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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우(卷宇) 홍찬유(洪贊裕) 시문학(詩文學) 연구(硏究) 시론(試論) - 『권우집(卷宇集)』 소재(所載) 한시(漢詩)를 중심(中心)으로 - (An Essay in a Research on Gwonwu Hong Chan-yu's Poetic Literature - Focussing on Classical Chinese Poems in Gwonwujip)

  • 윤재환
    • 동양고전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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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5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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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5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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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
  • 권우(卷宇) 홍찬유(洪贊裕)(1915~2005)는 대한민국 근 현대 시기 대표적 한학자(漢學者)의 한 사람이자 시대의 지성인(知性人)으로, 학계의 후예들에 의해 사표(師表)로 추앙받고 있는 인물이다. 권우(卷宇)는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독재와 민주화의 투쟁기라는 한국 사회의 지난한 혼란기를 몸소 겪으며 당대의 젊은 학자들을 교육하고 이끌었던 시대의 스승이었지만, 운명 이후 지금까지 그의 생애와 업적에 관한 학계의 조명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 글은 아직까지 학계에서 논의되지 않았던 근 현대의 대표적 한학자 권우(卷宇) 홍찬유(洪贊裕)의 시문학 세계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 글이다. 그간 학계에서 논의되지 않았던 권우(卷宇) 홍찬유(洪贊裕)의 문집에 근거한 최초의 작업이고, 그에 대한 본격적인 탐구의 시작으로 최소한의 의미를 지닌다는 점에서, 이 글은 그의 문집 속 시문학 작품에 대한 세부적인 점검을 우선적인 목표로 삼는다. 그렇지만, 이와 같은 의도에도 불구하고 필자의 부족한 지식과 학문적 역량, 자료의 불비(不備)로 인해 이 글의 곳곳에서 한계가 노정될 수밖에 없다. 권우(卷宇)의 문집을 통해 본 권우(卷宇)의 시세계는 그의 시가 자신의 내적 정서의 표출을 시의 중심에 두고 있다는 특징을 보여준다. 이와 같은 특징은 권우(卷宇)가 지니고 있었던 시 의식이 시의 대사회적 효용보다 개인적 정서의 표출이라는 개인화에 보다 주목하는 것이었음을 말해준다. 이와 같은 권우(卷宇)의 시 의식은 그의 시문학 세계 전반에서 고르게 확인이 된다. 이에 따라 권우(卷宇)는 고시보다 근체시를, 연작시보다 단형시를 중심으로 하였으며, 송별시나 증여시 만시와 같은 대사회적 관계 속에서 이루어지는 시의 창작을 꺼렸다고 생각된다. 그런데 권우(卷宇)의 시문학 세계가 지니는 특성을 이렇게 정리하였을 때 몇 가지 의문점이 남게 된다. 우선적으로 지닐 수 있는 의문은 그의 문집 속 시문학 작품들이 그의 시세계 전부인가 하는 것이다. 현재 필자가 확인한 권우(卷宇)의 시문학 작품은 모두 문집 속에 수록되어 있는 것이지만, 권유의 시문학 세계가 이 작품들만으로 정리될 수 있는 것인가 하는 것에는 의문의 여지가 크다. 다음으로 지니게 되는 의문은 권우(卷宇)의 시문학 작품들이 내적 정서의 표출을 시의 중심에 두고 있으며, 흥(興)의 정서를 표출한 시와 감회(感懷)와 감개(感慨)의 정서를 표출한 시가 각기 다른 시문학 작품의 창작 공간과 상황에서도 동일한 모습으로 드러난다면, 각기 다른 성격의 흥취(興趣)와 감회(感懷) 감개(感慨)라는 정서를 시문학 작품 속으로 옮겨간 구체적인 창작 방법은 어떠한가 하는 것이다. 마지막 의문점은 만약 지금까지 문집을 통해 확인한 권우(卷宇)의 시문학 세계가 그의 시가 지니는 실상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한다면, 혹은 그의 생애 중 한 시기의 실상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한다면 그 의미는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이상과 같은 의문점은 권우(卷宇) 개인에 대한 탐색과 아울러 시대에 대한 탐색이 입체적으로 동시에 진행되어야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권우(卷宇)의 시문학 세계에 대해 던지는 새로운 방향의 심화 연구 촉구는 근 현대 한문학사의 온전한 구성과 한문학사 한문학 연구의 연속성 확보를 위해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닐 것이다. 이와 같은 점에서 앞으로 더 많은 연구자의 노력이 필요하리라 생각된다.

