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요약/키워드: 표상권

검색결과 31건 처리시간 0.026초

세월호 참사 보도에 나타난 언론의 가상성 (The Virtuality Shown in the Media Coverage of the Sewol Ferry Disaster)

  • 이성욱
    • 한국콘텐츠학회논문지
    • /
    • 제16권10호
    • /
    • pp.766-779
    • /
    • 2016
  • 본 연구는 세월호 참사 보도에 드러난 '가상성'을 중심으로 매개된 현실과 실제 현실의 간극을 조명하고자 기획되었다. 방송기자연합회 저널리즘 특별위원회는 한국 언론의 세월호 보도 양상을 가리켜 저널리즘의 침몰이라고 명명할 만큼 세월호 보도는 현실 반영에 커다란 문제점을 드러냈다. 언론 보도의 가상성이 문제가 되는 것은 실제 현실보다 보도된 현실, 즉 매개 표상들을 더욱 많이 접촉하고 경험할 때, 수용자는 '실제 현실'에 근거하여 행동하기보다는 '매개된 현실'로부터 받아들인 것을 실제 상황이라 여기고 이에 근거해 반응한다는데 있다. 많은 연구에서 매체의 수용자들은 매개현실을 실제 외부세계로 받아들이는 것으로 관찰된다. 본 연구는 선행연구와 사상사에서 다루어진 '가상' 개념에 대한 중요 담론을 검토하여 매개현실의 문제와 한계를 설명하고자 하였다. 매개현실의 가상성은 여론에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권력의 사회화, 사회 통제, 사회주도권 개념들과도 쉽게 연결 지을 수 있었다.

사해행위에 의해 마쳐진 가등기를 이전하는 부기등기와 수익자의 지위 및 위법한 경정등기의 효력 -대법원 2015. 5. 21. 선고 2012다952 판결- (Beneficiary Status according to Registration by Fraudulent Act and Effects of Illegally Revision Registration)

  • 김건호
    • 한국콘텐츠학회논문지
    • /
    • 제15권9호
    • /
    • pp.126-133
    • /
    • 2015
  • 종래의 판례에 의하면 사해행위인 매매예약을 원인으로 가등기를 마친 수익자가 그 정을 모르는 제3자에게 가등기에 의한 권리를 양도한 후 가등기 이전의 부기등기를 마치게 해 주고, 그 제3자가 그 가등기에 기한 본등기를 마친 경우에 있어서 수익자는 가등기말소등기 청구소송의 상대방이 될 수 없다고 보았다. 그 결과 수익자의 원상회복의무의 면탈 행위를 용이하게 해 줄 수 우려가 항존하고 있었다. 이에 대해 대상판결이 종래의 견해를 변경하여 수익자에게 피고적격을 인정함으로써 수익자를 상대로 사해행위인 매매예약의 취소를 청구할 수 있다고 판시한 것은 매우 바람직한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대상판결이 등기 명의인의 동일성이 인정되지 않는 위법한 경정등기가 마쳐졌다 하더라도, 그것이 일단 마쳐져서 경정 후의 명의자의 권리관계를 표상하는 결과에 이르렀고 그 등기가 실체관계에도 부합하는 것이라면 그 등기는 유효하다는 입장에서 경전 전 등기명의인의 권리관계가 소급적으로 소멸하지 않는 것으로 보아 이 사건 매매예약에 관한 사해행위 취소권자인 원고에 대하여 여전히 수익자의 지위에 있어 이들에게 사해행위 취소소송의 피고 적격이 있다고 판시한 것 역시 의미가 있는 것이라 생각된다.

이효석 단편소설 「돈(豚)」에 나타나는 동물상징 (The Animal symbol in Lee Hyo-seok's short story )

