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요약/키워드: 플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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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러티브 공간과 극적몰입의 상관관계연구 - <시카리오>를 중심으로 - (Correlation between Narrative Space and Dramatic Immersion - Concentrating on -)

  • 문정미
    • 한국엔터테인먼트산업학회논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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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3권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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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10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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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
  • 영화 공간은 영화의 내적, 외적 의미들을 모두 의도할 수 있는 핵심적인 표현요소일 뿐 아니라 내러티브적인 측면에서도 극적 맥락을 주도하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영화 공간은 도발적 사건이 일어나고 캐릭터 행동을 유발하는 가시적 환경을 구축할 뿐 아니라 캐릭터 심리나 서사의 정서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으며, 표면 배후의 상징적 의미 및 암시적 기능을 통해 긴장을 유발하기도 한다. 따라서 본고는 이러한 내러티브 공간의 극적 기능을 중심으로 영화<시카리오>를 분석한다. 이 영화는 멕시코 마약 카르텔을 소재로 범죄스릴러 장르의 외피를 두르고 있지만, 결코 장르 관습을 따르지 않으며 깊은 철학적 고뇌를 통해 사유를 제시하는 통찰을 보여준다. 이 영화의 내러티브 공간은 도발적 사건 이상으로 극적 긴장을 불러일으키는 감정적 기능을 담당하며, 정교하게 계획되고 통제된 미장센은 궁극의 서스펜스를 구성하여 관객을 흡인한다. 결국 이 영화의 몰입감과 극적 여운은 플롯차원보다는 장면의 힘으로 이루어진 성취라 할 수 있다. 이처럼 본 연구는 <시카리오>의 공간과 시각화 구성을 분석하여 내러티브 공간과 극적 몰입의 상관관계를 설명하였다. 이를 통해 연구의 범위가 한정적이었던 극적몰입의 연구 패턴을 보다 확장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민속극에서 웃음의 의미 연구 - 영남지역 민속극을 중심으로 (The Study on the meaning of laughter in Korean Mask Play)

  • 심상교
    • 공연문화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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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4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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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29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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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
  • 본고에서는 통영오광대와 동래야류의 문둥과장, 양반과장, 영노과장, 할미·영감과장에서 웃음이 나타나는 부분을 찾아보고 그 부분의 의미가 무엇인지 고찰하였다. 민속극에서의 웃음은 인간의 부정과 어리석음에 대해 보다 관대한 태도를 갖게 했다. 비판적인 내용을 부드럽게 했고 감춰야만 하는 것으로 생각했던 것을 자연스럽게 드러냈다. 짤막하고 소란한 플롯을 통해 대립하는 세력, 문둥이의 내적 갈등, 양반과 말뚝이, 영감과 할미, 영노와 양반 사이를 사실적이고 현실감 있도록 보여줬다. 리얼리즘 구조를 만들어 내는 세계관은 전형적으로 회의적이고 아이러닉한 것이고 웃음과 관련되는 희극적 구조를 만들어 내는 세계관은 통합과 하모니에 근거하여 새로운 질서의 궁극적 출현을 지향한다. 민속극은 후자에서 전자로 나아가는 단계의 작품으로 생각된다. 그래서 민속극에서의 웃음은 한국예술사상이 리얼리즘적인 세계관을 갖는데 중요한 매개물로 작용한 것으로 판단된다. 웃음을 유발하는 여러 가지 표현방법들이 부정을 드러내고 당대 가치관의 허상을 알게 하고 구속과 금기 억압을 자연스럽게 폭로하는데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속극에 통속적이고 거친 언사가 들어 있어도 시대를 인식하는 매개가 있고 실천을 유도하는 연희 예술의 특성을 온전히 가지고 있다. 이런 해석이 가능한 이유는 웃음이 작품을 구설하는 장치였기 때문이다. 웃음 안에는 여러 요소를 융합하여 인식을 전환시키는 통로가 있는 것이다. 새로운 인식으로 가는 통로 끝에 리얼리즘이 있었던 것이다.

