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문은 서울의 도심을 근대성과 후기근대성이 공존하는 도시공간으로서의 문화텍스트로 상정하고 젠더문화연구의 관점에서 독해하기 위해 기획되었다. 물리적 공간과 사회적 주체 간의 관계가 어떻게 형성되어 왔는지를 주요 논제로 상던 기존의 도시사회학과 인문지리학적 논의를 배경으로 하여, 근대성이 관철되는 과정을 거치면서 형성된 서울이라는 도시 공간의 성별적 표상과 공간의 성별 분할을 파악하였다. 이미지성과 가독성을 중심으로 한 서울의 공간적 해석의 분석틀은 성별분업과 영역의 이분법, 여성성/남성성의 이분법적 재현. 그리고 근대성과 후기근대성이 이들과 조응하고 교차하는 방식 등으로 구성되었다. 이 논문에서는 Benjamin의 '산보하기(fl$\check{a}$nerie)' 의 도시문화 해석과 음미의 방식은 수용하되 이를 페미니스트 문화독해 방식으로 전화하여 은유적 방법론으로 차용하기 위하여 lrigaray의 '검경(speculum)으로 들여다보기'를 도입함으로써 도시공간분석의 새로운 해석적 방법론으로 제시하고자 시도하였다.
정신장애인의 삶의 공간을 시설에서 지역사회로 전환하려는 탈시설화는 사회복지영역에서 인권과 복지라는 근대 이념을 실질적으로 구현하려는 대표적 노력이다. 이러한 이념 구현 노력은 탈시설화가 작동하는 현장인 현대사회의 사회적 공간에 대한 구체적 분석이 더해짐으로써 그 가능성과 적실성을 더 할 것이다. 이에 본 연구는 탈시설화가 구현되는 사회적 공간에 대한 구체적 분석을 통해, 인권과 복지와 같은 이념적 차원이나 탈시설화 구현의 조건 및 환경에 관한 정책 차원에서 진행된 기존 논의를 사회적 맥락으로 확장하여 조명한다. 이러한 연구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본 논문은 우선 탈시설화와 관련된 기존 논의들을 정리하고 본 논문의 주요 분석 관점인 후기근대 사회적 공간에 대한 이론들을 살펴본다. 그리고 이를 토대로 이러한 후기근대의 사회공간의 성격이 정신장애인의 탈시설화와 맞물릴 때 어떠한 현상들이 나타나는지를 탐색적으로 살펴본다. 마지막으로 후기 근대공간에서 정신장애인의 탈시설화의 구현 노력과 관련된 연구의 함의를 제시한다.
조선후기는 근대 서민 문예의 부흥기로서, 서민문예의 대두와 더불어 일어난 서민계층의 등장은 복식에 있어서의 대중 복식 문화를 부각시키면서 복식의 유행현상이 나타나게 되었다. 이 시기 모든 계층의 여성 복식에서 공통적으로 풍미한 유행사조는 과장된 치마허리 그리고 둔부를 volume감 있게 강조한 치마등을 통해 여체를 드러낸 선정적인 silhouette이 나타났다.
유교 규범에 의해 억제되고 절제된 여성들의 복식행동(clothing behavior)에서 이처럼 육체를 긍정한다는 것은 사회의 일정한 진보단계에 위치한다고 보겠다. 그것은 Eroticism자체는 영원한 인간의 본능에 의존하겠지만, 이 Eroticism을 통하여 어떤 사회적 질곡을 벗어나려고 하는데에 있어서는 그 Eroticism의 발로가 사회적 의의를 가지는 것이다. 그러므로 조선후기의 여성복식에서의 Erotic Mode는 여성들 자신의 것인 동시에 그 사회의 것이며, 그것은 가식적이고 표면적인 유교적 도덕관의 외피 속에 흐르고 있는 인간성의 폭로이고, 그것을 표현할 수 있다는 데에 서민문예의 진보성과 근대성이 있는 것이다.
