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요약/키워드: 허구성

검색결과 101건 처리시간 0.028초

사랑과 정의, 양립 가능한가 - 폴 리쾨르 이론을 중심으로 - (Love and Justice are Compatible ? - In Theory of Paul Ricœur)

  • 이경래
    • 비교문화연구
    • /
    • 제52권
    • /
    • pp.53-78
    • /
    • 2018
  • 서구의 도덕 문화에서 사랑과 정의는 고대로부터 내려온 두드러진 두 개의 명령이다. 하나는 헤브라이즘의 유산이고, 다른 하나는 헤브라이즘과 헬레니즘의 전통에 속한다. 그만큼 두 개념은 인간 공동체 사회를 안정되게 유지하는 데 필요한 가장 중요한 덕목이자 개념이다. 그런데 서로 배타적 관계로 보이는 이 두 명령은 양립 가능할까? 그들의 화해를 궁극적으로 모색하기 위해서는 그 두 개념이 함의하고 있는 의미의 다층성으로 인해 그들 각각에 대한 정확한 개념 분석과 다각도의 이해가 전제되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우리는 먼저 사전적 의미에서부터 출발하여 이 두 개념이 무얼 말하는지 개념 분석 작업을 했으며, 그리고 사랑과 정의의 담론이 어떻게 해석되고 있는지 폴 리쾨르를 중심으로 살펴보았으며, 끝으로 이 두 개념이 과연 문학 작품에서는 어떻게 이야기되고 있는지, 그 문학적 형상화의 사례들(스탕달, 알베르 카뮈, 도스토예프스키의 작품들)을 통해 허구적이나마 삶 속에 구현된 모습들을 살펴보았다. 이처럼 두 개념에 대한 개념 분석, 담론 분석, 이야기 분석을 차례로 살펴본 결과, 우리는 다음과 같은 결론을 도출해낼 수 있었다. 사랑과 정의는 어느 한쪽을 선택할 문제는 아니었다. 부정한 사랑의 문제점이나 사랑이 결여된 정의사회의 냉정함과 비현실성 등은 스탕달과 알베르 카뮈의 소설적 형상화나 그들의 실제 논쟁을 통해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부정한 온정주의에서는 사랑의 힘이 정의의 손길을 일정부분 차단할 수 있는 위험성 또한 확인할 수 있었다. 따라서 차라리 사랑과 정의, 그 양자를 함께 보듬어 양립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것이 건강한 미래 사회를 위해 더 필요하다고 여겨졌다. 여기서 우리는 폴 리쾨르의 표현처럼 '상황에 맞는 도덕적 판단'이 요구되는 '사려 깊은 균형'에서 그 양립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러한 이상적인 상황은 차원 높은 시민의식이 발휘되는 연대의식과 상호 배려, 도스토예프스키처럼 고통을 함께 하는 연민 등이 개입된 사랑의 형태가 분배적 정의 원리와 결합되었을 때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 알베르 카뮈가 정의만을 추구하다 결국 현실을 직시하고 자비의 필요성을 언급할 때 이미 그는 이러한 상황에 따른 도덕적 판단을 내렸다고 할 수 있겠다. 결국 사랑은 정의를 지켜주고, 정의는 사랑을 현실화하는 데 기여한다. 정의는 초윤리적 사랑을 도덕 범주로 환원하는 데 일조하며, 사랑은 정의가 한껏 힘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국내 서양미술사, 서양미술이론 연구 장에 관한 연구 (On the field of domestic studies on Western Art History and Western Art Theory)