델파이기법을 이용한 안무저작권의 보호범위 (Scope of Protection of Choreography Copyright utilizing the Delphi Techniques)

  • 홍미성
    • 한국체육학회지인문사회과학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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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55권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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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625-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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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
  • 이 연구는 안무저작물의 보호범위에 대한 통합된 기준을 정립하고 안무저작권 보호의 발전방안을 제시하는데 목적이 있다. 무용전문가와 저작권전문가 20명을 대상으로 전문가 인터뷰, 델파이 방법과 AHP 분석을 통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순수무용저작물과 대중무용저작물이 '동일한 기준(50%), 다른 기준(45%)에서 보호받아야 한다'로 나타났다. 둘째, 안무저작물의 성립요건으로 어떤 매체에 고정되어야 한다(55%), 고정되지 않더라도 표현되면 된다(40%)로 나타났다. 또한 안무저작물의 성립요건 중 창작성의 인정요건으로 독자적으로 창작될 것+창조적 개성이 반영될 것(65%)으로 나타났다. 저작권법에 무용저작물이 독립저작물로 규정되어야 한다(70%). 규정될 필요가 없다(25%)순으로 나타났다. 보호범위의 중요도는 동작패턴(85%), 창작성과 구체성이 있는 플롯(75%), 동작이나 스텝의 결합(70%), 특정 공간과 결합한 동작패턴(45%)순으로 나타났다. 셋째, 무용저작권 발전방안의 대분류에서의 우선순위는 '저작권관련 교육', '무용저작권 위탁관리단체 활성화', '저작권 등록', '사회적 관심 유도'순으로 나타났다. 넷째, 발전 방안 전체 우선순위는 '무용저작권 위탁관리단체에 적극적인 참여', '무용인의 저작권에 대한 인식 제고, '저작물 등록 유도', '저작권 교육 강화'순으로 나타났다.

반복적인 리듬 특성을 지닌 영화음악의 고찰 - 필립 글래스(Philip Glass)의 영화음악에 관한 미학적, 기능적 의미를 중심으로 - (Reconsideration of Film Music with Repetitive Rhythm Characteristics - Focusing on the Aesthetic and Functional Meaning of Philip Glass's Film Music -)

  • 이상윤
    • 한국엔터테인먼트산업학회논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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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3권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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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183-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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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
  • 본 연구는 필립 글래스의 미니멀 음악이 쓰인 198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의 주요 영화들 다섯 편을 대상으로 하여, 미니멀 음악의 미학적이고 영화음악으로서의 기능적인 의미에 대하여 연구하였다. 미니멀 음악은 반복적인 리듬 특성을 지니고 있으며, 미학적으로 단조로운 것이나 특정한 목적을 지양하는 것으로 이해되며, 또는 정체성의 표현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 한편으로 반복적인 리듬에 의한 무한한 지속성 의미이거나, 때로는 미묘한 변화를 수반한 반복일 수도 있다. 영화음악의 기능에 대해서는 여러 이론가들의 공통된 영화음악의 기능으로 분석하였다. 총 다섯 편에 쓰인 음악의 분석의 결과로서 필립 글래스의 미니멀 음악에 나타난 미학적 의미는 영화 스토리의 특성과 가장 관련이 깊었으며, 영화음악의 기능적 의미는 영화의 구조, 형식, 장르 등에 의하여 결정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므로 영화의 주제와 스토리의 내용이 반복적인 리듬 특성을 지닌 영화음악의 미학적 해석에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그리고 영화의 구조, 형식, 장르와 같은 플롯의 요소들은 영화 음악의 기능적 해석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한다. 영화음악의 미학적 가치는 영화의 스토리와 밀접하게 관계를 맺고, 영화음악의 기능적 의미는 영화의 형식적 요소들에 의하여 결정된 것으로 해석된다.

Pd/Ti-SPK과 Pd/Zr-SPK 촉매상에서 수소 생산을 위한 메탄의 부분산화반응과 촉매의 특성화 (Partial Oxidation of Methane to $H_2$ Over Pd/Ti-SPK and Pd/Zr-SPK Catalysts and Characterization)