SPECT/CT의 획득시간 증감에 따른 방사능농도 추정치의 변화 (Variation on Estimated Values of Radioactivity Concentration According to the Change of the Acquisition Time of SPECT/CT)

  • 김지현;이주영;손현수;박훈희
    • 핵의학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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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5권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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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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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
  • SPECT/CT는 보급 초기에 뛰어난 보정방법과 융합영상을 기반으로 한 정성적 기능이 주목받았고, 최근 동반진단치료(Theranostics)등의 도입으로 그 정량적 기능에 대한 관심과 활용이 증가되는 추세이다. PET/CT와 달리 SPECT/CT의 절대 정량화는 조준기의 종류, 검출기 회전과 같은 조건들이 영상획득과 재구성 방법 등에 까다로운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SPECT/CT 촬영조건 중 투영상수와 투영상당 획득시간에 따른 총 획득시간(검사시간)의 증·감이 방사능농도 추정치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고자 한다. 부피 9,293 ml의 원통형 팬텀에 멸균수를 가득 채운 후 99mTcO4- 91.76 MBq를 희석하여 총 획득시간 600 sec(10 sec/frame × 120 frames, matrix size 128 × 128)의 조건으로 기준영상을 촬영하였고, 체적감도와 교정인자를 확인하였다. 기준영상을 중심으로 총 획득시간을 60(-90%), 150(-75%), 300(-50%), 450(-25%), 900(+50%), 1200(+100%) sec/frame으로 증·감시켜 비교영상을 획득하였고, 각 영상별 세부조건은 투영상당 획득시간(sec/frame)을 1.0, 2.5, 5.0, 7.5, 15.0, 20.0 sec/frame(투영상수 120frames 고정)로, 투영상수를 12, 30, 60, 90, 180, 240 frames(투영상당 획득시간 10 sec/frame 고정)로 설정하였다. 획득된 각 영상에서 관심체적을 통하여 측정한 계수를 바탕으로 정성적 평가로서 CNR(Contrast to Noise Ratio)의 변동률(%)을 확인하였고, 방사능농도 추정치의 변동률(%)을 통해서는 정량적 평가를 시행하였다. 이때 방사능농도 추정치(cps/ml)와 실제 방사능농도(Bq/ml)의 관계는 회복계수(RC_Recovery Coefficients)를 지표로 비교·분석하였다. 투영상수 변화에 따른 결과[CNR 변동률(%), 방사능농도 추정치 변동률(%), RC]는 총 획득시간 증감률(%) -90%에서 [-89.5%, +3.90%, 1.04], -75%에서 [-77.9%, +2.71%, 1.03], -50%에서 [-55.6%, +1.85%, 1.02], -25%에서 [-33.6%, +1.37%, 1.01], +50%에서 [+33.7%, +0.71%, 1.01], +100%에서 [+93.2%, +0.32%, 1.00]이었으며, 투영상당 획득시간 변화에 따른 결과는 총 획득시간 증감률(%)-90%에서 [-89.3%, -3.55%, 0.96], -75%에서 [-73.4%, -0.17%, 1.00], -50%에서 [-49.6%, -0.34%, 1.00], -25%에서 [-24.9%, 0.03%, 1.00], +50%에서 [+49.3%, -0.04%, 1.00], +100%에서 [+99.0%, +0.11%, 1.00]이었다. SPECT/CT에서 총 획득시간의 증·감에 따라 획득된 총 계수와 그에 따른 영상품질(CNR)은 비례하여 변화하는 양상을 보였지만, 절대 정량화를 통한 정량적 평가에서는 모든 실험조건에서 5% 미만(-3.55에서 +3.90%)의 변화를 보여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정량적 정확성(RC 0.96에서 1.04)을 유지하였다. 검사시간의 증가보다는 단축을 우선하여 고려하였을 때 총 획득시간 감소는 정성적 기능에 있어서 기존에도 배제할 수 없었던 사항이지만 정량적 기능은 큰 손실 없이 적용 가능하여 임상적으로 실효성이 있다고 판단된다. 다만 총 획득시간의 증·감 시 동일한 검사시간이라면 투영상수의 변경보다는 투영상당 획득시간의 변경이 정성적, 정량적으로 조건변화에 따른 변동 폭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CNN 보조 손실을 이용한 차원 기반 감성 분석 (Target-Aspect-Sentiment Joint Detection with CNN Auxiliary Loss for Aspect-Based Sentiment Analysis)

