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석릉(石陵)에서 출토된 자기에 대한 과학적 분석을 통해 금구자기(金釦瓷器)임을 밝히고, 그 현황과 특징을 살펴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를 통해 하한(1237)년도가 명확한 고려 왕릉에서 출토된 금구자기를 부각시키고, 한정적이었던 금구자기 연구에 도움이 되고자 하였다. 국립문화재연구소에서 실시한 석릉 발굴 조사 결과, 석실 내부에서 청자, 금·청동·철제품 등 다양한 유물을 수습하였다. 청자는 총 160점이 확인되었는데 기종은 대접, 접시, 잔, 잔탁 등이다. 이 중 구연에 금속 테가 확인되는 청자는 잔편까지 포함하면 총 58점으로, 기종은 대접, 접시, 뚜껑, 잔탁 등으로 다양하다. 기존의 여러 전시와 논문을 통해 알려진 석릉 출토 금구자기는 <청자양각국화문대접> 1점으로 파악되었다. 그러나 이번 조사를 통해 다수의 금구자기를 확인할 수 있었다. 현재까지 금구장식은 전세품과 출토품을 통해 상급의 품질을 지닌 청자에 국한되어 나타나는 것으로 이해되었다. 그러나 석릉 출토품을 통해 금구자기에는 다양한 기종과 품질이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석릉에서 출토된 58점의 금구자기 중 12점을 선별하여 과학적 분석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 금구장식에 사용된 주 성분은 주석(Sn)으로 파악되었으며 미량의 구리(Cu), 납(Pb) 등이 공통적으로 확인되었다. 또한 금구장식을 접착한 물질은 가죽이나 근육, 뼈 등을 원료로 하는 교(膠)로 확인된다. 석릉 출토 금구자기는 파주 혜음원지 출토품의 성분과 동일하게 확인되는데, 당시 금구자기의 제작 기법을 명의 송응성(宋應星)이 저술한 『천공개물(天工開物)』을 통해 추정하였다. 주석은 은백색의 광택과 잘 변색되지 않는 특징을 갖고 있으며, 인체에 무해하기 때문에 청자 구연에 부착하였던 것으로 생각된다. 당시에 주석, 구리 등의 금속은 구하기 힘들었을 것이며, 『선화봉사고려도경(宣和奉使高麗圖經)』을 통해 당시 금속을 사용할 수 있었던 계층이 한정적이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금구자기의 사용은 왕실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던 것으로 보았다.
과학교육 매체로서 연극의 활용가능성을 탐색하기 위해 초등학생의 수준에 적절한 과학 연극 두 편을 개발하고, 개발된 과학 연극을 학교 현장에서 지도함으로써 과학 연극을 통한 과학 교수 학습의 효과를 살펴보았다. 개발한 연극은 미국의 원자폭탄 개발을 다룬 '맨해튼 계획'과 혈액형의 유전 방법을 다룬 '엄마, 난 O형 이래요' 두 가지로 전자는 과학 논쟁 연극이고, 후자는 과학 개념 연극이다. 또한 6단계로 구성된 과학 연극 수업 모형과 지도 교사를 위한 지도안을 구성하였다. 과학 개념 연극은 3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하였고, 과학 논쟁 연극은 5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하였다. 지도 교사는 연극 수업의 준비, 실시과정에서 일지를 통해 학급에서 일어났었던 일과 이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였으며, 과학 연극 수업은 비디오로 녹화 분석되었다. 또 과학 연극에 대한 학생의 반응을 알아보기 위해 일부 학생을 대상으로 면담을 실시하고,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하였다. 면담은 연극 참여 학생 일부와 관람 학생 일부를 대상으로 지도 교사가 연극 수업 직후 비형식적 방법으로 실시하였다. 수업 직후 실시된 설문에서는 과학 연극 수업에 대한 반응을 5점 척도로 조사하고(4문항), 수업 전후의 생각을 비교하게 하거나 수업을 통해 알게 된 내용을 쓰도록 하였다. 연구 결과 두 과학 연극 수업에 대한 학생들과 지도교사의 반응은 매우 긍정적이었으며, '맨해튼 계획' 보다는 '엄마, 난 O형 이래요' 가, 남학생보다는 여학생이 좀 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으며 또 다른 과학 연극 수업을 기 대하기도 하였다. '엄마, 난 O형 이래요' 의 경우 연극에서 다룬 과학 지식의 내용을 대부분의 학생들(93%)이 잘 이해했으며, '맨해튼 계획' 의 경우 연극 관람 후, 원자폭탄의 사회적 이용에 대한 보다 다양한 책임 소재를 인식하였다. 그러나 핵의 위력(위험성)과 원자폭탄의 피해 상황을 부각하여 인식하는 경향도 발견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과학 연극 수업시, 주제와 관련된 학습 활동이나 토론 등을 보다 적극적으로 계획하고 실시하는 것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한편 지도 교사는 연극이라는 형식이 매우 새롭고 다른 수업 방법으로 다루기 어려운 내용을 지도할 수 있음을 인식하였으며 과학 연극 수업에 학생들의 흥미와 참여도가 높은 것에 대해 만족해했다. 그러나 두 경우 모두 이러한 과학 연극 수업이 정규 수업 외에 교사가 별도의 시간을 할애하여 준비해야 한다는 점에서 어려움이 있음을 지적하였다.