  • 서호준;강웅일
    • 공업화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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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1권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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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648-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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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
  • 고정층 상압 흐름 반응기에서 메탄의 부분산화반응를 수행하여 메탄으로부터 수소제조 위한 촉매의 활성도를 평가하였고, BET, XPS, XRD를 사용하여 촉매의 특성을 분석하였다. Pd(5)/Ti-SPK과 Pd(5)/Zr-SPK 촉매의 BET 표면적, Horvath-Kawaze의 기공부피와 기공폭, t-플롯 미세기공 면적과 부피는 각각 $284m^2/g$, $0.233cm^3/g$, 3.9 nm, $30m^2/g$ $0.015cm^3/g$$396m^2/g$, $0.324cm^3/g$, 3.7 nm, $119m^2/g$, $0.055cm^3/g$이었다. 촉매는 히스테리시스가 잘 발달된 IV형 임을 $N_2$-흡착등온선으로부터 확인할 수 있었다. XPS분석으로부터 SPK에 Ti와 Zr이 부분 치환된 Ti-SPK과 Zr-SPK의 Si 2p과 O 1s 피크는 SPK의 Si 2p와 O 1s 피크 보다 낮은 결합에너지 쪽으로 화학 이동함을 알 수 있었고, 촉매표면의 Pd의 산화상태는 $Pd^0$$Pd^{+2}$이었다. XRD의 결정 피크는 반응 전에 무정형인 촉매가 반응 후에는 결정상으로 변함을 보여주었다. Pd(5)/Ti-SPK과 Pd(5)/Zr-SPK 촉매의 메탄의 전화율과 수소의 선택도는 973 K, $CH_4/O_2$ = 2, GHSV = $8.4{\times}10^4mL/g_{cat}{\cdot}h$. 반응조건에서 각각 77, 84%와 78, 72%이었고, 반응 시작 후 3일까지도 촉매의 활성이 거의 일정하게 유지되었다. Pd(5)/Ti-SPK과 Pd(5)/Zr-SPK 촉매는 메탄의 부분산화반응에서 활성도와 열 안정성 및 물리화학적 성질이 우수하였다.

애니메이션 <플랫 라이프>의 모자이크 이미지 분석 (Analysis of Mosaic Image of Animation )

  • 이지현
    • 만화애니메이션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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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권4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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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465-4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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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
  • 본고는 카툰의 외양적 모습을 충실하게 따르는 애니메이션 <플랫 라이프>를 분석하고, 그 외양의 뒤편에 숨겨진 주제와 서사의 방식에 대한 세밀한 분석을 목표로 삼은 연구논문이다. 이 과정에서 모자이크 영상의 내용 전달 방식을 이용해서 <플랫 라이프>가 말하고 있는 주제를 분석한다. 카툰의 서사는 일반적으로 양태적인 부분에서 그 차이점을 논하는 것이 대다수이지만, 이 작품은 나아가 일반 내러티브 영화의 선형적 서사에 도달하는 것이 특징이다. 미자넷 머레이가 설명하듯, 모자이크적 사고방식(mosaic approach)을 통해 모자이크적 접근방식으로 주제에 다가가는 영상 이미지를 '모자이크 영상'이라 칭한다면, 그들 중 영화(film)의 포맷으로 소개되는 작품을 '모자이크 영화'라고 한정시킬 수 있다. 우선 <플랫 라이프>는 개념적으로 '모자이크 영상'의 특성을 이용하면서, 나아가 '모자이크 영화'의 서사 특징을 활용하는 작품이다. 작품을 분기별로 분석하면, 전반부가 개방된 모자이크 영상 플랫폼의 성향을 한껏 드러내고, 후반부는 영화서사의 선형적 내러티브 방식을 도입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본고는 '멀티 플롯 필름'의 서사 방식을 모자이크 내러티브(mosaic narrative) 영화와, 네트워크 내러티브(network narrative) 영화, 그리고 멀티 드래프트 필름(multi-draft film)의 세 가지로 구분하고, 병렬되거나 병치되는 이야기가 함께 엮이는 '네트워크 내러티브 필름'의 서사가 <플랫 라이프>의 결말부를 이끌고 있다고 분석한다. 다시 말해, 초반부가 '앙상블 필름의 확장판'으로서 '모자이크 내러티브' 를 따른다면, 후반부는 충실하게 '네트워크 내러티브'를 따르는 것이다. 주제를 말하는 방식에서도 이 애니메이션 영화는 모자이크 영상의 말하기 방식을 활용한다. 그러므로 카툰의 양태적 성향을 따라서 개방적인 방식으로 '유머' 나 '풍자'의 의미를 도출해낸다고 말할 수 있다. 전반부의 모자이크 내러티브 방식에서 다소 모호한 일상성이 드러난다면, 후반부에서는 선형 서사를 통해 '현대 사회에서 인간 이기심의 실체'라는 다소 심도 있는 주제로 나아간다. 이렇듯 풍자화의 외향을 지닌 <플랫라이프>는 실제로 의미를 '해석'할 수 있는 어른들을 대상으로 한 광범위한 사회비판적인 목표를 바라보는 애니메이션이다.

