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연극이 희곡 텍스트를 무대 위에 재현하는데 관심을 두고 있다면, 포스트드라마 연극은 희곡 텍스트로부터 해방된 연극을 지향한다. 이 과정에서 드라마 연극이 만들어놓은 여러 경계들이 해체된다. 배우와 관객, 허구와 현실, 연극과 비연극, 작품과 사건, 언어와 비언어 등이 대표적인 경계의 이름이다. 이러한 경계의 해체는 드라마 연극에 의해서 잊혀졌던 고대 그리스 연극의 축제적 성격을 복원하는 계기가 된다. 이것은 아리스토텔레스 이래로 연극을 지배하였던 언어중심주의, 희곡중심주의를 해체하고 새로운 연극을 지향하게 한다. 언어중심주의, 희곡중심주의가 연극의 위기를 자초했다면, 포스트드라마 연극은 그것들을 해체함으로써 새로운 문화콘텐츠로서 관객과 소통하는 방법을 찾게 한다. 그 방법은 무엇보다 연극성의 회복에서 발견된다. 드라마 연극이 연극성보다 문학성에 종속된 것에 비해서 포스트드라마 연극은 문학성으로부터 해방된 연극성을 지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극성이 강화된 포스트드라마 연극의 탈경계적 성격은 대중성 획득의 발판이 될 것이며, 이는 포스트드라마 연극의 문화콘텐츠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한국의 희곡/연극 이론의 주요 텍스트인 「광대가」와 일본 희곡/연극 이론의 주요 텍스트인 「풍자화전」을 비교해 보면, 「광대가」는 다음과 같은 희곡/연극 이론으로서의 특징을 드러내고 있다. 첫째, 그 전체 내용 구성상에서는, 본질론·배우론·상연론 등 3개의 영역으로 구성되어 있으면서, 텍스트 중심의 희곡/연극이론이 아니라, 공연자 중심의 희곡/연극이론을 구축하고 있다. 둘째, 희곡/연극 본질론 상으로는, '공연하는 인간(homo performans)'으로서의 자각과 실천, '자생적 가치'의 옹호, 민중적 가치의 옹호, 민중적인 현세주의·허무주의에 대한 새로운 해석 등의 특징을 보여준다. 셋째, 배우론/연기론 상으로는 '4체 이론'을 골자로 해서 이론이 구축되고 있다. 넷째, 상연론 상의 특징으로는, 「풍자화전」의 그것이 '꽃의 실현'에 그 궁극적인 목표가 있는 반면에, 「광대가」의 그것은 우주 삼라만상의 온갖 변화와 조화를 표현하는 '천변만화(千變萬化)의 구현에 그 목표를 두고 있다.
희곡문화는 전통적인 생활 방식을 예술화한 무대 연출로 한국과 중국 사이에 좋은 교류 매체의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나라마다 문화 배경이 다르기 때문에 따라서 공연의 형식도 달라진다. 중국과 한국도 마찬가지로 희곡문화 예술의 표현 형식을 서로 다르게 나타내는 것이다. 본 논문은 중국 희곡 <서향기> <삼국지>가 한국에서의 전파와 영향을 연구 대상으로 삼으며, 작품 분석과 텍스트 분석의 방법으로 희곡문화 전파의 변화 발전 역사를 검토하고자 할 예정이다. 나아가 중국 희곡문화가 한국 문화에 영향을 끼쳐 중국문화의 국제적으로 알려지는 데에 도움이 된다고 고려하면서 중국 문화 전파와 대중 반응도 살펴볼 것이다. 본 논문의 탐구를 통해 중한희곡문화의 교류와 향후 발전하는 데에 적극적으로 영향을 미치기를 기대한다.
오류 하나는 탈춤이 전승되고 연행하는 현장을 보지 않고 채록된 보고서만 텍스트로 삼아서 탈춤의 미학을 밝히겠다는 것이다. 그것은 마치 연극은 보지 않고 희곡만 봐야 연극미학을 제대로 연구할 수 있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오류 둘은 현장론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다만 현장답사가 곧 현장론이라는 인식의 착각이다.