  • 정문권
    • 한국콘텐츠학회논문지
    • /
    • 제18권6호
    • /
    • pp.545-553
    • /
    • 2018
  • 이 연구는 이효석 단편소설 "돈(豚)"에 나타나는 동물상징을 분석하고, 이를 통해 발현되는 작가의식을 밝히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효석은 문학적 전환을 꾀하였다고 평가받는 1933년 이후부터 두드러지게 동물상징을 사용하였다. 그의 소설에서 동물상징은 비유적 소재를 넘어서 작품의 주제 의식을 구현하는 핵심적인 표상으로 의미가 확장되어 사용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동물상징의 활용에는 작가의 뚜렷한 의도가 숨어있다. 이효석의 순수문학의 출발점으로 평가받는 "돈(豚)"에는 돼지가 주요 상징물로 사용된다. 작품 속에서 돼지는 가난한 농민의 자본으로 상징되며, 동시에 주인공에게 욕망을 일으키는 기폭제로 작용한다. 또한 소설의 결말에 나타나는 돼지의 죽음은 자본의 증식도, 욕망의 실현도 꿈꿀 수 없는 당대 농민의 비참한 현실을 내재하는 상징물로 기능한다. 그렇기 때문에 "돈(豚)"은 표면적으로는 순수문학적 성격을 보이면서도 내재적으로 비참한 농민의 현실을 고발하는 작가의식이 담긴 작품이다. 즉, "돈(豚)"은 리얼과 낭만의 중간적 입장을 구현하기 위하여, '동물상징'이라는 이효석만의 소설작법이 구현된 작품인 것이다.

'위험한 미디어 vs 든든한 육아 도우미' : 영유아 스마트 미디어 이용 담론에 대한 탐구 ("Dangerous Media vs. Reliable Childcare Helper" : Discursive Analysis of Infants' Smart Media Use)

  • 최이숙;김반야
    • 한국콘텐츠학회논문지
    • /
    • 제21권8호
    • /
    • pp.515-525
    • /
    • 2021
  • 이 연구는 영유아들의 스마트 미디어 이용에 대한 담론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스마트미디어 노출=위험한 행위'라는 경고에도 불구하고, 아동의 스마트 미디어 과의존은 증가해왔다. 이러한 현상은 영유아들의 미디어 이용을 둘러싼 사회적 맥락을 살펴볼 필요성을 제기한다. 이 연구는 10개 일간지 및 경제지를 대상으로 2018년-20년에 생산된 기사를 분석했다. 그 결과, 영유아의 미디어 담론 형성의 핵심적인 발화주체는 관련 콘텐츠 생산자 및 플랫폼 운영자들이었다. 학계 및 시민단체, 부모를 중심으로 한 스마트 미디어의 부정적 영향에 대한 입장이 개진되었지만 산업계는 이러한 위험성 논의를 넘어 영유아의 스마트 미디어 이용에 긍정적 의미를 부여했다. 스마트 미디어는 자녀의 생활습관형성, 학습과 발달을 돕는 미디어, 자녀의 미디어 이용에 대한 부모의 통제권을 확보하도록 도와주는 안전한 미디어로 재정의 되었다. 자녀의 스마트 미디어 과의존을 유발하는 원인으로 거론되면서 비난과의 대상이자 문제해결의 주체였던 부모는 산업계의 서사 전략 속에서 돌봄 책임자이자 도움이 필요한 존재로 위치 지워졌다. 위험 담론 속에서 불완전한 돌봄의 방식으로 표상되었던 디지털 육아는 이제 최신 기술을 활용한, 부모들이 손쉽게 동원 가능한 육아 방식으로 규정되었다.

다중지능발달을 위한 민속놀이 선정기준 연구 (Study on Guidelines for Selecting Traditional Games in Relation to Multiple Intelligence Development)

  • 김은경;권대원
    • 한국보육지원학회지
    • /
    • 제10권5호
    • /
    • pp.229-248
    • /
    • 2014
  • 본 연구는 유아 다중지능발달에 있어 민속놀이가 효율적으로 활용되고자 하는데 목적을 두고, 유아교육 및 민속놀이 관련 전문가 20명을 대상으로 델파이 조사를 통해 다중지능발달을 위한 민속놀이의 선정기준을 마련한 것이다. 연구결과 언어지능에는 쓰기 듣기 말하기 단어습득-활용, 논리수학지능에는 전략 수세기 패턴 가설-검증 비교-대조 계산능력, 공간지능에는 그리기 색칠 표상활동 조작-만들기, 신체-운동지능에는 대근육 눈과 손의 협응 유연성 조절력 균형 순발력 근력, 음악지능에는 노래 악기연주, 대인관계지능에는 조망수용 역할분담 협동 토의, 개인이해지능에는 개인적 의미-연계 계획-결정 정서표현 문제해결 이타심, 자연탐구지능에는 생물 무생물 계절 일기 천체가 주요 요소로 포함된 문항들이 선정되었다. 또한 선정기준에 따라 민속놀이를 분석한 결과 각각의 민속놀이는 여러 지능에 해당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는 민속놀이가 유아의 다중지능발달을 도모하는데 있어 활용가치가 높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지구 시스템 내 물질 순환에 대한 중·고등학교 학생들의 시스템 사고 분석: 인간의 활동이 순환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여 (Analysis of Secondary School Students' System Thinking on the Cycle of Matter in Earth System: Considering the Impact of Human Activity on the Cycle)

