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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에 나타난 신체 행위소 구조의 이중성에 관한 고찰 - 장그래를 중심으로 (On a "duality" of the Corps-actant structure in Misaeng: with Jang Geurae as the central figure)

  • 송태미
    • 기호학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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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5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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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21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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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
  • 본 논문은 한때 "노동"을 주제로 한 공론의 장에서 이슈가 되었던 웹툰 "미생"의 '다시 읽기'를 시도하였다. 주인공 장그래의 행위소 구조가 갖는 이중적 성격이 텍스트 전체에 이중적 구조를 부여하며 이는 기존 담론의 장에서 이야기되지 않았던 텍스트 의미를 발견토록 해준다는 것이 우리의 독서 가설이었다. 이는 아즈마 히로키가 그의 포스트모던 문학론에서 이야기한 '탈이야기적 캐릭터' 개념에 기초한 생각이다. 우리는 본 가설을 확인하기 위해 파리학파의 주축을 이루는 기호학자 퐁타뉴의 이론을 적용하여 작품을 분석하였다. 장그래는 발화체 층위의 주체 '캐릭터'와 발화 층위의 주체 '플레이어'로 분열된 이원적 행위소 구조를 보인다. 인물의 이러한 특징을 고려하면 본 작품은 발화체 주체와 발화 주체 간의 '연동/탈연동' 관계를 메타 픽션의 양식으로 보여주는 텍스트로 해석될 수 있다. 캐릭터 층위에서 장그래는 "결핍(현동화)"의 현존양식을 보이지만 플레이어 층위에서 장그래는 "무력감(가능화)"의 현존양식을 보인다. 그의 신체성 또한 이원적 성격을 보이는데 이를 신체-행위소 모델로 나타내면, 캐릭터 층위에서 장그래는 육적 자아와 동일성-자기가 결합된 행위소로, 플레이어 층위에서는 주로 내부수용적 지각을 담당하는 육적 자아와 자기성-자기가 결합된 행위소로 이해될 수 있다. 전자가 주로 '역할'로서 움직이며 외부수용적 지각을 담당한다면 후자는 주로 '태도'로서 움직이며 내부수용적 지각을 담당한다. 이 해리적 성격으로 인해 장그래의 두 '자기'는 환경이 요구하는 가치 체계와 개인의 독자성 사이에서 큰 갈등을 겪지 않고 가치의 재조정을 유도한다. 이는 환경과 '자기' 사이의 갈등을 겪으며 고뇌하는 다른 등장인물들과 뚜렷한 대비를 이룬다. 실효성이 의심되는 규범을 습관적으로 받아들이면 관례가 되지만 문제 제기를 하면 규범 체계는 업데이트될 수 있다. 본 작품의 한 축에는 관례 속에 매몰되어 자기를 잃어버린 인물들이 있고 다른 한 축에는 기존 규범을 해체시키고 체계를 업데이트하는 방식 외에 달리 살 수 없는 장그래가 있다. 장그래는 가치 포화의 시대, 공동체적 가치 공유가 불가능한 이 시대에 개인이 가질 수 있는 여러 가능한 현존양식 가운데 하나를 보여주는 인물이며 이러한 행위소 구조는 또한 발화체 주체보다 발화 주체에 더욱 감정이입하는 오늘날의 독자와 소통한다.

아산 외암마을 토속경관의 문화유산적 가치 (The Landscape Value of Asan Oeam-ri's Folk Village as Cultural Heritage)