  • 전민진;황지원;김종우
    • 지능정보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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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7권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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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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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
  • 텍스트를 바탕으로 한 차원 기반 감성 분석(Aspect-Based Sentiment Analysis)은 다양한 산업에서 유용성을 주목을 받고 있다. 기존의 차원 기반 감성 분석에서는 타깃(Target) 혹은 차원(Aspect)만을 고려하여 감성을 분석하는 연구가 대다수였다. 그러나 동일한 타깃 혹은 차원이더라도 감성이 나뉘는 경우, 또는 타깃이 없지만 감성은 존재하는 경우 분석 결과가 정확하지 않다는 한계가 존재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차원과 타깃을 모두 고려한 감성 분석(Target-Aspect-Sentiment Detection, 이하 TASD) 모델이 제안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TASD 기존 모델의 경우 구(Phrase) 간의 관계인 지역적인 문맥을 잘 포착하지 못하고 초기 학습 속도가 느리다는 문제가 있었다. 본 연구는 TASD 분야 내 기존 모델의 한계를 보완하여 분석 성능을 높이고자 하였다. 이러한 연구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기존 모델에 합성곱(Convolution Neural Network) 계층을 더하여 차원-감성 분류 시 보조 손실(Auxiliary loss)을 추가로 사용하였다. 즉, 학습 시에는 합성곱 계층을 통해 지역적인 문맥을 좀 더 잘 포착하도록 하였으며, 학습 후에는 기존 방식대로 차원-감성 분석을 하도록 모델을 설계하였다. 본 모델의 성능을 평가하기 위해 공개 데이터 집합인 SemEval-2015, SemEval-2016을 사용하였으며, 기존 모델 대비 F1 점수가 최대 55% 증가했다. 특히 기존 모델보다 배치(Batch), 에폭(Epoch)이 적을 때 효과적으로 학습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본 연구에서 제시된 모델로 더욱 더 세밀한 차원 기반 감성 분석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기업에서 상품 개발 및 마케팅 전략 수립 등에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으며 소비자의 효율적인 구매 의사결정을 도와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임산물 약용수의 자생지 식생 구조와 환경과의 상관관계 분석 - 꾸지뽕나무·마가목·헛개나무 - (Analysis of Vegetation Structures and Vegetation-Environment Relationships of Medicinal on Short-term Income Forest Products, in Korea - Cudrania tricuspidata (Carrière) Bureau ex Lavallèe·Sorbus commixta Hedl.·Hovenia dulcis Thunb. -)

  • 김현숙;이상명;강길남;손석규;류시철;이경준;이종훈;이병설;이중구
    • 한국환경생태학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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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37권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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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347-3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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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
