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덕대왕신종은 현재 표면의 문양과 명문을 중심으로 부식물이 존재하고, 일부 마모 흔적이 관찰되는 만큼 보존상태에 대한 디지털 정밀 기록이 필요한 시점이다. 따라서 이 연구에서는 4종류의 3차원 스캐닝과 무인항공사진측량을 이용하여 성덕대왕신종의 디지털 기록화를 수행하였고, 영상처리를 통해 다양한 형상분석을 실시하였다. 먼저 지상레이저스캐닝과 무인항공사진측량의 융합모델링 결과는 성덕대왕신종과 종각의 상호 공간적 관계를 구축할 수 있어 향후 지진에 의한 구조적 변형을 모니터링하는데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선행자료에 비해 4~9배 정도 높은 해상도를 보인 정밀스캐닝 결과는 성덕대왕신종의 문양 및 명문 가시화에 상당히 유용한 정보를 제공했으며, 표면 보존상태 변화를 파악할 수 있는 기초데이터로 매우 적절하였다. 성덕대왕신종의 원형 보존에 3차원 스캐닝 결과를 적극 활용하기 위해서는 단기적으로 추가적인 스캔을 하여 형상변화 시점과 지점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 만약 단기모니터링을 통해 큰 형상 변화가 확인되지 않는다면 중장기모니터링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한국천문연구원은 2017년 제1차 구술채록사업에 이어 2020년 제2차 사업을 진행하면서 최초로 원외 원로에 대한 구술채록을 시도하였다. 국가 대표 천문연구의 산실로서 연구원 존재 의의를 확립하기 위하여 원내 원로에 국한되었던 구술자 대상을 확장한 것이다. 그 첫 외부 구술 대상자로 방득룡 전임 노스웨스턴 천문학과 교수를 선정하여 2020년 7월부터 준비단계에 들어갔다. 방득룡 전(前)교수가 첫 번째 한국천문연구원 원외 인사 구술자로 선정된 이유는, 그가 우리나라 천문대1호 망원경 구매 선정에 개입한 서신(1972년)이 자료로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한국천문연구원에서 2017년에 수행한 제1차 구술채록사업에서 구술자로 참여한 오병렬 한국천문연구원 원로가 기증한 사료들은 대부분 연구원 태동기 국립천문대 구축과 망원경 구매 관련 자료였으며 이 가운데 1972년 당시 과학기술처 김선길 진흥국장에게 Boller and Chivesns(사(社))의 반사경을 추천한 방득룡 전(前)교수의 서신은 한국 천문학 발전사에서 중요한 사료였다. 연구진은 이 자료를 시작으로, 방득룡 전(前)교수의 생존 여부와 문서고의 공기록물들에서 그의 흔적을 찾아가기 시작했다. 놀랍게도 그는 실제 세계와 한국천문연구원 문서고 깊숙이 기록물들 모두에서 상존하고 있었다. 1927년생인 방득룡 전(前)교수, Dr. John D. R.은 미국 플로리다 한 실버타운에서 건강한 정신으로 생존하여 있었고 연구진의 인터뷰에 흔쾌히 응했다. 2020년 9월 16일에 한국천문연구원 본원 세종홀 2층 회의실에서 영상통신회의로 그와의 구술인터뷰가 진행되었다. 이 구술인터뷰는 원외 인사가 대상이란 점 외에도 방법적으로는 전형적인 대면 방식이 아닌 영상 인터뷰였다는 점에서 코로나 시대의 대안이 되는 실험적 시도였다. 현대 한국천문학 발전사의 재조명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었다. 1960년대 초반부터 1992년 정년퇴임까지 30년을 미국 유수 대학교 천문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활발한 활동을 해 온 한국계 천문학자가 우리나라 최초 반사망원경 구매 선정에 적극 개입하였던 역사는, 공문서 자료들과 서신 사료들에 이어 그의 육성으로 나머지 의구심의 간극이 채워졌다. 