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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velopment and Validation of the Vicarious Trauma Scale for Sexual Violence Counselor

성폭력 상담자 대리외상 척도 개발 및 타당화

  • 허찬희 (인천대학교 교육학과 상담사) ;
  • 이지연 (인천대학교 교육학과 교수)
  • Received : 2020.08.13
  • Accepted : 2020.09.23
  • Published : 2020.12.28

Abstract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develop and validate a scale of vicarious trauma for sexual violence counselors. To this end, the concept of composition and preliminary questions of the vicarious trauma of sexual violence counselors were selected through the analysis of a content of individual interviews of sexual violence counselors and the precedent theory. Then, preliminary scale was developed after expert's evaluation of the validity of the contents. Next, as a result of a confirmatory factor analysis on the preliminary scale of 349 sexual violence counselors with experience in consulting sexual violence clients, it is confirmed that the conformity of five-factor structure was found to be favorable. As a result of convergent and discriminative validity analysis, it was confirmed that the developed scale is a reasonable tool for measuring vicarious trauma of sexual violence counselors by showing proper correlation with Secondary Traumatic Stress Scale, Counselor Burnout Inventory and Inventory of Countertransference Behavior. Furthermore, as a result of correlation analysis between professional identity and Belief in a Just World, it confirmed that it has predictive validity of the scale by indicating a high negative correlation. Furthermore, the relationship between the scale of vicarious trauma of sexual violence counselors and career background was analyzed. Finally, based on the results of this study, the significance and limitations of this study and the direction of future research were discussed.

본 연구의 목적은 성폭력 상담자 대리외상 척도의 개발과 타당화이다. 이를 위해 성폭력 상담자들의 개별 면담 내용과 선행이론 분석을 통해 성폭력 상담자 대리외상의 구성 개념과 예비 문항을 선정하였다. 그리고 전문가 내용 타당도 평정을 거쳐 예비 척도를 개발하였다. 다음으로 성폭력 내담자를 상담한 경험이 있는 성폭력 상담자 349명을 대상으로 예비 척도에 대한 확인적 요인분석 결과, 5요인 구조의 적합도가 양호하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수렴 및 변별 타당도 분석 결과, 개발된 척도가 이차적 외상스트레스 척도, 상담자 소진 척도, 역전이 행동 척도와 적절한 상관을 나타내어 성폭력 상담자 대리외상을 측정하는 타당한 도구임을 확인하였다. 또한 전문직 정체성, 정당한 세상에 대한 믿음과 상관분석을 한 결과 높은 부적 상관을 나타내어 척도의 예측 타당도를 갖추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더불어 성폭력 상담자 대리외상 척도와 경력 변인과의 관련성을 분석하였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 결과를 토대로 연구의 의의, 제한점 및 향후 연구 방향을 논의하였다.

Keywords

I. 서론

상담은 인간에 대한 존중과 신뢰를 바탕으로 타인의 복지를 증진시키려는 이타적 직종으로, 직업상 상담자는 다른 사람의 관점에서 생각하고 이해하는 노력이 필수적이며, 상담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내담자에게 정서적으로 집중하게 된다. 특히 외상 생존자를 조력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심리적 영향을 받는다. 이때 상담자가 내담자의 외상 자료에 공감적으로 관여함으로써,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나 자기인식 등 상담자의 내적 경험이 변형되는 것을 ‘대리외상(vicarious traumatization)’이라는 개념으로 McCann과 Pearlman이 처음 소개 하였다[1].

더욱이 성폭력은 외상 생존자들이 보고하는 가장 보편적인 외상 중 하나로[2], 보통 초보상담자가 외상 내담자를 만날 때 정서적 경계가 침범당하여 어려움을 겪기 쉽다고 생각하지만[3], 경험이 많은 상담자들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성폭력 상담 과정에서 성폭력 상담자는 내담자의 성폭력 외상에 대한 기억이 상담자의 사고에 고착되어 지속되면서 상담자의 의식상태를 변형시킨다[1]. 또한 성폭력 내담자의 외상은 성폭력 상담자의 내·외적인 변인들과 상호작용하여 성폭력 상담자의 삶에서 인지·정서·행동적, 대인관계적, 부부간, 자녀간, 직업적인 다양한 측면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4].

국내 외상 상담 종사자들의 실태조사에서, 성폭력, 성매매 상담자들의 35%는 높은 수준의 대리외상에 따른 신념의 왜곡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고[5]. 성폭력 상담자의 대리외상을 시기적절하게 대처를 하지 못하게 되면 심리·정서적인 어려움들이 장기화 되고[6], 궁극적 으로 성폭력 상담자의 정신건강, 소진, 업무의 효용성 그리고 이직의 문제까지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아직은 국내 성폭력 상담자 대리외상 연구는 초기 탐색적 연구 단계에 있다.