  • 본 연구는 단기소득임산물 중 산림임업통계자료에 의한 생산량과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인 약용수 (꾸지뽕나무, 마가목, 헛개나무) 자생지를 대상으로 식물사회학적 방법에 의해 군락을 구분하여 식생 구조를 파악하고 Ordination CCA에 의한 군락구조와 환경요인의 상관관계를 분석하여 산채류 재배지 환경조성에 필요한 생태학적 기초자료를 제공하기 위하여 2021~2022년에 수행되었다. 우리나라 꾸지뽕나무 자생지는 주로 남부지역에 분포하고 5개 지역, 11개 조사구를 대상으로 조사하였고, 마가목 자생지는 주로 고산지역에 분포하고 3개 지역, 8개 조사구를 대상으로 조사하였으며, 헛개나무 자생지는 중부 계곡부에 분포하고 5개 지역, 17개 조사구를 대상으로 조사하였다. 각 분류군의 중요치를 살펴보면, 꾸지뽕나무군락에서 나타난 중요치는 꾸지뽕나무가 61.10으로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팽나무, 곰솔, 새덕이, 때죽나무, 소사나무, 졸참나무, 상수리나무 등의 순으로 나타났고, 마가목군락에서는 신갈나무가 57.21로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마가목 42.58, 사스래나무, 피나무, 당단풍나무, 시닥나무, 층층나무, 함박꽃나무, 주목 등의 순으로 나타났으며, 헛개나무군락에서는 헛개나무가 64.58로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느티나무, 층층나무, 고로쇠나무, 졸참나무, 까치박달, 가래나무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중요치가 높은 주요 분류군에 대한 흉고직경급을 분석한 결과 꾸지뽕나무군락에서는 꾸지뽕나무, 팽나무, 새덕이 및 소사나무는 어린 개체의 밀도를 높게 나타내고 있어 당분간은 이들 수종의 우점 상태가 계속 증가 될 것으로 보인다. 마가목군락에서 마가목은 역 J자형을 하고 있어 우점 상태가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이며, 신갈나무, 사스래나무 및 피나무는 정규분포형의 밀도를 나타내고 있어 당분간은 이들 수종의 우점 상태가 계속될 것으로 판단된다. 헛개나무군락에서는 까치박달과 가래나무는 역 J자형을 하고 있어 우점 상태가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이며, 헛개나무, 느티나무, 층층나무 및 고로쇠나무는 각 층에서 전체적으로 개체의 밀도가 높아 계속적으로 높은 우점도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TWINSPAN에 의해 분류된 3분류군의 30개 군락과 11개의 환경 요인으로 CCA ordination 결과, 해발고가 가장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고, 꾸지뽕나무군락은 pH, C.E.C, Ca2+ 및 Mg2+ 는 가장 높고, 해발고는 낮고 남동사면과 남서사면의 경사는 완만하였으며, P2O5는 높은 지역과 낮은 지역에 골고루 분포하였다. 마가목군락은 해발고는 높고, 북사면의 경사는 다소 급하고, O.M과 T-N은 가장 많으나, 그 외 양료들은 적으며, pH는 낮게 나타났다. 헛개나무군락은 북동사면과 북서사면에서 해발고와 경사는 중간 지역이고, P2O5는 높게 나타났다.

여헌(旅軒) 장현광(張顯光)의 지리인식(地理認識)과 문인(門人)들의 지지편찬(地誌編纂) 의의 (Yeoheon's Recognition of Geography and the Significance of the Compilation of Geographical Records by His Disciples)

  • 최원석
    • 동양고전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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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4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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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73-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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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