캐릭터의 자아방어기제를 은유하는 '안티돔' 공간의 성격화 전략 - <에반게리온>의 TV 시리즈와 극장판 를 중심으로 - (The Strategy of Characterizing Space that uses Anti-House as a Metaphor for Character's Self-Defense Mechanism - Focusing on the TV Series and the Theater version of -)

  • 양세혁;류범열
    • 만화애니메이션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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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권4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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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75-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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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
  • 애니메이션 작품에서는, 캐릭터의 내적갈등을 효과적으로 전개하고 주제를 강화하기 위한 주요한 전략의 하나로서 공간을 성격화한다. 내적갈등의 과정은, 캐릭터가 결핍에 의해 형성된 두려움으로부터 자아를 보호하기 위하여 무의식적 차원에서 방어기제를 사용하며, 그 자기기만적 속성 때문에 현실이 왜곡되며 갈등이 강화되는 것으로 구체화된다. 본 논문은 애니메이션에 나타나는 공간의 구분에 있어서 갈등이 심화되는 공간인 '안티돔'의 개념에 주목하고, 작품 분석을 통해 내적갈등의 양상과 공간의 특성을 '은유 구조의 틀'로 해석하여, 캐릭터의 내적갈등을 증폭시키는 방어기제의 작용이 '안티돔'으로 성격화되는 그 근원적 관계성을 밝히고자 했다. 분석은 <신세기 에반게리온>의 TV 시리즈와 극장판 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이는 극중의 캐릭터들이 모두 심각한 가정사적 결핍과 A.T.필드로 상징되는 배타적 경계의 심리적 속성을 공유하고 있다는 점과, 무엇보다도 핵심 캐릭터인 '이카리 신지'를 통해 내적갈등에 대한 강박적 방어기제의 사용, 그 결과로 나타난 자아의 붕괴와 성찰의 과정을 전체 플롯의 핵심 맥락으로 묘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분석을 통해서, 캐릭터의 방어기제와 '안티돔(안티고로드로 확장된)' 공간과의 유사적 관계를 추론하였으며, (1) X축의 '수평공간'과 (2) Y축의 '수직공간', (3) 모든 공간이 '탈출구가 존재하지 않는' 구조로 이루어졌다는 의미에서 Z축의 '모순의 심도 공간'으로 구축되어 있다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었다. 본 논문은, 방어기제와 안티돔의 은유 관계 분석에 있어서 첫 출발의 의미로, <에반게리온>이 가장 적합한 분석 작품이라는 판단에 의해 시작되었다. 그러나 일본 애니메이션 특유의 현학적 구성과 확장적 해석의 가능성 때문에 오히려 명료한 검증이 어려웠다는 점이 연구의 한계로 작용했다. 후속 연구를 통해 보완되기를 바라며, 본 논문이 애니메이션 텍스트의 해석에 있어서 공간의 중요성을 제고하고, 창작을 위한 데이터베이스로 기능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오! 수정>의 아이러니 미학 - 반복과 차이의 구조를 중심으로 (The aesthetics of irony in repetition and the difference of Oh! Soojung)