  • 신상섭
    • 헤리티지:역사와 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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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44권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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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3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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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
  • 근대화 과정에서 우리나라의 수많은 농촌마을은 문화경관적 건전성을 상실한 채 변질이나 해체과정을 경험하고 있다. 그러나 충청남도 아산에 위치하는 외암마을(국가지정 문화재 중요민속자료 제236호, 세계문화유산 잠정목록)은 신전통주의 부흥을 추구하며 지속성을 유지한 채 한국의 대표적인 민속마을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외암마을은 예안이씨 동족마을로 500여년의 긴 역사 동안 환경적, 경제적, 사회적 지속성과 건전성을 지켜온 민속마을로서 문화유산적 가치 측면에서 'Outstanding Universal Value'의 필요충분조건을 갖춘 토속경관 사례이다. 유교적 문화경관 지표물(종가, 사당과 묘역, 신도비, 정려와 송덕비, 정자 등)과 다양한 민간신앙 요소(장승과 솟대, 당산목, 산신당, 마을숲 등), 그리고 유 무형의 생활문화(활발한 문중활동과 엄정한 조상숭배 의례, 가계계승의식, 공동체 농경문화 및 생태환경의 보존 등)를 지속성있게 전승함으로써 전통시대 양반촌을 상징하는 보편성과 완전성, 그리고 진정성을 유지한 채 정체성을 표출하고 있다. 특히, 동아시아의 독특한 환경설계원리인 풍수지리적 관점에서 마을을 자리 잡기하여 환경적으로 건전한 정주공간(nature + economy + environment + community)을 구축함으로서 토속성 짙은 문화경관을 완성한 사례가 되는데, 외암오산(광덕, 설아, 송악, 월라, 면잠)과 외암오수(용추, 인곡, 반계, 역천, 온정)와 같은 광역 생태문화경관의 보전과 같은 자연환경의 절제, 그리고 생태환경의 질서와 문화적 가치를 중시하는 환경관(capacity + healthy + sustain-ability)을 결합하여 지속성과 진정성을 지켜나가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외암마을 토속문화경관은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록기준 IV(인류역사의 발달단계를 보여주는 뛰어난 유형의 건축물이나 건조물 집합체 또는 조경유산)와 V(뛰어난 유형의 전통 인간 거주지 또는 급격한 변화로 파괴의 위험에 직면한 문화의 대표적 유산으로서 토지에 기반을 둔 유산)의 범주에 포함되는 우리나라 공동체 사회의 대표적 사례가 된다.

기록물관리 전문요원의 직무만족도에 관한 연구 (A Study on Job Satisfaction of Records Managers)

  • 유현경;김수정
    • 기록학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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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4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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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95-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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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
  • 본 연구의 목적은 기록물관리 전문요원의 직무만족도를 조사하고 직무만족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파악함으로써 이들의 직무만족도를 향상시킬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다. 이를 위한 보다 구체적인 연구 질문은 첫째, 기록물관리 전문요원의 전반적인 직무만족도는 어떠한가, 둘째, 기록물관리 전문요원의 개인적 특성에 따라 직무만족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차이가 있는가, 셋째, 직무만족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무엇인가로 설정하였다. 연구 방법은 문헌조사 및 기록물관리 전문요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및 면담을 실시하였다. 설문 문항은 직무만족과 관련된 이론에서 내용이론 중 허즈버그(Herzberg)의 2요인이론과 과정이론 중 애덤스(Adams)의 공정성이론을 기본으로 하였으며, 설문문항을 구성하기 위하여 박병용(2012)의 연구를 참고하였다. 현직에 있는 기록물관리 전문요원 6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는 통계프로그램인 SPSS for Windows ver. 20.0을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추가적으로 설문조사 대상자 중 2명의 기록물관리전문요원들과 면담을 실시하여 직무불만족사항과 개선방안에 대한 의견을 수집하였다. 통계 분석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조사대상자의 전반적인 직무만족도는 평균 3.2로 조금 만족하는 수준을 보였으며, 근무기간, 기록관리 담당 인원수, 이전 공직근무 경력 등의 개인적 특성에 따라 직무만족도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둘째, 허즈버그의 2요인 이론에서 제시한 바와 같이 동기요인(만족요인)이 위생요인(불만족요인)에 비해 기록물관리 전문요원의 직무만족도에 더 큰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는 동기요인에 해당하는 '직업의식' 요인의 영향력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의 통계분석과 면담 결과를 바탕으로 하여 본 연구는 기록물관리 전문요원의 직무만족도 개선방안을 다음과 같이 제안하였다. 첫째, 기록관리에 관한 기관 내부 직원들을 포함한 외부의 인식을 개선해야 한다. 조사대상자들의 응답을 종합해보면 직무에 대한 불만족은 대부분 기록관리에 대한 인식 부족에서 비롯되었다. 따라서 기관장, 국가기록원, 기록물관리 전문요원 모두가 인식 제고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특히 기록연구사 개인의 적극적인 노력을 통해 처리과의 관심을 유도해야 한다. 둘째, 기록관리전문가로서 정체성을 확립해야 한다. 이를 위해 재교육을 통한 전문가로서의 역량을 강화하고, 소수직렬로서 관료제 사회 안에서 행정가로서만 자신을 인식하는 것에서 벗어나 자신의 직무의 중요성을 인식하며, 다양한 기록공동체 활동에 적극 참여하여 개인의 한계를 뛰어넘어야 한다.