  • 여헌 장현광(1554-1637)은 조선중기를 대표하는 유학자이면서 우주론과 자연학을 가장 체계적으로 저술한 사람이다. 조선조 유학의 지리적인 학맥에서 여헌은 남명 조식과 한강 정구의 학풍을 이어받으면서 풍수와 지지편찬을 계승한 사람으로 자리매김 될 수 있다. 여헌은 주자학에 영향을 받았지만 역학(易學)의 기틀을 견지하였으며, 사변적인 공리공론에 머무르지 않고 실용적 경세학(經世學)으로서의 지리를 인식하였다. 여헌의 지리인식 방법은 역학(易學)의 체계와 구도 상에서 이루어졌다. 여헌은 자연에 대한 인간 본위(本位)의 인식태도를 드러내며, 따라서 인사의 공능이 지리의 조건보다 우선되는 준칙이었다. 여헌에게 산수와 자연은 비덕(比德)의 공부대상이었고, 자연공부 방법은 대상물의 관찰을 통해 생명의 이치를 자득하고, 무심한 경지를 통해 천지의 마음에 이르는 것이었다. 유학의 가르침을 삶의 지침으로 삼았던 여헌에게 있어서 낙토(樂土)는 안분자족(安分自足)함에서 얻어지는 것이었다. 여헌에게 지리인식의 의의는 생활의 실용적인 이익 됨에 목적을 둔 필수적인 지식정보였다. 여헌은 은거지의 생활현장에 자신이 견지한 유학적 우주관과 세계관을 '우주사업'의 일환으로 구현하였다. 이러한 의식과 태도는 주거지의 장소경관과 자연경물(自然景物)을 북극성과 주위 28수의 별자리로 상징화하여 명명하고 우주적 중심 공간으로 구성하는 방식으로 나타났다. 주자의 무이구곡(武夷九曲) 경영에서 비롯된 유학자들의 동천구곡(洞天九曲) 전통은 조선시대에 유행되었지만, 여헌의 장소 구성 체계는 여타의 형태와 방식을 뛰어넘은 우주적 구도의 독창성이 있다. 여헌의 장소 명명 의식에는 선현을 본받고자하는 태도, 자연물의 형용과 성정에 대한 비덕(比德), 그리고 은거(隱居) 의식의 반영이 나타난다. 여헌의 국토관 및 국토이해는 지형개관, 산수이해, 도읍입지, 지역이해, 풍토론, 현실인식의 방식으로 체계적으로 드러나고 중국의 지리적 조건과도 비교되어 파악되었다. 그의 국토인식과 이해방식은, 국토의 유기체적인 인식, 주자학의 자연관이 반영된 기적(氣的)인 국토인식, 산천 인식과 도읍 입지의 풍수적 이해, 지역구분을 통한 비교론적 이해, 인물과 풍속에 대한 풍토론적 이해 방식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여헌은 역의 포괄적인 사상체계 범주에서 풍수도 수용하였다. 그가 풍수를 수용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남명과 한강을 계승하는 학풍에서 연유되는 바가 있었다. 여헌은 풍수지식을 활용하여 주거지의 입지를 정하기도 하였고, 고향 연고지의 여러 곳에 대해 풍수적 견지로 언급하기도 했다. 그의 풍수관을 보면, 묘지풍수에서 형세론적 이치는 수긍하고 있지만 장례기일을 미루는 발복 목적의 행위는 비판하였다. 그리고 고을의 풍수에서 숲의 조성을 통한 비보의 필요성을 인정하였다. 이러한 풍수관은 문도(門徒)들의 지지편찬에도 일정하게 반영되었다. 여헌 학풍에서 주목할 만한 지리학적 특징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이 지지(地誌)의 편찬이다. 이것은 남명과 한강의 치용(治用) 정신과 경세적(經世的) 실천을 계승한 학풍이기도 했다. 여헌은 지지를 중요시하게 생각하면서 문인들에게 편찬을 독려하였다. 고을의 통치자나 지식인으로서 지역의 역사와 옛 일을 잘 알아야하고, 권면하고 징계하는 기준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여헌의 견해는 이후 문인들의 지지편찬 취지와 내용 구성에 지침이 되었다. 이 연구는 여헌의 지리인식에 관한 사실적인 면모의 정리와 지리적 학풍의 계승 맥락에 관한 고찰에 그친 한계가 있다. 다음에는 여헌 전후 유학자들의 지리인식과 지지편찬 전통이 어떻게 전승되면서 전개 발전되었고 질적으로 변천해 나갔는지를 살피고자 한다. 이러한 연구는 학계에서 공백으로 남아있는 조선 초 중기 유교지식인의 지리학사를 정립하는데 일조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가맹본부의 리더십 행동유형과 가맹사업자의 관계결속에 관한 실증적 연구 - 가맹사업자의 자기효능감의 조절효과를 중심으로 - (An Empirical Study in Relationship between Franchisor's Leadership Behavior Style and Commitment by Focusing Moderating Effect of Franchisee's Self-efficacy)

  • 양회창;이영철
    • 한국유통학회지:유통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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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5권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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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49-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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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