  • 서명수
    • 기호학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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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5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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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12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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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
  • <오! 수정>은 내용의 관점에서 보면 남성중심주의의 이데올로기를 확대 재생산하는 영화이다. 남성중심주의는 의미의 초점이 전제내용, 즉 /재훈은 부자이고 수정은 순종적이며 처녀이다/에 맞추어질 때 발생한다. 언어의 다성주의적 관점에서 보면, 전제 내용은 집단의 목소리이다. 때문에 집단적 가치를 대변하고 강요하는 모든 문화는 이 전제내용에 의미의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그러나 내용의 측면이 아니라 디에제스를 제시하는 방식의 관점에서 <오! 수정>을 보면, 이 영화는 오히려 남성중심주의를 조롱하고 비판하고 전복시키고 있다. 이 말은 이 영화가 바로 이 전제내용을 아이러니화 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전제내용의 아이러니화는 언술 자체가 무효화될 때 발생하는데, 마찬가지로 <오! 수정>의 아이러니화도 디에제스 자체, 즉 /재훈과 수정이 연인관계가 되었다/가 무효화될 때 발생한다. 아이러니는 언술에 아무런 의미론적 표시가 없기 때문에 순수 화용론적 방법으로 해석된다. 따라서 <오! 수정>의 아이러니도 내부의 목소리에 의해서가 아니라 외부의 목소리에 의해서 해석된다. 외부의 목소리란 디에제스가 구축되는 방식, 즉 초점화와 시각화와 청각화의 문제들이거나, 디에제스가 제시되는 방식, 즉 순서와 반복 또는 플롯의 문제들을 말한다. <오! 수정>은 재훈의 기억과 수정의 기억이 순차적으로 재생되는 반복의 구조를 갖고 있는데, 이 반복은 동일한 반복이 아니라 차이를 동반한 반복이다. 차이는 관객으로 하여금 영화의 디에제스에 대하여 나름대로의 지식 체계를 구축하게 한다. 하지만 곧 재훈과 수정 사이에 누구의 기억이 옳은지 판단할 수 없는 혼란에 빠지게 하고, 결과적으로 자신의 지식을 의심하게 한다. 반복은 동일자를 부정하는 무한반복에 의하여 디에제스 자체를 무효화시키고 관객의 지식도 무효화시킨다. <오! 수정>은, 디에제스를 통해 구축된 관객의 지식이 반복과 차이의 구조에 의한 무효화되면서, 의미의 아이러니화가 일어나는 영화이다.

자살유족 기록작업의 방법과 의미 (The Method and Meaning of the Archiving Project of Suicide Survivors)

  • 이영남
    • 기록학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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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5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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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207-2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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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
  • 서울시자살예방센터(자살유족지원팀)와 자살유족 기록작업을 같이 했다. 자살유족지원팀은 자살유족의 심리지원을 위한 자조모임을 운영하고 있었다. 자조모임은 자살유족들이 모여 앉아 대화를 나누며 고통을 나누는 자리이다. 자조모임이 어느 정도 진행되자 모임에서 리더역할을 수행하는 성원들이 생겼다. 이들이 모여서 글을 쓰는 에세이 모임을 구성했다. 아들을 먼저 보낸 아버지(2명), 딸을 먼저 보낸 엄마(2명), 아들을 먼저 보낸 엄마(1명), 남편을 먼저 보낸 아내(1명). 이렇게 6명의 사람들이었다. 에세이 모임은 사직공원 앞에 자리를 잡은 한 공간에서 매주 만났다. 한쪽 벽면 전체를 차지하는 창문으로는 저녁이 들어오고 있었다. 낮에 있었던 일들은 지는 해를 따라 갔다. 10명(에세이 모임 6명, 자살유족지원팀 3명, 임상역사가 1명)이 탁자를 가운데 두고는 빙 둘러 앉았다. "자, 이제 무엇을 해야 할까?" 자살유족 기록작업은 2013~2014년에 있었다. 교육적으로 중요하고 특수한 환자의 임상사례를 학회, 잡지에 보고하는 것을 의학에서는 증례(證例. case report)라고 한다. 자살유족들과 같이 했던 기록작업을 증례로 소개하는 형식을 취해 정리했다. 증례 형식을 취한 것은 기록을 말하기 위해서는 인간을 말해야 하고, 인간을 말하기 위해서는 기록에 대해 말해야 하는 '인간과 기록의 상관성'이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자살유족 기록작업에 대한 글이 이런 상관성에 대한 논의를 하는 데에 단초가 될 수 있다고 본다. 몇 년의 시간이 지났다. 당시 상황을 기록하는 데 필요한 객관적 거리가 확보되었을까? 그건 자신할 수 없지만, 작업의 과정과 방법을 서술하면서 '일상의 기록생산'에 대해 말해본다. 나아가 기록과 기록의 의미(인간)에 관한 몇 가지 단상을 말해본다. 1장에서는 기록의 출처를 다루었다. 그것은 기록하는 사람은 누구인가, 또는 누가 기록하는가 하는 것이다. 기록이 무엇인가 보다는 기록하는 사람은 누구인가 하는 물음이 앞서야 할 것 같다. 2장은 기록하는 형식에 관한 논의로 무엇을 위해 기록하는가, 무엇을 기록화 대상으로 삼는가, 어떤 기록형식이 필요한가 하는 것을 다뤘다. 3장과 4장은 일종의 기록방법론일 수 있는데, 3장에서는 쓰기, 4장에서는 대화를 다뤘다. 5장에서는 기록을 수용하는 의례를 다뤘다. 3개월이든 1년이든 자신이 기록했던 시간을 어떻게 수용하며 그 의미는 무엇일까 하는 것이다. 6장에서는 논의의 지평을 넓혀 일상의 기록생산, 일상적 아카이브를 다뤘다.