또 구술자 개인이 주관적으로 중요하다고 여기는 '기억'이 중요한 아카이빙 콘텐츠 확장의 단초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구술사 연구에 있어서도 중요한 관점을 주었다. 애초 연구진이 방득룡 전(前)교수의 공식 기록에서 아카이빙의 큰 줄기로 잡았던 것은 1948년 도미, 1957년 위스콘신 대학교 천문학 박사학위 취득, 1962년부터 노스웨스턴 대학(일리노이주 에반스턴)의 천문학 교수진, 1992년 은퇴로 이어진 생애였다. 그러나 그와의 구술 준비 서신 왕래와 구술을 통하여 알게 된 그가 인생에서 중요시 여겼던 지점은, 1948년 도미 무렵 한국의 전쟁 전 상황과 당시 비슷한 시기에 유학한 한국 천문학자들의 동태, 그리고 1957년부터 1962년까지 프린스턴 대학교에서 M. Schwarzschild 교수와 L. Spitzer 교수를 보조하며 Stratoscope Project를 연구하였던 경험이었다. 기록학적 의미에서도, 전자를 통해서 그와 함께 동시대 한국 천문학을 이끌었던 인재들의 맥락정보를 얻을 수 있었으며, 후자를 통해서는 세계 천문학사에 큰 영향을 미친 석학에 대한 아카이브 정보와의 연계 지점과 방득룡 전(前)교수의 연구 근원을 찾을 수 있었다. 이들은 추후 방득룡 콘텐츠 서비스 시에 AIP, NASM, Lyman Spitzer 콘텐츠, 평양천문대, 화천조경천문대, 서울대와 연세대, 그리고 한국천문연구원까지 연계되어 전 세계 폭넓은 이용자들의 유입을 유도할 수 있는 검색 도구가 될 수 있다. 이번 방득룡 구술사 연구에서 구술자 개인의 주관적인 소회가 공식 기록이 다가갈 수 없는 역사적 실체에 일정 부분 가까울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이를 통하여 개인의 역사는 공동체의 역사로 확장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다. 또 연구진은 방득룡 전(前)교수의 회상을 통하여 구술자 개인의 시각으로 한국과 미국 천문학계의 공동체 역사를 재조명할 수 있었고, 이것을 아카이브 콘텐츠 확장 서비스에 반영할 수 있다는 기대를 가지게 되었다. 무엇보다 이 연구를 통하여 다양한 주제의 아카이브로 연동될 수 있는 주제어와 검색도구를 구술자 개인의 회상으로부터 유효하게 도출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그리고 향후 한국천문 구술아카이브의 확장을 통하여 보다 다양한 활용과 연구 재활용의 선순환이 가능하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이는 최근 기록학계에서 대두되고 있는 LOD(Linked Open Data)의 방향성과도 흡사하여 한국천문학 구술사연구의 차세대 통합형 기록관리의 미래모형을 기대케 하는 대목이다.
본 연구는 침입종 사향쥐의 국내 자연생태계 정착 여부를 확인하였다. 아울러 관리전략 수립과 현장 관리에 필수적인 관리대상지역과 기초적인 행동특성 정보, 서식지 이용에 관한 자료를 제공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해외의 사향쥐 관리 동향을 파악하여 정착 단계에 따른 관리 방향을 검토하였다. 그리고 국내 72개 사육농가의 위치정보를 확보하였고, 실태조사를 통해 경기도, 충청남도, 경상북도, 세종특별자치시 소재 5개 지역을 자연 유출 가능성이 높은 지역으로 제시하였다. 또한,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간 동일 지점에 서식하는 개체를 모니터링하였다. 2018년 모니터링 지역에서 포획한 개체의 연령이 1.2년생으로 확인되었으며, 2012년 이후 해당지역에 추가적인 개체 보충이 없었다는 사실에 근거하여 국내 자연생태계에 사향쥐가 정착한 것으로 판단하였다. 