해외의 경우, McCann과 Pearlman에 의해 대리외상 개념이 소개 된 후 25년간 대리외상으로 인한 보호 요인이나 위험요인들을 탐색하는 연구들이 진행되어왔다[1]. 이러한 연구의 결과들은 개인적 외상 경험이 있는 상담자나, 많은 사례 수에 노출된 상담자가 대리 외상에 취약하다고 주장하고 있으며[7][8], 상담자의 교육수준이나, 연령, 경력 등이 높아질수록 대리외상 수준은 낮아진다는 제안을 한다[2][9]. 그러나 이런 변인들에 대한 후속 연구들은 대체로 일관적이지 않거나, 모호한 결과들이 나왔고, 이에 대해 Baird와 Kracen은 연구자마다 대리외상을 다양하게 개념화 하였고, 대리 외상을 측정하기 위해 여러 가지 도구가 사용되어 왔다는 문제를 지적하면서 대리외상 연구의 비일관적 결과는 근본적으로 개념적 정의와 측정의 문제에서 기인되었을 것이라고 추론하였다[10].

대리외상 개념이 소개되었던 초창기에는 대리외상에 대하여 상담자의 가치관이나 신념과 같은 인지적 변화에 초점을 두었는데, 이후 후속 연구들은 상담자들이 대리외상으로 인해 인지적 왜곡 뿐 아니라 신체, 정서, 행동적 변화를 나타내고 있다는 것을 관찰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다양한 측면에서의 영향은 서로 상호작용하고 있어서, 통합적인 관점에서 대리외상 개념이 재정립되어야 한다는 제안이 나오고 있다[11-14]. 그동안 이루어진 국내 성폭력 상담자들에 대한 질적 연구에서도 신체적, 인지적, 정서적, 대인관계적, 상담관계적 성적인 부분을 반영하는 다차원적 구성 개념을 시사하는 결과가 보고되었다[11][15][16].

이러한 선행연구들의 결과를 보았을 때, 성폭력 상담자 대리외상의 심리적 영향은 증상적 측면과 인지적 왜곡에서 개인적, 전문적 일상의 변화, 사회 및 상담관계까지 확대하여야 하지만, 아쉽게도 국내에서는 아직 이러한 통합적 성폭력 상담자 대리외상 개념을 반영하는 척도가 부재하고 성폭력 상담자 대리외상과 관련한 연구는 미비한 실정이다. 따라서 본 연구자는 성폭력 상담자 대리외상에 대한 다차원적 개념을 확보하고, 이를 반영한 척도를 개발하여야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본 연구의 목적은 성폭력 상담자 대리외상을 측정할 수 있는 도구를 개발하여 타당화 하는 것에 있다. 따라서 개발된 척도가 성폭력 상담 기관에서 성폭력 내담자를 지원하는 실무자들의 대리외상 수준과 특성을 파악 하여 평가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하고, 대리외상 수준을 실질적으로 파악하여 이들을 위한 개입 전략을 개발하고, 프로그램의 효과성 검증을 위한 도구로 활용될 수 있으며, 필요한 기초 자료를 마련하는데 기여하고자 한다.

Ⅱ. 방법

1. 연구참여자

1.1 문항개발 면담 참여자

본 연구에서는 성폭력 상담자 대리외상 척도 문항을 개발하기 위해 성폭력 상담현장에서 3년 이상 근무한 12명을 대상으로 개별 면담을 실시하였고, 기관이나 동료들로부터 추천받는 의도적 표본추출(purposeful sampling) 방법을 통해 선정하였다. 연구 참여자의 평균 경력은 최소 3년~20년, 평균 연령은 최소 32세~75세, 소속 기관은 성폭력 피해지원센터, 성폭력 상담소, 보호시설, 대학내 상담센터를 포함하였다.

1.2 본 조사 참여자

본 연구의 참여자는 성폭력 상담자로 상담 업무에 종사하는 실무자이다. 전국의 성폭력 피해자 지원 기관에 자료 수집에 대한 협조를 요청하였고, 동의한 기관으로 언제든 연구참여를 중단할 수 있다는 내용의 연구참여 동의서와 설문지를 이메일로 발송하였고, 이후에는 온라인 설문을 이용하여 같은 내용의 연구참여동의서를 포함한 설문을 상담실무자들에게 전송한 후, 이를 받은 상담자들이 자신의 지인들에게 다시 전송해 주는 방식으로 표집하였다. 연구자에게 참여자들의 설문이 도착한 후, 연구설문에 대한 답례로 참여자가 기록한 핸드폰 연락처로 온라인기프티콘을 전송하였다. 설문은 2020년 2월 17일~2020년 3월20일까지이며, 응답한 설문은 총 380부이나, 이중 상담직군이 아니거나, 성폭력 상담 경험이 없는 31명의 자료를 제외하고 349명의 자료를 분석에 사용하였다. 연구 참여자의 특성은 [표 1]에 제시하였고, 척도 개발 절차는 [표 2]에 제시하였다.

