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에서는 진도 쌍계사 대웅전 내부 벽화를 대상으로 현미경 조사, SEM-EDS, XRD, 입도분석 등을 통한 과학적 조사를 실시하여 벽화의 구조 및 재질특성을 파악하였다. 분석결과 벽체는 모래와 풍화토 등 토양을 사용하여 벽체를 제작하였으며, 초벽층, 중벽층, 그리고 마감층의 층위를 구성한 점들을 미루어 볼 때 전형적인 사찰벽화 토벽화 제작양식을 반영하고 있다. 그러나 토벽체 위에 석회로 마감층을 조성하고, 그 위에 징크 화이트를 사용하여 바탕칠한점 등의 특이점이 확인되었다. 또한 채색층의 균열 양상, 화면의 광택, 두께감 있는 붓 터치 등 유화 기법으로 제작된 회화 표면과 유사한 특징들이 관찰되었다. 연구 결과, 진도 쌍계사 대웅전 내부 벽화는 흙으로 벽체를 조성하였으나, 채색층은 건성유를 사용한 서양화 기법이 쓰인 것으로 판단되며, 이는 국내 현존하는 사찰벽화에서 유화 기법이 사용된 최초 연구 사례로 볼 수 있다.
채색문화유산은 종이, 견, 나무, 흙, 회 등 다양한 재료를 바탕재로 사용하여 그 위에 먹 등으로 밑선을 그리고 여러가지 색료를 이용하여 선이나 색채를 표현한 것이다. 먹선은 본래의 도상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모사와 보존처리 시그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이에 적외선 촬영을 이용한 먹선 분석이 광범위하게 수행되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채색문화유산의 바탕층 재료에 따른 적외선 촬영법을 사용한 밑선의 검출 영향을 연구하였다. 확인에는 적외선 촬영법에 사용되는 적외선 카메라와 950~1700nm영역을 검출할 수 있는 초분광 카메라 2종의 검출기기를 이용하였다. 밑선 검출을 위해 지류(닥지, 쪽/닥지), 직물(견, 견/연백), 목재(뇌록/목재), 토벽(뇌록/토벽), 회벽 7종의 바탕층 위에 먹으로 '검(檢)'을 표기하고 진사, 석황, 석록, 석청, 연백, 연단 6종의 상부 채색층을 구성하였다. 시료 제작 후 적외선 촬영법을 이용하여 밑선을 검출한 결과는 다음과 같았다. 지류와 직물 바탕재의 경우 먹선 검출에 미치는 영향의 차이가 미미하였으며, 지류에 쪽을 염색한 경우와 견에 연백으로 배채한 경우에도 큰 차이점이 확인되지 않았다. 단, 목재, 토벽, 회벽의 경우 먹선 검출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특히 뇌록을 가칠로 적용한 목재와 토벽의 경우 6종의 상부 채색 안료에 대하여 모두 먹선이 검출되지 않았으며, 회벽의 경우에는 석록을 제외한 모든 상부 채색 안료에서 먹선 검출에 보다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본 연구를 통하여 바탕층의 재료에 따라 먹선의 검출 효율에 미치는 영향이 확인됨에 따라 채색문화유산 조사 계획수립 및 결과 해석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고구려 벽화는 국립중앙박물관 도록에 소개된 벽화 모사도와 일제 강점기에 촬영한 유리건판 사진으로만 제공되어 왔다. 그러나 이번에 수행한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고구려 벽화 편의 보존과학적 처리와 분석을 통해 전모를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 보존과학적 처리는 벽화 편의 바탕층의 구조와 성분, 균열 등의 손상 파악과 퇴색된 채색 부분에 광학현미경과 적외선 조사를 했으며, 취약한 벽체와 박락된 채색층 강화에 중점을 두고 수행하였다. 더불어 적외선 조사한 결과를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벽화 모사도와 유리건판사진과 비교하여 고분의 위치를 조사했으며, 일부 벽화 편에서 감신총, 개마총, 고산리1호분, 운봉리고분으로 확인되었다. 고구려 벽화 편에 채색된 안료의 성분 원소와 벽체층의 광물구조를 분석하였다. 분석결과, 모든 측정 위치에서 방해석[calcite, CaCO3]이 확인되었다. 이는 벽화의 바탕재료로 보이며, 석회층 위에 안료를 채색한 것으로 판단된다. 안료 색상 중 갈색을 포함한 황색은 산화철[hematite, Fe2O3]로 검출되었고 일부 편에서는 백연석[cerussite, PbCO3]과 산화납[lead oxide, PbO]이 확인되었다. 이는 연백[lead white, 2PbCO3·Pb(OH)2]의 산화물로 추정된다. 또한 적색에서는 주사[cinnabar, HgS], 흰색에서는 방해석[calcite, CaCO3]과 백연석[cerussite, PbCO3]이 확인되었다.