국내 자연에 정착한 사향쥐는 0.0027 ㎢ (MCP 95%)의 작은 행동권을 나타내었으며, 봄철과 가을철 규칙적인 이동성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향쥐의 서식이 관찰된 지역은 서식환경의 교란이 높게 발생한 지역이었으며, 사향쥐의 흔적 출현 빈도는 부엽식물과 부유식물의 생육이 왕성한 개방수역과 개체의 은신처로 활용 가능한 습생목본 식생유형에서 높게 확인되어 이들의 생태적 특성과 섭식 습성이 그대로 반영되었다. 국제적인 침입종 사향쥐가 국내 생태계에 정착하였고, 향후 확산이 우려되는 만큼 정부 차원의 선제적 대응과 과학적 관리를 위한 필수 자료 구축이 검토될 필요가 있다.
공자의 대동(大同)과 도연명(陶淵明)의 도화원(桃花源) 이후 중국의 유토피아 상상은 오늘날까지 지속되어 왔다. 이러한 유토피아 상상은 다양한 문학텍스트로 형상화되어 왔으며 이 작품들은 유토피아 상상을 구현하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과 좌절을 묘사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도화원(桃花源)'은 동아시아적 유토피아의 표상으로 인식되고 있다. 도화원(桃花源)은 노자의 소국과민을 바탕으로 하는 무정부주의 성격이 강한 유토피아이다. 도화원(桃花源)은 통치계급이 존재하지 않는 세상이다. 그러나 공자가 이상향으로 생각했던 대동(大同)세상은 덕치(德治)를 전제로 상상 가능한 세상이다. 청말(淸末)에 이르러 강유위(康有爲)는 "대동(大同)서"를 저술하고 이 가운데 제도를 통해 현실화된 유토피아를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문학텍스트로 정전화 되었던 유토피아는 신해혁명 이후 오늘날 중화인민공화국에 이르기까지 문학 속의 '상상'을 일상의 '현실'로 구현하고자하는 실험이 계속되었다. 거페이의 "인면도화(人面桃花)"는 바로 그 실험의 지점에 대한 성찰적 보고서의 성격을 띠고 있는 것이다. 거페이의 "인면도화(人面桃花)"는 이러한 유토피아적 상상의 구현과정과 좌절을 묘사한 뛰어난 작품이라고 평가받고 있다. 또한 선봉파 작가로서 거페이는 "인면도화(人面桃花)"를 통해서 유토피아적 상상의 욕망과 좌절을 시지프스의 신화와 같음을 이야기하고 있으며 그 자체로서 유토피아는 끊임없는 생명력을 지니고 있음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본 논문에서는 고대 중국 이후 지속되어온 유토피아적 상상을 현실에서 구현하고자 했던 흔적들을 문학텍스트 가운데서 탐색하고자 한다. 공자의 대동(大同)과 도연명(陶淵明)의 도화원(桃花源) 이후 21세기에 이르러 거페이는 작품가운데서 다양한 인물형상을 통해 전통적 유토피아를 실현시키고자 하는 욕망과 좌절의 과정을 묘사하였다. 작가는 그 좌절과 욕망의 과정이 바로 인간의 유토피아 상상의 생명력임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본 연구는 임실군 둔덕면 소재 구로정과 삼계석문을 중심으로 펼쳐진 의미경관적 속성과 그 속에 투영된 구로회 아회문화의 일면을 조명, 이 지역에 산재된 문화경관적 흔적을 고찰하고 그 함의를 파악하고자 하였다. 구로정과 삼계석문이 입지하는 지점은 둔남천, 오수천 그리고 율천 등 삼계의 합수점으로 둔덕의 별호라는 상징성을 보이는 승경의 요처이다. 특히 고지도의 묘사로 볼 때 '삼계'와 '삼계석문'은 둔덕 지형경관의 특성이자 랜드마크로써의 위용성을 가진다. 단구구로회(丹丘九老會)는 중국 백거이(白居易)를 중심으로 회동한 향산구로회(香山九老會)를 기원으로 태동한 것으로 도연명의 풍치를 사모한 60세 이상 노인 9명에 의해 조직되어 단구에 누대를 쌓고 동향 문인들과 더불어 계절에 따라 아름다운 경치를 즐기며 둔덕의 문풍을 높였다. 