  • 심상용
    • 미술이론과 현장
    • /
    • 제2호
    • /
    • pp.75-120
    • /
    • 2004
  • 국내의 서양미술 관련 연구 장은 유럽과 미국 도시들과의 불가피한 거리 시간상의 차이로 인해 이미 '그곳'에서 '역사의 보편화 작업'이 종료된 사건들만을 재차 다룰 수밖에 없는 딜레마에 봉착해 있다. 이 같은 사실이 국내의 미술작용에 미치는 영향은 결코 단순하지 않다. 지극히 제한적으로만 원전의 생산과 그에 관련된 조건들에 접근이 허용됨으로써 연구가 피상적 수준에 머물 수밖에 없는 것이 그 한 예이다. 그럼에도 그 같은 피상적 연구들이 국내 미술 장의 어떤 정치, 권력적 문맥 안에서 상대적인 우위를 점함으로써 야기되어온 숱한 문제들이 또한 있다. 서양미술의 흐름과의 관계에서 그간 국내 미술이 보여주었던 과도한 연동성, 곧 '동화와 일치의 메커니즘'은 이 같은 원인이 초래한 결과다. 그럼에도, 국내의 서양미술사, 미술이론 영역의 연구들은 여전히 이 차이의 공간에 내재하는 컨텍스트를 간과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서양미술의 '원전적' 정보를 매개하거나 확대 재생산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 심각한 존재론적 한계를 노정해왔다. 또 국내의 서양미술사, 미술이론연구는 자신의 학문적 영역을 정당화하는 범주론과 영역주의 안에 거함으로써, 사이 공간에서 야기되는 복잡한 정치권력적 함의들을 독해해내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와 같은 현실에서 우리는 서양미술사, 미술이론을 보다 반성적인 학문으로 이끌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학문으로서 결코 현실에 대해 어떠한 특권적 지위도 가지려해선 안 된다는 사실을 확인해야만 한다. 그러면서 지금 우리의 삶과 존재에 보다 예민하고 긴밀하게 관여하는 학문이기를 소망해야 할 것이다. 국내의 서양미술사, 미술이론연구 장이 다시 인력과 지원의 활발한 움직임들을 끌어들이고, 그들(그것들)과 함께 인간과 문명에 대한 공동성찰의 장으로 나서기 위해서는 객관성이라는 허구와 역사의 기계적이고 중립적인 독해로부터, 그리고 "토론장에서 마른 빵을 먹어치우는" 창백한 관습에서 사건들이 터지고 수습되는 뜨거운 현실로부터 새로이 출발할 수 있어야한다. 그리하여 충돌하는 두 개의 문화권역 사이에 끼어 분열을 경험하는 지식인 특유의 명석함으로 현실을 직시하고, 그 안에서 분별력 있는 선택과 판단에 필요한 조건들을 찾아내야 할 것이다. 예속과 자율의 변증법적인 관계 속에서 새로운 한국미술, 세계미술의 출범이 어떠해야 할 것인가를 끊임없이 제안하는 것, 그것이 서양미술사, 미술연구의 새로운 좌표가 되어야 할 것이다.

  • PDF

카니발 그로테스크 미학과 이애림 감독의 애니메이션 (Grotesque Aesthetics with a Focus on Animations of Lee, ae-rim Director)

  • 오진희
    • 만화애니메이션 연구
    • /
    • 통권47호
    • /
    • pp.81-101
    • /
    • 2017
  • 애니메이션은 허구의 매체이지만 또한 사회적 산물이기 때문에 사회, 문화, 역사로부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으며, 인간의 본능적 욕구와 사회와의 관계, 문화전반과 예술매체와의 관계에 있어서 해석되어야 할 중요한 텍스트이다. 한국 사회는 식민과 분단이라는 특수한 역사를 갖고 있으며, 그와 동시에 유래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의 고속 성장기를 거친 사회라는 독특한 상황을 안고 있다. 그로 인해 한국 사회는 일상적 긴장과 경직, 타자에 대한 경계심과 극단의 경쟁 등이 복잡하게 얽혀있는 폐쇄적이면서도 격동적인 특이성을 보인다. 그로테스크는 사회문화적 현상을 일컫는 용어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을 뿐 아니라 기존 사회에 대한 비판적 관점을 비주류의 감성으로 독특하게 표현하여 혼란된 사회에서 다수 발견되는 미학적 개념이기도 하다. 그로테스크에 대한 미학적 논의는 메리 루소의 언캐니그로테스크와 미하일 바흐찐의 카니발 그로테스크로 나뉘며 기존 질서와 관습, 그리고 주류 사회의 권위를 부정하며 해학과 풍자를 통해 변화와 해체의 가능성을 열어 놓는다. 그런데 한국 사회가 지닌 특이성에도 애니메이션에서 그로테스크 표현을 발견하기 어려운 것은 그 자체가 민감한 문제를 관습적 차원에서 교묘하게 은폐하고 있다는 반증일 수 있다. 그러한 관점에서 이번 논의에서 중점적으로 분석하고 있는 이애림 감독의 애니메이션 작품 <연분>과 <육다골대녀>는 한국에서 쉽 게 찾아보기 어려운 유형의 기괴한 이미지와 비선형적 서사, 강렬한 표현을 주요특성으로 하고 있음에 주목하여야 한다. 이 두 작품은 특히 카니발 그로테스크 미학의 예술적 결과물일 뿐만 아니라 경직된 사회를 거부하며 새로운 세계를 지향하는 전복적 구조를 비선형적 서사로 표현하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독특한 표현으로 카니발 그로테스크 미학을 표현하고 있는 이애림 감독의 애니메이션 작품을 중심으로 그로테크스 미학의 예술적 발현과 사회문화적 의미에 대해 논의하였다.