표 1. 연구 참여자의 일반적 특성(N=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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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2 척도 개발의 절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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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측정 도구

2.1 성폭력 상담자 대리외상 척도(Sexual Vicarious Trauma Scale: SVTS)

예비 문항 개발 과정을 통해 선정된 44개 문항의 성폭력 상담자 대리외상 척도를 사용하였다. 본 척도는‘직업적 기능의 영향’, ‘정서·생리적 영향’, ‘대인관계적 영향’, ‘남성인식의 영향’, ‘인지구조의 영향’이라는 5개의 하위요인으로 구성되었다. 본 척도는 5점 척도(1=전혀 그렇지 않다, 5=매우 그렇다)로 응답하도록 되어 있으며, 전체 점수와 각 하위 요인의 점수가 높을수록 대리외상 수준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2.2 이차적 외상스트레스 척도(Secondary Traumatic Stress Scale: STSS)

Bride 등이 개발한 척도로[17], 외상 경험 내담자를 만난 이후에 상담자에게 나타날 수 있는 스트레스 반응을 5점 리커트척도(1 = 전혀그렇지 않다, 5 = 매우 그렇다)로 측정한다. 본 연구에서는 박지영이 한국형 이차적 외상스트레스 척도(K-Secondary Traumatic Stress Scale: K-STSS)로 타당화 하면서 13문항으로 구성한 척도를 사용하였다[18]. 하위요인은 침습 (intrusion) 9문항과 회피(avoidance) 4문항이며, 전체 점수 및 각 영역별 점수가 높을수록 대리외상 경험으로 인한 이차적 외상스트레스가 높다고 간주된다. 박지영의 연구에서 전체 신뢰도 계수는 .83이었고, 본 연구에서의 신뢰도 계수는 .94로 나타났다.

2.3 상담자 소진 질문지(korea Counselor Burnout Inventory: K-CBI)

성폭력 상담자의 소진 정도를 측정하기 위해 Lee와 동료들이 개발한 상담자 소진 척도, Yu가 한국 문화에 맞게 한국판 상담자 소진 척도(Korea Counselor Burnout Inventory: K-CBI)로 타당화 하였다[19][20].

상담자 소진 척도는 신체적 피로감, 무능감, 비협조적 업무환경, 내담자 가치저하, 사생활 악화의 5개 하위요인, 총 20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응답형태는 5점 리커트 척도(1 = 전혀그렇지 않다, 5 = 매우 그렇다)로 점수가 높을수록 소진의 수준이 높은 것을 의미한다. 타당화 당시 신뢰도 계수는 .92였고, 본 연구에서 확인된 신뢰도 계수는 .92였다.

2.4 역전이 행동 척도(Inventory of Countertransference Behavior: ICB)

Fridman과 Gelso가 개발한 척도로서[21], 국내에서 김지은과 조성호가 변역하고 타당화 하였다[22]하위요인은 무관심/배척, 과잉지지, 통제/훈계의 3가지 요인, 총 17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모든 하위 요인은 5점 리커트척도(1 = 전혀그렇지 않다, 5 = 매우 그렇다)로 측정한다. 김지은과 조성호의 타당화 당시 내적 합치도는 .83이었다. 본 연구에서 확인된 신뢰도 계수 (Cronbach’s α)는 .91이었다.

2.5 전문직 정체성(Professional Identity Survey)

Hall이 전문직업성을 다섯 개의 차원으로 구분하고 전문직에 종사하는 직업인을 대상으로 전문 직업성 척도를 개발하였다[23]. 이를 박종우가 사회사업가의 전문직 정체성에 관한 연구를 하면서 내용타당도를 검증 받아 25문항으로 수정하였고[24], 정은미가 전문상담교사에 맞게 재검증하였다[25] 본 연구에서는 정은미가 재검증한 전문직 정체성 척도를 사용하였다. 응답형태는 5점 리커트 척도(1 = 전혀그렇지 않다, 5 = 매우 그렇다)로 척도의 점수가 높을수록 전문직 정체성이 높다고 판단한다. 역채점 문항은 8개 (2,8,10,11,12,13,14,16)이다. 정은미의 연구에서는 .79로 나타났고, 본 연구에서는 .81로 나타났다.

2.6 정당한 세상에 대한 믿음(Belief in a Just World Scale)

Lucas, Alexander, Firescone 그리고 Lebrecon이 개발하고[26], 김은하, 김도연, 박한솔, 김수용, 김지수가 한국어로 번안 및 타당화 하였다[27]. 이 척도는 분배공정성에 대한 개인적인 믿음, 분배공정성정에 대한 일반적인 믿음, 절차공정성에 대한 개인적인 믿음, 절차 공정성에 대한 일반적인 믿음으로 총 16개 문항, 4개의하위요인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문항은 5점 척도(1 =전혀 그렇지 않다, 5 = 매우 그렇다)로 응답하며, 점수가 높을수록 정당한 세상에 대한 믿음이 강함을 의미한다. Lucas 등의 연구에서 신뢰도 계수(Cronbach’s α) 는 .90이었고, 김은하 등에서는 .94로 나타났고, 본 연구에서는 .95로 나타났다.