제2차 세계대전 전쟁 묘지에 나타난 기념성 - 서유럽에 있는 미국군, 영연방군, 독일군 묘지를 대상으로 - (A Study on the Characteristics of Commemoration in the World War II Cemeteries - Focus on the Military Cemeteries of United States, the Commonwealth, and Germany in Western Europe -)

  • 이상석
    • 한국조경학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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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49권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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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97-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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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
  • 본 연구는 유럽에 있는 미국, 영연방, 독일의 제2차 세계대전 전쟁묘지에 나타난 공간적 배치 및 구성, 기념적 요소, 묘역 및 묘비에 나타난 기념적 특성을 분석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양식적, 정치적, 종교적 측면에서 기념문화를 고찰하였다. 연구 대상으로 각 나라별로 규모가 크고 고유한 양식적 특성을 보여주며, 장소적 의미가 있는 미국군 묘지 7개소, 영연방 묘지 3개소, 독일군 묘지 4개소 등 대표적인 전쟁 묘지 14개소를 선정하여, 현장조사, 문헌연구, 인터넷 조사를 통하여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 및 고찰을 하였으며, 연구의 주요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미국, 영연방, 독일군 묘지 모두 공간적 중심축을 강조하였고, 대칭적이며 방형, 원형, 나선형 등 정형적 형태를 취하고 있어 신고전주의적 양식을 보여주었다. 한편, 일부 미국군 묘지에서는 곡선 레이아웃 및 유기적 공간 구성을 한 근대주의적 형태가 나타났다. 둘째, 미국군 묘지에는 예배당, 실종자의 벽, 전투지도벽, 기념조각 등을 공통적 기념요소로 적용하였고, 영연방 묘지에서는 쉘터와 '희생의 십자가' 및 '기억의 돌' 등 고전주의 양식의 표준적인 기념 조형물이 도입되었다. 한편, 독일군 묘지는 분구묘와 공동묘지에 상징적 십자가 조형물을 설치하였고, 다른 기념 요소의 사용은 제한되었다. 셋째, 각 나라마다 기독교를 주제로 하는 십자가를 묘비의 주요한 형태적 모티브로 적용하였다. 미국은 라틴 십자가 묘비를 통하여 전사자를 추모하고, 동시에 순교자로서 미국의 희생과 기독교를 강조하였으며, 영연방과 독일은 기독교에 바탕을 두고 전사자의 영혼을 추모하였다. 마지막으로, 정치 및 종교적 측면에서 미국은 공산주의를 극복하는 기독교 및 자유민주주의와 국가적 애국심을 강하게 표현하였고, 영연방은 제국주의 공통된 양식으로 묘지를 조성하였으며, 독일은 집단적 죽음을 동료애로 표현하는 전통주의와 화해 및 평화를 지향하였다. 본 연구 결과는 서유럽에 있는 제2차 세계대전 전쟁묘지는 공간적 중심축과 정형적 공간 형태를 통하여 표준화되고 정형화된 묘지의 미학을 추구하면서, 국가별로 공간 설계, 상징적 기념요소의 도입, 종교 및 이념적 가치에서 고유한 기념문화적 특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향후, 우리나라의 현충원 및 호국원 등 묘지에서 담아야 하는 숭고한 기념성과 국립묘지를 발전시키고, 기념문화를 정립하기 위한 연구가 필요하다.