  • 본 연구는 가맹사업자의 자기효능감에 주목하여 정부가 예비가맹사업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가맹본부에 다양한 규제와 정책을 사용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 아니라는 것에 관심을 두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경로-목표이론(path-goal theory)에서 제시한 가맹본부의 리더십 행동 유형과 가맹사업자의 관계결속의 영향관계에 있어서 가맹사업자의 특성으로 자기효능감의 조절효과를 규명하고, 실증 분석한 결과 다음과 같은 연구의 시사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첫째, 가맹본부의 리더십 행동유형이 관계결속에 긍정적 효과를 가져 온다는 사실이 확인됨으로써 가맹본부는 가맹사업자에게 맞는 리더십 행동유형을 적용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둘째, 가맹사업자의 자기효능감이 관계결속에 긍정적 효과가 있을 뿐만 아니라, 리더십 행동유형과 관계결속 사이에 상당한 조절효과가 있기 때문에 가맹본부는 가맹사업자들의 개인차(individual difference) 관리가 필요하다. 셋째, 정부는 가맹본부를 규제할 것만이 아니라 가맹본부가 가맹사업자들의 특성을 확실하게 파악하고 기업의 목표달성을 위한 정당한 통제가 가능하도록 제도적 지원을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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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韓國) 및 관련각국((關聯各國)의 다랑어 선망어업(旋網漁業) 발달과정(發達過程) (Development of Tuna Purse Seine Fishery in Korea and the Countries Concerned)

  • 현종수;이병기;김형석;예영희
    • 수산해양교육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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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4권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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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3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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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92
  • 한국(韓國)의 다랑어 선망어업기술(旋網漁業技術)은 한국(韓國)에서 발달한 대부분의 어업기술(漁業技術)이 일본(日本)을 거쳐서 도입된 것과는 달리 미국(美國)에서 직수입(直輸入)된 것이기는 하나 세부적으로는 일본(日本)의 기술을 응용한 것도 더러 있다. 따라서 한국(韓國)의 다랑어 선망어업(旋網漁業)의 발달과정(發達過程)을 규명하기 위해서는 미국(美國)과 일본(日本)에 있어서의 발달과정(發達過程)을 규명할 필요가 있으므로 여러 가지 문헌(文獻)과 집적된 자료(資料)들에 의하여 그것을 규명해 보았다. 미국(美國)에 있어서의 선망어법(旋網漁法)의 탄생은 1826년의 일이므로 그 역사는 165년이나 되었고, 초기에는 다른 어종과 함께 부산물(副産物)로서 잡아왔지만 1903년부터는 그것을 주목적으로 하는 어업(漁業)이 시작되었으므로 그 역사만 하더라도 90년 쯤 전의 일이다. 그러다가 2차대전(次大戰) 이후에 power block의 발명과 나일론 그물, 그리고 어선(漁船)과 장비(裝備)의 첨단적인 개량으로 오늘날과 같은 대형선망조업(大形旋網조業)이 가능하게 되었다. 그러나 그 후 미국선망어선(美國旋網漁船)들은 돌고래 보호를 위한 규제 때문에 동부태평양(東部太平洋)에서는 조업이 불가능하게 되었고, 또 고임금(高賃金), 노동력부족(勞動力不足) 등으로 채산(採算)을 맞추지 못해 선단수(船團數)는 1980년에 비해 1/3가량 줄어든 상태이다. 일본(日本)은 일찍부터 일본(日本) 북서태평양연안(北西太平洋沿岸)에서 연승(延繩)과 소형선망(小型旋網)으로써 다랑어를 어획(漁獲)하여 왔으며, 2차대전(次大戰)이후 독자적으로 과거의 선망어법(旋網漁法)을 다랑어용으로 개량하는 한편 1948년부터 미국식선망어법(美國式旋網漁法)을 도입하여 해외(海外) 다랑어 어장(漁場) 개발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특히 정부출자기관(政府出資機關)인 일본해양자원개발(日本海洋資源開發) 센터 (JAMARC)의 태평양(太平洋) 해역에서의 시험탐사(試驗探査)는 높이 평가할 만 하며, 또한 일본연승어선(日本延繩漁船)들의 활발한 해외조업(海外操業)과 어장정보교환(漁場情報交換)은 선망어업(旋網漁業)의 발전에 많은 도움을 주어 왔다. 