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물(고체상의 얼음, 액체상의 물, 기체상의 수증기)의 안정동위원소(stable water isotopes)를 이용한 물의 순환(hydrological cycle 또는 water cycle)에 대한 연구는 최근 수자원관리(water resources management)와 기후변화(climate change)와 연관되어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물 안정동위원소는 물의 순환과정 중 계(system) 내에서 어떠한 물리적 과정이 일어나는지 또는 계에서 다른 계로 물이 이동할 때 어떠한 과정으로 이동하는지 이해하기 위해서 지난 50년간 사용되어 왔다(Lee et al., 2010). 지난 반세기 동안, 동위원소질량분석기(isotope ratio mass spectrometer)를 이용하여 빙하연구를 위한 고체상의 얼음 분석 및 지하수 또는 강우를 대상으로 하는 액체상의 물 분석을 주로 수행하여 왔다(Mason-Delmotte et al., 2008). 빙하연구를 위하여 고체상의 얼음을 녹여 액체상으로 변환시킨 다음 주로 물안정동위원소의 계절성을 이용하여 얼음의 연대측정과 더불어 기온복원을 위한 프록시(proxy)로 사용되어 왔다(Kuramoto et al., 2011). 강우 동위원소는 국제원자력기구(International Atomic Energy Agency, IAEA)에서 전 지구적인 강우동위원소분포를 이해하기 위해 전 세계에 관측소(station)를 설치하여 운영 중에 있다. 강우의 동위원소의 변동은 전 지구적 수분(moisture)의 이동을 규명하는 데에 사용되어 왔으며, 지하수연구에서는 서로 다른 수체의 혼합(mixing) 문제를 규명하는 목적으로도 사용되어 왔다(Posmentier et al., 2004; Feng et al., 2009; Koh et al., 2012).
분석기기의 발전과 더불어 수증기안정동위원소(stable water vapor isotopes)를 이용한 연구가 최근에 활발히 진행 중에 있다(Worden et al., 2007; Johnson et al., 2011; Yoshimura et al., 2011). 동위원소질량분석기가 오프라인(off-line)에서 온라인(on-line)으로 발전되면서 빠른 시간에 상대적으로 많은 양의 분석이 가능해 졌으며, 상업적으로 두 버전의 레이저분광법을 이용한 동위원소분석기가 출현하여 동위원소의 연구의 양과 질이 크게 향상되고 있다. 수증기동위원소 연구 자체는 그 동안 소수의 연구그룹에서 기체상인 수증기를 응축시켜 고체상인 얼음으로 변환시킨 다음 녹여서 액체상의 물 상태에서 동위원소질량분석기를 이용하여 분석하여 왔다(Angert et al., 2008; Johnson et al., 2011). 2000년대 후반에 이르러 레이저분광법이 출현하여 이러한 변환과정 없이 수증기를 분광기에 바로 분사하여 실시간으로 분석할 수 있게 되었다(Johnson et al., 2011). 이와는 별개로, 레이저분광원리를 탑재한 인공위성을 이용하여 대기의 수증기 동위원소 중에서 수소동위원소(δD) 값을 전 지구적으로 결정할 수 있게 되었다(Worden et al., 2007; Yoshimura et al., 2011; Risi et al., 2012).
이와 같이 수증기동위원소의 분석이 시간과 공간의 제약에서 벗어나면서부터 다양한 연구가 시도되고 있다(Galewsky et al., 2007). 레이저분광법의 출현 이전에는 기체상인 수증기를 고체상으로 응축하여 포집(trap)하여야 했는데. 이 경우에는 대기 중의 수증기의 양에 따라 시료를 얻기 위한 시간이 결정된다. 수증기의 양이 적은 경우, 예를 들어 고도가 높은 지역 또는 건조지역 같은 곳에서는 시료 당 몇 시간 이상씩 공기를 순환시켜 포집하여야 한다. 반면, 레이저분광법을 사용하면 기본적으로 10초 단위로 수증기의 동위원소비를 분석할 수 있으므로 매우 높은 시간적 해상도를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재현성이 낮다는 단점 또한 있다. 레이저분광기는 상대적으로 이동이 용이하므로 원하는 장소에서 분석을 시도할 수 있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수증기가 관여하는 모든 물의 순환연구에 수증기동위원소를 적용할 수 있으며 현재 세계적으로 많은 연구가 시도 중에 있다(Lee et al., 2005). 예를 들어, 수분의 이동을 파악하기 위하여 수증기를 응결상으로 채집하여 대기에서 수분이 어떻게 이동하는 가에 대한 연구가 보고 되어 있다(Lee et al., 2005; Galewsky et al., 2007; Strong et al., 2007; Angert et al., 2008). 본 논평에서는 수증기 동위원소를 이용한 연구를 소개하고 이를 이용하여 향후 국내에서도 가능한 연구를 소개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서 다음 장에서는 수증기의 안정동위원소를 분석하는 방법에 대하여 고찰해 보았으며, 3장에서는 2장에서 제시한 방법을 이용하여 수증기동위원소를 이용하여 연구한 내용을 소개하였다. 마지막 장에서는 수증기 동위원소를 이용한 연구의 향후 전망 및 국내에서도 수행해야 할 연구들을 제시하였다.
