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계(虎溪) 신적도(申適道)(1574-1663)는 정묘, 병자호란시 의성지역의 의병장으로 활동한 창의지사(倡義之士)이다. 그는 평생을 벼슬하지 않고 산림에 은둔해 있던 산림처사로서 정묘, 병자년 두차례나 기의(起義)하였으며, 병자년의 굴욕적인 강화 이후 미곡(薇谷)에 은둔하여 책을 읽고 후생을 교육하는 것으로 여생을 보냄으로써 유가적인 의리실천을 행동으로 보여주었다. 호계는 당시 관학의 지위에 있던 주자학을 의리와 강상의 실천을 중심으로 이해하고, 그것의 구체적인 실천은 군신부자의 윤리에 근본하여 효제충신의 실천을 다하는 것에 있을 뿐이라고 생각하였다. 따라서 의리란 간위(艱危)의 때에 오직 자식은 효를 위해 죽고 신하는 충을 위해 죽는 것임을 강조하고, 이런 의리정신이 바로 임란 때 왜병을 물리친 정신이었으며, 그 정신으로 당시의 외적을 물리쳐야함을 역설하였던 것이다. 이런 그의 의리실천은 인간의 도덕성에 기초하여 인륜과 강상을 실천하는 것을 핵심으로 하는 조선유학의 도학정신에 기초하고 있다. 또한 그의 존명의리의 실천은 당시 조선인이 가지고 있던 문화적인 자부심에 기초한 소중화의식과 그 사상적 토대로서의 도덕중심적이며 인륜중심적인 조선유학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나아가 호계에게서 보여진 이런 우리 민족의 자부심과 인륜과 강상을 지켜나간다는 도덕의식은 이후 조선말의 위기에 척사위정운동 및 의병활동, 민족종교운동 등으로 전개될 수 있는 바탕이었다는 점에서 조선조 유학이 지닌 사회, 역사적인 의미를 확인 할 수 있다.
이 논문은 임진왜란의 체험을 다룬 여헌(旅軒) 장현광(張顯光)의 "피란록(避亂錄)"을 주대상으로 하여 작품에 나타난 서술시각과 글쓰기 방식을 분석함으로써 "피란록(避亂錄)"이 조선시대 일기문학사에서 지닌 의의를 밝히고자 하였다. "피란록"의 독특한 특질과 성격을 밝히기 위해 이 논문에서는 서술시각과 글쓰기 방식에 초점을 맞추었다. "피란록"에 나타난 서술시각은 크게 보아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혼란한 시대 현실에 관한 비판적 성찰의 시각이며, 다른 하나는 자기존재 및 상황에 대한 반성적 시각이다. 여헌의 "피란록"은 의론성이 대폭 강화된 점이 글쓰기 방식의 두드러진 특징이다. 피란 생활에서 겪는 개인의 일상을 매개로 하여 여헌은 개인의 출처(出處) 문제, 의병(義兵)의 동향과 전망, 축성(築城)의 이해 득실, 인륜 도덕의 회복, 전란의 원인과 책임 등 다방면에 걸쳐 자신의 의견과 주장을 선명하게 펼쳐내었다. 사회비평적 성격과 철학 담론적 성격을 효과적으로 작품속에서 구현하기 위해 여헌의 "피란록"은 임진왜란을 다룬 여타 일기와 달리 의론성의 비중을 크게 높였으며, 인물간 대화와 자문자답의 기법, 피란 고통의 생생한 묘사 등을 적절하게 활용하였다. 그리고 여헌 장현광의 "피란록(避亂錄)"이 지닌 문학사적 위상을 파악하기 위해 여헌의 문인이었던 유진(柳袗)의 "임진록" 및 도세순(都世純)의 "용사일기"와 비교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유진과 도세순의 일기는 청년의 눈으로 비쳐 본 전쟁의 참상과 혼란을 다루고 있으며, 개인의 생생한 체험을 최대한 충실하게 복원하는 데에 서술의 초점이 놓여 있었다. 따라서 개인 서사의 부분이 큰 비중을 차지하며, 여헌의 "피란록"에서 두드러지는 의론성 부분은 상대적으로 미약하다.