3. 연구 절차

3.1 조작적 정의

척도 개발의 첫 번째 절차로서 성폭력 상담자 대리외상의 구성 개념을 확인하였다. 이를 위해 국내 성폭력 상담자들이 경험한 성폭력 상담자 대리외상에 대한 개념적 구조를 도출하였던 허찬희, 이지연의 연구 결과와[28], 선행 이론들을 토대로 성폭력 상담자 대리외상 구성 개념에 대한 조작적 정의를 탐색하였다. 개념도 결과에서는 총 5개의 범주가 도출 되었는데[28], 이러한 범주는 질적 분석을 통해 도출되었기 때문에 척도 개발에 반영하기 위해 측정 가능한 형태로 재구조화하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보았고, 이를 위해 상담심리학 박사학위 소지자 2인 및 성폭력 상담전문가 1인으로 전문가 팀을 구성하여 논의 과정을 거쳤다.

그 결과 인간의 심리를 인지, 정서, 행동 등 다차원적 측면으로 이해하듯이 성폭력 상담자 대리외상이 성폭력 상담자에게 미치는 심리적 영향 또한 다차원적 영향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거기 더해 성폭력 상담자 대리외상 개념도에서 도출된 남성과 관련된 인지적인 영향의 영역을 선행연구를 토대로 하여[11[15][29], 포함할 필요가 있다는 합의가 이루어졌다. 이러한 합의가 이론적으로 타당한지를 확인하기 위해 선행 이론과의 관련성을 살펴보았다. 그리고 개념도 진술문 범주명에 대해 성폭력 상담자 대리외상 척도의 하위요인명에 적합하도록 수정하는 작업을 진행하였다. 그 결과 최종 요인에 대한 이론적 근거는 [표 3]과 같이 정리되었다.

표 3. 성폭력 상담자 대리외상의 조작적 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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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예비 문항 구성

본 연구에서는 12명의 성폭력 상담자들을 대상으로 개별 면담을 진행하였고, 개별면담 분석 결과 총 60개의 문항이 추출되었으나, 이는 척도 개발의 문항으로 활용하기에는 다소 많은 문항수라고 판단되어 문항 축소 및 적절성의 기준을 높이기 위해 예비 평정과정을 실시하여 척도의 예비 문항을 구성하였다.

예비 평정 작업에 참여한 인원은 총 3인이며, 연구자외 상담심리학 박사학위를 소지한 상담심리전문가 1인및 성폭력 상담전문가 1인이다. 연구 평정팀은, 총 60개의 문항 중에서 중복되는 문장을 통합하고, 성폭력 상담자 대리외상 구성 개념과 관련성이 낮다고 판단되는 문항들을 삭제하였고, 성폭력 상담자 대리외상의 각 하위 요인과 관련성이 모호하다고 판단한 문항들을 수정하거나 삭제하였다.

전문가 팀은 선행이론에서 제안하는 심리, 정서, 인지, 행동, 생리적 영향, 남성관련 영향, 대인관계의 영향을 포함하는 성폭력 상담자 대리외상 척도의 하위요인의 심리적 영향을 ‘직업적 기능의 영향’, ‘정서·생리적 영향’, ‘대인관계적 영향’, ‘남성인식의 영향’, ‘인지구조의 영향’이라는 척도명과 53개의 1차 예비 문항이 구성되었다.

3.3 내용타당도 검증

선행 과정을 통해 얻어진 성폭력 상담자 대리외상의 구성 개념과 문항들이 성폭력 상담자 대리외상 척도로 활용되는 데 적절한지 확인하는 내용 타당도를 실시하였다. 내용 타당도 평정을 위해 현장 전문가를 대상으로 1차 평정을 거쳤고, 상담심리학 관련 학계 전문가를 대상으로 2차로 적절성 평정을 실시하였다.

1차적으로 현장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적절성 평정을 위해 53개로 구성된 1차 예비문항을 성폭력 상담 현장에 있는 전문가 12명에게 각 문항에 대한 안면 타당도를 평정하게 하였다. 평정 항목은 성폭력 상담자 대리 외상 구성개념과의 적합도, 하위요인과의 적합도, 문항 내용의 이해도라는 세 가지 항목이었다.