박열·가네코 후미코 사건과 퍼포먼스 (Park Yeol·Kaneko Humiko Case and Performance)

  • 백현미
    • 대중서사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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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5권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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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117-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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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
  • 박열·가네코 후미코 사건이란 일본에서 1923년부터 1926년까지 약 3년 동안 식민지 조선인 박열과 제국 일본의 '무적자' 가네코 후미코가 대역 사건 피고인으로 받은 재판과 '괴사진' 사건 등 그 전후에 발생한 일련의 사건들을 말한다. 박열과 가네코 후미코 관련 사건은 종종 보도가 금지되었지만, 식민지조선에서 그들에 대한 기사는 간헐적이지만 끊임없이 드라마틱하게 이어졌다. 본고는 식민지조선에서 발행된 신문에서 이 사건이 기사화된 방식을 퍼포먼스의 관점에서 살펴 사건이 전달·수용된 양상과 의미를 밝혔다. 퍼포먼스의 주인공답게, 박열과 가네코 후미코는 1923년 구속된 이후 형무소 독방에 갇혀 있었음에도 형무소 바깥 세상을 향해 '행동하는 자'였다. 그들의 '행동'은 기민하고 파격적이었다. 1926년 박열은 세 가지 요구 조건을 걸고 재판 방식을 조율했고, 그래서 박열과 가네코 후미코는 조선예복을 입고 일본 재판정에 등장해 조선말로 자신들의 이름을 알렸다. 대역 사건은 일제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지만, 재판 자체를 하나의 사건으로 만든 것은 그들이었다. 또한 박열과 가네코 후미코는 1925년 5월 예심 조사실에서 앞뒤로 밀착해 앉은 자세로 괴사진을 찍었고, 1926년 7월 이 사진이 괴문서와 함께 신문에 실리면서 사법부와 내각을 뒤흔들었다. 그들은 불온한 사진을 남겨, 자신들을 가두고 재판한 일본 사회에 문제를 일으켰던 것이다. 식민지조선의 신문이라는 '무대'의 특성에 따라 이들의 행동은 특별하게 전달되고 수용되었다. 우선 보도 금지 때문에 관련 보도가 간헐적으로 그러나 지속적으로 이어지면서, 사건이 플롯화된 채 알려져 긴장감이 증가했고, 조선인 또는 무산계층이 연루된 사건이 '만들어지고' 있음을 느끼게 했다. 둘째, 재판 전후의 진행 과정을 공연 관람기처럼 기사화하며 재판극을 경험하도록 했다. 박열과 가네코 후미코의 의상과 움직임, 그들이 사용한 언어를 밝히고, 그들과 재판관이 주고받는 문답을 대본처럼 기술하였다. 셋째, 재판부 판사의 '담화'를 되받아 쓴 '사설'과 괴사진의 이야기성을 확대 재생산하는 기사를 통해, 박열·가네코 후미코 사건이 일본 사회에 일으킨 논란과 분란을 문제적으로 드러냈다. 박열·가네코 후미코 사건은 다이쇼 데모크라시 시대의 조화가 깨진 사태를 보여주는 사회적 드라마였다. 본 연구는 이 사회적 드라마에서 박열과 가네코 후미코가 한 역할과 이 사회적 드라마가 식민지조선에서 갖는 의미를 밝혔다. 박열과 가네코 후미코는 행위자로서 이 드라마를 직간접적으로 기획·추진했으며, 일제에 대한 피압박 민족의 당당한 저항을 드라마틱하게 수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