세조대왕연(충청남도 민속문화재 제14호)은 조선의 7대왕 세조(재위 1455-1468)가 마곡사에 두고 간 것으로 전해지는 가마이다. 세조대왕연의 채색에는 흑색, 백색, 황색, 적색 및 녹색 등 5가지 계열의 색상이 사용되었다. 색도 측정 결과 황색은 자황 채색부와 금칠 채색부에서 명도와 황색도의 차이가 두드러졌으며 적색은 진사로 채색된 지점에서만 적색도가 높게 측정되었다. 광학현미경 관찰, 주사전자현미경 관찰 및 성분 분석을 수행한 결과, 흑색은 먹, 백색은 백토와 연백, 황색은 자황과 합금, 적색은 연단과 주사 및 석간주, 녹색은 녹염동광을 안료로 사용하였다. 박락된 극미량 안료편의 단면을 분석한 결과, 백토와 연백의 순서로 바탕층을 올린 것이 나타났으며 이를 기초로 세조대왕연의 채색기법을 고찰하였다.
동관왕묘(보물 제142호)는 조선시대(1602)의 건축물로서 관우, 장비, 우장군, 주창 및 조자룡 등의 소조상이 안치되어 있다. 이 소조상들의 채색층은 먼지 등 무기오염물로 인해 안료의 원색이 손상되었으며, 수차례의 보수 및 덧칠로 인해 원형이 훼손되어 있다. 소조상의 채색안료에 대한 정밀분석을 위해 X-선 회절분석, SEM-EDS, P-XRF 및 색도 측정을 실시한 결과, 적색과 갈색의 안료는 진사, 석간주, 연단이며, 연적색은 석고를 첨가하여 조색하였다. 흑색과 금색은 각각 흑연과 금(Au)박이 사용되었으며, 녹색 안료에서는 공작석, 염화동 및 해록석이 동정되었다. 매우 선명하게 발색된 청색은 현대 안료로 보채한 것으로 판단되며, 백색은 백악, 석고, 연백이 모두 검출되었다. 석황과 밀타승은 각각 황색과 연황색 채색에 사용되었다.
유창종 선생이 기증한 여러 유물 중 채색전돌(증3432), 귀면와(증1886), 그리고 귀면와범(증1882)에 대한 복제 및 보존처리를 실시하였다. 채색전돌은 물감층의 복원에 중점을 두었고, 귀면와는 기존의 어색하게 수리한 부분을 깨끗이 제거한 후 결실된 부위를 완전하게 보존처리를 하였다. 그리고 특별전을 위해 실제 귀면와범으로 귀면와를 복제하는 과정을 소개하고 한다.
이 연구는 위봉사보광명전 백의관음벽화의 보존처리에 앞서 진행되어진 과학적 조사에 관한 결과물로써, 벽체의 입도분포 및 미세구조와 화학성분 그리고 광물 결정상을 분석하였으며, 안료 및 접착매질을 분석하였다. 또한 비파괴진단 방법인 초음파 탐사를 통해 벽화내부에 대한 안정성을 파악하였다. 분석 결과 벽체에 사용된 광물입자들은 중립질 이상의 모래와 세립질 이하 풍화토의 혼합물인 것으로 판단되며, 채색에 사용된 안료는 바탕층은 황토, 백색안료는 호분, 적색계열의 안료는 석간주를 사용하였고 녹색계열은 석록이 사용되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향후 벽화 보존처리에 있어 이와 같은 과학적 분석을 통한 보존처리를 실시한다면, 처리 시 안정성을 높이고 벽화의 보존관리를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는 은해사에 소장되어 있는 보물 제1270호 은해사 괘불탱에 대한 과학적 조사와 분석을 실시하여 보존 상태, 재질 및 채색 안료 등에 대한 성격과 특징을 해석하고자 하였다. 대상의 미술사적 배경을 짚어보고 보존적 측면의 상태조사 및 안료 색상별 재료적 특성을 알기 위한 분석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 연백, 연단, 활석, 진사, 석황, 금, 녹염동광, 공작석, 회청 등의 무기안료와 먹 등의 유기염료를 사용하여 다채로운 색을 구현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바탕화면은 조선시대 불화의 재료로 흔치 않은 초(綃)를 사용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또한 백색 채색층은 여러 종류의 백색계열의 안료를 사용한 형태로 이는 괘불탱 백색 채색으로는 드문 사례라 할 수 있다.