동남아시아 반한류에 나타난 문화적 갈등과 특성: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을 중심으로 (Cultural Conflicts and Characteristics of Anti-Korean Wave in Southeast Asia: Case Studies of Indonesia and Vietnam)

  • 김수정;김은준
    • 동남아시아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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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6권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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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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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
  • 동남아시아 국가 중 한류의 강력한 수용국가라 할 수 있는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은 한류시장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면서 동시에 반한류적 담론 역시 빈번하게 발생하는 추세를 보인다. 두 나라의 온라인 담론 분석과 일반인 수용자 인터뷰를 통해 반한류에 나타난 문화적 갈등과 특성을 분석한 결과, 두 나라는 온라인에서 반한류 담론이 활발하게 형성되고 유포된다는 점, 그리고 반한류 현상을 자연스러운 문화적 현상의 하나로 인식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보이면서 다음과 같은 차이를 드러내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한류 콘텐츠가 자국 종교와 문화적, 도덕적 가치 측면에서 충돌을 일으킨다는 점에서 비판하면서 한류 콘텐츠가 사회의 도덕을 훼손하는 요인으로 인식되며 반한류 담론이 형성된다. 따라서 반한류의 정서들은 문화정체성을 수호하고자 하는 문화민족주의로 연결된다. 반면 베트남의 반한류 정서는 문화정체성이나 문화민족주의 정서로 발전하는 모습은 두드러지지 않는다. 대신 케이팝 열성팬으로 인한 사회문제와 세대 갈등이 반한류의 주된 요인으로 지적되며, 케이팝 열성팬을 병리적 현상으로 접근하면서 치료와 교육이 필요한 문제로 인식한다. 또한 케이팝의 성적 선정성 뿐 아니라, 케이팝 아이돌의 실력 없음을 인스턴트 음식에 빗대 '라면 아이돌'이라고 부르면서 한류 비판의 근거로 삼기도 한다. 케이팝 뿐 아니라 한국 드라마는 진부한 전형성과 반복되는 내용의 유사성, 감정 과잉과 비현실성이 문제로 지적되며 이는 한류에 대한 반감의 근거로서 제시된다. 두 나라의 인터뷰 참여자들은 공통적으로 이러한 반한류 현상을 해결되어야 할 문제라기보다는 자연스러운 문화적 현실로 수용하고 있었다.

경복궁 녹산(鹿山)의 성립과 경관적 의의 (A Study on the Formation and Landscape Meaning of Noksan in Gyeongbokgung Palace)

  • 이종근;소현수
    • 한국전통조경학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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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38권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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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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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
  • 녹산은 경복궁 내부에 위치한 구릉 형태의 녹지로서 문화재공간으로 주목받지 못한 장소이다. 이에 본 연구는 녹산이 성립된 배경과 변화 양상을 고찰하여 경관적 의의를 도출하고자 실록, 지도류, 사진에 대한 문헌 분석과 현장조사를 실시하였다. 연구 결과 녹산의 정체성은 풍수적 내맥(來脈), 소나무림, 사슴과 관련되며, 경관적 의의는 다음과 같다. 첫째, 「경복궁전도」 외 다수의 고지도에는 백악으로부터 경복궁 내부까지 이어지는 산줄기들이 묘사되었는데, 그중에서 녹산은 강녕전과 문소전으로 이어지는 내맥에 위치함으로써 형성된 숲이다. 북궐도상에서 녹산에는 육우정(六隅亭), 남여고(藍與庫), 녹직처소(鹿直處所), 그리고 남북 방향의 어구와 담장이 표현됨으로써 최소한의 시설과 숲으로 구성된 원형경관으로 이해할 수 있다. 둘째, 세종대에 경복궁의 북쪽 궁장이 건설되었으며, 경복궁 창건 시기에 연조 뒤쪽부터 신무문 안쪽을 후원으로 인식했던 반면에 경복궁 중건 시기는 신무문 밖에 새로운 후원 영역을 마련하였다. 이러한 배경에서 녹산만 내맥의 산줄기를 유지하였다. 그러나 일제강점기에 신무문 밖 후원에 대규모 관사가 건립되고 경무대 부지에 총독관저와 도로가 개설되면서 지형이 크게 변화되었다. 여기에 1967년 청와대와 녹산 사이의 청와대로가 신설되면서 녹산은 백악산록과 단절되었다. 셋째, 내청룡에 해당하는 경복궁 북동쪽의 풍수적 형세가 부족하여 소나무를 심어 지맥을 배양하였던 점과 임진왜란 이전 경복궁 배치도에 '소나무밭(松田)'이라고 표현된 사실에서 녹산의 원형이 된 숲의 주요 성상을 파악하였다. 발굴조사로 확인한 상수리나무, 벚나무, 느릅나무, 밤나무가 어우러진 소나무림을 원형 식생경관으로 이해할 수 있다. 녹산에는 성토로 인하여 어구가 사라지는 등 지형이 바뀌고 아까시 등 외래수종과 관상용 향나무 등이 식재되었다. 현재는 소나무림의 비중이 줄고 상수리나무림, 낙엽활엽수혼효림, 일부 가죽나무림과 버드나무림으로 구성된 숲을 이루고 있다. 넷째, '녹산(鹿山)'이라는 명칭이 신령, 장수, 영생, 왕권을 상징하는 사슴으로부터 유래된 사실을 '경복궁 녹원에서 기르던 사슴 일곱 마리 중에 한 마리가 굶어죽었다'는 대한매일신보 기사를 통해서 확인하였다.