중국인의 방한관광에 대한 한류의 영향 (An Influence of the Korean Wave on Chinese Tourism to South Korea)

  • 최경은
    • 대한지리학회지
    • /
    • 제42권4호
    • /
    • pp.526-539
    • /
    • 2007
  • 이 연구는 일반 중국 단체관광객의 관광행태 분석에 기반하여 중국인의 방한관광에 대한 한류의 영향을 파악하고자 하였다. 중국은 폐쇄 정책으로 인하여 오랫동안 외부 정보에 대한 통제를 가하고 중국 공민의 지리적 이동에 대한 욕구를 억눌러 왔다. 그러나 개혁개방 이후, 특히 1990년대 중반 이후 출국관광에 대한 정책적 통제가 완화됨에 따라 해외지역으로의 관광 욕구가 폭발하면서 중국인들의 출국관광 수요가 증대되고 있다. 중국의 이러한 사회경제적 변화 속에서 최근에 나타난 한류, 특히 드라마/영화는 허구와 현실을 넘나들며 우리나라의 국가경관을 생생하게 그리고 있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한류는 외부세계와 오랫동안 단절되었던 중국인들의 우리나라에 대한 지리적 상상력을 확대 또는 재구성하는 계기를 제공하였다. 즉, 이전에는 중국인들이 주로 지정학적 또는 경제적 요인들로 우리나라의 국가경관을 상상하였으나, 한류에 의해 우리나라 사람들의 생활양식을 이루는 문화적인 요인들로 지리적 상상력을 재구성하거나 확대하게 되었다. 한류에 의해 새로이 구성된 지리적 상상력은 중국인들의 방한관광 선택에 중요한 흡인 요인 중의 하나로 작용하며, 방한관광의 동기 형성과 친척/친구에게 추천할 만한 주요 매력물 선택에 영향을 미쳤다. 즉, 방한관광 선택에 미친 한류의 영향이 클수록 방한 동기와 추천 매력물이 문화적 요인인 경우가 더 높게 나타났다. 그리고 이번 방한관광 선택에서 한류의 영향을 많이 받을수록 만족도와 향후 재방문 의향이 상대적으로 더 높게 나타나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중국관광객들이 일반 패키지 단체관광 형식으로 방한했음에도, 한류의 영향을 더 많이 받을수록 관광목적지로서 우리나라에 대해 더 큰 애착을 가지게 됨을 의미한다. 이를 통해 한류가 중국인 방한관광 수요의 양적인 증가뿐만 아니라 질적인 변화, 즉 태도의 변화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알 수 있다.있는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해석된다. 지반운동의 공간적인 차별성은 GPS 자료를 통한 지각의 이동방향에 의해서도 간접적으로 증명될 수 있었다. 이러한 해석은 기존에 알려져 왔던 한반도의 지진발생 메카니즘과는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한반도의 지형발달과 지진예측에 새로운 시각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pm}41000\;Bq/g,\;670\;Bq/g{\pm}460\;Bq/g$이었으며 22개 저방사능폐수지에서는 각각 $4.2\;Bq/g{\pm}4.3\;Bq/g,\;6.0\;Bq/g{\pm}5.3\;Bq/g$이 검출되었다. 고방사능 폐수지의 평균 $^{14}C/^3H$비는 28로 저방사능 폐수지의 0.70에 비해 높게 나타났으며, $^{14}C$$^3H$의 농도는 서로 비례하는 경향을 보였다.보완대책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이 성적을 통하여 비로소 확인할 수 있었다.가정교과교육학 문항내용의 포괄성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가정과교육과정 문항내용은 제7차 교육과정 문서상에 표면적으로 제시된 내용에 한정되어 있어 구체적인 개선방안으로 교육과정의 철학적 이론적 배경, 다양한 교육과정 원리를 활용하는 문항내용 등과 같이 좀 더 이론적이고 원론적인 내용으로의 확대를 제안하였다. 가정과교수학습법 문항내용은 특정 교수학습모형에 관련된 지식을 묻는 내용으로 주로 출제되었다. 이에 구체적인 개선방안으로 특정 교수학습모형의 이론적 토대가 되고 전체적인 교수설계를 하기 위한 기본 바탕이 될 수 있는 교수학습이론에 관한 내용, 또한 현재가정과교육에 있어서 유용한 교수학습법이라고 입증되고 있는 실천적 추론 가정과 수업에 관한 내용으로의 확대를 제안하였다. 가정과교육평가 문항의 출제는 대다수의 문항이 수행평가에 관한 문항내용으로 출제되었다. 이에 구체적인 개선방안으로 문항의 변별도 여부의