미국(美國)과 일본(日本)의 선망선(旋網船)은 어선(漁船)의 크기, 조업형태(操業形態), 운영형식(運營形式) 등이 각기 다르며 장단점이 있다. 특히 일본어선(日本漁船)은 미국어선(美國漁船)에 비하여 선체가 작고 더러는 쌍두리 조업을 하고 있으며, 망지(網地)는 미국어선(美國漁船)이 땋은 실 nylon(braided twine)으로 된 결절망지(結節網地)를 쓰는 데 비하여 무결절망지(無結節網地)를 쓴다. 한국(韓國)은 1970년대(年代)에 미국(美國)으로부터 직접 이 어선(漁法)을 도입하였고, 어선(漁船)과 장비(裝備), 조업방법(操業方法)도 전적으로 미국식(美國式)이다. 한국(韓國)의 선망어법(旋網漁法)은 10년 이상의 실패 끝에 1986년부터 정상 궤도에 오르기 시작했고, 1997년 현재 총 37척이 Gua과 Samoa를 기지(基地)로 하여 모두 남서태평양(南西太平洋)에서 조업하고 있으며 성적도 좋은 편이다. 다만, 이제는 독자적인 연구가 필요하며, 태평양도서국(太平洋島嶼國)에의 입어문제(入漁問題)와 어자원보호(魚資源保護) 측면에서의 연안국(沿岸國)의 조업제제(操業規制) 움직임에 대해서도 대비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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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회격·회곽묘 출토 삽(翣)에 대한 고찰 (A Study on the Excavated Sab(a funeral fan) from Lime-filled Tomb and Lime-layered Tomb during the Joseon Dynasty)

  • 이승해;안보연
    • 헤리티지:역사와 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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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41권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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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4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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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
  • 삽(?)은 유교 예법에 따른 상장례(喪葬禮) 도구로 나무로 틀을 만들고 그 위에 백포(白布)나 두꺼운 종이를 붙여 그림을 그린 후, 자루를 달아 들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례기(禮記)"에 따르면 삽은 주대(周代)부터 사용되었던 것으로 기록되어 있는데, 우리나라의 "조선왕조실록(朝鮮王朝實錄)"이나 "국조오례의(國朝五禮儀)", "사례편람(四禮便覽)"에 나타난 삽의 용례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본고에서는 현존하는 조선시대 사대부가의 회격 회곽묘에서 발견되는 삽의 발굴 사례 및 문헌 기록을 통해 그 용례와 제작방식, 시기에 따른 유물의 특징에 대해 고찰하고자 한다. 삽은 신분에 따라 사용하는 개수와 그리는 문양이 다른데, 사대부가에서는 주로 '아(亞)'형의 불삽 1쌍과 구름 문양을 그린 화삽 1쌍을 사용하였다. 삽의 크기는 너비가 2자[척(尺)], 높이 2자[척(尺] 4치[촌(寸)]로 만들었는데 초주지나, 저주지로 두 번 싸고, 세 번째는 연창지로 쌌다. 그리고 나서 백저포, 마포, 무명, 공단 등으로 덮었다. 그 양면에 보불을 그리고 구름 변아(邊兒)에 운기를 그리는데 대개 주사 또는 진사를 사용하였다. 사대부가 회격 회곽묘에서 출토되는 삽은 광중에 부장된 것으로, 삽자루와 분리된 형태이다. 즉, 출토되는 삽은 발인행렬시 삽을 매달았던 5자 길이의 삽자루는 태워 없애고, 관의 좌우에 세워 넣은 것이다. 출토 유물의 검토를 통해서도 제작과정을 유추할 수 있다. 출토된 유물은 각(角)의 개수에 따라 각이 3개 달린 것과 2개 달린 것으로 대별된다. 먼저 각이 3개 달린 것(유형 I) 중에는 나무 통판을 사용하거나 대나무를 납작하게 갈라, 바구니처럼 엮은 것도 있다. 각이 3개인 삽은 비교적 조선 전기에 집중되어 있으며, 전체적인 형태에 비해 그 제작방식이 다양한 편으로 생각된다. 반면 각이 2개 달린 삽의 경우에는 비교적 정형화된 제작방식이 보인다. 직사각형이나 역사다리꼴로 몸통부분을 만든 후, 2개의 각이 달린 삽의 윗부분을 연결한 형태이다. 다만 상단면을 곡선(유형 II) 또는 직선(유형 III)으로 처리하는 것이 다르다. 이러한 제작방식은 각이 3개 달린 것에 비해 간단하며, 제작기법 상의 차이는 크지 않다. 특히 상단면을 직선으로 처리하는 방식은 오늘날까지도 사용되고 있다. 