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관계적, 물질적 전환이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아상블라주라는 개념은 현대 사회공간이론의 가장 친숙한 어휘가 되어가고 있다. 본 논문은 아상블라주 본연의 개념을 탐색하기 위해 먼저 개념의 전체적인 틀과 사유의 방식을 제공한 들뢰즈와 가타리의 작업에 주목한다. 유사개념과의 비교를 통해서는 푸코의 장치 개념을 아상블라주의 한 유형으로 봄으로써 아상블라주가 탈영역화뿐만 아니라 (재)영역화라는 두 가지 모두의 성향에 의해 구성됨을 확인하였으며, 관계의 외재성은 아상블라주 이론이 행위자연결망 이론(Actor-Network Theory)과 같은 다른 형태의 관계적 사고와 차이점을 보이는 부분임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아상블라주는 분석적 측면에서 형성과 과정에 주목함으로써 경험주의의 가치를 재조명할 수 있고, 정치적 측면에서 아상블라주의 다양체(multiplicity)와 중첩결정에 대한 용인이라는 특성으로 인해 다수의 정치적 프로젝트, 실천, 결과의 실질적 공존과 새로운 공간적 상상력에 개방적이라는 장점을 가진다.
국민공모를 통해 한국최초우주인으로 선정된 이소연은 2008년 4월 러시아 소유즈 우주선을 타고 국제우주정거장(ISS)를 방문해 18가지 과학실험을 마치고 무사히 귀환했다. 유인우주기술 습득과 과학대중화라는 두 가지 목표를 갖고 있었던 한국최초우주인배출사업은 국민의 뜨거운 관심에도 불구하고, 사업기간 동안 줄곧 정당성에 대한 비판에 시달렸다. 대중은 남의 나라 우주선을 비용을 지불하고 타기 때문에 이소연을 '우주인'이 아니라 '우주관광객'이라고 비판했고, 정부는 이소연이 ISS에서 18가지 실험을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에 반박했다. 정말 우주실험이 이소연을 우주인으로 만들었는가? 본 논문에서는 행위자연결망이론(ANT)에 기초한 '네트워크 분석'을 통해 한국최초우주인배출사업의 수행과정에서 나타난 '실험'의 레토릭을 분석하곡 대중의 과학이해(PUS) 관점에서 이러한 전략이 왜 실패로 끝났는지 분석한다.
STS는 황우석 사건의 이해에서 어떤 기여를 할 수 있을까? STS의 분석도구를 이용하면 황우석 사건을 다룬 전통적 사회과학에 입각한 분석들이 드러내지 못한 새로운 함의를 도출할 수 있을까? 이 글은 이런 문제의식에 기초하여 STS의 대표적 분석도구라 할 수 있는 행위자연결망이론의 일부 관점과 개념을 이용하여 황우석 사건을 분석하고 있다. 황우석 사건이 정상적 과학 활동과 거리가 먼 일탈적 현상이 아니라는 점을 성공한 대표적 과학자인 파스퇴르와의 유사성을 통해 말하고자 했고, 파스퇴르의 성공의 길과 황우석의 실패의 길을 비교분석하는 개념으로 이동, 번역, 치환을 동원했으며, 그 둘의 갈림길에는 "실험실 정치력"의 차이가 놓여 있음을 밝혔다. 파스퇴르는 실험실을 지렛대로 삼아 "이중적 이동"에 성공함으로써 자신의 세계를 구축할 수 있었던 반면, 황우석은 실험실을 상징적 존재로만 활용했을 뿐 "진정한" 정치력의 원천으로 만들지 못함으로써 이동의 원동력을 상실하고 "과학 정치꾼"으로 전락하고 말았던 것이다.
한국의 정보화는 짧은 시간 동안에 커다란 변화를 경험했다. 정보화 정책의 형성과 집행과정에 수많은 인물과 조직이 참여하여 정책의 전개에 영향을 주면서 정보화 정책이 역동적으로 변화하였다. 그러면 국가사회담론으로서 자리 매김한 정보화정책의 확장적 변화와 특성에 영향을 미친 인물이 누구이며, 인적 연결망에 따라 어떠한 변화와 특징을 드러냈는가? 이러한 문제에 대한 해제탐색을 위해 시도된 이 연구의 분석결과, 한국 정보화의 정책전개 및 확장과정에서 정책 관료의 역할이 지배적이었다. 여기에 산업계 및 학계 인사들이 참여하였다. 반면 정치인의 역할은 미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인맥은 학 지 혈연 등에 의해 형성되었지만 정보화정책은 기존의 연(緣)에 의해서라기보다는 정보통신기술을 매개로 한 정책공간에서 형성되었다. 정보통신인맥구성이 이질혼합적임에도 정책줄기가 공고하게 유지될 수 있었던 것은 정보화 중요성, 시급성의 공감대 바탕에서 정보통신기술, 지식과 전문성에 바탕을 둔 연대 또는 유대감이 강하게 작용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으로 판단된다.
오늘날 사회학이 '위기에 놓여 있다고 지적하고 진단하는 문헌은 이미 적지 않게 볼 수 있다. 특히 사회주의권의 붕괴와 탈냉전 이후 이른바 '대안적 사회'에 대한 전망의 상실, 그리고 지구화의 급속한 진전으로 사회학의 전통적 분석단위였던 국가사회의 경계가 희미해지는 현상 등은 사회학의 학문적/실천적 가치에 대한 깊은 회의를 남게 하였다. 이 글은 과학기술학(Science and Technology Studies: 약칭 STS)의 최근흐름이 사회학의 이러한 위기를 타개하고 사회학을 전혀 새로운 기초 위에서 혁신할 수 있는 잠재력에 대해 소개하고 논의해 보려는 것이다. 이제까지 사회학자들은 STS가 사회학의 '주류' 쟁점들에 대해 기여할 수 있는 것으로 거의 고려하지 못했으나, 점점 더 많은 STS 연구자 혹은 사회학자들이 그런 가능성에 대하여 주목을 하고 있다. 이는 최근의 STS가 더 이상 단지 과학이나 기술에 대한 구체적 발견 사항들을 전달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social), '사회'(society) 및 '행위능력 '(agency)과 같은 사회학의 핵심 개념들을 재구성하는 노력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이러한 관점에서 이 글은 STS의 최근 흐름이 사회학에 대해 지니는 잠재적 기여를 소개하고 논의하며 평가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특히 STS가 사회학의 혁신에 기여할 수 있는 가능성을 명시적으로 검토하여 제시하는 데 힘을 쓸고 있는 것은 '행위자-연결망 이론'(Actor-Network Theory: 약칭 ANT)이다. ANT의 주요 특징 중 하나는 전통적 사회학과는 달리 사물(비인간)에게도 '행위능력'을 부여하는 것이다. ANT에서는 사회학이 인간간의 관계만을 다루는 협소한 틀을 넘어 인간-비인간의 이질적 관계까지 폭넓게 다룸으로써, 그 스스로를 제한하고 있는 속박에서 벗어나 진정으로 생동감 넘치며 대안적 세계를 제시할 수 있는 학문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다양한 흐름을 지니고 있는 STS 전반에 대해서가 아니라 이 ANT의 접근이 지닌 특징과 사회학에 대한 그것의 잠재적 기여에 대해서 중점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ANT는 새로운 형태의 대안적 세계들을 사회학에 제공함으로써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줄 뿐 아니라, 사회학이 인간간 관계는 물론 인간-비인간 관계의 민주적 재정립에 기여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다고 필자는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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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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