이항대립(二項對立)으로부터의 탈주 -<오목어>에서의 매체 수행 방식 분석- (Escape from Binary Opposition -Analysis of Performative Method in -)

  • 서영주
    • 만화애니메이션 연구
    • /
    • 통권41호
    • /
    • pp.511-531
    • /
    • 2015
  • 애니메이션 영화를 탄생시킨 근원적 추동력은 움직이는 이미지에 대한 매혹이다. 그리고 애니메이션 이미지는 프레임과 프레임 사이에서 애니메이터와 장치들이 수행적 관계를 맺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때문에 이미지의 운동이 어떤 질료와 방식을 통해 구성되었는가를 살펴보는 것은 애니메이션 영화를 텍스트로 읽는 필수적 출발점이 될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고는 서사의 전개와는 독립적인 차원에서 이미지 자체가 주제의식을 보다 감각적으로 전달하고 있는 한국 애니메이션 영화 <오목어>의 재료와 기법, 그리고 매체가 수행된 방식을 분석한다. <오목어>는 물 밖 세상에 대한 열망을 품은 물고기의 여정을 누들스크린으로 구현한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영화이다. 애니메이터 김진만은 한국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식재료인 국수용 소면을 사용하여 누들스크린 애니메이션을 고안함으로써 <오목어>의 독창적이면서도 친근한 이미지를 만들어내었으며, 이를 통해 존재론적인 자아성찰과 세계에 대한 고찰을 불이사상(不二思想)에 기반하여 풀어내었다. 불이사상은 현상적으로 이분법적인 모습일지라도 우주의 진리는 분별이 없으며 본질적으로 하나의 괘로 작용한다는 이치로 서양의 이원론적 가치관과 달리 순환적이며 합일적인 동양철학에 기원하고 있다. 본 논문은 서양에서 유입된 애니메이션 매체를 한국 애니메이터가 어떻게 독자적으로 수용해내었고 이를 통해 구성된 이미지의 운동이 어떻게 불이사상이라는 주제의식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는지를 밝힌다. 이를 위해 2장에서는 누들스크린의 형태와 구조를 살펴본다. 여기서는 애니메이션 매체의 초창기 시절 알렉세이프와 파커에 의해 고안된 핀스크린과의 유사성과 상이성이 분석될 것이며, 누들스크린과 핀스크린 두 기법의 미학적 가치와 특수성이 고찰될 것이다. 다음 3장에서는 이항대립적으로 제시되었던 이미지가 누들스크린의 속성을 활용하여 어떻게 초반의 대립 개념을 전복시키고 보다 풍성한 함의로 확장되는지를 살펴볼 것이다. 마지막 4장에서는 애니메이션 제작과정을 개방함으로써 애니메이션 매체의 허구적 환영성을 반영적으로 폭로하고 스크린 밖으로 펼쳐짐으로써 우리의 현상적 삶의 세계에 대해 질문하도록 하는 <오목어>의 열린 액자 형식에 대하여 알아볼 것이다. 그리고 이 모든 장에 걸쳐 화두로서의 불이사상이 어떻게 다루어지고 있는지를 살펴볼 것이다. 이를 통해 애니메이션 영화 이미지가 단순히 서사에 봉사함이 아니라 보다 독립적이고 확장적인 차원에서 개념을 전달하고 지각을 활성화시키며 통합적 감각 경험을 이끌어낼 수 있는지를 확인하고자 한다.