국내에서는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극작가 밤필로프는 러시아에서는 체홉과 비견될 만큼 인정을 받고 있다. 본 논문은 아직까지 미흡한 밤필로프 작품에 대한 국내의 연구를 활성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계획되었다. 밤필로프의 희곡 <장남>의 공연을 위하여 연구되었다. 희곡을 재료로 삼아, 관객이 읽어 낼 연극의 최종의 텍스트를 완성해야 하는 주체가 배우라는 관점에서 출발하여, 밤필로프의 작품세계와 특성을 살펴 연구의 토대로 삼고, 등장인물인 사라파노프의 행동을 희곡에 제시된 상황에서 목적달성을 위한 단위행동으로 분절하여 분석체계를 세우고, 단위별 목표를 개별적으로 완성하는데 중점을 두었다. 밤필로프의 다른 작품속 등장인물들의 유형과 인물들의 개연성을 사라파노프와 그의 행동체계를 분석하는데 참고로 하였으며, 행동의 논리적 근거와 함께 중요한 요소로 삼았다. 체홉과 고골의 영향을 받아 서정적이고 휴머니즘을 강조하고 있는 밤필로프의 희곡들은 우연성과 극중극의 활용이 뛰어나고 사실적 묘사로 인정을 받고 있으며 인간의 유대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사라파노프의 태생적 선함과 창조적 작업을 하는 인간의 이상적 삶의 목적을 포기하지 않는 일상의 부조리성을 행동화 하기 위해 무대에서 관객에게 읽혀질 행동 텍스트를 구성하는 주요 방법으로 <신체행동법>을 선택하여 인물 행동설계의 도구로 삼았다.
극의 공연은 희곡 텍스트를 무대라는 시각적 이미지로 바꾸어 표현하고 전달하는 것이 본질이다. 시각적 이미지는 두대라는 골간을 통해 형성된다. 무대는 시각적 이미지의 모태이다. 다시 말해서 극의 시각적 이미지는 결국 총체적인 공간이미지가 되는 것이다. 본 연구는 극텍스트의 공간이미지를 기호학적 관점에서 해석해 보고, 그것을 통하여 구현되는 공간의 구조와 체계를 파악해 보고자 하는 시도이다. 특히 본고에서 관심을 갖는 것은 이미지 속에 도입된 문자의 기호학이 아니라 텍스트의 언술내용 자체를 도입하는 공간의 이미지텍스트, 극공간의 구조와 의미작용을 파악하는 과정과 내용이며, 결국 이를 통하여 텍스트 그리고 실제 기념적·상징적 공간의 해석방법론으로서 기호학적 측면에서의 '공간 구현의 체계'를 제시하였다.
체홉 의 희곡들을 읽을 때 간과 할 수 없는 점이 대사의 중간 중간에 포진 되어 있는 "사이"와 말줄임표의 존재이다. 체홉 의 작품을 연출할 때 수많은 양의 "사이"와 말줄임표 에 어떤 의미를 부연하고 표현해 낼 수 있을까 는 체홉의 작품을 보다 체홉 처럼 보이게 하는 결정적인 요소가 아닐까 생각한다. 배우들은 그들의 연기 속에 "사이"와 말줄임표를 어떻게 녹여내어 표현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먼저 "사이"와 말줄임표의 적절한 사용은 등장인물의 특징을 확정 짓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다시 말해서, 개인에 관한 흥미를 집중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체홉 극작의 근간을 이루고 있고 적어도 체홉 드라마 속의 침묵은 액션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고 여겨지는 체홉의 극을 음악적 역동성을 가진 하나의 전혀 다른 연극텍스트, 즉 정교하게 다루어 져야할 연출적, 연기적 재료로서의 기능을 갖는다 하겠다.
