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요약/키워드: 지리 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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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민지기 본점은행의 설립과 해체: 부산 3행의 경우 (The Establishment and Merger of the Head Office Banks during the Colonial Period: Three Banks in Busan)

  • 김호범;김대래;김수진
    • 한국경제지리학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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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2권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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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68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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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
  • 본고는 1912년부터 부산에 존재했던 경남(구포)은행, 동래은행과 부산상업은행이 매수 합병된 1935년경까지 은행의 설립과 경영상의 특징, 합병과정과 이를 통해서 나타난 조선총독부의 은행합병 정책의 성격 등을 살펴보고자 했다. 이세 은행의 대주주나 경영자들은 자신들의 기업체 운영에 은행 자금을 이용하려 했다. 1919년대에 들어서 영업부진에 빠진 경남은행은 1928년에 대구은행과 합병하여 대구상공은행이 되었고, 1928년의 개정된 은행령에 규정된 자본금 200만 원을 채우지 못한 동래은행은 광주의 호남은행에, 부산상업은행은 부실대출이 화근이 되어 1935년에 일본인이 소유-지배하는 조선상업은행에 흡수되었다. 부산의 금융계는 경기변동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했거나 총독부에 대해 자신의 이해를 대변해 줄 경제단체를 전혀 갖추지 못했고, 조선총독부는 은행 합병을 통해서 식민지 경제에 대한 통제력를 강화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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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자서비스 네트워크의 지역별 특성 연구: 수도권과 경상권의 비교 분석 (Analyzing Regional Characteristics of Producer service Networks: Comparing the Capital region with Gyeongsang region)

  • 김형주;이정협
    • 한국경제지리학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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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3권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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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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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
  • 본 연구는 수도권과 경상권의 비교분석을 통하여 국내 생산자서비스업체의 네트워크 특성을 규명하고, 이런 지역별 특성을 반영한 정책적 시사점을 제시하고자 한다. 지역 간 비교 분석을 위하여 과학기술정책연구원에서 2006년 실시한 서비스 부문 기술혁신조사 결과를 활용하였다. 고객 네트워크의 분석 결과 경상권의 경우 수도권에 비해 서비스를 공급하는 지리적 범위가 제한되어 있으며, 주요 고객 유형은 수도권과 경상권에서 큰 차이가 없었다. 지식 정보 네트워크의 경우 수도권 업체들은 혁신활동을 위한 지식 정보 원천으로 비공식적 인맥 네트워크가 가장 중요한 반면 경상권 업체들은 공급업체가 가장 중요한 지식 정보 원천으로 분석되었다. 또한 경상권 업체들은 수도권에서 혁신 활동을 위한 지식 정보를 얻는 경우가 상당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 네트워크 기법으로 수도권과 경상권의 지식 정보 네트워크를 분석한 결과 모두 연결성이 낮고 행위자간 분절이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실정에 맞는 생산자서비스 산업을 육성하려면, 수도권은 앞으로 세계적인 생산자서비스의 네트워크에 연결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경상권의 경우는 지역 산업과의 연계를 강화할 수 있는 경영서비스 등에 전략적인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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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 삼베 수공업산지의 생산유통체제와 지역분화 (The Production-And-Marketing System and the Regional Division in a Traditional Industrial District: Hemp Fabric Handicrafts in Andong)