본 논문은 근대 공간론들의 기하학적-수학적 이념을 해명하였다. 근대 공간론들은 점, 선, 면, 입방체 등의 연장 개념을 중요한 기반으로 채택하여 공간과 인간의 관계를 해명하면서 공간을 자연적인 실재로 규정하거나 주관적 관념 또는 형식으로 규명하였다. 근대 공간론들의 성과는 공간을 인간에게 근접시켰다는 점이다. 하나는 공간이 경험적으로 눈앞에 펼쳐져 측량될 수 있는 형태를 가지고 있다는 자연 공간의 의미이다. 다른 하나는 공간이 세계를 구성하고 자연을 이해하는 주관의 방식이고 형식이라는 인식 공간의 의미이다. 이런 의미들 속에서 근대 공간론들은 공간의 동질성 및 공간의 기하학적 해석을 고찰하고 체계화하였다. 근대의 공간론은 네 유형들로 구분될 수 있다. 첫째는 공간이 사물에 앞서 존재한다는 뉴턴의 절대 공간론이고, 둘째는 반대의 입장에서 공간을 모나드들의 공존 관계로 파악하는 라이프니츠의 상대 공간론이며, 셋째는 공간과 물질을 동일한 존재로 파악하는 데카르트의 연장 공간론이다. 넷째는 공간을 주관의 인식 형식으로 파악하는 칸트의 선험 공간론이다. 근대 공간론들은 공간의 본질을 수학적-기하학적인 측정 가능한 연장으로 파악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에도 불구하고 공간의 원천에 대해서 서로 대립된 태도를 보여준다. 이러한 대립 속에서 근대 공간론은 인간과 공간 사이의 관련성을 재조명하고 있다. 본 연구는 상이한 공간개념들을 자연 공간과 인식 공간으로 분류하여 그 차이를 분석하면서, 근대 공간론의 근원적인 의미를 성찰하였다. 근대 공간론들은 한편으로 인간의 공간소외를 초래한 원천이지만 다른 편으로 인간과 공간 사이의 관련성을 일깨운 단서를 제공하고 있다. 자연 공간은 공간이 외적 실재로서 구획되고 정돈될 수 있다는 것을 증시하였다. 이에 반해서 인식 공간은 공간이 자연과 세계를 이해하며 구성하는 인간의 주관적인 관념 또는 주관적 형식임을 제시한다. 전자가 공간이 인간과 무관하게 자연 법칙에 따라 측정되고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을 부각하였다면, 후자는 공간이 인간과 분리해서 다루어질 수 없으며, 인간이 없으면 공간도 없다는 공간과 인간의 공속적인 관계를 증시한다. 이러한 근대 공간론들 속에는 인문주의적 이상이 선언되고 있다. 자연에 대한 인간의 주권의 선언이다. 그러나 이러한 주권 선언은 공간으로부터 인간을 소외시키는 계기를 제공하였다.