종교와 항일독립운동, 그리고 쟁점 - 무극도 사례를 중심으로 - (Issues Involving the Relationship between Religion and the Anti-Japanese Independence Movement: A Case Study of Mugeukdo)

  • 고병철
    • 대순사상논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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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35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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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39-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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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
  • 1945년 해방 이후 한국 사회는 일제강점기와 항일독립운동의 기억을 끊임없이 소환한다. 그 과정에서 소수의 신종교단체들이 항일독립운동의 주체로 호명되지만, 종교와 항일독립운동을 연결하는 논리는 미약하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해, 이 연구의 목적은 정산과 무극도의 활동을 항일독립운동의 차원에서 조명하고, 이를 통해 종교와 항일독립운동을 연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쟁점들을 성찰하는 데에 있다. 이와 관련해, 종래 항일독립운동과 연결된 정산과 무극도의 활동에 대해 대순진리회의 내부 자료(제II장)와 외부 자료(제III장)를 분석해 향후 과제를 제기하면서 종교와 항일독립운동 사이를 연결할 때에 성찰해야 할 부분들을 제시하였다(제IV장). 구체적으로, 제II장에서는 정산과 무극도의 항일독립운동에 대해 가족을 배경으로 한 정산의 항일의식과 3·1운동 참여 지시, 그리고 무극도의 산업활동으로 구분해 검토하였다. 제III장에서는 제2장의 내용에 대해 외부 자료들을 활용해 검토한 후 정산과 신자들의 항일독립운동에 대한 교단 내부와 외부 자료를 적극 발굴하는 일, 아울러 천자등극운동과 후천개벽 등을 항일독립운동 차원에서 조명하는 일을 연구 과제로 제시하였다. 정산과 무극도의 항일독립운동에 대해 전자는 무극도 내부와 외부 자료의 교차 검토를 가능하게 자료 내용의 신뢰도를 높이는 데에, 후자는 종교적 항일독립운동의 외연을 확대하는 데에 기여할 수 있다. 이어, 제IV장에서는 종교와 항일독립운동을 연결할 때 성찰할 부분으로 세 가지를 제시하였다. 첫 번째는 종교 관련 활동의 포함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항일독립운동의 범주 설정 기준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두 번째, 환원주의적 접근은 항일독립운동가들이 '신종교 형태'를 취한 이유, 그리고 종교를 가장했다고 평가한 단체들이 해방 이후에 종교적 정체성이나 성격을 유지·지향하는 이유를 설명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세 번째는 종교와 항일독립운동 사이의 연관성을 정교하게 밝히기 위해 '부수적 차원'과 '목적적 차원'을 구분해서 '그 활동이 종교적 세계관에 근거하는지의 여부'와 '그 활동의 최종 목적이 항일독립인지 종교적 세계관의 구현인지의 여부'를 살펴야 한다는 점이다. 앞으로, 항일독립운동에 대한 사회적 기억 장치들을 고려한다면, 종교계나 학계는 이 주제와 관련된 연구의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자료들을 발굴하고 축적하는 일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동시에, 이러한 관심은 항일독립운동의 근거를 종교적 세계관에서 찾으려는 노력을 수반해야 한다. 정산과 무극도의 여러 활동을 항일독립운동 차원에서 정교하게 조명하는 일도 이러한 관심과 노력을 통해 가능해질 수 있다.