  • 오현석;이기영;김권중
    • 과학교육연구지
    • /
    • 제45권3호
    • /
    • pp.275-291
    • /
    • 2021
  • 이 연구의 목적은 인간 활동의 영향을 고려하여 지구 시스템 내에서 물질 순환에 대한 중·고등학생들의 시스템 사고의 수준과 특성을 분석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2015 개정 교육과정 분석을 통해 평가 문항을 개발하였으며, 시스템 사고를 적용하여 평가 루브릭을 개발하였다. 한국 지구과학 올림피아드에 참여한 중·고등학생을 연구 대상으로 하였다. 평가 문항을 이용하여 수집된 학생 응답을 평가 루브릭을 이용하여 시스템 사고 수준을 결정하였으며, 단어 분석을 이용하여 시스템 사고의 특성을 파악하였다. 이를 토대로 인간 활동의 영향을 고려한 교육과정 개선을 논의하였다.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대다수 중등학교 학생의 시스템 사고수준이 물질의 순환에 대한 시스템 요소를 확인하거나 분류하는 낮은 수준이었으며, 시스템 연관이나 경향의 일반화와 같은 높은 수준은 상대적으로 적은 비율인 것으로 나타났다. 물의 순환보다 탄소의 순환에서 학생들의 시스템 사고 수준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 물질 순환에 대한 시스템 사고의 특성은 물의 순환에서는 물을 주요 시스템 요소로 인지한 상태로 기권과 다른 시스템 요소 간에 주로 증발로 연관을 나타내고 있었다. 탄소의 순환에서는 이산화 탄소를 주요 시스템 요소로 간주하여 생물권과의 연관으로 광합성과 호흡을 표상하고 있었다. 셋째, 지구 시스템 내 물질의 순환에서 인간 활동의 영향을 고려한 교육을 위해서 기존의 지구 시스템에서 확장하여 사회-생태 시스템을 고려한 교육과정의 개선을 제언하였다.

융(Jung)의 원형론의 관점에서 본 궁궐 수공간의 상징성 - 공간구조와 디테일에 나타난 상징의미를 중심으로 - (An Interpretation of Symbols in Water Gardens of Old Palaces - Based on the Archetype Theory of Jung -)

  • 윤미방;김한배
    • 한국전통조경학회지
    • /
    • 제28권3호
    • /
    • pp.60-71
    • /
    • 2010
  • 융은 인간의 의식과 무의식을 통합하여 자신의 전체성을 이루는 것이 곧 자기정체성을 갖는 것이라 했는데, '전체성' 즉 자기중심의 균형을 갖게 하는 능력이 원형의 기능이다. 원형은 각 문화와 시대에 따라 다양한 상징으로 표현된다. 본 연구에서는 여러 다른 문화권에 조성된 정원들을 분석하여 각각의 정원에 내재된 관념이 궁극적으로 인간의 정체성을 이루고자 하는 원형의 기능을 갖는지를 검토하고, 이에 따른 원형의 표상이 문화권에 따라 어떻게 정원에서 표현되는지를 고찰하고자 하였다. 먼저 대상지를 각 문화의 특성이 뚜렷이 구별될 수 있는 동양문화의 창덕궁 부용지(芙蓉池), 이슬람문화의 알람브라궁 사자의 정원, 서양문화의 베르사유궁 아폴로 분수로 선정하여, 각 정원을 분석한 결과 세 개의 정원 모두 자기중심 조절기능의 '균형 조화'와 인간을 보호하는 '수호신' 그리고 영생을 의미하는 '생명과 창조'의 원형을 갖고 있음이 드러났다. 부용지는 음양사상을 내재한 방지원도의 형태로, 사자의 정원은 이슬람 천국의 네 개의 강을 상징하는 십자형 수로와 에덴동산 물줄기를 상징하는 수반이 중심과 4분(分)의 형태로, 그리고 아폴로 분수는 태양이 가진 생명력의 상징이 원형(圓形)과 4각형이 중첩된 연못의 형태로 나타났다. 이는 모두 자기중심의 균형과 조화의 원형이 만다라의 형상으로 나타나고 아울러 생명의 우주론적 사상이 내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각 정원에 내재한 관념은 모두 공통적인 원형을 갖고 있고, 이를 조성한 공간적 성격 역시 물을 주제로 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각 정원이 뚜렷하게 서로 다른 독특한 외형적 특성을 갖고 있는 것은 정원에 내재된 관념이 각 문화에 따라 고유한 사상으로 분화되고 이를 표현하는 공간구조와 디테일이 그들 문화에 따라 고유의 장소정체성을 형성하였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원형이 각 문화에 따른 관념을 통해 그 상징성을 드러냈고, 상징은 공간구조와 디테일에 의해 각 문화의 정체성을 표현했으며, 원형이 발현된 정원은 인간의 정신적인 균형을 갖게 하는 역할을 하였다.