평정은 5점 리커트 척도를 이용하였고, 문항 개선 방향에 대한 피드백을 요청하였다. 평정 결과를 토대로 평정 항목에 대한 평균 점수가 낮은 문항을 제외시키는 방법으로 이루어졌고, 가독성을 고려하여 문맥상 이해가 어려운 경우는 표현법을 수정하는 작업을 실시하였다. 이에 따라 9개의 중복 혹은 부적절한 문항을 제거하고 선정된 문항의 내용도 일부 수정하여 총 44개의 2차 예비 문항을 구성하였다. 2차 평정은 상담심리학 전공 박사 및 척도 개발 경험이 있는 학계 전문가 5명을 대상으로 실시하였다. 2차 평정에서는 집중적 인터뷰를 통해 2차 예비 문항에 대한 문항 수정 및 개선 방향에 대한 자세한 피드백을 받았다. 내용의 평정 기준은 성폭력 상담자 대리외상 구성 개념과의 적합도, 하위요인과의 적합도, 문항 내용의 이해도를 포함한 항목이었다. 그리고 이에 대해 내용 타당도를 검증 받고, 그결과 다시 한 번 모호한 문항 내용은 수정을 거치고 보완하는 과정에서 3개의 문항이 수정 보완 되었고, 최종 44문항을 확정하였다. [표 4]에 제시하였다.

표 4 내용 타당도 2차 검증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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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분석 방법

Thompson은, 척도 개발을 할 때 측정 개념에 대한 이론적 가정을 가지고 있다면 확인적 요인분석을 통해 이론적 모형을 직접적으로 검증하는 것이 유용한 방법이라고 제안하였다[30]. 이에 따라 성폭력상담자 대리 외상 경험의 개념도 연구의 결과를 근거로 하여[28], 예비 척도에 대한 요인 구조의 적합성 및 구성 타당도를 확인하기 위하여 확인적 요인분석을 실시하였다. 확인적 요인분석에서는 측정모형의 요인계수와 적합도를 확인하기 위해 AMOS 20.0을 사용하여 분석하였고, 분석 단계에서 모수 계수 추정방법은 최대우도법을 사용하였다.

최종 요인으로 선정한 5요인 16문항에 대한 내적 합치도를 확인하기 위해 SPSS 20.0을 사용하여 분석하였다. 척도 전체의 신뢰도 계수와 하위 요인별 신뢰도 계수를 분석하였고, 모든 하위차원이 적절한 수준의 내적 일관성을 나타내는지 확인하였다. 그리고 척도의 타당도를 검증하기 위해 SPSS 20.0을 사용하여 분석을 실시하였다. 그리고 척도의 수렴도를 검증함으로써 성폭력 상담자 대리외상 척도가 유관개념인 이차외상스트레스 척도, 상담자 소진 질문지, 역전이 행동 척도와 유사한 개념을 측정하면서, 이들 척도들과 변별되는 추가적 설명량을 가지는지 확인하였고, 준거관련타당도 검증을 위해 전문직 정체성, 정당한 세상에 대한 믿음 척도와의 상관분석을 실시하였다.

마지막으로 성폭력 상담자 대리외상 척도가 성폭력 상담자 대리외상과 경력 수준에서 차이를 설명해 주는가를 알아보기 위해, 3년 이내와 4년 이상의 집단으로 나누어 독립 표본 t-검증을 실시하였다.

Ⅲ. 결과

모형 검증을 위한 요인분석 단계로 척도의 하위 요인 및 각 측정문항들의 기술 통계 분석 결과와 문항의 변별도 검토를 위해 평균과 표준편차를 알아보았는데, 변별력을 떨어뜨리는 문항은 없었다.

1. 확인적 요인분석을 활용한 추가 문항 삭제

확인적 요인분석을 실시해서 수정지수 및 요인 부하량을 근거로 문항 삭제를 할 수 있고, 모형의 적합도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제안에 따라[31], 5요인 44문항으로 구성된 성폭력 상담자 대리외상 예비 척도의 확인적 요인분석을 실시하였다. 가설 모형의 적합도를 검증하기 전에 추가적으로 척도 문항을 선별하는 과정을 거쳤다. 이에 각 문항들의 표준화된 요인 부하량(standardized factor loading: SFL)이 낮은 문항, 수정지수 (Modification: MI)를 확인하는 선별 기준을 가졌고, 문항 간 상관이 지나치게 높은 문항들을 토대로, 각 문항에 대한 내용 검토를 고려하여 삭제 여부를 판단하였다. 이후 Comrey와 Lee의 제안에 따라 요인부하량 .40을 절단점(cut-off)으로 채택하였고[32], 이 기준에 부합되지 않는 문항들과 수정 지수(MI) 확인 결과, 문항 간 상관이 높은 문항들에 대해 측정변수로 이론적 타당성을 가지고 있는지 내용 검토를 통해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삭제하였다. 그리고 확인적 요인분석을 활용하여 표준화된 요인 부하량이 낮은 문항과(1, 7, 11, 19, 46, 53), 수정 지수가 지나치게 높은 문항들(3, 4, 5, 6, 9, 14, 15, 21, 22, 24, 25, 26, 30, 31, 32, 38, 39, 40, 49, 55, 57, 58)을 추가적으로 삭제하는 과정을 거쳤다. 그 결과, 성폭력 상담자 대리외상 척도의 문항수는 최종 16개로 축약되었다. 그리고 이에 대한 확인적 요인 분석 결과, 모든 부합도 지수가 안정된 기준을 충족하였다. 적합도 지수는 [표 5]와 같다.