2. 수증기동위원소의 채집 및 분석
상업적인 레이저분광법(commercial laser spectroscopy)이 수증기동위원소분석에 도입되기 이전에는 수증기를 동위원소질량분석기를 이용해서 안정동위원소값을 결정하였다. 수증기동위원소의 변동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수증기를 채집하고 이를 분석하여야 하는데, 이 두 과정 모두 많은 노력을 요구한다. 따라서, 레이저분광법이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이전에는 수증기동위원소 연구가 응결상(condensed phase)인 액체와 고체상의 물에 비해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은 점이 있다.
수증기동위원소를 연구하기 위해서는 분석에 필요한 만큼의 액체상의 물의 양이 확보되어야만 하며 이를 위해서 다량의 수증기를 포집하여야만 한다(Lee et al., 2005). 수증기 포집을 위하여 초기에는 저온채집법(cryogenic sampling method)을 사용하였다. 최근에 이르러 레이저분광법(laser-based spectroscopy)이 출현하여 공기를 바로 레이저분광기에 분사하여 분석할 수 있게 되었다. 최근에는 인공위성에서 추출(retrieval)된 수증기동위원소를 수분 이동 및 대기모델 검증 등 많은 연구에 이용하고 있다(Worden et al., 2007). 이 장에서는 저온채집방법, 레이저분광법, 마지막으로 인공위성을 이용한 수증기동위원소 분석법에 대하여 소개하고자 한다.
2.1. 저온채집방법
대기 중의 공기를 지속적으로 통과시키면서 에탄올과 드라이아이스를 혼합하여 드라이아이스가 완전히 기화될 때까지 영하이하의 온도(−80℃)에서 기체상의 수증기를 고체상의 얼음으로 전환시켜 분석에 필요한 수증기의 양을 확보하는 방법이 저온채집방법(cryogenic sampling method)의 기본 원리이다. 기본적으로, 이렇게 확보된 고체상의 얼음을 액체상의 물로 변환시켜 동위원소질량분석기 또는 아래에서 다시 설명할 레이저분광법을 이용하여 분석할 수 있다(Johnson et al., 2011). 레이저분광법을 이용하여 수증기동위원소를 직접 측정하기 위해서는 대기의 수분(moisture)이 일정량을 넘어야 하므로, 고도가 높은 지역 또는 극지역 같은 대기의 수분의 양이 적은 지역에서는 저온채집방법을 사용하여야 한다(Steen-Larsen et al., 2011; Worden et al., 2011). 분석에 필요한 양(액체상의 물 2-10 mL)을 확보하기 위하여 상대습도 등을 확인하여 시료를 채취하는 기간을 결정하여야 한다. 아래에서 설명할 레이저분광법에 비해 시간적으로 데이터는 연속적일 수 없으며, 대기의 수증기의 양에 따라 하루에 얻을 수 있는 시료의 양도 제한적이다.