시문과 바위글씨로 본 함양 대고대(大孤臺)의 경관 향유자와 장소패권(場所覇權) (A Study on the Persons Enjoying the Landscape of Daegodea in Hamyang and Space Hegemony through Analysis of Poetry and Letters Carved on the Rocks)

  • 노재현;이정한
    • 한국전통조경학회지
    • /
    • 제32권1호
    • /
    • pp.10-21
    • /
    • 2014
  • 본 연구는 함양 남계천변에 돌출한 바위 대고대의 경관성과 향유 주체에 주목하였다. 옛 시문과 석벽에 의탁(依託)된 인명 등 바위글씨의 분석과 해석을 통해 이곳의 장소 특성을 밝히고, 대고대에서 벌어졌던 경관 향유와 장소 패권 양상을 조명한 본 연구의 결과는 다음과 같다. 고지도에서 나타난 대고대는 지근거리에 5개소의 서원이 집중 포치(布置)되고 있으며, 대(臺) 자체의 입체적 볼륨감과 기괴함이 흥미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16C 옥계(玉溪) 노진(1518~1578)에 의해 최초로 명명된, 대고대(大孤臺)의 쓰임새를 고대(孤臺) 정경운(鄭慶雲: 1556~?)의 고대일록(孤臺日錄)에 근거해 분석한 결과, 남계서원 등의 임원과 유생의 조망 놀이 휴양 회의 계회 등 다양한 용도의 정치 사회적 소통의 장으로 활용된 것으로 확인된다. 대고대의 공간구성을 살펴보면 구졸암(九拙菴) 양희(梁喜: 1515~1581)의 신도비를 중심으로 상단 암벽에는 청근정(淸近亭)이, 그 서측에는 산앙재(山仰齋)가 위치한다. 동서로 펼쳐진 높이 11m, 넓이 약 $350m^2$의 대고대 반석 상부는 강론과 음영을 위한 장소로 널리 활용되었다. 반석 북서측에 '석송(石松) 추사(秋史)'라고 음각된 추사(秋史) 김정희(金正喜: 1786~1856) 서체의 바위글씨와 그 옆의 일명 '석송'이라 불렸을 것으로 추정되는 고사목의 잔해는 이곳의 역사성과 진정성을 한층 강화시켜 주는 경관요소이다. '대고대(大高臺) 개은서(介隱書)'와 '묵헌(默軒)' '정근상('鄭近相)' 바위글씨는 각각 개은(介隱) 정재기(鄭在箕: 1811~1879)와 그의 증손(曾孫) 정근상(鄭近相: 1893~1934)에 의해 기록된 배타적 공간 향유와 장소패권의 산물이자 조선 말기 이후 일제강점기까지 그들이 이곳 대고대의 향유 주체였음을 알리는 낙관(落款)이다. 요컨대 대고대는 조선 중기 이후 '구졸양선생장구소'로서 장소 선점의 묵시적 의미를 지녀왔으며, 조선말기와 일제강점기에는 정재기와 정근상의 연이은 장소패권 과정을 거치면서도 '동북강회소 천령제선현장구소'라는 범함양(凡咸陽)의 다자(多者) 강회 및 추념공간으로 변형 계승되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석벽에 쓰여진 다수의 인명 바위글씨는 '하동정씨(河東鄭氏)'와 '풍천노씨(豊川盧氏)'가 대고대의 경관 향유 및 장소패권의 주체였음을 묵언한다. 대고대에서 새긴 '바위글씨'는 경관향유 의지의 표상이자 장소 주도권 쟁탈을 보여주는 또 다른 형태의 문화경관이자 정원 경영의 사례이다.