<호질>과 <양반전>의 우언과 풍자 대한 보론(補論) (Review on the allegory & satire of the Hoji and Yangbanjeon)

  • 정학성
    • 동양고전연구
    • /
    • 제69호
    • /
    • pp.179-204
    • /
    • 2017
  • <호질>과 <양반전>은 유득공이 연암의 문예적 특징으로 논한바 외전이면서도 우언을 겸하는 그 글쓰기 방식을 잘 드러내는 한편, 연암 스스로 밝힌바 '이문위희(以文爲戱)'의 문필의식 또는 풍자와 해학의 정신이 빛을 발하는 작품이다. 기왕의 연구를 보완하기 위해 본고는 두 작품에서 외전과 결합된 그 우언의 서술 방식과 의미 구조, 주제를 재점검하고, 전복적 비판적 주제 사상을 표현해 내는 우언과 풍자의 여러 수법과 기교를 재조명해 보았다. 외전과 우언을 혼합하고 있는 연암의 글쓰기(서술) 방법 또는 창작 방법은 <호질>을 "열하일기" 문맥에 도입하는 서두에서부터 범의 이야기와 북곽의 이야기를 결합시켜 작품세계를 구축하는 방식에까지 거듭 활용되는 중층적이고 구조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다. 또한 이렇게 구축된 작품세계에서 작중인물들과 함께 작품의 주제는 당면한 사회 역사적 현실로부터 철학적 문제에 이르기까지 복합적으로 관여하는 다층적인 의미와 성격을 지니게 된다. <양반전> 또한 표면적으로는 외전의 형식을 표방하고 있으나 등장인물이나 작품 구조는 우의적 성격이 강한 우언으로서, 어떤 특정한 부류의 양반에 대한 전이 아니며 '양반' 계급 일반에 대한 전, 양반 계급 전체에 대한 이야기로서, 이를 통해 양반의 유래와 계급적 속성, 역사적 위치 등에 대한 작가의 견해 사상을 피력하는 우언이자 외전이므로 제목도 이런 일반적 전형성 내지는 보편적 상징성을 강조하는 <양반전>이라고 붙인 것이다. 작품에서 배경과 인물의 상징적 우의적 성격과 함께 황당한 허구적 사건 및 희화적이고 장황한 서술상의 과장은 작가의 비판적 사상을 드러내기 위한 우의적 풍자적 장치로서, <양반전>은 의인의 비유를 동원하지 않는 우언소설의 또 다른 한 전형을 보여준다. 작가가 작심하고 풍자하고 있는 것은 민중층의 사회 경제적 성장과 함께 양반층은 몰락 해체되어 가고 있는 역사적 모순 속에서, 계급적 정체성의 위기에 처하고 있으면서도 인습적인 외양과 풍습에 매달리며 신분적 특권을 유지하려는 양반층(계급)의 속물적 허위의식과 부조리한 행태이다. 작가는 양반 신분을 매매하는 문권을 통해 이를 희학적(戱謔的)으로 묘사 강조함으로써 그에 대한 양반층 자신의 윤리적 반성을 촉구하며, 변해 가는 사회 속에서 양반-사대부의 사회 역사적 기능과 본분이 무엇인가를 묻고 있는 것이다. "글로써 장난을 한다(이문위희(以文爲戱))"는 연암의 문필 의식은 우언, 아이러니(반어), 풍자, 역설, 패러디를 즐기는 그의 창작 태도 내지는 문예적 취향을 아우르고 있는데, <호질>과 함께 <양반전>은 이 같은 그의 문필의식이나 취향, 그리고 이 방면에 기발한 그의 재능과 기교를 대표하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동영상 광고에서 나타나는 '소격화' 효과에 관한 연구 - 광고 <017-I-Touch편 (손이 물갈퀴) >를 중심으로 -관어영시광고중소출현적‘맥생화’효과적연구(關於影視廣告中所出現的‘陌生化’效果的硏究) (A Study on 'Verfremdung' effects in visual advertisements with a special reference to the <017-I-Touch series, The Hand Transformed into a Web >, mobile network advertisement)