이 글에서는 정재 남대년(1887~1958)의 학문과 사상을 리기심성론에 관한 견해, 유교경전해석, 역대인물평으로 나누어 살펴보았다. 먼저 리기 심성론에 대한 정재의 견해를 살펴보면, 정재는 리무위(理無爲), 기유위(氣有爲)의 주장을 평생 견지하였다. 다음으로 스승 간재의 성사심제설(性師心弟說)에 대한 정재의 입장을 살펴보면, 그것이 공자와 맹자의 도통을 이은 것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심의 주재성이라는 측면은 잘 드러내지 못한다고 생각했던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심즉리설에 대해서는 비판적 입장을 견지하였다. 정재의 유교경전해석을 살펴보면, "논어"와 "맹자"를 중심으로 하여 사서에 대한 해석이 대부분을 차지하는데, 이는 사서를 중시했던 주자 이래의 성리학의 전통을 이은 것이라고 하겠다. 정재는 "논어"의 해석을 통해서는 인과 효의 중요성을 강조하였고, "맹자"의 해석을 통해서는 사단과 사덕의 관계를 정밀하게 규명하고, 사(士)로서의 자의식을 보여주었다. 또한 "대학"의 자기설(自欺說), "중용"의 계구설(戒懼說)을 분석하기도 하였다. 또한 정재는 그의 "정재집"에서 중국과 우리나라의 여러 인물에 대한 평가도 진행하였는데, 그 평가의 기준은 절의와 식견이었다. 정재는 굴원과 노중련의 충성과 절의를 높이 평가하였으며, 진덕수는 학문적으로 뛰어난 분이었지만 출처에는 문제가 있었다고 평가하였다. 청의 육롱기와 장리상을 비교하면서, 육롱기가 이적의 나라인 청나라에서 벼슬을 한 것은 절의를 저버린 것이었다고 평가하였다. 정재는 우리나라의 인물들에 대해서도 평가를 진행하였는데, 포은은 우리나라에서 리학을 연 분으로, 정암은 지치를 회복하려 한 분으로, 퇴계는 해외 주자의 적전(嫡傳)으로, 율곡은 내성외왕을 실천한 유학의 표준으로, 스승 간재는 당대의 진실한 학문을 지닌 분으로 평가하였다.
구사당(九思堂) 김낙행(金樂行)은 18세기 영남의 유학자로서 136제(題)의 한시(漢詩)를 남겼다. 본고에서는 구사당의 한시에 나타난 그의 내면세계를 살펴보았다. 그의 생애는 부친인 제산(霽山) 김성탁(金聖鐸)의 유배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일신의 많은 부분을 포기하고 무려 10년간 부친에게 혼신의 힘을 쏟았다는 사실이 보여주듯이 그에게는 인생의 길을 선택하는 분명한 중심추가 있었다. 어떠한 외풍과 외압에도 흔들리지 않는 강인함을 지닌, 외유내강의 인물이 구사당이었다. 구사당은 부친을 모시는 데 자신의 30대 시절을 바쳤기 때문에 입신양명하지는 못했다. 그가 학문적으로 대성할 자질이 있다는 사문(師門)의 칭송이 있었지만 학업에 전념할 수 있는 절대적 시간과 정신적 여력은 부족했다. 도학자적 삶을 견지했던 구사당은 시문(詩文)에 큰 힘을 쏟지는 않았으나 자신의 인생에서 인상적인 대목에 대해서는 시를 남기기도 했다. 본고에서는 이들 시를 통해 그가 세상과의 관계 속에서 어떤 생각과 감정을 가졌는가를 중심으로 그의 내면을 살펴보았다. 그 결과 다음과 같은 세 가지 특징을 확인했다. 첫째는 부친과 관련된 시에 자의식 과잉에 기인한 우울감이 짙게 배여 있다는 점이며, 둘째는 조화로운 삶에 대한 의지가 굳건했기에 인생에 대한 구도자적 균형감이 드러난다는 점이다. 그리고 셋째는, 세상과 일정한 거리를 둘 수밖에 없었기에 그의 시선에 격절감이 나타난다는 점이다.