독일 유전자검사법의 규율 구조 이해 - 의료 목적 유전자검사의 문제를 중심으로 - (Understanding the Legal Structure of German Human Gene Testing Act (GenDG))

  • 김나경
    • 의료법학
    • /
    • 제17권2호
    • /
    • pp.85-124
    • /
    • 2016
  • 독일 유전자검사법은 분석과 해석이라는 유전자검사의 이원적 구조에 대한 이해에 기초하여 법문언을 의미론적으로 차별화한다. 동법은 우선 유전자 "검사", "분석" 및 검사결과에 대한 "판단"을 언어적으로 구별한다. 법 제3조의 정의 규정을 보면 '분석'은 각 유형의 분석 기술을 표상하는 용어로 그리고 '판단'은 가능성에 대한 예견을 함축하는 용어로 사용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아울러 동법은 정보적 자기결정권을 법의 이념적 목표로 상정하는데 이에 기초하여, 한편으로는 유전정보가 갖는 의미에 대한 올바른 인식에 기초하여 개인이 자신의 삶을 새롭게 기획하는 과정의 합리성을 확보하고 다른 한편 타인의 유전정보를 합리적으로 이해하는 것을 도모하는 장치를 마련하라는 정언명령이 도출된다. 이러한 규범텍스트의 설정과 이념은 유전자검사법에서 검사의 유형을 분류하는 기초가 된다. 특히 의료 목적 유전자검사의 경우에는 그 목적에 따라 진단적 검사와 예견적 검사로 분류되는데, 검사가 갖는 예견적 가치는 어느 검사에서든 보편적으로 인정된다는 점에서 양자가 분명히 구별되기는 어렵다고 보인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볼 때, 유전자검사에 대한 법적 규율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 유전자검사를 구성하는 분석과 판단 행위에 내재된 불확실성과 주관성을 합리적으로 관리하는 것이다. 동법은 한편으로는 분석 행위의 정확성을 도모하기 위해 제5조에서 분석의 질을 보장하기 위한 장치를 마련하고 있으며, 제23조에 설치 근거를 둔 유전자진단위원회(GEKO)에서는 가이드라인을 통해 분석의 타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다른 한편 해석의 스펙트럼이 넓은 의료 목적 유전자검사의 경우 해석의 절차적 합리성을 보장하기 위한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특히 GEKO는 가이드라인을 통해 의료 목적 유전자검사에서 유전적 특징이 갖는 의미에 대한 가치평가의 기준으로 임상적 타당성, 유전자변형의 병인론적 의미, 임상적 유용성 등을 제시한다. 다만 이러한 가치평가 기준의 구체적 내용들은 과학 기술의 발전에 따라 늘 새롭게 변화될 수 있고 더 나아가 연구 주체나 의료 행위의 주체에 따라 그 의미에 대한 이해가 달라질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유전자검사에서 다른 한편 중요한 것은 피검사자가 유전자검사의 구조적 특징 및 검사와 검사결과의 의미를 이해하고 유전자를 둘러싼 개인적 불안과 기대를 조율하면서 자신의 삶을 기획할 수 있도록 하는 합리적 절차를 마련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유전자검사법은 - 우리나라의 생명윤리안전법은 마련하고 있지 않은 - 유전상담의 절차를 제도화하고 있다. 이러한 이해를 종합해볼 때, 독일 유전자검사법 역시 아직 개선되어야 할 문제들을 안고 있지만, 유전자검사의 고유한 특징을 인식하는 데에서 출발하여 검사의 이념적 목표를 분명히 하고 규율 영역을 설정하는 기본 구상, 커뮤니케이션의 이상을 실현하고 임상적 적용을 위한 다양한 가이드라인을 전문 기구에서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제정하는 시스템 등은 우리 생명윤리안전법의 올바른 정책적 방향을 모색하는 데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 PDF

일제시기 총독부 기록과 도시계획 기록의 평가 혹은 재평가 - 이론적 쟁점과 평가의 실제 - (Appraisal or Re-Appraisal of the Japanese Colonial Archives and the Colonial City Planing Archives in Korea: Theoretical Issues and Practice)