표 5. 측정 모형의 적합도 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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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최종 선정된 문항에 대한 확인적 요인분석 결과

본 연구에서 가정한 5요인 16문항 측정 모형에 대한 확인적 요인 분석은 AMOS 20.0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분석하였다. 요인분석을 실시하기에 앞서 수집된 자료가 요인분석에 적합한지를 알아보기 위하여 KMO의 표준적합도(Kaiser-Meyer-Olkin Measure of Samping Adequacy)와 Bartlett의 구형성 검정지표를 검토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KMO=.906을 나타냈으며, Bartlett’s test of sphericity= 2705.371, df=120, p<.000 으로 요인분석을 하기에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표 5]에 제시한 바와 같이 5요인 측정 모형에 대한 RMSEA값은 .085(90% 신뢰구간.075~ .095), SRMR값은 .047이며, TLI값은 .885, CFI값은 .910으로 전반적으로 좋은 적합도를 나타내었다. [표 6]에 제시한 바와 같이 각 측정 변수의 모든 표준화 요인 부하량은 모두 .40이상이며 p<.01 수준에서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종 16문항에 대한 내적 합치도를 분석한 결과, 척도 전체의 신뢰도 계수((Cronbach’s α)는 .96으로 양호한 수준을 보였고, 하위요인별 계수도 .64에서 .81로 모든 하위차원에서 적절한 수준의 내적 일관성을 나타내었다. 5요인 모형의 표준화된 계수 추정치를 살펴보면, 그림 1에 제시한 바와 같이 각 문항들과 하위 요인들 간의 관계를 나타내는 표준화 된 계수 추정치들은 .47에서 .85로 만족할만한 결과를 보여주었다. 최종 16문항은 [표 6]과 같고, 5요인 모형은 [그림 1]과 같다.

표 6. 성폭력 상담자 대리외상 요인별 최종 문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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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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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성폭력 상담자 대리외상 척도의 5요인 모형

3. 수렴 및 변별 타당도

성폭력 상담자 대리외상 척도의 하위요인과 유관 변인과의 상관 분석을 통해 수렴 및 변별 타당도를 확인한 결과, 성폭력 상담자 대리외상 척도의 총점 (r=.41~.71)은 모든 관련 변인들과 적절한 정적 상관을 보였다. 각 척도별 결과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이차적 외상 스트레스 척도는 모든 하위요인(r=.51∼.70, p<.01)과 유의미한 정적 상관을 보였다. 그리고 상담자 소진 척도는 모든 하위요인(r=.40∼.57, p<.01)과 유의미한 정적 상관을 보였다. 또한 역전이 행동 척도는 모든 하위요인(r=.28∼.45, p<.01)과 유의미한 정적 상관을 보였다. 이러한 결과를 종합해 보면 하위요인별로 약간 다른 양상을 보이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 성폭력 상담자 대리외상 척도는 이차적 외상스트레스, 상담자 소진, 역전이 행동과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정적상관을 보였기 때문에 척도의 적절한 수렴 타당도를 갖추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표 7]에 제시하였다.

표 7. 성폭력 상담자 대리외상 하위요인과 관련 변인과의 상관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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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01

4. 예측 타당도

성폭력 상담자 대리외상 척도의 예측 타당도를 검증하기 위해, 성폭력 상담자들이 정당한 세상에 대한 믿음과 자신의 전문직 정체성에 대해 어떠한 영향을 받고 있는지, 어떠한 상관을 나타내는지 알아보았다. 이를 위해 정당한 세상에 대한 믿음과 전문직 정체성 척도를 준거 지표로 선정하고 이들 척도와의 상관을 분석하였다. 그 결과 성폭력 상담자 대리외상 척도의 총점 및 모든 하위요인은 전문직 정체성(r=-.21, p<.01)과 정당한 세상에 대한 믿음(r=-.49, p<.01)과도 유의미한 부적 상관을 보여 적절한 예측 타당도를 갖추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상관관계는 [표 8]에 제시하였다.

표 8. 성폭력 상담자 대리외상 하위요인과 예측 변인과의 상관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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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01, *p<.05

5. 경력 변인 간 성폭력 상담자 대리외상 평균 차이 검증

경력 변인에 대하여 성폭력 상담자를 초심(3년 이내) 과 숙련(4년 이상)으로 나누어 성폭력 상담자 대리외상의 차이를 살펴보았다. 성폭력 상담자 대리외상 척도의 총점은 두 집단에서 차이(t=-.90, p>.05)를 나타내지는 않았다. 다만 하위요인 중, 인지구조의 영향(t=-2.48, p<.05)에서만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나타내었다. 이러한 결과를 통해 숙련집단이 성폭력 상담자 대리외상에서 인지구조의 영향에서만 초심집단보다 유의미한 차이를 나타낸다는 것을 알 수 있겠다.