Objectives: This study was conducted to evaluate perceptions of safety and risk among Korean industrial hygienists and the change between before and after the Sewol Ferry Disaster in 2014. Two surveys with questionnaires composed of 51 questions were completed by attendees of the Korea Industrial Hygiene Association(KIHA) conference. Methods: One was conducted at the 2013 KIHA Fall Conference(N=181) and the other was from the 2014 KIHA Summer Conference(N=123). Between these two surveys was the Sewol Ferry Disaster on April 14, 2014, which was believed to seriously affect safety and risk perceptions in Korea. Results: It was revealed that industrial hygienists' awareness of safety rules strengthened after the Sewol Ferry Disaster(p<0.05). It was apparent that people over the age of 30 were more sensitive to social safety. There was no significant difference in the evaluation and attitude regarding governmental safety policy between the years of 2013 and 2014. The credibility of public organizations responsible for the disaster management system decreased. The self-evaluation of respondents' safety level also decreased. This trend shows mainly in the younger generation. It was evaluated that the overall social safety level decreased and the anxiety level increased. The score on social safety on a ±5 Likert scale was 0.68 in the 2013 survey and -0.33 in the 2014 survey(p<0.05). It was reported that the most serious threat factors for accident or disaster were 'building collapse > illegalities and corruption > side effects of radiation therapy >accidents in normal activity > occupational disease,' in order. They picked 'safety ignorance > hurry-up habits and culture > focusing on short-term benefit > easy-going attitude > insufficient safety education' for the causes of low social safety levels in 2013. In 2014, they were 'safety ignorance > easy-going attitude > focusing on short-term benefit > insufficient safety education > hurry-up habits and culture'. Conclusions: This study has some limitations because it was originally not designed to survey attitudes prior to the Sewol Ferry disaster in 2013. In addition, the survey targets are industrial hygienists who are familiar with occupational disease and injury.
조선시대 사족(士族)들은 시간, 공간, 인간의 삼간(三間) 차원에서 일상생활을 유교적으로 의례화하는 실천을 통해 삶을 성화(聖化)했다. 일상생활의 성화는 1) 시간적 차원에서는 『소학(小學)』의 규범을 율신제행(律身制行)의 의례화된 실천으로 철저하게 구현했다. 특히 이러한 실천은 특히 성리학적 수양과 공부를 시간에 따라 구별해서 실천하는 일과(日課)의 시간적 의례화로 전개되었다. 2) 공간적 차원에서는 서원(書院)이나 서숙(書塾) 등에서 강회(講會)의 상징적 강학(講學) 공간을 구성했고, 그에 따라 강회의 의절(儀節)을 의례화했다. 이러한 양상은 특히 경독(敬讀)의 확대와 잠명(箴銘)의 독송(讀誦)을 통해 강학활동의 공간적 의례화로 발전했다. 3) 인간적 차원에서는 주기적인 제사나 집중적인 독서의 의례화된 실천이 강화한 경건한 의식[경(敬)]이 무의식적으로 심화해서 각각 가족 공동체의 상징적 중심인 선친(先親)과 유림 공동체의 상징적 중심인 선사(先師)에 대한 꿈으로 투사되었다. 이러한 유교적 의례화 양상은 유교적 가치를 철저하게 내면화하고 효과적으로 실현하여 조선시대 사족의 일상생활을 성화했다.
