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봉은사의 기원과 조선시대 봉은사에서 설행된 수륙재의 역사적 의미를 고찰한 연구이다. 봉은사는 원래 경기도 광주군 학당동(오늘날의 선릉 능역 내)에 위치했던 견성암이라는 이름의 암자였다. 견성암의 창건시기는 불분명하나, 조선전기에 광평대군의 재암(齋庵)으로 지정되면서 크게 중창되었다. 광평대군부인 신씨는 남편의 무덤 근처에 있던 견성암에 70결의 대토지와 1000여 구의 노비를 시주하여 대찰(大刹)로 중창하였다. 이후 견성암은 견성사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 1450년 성종의 능(선릉(宣陵))이 광평대군묘와 견성사가 위치한 곳에 들어서면서 광평대군묘는 인근의 대모산 자락으로 이장되었다. 하지만 견성사는 그대로 남아 성종의 능침사로 역할하게 되었고 절 이름은 봉은사로 개칭되었다. 1562년 중종의 능(정릉(靖陵))이 선릉 부근으로 이장되면서 봉은사는 선 정릉의 능침사를 겸하게 되었다. 1563년 순회세자가 요절한 뒤에는 세자의 원당이 봉은사 내에 마련되었다. 견성암 때부터 봉은사로 개칭된 이후까지 이 절에서는 수륙재가 계속 설행되었다. 하지만 수륙재의 성격은 시기별로 조금씩 달라졌다. 세조대부터 성종대까지 견성암과 견성사에서 설행된 수륙재는 광평대군과 세종, 소헌왕후의 명복을 비는 천도재의 성격과 왕실 및 사부대중의 안녕을 기원하는 대중법회의 성격을 동시에 지니고 있었다. 이후 연산군~명종대에 이르러 선정릉의 능침사로 역할할 당시 봉은사에서 설행된 수륙재는 왕의 천도재 성격이 강했다. 조선후기에도 봉은사는 순회세자의 원당으로 역할하였기 때문에 봉은사는 왕실 수륙재도량으로 계속 유지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병자호란 이후 봉은사는 남한산성에서 전사한 희생자들을 위무하는 국행 수륙재도량으로도 역할하였다.
상정(尙淨)은 18세기 중·후반에 활동한 조각승으로, 지금까지 알려진 수조각승 상정의 조상 활동 6건과 그가 조성한 기년 불상 중 마지막 작품으로 발견된 1767년 거창 송계사 <목조여래좌상>을 토대로 상정 불상의 전체적인 작풍을 설정하였다. 상정이 조성한 불상의 공통점은 귀의 생김새, 상·하반신 옷주름, 오른손이 놓인 위치, 하반신 표현 등에 나타나 있었다. 그 중 하반신 표현은 불상 하단에 표현된 연잎 사이로 하반신 옷주름이 흘러내리는 A유형, 연잎과 대좌 표현 없이 하반신에 'S'자형 옷주름만 형성된 B유형, 불신과 대좌를 일체형으로 조성하여 대좌에 표현된 연잎 사이로 하반신 옷주름이 흘러내리는 C유형 등 세 가지 유형으로 구분되는 양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 상정은 그가 유일하게 조각 수업을 받았던 스승 태원(泰元)의 작풍을 충실히 계승하였을 것으로 판단되었다. 이는 서울 봉은사 <목조석가여래삼존좌상 및 나한상> 조성 불사에서 수조각승 태원 아래에서 상정이 3위 조각승(3/12위)으로 참여한 기록과 봉은사 석가상에서 표현된 'S'자형 하반신 옷주름이 상정이 조성한 모든 불·보살상에 반영된 모습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상현좌 표현, 보발의 형상 또한 18세기 전반 조각승 진열(進悅)에서 태원을 거쳐 상정에게로 이어졌던 것으로 추정되었다. 상정과 태원 두 조각승의 작풍은 불상에서 나타나는 양감과 측면의 두께, 하반신 옷주름의 요철 강도, 오른쪽 가슴의 옷자락 형태, 귀의 세부적인 표현 등에서 차이점이 발견되었다. 이와 같은 과정을 통해 조각가 개인의 양식을 추출하였고, 상정의 작풍을 갖고 있는 불·보살상 10건 14점에 대해 상정 또는 태원(계) 등 원 조각가를 분류하는 작업을 시도하였다.
현대인의 정신질환에 대한 보완의학 연구는 학문적 분야별로 이루어져 왔다. 심리치료, 미술치료, 문학치료, 무용치료 등이 그 중 하나지만 이러한 비통합적 연구를 현실에 적용하기는 극히 제한적이다. 약물치료 후 보완책을 모색하는 의료계와의 협업도 문제고, 이를 정책적으로 제도화하기는 더욱 어렵다. 이에 본 연구는 대부분의 치료 프로그램이 중시하는 공간의 가치를 연구해 공간 중심의 치료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을 제언하였다. 독일에서 발달해 국내에 유입된 통합문학치료학의 이론을 기저로 고찰하고 테트라시스템을 우리의 문화유산이도 한 고택 공간에 대입해 적용했다. 그리고 고택 공간의 특성을 치료 프로그램화 하는 방안을 샘플로 제시해 보았다. 안동시의 권성백 고택을 대표적인 공간으로 보고 분석해 보았다. 유사 사례로서 힐리언스 선마을, 독일의 크나이프 마을, 봉은사 템플스테이를 살펴보고 공간의 활용 실태를 파악하였다. 이에 고택 공간들을 테트라시스템으로 분석해 걷기, 시 쓰기, 풍욕, 편지 쓰기 등의 공간치료 프로그램을 제시하였다. 이는 공간의 장소화와 장소성을 프로그램에 접목하는 시초의 연구로서 의미가 크다 할 것이다.
