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문에서는 19세기 초에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나타났던 '해석학회'를 중심으로 18세기 후반에서 19세기 전반까지의 영국 수학계의 상황을 살펴볼 것이다. 이를 통해 흔히 매우 새롭고 혁신적인 사건으로 언급되는 해석학회의 등장이 19세기 이전 영국 수학계의 꾸준한 개혁 노력들이 축적된 결과 나타날 수 있었음을 보일 것이다. 그 결과 해석학회의 역할과 의의에 대해 새롭게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또한 이후 영국에서 해석적 방식이 받아들여졌던 과정과 그 경로를 통해 새로운 해석적 방식이 당시 영국의 독특한 지적, 사회적 상황 속에서 대륙과는 다른 방식으로 발전했던 과정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는 계몽주의 시대에 프랑스 문법서에서 기술한 다양한 운율을 현대 음성학적 관점에서 분석하고 국제음성기호의 효시가 된 도상표기법을 소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세 권의 문법서와 한 권의 표기법 서적을 비교·분석하여 운율 구조를 음성학적으로 재구성하는 연구방법을 도입하였다. 당시에는 규칙성이 있는 운율악센트와 의미적·화용적 맥락에서 발생하는 웅변악센트로 악센트를 분류하여 분석을 시도한 점이 대표적이다. 운율악센트는 억양과 관계가 있으며, 웅변악센트는 억양과 세기가 중요한 운율 자질이다. 여러 문법학자에 의하여 공통적으로 관찰된 현상은 단어의 말음절 장음화이다. 현대프랑스어 악센트의 중요한 특징인 말음절 장음화는 18세기에 자리 잡은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다만 억양을 악센트와 동일시하는 관습 때문에 말음절 장음화를 악센트로 보지 않고 단순히 음량의 패턴으로 간주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억양을 통한 악센트에 관한 기술이 이전 세기의 일반이성문법학자보다 덜 정교함을 보여주었다. 운율악센트의 위치를 정확히 명시하지 않은 점, 웅변악센트에 음의 고저와 세기가 어떻게 결합되는지에 대한 설명이 부재한 점이 대표적이다. 18세기의 문법가들이 운율에 관하여 기술한 내용을 분석하면 당시의 운율 현상은 전반적으로 오늘날의 프랑스어 운율 현상과 유사하다. 현대 음성학적 관점에서 보면 말음절 장음화가 프랑스어 악센트의 중요한 특성으로 자리 잡은 시기가 바로 18세기인 것이다.
본 연구는 18세기 후반 조선산학서의 기하 영역 중 평면도형 관련 내용들이 이전 시기와 비교하여 어떻게 차별화되어 다루어졌는지 살펴보고, 평면도형과 관련된 설명과 계산법의 변화, 문제해결과정에서 수학적 논리의 엄밀성, 새롭게 등장한 수학 주제에 초점을 맞추어 분석하였다. 이를 위해 본 연구에서는 18세기 후반에 저술된 서명응의 <고사십이집>과 황윤석의 <산학입문>, 홍대용의 <주해수용>을 주 분석문헌으로 선정하여 이전시기의 <묵사집산법>, <구일집>과 비교하였다. 분석 결과, 도형을 측정 대상으로서가 아니라 성질을 탐구하는 대상으로 설명하고, 서법(西法)을 별해로 추가 제시하거나 기존 풀이법을 대체한 사례가 확인되었다. 또한 일부 문제에서 수학적 근거를 토대로 계산법의 타당성을 기술하거나 도형그림을 삽입한 도해(圖解)를 통한 설명, 근삿값에 대한 명확한 인식과 보다 정밀한 근삿값 설명 등은 수학적 논리의 엄밀성을 추구한 대표적 사례였다. 오늘날의 삼각함수에 해당하는 팔선(八線)과 삼각형의 구성요소 사이의 관계를 일반 삼각형으로 확장한 사례는 18세기 후반에 새롭게 등장한 기하 영역 주제였다. 이상은 18세기 후반의 조선산학이 서양수학의 이론적이고 논증적인 전개 양식을 점진적으로 수용한 근거라고 할 수 있다.
18세기 제작된 유언호 초상화에 대한 비파괴분석 통해 채색에 사용된 안료의 종류와 채색기법을 추정하였으며, 이를 바탕으로 18세기의 초상화 11점과의 채색특성을 비교해보았다. 유언호 초상에 사용된 안료는 백색에 연백, 황색에 염료, 적색에 진사, 연단, 적색염료, 녹색에 석록, 청색에 석청, 갈색에 적색산화철, 갈색염료, 자주색에 청색과 분홍색의 염료 등을 사용하였다. 11점의 초상화와 채색 안료를 비교한 결과 18세기 초상화에 사용된 안료는 시기별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으며, 동일 화첩에 수록된 초상화일지라도 안료의 사용은 초상화마다 개별적으로 나타났다. 채색기법에서는 유언호 초상 이후의 초상에서 얼굴에 진사를 사용하지 않고 산화철만 사용하였으며, 의복의 배채에 녹색 안료 대신 염료를 사용하였다. 본 연구를 통해 18세기 전반에 걸쳐 제작된 초상화의 채색 특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연구결과가 조선 후기 초상화의 채색기법 연구에 기초자료로 활용되기를 기대해 본다.