  • 이철우
    • 한국지역지리학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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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3권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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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135-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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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97
  • 본 연구는 안동지역 삼베수공업산지의 존립기반 즉 생산유통체계의 변화 및 경영특성, 그리고 산지내 사회적 분업과 지역 분화의 실태를 분석하였다. 안동 삼베수공업은 1970년대 고도경제성장기의 극심한 쇠퇴기를 거쳐 1980년대 후반 이후 소득수준 향상에 따라 1970년대 초반 수준으로 회복되면서 일정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생산유통체계는 종래 일괄생산체계의 "소상품형"에서 1980년대 후반 이후 품질 및 생산공정 개선노력과 생산연령층의 노령화 그리고 기존 제품판매체계의 기능약화로 생산공정상의 사회적 분업을 중심으로 생산유통체계가 변화하였다. 산지내 사회적 분업은 대마 재배와 제사 및 직조 공정간, 나아가서 부분적인 수공업적 공정상의 분업 그리고 생산과 제품 판매간의 크게 3부분에 걸쳐 이루어지고 있다. 이중에서 강산과 제품의 유통 판매간의 분업은 활성화되지 못해 신제품의 기획 개발 및 판로개척을 선도할 수 있는 업체가 정착 발달하지 못하고 있다. 지역 분화의 특징으로는 과거 전지역에서 보편적으로 이루어지던 생산이 특정 지역에 한정적으로 이루어 곁과 동시에 지역간 생산유통체계상의 차별성에 기초하여 지역간 연계가 강화되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지역분화의 원인으로는 대마재배의 지역 특화와 노동력 이용방식에 있어서의 차별성을 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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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국가산업단지의 진화 과정의 특성과 그 동인 (Evolution Characteristics and Drivers of Gumi National Industrial Complex)

  • 전지혜;이철우
    • 한국경제지리학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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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1권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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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303-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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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
  • 본 연구는 클러스터 적응주기 모델에 기반하여 구미국가산업단지의 진화 과정의 특성과 그 내 외적 동인을 분석하였다. 구미국가산업단지는 공간적 산업적 영역의 확대를 통해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면서 우리나라 대표적인 IT산업 클러스터로서의 위상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1990년대 이후의 성장기, 2000년대 중반 이후의 성숙기 그리고 2010년대 중반부터의 성숙정체기로 진화한 이후 쇠퇴기로 들어서고 있다. 이는 기반구축기에서 성장기를 거쳐 성숙기로 진화하기까지 구미국가산업단지에 크게 영향을 미쳤던 국제적 국가적 수준의 외적 동인이 아닌, 대기업의 역외 유출, 중소기업의 미흡한 연구역량 그리고 획기적인 제도적 기반의 미흡과 같은 내적 동인이 중소기업들의 경영상 어려움을 가중시켰기 때문이다. 따라서 외부 충격에 대한 회복력 강화를 통해 구미국가산업단지가 재활성화기로 진화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국가적 차원에서 영세 소기업의 역량강화에 초점을 두고 중앙정부 및 지자체, 그리고 지원기관의 역할을 보다 확대할 필요가 있다. 또한 지역경제를 이끌어 갈 중견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시켜 이를 지역에 성공적으로 뿌리내리게 하여 구미국가산업단지가 지속가능한 혁신 생태계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위성이미지 기반 시설하우스 판별 Mask-RCNN 모델 개발 (Development of Mask-RCNN Model for Detecting Greenhouses Based on Satellite Image)

  • 김윤석;허성;윤성욱;안진현;최인찬;장성율;이승재;정용석
    • 한국농림기상학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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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3권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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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156-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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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
  • 본 인스턴스 분할 모델은 위성을 이용해 촬영된 원격탐지 영상 내의 객체 탐지에 높은 정확도를 갖는다는 것을 입증하였으며, 불법으로 가설된 시설 하우스를 발견하는데 활용될 수 있다. 즉, 특정 지역 및 일정시기를 기준으로 시설하우스를 인식시키고 그 이후에 신축된 하우스를 분별하는데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본 기술을 응용하여, 토지피복도 조사와 같은 인력중심의 작업을 빠르게 해결할 수 있다. 앞으로 이 모델은 지리정보시스템(Geographic Information System)과 연계하여 중앙정부 차원의 단일화된 관리체계를 수립할 수 있을 것이며 또한 시설하우스 면적 통계 수치계산에도 쉽게 응용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숲 치유를 통한 감정노동의 질적 연구 : 여행사 종사원을 중심으로 (Qualitative Analysis of Emotional Labor by Forest Healing - Focused on Travel Agency Employees -)