조선 후기 대항 공론장의 특성을 분석하고자 역사적, 규범적, 분석적 차원으로 나누어 검토하였다. 그 결과, 당시 민(民)을 중심으로 형성된 대항 공론장은 반(半)봉건 반(反)외세적 성격을 띤 하부 공론장의 역할을 함을 발견하였다. 즉, 조선 후기의 대항 공론장은 당시 정치사회적 환경을 극복하고, 생존의 문제를 해결코자 한 반(半)봉건 반(反)외세적 성향이 가진 생동적인 공론장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조선 후기 대항 공론장은 지속성을 유지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후 항일운동의 발판이 되었고, 나아가서는 오늘날 민중운동의 이념적 근거가 되었다는 것에 그 의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21세기는 과학적 물질문명의 발달로 인하여, 과거에는 느껴보지 못했던 물질문명의 풍요를 이끌어 냈으며, 컴퓨터, 메스미디어의 발달로 인하여, 인간 문명의 관심은 지구계를 벗어나 우주론적으로 확장되어 마침내 우주시대를 열었다. 하지만 인간의 이성과 함께 영원하리라 믿었던 과학적 합리성은 20세기 초두에 제국주의적 전쟁을 일으키게 되었으며, 그로 말미암아 이성 파괴 현상이 드러나게 되었다. 급기야 20세기말에 이르러 다원주의라 칭하기도 하는 후기산업사회의 병적 증후군들, 국가간의 경제전쟁, 컴퓨터 및 각종 정보매체를 통한 신속한 정보교환의 이면에는 인간의 자기정체성의 혼돈을 아울러 초래하게 되었다. 과학기술의 발달로 생태계 및 환경은 오염되고 파괴되었다. 20세기말에는 산성비, 엘니뇨, 라니냐 현상으로 인하며, 환경의 재앙을 초래하면서 이제 인간은 문명에 대하여 여태껏 가져왔던 확고한 믿음에 회의를 갖게 된 것이다. 이와 같은 현상은 인간의 주체적 인식과 과학적 믿음의 지나친 숭배로 인하며 자연도 인간에 의하여 지배되고 인간을 위해서만 존재하는, 인간과 자연의 이원론적인 생각 즉, 인간의 이성에 의해서만 가능하다고 생각한 "근대적 주체"에 대한 맹신의 결과인 것이다. 이렇듯 20세기의 문제점은 21세기로 전가되어 여전히 계속되고 있으며, 세계내의 가장 큰 문제점은 전쟁, 기아 등 보다 이제는 오히려 환경. 생태문제로 귀결되어 지구의 생존권 자체가 위협을 받게 되었다. 미술도 서구문명의 근대주의적 영향에 의해서 모더니즘 등 이성위주의 미술인 "근대 주체적 미술"로 발전하였지만 포스터모더니즘에서 보여 지듯 이미 인간의 순수한 이성을 근간으로 한 미술에 있어서의 주체성 주장은 상당부분 무너졌으며, 이제는 장르의 해체와 다원화 현상으로 나아가게 되었다. 환경파괴에 직면하여 이제 주체는 자연이라는 타자를 새롭게 등장시킨다. 그리하여 생명중심주의, 전체론, 감각 중심주의 등 인간과 자연이 함께 공생하는 자연을 향한 생태적인 미술이 절실히 요구되는 것이다. 이에 본 연구논문은 무비판적 서구미술에 동요되지 않고, 지극히 자연적이고 동양적이기도 한 끊임없이 생명력을 창출해 내는 자연에 관심을 같게 되었으며, 환경의 중요성과 함께 생태학적 미술, 즉 생태미술에 본인의 작업을 관계시키고자 한다. 근대적 문명사에 의해 매장된 생태적 유기성의 흔적을 고고학적 탐사방법을 통하며 발굴해 내며, 환경윤리와 생태학, 심층 생태학, 북친의 '사회 생태학'을 수용하여 물질성의 생태적 복원과 함께 조형공간의 다원성에 대한 생태 미술의 일단을 규명코자 하였다.
본 연구는 디자인 제작 및 평가과정에 언어(기호체계)적인 접근이 요청됨을 증명하고자 하는 여러 노력중의 하나로서, 특히 ‘환유’개념을 디자인에 도입할 것에 대한 제안이라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본 연구는 먼저 1)디자인에 있어 시각언어라는 용어설정이 가지는 의의를 밝힌다. 다음으로 2)후기구조주의 사유방식 안에서 새롭게 거론되는 ‘환유’개념의 존재방식 및 탈 근대주의라는 시대적 요청에 부응하는 본 개념의 긍정적 의미를 설명한다. 이는 ‘환유’라는 개념이 탈 근대주의 시대의 문화사적 특성을 충실하게 구현하는 것으로서, 한마디로 ‘환유’를 통해서 모더니즘시대가 신봉했던 보편성 지향주의가 스쳐지나갔던 특수성, 개별성에 대한 관심이 표현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이론적 고찰을 토대로 3)‘환유’개념이 탈 근대주의 디자인에 도입되었을 때의 의의를 사례분석을 통해 드러내고자 하였다.
호암(湖岩) 문일평(文一平)(1888-1939)은 민중을 계몽하고 역사를 대중화하는 데 앞장선 민족주의 사가로서 잘 알려져 있다. 이 글은 기존의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하여 문일평 사학의 특징과 본령을 종합적 관점에서 언급하고자 하였다. 문일평 사학의 특징은 계급투쟁을 의식하는 사회과학적 민중주의의 경향을 띠게 되었다. 또 역사의 주체인 민중 계몽을 위한 역사 서술 방법으로서 통속화와 과학화를 주장하게 되었다. 또 민족주의사학과 실증사학의 결합을 주장한 발전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문일평 사학의 또 다른 특징은 그가 문화사를 강조하였다는 점에 있다. 정치사적 측면에서의 정체성을 문화적 측면에서 발전적으로 극복하고자 한 것이다. 이러한 시각에서 조선 문명은 굴종의 역사가 아니라 찬란한 전통으로 재탄생하였다. 또한 종래 지배계급 중심의 역사의식을 극복하였을 뿐만 아니라, 민족주의를 추구하면서도 국수주의를 극복하여 세계와의 소통을 강조하는 열린 민족주의를 추구하였다. 본고에서 주목한 것은 문일평 사학의 본령에 관한 것이었다. 문일평은 근대사나 외교사 분야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저술의 양보다 그 사학사적 의미로 미루어 볼 때 필자는 문일평의 조선후기 실학 연구가 그의 학문적 본령에 해당하지 않나 진단하였다. 유학 이전부터 근대주의를 지향했던 문일평의 가치관은 조선후기 문화의 근대지향적 성격을 규명하려던 조선후기 실학 연구의 사조와 잘 어울리는 것이었다. 1934년 정약용 서거 99주기를 맞이하여 발표한 문일평의 논설은 당시 한국학의 지형을 뒤흔든 조선학운동의 일 요소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 한국의 사학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문일평 사학의 정수가 아닌가 한다.