머리뼈 밑면의 높이는 영양상태와 건강조건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귀밑점-으뜸점(Porion-basion)의 길이로 알려진 머리뼈 밑면의 높이는 캘리퍼(coordinate caliper)나 머리깊이(subtraction)를 계산하는 방법 등으로 쉽게 측정된다. 이 연구에서는 조선후기(17-18세기)와 6.25전쟁을 수행한 한국인의 영양상태와 건강상태를 알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6.25전사자와 조선후기(17-18세기) 인골을 자료로 머리뼈 밑면높이의 변화정도를 살펴보고 변화에 영향을 끼친 요인이 무엇인지를 밝히고자 한다. 17-18세기 조선시대 회곽묘에서 출토된 인골모음과 6.25전사자 유해모음을 자료로 하였으며 비교는 미국에서 시기를 달리한 테리 인골모음과 법의학 인골모음을 사용하였다. 한국 인골모음의 경우 백인들과 비슷하거나 약간 낮으나 흑인보다는 건강상태가 좋은 것으로 관찰되는데 이는 민간계층가정에서 어린아이 성장에 필요한 영양을 효과적으로 공급하는 민간 재래적 방법 때문인 것으로 가늠된다. 그러나 조선 후기시대후기 인골의 영양상태는 일제하에서 성장한 6.25전사자와 별로 차이가 없다.
심희수 초상화 2점의 채색 안료에 대한 분석과 현미경 관찰을 통해 채색 안료의 특성을 조사하였으며 비파괴분석 결과와 비교 검토하였다. 심희수 초상화에 사용된 안료는 색상에 따라 유사한 안료를 사용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적색 안료는 진사/주, 연단을 사용하였으며, 청색 안료는 석청, 녹색 안료는 녹염동광, 백색 안료는 연백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또한 유사한 형식으로 제작된 17~18세기 조선시대 관복초상화 6점과의 채색 안료를 비교한 결과 제작 시기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적색 안료의 경우 18세기에 제작된 초상화에서 산화철 계통의 안료가 추가적으로 사용된 특징을 보인다. 청색 안료의 차이점은 18세기 초반까지 사용되지 않았던 회청 안료가 18세기 후반에 제작된 초상화에서 확인된 점이다.
이 글은 "계몽주의 시대의 '철학자/작가'의 시기별 개념 변화와 그 의미 - 1. 용어의 사전적 의미와 18세기 문학장의 기원"의 후속 논문이다. 우리는 이 글에서 출판시장이 확대된 이후 17세기 말엽의 문학장의 변화를 고찰했다. 특히 현대철학자들과 교수직을 가진 전통 철학자들 간에 철학자로서의 정체성을 두고 벌어진 다툼의 양상이 이 글의 핵심내용이다. 이를 통해 새로운 독자층의 형성으로 인해 전통 철학자들도 독자들의 기대지평에 민감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몇몇 전기 작품도 이 글의 관심사항이었다. 17세기 말 갑자기 예전과 달리 철학자나 작가가 전기 작품의 대상이 되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에 대한 연구를 통해 독자들은 새로운 시대를 선도할 새로운 영웅, 즉 위대한 철학자 또는 위대한 작가의 도래를 희구했고, 이러한 희망이 전기 작품의 출판으로 이어졌음을 밝혔다. 이 과정에서 저자, 작가, 철학자 등에 대한 개념변화가 자연스럽게 드러났다. 다음 글에서 우리는 철학자/작가에 대한 보다 진전된 논의를 이어갈 것이다.
이 논문은 조선시대 전반에 걸쳐 목판본 문집 간행의 문화적 양상이 시기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였는지에 관한 연구이다. 조선 초기 조정에서는 명현의 글을 보존하기 위해 문집 간행의 필요성이 계속적으로 부각되었으며, 국가에서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문집 간행을 주도하였다. 16세기부터 18세기 초반에는 감사 수령이 중앙에서 지방으로 파견되어 그들의 주도에 의해 지방관아에서 문집이 집중적으로 간행되었다. 17세기를 거쳐 18세기 초중반에는 부세 제도 변화로 지방관아의 재정이 제한되어 문집간행 사업이 현격하게 줄어든 반면, 숙종대에 서원의 수가 폭증하자 지방관 중심의 문집 간행이 18~19세기에는 서원 중심으로 전개되었다. 19세기 후반에는 이전 시기의 형태들이 여전히 존재하였던 반면, 서원의 제도권에 속하지 못하거나 서원의 지지를 얻지 못하였던 사족들의 문집 간행이 19세기 말부터 폭발적으로 이루어져 양반층 전반의 문화로 확산되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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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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