  • 김동준;강희석;서예정
    • 한국엔터테인먼트산업학회논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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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3권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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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4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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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
  • 본 연구는 서울지역의 3개 여행사에서 서로 다른 업무를 하며 입사연도도 다른 종사원을 대상으로 개별 심층인터뷰를 진행하였다. 그리고 감정노동의 해결을 위해 숲 치유프로그램이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대해 조사분석하였고, 연구결과가 여행사와 숲 치유 운영자에게 모두 도움을 주고자 하였다. 분석결과, 먼저 H 여행사 대상자는 2018년 4월 가평지역 숲 치유 체험장에서 인터뷰를 실시하였고 입사 5년차 여성으로 직무는 오퍼레이터였다. 고객서비스 과정에서의 감정노동으로 우울증까지 오는 어려움을 겪었고 숲 치유를 통해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하였다. 다음으로 M 여행사 대상자는 2018년 5월 의왕지역 숲 체험장에서 인터뷰를 실시하였고 여성으로 입사 7년차로 직무는 상품기획이었다. 고객과의 업무 속에서 감정노동이 발생하여 신체적인 병까지 얻은 사례로 참가자는 숲의 안정감, 사람들의 인간미 특히 목공예에 관심이 많았다. 프로그램에 대해 만족감을 보였고 재방문의 의지도 있었다. 마지막으로 R 여행사 참가자는 2018년 6월 서울지역 숲 체험장에서 인터뷰를 실시하였고 남성으로 입사 10년차이고 직무는 투어컨턱터였다. 출장과 복잡한 업무 속에서 감정 노동을 경험하였고 심지어 분노라는 감정으로 참을 수 없는 상황까지 느꼈던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한 어려움을 해결하고자 지리적으로 가까운 곳에서 숲 체험을 하였고 큰 도움을 받았다고 하였다.

테크노파크 입주기업 육성의 성과 및 특성 분석: 성장경로 및 유형을 중심으로 (Analysis of Performance in Fostering the Companies Occupied in Technopark and its Characteristics: Focusing on Growth Path and Type)

  • 이슬비;오명준;배진희;류세선
    • 한국경제지리학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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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5권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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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53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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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
  • 본 논문에서는 테크노파크 입주기업의 성장경로 및 유형을 중심으로 입주기업 육성 정책의 성과와 특성을 분석하고자 하였다. 첫째, 테크노파크 입주기업은 창업 및 성장보육단계를 지나 본격 성장단계에 진입한 특성을 보유하고 있으며, 연구전담 조직의 보유 및 석박사급 고학력 연구개발 인력의 비중이 높은 기술혁신기업으로서의 특성을 지닌다. 둘째, 테크노파크 졸업기업 중 30% 내외는 졸업 후 자가 공장·건물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나 시간적 관점에 의한 창업기업의 성장경로 상에서 테크노파크의 창업 후 보육 기능이 유의미한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셋째, 테크노파크 입주기업 과반수가 스케일업 기업 또는 예비 스케일업 기업으로 혁신성장성이 유망한 기업으로 구성되어 있다. 다만, 상당수 기업이 R&D투자율은 높으나 매출증가율은 낮은 성장정체형으로 분류되어 혁신의 가속화가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주노동자의 산업안전보건과 위험의 이주화: 영국 건설업 사례를 중심으로 (The Occupational Health and Safety of Migrant Workers and the Migrantisation of Risk: A Case Study of the UK Construction Industry)

  • 신지원;채준호
    • 한국경제지리학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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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7권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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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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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
  • 이 연구는 영국 건설업 사례연구를 통해 이주노동자의 산업안전보건 문제를 구조적 취약성을 중심으로 살펴본다. 이주노동자는 중층적으로 분절화된 노동시장의 하층부에서 외주화된 위험노동을 담당한다. 구조적 취약성은 산업안전보건의 위험요인을 이주노동자 개인의 책임이나 '문화'적 차이보다는 작업장 내 위계를 형성하고 위험을 증가시키는 사회구조에 중점을 둔다. 이 연구는 영국 건설업 내 위험의 이주화를 지속화하는 구조적 요인을 저임금 이주노동력에의 의존성, 불안정 고용구조, 브렉시트 이후 이주노동자의 법적지위를 중심으로 살펴보고, 세 가지 요인이 어떻게 맞물리며 이주노동자의 건강과 안전에 대한 취약성을 증대하는지 논의한다. 위험의 이주화는 사업장의 안전보건이나 보편적 산재보험에 대한 논의뿐 아니라 저임금 저숙련 인력에 의존하는 고용구조와 국가의 노동이주정책이 상호연관된 문제이다. 이에 교육훈련이나 법제도에서 이주노동자를 배제하지 않는 소극적 차원의 선언적 정책을 넘어 구조적 위험요인을 제거해나가는 적극적조치가 요구된다.