관우를 모신 동관왕묘에는 51점의 현판이 소장되어 있다. 이것들은 조선의 국왕이나 명 청대 사신 및 장군들이 쓴 것이다. 그동안 현판에 대한 연구는 궁궐에 소장된 것들이 주로 연구되었고, 동관왕묘의 것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본고에서는 조선후기 국왕의 글씨로 만든 현판을 연구대상으로 삼아, 그 내용과 형식을 분석하였다. 내용상으로는 현판의 제작자와 제작시기 및 제작배경을, 형식상으로는 현판의 유형과 재료 및 시기별 양식 변천을 밝혀 보았다. 이를 통해 알게 된 사실은 다음과 같다. 우선, 동관왕묘에 국왕 글씨로 만든 현판은 총 7점이 현존하고 있다. 숙종이 쓴 1점, 영조가 쓴 4점, 고종이 쓴 2점이 그것이다. 이것들은 건물의 이름을 쓴 편액(扁額)과 동관왕묘에 방문한 느낌을 시로 쓴 시액(詩額)으로 나뉘었다. 특히 후자는 국왕이 봄과 가을에 능행(陵幸)하면서 동관왕묘에 들렀을 때 썼으며, 관우의 의리와 충성을 통해 왕실의 안녕을 도모하고자 의도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다음, 국왕의 현판은 명 청대 사신이나 장군의 것들과 비교할 때 재료나 형식면에서 차별화되었다. 바탕은 청색[회회청(回回靑)
]이나 주색[주칠(朱漆)] 및 옻색[흑칠(黑漆)]으로서, 먹색[묵(墨)]이나 흰색[분질(粉質)]으로 된 현판보다 고급 재료로 칠하였다. 글씨는 양각으로 새긴 위에 금(金)으로 칠하였다. 현판의 형식은 4면이 모판처럼 $45^{\circ}$로 비스듬하며 단청기법으로 꽃문양이나 칠보문양을 그렸고, 그 좌우와 아래로 길게 빼 당초문양을 장식하였다. 이것은 '사변형(斜邊形)'이라고 부르는 형식이며, 나머지 3종류의 형식보다 품격이 높아 최고 수준의 것이었다. 이처럼 국왕의 글씨를 새긴 현판의 존재를 통해 조선후기에 동관왕묘는 국왕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군인들의 충성심을 강조한 정치적 공간으로서의 위상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밖에 명대 사신이나 청대 장군의 글씨로 제작된 현판과 형식 비교나 시기별 양식적 변천은 다음 기회로 미루고자 한다.
불교에서는 부처의 위엄, 부처의 세계가 멀리 있는 것이 아님을 보여주는 방편으로 불상과 그 주변을 아름답게 꾸몄다. 여기에 이용된 각종 불구를 장엄구라고 한다. 장엄구는 불상을 꾸미는 장신구, 광배, 보개, 번 등 다양하며, 건물 밖에 걸었던 풍탁 또한 불교 장엄구의 일종이다. 풍탁은 지금까지도 사원에서 널리 쓰이는 불교 장엄구이다. 중국에서는 낙양 영녕사 목탑, 둔황석굴 등으로 미루어 보아 적어도 6세기 무렵에는 이미 풍탁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불교사원은 삼국시대에 중국에서 불교가 전래한 것과 동시에 지어졌으므로 사원 건물에 매다는 풍탁도 사원 조성과 그 시작이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존하는 가장 이른 풍탁은 백제 미륵사지 <금동풍탁>이다. 우리나라 풍탁은 입면에 따라 종형과 제형으로 구분된다. 이는 옆 변의 형태에 따라 세분화할 수 있다. 종형과 제형 풍탁은 시대가 흐르면서 서로에게 영향을 주었는데, 이러한 모습이 고려시대 풍탁에 가장 잘 드러나고 있다. 고려시대 풍탁은 이전의 형식, 구조, 의장 등을 계승하면서도 기술적으로 발전을 도모하고, 자유로우면서도 과하지 않은 의장을 표현하였다. 특히 고려 소종의 입상연판문대(立狀蓮瓣文帶), 왕실의 위엄을 드러내는 불문(?文), 고려 향로 속 삼환문(三環文)과 범자문(梵字文), 석조물의 창호문(窓戶文) 등 동 시기의 불교 미술품과의 교류를 짐작하게 하는 의장은 고려시대 풍탁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부분이다. 이처럼 고려 풍탁은 특정한 규격에 얽매이지 않으면서도 그 역할에 충실했던 것으로 보인다. 본 연구는 지금까지 확인된 우리나라 풍탁을 조사한 결과 고려시대에 제작된 것이 가장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시작되었다. 풍탁 연구는 다른 불교 장엄구에 비해 미진한 실정이기에 가장 많은 고려시대 풍탁을 기반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선 풍탁이 왜 만들어졌는지를 살펴보고 우리나라 풍탁의 형식을 알아보겠다. 이를 토대로 고려시대 풍탁의 시기별 전개와 특징을 고찰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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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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