP.07)

재인이도 안타깝지만 재인이가 포기하는 게 맞는 거 같다... 여친 입장에서 보면 그냥 여우...(시즌1-EP.07)

연인 사이에서의 신뢰문제는 전통적으로도 연애를 지속하기 위한 핵심 요소로 여겨져 왔다. 여기서의 신뢰는 광범위한 영역을 포함하는데, 특히 연애를 시작하는 젊은 연인들에게는 연애 초기관계의 신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연애를 하는 과정에서 연인을 배신하는 행위는 당연히 지탄받아 마땅하고, 특히 불완전한 관계의 연애 초기에 감정적으로 개입되는 제3의 인물은 연인관계의 불안요소로 치부되어 부정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콘텐츠 이용자들은 댓글을 통해 주로 이와 같은 감정을 표출하며 감정적 해소를 경험하였고, 연애를 할 때의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행위의 범주를 자체적으로 규정해내고 있었다.

3. 정형화된 성역할 강조와 성평등의 혼재

대표적인 네 커플의 서사에서는 남성이 연애과정에서 주체가 되어 주도적으로 일련의 연애과정을 이끌어야 한다는 정형화된 성역할을 제시하거나, 성평등 가치관을 바탕으로 남녀의 성역할 구분이 없이 연애를 하는 모습이 혼재되어 있다. 남성이 연인의 기념일 이벤트를 준비하는 주체가 되거나, 데이트 비용에 부담을 느끼는 모습, 연인이 되는 과정에서 먼저 고백하는 것을 당연시 여기는 상황, 반면 여성은 이성에게 얌전하고 순수한 매력으로 어필해야 하며, 연애과정에서 수동적인 입장에 있어야 한다는 내용 등의 서사는 현대 연애의 과정에서도 정형화된 고전적 성역할이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내 남친은 왜 이런 이벤트 안해주나...남친아...(시즌 2-EP.05)

하 여친이랑 이거 같이 보는데 클났네 점점 난이도가 올라가네(시즌2-EP.05)

남자들은 저렇게 남자만 챙겨줘도 서운하거나 그런거 없나용...?(시즌2-EP.05)

왜 (여자는) 내숭떨고 잘하는 것도 못하는 척 해야 돼?(시즌3-EP.04)

비싼 신발, 비싼 옷, 비싼 목걸이 말고 그냥 정성스럽게 쓴 편지와 꽃으로도 여자친구는 행복을 느낄텐데...(시즌3-EP.09)

전통적인 성역할에 기반하여 연인관계의 역할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연애과정에서 남성의 일방적인 리드가 필요했다. 그러나 성 평등의 가치가 중요시되고, 균형 있는 변화를 추구하는 현대 젊은 계층의 연애과정을 통해 과거와 현재의 가치가 공존하는 연애스타일을 보여주기도 했다. 예를 들어 전형적인 성역할이 작용하는 서사에서는 여성이 남성에게 지나치게 의존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자신의 삶이나 연애를 계획하고 살아나가려는 모습을 추가적으로 보여주기도 하였다. 이 작품의 서사는 젊은 세대의 연애과정을 자연스럽고 현실적으로 구성하였으며, 다양한 유형의 커플 사례를 제시해 줌으로써 정형화된 성역할과 성 평등의 가치가 혼재된 젊은 세대의 연애과정을 상징적으로 보여주었다.

4. 주체적인 연애과정과 중장년층의 부재

<연플리>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커플은 자기주도적 연애를 실천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연인 스스로의 자유 의지에 기초한 연애 스타일을 추구하고 있으며, 주변인 물이나 가족, 특히 부모의 의견수렴 없는 연애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연인을 만나고, 데이트를 하고, 육체적 관계를 맺고, 이별과 재회를 하는 과정에서도 주체적이며 자율적인 연애스타일을 보여준다. 웹 드라마는 시간의 제약이나 제작 여건의 한계로 인하여 복합적인 서사 구조와 인물을 설정하는 데 제한을 받기도 한다. <연플리>에서도 중장년층과의 갈등 서사로 인한 극적 전개가 전무한데, 이러한 전개는 오히려 젊은 계층의 연애 스타일과 그들만의 내적갈등을 이해하는 데 집중하도록 도움을 준다. 이용자들은 현실에서의 ‘나의 연애’와 같은, 혹은 ‘내가 선망하는’ 주체적이고 자율적인 그들의 연애 적 특성에 반응하고, 서사와 관련한 자신의 의견을 제시한다.