2.2. 레이저분광법
2000년대 후반에 이르러 상업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레이저분광법을 이용한 두 가지의 동위원소분석장치(Los Gatos 및 Picarro)가 개발되었다. 두 버전의 분석방법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Jung et al.(2013)에 기술되어 있다. Fig. 1은 현재 국내에 설치되어 있는 Picarro 장비의 모습이다. 기본적으로, 레이저분광법을 활용한 물안정동위원소의 분석법은 시료인 액상의 물을 100℃ 이상의 온도에서 기화기(vaporizer)를 이용하여 기화시켜 분석한다. 기체의 흡수스펙트럼의 고유성을 이용한 이러한 장비들은 최근 동위원소질량분석기기를 대체하고 있는 추세이다(Lee et al., 2013a). 정밀하게 조정된 파장의 빛을 측정 챔버에 조사한 수 빛이 측정 챔버 안에 있는 대기의 목적 성분의 양에 비례하여 흡수 및 소멸되는 시간을 측정하는 원리이다. 액상의 표준물질을 기체화하여 검량선을 만들고, 그 다음에 대기로부터 수증기를 분석기기로 주입하여 수증기의 안정동위원소를 측정할 수 있다. 현재 국내에서 보고된 수증기안정동위원소의 정밀도(precision)은 수소, 산소 각각 0.9‰, 0.08‰이다.
Fig. 1.Analyzer of stable water vapor isotopes (a new version, L2140).
레이저분광법이 동위원소질량분석기에 비해서 가장 유용한 점은 현장연구에 바로 적용이 가능한 것이다(Fig. 2). 레이저분광기기에 전력과 가스를 공급할 수 있으면서 흔들림 없이 지속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조건이면 이론적으로 수증기동위원소를 분석할 수 있다. Fig. 2는 야외에서 수증기동위원소를 측정하기 위해 레이저분광기기와 자동기상관측장비(AWS, Automatic Weather System)를 같이 탑재한 모습이다. 이를 이용하여 수증기동위원소의 변동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기상변수들, 예를 들어, 온도, 강수량, 상대습도, 바람의 세기 및 방향 등을 동시에 측정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수증기동위원소의 변화를 일으키는 요인들을 파악하여 고기후연구 및 물 순환 연구의 정확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Fig. 2.Portable measurements of water vapor isotopes.
2.3. 인공위성을 활용한 동위원소측정법
여러 인공위성을 이용하여 대기의 다양한 고도에서 수증기동위원소를 현재에도 측정하고 있으며(Worden et al., 2011), 측정된 동위원소를 활용하여 다양한 연구가 시도 되고 있다(Worden et al., 2007; Lee et al., 2011). 현재 이용되고 있는 위성은 미항공우주국(NASA)의 TES(Tropospheric Emission Spectrometer), 유럽우주국(ESA)의 SCIAMACHY (SCanning Imaging Absorption spectro-Meter for Atmospheric CHartographY)이다(Worden et al., 2007; Frankenberg et al., 2009). 두 위성이 관찰하는 대기의 고도는 위성의 민감도(sensitivity)에 따라 다르며, TES의 경우 주로 고도 3 km의 수증기동위원소를 측정하고 있으며, SCHIMACHY는 주로 수분이 대부분 모여 있는 대기경계층(planetary boundary layer)의 수분을 주로 측정할 수 있다. 따라서, 지표 근처 및 식생에 의해 변동되는 근지표 대기의 경우에는 수증기동위원소를 위성을 이용하여 측정할 수 없기 때문에, 앞에서 설명한 두 가지 방법을 이용하여 수증기동위원소값을 결정하여야 한다. 인공위성을 이용한 수증기동위원소는 직접 측정한 값 보다는 상대적으로 오차가 큰 편이다(Worden et al., 2011). 하지만, 측정할 수 있는 범위가 전지구적이라는 장점이 있어, 대기순환모델(global circulation model)을 검증하는 데에 많이 이용되고 있다(Risi et al., 2012).
3. 수증기동위원소을 이용한 물 순환 연구
수분이동(moisture transport) 연구, 증발산 연구 및 고기후연구로의 적용 등이 많은 연구그룹에서 진행 중에 있다(Lee et al., 2013a). 이번 리뷰에서는 이러한 연구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3.1. 수분이동(moisture transport)
수증기는 대류권에서 가장 많은 온실가스 중에 하나이다. 안정동위원소의 분별작용(stable isotopic fractionation)의 원리를 적용하여 수분의 이동경로에 관한 연구를 수행할 수 있다(Lee et al., 2013a; Lee et al., 2013b). 따라서, 이러한 수증기가 어떻게, 어디로 이동하는 가에 대한 연구는 지속적으로 이루어져 왔다. Lawrence and Gedzelman(1996)는 적도지역에서 열대성저기압이 통과할 때의 강우 및 수증기를 채취하여 안정동위원소의 변동을 통해 수증기안정동위원소가 물의 순환을 연구하는 데에 좋은 추적자(tracer)임을 보고하였다. Worden et al. (2007)의 연구에서는 인공위성을 이용하여 구름 내에서 강수의 재증발이 적도 주변의 상대 습도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가에 대하여 논의하였다. 국내에서는 인공위성을 이용하여 제주도 주변의 수증기동위원소의 계절성에 대하여 논의하였으며, 날씨가 맑을 때는 해양으로부터 증발되어 다른 물리적인 변동없이 직접 이동된 수증기동위원소 조성을 관찰하였으며, 태풍이 통과하면서 수증기동위원소의 값이 맑을 때보다 낮은 “우량효과(amount effect)”를 관찰하였다(Lee et al., 2013a; Lee et al., 2013b).