DCM(Dementia Care Mapping)을 활용한 한국 요양시설에서의 사람중심케어 실천의 탐색적 연구 (Exploratory Study of Person Centered Care Practice in Korean Long-term Care Facilities using DCM(Dementia Care Mapping) as a tool)

  • 김동선
    • 한국노년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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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41권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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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197-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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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
  • 본 연구는 요양시설거주 치매환자들의 삶의 질을 사정하기 위해 개발된 DCM(Dementai Care Mapping)을 활용, 국내 장기요양시설에서의 사람중심케어 실천 정도 및 특성을 탐색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DCM은 훈련받은 매퍼가 시설거주 치매노인을 관찰 사정하는 도구이지만 본 연구에서는 장기요양 시설 종사자들의 자기보고식 평가척도로 변용하였다. DCM의 개념을 34개의 문항으로 조작화하였으며 브래포드치매팀의 검토를 거쳐 총화평정척도로 만들었다. 본 척도의 신뢰도는 .88로 신뢰할 만 하며, 이를 국내 시설 종사자 34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평균점수는 3.77점(5점 척도)으로 나왔다. DCM의 하위카테고리 별 평균 점수는 애착(4.02), 편안함(3.95), 포용(3.89), 정체성(3.67), 주체성(3.41)으로 나타났다. 국내 요양서비스가 대상자의 안전과 편안함에 초점을 맞춘 신체수발에 주력하며 종사자와 대상자간에 애착이 형성되고 있지만, 개별적 케어(정체성)부족이나 대상자의 삶에서 의미있는 활동이 부족한 점(주체성)에서 사람중심케어가 취약함이 드러났다. 한편, DCM척도에 의한 사람중심케어의 특성을 조직 및 개인 특성에 따라 살펴보면, 시설의 규모가 작을수록 사람중심케어 실천이 높으며 공립과 민간시설간의 차이는 없었다. 또한 시설장과 직접 서비스제공자의 사람중심케어 실천이 높으며 경력이 1~2년인 종사자들의 사람중심케어 점수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는 국내 요양서비스에서 사람중심케어의 실천이 필요하며 이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으로 유니트케어의 적용, 시설에서 직접 서비스제공자뿐 아니라 간호, 사회복지사등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한 사람중심케어 교육 실시를 제언한다. 국내 요양서비스의 질평가에서도 사람중심케어의 관점이 강화돼야 하며 이를 위해 DCM 또는 직접 관찰이 어려운 상황에서는 대안으로 본 연구에서 개발한 한국형DCM척도의 활용을 제언한다.

2010년대에 '학생운동' 말하기 -1990년대와 2010년대의 학생운동 경험 구술과 '우리'의 구성 (Speaking Student Activism in the 2010s -Experience of Student Activism in the 1990s and 2010s and the Composition of 'We')

  • 김시연
    • 대중서사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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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6권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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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135-1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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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
  • 이 글은 2010년대에 이루어진 1990년대와 2010년대의 학생운동 경험 구술을 대상으로, 각 구술에서 '우리'가 그려지는 양상의 차이와 그 차이를 만들어낸 배경으로 2010년대의 조건이 만들어낸 일상적 경험의 누적을 주목한다. 2010년대에 채록된 1990년대 학생운동 경험에 관한 구술에서 두드러지는 것은 당시의 학생운동 문화에 대한 거리감이다. 1990년대에 대학 생활을 경험한 구술자들의 말 속에서 당시 대학의 학생운동 문화는 사적 관계를 타고 이루어지며 굳이 설명할 필요도 없이 '자연스러운' 것으로 여겨졌는데, 동시에 그 '자연스러움'은 그것이 구술되고 있는 2010년대의 맥락에서는 '부자연'스럽거나 '이상한' 것으로 이야기되며 현재의 구술자와는 일정한 거리감을 지닌 경험으로 의미화되었다. 이러한 양상은 90년대의 경험이 2010년대에 구술되고 있는 조건과 결부되어있다. 구술자들에게 과거의 경험을 구술하는 '현재'는 '촛불' 이후 이자 '강남역' 이후로 설명되었고, 그 이전과는 질적으로 다른 세계인 듯 묘사되며 자신의 과거 경험으로부터 비판적 거리를 발생케 한 계기로서 위치했다. 균질한 '우리'를 의심케 하는 이 질적 변화는 무엇보다 한국사회에서 젠더 이슈가 가장 커다란 화두였던 2010년대 중반 이후를 살며 새로이 체득된 젠더적 감각에 기반을 둔다. 2010년대의 사회운동 경험에 관한 구술에서는 '우리'의 구성이 더 이상 어떤 공통성을 공유하는 이들의 공동체가 아니라 수많은 다름에도 불구하고 결집한 개인들과 같이 이해된다. 그리하여 2010년대의 학생운동 구술은 이런 것을 이미 일상의 감각으로 체화한 이들의 경험이 드러난다. 이들이 구성한 '우리'는 사적 관계와는 무관하거나 무관해야 하는 것이었고, 동질성이 가장 두드러진 집단으로 여겨지지도 않았으며, 그래서 시위 당시와 그 자리 바깥에서까지의 '나'를 설명할 수 있는 무엇도 아니었다. 관련 경험이 내내 조심스러운 태도로 구술되었던 것도 그런 맥락에서였다. 이는 결국 '학생운동', 나아가 사회운동과 '우리'로 결집하는 감각을 새로이 질문하고 이해해야 할 필요성을 제기한다. 운동의 주체가 과연 '누구'인가를 묻는 일의 효용을 질문한다. 곧, 운동에서 고정된 '우리'라는 정체성을 규정하는 일의 필요성과 의미를 질문한다. 그리하여, 어떤 고정된 위치나 좌표가 과연 누군가의 입장을 대변할 수 있는 것인가를 질문한다.