저걸 왜 신입생이 조심해야하는지... 선배들이 멋대로 만든 악습인데 그걸 끊으려는 생각은 안하고 후배한테 조심하라하네 미화시키지 마세요...(시즌1-EP.02)

다른 웹 드라마랑 다르게 진짜 현실적인 연애라고 생각함 여기 나오는 등장인물들은 모두 좋은 점만 보여주는 게 아니라 못난 점 하나씩은 있음...(시즌 3-EP.09)

진짜 너무 제 이야기 같네요ㅠㅠ 저런 경험을 한 사람이랑 한 열댓번 하다가 결국 드디어 확실하게 정리했네요 너무 힘들었어요(시즌3-EP.09)

와 현승이가 말하는 게 진짜 맞아요. 3년 넘게 연애하다가 헤어지고 깨달았던 걸 현승이는 알고 있네요. 나였다면 어땠을까보단, 나였다면 그렇게 안할텐데 상대방이 왜그랬을지 나와 가치차이가 얼마나 달랐을지 이해하는 게 핵심입니다...(시즌4-EP.05)

참고로 작품 내에서 어른이 개입되는 유일한 서사는 시즌4에서 등장한 ‘현대 사회의 사랑’이라는 강의와 관련한 부분이다. 이 강의는 재인과 윤이 재회를 하면서 함께 할 수 있는 물리적인 시간과 공간의 배경이 되고, 연애에 대해 깊게 고민해보는 계기를 제공한다. 교수는 강의를 통해 연애과정에서 느끼던 고민과 갈등을 해소할 수 있도록 구체적으로 조언하였으며, 좋은 연애를 하기 위해서는 연애의 과정에서 연인이 함께 연구하고 노력하며 실천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5. 연애사 공감·공유하는 문화

웹 드라마 시청형태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가 댓글을 통한 신속하고 적극적인 감정공유이다. 다수의 이용자는 콘텐츠 이용과 동시에 다른 이용자들의 댓글을 읽으며 본인의 생각을 공유한다. <연플리>의 댓글에서는 단순한 응원의 글부터 배우의 외모 및 연기평가, 캐릭터의 특성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었으며, 특히 다양한 커플의 서사 속 연애과정에 대한 개인적 견해를 밝힌 댓글을 다수 찾아볼 수 있었다. 특히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댓글을 통해 작품 속 연인의 행동을 비판하거나 응원하며 공감을 하는 차원을 넘어서 본인의 연애사를 비교하거나 함께 공유하고자 하였다. 나아가 댓글에서는 타 이용자와의 감정적 공감과 의견 공유를 위해 논하고자 하는 영상의 정확한 분(minute)과 초 (second)를 제시하였다. 제시된 시각의 링크를 통해 댓글을 읽는 사람도 쉽게 장면을 공유하여 함께 공감할 수 있는 기능을 활발하게 사용하고 있었다.

2:00 분에 나오는 질투있잖아여!! 만약 여친이 저렇게 하면 어떻게 해야되요...? 도와주세여!(시즌2-EP.02)

9:18 말이랑 다르게, 기대하고 멈칫하는 마음이 안타깝다(시즌3-EP.10)

2:00 왜 너처럼 깊게 친한 친구는 잘 안생기지? 친한 친구 이상이지만, 푸름이 스스로가 아직 깨닫지 못하는 것일뿐... 후에 지민이를 통해 깨닫게 되는 전개가 나오지 않을까 싶네요(시즌4-EP.8)

또한 댓글을 통하여 자신의 견해를 제시하면 다른 이용자는 댓글에 다시 답글을 적는 형식으로 공유와 공감의 문화를 강화하고 있었으며, 이러한 시스템을 바탕으로 자율적이면서도 상호관계적인 그들만의 연애 담론의 장을 생성해내고 있었다.