Fig. 3에서는 수증기 및 강우의 안정동위원소가 해안에서 대륙으로 이동하면서 어떻게 분별되는지를 나타내었다. 해양(수소와 산소 모두 0‰)에서 증발(evaporation) 또는 대류(convection)에 의해 수증기(평형상태에서 수소와 산소 동위원소비는 각각 −94‰, −13‰)가 대기로 이동하여 구름의 형태로 대륙으로 이동하게 된다. 대륙 안으로 이동하면서 강우를 동반한 이후 구름의 동위원소 값은 계속 낮아지게 된다(isotopically depleted). 이렇게 동위원소값이 낮아 진 구름에서 생성된 강우로부터 기원한 지하수의 경우에도 내륙으로 이동하거나 또는 고도가 높아질수록 안정동위원소값이 낮아지게 된다. 또한, 비가 내리는 동안 수증기동위원소와 강우동위원소값의 차이가 크다면 동위원소적으로 평형에 이를 때까지 지속적으로 동위원소교환 반응이 일어날 것이다. 따라서, 지하수의 안정동위원소는 대기내에서의 강우와 수증기의 안정동위원소 교환반응에 의해 영향을 받을 것이다.
Fig. 3.Schematic diagram for fractionation of isotopic compositions of water vapor by moisture transport from ocean to continent.
3.2. 증발산연구
증발산(evapotranspiration)은 지하수와 대기의 상호작용으로 상대습도(relative humidity)에 의해 좌우된다(Wang and Yakir, 2000). 증발(evaporation)과 증산(transpiration) 작용은 실제적으로 구분하는 것이 힘들기 때문에 두 물리적인 과정을 합쳐서 증발산으로 부른다. Fig. 4는 증발과 증산작용이 어떻게 수증기동위원소의 분별에 영향을 미치는가를 나타내었다. 해양에서 증발이 일어날 때처럼(Fig. 3), 증발이 발생하게 되면 상대적으로 질량이 무거운 동위원소, 즉 18O 또는 D(2H)가 해양 또는 토양표면에 남게된다. 하지만, 식물에 의해 지하수가 대기로 증산작용이 일어날 때는 동위원소의 조성에 변동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White et al., 1985). 따라서, 증산작용이 활발하게 일어나게 되면 나무 높이에서의 수증기동위원소는 단순히 증발작용이 일어나는 경우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높은 값으로 관찰될 수 있다. 이러한 사실은 인공위성을 이용한 Worden et al.(2007)의 연구에서도 잘 나타는데, 아마존(Amazon) 일대의 수증기동위원소가 식생이 적은 지역에 비해 높은 값을 보여 주었다. 식생에 의한 수증기동위원소의 변화를 관찰하는 것은 동위원소가 포함되어 있는 전지구모델의 결과를 좀 더 정확하게 보정할 수 있게 함으로써 다음 절에서 언급할 고기후 연구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Lee et al., 2012). 이러한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장치를 Fig. 5에 제시하였다. 고도에 따라 식생이 수증기 양과 동위원소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서 고도별로 수증기를 레이저분광기로 측정할 수 있도록 고안한 장치이다.
Fig. 4.Typical fractionation of stable isotopes of water vapor of a forest over temperate regions.
Fig. 5.Schematic diagram for measurements of water vapor isotopes from various altitude.