정보기술과 기업활동의 변화:미국의 서비스산업을 사례로 (Information technology and changes in firm activities:A case of the service industry in the United States)

  • ;이정록
    • 대한지리학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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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9권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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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402-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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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94
  • 최근 컴퓨터산업과 정보통신기술의 급속한 발달은 우리의 사회를 고도의 정보사회로 전환시키고 있다. 정보기술의 발달과 수용은 생산 및 경 영방식, 소비 및 시장구조를 포함한 다양한 경제활동의 변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특히 기업의 입지와 조직구조의 변화에 중요한 역할을 제공하는 기술 및 조직적 혁신으로 간주되 고 있다. 본 연구는 미국의 서비스 산업을 사례로 정보기술의 발달 및 확산이 기업활동의 변화에 미친 영향을 고찰하였다. 미국의 서비스 산업은 지난 10년동안 가장 급속한 성장을 보여, 오늘날 미국경제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서비스 산업에 종사 하고 있는 기업들은 다른 분야의 기업과는 달리 정보기술을 비교적 빨리 수용하여, 정보기 술이 기업의 성장에 미친 긍정적인 파급효과를 경험하고 있다. 도소매업의 경우, 정보기술은 사무활동의 효율화, EPOS시스템을 통한 구매 및 유통방법의 혁신, 체인상점간 기업네크워 크를 통한 경영활동의 극대화, 그리고 기업네트워크를 이용한 상점입지의 다변화 등 기업활 동의 변화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전체적으로 볼 때, 미국의 서비스 산업에 대한 정보기술 의 영향은 입지 및 조직구조의 변화, 경영 하부구조로서의 역할, 텔레마틱 같은 기업네크워 크의 확대, 정보경제의 등장으로 비용의 절감효과, 새로운 상품개발 가능성의 제고, 서비스 질의 향상 등으로 요약된다. 정보기술이 서비스 산업에 미친 영향 중에서 중요한 공간적 특 징은 기업활동의 입지변화를 들 수 있다. 정보기술의 발달은 기업입지를 포함한 경제활동의 입지를 분산시키느냐 아니면 오히려 특정지역(대도시)으로의 집중을 심화시키느냐 하는 문 제에 대해서는 학자들 간에 논란이 계속되고 있고, 또한 정보기술이 가지고 있는 양면적인 특성으로 간주되고 있는 문제이다. 정보기술은 미국의 서비스 활동의 입지변화에 영향을 미 쳤는데, 많은 학자들은 집중화와 분산화의 패턴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도시내에서 서비스활동의 입지는 분산화 경향이 지배적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특정 분야는 CBD를 포함한 도시내부로 집중하는 경향도 나타났다. 그리고 국가적 수준에서는 대도시지 역에 입지하려는 경향과 함께 중소도시 및 농촌지역으로의 분산화가 동시에 나타났다. 미국 에서 서비스 활동의 입지변화에 대한 전체적인 특징은 기존의 입지에서 도시의 주변지역 또 는 중소도시로 분산화하는 경향이 우세하게 나타나고 있고, 이러한 경향은 정보기술의 발달 에 따라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서비스 활동의 입지변화를 고려하여 장차 우 리나라에서 발생할 서비스 활동 등의 입지변화를 예측해 보면, 서비스의 입지는 서울을 비 롯한 수도권으로의 집중이 심화되어, 공간적인 분산화는 거의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 다. 특히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의 정보통신시설 및 이용, 정보하부구조의 차이는 서비스활동 입지의 공간적 집중을 초래하여 지역간 불균형 발전을 더욱 심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따 라서 공간적 측면에서 균형적인 지역 정보화 전략의 수립을 위한 심층적인 연구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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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朝鮮時代) 철비(鐵碑)의 조영(造營) 연구(硏究) (A Study on The Iron Monument in The era of Joseon Dynasty)