또한 숙련집단과 초심집단의 차이를 Cohen’s d 값을 통해 살펴보았다. Cohen이 제시한 기준에 따르면 Cohen’s d 값이 .20은 작은 효과크기이고, .50은 중간효과크기이며, .80은 큰 효과크기이다. 결과적으로 성폭력 상담자 대리외상은 숙련상담자가 인지구조의 영향에서만 작은 크기의 차이가 있음을 나타내었다. 결과는 [표 9]과 같다.

표 9. 숙련 및 초심 집단 간 성폭력 상담자 대리외상의 평균 차이 t-검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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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01, *p<.05 (초심 n=158, 숙련 n=191)

Ⅵ. 논의

본 연구에서는 성폭력 상담자 대리외상 척도를 개발하고 타당화 하였다. 척도 개발 단계에서는 12명의 성폭력 상담자들을 면담하였고, 성폭력 상담자 대리외상 경험에 대한 개념도 연구의 결과와, 성폭력 상담자 대리외상 경험의 내재적 특성, 하위 요인 구성 개념을 고려하여 개발하였다[28]. 이후 전문가 평정팀을 구성하여 1차 성폭력 상담전문가 집단, 2차 상담심리학자 집단을 대상으로 예비 문항에 대한 내용 타당도를 검증하였다. 다음으로 확인적 요인분석을 실시한 결과 5요인 모형의 요인 구조와 16문항이 타당한 것으로 나타났고, 내적 합치도를 통해 신뢰도를 검증하였다. 이후 수렴및 변별 타당도 분석과 준거관련 예측 타당도를 분석하였다. 그리고 개발된 척도가 성폭력 상담자 대리외상을 측정하는 타당한 도구임을 확인하였다. 이에 따른 성폭력 상담자 대리외상의 하위요인은 직업적 기능의 영향 (3문항), 정서・생리적 영향(3문항), 대인관계적 영향(3문항), 남성인식의 영향(3문항), 인지구조의 영향(4문항)이다. 그리고 경력 변인에서 초심(3년 이내)과 숙련 (4년이상)으로 나누어 성폭력 상담자 대리외상의 평균 차이를 검증한 결과 차이가 없었다. 다만 하위 요인인 인지구조의 영향에서만 유의미하였다.

연구 결과에 대한 논의는 다음과 같다.

첫째, 본 연구는 성폭력 상담자 대리외상의 통합적 개념을 확보하고 이를 반영한 척도를 개발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동안 대리외상의 개념적 정의와 측정도구가 일원화 되지 못하였고, 대리외상을 측정하는 도구들이 혼란스럽게 사용되어왔다[14]. 그렇기 때문에 대리외상이 정신건강에 미치는 기제를 밝히는 데 있어 비일관적인 결과를 초래해왔다[10]. 이러한 문제에 기초하여 본 연구에서는 성폭력 상담자들의 면담 결과와 선행이론을 토대로 성폭력 상담자 대리외상의 잠재적 구성 개념을 확인하였고, 그 결과 직업적, 정서・ 생리적, 대인관계적, 남성인식적, 인지구조적 영향의 5개 하위요인으로 구성된 개념이라는 타당성을 검증하였다.

둘째, 본 연구는 성폭력 상담자 대리외상이 성폭력 상담자의 전문직 정체성과 정당한 세상에 대한 믿음을 방해하는 심리적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근거를 제시하였다. 척도의 타당화 과정에서 성폭력 상담자 대리 외상은 전문직 정체성 및 정당한 세상에 대한 믿음과 유의미한 부적 상관을 나타낸다는 점을 검증하였다. 그리고 경력 수준에 따라 성폭력 상담자들이 경험하는 성폭력 상담자 대리외상의 양상에 차이를 보이지 않은 것은 성폭력 상담자 대리외상이 초심 상담자만 겪는 현상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하였고, 오랫동안 성폭력 상담을 해온 숙련자일지라도 성폭력 상담자 대리외상의 영향에서 예외가 될 수 없기에 지속적인 예방 교육과 훈련이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하는 결과라 할 수 있겠다.

셋째, 본 연구의 확인적 요인 분석에서 하위요인간 상관이 높게 나왔다. 이는 각각의 하위요인에 의미가 있고, 하위요인간 유기적인 관계가 있어 나타나는 현상으로 보인다. 국내 외상상담자 대리외상 연구에서도 하위요인의 판별타당도가 충족 되지 않았으나[33], 척도 개발이 이루어진 것으로 보아 사회과학 분야의 논문들에서 나타나는[34], 특히 외상 상담자들의 특징적인 구성 개념의 영향인 것으로 보여진다. 또한 신뢰도 분석의 경우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문항이 나타났는데, 이문항의 경우 성폭력 상담자 대리외상에서는 중요한 요인으로[11][15], 수치가 극단적이지 않고, 문항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수치보다는 문항의 중요성이 높다고 판단되어 삭제하지 않았다.