  • 김일용;안상수;김종덕
    • 디자인학연구
    • /
    • 제18권2호
    • /
    • pp.37-46
    • /
    • 2005
  • 오늘날 광고는 영상광고가 지배한다. 특히 동영상 광고는 광고의 여러 가지 형태 가운데 전달하려고 하는 정보를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매체로서, 멀티 미디어의의 효과로 생동감 있는 화면을 전달하며 대중들의 소비심리를 자극하고 촉진시킨다. 최근의 몇몇 동영상 광고에서도 '소격화' 효과가 두드러짐을 볼 수 있다. '소격화'는 브레히트의 서사극에서 중요한 표현으로 사용되었던 용어이다. 이것은 전통 희곡과는 다르게 관객들에게 감정이입이 아니라, 오히려 감정을 차단시키는 효과를 가져옴으로써 연극에 몰입되지 않고 관람자로서 자신의 위치를 깨닫게 되며 연극에 대한 비판의식을 가지게 된다. 그 효과들은 '낯설게 하기 '관객의 참여' '현실의 비판' '속도'의 표현을 통하여 나타나고 있다. <017-I-Touch편 (손이 물갈퀴) >는 이동 통신사인 신세기 통신의 아이터치 브랜드의 광고로서 '내 혈액형은 i' 라는 카피를 내세운다. 여기서 현실에서는 있을 수 없는 허구의 영상이 나타나는데 편의상 여섯 개의 장면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배경으로 등장하는 바다는 전체 장면을 유도하고 있지만 하나의 내용으로 일관성 있는 장면의 진행이 아이라 각각 독립된 장면으로서, 서로 낯설게 하는 '소격화'된 내용들이 뒤섞여 있음을 볼 수 있다. 소비자들은 이러한 순간적인 '소격화'의 효과와 함께 후기모더니즘 광고의 언어적 표현을 더 깨닫게 한다. 장면과 장면 '사이의 '차이'에 의한 '소격화'는 서로 거리를 두게 하고, 각 장면 사이의 생략으로 인한 광고는 '속도감' 있게 연출된다. 광고에서 관객은 처음에는 전체적으로 한 번에 이해되지 않는 파편처럼 보이는 내용들에 대해 당혹감을 느끼게 된다. 이러한 당혹감과 충격은 관객들의 뇌리에 오래 남아 광고 자체가 큰 주목을 끄는 효과를 가져오게 한다. 짧고 강렬한, 그러나 파편화된 장면으로 구성된 동영상 광고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는 관객은 곧 이러한 당혹감을 극복하고 각각 장면의 단절된 부분에 적극적으로 자신의 상상력을 개입시켜 이를 이해 가능한 내용으로 구성하려는 능동적인 시도를 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브랜드 이미지를 소비자에 각인시키려는 광고의 목적이 달성되는 것이다. 이는 연극에서 관객들의 이성을 환기시켜 객관적이고 비판적인 의식을 환기시키는 브레히트의 '소격화'의 효과가 소비자의 관심을 환기시켜 특정한 목적을 달성하려는 광고에 효율적으로 적용된 예 인 것이다.