New year pictures prevailed from 1660s to 1860. Especially, the reign period of Emperor Qianlong(r. 1736-1795) was the period of prosperity. The period of 1660s when new year pictures were started to be popular was the reign period of Emperor Kangxi(r. 1662-1722) was just started and corresponded to Emperor Kangxi's promulgation of "Sacred Edict." Chinese operas such as Peking opera were very popular among common people in the period from 1660s to 1860 when new year pictures prevailed. Qing emperors as foreign ruler chose the way of ruling their people by means of cultural influence in stead of military power. However their culture effort was not efficient toward the majority of illiterate people. New year pictures offered every information about the world through visual icons to the illiterate people at that time who perceived the world by means of seeing. They met the world through visual information offered by new year pictures. New year pictures were the stronger visual medium to spread and educate "Sacred Edict" to illiterate subjects than any other guide books published by elite officers.
1791년 6월 12일, 노총각 김희집과 노처녀 신덕빈의 딸의 혼인이 이루어 졌다. 이 혼인식은 국가가 주도해 시행한 일종의 노처녀노총각 혼인 프로젝트라 부를 만한 것이었다. 혼인은 인륜의 시작으로, 때를 놓치면 천지의 조화로운 기운[和氣]이 상한다던 당대 통념을 염두에 둔 정조가 진두지휘한 국가 정책이었다. 정조는 이 사건을 이덕무에게 기록하게 했는데, 그것이 <김신부부전>이다. 민간에서도 이 혼인에 주목했는데, 이옥(李鈺)은 희곡의 틀을 빌어 <동상기>를 창작했다. <동상기>는 가난한 백성에게 덕화를 베푼 임금을 찬양한다는 주지 아래, 오락적 요소를 가미한 텍스트다. 희곡을 모방했지만, 공연은 염두에 두지 않았다. <동상기>를 두고 수준 낮은 작품이란 평가는 이를 고려하지 않고 완정한 극적 구성물로 이해했던 결과다. <동상기>는 극 형식만 차용했을 뿐, 주된 목적은 임금의 덕화를 찬양하되 다양한 오락적 요소를 틈입시킴으로써 축제의 장을 담아내려 했다. <동상기> 4개의 절(折)마다 각각 다른 문체가 사용된 것도 그러하다. 1절과 2절에는 설화와 속담, 3절에는 판소리, 4절에는 연극을 배치시켰다. <동상기>를 통해 공연하겠다는 의도 대신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여러 문체를 적용한 것이다. 이후 1918년 한남서림 주인 백두용은 이옥의 <동상기>에 기존 야담 <동상기찬>을 더한 동상기찬을 출판한다. 기존 연구에서는 <동상기>와 <찬>을 별개의 텍스트로 인지했지만, 기실 둘은 긴밀하게 연계되어 있다. 애초 김신 부부가 임금이 살펴줌으로써 인륜의 도리를 할 수 있었던 것처럼, 백두용은 근대로 전환하는 도정에서 누군가가 자신을 알아봐 줄 것을 고대했다. 나를 알아주는 누군가를 만나는 것. 백두용은 그 단서를 임금이 가난한 백성에게까지 눈길을 미쳤던 <동상기>에서 찾았던 것이다. 그에 따라 백두용은 이옥이 쓴 정일(正目)을 각각 '재현(才賢)', '덕혜(德慧)', '권택(眷澤)', '복연(福緣)', '보유(補遺)'로 분류하고, 기존 야담에서 해당 범주에 맞는 작품을 선취하여 <찬>을 만들었다. 그러니 <동상기>와 <찬>은 '지기(知己)'라는 연결 고리로 이어진다. 실제 백두용은 1절에서 4절까지를 '누군가가 나를 알아줌 → 내가 누군가를 알아줌 → 적선→ 여경(餘慶)'으로 각각 구성함으로써 자신의 욕망을 구체화했다. 우리가<동상기>와 <찬>을 분리시켜 다룰 수 없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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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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