  • 홍대한
    • 기록학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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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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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215-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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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
  • 우리사회에서 철을 자유로이 사용하게 된 것은 채 100년이 안 된다. 중세 이전 우리나라의 철 생산은 원시적인 행태를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던 것이 "태종실록"의 기록에 따르면 1407년 전국적으로 대규모 철장[철광산] 증설을 시행하였는데, "세종실록지리지"에는 이 때 개발된 철장의 수를 전국적으로 78개 소였다고 기록하고 있다. 15세기에 편찬된 "농사직설"에 따르면 철재 농기구는 지주 등 일부만이 소유할 수 있는 중요한 재산이었음을 알 수 있다. 당시 가장 중요한 생산수단 이었던 농기구마저 지주 등 일부에게 한정되어 사용되던 시절이었기에 다른 용도로 철을 사용한다는 것은 많은 제약이 따랐다. 이러한 상황은 16세기 말~17세기 전반기에 거듭된 전쟁으로 관영수공업이 파괴되었으며, 국가로부터 제철업경영권을 위임 받은 '별장'이 세금을 내는 조건으로 철소(鐵所)를 사적으로 경영하게 되면서 획기적으로 변화하게 되었다. 조선시대 철비는 크게 현감, 관찰사 등 지방수령의 공덕을 기리기 위한 공덕비와 1684년 제작으로 서당을 운영하기 위하여 창립한 전남 진도 학계(學契)비 등의 사적(史蹟)비, 보부상 들이 세운 송덕비로 크게 나눌 수 있다. 철은 과거 부의 상징이자 나무나 돌에 비해 강하고 영원하다는 믿음의 대상이었다. 때문에 중요한 공덕비 건립이나, 맹세의 상징으로 철비를 건립하게 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철은 동양사상에서 악한 것을 물리치고, 지기(地氣)가 강한 곳을 누른다는 비보풍수의 목적으로 사용되었는데, 철비가 세워진 가문은 최고의 영광이었다고 한다. 철비는 17~18세기 들어 제작이 급격히 증가하는 현상을 보인다. 이것은 선정을 베푼 수령의 증가가 아닌, 역설적으로 원성을 듣던 수령이 직접 세우는 사례가 증가하며, 부를 축적한 중인계층들이 양반으로 신분을 바꾼 후 조상의 정통성을 가공하기 위해 철비를 세우는 경우가 허다했다. 어떠한 이유로 철비를 제작하게 되었는지는 기록으로 남아 있지 않아 확인할 수 없으나, 오행(五行)사상과 관련 깊을 것으로 추정된다. 철은 곧 금(金)이다. 오행에 있어 '금'의 기운을 보면 '금'은 대지를 뜻하며, 그 색은 황금이며 황금은 모든 것을 포용하는 찬란한 휘광이다. 또한 금은 모든 쇠, 또는 철이기도 하기 때문에 음의 기운에 속한다. 금은 단단하고 변함없으며, 절대 부서지지 않는 강인한 기운을 지니고 있다. 이승이 양이라면 저승은 음이다. 이러한 오행사상과 철이 지니는 가치 때문에 철로 비를 제작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뿐만 아니라 조선시대에 들어서면 급격한 생산력의 증대가 이루어진다. 세종대 이후 농업기술의 발달에 기인한 바 크며, 17세기 이후 상업자본의 성숙과 함께 사대부와 견줄만한 재력을 모은 중인계층의 성장이 두드러진다. 이러한 사회여건 속에서 자신들의 권위와 부를 상징하기 위해 당시까지만 하여도 귀했던 철을 소재로 비를 건립한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