이 논문은 전 지구적으로 감정 자본주의가 확대되는 현상을 이주결혼의 맥락에서 살펴보고자 하였다. 감정, 사랑, 애정, 친밀성, 돌봄이 비물질적이고, 노동이 아니며, 자연스러운(natural) 여성성에 기반을 둔 역할이며, 경제의 영역과는 분리된 것이라는 근대적 신화(myth)는 결혼 산업, 감정 및 서비스 노동, 돌봄 산업 등이 증가됨에 따라 도전을 받고 있다. 이 논문은 문헌연구를 토대로 사랑과 친밀성에 대한 개인의 욕망과 경제적 필요가 상호 결합 또는 협상되는 방식을 논의한다. 구체적으로 1) 후기 근대사회에서 어떻게 사랑과 친밀성이 자본주의와 결합하는지 이론적 논의를 검토하고, 2) 한국사회의 맥락에서 결혼이 상업적으로 거래되는 현상을 논의한 후, 3) 상업적으로 거래되는 측면이 강한 결혼이라도 그 동기나 과정을 경제적 요인으로만 환원할 수 없다는 전제에서 이주결혼에서 사랑과 경제가 상호 결합되는 측면을 분석한다. 상호 분리되고, 일견 모순적인 것으로 보이는 사랑과 경제에 대한 분석은 후기 근대 친밀성과 한국가족의 변화를 이해하는데 필수적인 과제이다. 그러나 사랑과 친밀성의 상업적 거래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여전히 해결되기 어렵다. 어떤 교환은 불가피하거나 혹은 필요하고, 어떤 교환은 우리 삶을 위협하는가에 대한 도덕적, 정치적 경계나 기준에 대한 논의는 향후과제로 남긴다.
한국에서 청학동은 전통시대 이상향의 원형이었다. 청학동을 통시적으로 개관해 보면 공간적인 변이와 장소성의 쇄신 현상이 나타난다. 청학동은 늦어도 고려 후기에 지리산 화개동 인근에 최초로 비정되었고, 조선 초기에는 한양의 남산에도 청학동이 나타나며, 조선 중 후기에는 최초 비정지의 인근 지역 및 지방 명승지로의 분포 양상이 보인다. 근대에 이르러 청학동 지명의 전국적인 분포 현상이 나타나고, 현대에는 하동군 청암면 묵계리 청학동으로 고착되었다. 청학동 이상향의 장소정체성은 선경지에서 주거촌과 관광지로 쇄신 전개되었다.
본 논문은 영화의 직접적인 선조이자 근대의 대표적인 영상매체였던 마술환등(magic lantern) 영상의 환상성과 계몽성, 그리고 그 복합성에 대해 분석하고자 한다. 여기서는 과학의 발달에 따라 변화되는 영상물 이미지의 특성과 그로 인한 영상문화의 변화 현상에 주목한다. 18세기 후반부터 19세기 전반 과학이 발달하기 전 까지 마술환등의 영상은 유령·귀신 모티브를 중심으로 괴기스러운 환영(판타스마고리아)을 보여주며 관람객들을 놀라게 하고, 자연재해 스펙타클이나 아이들을 위한 동화·우화를 보여주고 들려주면서 오락적인 기능을 수행했다. 19세기 중반 이후 마술환등은 점차 지구에 관한 과학적 지식과 먼 곳, 낯선 세계에 관한 민속학적 내용을 보여주며 교육적인 기능을 수행했고, 근대인들의 계몽과정에 기여했다. 마술환등의 이런 두 가지 기능은 역사 진행에 따라 확연히 분리되며 순차적으로 전개된 것이 아니라, 세계관과 시대문화의 변화에 따라 한쪽의 기능이 우세하게 작용했다. 시각적 환상에 근거한 마술환등의 오락적 기능은 19세기 후반에도 계속 존재했으며, 산업화된 시대의 마술환등에는 환상이 다시 도래하여 환상성과 계몽성이 복합된 영상들이 보여졌다. 후기 산업사회에 관람자들은 탈신화화(脫神話化)된 세계가 아니라 오히려 재마법화(再魔法化)(re-enchantment)를 원하는 현상이 있다. 이것은 과학이 더욱 발달되어 갈수록 사람들에게서는 오히려 신비로운 환상이 증대되고 있고, 영상물에서 환상을 찾고 싶어한다는 것을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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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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