이러한 현상은 조선시대 팽배했던 노인회 모임에 대한 긍정적 인식의 토대 위에 형성된 것으로 보이며, 단구구로회의 내면적 추구 이념이 '장생(長生)'이었다면 외면적 이념은 '경로의 시대정신'으로 압축된다. 단구대(丹丘臺)는 물론 구선동(求仙洞), 방장산(方丈山), 대천대(對天臺)라 명명한 것은 인생의 과정을 상징화하고 스스로를 성찰하기 위한 장치로 판단된다. 또한 최치원의 모작인 쌍계사 입구의 '삼계석문' 각자를 소요처 주변 거대한 입석에 새긴 이면에는 현실의 속된 것으로 부터 벗어난 자유로움으로의 지향성을 실천하여 신선이 된 것으로 추앙되는, 가장 현시적인 인물 최치원에 대한 연모(戀慕)와 신선경의 동경이 바탕이 된 것으로 추론된다. 구로정의 좌대인 단구대 석벽에 새겨진 총 4개 각자의 상징의미를 추적한 결과, 이 공간은 사성(四姓)의 구로의 아회 장소일 뿐만 아니라 신선이 거처하는 곳임을 자부하고 있다. 장소는 인간의 질서와 자연의 질서가 융합되어 장소정체성을 심화시키는 단구대와 구로정 그리고 이러한 유대감을 강하게 유발시키는 회의체인 구로회와의 조응(調應)은 장소애착의 정신이 올곧이 스며있는 장구지소(杖屨之所)의 표본이라 할 만하다. 단구구로회에서의 행위는 전통적 방식의 아회 행위인 소요(逍遙)와 유상(遊賞), 음주와 시짓기 그리고 악기연주 행위가 펼쳐졌으며, 그밖에 청담(淸談), 전다(煎茶), 축원(祝願), 낚시 등이 더해짐으로써 상대적으로 전원취향적 은일성향적 아회로서의 성격이 한층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주역(周易)"은 우주세계 온갖 만물의 모습과 작용을 관찰하여 팔괘로 추상화하고 서법(筮法)의 수단으로 계산하고 귀납하여 인간의 일을 설명하고자 하였다. 이 논문은 '관찰', '계산', '귀납' 등의 측면에서 "주역" 과학적 사유의 원류를 발견한다. "주역"의 자연과학적 사고는 근대과학을 주도하였던 서양의 사유방식과는 구별된다. 서양과학에서는 대상을 원자로 분리하고 인과적으로 분석하여 자명한 결론을 도출하려 하였지만 "주역"은 만물의 동태적 기능과 변화를 관찰하고 연구하여 종합적으로 통섭하려 하였다. "주역"의 사유방식이 근대과학의 발전 단계에서 긍정적인 기여를 하지 못하는 동안 서양의 과학방법은 16-17세기의 계몽시기를 거치면서 중국을 압도하여 현대에 이른다. 이 논문은 "주역"에서 발견한 과학적 사유의 흔적을 통해 그것이 현대과학의 이론들과 공유될 수 있는 지점을 논한다. 그 근거는 "주역"에 제시된 자연관찰과 방법론 등이다. 나아가 "주역"의 주요개념들에 나타난 현대자연 과학적 함의를 고찰한다. 이 논문에서 제시하는 논지는 크게 나누어 두 가지이다. 그 하나는 "주역"이 과연 과학인가 라는 의문에 대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원시 과학으로 시작한 "주역"에서 현대 과학적 사유를 발견하여 그것을 예시하는 것이다. 첫 번째 과제를 위해 과학역(科學易)의 역학사적(易學史的)의미를 검토하고 "주역"의 자연관찰과 자연과학 방법론을 고찰한다. 두 번째의 논증은 원시과학에서 근대과학 및 현대과학으로의 변천에 있어 그 과학적 인식의 변화가 "주역"의 인식과 어떻게 차이점을 가지는지 혹은 유사점을 가지는지 검토하여 "주역"과 현대과학에 나타난 특징을 비교 고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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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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