용주사 <삼세불회도>는 유교적 이념과 불교적 이념, 궁중화원 양식과 산문화승 양식, 고유한 전통화법과 외래적 서양화법 같은 다양한 이원적 요소들이 창조적으로 융합되어 이룩된 기념비적 걸작으로서 조선 후기의 회화 발달과 혁신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대표적 작품의 하나이다. 그러나 화기(畫記)가 없기 때문에 현존 <삼세불회도>의 제작시기와 작가를 비정하고 양식 특징을 분석하는 문제를 놓고 연구자마다 견해 차이가 심해 지난 50여 년 간 논쟁이 끊이지 않음으로써 회화사적 의미와 가치가 제대로 인식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존 <삼세불회도>의 제작시기를 추정하는 문제는 모든 논의의 기본적 출발점이 되기 때문에 특히 중요한 문제이다. 그러나 일반적인 불화와 달리 화기(畫記)가 없고, 작가에 대한 기록이 문헌마다 다르며, 화승들의 전통적인 불화 양식과 화원들의 혁신적인 서양화법이 혼재되어 있어 작가와 양식을 일치시켜 이해하는 문제가 쉽지 않기 때문에 제작시기를 추정하는 문제는 특히 논란이 많은 쟁점 중의 하나이다. 그런데 현존 <삼세불회도>는 일반적인 불화와 달리 수미단 중앙에 왕실(王室) 존위(尊位)의 축원문(祝願文)을 써놓아 주목되며, 애초에 썼던 "주상전하(主上殿下), 왕비전하(王妃殿下), 세자전하(世子邸下)"의 삼전(三殿) 축원문을 지우고 '자궁저하(慈宮邸下)'를 '왕비전하(王妃殿下)' 앞에 추가해서 고쳐 써넣어 더욱 주목된다. 따라서 이 축원문은 현존 삼세불회도의 제작시기를 추정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객관적 단서의 하나이다. 그리하여 최근에 새롭게 제시된 19세기 후반 제작설은 1790년의 용주사 창건 당시에는 순조(純祖)가 '원자(元子)' 신분이었고 1800년 1월 1일에야 '세자(世子)'로 책봉되었기 때문에 '세자(世子)'라는 존호가 쓰여있는 현존 <삼세불회도>의 축원문은 세자 책봉 이후에 쓰여진 것으로 보아야 하며, 형식과 도상이 19세기 후반기 화승들이 그린 청룡사나 봉은사의 <삼세불회도>와 유사하고 서양화법은 후대에 개채된 것일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현존 <삼세불회도>는 19세기 후반기의 화승에 의해 그려진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하였다. 그러나 19세기 후반 불화(佛畫) 화기(畫記)의 축원문을 광범위하게 조사해보면, 불화 제작 시점에 왕실에 실존한 인물의 신분(身分)과 생년(生年), 성씨(姓氏)까지 구체적으로 쓰는 것이 통례였기 때문에 19세기 후반에는 용주사 <삼세불회도>의 축원문처럼 수십 년 전에 승하한 사람들을 생전의 존호(尊號)로 고쳐 쓸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에 반해 1790년 전후에는 원자(元子)나 세자(世子)의 유무(有無)와 무관하게 의례적으로 "주상전하(主上殿下), 왕비전하(王妃殿下), 세자저하(世子邸下)"의 삼전(三殿) 축원문을 쓰는 것이 관례였기 때문에 현존 <삼세불회도>의 축원문에 '세자저하(世子邸下)'의 존호가 쓰여있는 것은 오히려 당연한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일반적인 왕실 위계와 달리 '자궁저하(慈宮邸下)'가 '왕비전하(王妃殿下)'보다 앞에 쓰여있는데, 이는 사도세자(思悼世子)의 비극으로 인한 정조와 혜경궁(자궁(慈宮)), 왕비 세 사람의 특수한 관계로 인해 정조가 혜경궁의 왕실 위상을 왕비 앞에 오도록 하여 정조대에만 사용된 특별한 왕실 전례였기 때문에 현존하는 삼세불회도의 축원문은 정조대에 개서(改書)된 것임을 알 수 있다. 또한 애초에는 당시의 일반적인 불화 축원문처럼 의례적인 삼전(三殿) 축원문을 썼다가 이를 지우고 다시 '자궁저하(慈宮邸下)'라는 특별한 존호를 넣어 개서(改書)하는 매우 특별한 일이 일어났는데, 이는 현륭원(顯隆園)의 재궁(齋宮현륭인 용주사의 가장 중요한 주인공이 사도세자의 아들인 정조와 부인인 혜경궁(惠慶宮)(자궁(慈宮))임에도 불구하고 축원문에 의뢰적인 삼전(三殿)만 쓰여있고 혜경궁이 빠져있는 것을 보고 정조가 지시하여 개서(改書)했던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이 개서(改書)는 정조가 현륭원과 용주사가 준공된 뒤 처음으로 현륭원에 원행(園幸)하여 원소(園所)를 두루 돌아보고 돌아오는 길에 잠시 용주사에 들러 <삼세불회도>를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친견했던 1791년 1월 17일에 정조가 지시하여 이루어진 것이라고 믿어진다. 따라서 이와 같이 특수한 내용과 형태로 이루어진 축원문은 현존 <삼세불회도>가 1790년의 창건 당시에 그려진 원본 진작임을 말해주는 가장 확실한 객관적 증거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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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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