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내남면 이조리에 소재하는 최진립신도비의 받침인 석제 귀부(龜趺)는 1740년경에 제작되었다는 기록이 있어 통일신라시대 귀부를 모사한 조선시대 작품으로 인식되었다. 그러나 당시 제작되는 귀부 형식과는 다르고, 모사한 원 귀부의 형식은 어느 곳에서도 찾을 수 없는 모습들이 확인되고 있다. 첫째, 제작 과정을 기록한 '문루일기(門樓日記)'에는 비석을 먼저, 이후에 귀부를 제작했음이 밝혀져 있다. 그러나 비좌 삽입부가 작아 비석 양쪽 끝단을 잘라 삽입한 흔적이 보이며, 비석의 크기를 고려하지 않고 귀부와 비좌를 만들었다는 것은 공정상에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다. 또한 비석 제작 부분은 구체적으로 묘사되어 있으나, 백운대라는 사찰터에서 제작되었다고 할 뿐, 공정 내용이 언급되지 않은 점은 당시 실사를 하고 기록했는지 의심되는 부분이다. 둘째, 이조리귀부의 구름문양은 초기의 태종무열왕릉귀부와 서악리귀부 구름문에서 이행되는 시간상의 세리에이션(Seriation)을 잘 반영하고 있다. 비좌 주변을 장식한 연화문은 중앙에 형식화된 보상화가 표현된 것으로 통일신라시대 전성기인 8세기대 기와 등에 가장 잘 나타나던 문양이다. 셋째, 전진하는 모습의 이조리귀부는 지금까지 경주에 전해지는 귀부들에서도 찾기 힘든 생동감을 가지고 있으며, 일렬상의 귀갑문 배치는 이전 귀부의 문양 배치보다 훨씬 간결해지고 공간 활용을 고려한 발전된 형식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이조리귀부는 시기적 변화를 보여주는 문양 형식, 비신과 비좌의 불일치, 기록상의 고찰을 통해 볼 때, 18세기 조선시대 석공이 신라문양의 형식변화 등을 모두 고려하여 제작한 모사품이라기보다는 8세기 중반 경에 제작된 통일신라시대 귀부였음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사용후핵 연료 심지층 처분의 목적은 그 독성이 인간 및 자연환경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장기간 동안 격리하고, 방사성물질의 누출을 지연시키는 것이다. 이러한 심지층 처분장 설계시 주요한 요건은 처분시스템의 건전성 유지를 위하여 폐기물로부터 발생된 열로 인하여 완충재의 온도가 $100\;^{\circ}C$를 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따라서, 원자력 발전소에서 방출된 후의 사용후핵연료 냉각기간은 심지층 처분장 설계시 효율 및 경제성을 위한 중요한 고려인자이다. 본 연구에서는 가장 적절한 사용후핵연료 냉각기간 설정을 위하여 처분시스템 온도요건을 만족하는 심지층 처분장 배치에 필요한 처분터널-처분공 간격 및 그에 따른 면적, 열하중에 대한 분석을 수행하였다. 이를 위하여, 기준 처분개념을 바탕으로 사용후핵연료의 냉각기간 및 처분터널/처분공 간격을 다양하게 설정하여, 처분시스템에서의 열적 안정성을 해석하고 그 결과를 비교분석하였다. 그리고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처분면적 측면에서 효율적인 사용후핵연료 냉각기간을 도출하였다. 그 결과, 사용후핵연료의 냉각기간이 짧을수록 처분장에서 설계온도 제한치 범위내 최고온도에 이르는 시간은 빨라지고, 사용후핵연료 냉각기간이 길수록 처분장에서 온도상승 및 하강속도는 완만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본 연구에서 고려대상으로 삼은 처분장 규모와 사용후핵연료를 심지층에 처분한다고 할 때 그 냉각기간을 40-50년으로 함이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시재생이라는 화두와 관련하여 전통시장에 대한 환경개선의 노력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 주차공간의 미비는 많은 구도시와 재래시장이 겪고 있는 문제이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 기존 도시계획시설을 입체화하여 지하 주차공간을 마련하고, 그 상부를 더 의미 있는 공간으로 활용하려는 시도가 이어지는 추세이다. 본 연구는 대구광역시 수성구 신매동 571번지 완충녹지에 지하 주차장을 조성하면서 상부의 완충녹지를 공원화하는 기본계획안에 대한 기록이다. 대상지를 도심녹지로서의 기능을 유지하며 생태적으로 보존되어야 할 '방어적인 녹지'와 시장으로의 보행 흐름과 이벤트가 집중되는 '적극적인 활동 공간'이라는 이중적인 가치를 지닌 공간으로 정의하고, 이 가치의 균형을 맞출 수 있는 구체적인 설계전략 세가지를 제시하였다. 첫째, 사람의 무분별한 점용과 훼손을 방지하고, 건강한 식생환경을 유지하기 위해 분절되지 않은 최대한의 녹지면적을 확보한다. 둘째, 좁고 긴 대상지의 형태적 특성을 극복할 수 있는 공간배치와 지형 및 식재계획으로, 풍부한 녹색공간의 체험을 가능하게 한다. 셋째, 다양한 도시의 문화활동을 집중적으로 수용할 수 있으며, 신매시장, 고산도서관 등 인근 도시 시설과의 연결을 강화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본 연구는 도시기반시설의 입체화 계획시 조경적 접근방법의 담론을 확장하는 데 목적을 두며, 향후 유사한 맥락을 가진 도시재생 프로젝트에 시사점을 제공하는 데 학술적 의의가 있다.