본 연구의 함의와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본 연구는 성폭력 상담자 대리외상에 대한 개념적 정의와 측정 도구를 일원화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동안 국내 성폭력 상담자 대리외상에 대한 연구는 미비한 실정이었고, 그렇다 보니 성폭력 상담자 대리외상의 개념에 대한 조작적 정의와 측정도구를 찾을 수 없었으며, 일반 대리외상에서 사용하는 도구들을 혼재하여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 그로 인해 성폭력 상담자 대리외상에 대한 측정은 전무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문제에 기초하여 본 연구에서는 성폭력 상담자를 대상으로 표집한 양적 자료를 통해 척도를 개발하였고, 이는 성폭력 상담자 대리외상의 일관적인 연구의 핵심 현안을 해결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둘째, 본 연구는 국내 성폭력 상담자들을 대상으로 성폭력 상담자 대리외상에 대해 양적 연구를 수행하였다. 이는 국내 성폭력 상담자들의 경험과 시각을 반영하여 척도를 개발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동안 양적 연구에서는 대부분 해외의 척도를 번역하거나 여러 개를 중복하여 사용하였다. 한규석은 인간 심리 특성의 요인들은 문화에 따라 다르게 인식되기 때문에, 서구 심리학자들이 사용하는 척도를 그대로 사용하는 것을 우려하였다[35]. 그렇기 때문에 성폭력 상담자 대리외상의 심리적 영향도 역사나 문화적 배경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여질 수 있기 때문에, 국내 성폭력 상담자를 대상으로 개발된 본 척도가 더욱 의미가 있다 하겠다.

셋째, 성폭력 상담자들은 성폭력 내담자들을 위해 사회옹호자로서 헌신하고 있으나 ,성폭력을 상담하는 여성상담자들 자체도 성에 대한 폭력적인 이야기를 들으면 취약해지고, 성적대상화 되는 내담자 문제를 통해 이차적 성적대상화 되는 부분들이 있다. 이것은 성폭력 상담의 책무 자체가 외상을 불러 일으키기도 하고, 성폭력 상담자가 내담자들에게 과몰입하는 부분들에 있어 성폭력 상담자들의 전문성과 관련하여 나타나는 현상으로 보여진다.

성폭력 전문상담 분야는 성폭력 상담에 대한 수퍼비전을 받거나 전문적인 수련의 기회를 찾기 어렵고, 이러한 상황에서 강도 높은 성폭력 피해 경험을 가진 내담자의 자료를 만나게 되면, 경력과 상관없이 성폭력 상담자 대리외상에 더욱 취약해 질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성폭력 상담 현장에서 성폭력 상담자 대리외상의 영향을 어떻게 받고 있는지 실질적인 파악이 필요하고, 이때 본 척도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밝혀진 결과들로 성폭력 상담자를 위한 대리외상 프로그램이나 수퍼비전 또는 전문성 훈련과 관련한 대책을 마련할수 있을 것이며, 성폭력 상담에 대한 수퍼비전의 확대 실시, 성폭력 상담 수련의 기회 제공 등에 대한 지원의 필요가 있다 하겠다. 그리하여 성폭력 상담자들이 성폭력 상담자 대리외상의 영향에서 벗어나 자신의 전문성 확립을 위해 노력하고, 전문가로서의 역량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제공 받아야 한다. 이러한 기회의 제공은 성폭력 상담 기관의 윤리적인 책임이며, 성폭력 상담자의 전문화와 관련하여 법인화 된 제도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본 연구가 그러한 근거 자료로 활용 될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의 제한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성폭력 상담자 대리외상 경험에 대한 개념도 연구의 결과와 선행 연구의 이론적 근거를 토대로 5요인으로 가정하고 확인적 요인분석을 통해 이에 대한 모형검증을 실시한 것은, 탐색적 요인분석을 실시하지 않은 제한점이 될 수 있다. 추후 연구에서는 좀 더 많은 수의 표본을 확보하여 척도의 구성 요인에 대해 반복하여 검증해 볼 필요가 있겠다.

둘째, 성폭력 상담 현장은 아직 여성 피해자가 많고, 여성 상담자가 대부분이어서 남성에 대한 표집과 성비를 맞추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연구 참여자의 특성에 대한 다양성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표집을 하였으나, 표집의 편중이 존재할 수 있기에 추후 연구에서는 이러한 제한을 보완하여 타당화 연구가 이루어져야 할 필요가 있겠다.

* 본 논문은 허찬희(2020)의 박사학위논문의 일부를 수정한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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