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동감독의 영화는 인간 개인으로서의 주체 문제에 대해 다루고 있다. 그는 영화 속 주인공들을 통해서 개인으로서 주체가 사회 속에서 어떻게 구조화되는지 보여주고 있는데, 이는 프랑스 현대철학자 미셸 푸코의 주체 문제와 상당부분 연결된다고 볼 수 있다. 푸코는 주체가 사회라는 거대한 구조 속에서 자기 주체성을 잃어버리고 객체화된다고 주장한다. 주체는 권력 속에서 소외된다. 또한 주체는 사회적 구조 속에서 정상과 비정상으로 구분된다. 이창동감독은 영화<시>를 통해 자기에 대한 배려를 담은 개인을 보여주고 있는데, 푸코 또한 말년에 자기에의 배려라는 차원에서 주체를 새롭게 해석하려는 시도를 보였다. 본 논문에서는 이창동 감독과 푸코가 공유하고 있는 개인 주체에 관한 문제를 살펴보고자 한다.
21세기 정보사회에서 창의성이 가지는 부가가치는 더 이상의 논의가 필요 없을 정도로 강조되고 있다. 본 연구는 창의적 인재교육에 근간이 되는 유아 통합예술교육 중 비유 놀이(metonymic activities)를 통하여 창의성을 습득하는 프로그램인 에듀드라마(Edu Drama) 행복한 그림책 여행, 맛을 아는 꼬마철학자를 분석하면서 유아 통합예술교육에서 비유 놀이가 가져 올 수 있는 시사점을 살피고자 한다. 이를 위하여 우리나라 유아통합예술교육의 제한적 현실을 정리하고, 비유놀이를 적용하고 있는 국내외 사례를 통하여 앞으로 나아가야 할 유아 통합예술교육의 바람직한 방향을 제시한다. 기존 예술경영 분야가 선도해 온 우리나라 통합예술교육에 대한 연구는 활발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유아를 위한 통합예술교육 연구는 상대적으로 미진한 것이 현실이다. 이에 본 연구는 거시적인 우리 삶의 부가가치는 21세기 창의적 인재에 있다는 가정 하에, 비유 놀이를 통하여 유아기에 이루어지는 통합예술교육이 가져오는 가치를 밝히고자 한다.
데카르트는 사후에 출간된 1662년 "인간론"에서 자동기기의 유압체계모델을 이용하여 인간신체의 신경기능과 근육운동에 대하여 기계론적 설명을 제시하였다. 이것은 바로크 과학기술의 자동기기의 유압체계를 모델로 근육운동이 동물영혼에 의한 신경 전달로 진행된 것을 보여준 실험이었다. 근육운동은 동물영혼에 의한 신경 전달로 진행될 때 이를 기계론적으로 잘 설명될 수 있다고 본 데카르트의 동물영혼에 관한 견해는 출간 이후 3년 만에 네덜란드 자연학자, 해부학자, 현미경학자, 철학자 슈밤머담(Jan Swammerdam 1637-80)이 도전하였다. 그는 1664년 12월 8일 보르흐 앞에서 마취 없이 살아있는 개구리의 심장을 해부하고 두뇌 제거하는 전극실험으로 개구리의 근육운동이 데카르트가 가정하는 동물영혼과는 무관하다는 것을 보여주므로 반박하였다. 슈밤머담은 이 실험 이전에도 이미 라이덴 대학에서 여러 가지 실험으로 명성을 쌓았고 이 실험으로 해부학과 생리학의 출발을 알렸다. 뢰벤훅은 1673년 270배 확대 렌즈를 측정 대에 설치하여 눈에 가까이 갖다 대 고착시킨 첫째 동물이라는 뜻의 박테리아(${\pi}{\rho}\acute{\omega}{\tau}o$${\zeta}\acute{\omega}o{\nu}$)를 관찰하였다. 대학에서 전공하지 않았다는 비전문가로서 뢰벤훅이 이 연구에 뛰어들게 되는 것은 바로크 과학기술문명에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그라프는 그해 4월 왕립학회에 그가 빗물이나 연못물에서 채취하여 관찰한 미생물을 1677년에 아니말쿨레스(animalcules)라 불렀다는 것을 알렸고 이 관찰은 나중에 왕립학회 검증으로 확증되었다. 