연구의 배경은 농촌주택이 도시주택의 공간구성을 모방하면서 원래의 모습을 잃어버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본 연구는 농촌주택표준설계도에 크리스토퍼 안렉산더의 패턴언어를 적용하여 농촌주택에 필요한 디자인 구성 요소를 추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연구 범위와 방법은 한국 농어촌공사에서 2009년에서 2014년까지 제작 배포하고 있는 표준설계도에 패턴언어에서 제시하고 있는 디자인 패턴을 적용하여 비교 분석하는 것이다. 연구결과는 1) 표준설계도에서 주택배치는 다양한 농촌의 부지 조건을 무시하고 있었고. 2) 대부분 주택마당은 농촌생활의 다양한 행위를 담을 있는 공간임을 고려하여 적극적으로 계획하지 않았다. 3) 표준설계도는 어린이를 위한 공간이 없었고 부엌은 L.D.K 형식으로 내부공간을 통합하여 융통성 있는 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계획하였다. 4) 귀촌 귀농민을 위한 임대 가능한 별채와 사무공간으로 겸용할 수 있는 공간계획은 없었다. 5) 2014년에는 부부만을 위한 표준설계도 계획으로 면적이 좁은 평면계획이 많이 이루어졌다. 이와 같이 표준주택설계도에서 농촌의 환경과 생활 패턴이 무시된 부분도 있었지만, 패턴언어에서 제시하고 있는 다양한 패턴언어를 농촌주택의 표준 디자인 구성요소로 개발하여 귀촌 귀농민을 유입하고 농민들의 생활패턴에 가장 적합한 주택으로 개발할 수 있는 방안모색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본 연구는 조계종 25교구 본산을 중심으로 한국 전통 사찰의 주요 법당 내 주련의 내용과 봉안된 불·보살과의 공간의 인식 양상을 살펴보기 위해 주련의 출전에 해당하는 고문헌과 공간배치도를 비교·분석하였으며, 도출된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사찰 봉안 제불(諸佛)의 분류 특징은 『대승기신론』의 기록을 바탕으로 체(體), 상(相), 용(用)에 따라 분류하여 설명이 가능하였다. 구체적으로 석가모니불은 '상(相)', 아미타불과 관세음보살은 '용(用)', 비로자나불은 '체(體)'에 상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 주요 법당의 주련은 주존불과 협시불을 중심으로 각 봉안 불·보살의 서원(誓願)과 사상을 의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셋째, 주련의 내용은 봉안한 주존불을 중심으로 각 주불이 항상 자재(自在)하고 존재하는 불국토를 상징하고 의미하는 것으로, 찬불(讚佛)의 내용으로 구성되었다. 넷째, 사찰의 각 주요 법당의 주련은 참방하는 구도자(求道者)들에게는 상구보리(上求菩提)의 내용과 중생들을 제도하는 주존불의 입장에서 하화중생(下化衆生)을 표현하여, 사찰의 각 공간이 '피고득락(避苦得樂)'으로 인식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대형공원은 그 크기와 복잡한 특성 때문에 기존 도시 내에 조성되는 기회가 흔하지 않다. 또한, 대규모 부지에서의 식재설계 방법에 관한 실천적 연구 역시 부족한 상황이다. 본 연구는 광주광역시 중앙공원을 사례로 대형공원에서의 식재설계 접근방법과 생태적 이론이 실질적인 식재설계 방법으로 구체화 되는 과정을 설계가의 관점에서 설명함으로써, 유사한 규모의 공간 설계 시 시사점을 제공하고자 하였다. 이 연구는 구체적인 식재설계의 선행과정으로서, 거시적인 스케일에서 녹지의 연결, 식생의 변화, 경관의 흐름, 오픈스페이스의 분포 등 공원 전체의 녹지구조를 계획하고, 나아가 녹지구조를 구성하는 식생형과 식물군락의 구조를 제안하였다. 이 연구의 결과물은 식재 설계 단계에서 공간의 기능과 성격, 식재 연출효과 등 설계자의 의도와 해석을 담아 탄력적으로 적용될 수 있다. 