Ⅴ. 결론 및 의의

이 연구는 웹 드라마 <연플리>의 서사구조를 분석하여 연애 서사의 특성을 이해하고, 서사 구조와 이용자 댓글을 바탕으로 어떠한 연애관련 담론이 형성되는지 알아보기 위해 기호학적 분석과 담론 분석을 실시하였다. 분석결과 <연플리>는 젊은 세대의 연애과정을 현실성에 초점을 맞추어 재현해내고 있었으며, 다양한 연애 갈등을 극복하는 방법을 사실적으로 그려냈다. 드라마의 극적 구조를 위한 복합적이고 운명적인 연애서사보다는 현실성에 기초한 다양한 유형의 연애 서사를 보여주면서, 친근하고 편안하게 이용자와 소통할 수 있는 서사의 특성을 지니고 있었다.

<연플리>는 전 시즌을 통해 크게 네 커플의 연애서사를 보여주었는데, 현승·지원 커플의 경우 만남과 다툼, 오해, 이별, 재회의 과정이 반복되며 오래된 연인으로 거듭나는 서사구조를 보여준다. 재인·윤 커플은 연상연하 커플로서 이별을 한 이후 연인관계에서 결핍되어 있던 요인들을 깨닫고 재회 이후 보완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준모·도영의 서사는 서투르지만 신뢰를 바탕으로 순수한 연애를 해나가는 과정을 그려내었고, 하늘·지민 커플은 운명적인 만남과 연인이 되기까지의 낭만적인 과정을 서사에 담아냈다. 나아가 이용자 댓글에서는 이성(異性)친구 사이에서 우정과 사랑을 혼동하며 겪는 관계적 담론, 연인 외 제3자를 적대시 하는 담론, 정형화된 성역할과 성 평등 가치관이 혼재된 담론이 형성되었으며, 주체적인 연애스타일을 추구하며 연애사를 공유하고 공감하는 문화적 특성이 나타났다.

웹 드라마 <연플리>의 전체적인 연애 서사구조는 전통적인 서사 구조에 비해 형식에 얽매이지 않았으며, 만남, 사랑, 이별, 재회 등의 연애 전 과정에 걸쳐 외부 환경과 극적 사건에 의지하기보다는 개인의 내적 변화가 서사의 전개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인물의 선악 구조도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았으며, 인물의 행동 및 사건에 대한 긍정적/부정적 평가 역시 콘텐츠 이용자 자율에 맡긴다.

이처럼 개인의 감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현대 젊은 계층의 특성을 반영하고, 인물과 상황에 대한 획일화된 정답을 제시하기보다는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연애 서사의 콘텐츠를 통해 현실적으로 혹은 각자의 상황에 맞게 그들이 평가하고 판단하며 자율적이고 주체적인 연애관을 확립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할 것이다. 나아가 연애 및 결혼과 관련한 일방적인 사회·제도적인 분위기 형성보다는 다양한 연애 스타일을 존중하고 위로와 공감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며, 경험적 사례로서 가치 있는 교훈적 메시지가 포함된 문화 콘텐츠가 충분히 확보되어야 할 것이다. 더불어 공유하고 공감할 수 있는 담론의 장을 확대하여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며, 주도적으로 젊은 계층이 행복하고 건강한 연애를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할 것이다.

최근 들어 드라마뿐만 아니라 예능 및 타 장르에서도 젊은 세대의 연애 문화를 반영한 콘텐츠가 다수 제작되고 있다. 이러한 연애 관련 미디어 콘텐츠의 제작 증가는 연애와 결혼의 비율이 기하급수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사회적 문제와 직간접적으로 연계된다. 작년의 국내 혼인율은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으며, 다양한 내외부적 요인으로 인하여 젊은 계층은 연애와 혼인을 기피하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문제가 대두되는 시점에 이 연구에서 논의하는 바와 같이, 젊은 계층이 소비하는 주요 콘텐츠의 연애 서사와 담론양상을 살펴보며, 그들의 현실적인 관심을 이해하고 추후 콘텐츠 제작에 반영 하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이 연구에서는 작품 속 주요 등장인물의 서사를 중심으로만 분석되었다는 점, 하나의 작품으로 젊은 세대의 연애 담론을 특정하여 일반화할 수 없다는 점, 영상분석이 반영되지 않아서 콘텐츠의 미학적인 논의가 배제되어있는 점 등의 한계가 있기에 후속 연구를 통하여 심도 있고 풍성한 논의가 지속되어 추후 콘텐츠 제작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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