  • PDF

산림 체험 프로그램이 청소년의 우울감, 불안감, 자아상에 미치는 영향 (The Forest Experience Program and Improvement of Depression, Anxiety, and Self-concept in Adolescents)

  • 장지순;김남영;이숙희;김봉석
    • 한국산림과학회지
    • /
    • 제104권1호
    • /
    • pp.127-132
    • /
    • 2015
  • 본 연구의 목표는 청소년의 사회성 증진을 위해 산림 체험 프로그램을 적용하여 프로그램이 청소년의 우울감, 불안감, 자아상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고자 하는 것이다. 서울북부교육지원청 관내 14세에서 19세 사이의 청소년 47명을 대상으로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개발한 산림 체험 프로그램을 적용하였다. 프로그램 전후로 연구 참가자의 우울감, 불안감과 자아상 발달 정도를 측정하기 위하여 Children's Depression Inventory(CDI), Revised Child Manifest Anxiety Scale(RCMAS), Offer Self Image Questionnaire-Revised(OSIQ)를 사용하였다. 프로그램 전후로 상태의 개선 정도를 확인하기 위해 paired-T test를 사용하였다. 연구 결과, CDI는 프로그램 전 $12.41{\pm}8.34$점에서 프로그램 후 $8.65{\pm}9.48$점으로 통계적으로 유의한 감소를 보였다. 허구척도가 8점 이상인 16명을 제외한 31명을 분석하였을 때 RCMAS 총점은 프로그램 전 $14.87{\pm}7.30$점에서 프로그램 후 $10.81{\pm}7.81$점으로 감소하였다. 전체 자아상 척도(total self-image scale, tsi)는 프로그램 시행 전 $398.40{\pm}41.86$점에서 $401.92{\pm}67.08$점으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관찰되지 않았으나 하위 척도인 자신감 척도(self-confidence, SC)는 $29.94{\pm}3.71$점에서 $38.11{\pm}6.45$점으로 통계적으로 의미 있게 상승하였다. 다른 하위 척도인 이상주의 척도(idealism, I)는 $21.03{\pm}3.80$점에서 $23.17{\pm}3.89$점으로 통계적으로 의미있게 상승하였다. 따라서 산림 체험 프로그램은 청소년의 우울감과 불안감을 감소시키고 청소년들이 당면한 상황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며 타인을 기꺼이 도울 수 있는 태도를 가지는데 영향을 준다.

윤심덕과 김우진 소재 영상물 비교 및 영화 <사의 찬미>(1991) 재론 (Comparison of the Video Dramas Based on Yoon Sim-duk, Kim Woo-jin and Reconsidering the Movie Praise of Death(1991))