뢰벤훅이 명성을 얻게 된 것은 그라프가 그를 학문적으로 이끌어주었기 때문이다. 뢰벤훅에서 광학수업을 받은 하르췌커는 1694년 현미경으로 인간정액을 관찰하는 동안에 하르췌커는 정액 내에 수많은 아니말쿨레스로서 호문쿨리(homunculi)가 살고 있는 것을 보고 그 존재를 요청하였다. 하르췌커는 정규 학문과정에서 성장한 전문가로 뢰벤훅에서 렌즈닦는 기술을 습득하므로 정액주의 운동의 첨단에서 주목을 받게 되었지만 대중적 인기에 영합하였다. 이 발표는 17세기 후반 슈밤머담과 뢰벤훅이 실험철학에 기초한 곤충과 동물 및 미생물 세계의 연구 성과를 과학과 윤리 혹은 신학과의 상보적 관점에서 개관하고, 이들 연구방법을 이신론과 수사학의 입장에서 해명하고자 한다. 17세기 후반에 곤충학의 대가인 슈밤머담과 하르췌커에서 동물생성의 문제에 이신론의 물음은 물질과 정신과의 관계를 해명하려는 과학과 신학과 철학의 경계의 물음이다. 이 경계에서 이신론의 수사학적 접근은 개별분과에서 해결하지 못한 중요한 아포리아를 풀어가는 인문학적 역할에 기여를 할 수 있다.
자석에 대한 인간의 관심은 긴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또한 자석을 바라보는 시선도 다양했다. 과거에는 과학자의 시선이 아니라 철학자의 눈으로 바라다 보기도 하였다. 이 글에서는 과거 우리나라에서 자석을 어떻게 인식해왔는가를 다루어보고자 한다. 자석과 관련된 내용을 시기적으로 분류해 보면 1) 자성(磁性)의 인식기 2) 극성(極性)의 인식기 3) 근대지식의 유입기로 나눌 수 있다. 한국사 전체에서 보면, 신라에서 자석을 생산하였다는 기록을 찾을 수 있었으며 고려시대 기록에서는 자석에 관한 자료를 찾을 수 없었다. 자석에 대한 관심은 조선시대에 들어와서 고조된 것으로 보인다. 그 중에서도 풍수 즉 양택과 음택의 입지와 관련하여 가장 많이 이용되었다. 조선시대에는 항해에 자석을 사용하였다는 기록도 확인된다. 그밖에 의외의 사용처로는 약재의 일부로 쓴 경우를 볼 수 있다.
이 논문은 포스트 게놈 시대에 합성생물학 연구자들과 트랜스휴머니스트들의 자연관과 진화개념을 비교분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2000년대 새롭게 등장한 합성생물학은 "합리적 설계"와 "방향적 진화"라는 두 가지 핵심적인 개념을 통해 생명 시스템을 디자인하는 것을 가능케 했다. 인간이 생명체를 설계해 만들어내고 진화과정을 가속화시킬 뿐만 아니라 특정 방향으로 유도한다는 점에서, 자연적인 것과 인공적인 것 사이의 경계가 무너지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제기되었다. 이렇게 합성생물학으로 재구성된 자연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것인가? 진화의 속도와 방향에 영향을 주는 연구를 어떻게 정당화할 수 있는가? 합성생물학과 트랜스휴머니즘은 어떤 지적 자산을 공유하고 있나? 과학기술의 상업화와 같은 사회경제적 요소가 분야의 흐름에 영향을 주지는 않은지? 자연의 도덕적 권위는 사라졌는가? 본 논문은 합성생물학을 선도하고 있는 세 명의 과학자와 최근 대표적 트랜스휴머니스트로 떠오르고 있는 옥스퍼드 대학의 철학자들을 관점을 소개하고 비교분석하여 이 질문들에 답하려고 한다.