3.3. 고기후연구
빙하시료(ice core)의 안정동위원소를 분석하여 고기후(paleoclimate) 해석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연구지역의 수증기동위원소의 계절성 및 기상변수와의 상관성을 확립하여야만 한다(Steen-Larsen et al., 2011). 빙하를 이용한 과거 기온 복원은 이러한 경험적인 관계식으로부터 유도될 수 있다. 눈이 쌓인 후 시간이 지나면서 하부에 위치한 눈은 상부에 위치한 눈의 무게로 인한 압력으로 인해 점점 밀도(density)가 증가하면서 얼음으로 변성된다. 따라서, 빙하시료를 해석하기 위해서는 근원(source)이 되는 눈을 연구하여야 한다. 눈의 경우 주변 지역의 해양으로부터 기원한 수분에 의해 형성되기 때문에, 수분의 근원과 이동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여야 한다. 즉, 빙하시료의 연대측정 및 빙하시료를 이용한 물순환 연구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수분의 이동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여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수증기동위원소에 대한 측정 및 해석이 가장 효과적일 수 있다. 최근, 빙하를 시추하는 지역에서 수분의 이동을 이해하기 위해 현장에서 바로 수증기동위원소의 측정을 시도하는 연구가 보고 되었다(Steen-Larsen et al., 2011). 그린란드(Greenland) 북서부에서 마지막 간빙기의 기후를 복원하기 위한 연구과제(NEEM, The North Greenland Eemian Ice Drilling, 77.45°N, 51.06°W)를 수행하면서, 눈의 형태로 내리는 강우동위원소와 NEEM 캠프에서의 수증기동위원소를 비교하였다.
고기후연구를 위해서는 물안정동위원소가 포함된 전지 구순환모델(global circulation model 또는 general circulation model, GCM)을 이용한 연구가 필수적이며 전 세계적으로 10여개의 전지구순환모델이 현재 개발되어 있다. 동위원소가 포함된 전지구순환모델(isotope enabled GCM 또는 isotope incorporated GCM)을 개발한 후 모델을 검증하기 위해서는 전 세계의 강우동위원소분포 측정 결과를 이용하여 모델 결과와 비교, 검증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다(Risi et al., 2012). 그러나, 지표면에서 채취한 강우동위원소값을 모델의 강우동위원소값과 비교하기 때문에 실제 대기에 존재하는 물(수증기, 물, 얼음)의 안정동위원소값을 모델에서 제시하는 값과 비교할 수 없다. 최근에 이르러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수증기동위원소의 측정을 전 세계적으로 시도하고 있으며 이를 이용하여 전지구모델을 검증하는 연구를 시도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수증기동위원소의 전 지구적인 분포에 대한 연구가 선행되어야 한다. 앞 절에서 설명한 Fig. 5와 같은 장치를 이용하면 대기의 수직적인 수증기분포를 획득하여 모델을 검증하는데 이용될 수 있다. 나아가, 인공위성에서 측정된 전 지구적 수증기동위원소 분포를 모델 결과와 비교하는 연구가 계속 수행되고 있다(Risi et al., 2012; Yoshimura et al., 2011).
4. 요약 및 국내 연구전망 및 과제
이 리뷰에서는 수증기안정동위원소 분석방법의 발전과 연구의 진행상황에 대하여 논의하였다. 수분이동은 기후 변화와 관련하여 최근 많은 관심을 받고 있으며, 수증기동위원소는 수분이동의 좋은 추적자로 활용될 수 있다. 수증기동위원소를 활용한 대기의 증발산연구는 물순환 규명에 관심이 많은 연구그룹에서 앞으로 많이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수증기동위원소를 이용하여 빙하를 이용한 고기후연구에 활용하는 것은 극지연구소를 중심으로 준비 단계에 있다. 특히, 장보고기지 주변에서 장기적인 수증기동위원소의 모니터링을 통해 극지역에서의 수증기 및 에너지 이동이 기후변화에 의해 어떻게 변화하는지에 대한 연구를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IAEA에서도 강우동위원소와 함께 수증기동위원소를 측정하는 관측소(station)를 늘려 나가고 있는 추세이다. 수증기는 대기 중에 가장 많은 온실가스이지만 아직 자연적으로 또는 인간에 의해 수증기의 양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는 아직 밝혀진 바가 없다. 또한, 식생(vegetation)이 물순환에 미치는 영향이 작지 않다는 연구 결과를 전지구순환 모델을 이용하여 정량적으로 보고하였다(Lee et al., 2012). 국내에서도 레이저분광법이 보급되기 시작하면서 물안정동위원소를 이용한 다양한 연구가 시도되고 있다(Lee et al., 2013). 수증기 동위원소 분석법이 국내에서도 정착된다면 식생에 의한 증산작용이 물의 순환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 극지역에서 물의 순환에 의해 빙하가 어떻게 생성되는지 등의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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