청소년서사의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에 나타나는 가족과 개인 (The Family and Individual in the Transmedia Storytelling of Young Adult Narratives)

  • 정혜경
    • 대중서사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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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7권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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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215-2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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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
  • 본고는 김려령 작가의 소설 『완득이』와 『우아한 거짓말』, 이한 감독의 영화 <완득이>와 <우아한 거짓말>을 대상으로 매체 전환 스토리텔링의 변형 과정을 분석하여, 포스트IMF시대 가족해체 및 '개인화'를 둘러싸고 상이한 서사적 대응이 공존하는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의 문화 정치적 함의를 고찰하였다. 먼저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 개념에 대한 기존 연구를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원작에서 출발한 매체 전환 스토리텔링을 구명(究明)하기 위해 마리-로르 라이언의 서사학적 관점인 '트랜스픽셔낼러티(transfictionality)'를 참조하였다. 소설 『완득이』와 『우아한 거짓말』은 가족해체라는 실존적 조건을 받아들이는 '개인화'의 두 가지 양상을 드러낸다. 소설 『완득이』는 '자기 발견'을 통해 가부장 중심의 가족로망스를 벗어나 친밀한 개인들의 동행과 같은 느슨한 가족 유대를 보여주었다. 소설 『우아한 거짓말』은 철저히 고립된 자신을 발견하는 청소년의 이야기를 통해 '고통의 개인화'를 보여주는 동시에 남겨진 자들의 애도가 불가능함을 서늘하게 그려냈다. 한편, 영화로 전환된 <완득이>와 <우아한 거짓말>은 가족 해체에 직면한 가족 구성원들이 이에 맞서 가족을 재발견하고 복원하는 서사를 보여 주었다. 영화 <완득이>는 다문화 정체성을 통해 가족공동체의 확장을 도모하였고, 영화 <우아한 거짓말>은 남겨진 가족들이 슬픔 속에서도 '자살생존자'로 살아남아 자신들의 애도를 완성하였다. 위 소설의 스토리월드는 청소년 개인의 '자기 발견'에, 영화로 전환된 스토리월드는 '가족을 재발견'하는 데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스토리텔링의 변형, 특히 서사구조의 재구성('수정 modification')을 통한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은 매체 전환 텍스트들 간의 관계를 '충실한 재현'에서 멀어지게 하는 것은 물론 상반된 주제와 세계관을 보여 주고 있다. 즉 '인물의 등장'이라는 기준점을 제공하되, 원작에서 출발하여 매체를 전이하면서 스토리텔링을 변형시킴으로써 원작으로부터 자유로워지려는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은 이질적인 목소리들을 생성하여 다성적 스토리월드로 개방하였다. 가족해체와 개인화를 둘러싸고 불확실성이 증폭하는 포스트IMF시대에, 이와 같은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에 의해 생성된 다성적(多聲的) 스토리월드는 개인의 자유/위험과 공동체에의 안주라는 이질적인 욕망을 경험하도록 이끈다. 이는 '횡단, 초월, 변형'을 근간으로 하는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의 문화정치적 함의라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