이 논문은 교육철학과 비교교육학은 별개의 것이 아니라, 상호 관련되어 있다는 점과 비교교육학의 발전을 위해 교육철학과 비교교육학의 관계가 어떠해야 하는지를 밝히기 위한 것이다. 이러한 목적을 위해 먼저, 교육철학과 비교교육이 어떻게 상호 관련되어 있는지를 살펴보고, 다음으로 서양과 한국의 비교교육학계에서 주요 교육철학적 접근의 동향을 고찰하며, 마지막으로 비교교육학의 발전을 위해 교육철학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탐색하였다. 교육철학은 비교학적 차원이 필요하고, 비교교육학은 철학적 차원이 요청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과 서양에서 공통적으로 비교교육학 연구 분야에서 교육철학적 접근이 간과되어 왔다. 교육철학자의 관점에서 비교교육학과 교육철학의 상호발전을 위해서는 '비교교육철학'을 지향할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육철학자는 단순히 교육철학적이거나 비교교육학적인 성격을 띤 연구에서 벗어나서, 교육철학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비교교육학의 지평을 확대하고 외연을 넓힐 수 있는 연구를 적극적으로 수행할 필요가 있다.
우리가 기억을 잃었거나 자아 정체성이 흐려졌을 때 마치 하나의 마음이 여러 마음들로 갈라지는 양 느껴질 수 있다. 어젯밤 누군가 나의 몸과 마음을 그대로 베껴 또 다른 나를 만들었다면, 두 명의 나들은 자신의 기존 믿음들을 어떻게 바꾸어야 하는가? 이러한 생각 실험은 자기 자신이 지금 깨어나 있다는 자기의식 정보의 본성을 성찰하는 철학 탐구의 한 조각이 될 수 있다. 우리는 이 글에서 두 아담 문제라 부를 수 있는 새로운 생각 실험을 선보이고자 한다. 일요일 저녁 아담이 잠들자마자 철학자 로로는 아담의 몸과 마음을 그대로 베껴 또 다른 아담을 만든다. 이들은 다른 방에서 따로 자고 있다. 이내 로로는 동전을 던져 앞면이 나오면 두 아담들 가운데 오직 하나만 마구잡이로 뽑아 월요일 아침에 깨운다. 그 동전이 뒷면이 나오면 두 아담들을 모두 깨운다. 이러한 실험 설정에서 월요일 아침에 깨어난 이에게 묻는다. 일요일 한밤에 던진 동전이 앞면이 나왔으리라고 얼마큼 믿는가? 이 글은 이 물음의 올바른 답변이 1/2이라는 것을 논증한다. 두 아담 문제에서, 자신이 지금 깨어나 있다는 자기의식 정보는, 한 사람이 아니라 여러 사람이 지금 깨어나 있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거로 쓸 수 없다.