이러한 접근법의 의의는 대형공원의 복잡성과 규모에도 불구하고, 계획된 범주 내에서 설계를 진행함으로써 첫째, 기존 수림을 포함한 공원전체 경관의 시각적 일관성과 의도된 질서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점과, 둘째, 대형공원이 지닌 변동가능성, 예측불가능성 등의 특성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의 세부 내용은 다음과 같다. 녹지계획에 우선하여 대상지의 물리적 환경을 분석하였다. 특히, 토지이용변화를 분석하여 잠재된 서식처로서 습지와 초지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녹지구조는 서식처 유형에 따른 식생형으로 구성되며, 녹지의 모양, 배치, 관계에 대한 계획과 함께 식생형을 구성하는 식물군락의 특징과 목록도 제시하였다. 각 식물군락은 지역의 자연식생을 참고하여 군락의 구조를 모델화하였다. 특히, 이 모델은 특정식물군락을 목표로 한 것이 아니라 기대하는 효과에 부합되는 군락을 개념화한 것이므로 식생형의 조건과 군락의 목표에 부합된다면 다른 식물군락도 이 모델에 적용하여 대안으로 활용할 수 있는 유연함을 갖는다. 본 연구의 한계점으로는 첫째, 생태적 공원의 식재설계임에도 불구하고, 야생동물 및 조류, 곤충 등을 위한 서식환경에 대해 충분히 고려하지 못하였고, 둘째, 대상지내 기존 산림, 특히 조림 숲에 대한 관리 방안이 계획에서 배제되었으며, 셋째, 식물군락 모델계획은 기존의 식물사회학 연구를 참고하여 자연의 식물군락구조를 적용하였는데, 일부 식물군락의 경우 정량적이고 객관적인 기준의 적용에 한계가 있었다는 점 등을 들 수 있다.
2001년 9.11테러로 인한 미국 세계무역센터 및 미국 국방성 펜타곤이 붕괴된 이후, 전 세계적으로 충돌, 폭발 등의 극한하중에 의한 테러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으며, 극한하중에 의한 구조물의 거동에 대한 사회적 불안감은 더욱 증가되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사회기반시설구조물에는 폭발 및 충돌 등과 같은 극한하중에 대한 방호 및 방재개념을 설계에 고려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며, 원전격납건물, 가스탱크, 교량, 터널 등에 널리 사용되는 프리스트레스트 콘크리트 구조물에 대한 극한하중 연구는 전 세계적으로 미흡하다. 충돌과 같은 극한하중은 집약된 에너지의 급작스런 방출로 인한 높은 충돌압력을 형성하므로, 극한하중의 특성 및 전파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이 연구에서는 이방향 비부착 프리스트레스트 콘크리트 패널의 충돌저항성능을 비교검토하기 위하여, $1400mm{\times}1000mm{\times}300mm$의 철근콘크리트(RC), 프리스트레스 텐던으로만 보강된 콘크리트(PS), 프리스트레스 텐던과 철근으로 보강된 콘크리트(PSR, 일반적인 PSC) 시편을 제작하였다. 실험 조건에 맞춰 14 kN의 추를 10 m, 5 m, 4 m 높이에서 낙하하는 예비 실험과 3.5 m 높이의 본 실험으로 구성하여 충돌하중에 대한 프리스트레스트 콘크리트 구조물의 실험적 평가를 수행하였다. 또한, 충돌실험을 위한 기본적인 실험 구성 및 계측시스템을 구축하였다. 충돌 저항성능은 균열형상, 손상면적, 에너지 흡수, 처짐, 변형률, 가속도 등의 충돌에 의한 계측데이터를 이용한 거동분석 뿐만 아니라, 충돌 후 잔류구조성능 실험을 수행하여 이방향 비부착 프리스트레스트 콘크리트 패널의 충돌저항성능을 검토하였다. 본 실험은 향후 국내외 프리스트레스트 콘크리트에 대한 충돌 방호설계 및 충돌해석 등 관련 연구분야의 기초자료가 될 것이라고 판단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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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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