  • 이상민
    • 기록학연구
    • /
    • 제14호
    • /
    • pp.3-51
    • /
    • 2006
  • 이 글에서 필자는 총독부 도시계획기록을 포함한 일제 식민지 시기 역사기록을 어떻게 평가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인가 하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이러한 기록에 대해서 여러 가지 평가론을 적용시켜 검토해 보았다. 그럼으로써 상대적으로 유용하고 실제적인 평가 방법론을 도출해 보려고 시도했다. 도시계획기록을 포함한 총독부 기록은 기록학적인 평가 과정을 거치지 않고 당대의 보존기간표에 의해 영구기록으로 결정되어 현재까지 보존되고 있는 기록으로서, 기록을 생산한 조직의 위상과 기능이 명확하게 규명되어 있지 않으며, 기록 생산의 맥락이 대체적으로 불분명하고, 전체 기록이 남아있지 않으며, 그 일부가 우연히 살아남아 보존되기에 이른 것들이다. 총독부 기록과 도시계획기록에 적용시켜본 평가론의 쟁점은 기록의 본원적 가치에 대한 논쟁, 쉘렌버그의 역사기록에 대한 정보가치 평가론, 미래의 이용가치와 경제성의 논리에 기반한 소장 기록 재평가 이론의 유용성, 기능 기반 평가와 도큐멘테이션 전략, 특정한 역사적 시기의 식민지 기록으로서의 특성에 의한 평가, 일제 식민지 기록의 내재적 가치, 당대와 현대의 기록처분권에서 도시계획기록의 "영구 보존기록"으로의 결정 등이었다. 본원적 가치 논쟁에 비추어보면 총독부와 도시계획기록은 오늘날의 대부분의 공공기록과 마찬가지로 진본성과 객관성을 보장받는 기록은 아니다. 생산자의 기록 생산 의도와 진본성을 비판적으로 검토해야 역사적 사료로서 사용될 수 있는 기록이다. 소장기록 재평가론은 경제성 및 효율성의 관점에서 평가를 거치지 않은 기록을 계속해서 더 보존할 필요가 있는가를 판별하는데는 유용하지만 식민지 기록같은 유일성과 희귀성이 있는 기록에는 적용하는 것이 부적절하다. 붐스의 사회 표상화 평가 이론, 즉 기록의 평가 및 선별 준거를 기록의 내적 특성이 아닌 기록이 생산된 사회적 과정과 그 사회를 대표하는 정도에서 찾아야 한다는 접근방식이나 도큐멘테이션 전략, 즉, 당대의 대표적 지표를 선별하고, 개별기관의 범위를 넘어서는 전 사회적 차원의 기록을 평가 선별하고 수집하는 접근 방식이 과거 역사기록인 총독부 기록이나 도시계획기록의 평가에 있어서 실질적으로 유용한 평가틀이 되지는 못했다. 총독부기록은 식민지 통치를 증거하는 얼마 되지 않는 소수의 기록으로서 특정 연대 이전의 기록을 역사기록으로 보존하는 평가 관행으로 볼 때에도 당연히 보존되어야 하는 기록이다. 역사기록으로 결정되는 기년도가 법제화되어 있지는 않지만 관행적으로 보존된 것이 그런 인식을 반영한다고도 볼 수 있다. 총독부 도시계획기록은 색채로 된 도면과 과거의 도시와 가로의 사진 등 실물로 보존해야 할 가치가 있는 것으로 판명되었고 디지털화를 한다고 하더라도 원본을 보존해야 할 필요가 있는 기록으로 평가된다. 총독부 도시계획 기록의 평가는 결과적으로 거시적 기능적 분석론 등 발전된 평가론의 반영 노력에도 불구하고 쉘렌버그식의 역사적 기록의 정보 가치의 평가 방식으로 회귀했다. 역사적 기록이 갖는 정보 가치의 미시적 평가 방식이 위주가 된 것이다. 그러나 동시에 총독부 지방행정기관의 조직의 기능과 활동 내용을 어느 정도까지 재구성해주는 작업이 수행될 수 있었다. 맥락 정보를 잃은 보존기록의 맥락 정보 및 배경 정보를 최대한 재구축하여, 전체 총독부 기록의 평가를 효과적으로 수행하는 것이 이를 통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