이 연구에서는 사찰벽화에 사용된 안료에 대한 성분 분석 자료들을 종합, 비교하여 조선 후기 사찰 벽화에 사용된 채색재료의 특징을 고찰하였다. 연구대상은 ED-XRF를 이용한 분석자료로 전국의 8개 사찰벽화 61점에 대한 것이다. 이들 벽화의 제작 시기는 대체로 18~19세기에 해당한다. 벽화 채색층의 색상은 대략 7가지 계통으로 분류되며, 백색은 Pb, Fe, 육색은 Pb, Ca, 황색은 Fe, 적색은 Fe, Pb, Hg, 녹색은 Cu, Fe, 청색은 As, Co가 검출되었고, 흑색에서는 색상원소가 검출되지 않았다. 자료들을 비교 분석해 본 결과 조선후기 경상도와 전라도 소재 사찰벽화에 사용된 안료들은 그 종류에 있어 시기나 지역적인 차이가 크게 관찰되지 않았다. 한편, 동종 안료라도 채색부위의 위치에 따라 다른 색상과의 혼색에 차이가 관찰되었다. 이것은 사찰벽화에서 선호되는 색상표현방식이나 안료의 귀천에 따라 그림에서의 위치(주제부와 주변부)에 따른 용도가 달랐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결과는 향후 비파괴 분석법을 이용한 사찰벽화 분석자료를 이해하는 데 참고자료로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고성 삼덕리유적에서는 청동기시대 후기의 묘역식 지석묘와 석관묘가 발굴되었으며 적색마연토기, 석촉, 석검 등의 부장품이 출토되었다. 고성 삼덕리유적에서 출토된 적색마연토기는 약 50~160㎛ 두께의 안료층이 남아 있으나 대다수의 토기 표면에서 안료층의 박리, 박락현상이 관찰되었다. 적색마연토기의 태토는 중립의 석영, 장석, 각섬석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부분적으로 철산화물의 불투명 광물도 확인되었다. 6호 석관묘에서 출토된 적색마연토기는 비짐으로 각섬석, 장석이 다량 포함되어 있어 다른 무덤에 부장된 적색마연토기와 차이를 보였다. 적색 안료는 태토와 유사한 광물 조성을 보이고 있으나 적철석(hematite)이 상당량 함유되어 있고, 미립의 석영, 장석, 각섬석 등이 관찰되었다. 광물 조성으로 볼 때 소성 온도는 900℃ 내외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삼덕리 일대 3km 이내에는 장석과 각섬석이 우세한 섬록암과 화강섬록암이 노출된 지역이 확인되므로 이 일대에서 토기 제작을 위한 원료를 채취하였을 가능성이 높다. 적색마연토기는 성형 후 안료를 물에 풀어서 토기 전면에 채색한 후 마연 기법으로 마무리한 것으로 판단된다. 태토와 안료층의 소결 상태를 고려할 때 채색 후 소성하였던 것으로 생각되며 '성형-반건조-채색-마연'의 과정을 거친 후 소성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토기에 도포하는 안료의 농도, 채색 시점과 방법에 따라 적색마연토기의 표면과 단면 상태가 다르게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대부분의 삼덕리유적 토기들은 안료층과 태토층이 뚜렷하게 구분되었으나 안료가 태토층에 스며들어가 안료와 태토가 뚜렷이 구분되지 않는 토기편도 관찰되었다. 이는 미립질의 안료가 묽은 농도로 도포되었거나 성형 직후 도포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한 대부분의 적색마연토기에서는 안료층의 박락과 마모현상이 관찰되었고 안료층이 일부만 잔존하는 경우도 많았다. 이는 안료를 도포하고 마연 처리한 토기에서 마모에 의한 손상이 더 쉽게 발생한다고 보고되고 있어 삼덕리유적 적색마연토기도 매장 환경에서 풍화에 의해 마모와 박락이 진행된 것으로 생각되며, 매장주체부 출토품보다 고분 외곽에 뿌려진 잔편에서 이러한 손상이 가속화되어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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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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