본 연구의 목적은 장애분야 동료상담사들의 성장과 발전 과정을 탐색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장애인 동료상담사와 장애인부모 동료상담사 19명의 현장경험을 근거이론 방법을 사용하여 분석하였다. 연구결과로는 첫째, 장애분야 동료상담사들은 '갑작스러운 장애 발생으로 고군분투함', '장애를 수용하며 새 삶을 꾸려나감', '장애에 대한 생각을 고침', '우연히 동료상담사 양성교육에 참여함'의 인과적 조건에 따라 '동료상담사 역할 수행'과 '역할 수행의 원동력'의 중심현상을 경험하였고, 이 현상은 '상담교육을 통한 변화 경험'과 '동료상담의 필요성 인식'의 맥락적 조건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상담이 어렵게 느껴짐', '역량부족에 따른 자의식', '미흡한 동료상담의 현주소'의 중재적 조건에 따라 '내적 역량강화'와 '외적 활동 도모'의 작용/상호작용 전략을 활용하였고, 그 결과는 '동료상담사로서의 변화와 성장', '동료상담직 외 활동 영역 확대', '동료상담의 발전 과제 제시'로 나타났다. 둘째, 이들의 성장과 발전 과정은 '장애를 넘어 상담교육 입문의 단계', '변화를 거친 성장의 단계', '역량강화를 통한 진로 모색의 단계', '역할 도전이 이룬 입신의 단계'의 4단계로 확인되었다. 셋째, 이러한 과정의 핵심 범주는 '동료상담사로서의 성장과 발전은 역량강화에 근거한다'였다. 이 연구결과는 보수교육 프로그램 개발, 시행기관의 실무 매뉴얼 마련, 인적자원 활용 방안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본고는 본격적인 게임 비평의 영역에서 발생한 루도내러티브 부조화의 개념을 정리하고 최근작 <더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2>를 대상으로 이를 구체화한다. 그 과정에서 이 게임이 루도내러티브 부조화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그동안의 게임성에 대한 정의를 넘어서는 인지적 경험을 플레이어에게 전달하고 있음을 살핀다. AAA급 게임의 전방위적인 발달과 함께 루도내러티브 부조화는 각각의 게임들이 극복해야 하는 중요한 과제로 나타나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더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2>는 루도내러티브 부조화를 극복하는 것보다는 더욱 드러내는 방식으로 새로운 효과를 발생시키고 있음에 주목해야 한다. <더 라스트 오브 어스 2>가 전달하는 루도내러티브 부조화에는 아이러니한 해석적 가능성의 효과들이 있다. 본고는 크게 두 가지 차원에서 부조화를 살피는데, 첫 번째는 게임 내부의 플레이-서사 구조 사이의 부조화다. <더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2>는 두 구조 사이에서 발생하는 부조화를 플레이어에게 환기시킴으로써, 플레이어가 그러한 부조화를 인지하고 전체 게임의 의미를 능동적으로 재구성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두 번째로 게임의 내적 구조를 넘어서 게임을 플레이하는 플레이어 내부에 존재하는 인지적 부조화를 자극한다. 바로 게임성이라는 개념을 확장하여, 게임이 편의적인 자기효능감을 위한 도구 이상의 기능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환기하는 것이다. 이처럼 루도내러티브 부조화는 게임성에 대한 더 근본적인 재정의 및 변화 가능성에 대한 문제의식의 표현이 될 수 있다.
본 연구는 작업치료대학생의 임상수행능력을 측정하는 척도를 개발하고 타당화 하는 데 목적이 있다. 임상수행능력 척도 개발은 임상수행능력의 개념과 선행연구를 분석하였으며 초점집단면담(FGI)을 거쳐 구성요인과 예비문항을 제작하였다. 다음으로 이 문항들에 대해 4인의 전문가를 대상으로 내용타당도 검증을 실시하여 36개의 예비문항을 개발하였다. 최종 척도 문항을 선정하기 위해 203명의 작업치료학과 3, 4학년을 대상으로 본 검사를 실시하여 문항분석과 구인타당도를 검증하였다. 문항분석 결과 삭제된 문항은 없었고, 탐색적 요인분석을 실시한 결과 전문의식 요인 8문항, 작업치료 평가요인 11문항, 작업치료 중재요인 4문항, 의사소통 요인 4문항으로 총 4요인 27개 문항으로 추출되었다. 내적일관성 계수인 Cronbach's α를 통해 요인별 신뢰도를 검증한 결과, .87~.94로 나타났으며, 전체 신뢰도는 .96으로 나타나 양호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임상수행능력 척도 총점과 요인들 간 상관은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나타났다. 확인적 요인분석을 실시한 결과 4개 요인 27문항에 대한 요인구조의 적합도 지수는 (χ2=.76, df=.31, CFI=.81, TLI=.80, RMSEA=.79) 수용 가능한 수준으로 볼 수 있다. 임상수행능력 척도는 작업치료대학생을 대상으로 임상실습 전·후의 임상수행능력을 객관적으로 진단하거나 평가하는 데 유용하게 활용될 것을 제언한다.
경판30장본<춘향전>과 연극<성춘향>을 기존의 관습적 분석과 텍스트를 벗어나 새로운 시각으로 비교 분석하여 서사구조, 연극공연에서 나타난 춘향의 행동, 태도, 사랑에 나타난 성향 등을 비교 분석하여 경판30 장본<춘향전>의 춘향과 연극<성춘향>의 춘향의 시대적 변화에 따른 인물 변모와 정서를 비교함으로써 고전소설이 가지고 있는 인물에 현시대의 정서를 가진 인물을 부합함으로써, 같은 텍스트와 같은 배경이지만 현재성이 다른 인물이 등장함으로써 현대 시대의 부조리함, 여성차별, 등을 풍자함으로써 메시지를 직설적으로 관객에게 전달하고 있다. 또한, 서사적 사건 비교 분석 결과에 나타난 경판30장본<춘향전>에서 정절을 지키며 변 사또의 횡포에 저항하는 열녀 춘향이라는 관습적인 주제 관념에서 벗어나 평범한 서민의 삶 속에서 남녀차별, 신분갈등, 부조리한 사회라는 상황 속에서도 자신의 신념을 갖고 지키는 춘향을 연극이라는 특수성을 결부시켜 '페미니시트적 자의식과 신념을 지키는 춘향'이라는 새로운 주제의식으로 재해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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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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