영국 경험론 철학자인 버클리의 인식론은 데카르트와 로크의 이론과 대결하는 가운데 전개되며, 흄을 거치면서 관념론적 계열에서 독일 관념론과 연결된다. 경험론자로서 버클리는 로크처럼 경험을 사유 가능성의 출발점으로서 수용하며, 그에게서 인식은 객관에 대한 극단적인 고찰을 통해서 확실성에 이를 수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고찰을 통해서 버클리는 사물의 내적이고 경험 불가능한 본질-즉 물질적 실체-과 관계하는 사변을 부정한다. 그에 따르면 우리는 우리의 감각을 통해서 경험될 수 없거나 지각될 수 없는 것에 관한 개념을 결코 형성할 수가 없다. 만일 그와 같은 사물이 있다면 그것은 인식하는 자 또는 지각하는 자로서 정신이라고 버클리는 주장한다. 버클리는 우리가 notion에 대해서 결코 어떤 개념(concept)을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정신적 행위에 대한 학문적이고 언어적인 표시만을 단적으로 가질 수 있을 뿐이라고 하였다. 그러므로 버클리는 그와 같은 객관들을 우리에 의해서 감성적으로 지각된 사물들이라고 명명한다. 이 사물들은 현실적인 사물들이기는 하지만, 그러나 감각을 통해서 지각된 관념으로서 스스로 정신의 외부에 존재하지는 않는다. 다시 말해서, 모든 사물은 오로지 사물을 지각하거나 인식하는 정신 안에만 존재할 수 있을 뿐이다. 따라서 버클리에 따르면 이와 같은 사물들의 존재(esse)는 지각됨(percipi), 즉 "esse est percipi."이다.
최근 우리 사회에서도 동물의 복지나 권리를 옹호하는 서양 철학자들의 논의가 많이 소개되고 있다. 예컨대 피터 싱어의 동물해방론, 톰 리건의 동물권리론, 제임스 레이첼즈의 도덕적 개체주의가 그것이다. 흥미 있는 사실은 이들 모두가 자신들의 입장을 정당화하기 위해 공통의 논증방식을 사용하고 있는데, 다름 아닌 '가장자리 경우 논증'이라고 불리는 논증이다. 이 논증은 동물에 대한 인간의 도덕적 지위를 결정함에 있어서 정상으로 부터 심각하게 벗어난 인간들을 이용하여 동물들의 지위를 높이는 논증방식을 말한다. 싱어, 리건 그리고 레이첼즈가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는 가장자리 경우 논증이 허술한 논증임이 밝혀진다면, 그 논증에 의지하고 있는 동물해방론, 동물권리론 그리고 도덕적 개체주의도 붕괴될 것이다. 필자는 이 글에서 첫째로, 싱어, 리건, 레이첼즈가 가장자리 경우 논증을 사용하여 자신들의 주장을 펼치는 구체적인 논의 맥락들을 검토할 것이다. 둘째로, 가장자리 경우 논증을 비판적으로 분석할 것이다. 그리하여 가장 자리 경우 논증을 이용하여 '종'들 간의 차이를 부정하려는 시도는 실패했음을 보일 것이다. 셋째로 '종' 개념의 복권을 통해 가장자리 인간들의 도덕적 지위를 새롭게 복원하는 방법을 타진해볼 것이다.
이 글의 목적은 20세기 후반기부터 이어져 오는 영어권 철학의 자연주의적 흐름 안에서, 맥도웰의 위치를 가늠하고, 맥도웰의 논의가 보다 더 설득력을 갖기 위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안하는 데 있다. 맥도웰의 주된 철학적 기획은 전통철학자들을 마음과 세계 사이에서 동요하게 했던 불안을 잠재우는 것이다. 세계의 편에 서면 불가해한 '주어진 것'에 호소하게 되고, 마음의 편에 서면 제약 없는 상대주의에 빠져든다. 전통적 철학적 불안을 치유하기 위해, 맥도웰이 궁극적으로 의도하는 것은 실용주의를 바탕으로, '지각'에 모종의 인식론적 우선성을 부여하는 경험주의적 직관을 도입하는 것이다. 비록 이러한 맥도웰의 논의는 전통적인 철학이 직면하는 방법론상의 난점을 피하는 데는 성공적으로 보이지만, 판단의 모형으로 지각적 판단을 제시하면서, 다시 한 번 '주어진 것의 신화'에 빠져든다는 의혹을 불러온다. 필자는 체험주의에 의존하면서, 맥도웰이 이러한 의혹을 피하기 위해서 지각적 판단과 추상적인 형태의 판단과의 관계를 해명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제안한다. 체험주의는 신체화된 경험을 통해 그러한 관계의 해명 가능성을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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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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