  • 정우숙
    • 대중서사연구
    • /
    • 제26권4호
    • /
    • pp.43-76
    • /
    • 2020
  • 이 논문은, 윤심덕과 김우진 소재의 영상물 세 편을 비교한 후, 그 중 가장 소재 구현의 복합성이 살아 있는 영화 <사의 찬미>(1991)에 대해, 감독 및 연기자의 이전 작품과의 관계 중심으로 집중적으로 그 특성을 탐색한다. 영화 <윤심덕>(1969)은 삼각관계 및 본처와 혼외 여성 중심의 멜로 서사에 주력하고, 드라마 <사의 찬미>(2018)는 일제 강점기의 고통까지 관습적 이미지로 포장하면서 청춘남녀의 이상적 애정물을 추구한다. 이에 비해 1991년 영화 <사의 찬미>는 영상미에 치중하는 동시에, 두 인물이 선구적 예술인으로 겪은 고뇌를 좌절된 사랑의 서사와 겹쳐 놓는다. 이 과정에서 이 영화는 다른 두 편에 비해, 특히 여주인공 중심의 모순적 특성을 드러낸다. 그녀는 남성의 구원을 위한 수동성과 자기 삶의 추락마저 스스로 선택하는 능동성 사이에서 균열을 보인다. 이 특성을 살피기 위해 영화 <사의 찬미>에 영향을 미친 이전 작품들에 대해 고찰해본다. 김호선 감독과 연기자 장미희의 1970년대 영화들, 또한 그녀가 1980년대에 배창호 감독과 함께 한 영화에서 구축해온 인물상의 맥락이 그 고찰의 대상이다. 대중영화의 장 안에 부분적으로 고급문화를 지향하는 태도를 담아내며, 섹슈얼리티를 포함한 욕망의 문제와 정신적·지성적 문제를 중첩시키는 경향은, 이전 작업에서부터 영화 <사의 찬미>에 이어져 윤심덕 구현의 배경을 이룬다. 이 연구는 1991년 영화 <사의 찬미>를 두 가지 맥락에서 살피는 결과를 낳는다. 그 하나는 윤심덕과 김우진 소재 영상물의 맥락이고, 또 하나는 김호선 감독이나 연기자 장미희가 지속해온 작업의 맥락이다. 지금까지도 윤심덕과 김우진을 소재로 한 작품들은 계속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해당 소재 작품의 대표 사례인 이 영화를 입체적 맥락에서 살핌으로써, 윤심덕과 김우진 소재가 제공하는 허구화의 효과와 난점을 재확인할 수 있다.

7~8세기 중국 고승전의 정형화와 다양화 (A Study on the Standardization and Diversification of Chinese Biographies of the Eminent Monks in the 7th and 8th Century)

  • 정천구
    • 대순사상논총
    • /
    • 제48집
    • /
    • pp.305-335
    • /
    • 2024
  • 7~8세기에 중국 불교는 가장 융성했고 주요한 종파들이 등장해 각기 다른 길을 갔다. 이러한 사실은 잇따라 저술된 여러 고승전과 그 체재의 성격 변화를 통해서도 드러났다. 6세기 초, 혜교(慧皎)는 중국에 불교가 전래된 이후의 역사를 담은 『고승전(高僧傳)』을 편찬했다. 이때 십과(十科)라는 체재를 마련했는데, 645년에 도선(道宣)은 이 십과를 기본틀로 삼아 『속고승전(續高僧傳)』을 편찬했다. 그러나 십과의 일부를 수정하고 보완함으로써 십과를 역사서에 걸맞은 체재로서 정형화했다. 『속고승전』 이후에는 십과를 변형한 체재를 갖춘 고승전들이 편찬되었다. 법장(法藏)은 『화엄경전기』(690년?)를 저술하면서 십과로 구성했으나, 과목들의 명칭과 의미가 화엄철학을 강조하는 쪽으로 크게 변했다. 이어 혜상(惠詳)은 『홍찬법화전(弘贊法華傳)』(706년?)을 편찬하면서 『고승전』과 『속고승전』의 십과를 바탕으로 새롭게 변형한 팔과(八科)를 갖추었고, 승상(僧詳)은 『화엄경전기』의 십과에 두 과목을 새로 추가한 십이과(十二科) 체재의 『법화전기(法華傳記)』(750년?)를 편찬했다. 두 고승전의 체재는 철학보다 신앙에 방점을 찍었다. 선종에서도 8세기 초부터 고승전이 잇달아 편찬되었다. 『전법보기(傳法寶紀)』(713년?), 『능가사자기(楞伽師資記)』(713년?), 『역대법보기(歷代法寶記)』(774년), 『보림전(寶林傳)』(801년) 등이 그것이다. 그런데 네 고승전의 체재는 이전과 전혀 달랐다. 어떠한 과목도 설정하지 않고, 스승에서 제자로 이어지는 계보를 세워 서술했다. 이는 선종이 경전에 의거하지 않고 수행자가 스스로 깨닫는 것을 요체로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처음에는 중국의 조사들만 입전하다가 『보림전』에 이르러서는 붓다 및 가섭 이하 27명의 조사들을 계보에 포함해 역사화했다. 이 허구적인 계보는 선종이 번성하면서 종파적 우월성과 정통성을 확보할 필요에 따른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