분석에 사용된 30건 중 묘주의 몰년, 즉 삽의 제작 연대가 명확한 것만 선택하여 분석한 결과, 유형 I은 16세기 전반에 집중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어 유형 II는 16세기 후반부터 17세기 후반, 유형 III은 17세기 전반부터 18세기 전반까지 고르게 분포하고 있다. 요컨대 삽의 형태는 유형 I에서 유형 II로, 다시 유형 II에서 유형 III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17세기는 변화의 시기로 유형 II III이 혼재되어 있다. 유형을 크게 3가지로 구분하였으나 유형 II III은 각이 2개인 측면에서 그 형태가 유사하다고 볼 때 주목할 만한 전환기는 16세기 중반이라고 볼 수 있다. 아마도 유형 I은 유형 II III에 비해 제작 과정상 공이 더 많이 들어갈 것으로 생각되며, 후대로 내려올수록 경제성의 원리에 따라 삽의 형태 및 제작방법도 간소해진 것으로 보인다. 상장례의 간소화 경향은 "선조실록(宣祖實錄)"에 예장(禮葬)이 몇 차례 중지되는 사건들을 통해 임진왜란 이후에 가속화된 변화로 볼 수 있다. 삽의 경우 이미 16세기 후반부터 간소화되고 있었으며, 심지어 18세기에는 삽을 따로 제작하지 않고 구의(柩衣) 및 관(棺)에 직접 그리는 현상까지 초래하였다. 그러나 형태적으로 단순화 되는 과정에도 "례기(禮記)"의 삽 사용 규정은 지켜지고 있어, 그 의례의 형식은 합리적으로 간소화되었음을 알 수 있다.

아라사국립애이미탑십박물관(俄羅斯國立艾爾米塔什博物館)·서북민족대학(西北民族大學)·상해고적출판사(上海古籍出版社) 편(編) 『아장구자예술품(俄藏龜玆藝術品)』, 상해고적출판사(上海古籍出版社), 2018 (『러시아 소장 쿠차 예술품』) (The State Hermitage Museum·Northwest University for Nationalities·Shanghai Chinese Classics Publishing House Kuche Art Relics Collected in Russia Shanghai Chinese Classics Publishing House, 2018)

  • 민병훈
    • 미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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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98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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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226-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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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
  •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에르미타주 박물관 3층 맨 우측에는, 세계 유수의 실크로드 미술 컬렉션을 상설전시하는 "중앙아시아실"이 자리 잡고 있다. 20세기 초 실크로드를 학술조사한 러시아의 코즐로프(Pyotr Kozlov), 베레조프스키(Mikhail Berezovsky), 올덴부르그(Sergey Oldenburg) 등에 의해 수집된 고고 미술품 들이다. 에르미타주 박물관 소장의 방대한 이들 유물은 그 대강을 파악할 수 있도록 지역별로 분류하여 공개중이며, 이제까지 독일과 프랑스, 영국, 네덜란드, 한국, 일본 등에서 개최된 특별전시를 통해 그 일부를 소개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러시아 실크로드 탐험대의 성과물을 종합적으로 공개한 대형 기획전시 이 2008년에 에르미타주 박물관에서 개최됨으로써, 러시아의 실크로드 관련 유물이 세상에 본격적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이번에 간행된 『아장구자예술품(俄藏龜玆藝術品)』(2018)은 중국의 상해고적출판사(上海古籍出版社)가 에르미타주 박물관과 공동으로, 당관 소장 실크로드 유물 가운데 쿠차 지역의 예술품만을 선정하여 출판한 도록이다. 이 도록의 편집과 논고 및 유물 해설은 에르미타주 박물관 동양부(Oriental Department)의 시니어 큐레이터 키라 사모슉(Dr. Kira Samosyuk)이 담당하였다. 키라 박사는 하라호토(Khara-Khoto)와 서역(西域) 미술 전문가로, 그 이름이 국제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중앙아시아 불교미술 연구의 석학이다. 본서에는 에르미타주 박물관 소장의 쿠차 지역 출토 유물을 망라하여, 중앙아시아 불교미술에 있어서의 쿠차 지역의 특징을 입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하였을 뿐만 아니라, 러시아 탐험대가 남긴 현장사진과 스케치 등에 이르기까지 빠짐없이 소개함으로써, 수집 유물 이외의 귀중한 정보도 아울러 제공하고 있다. 키라 사모슉 박사는 본서의 게재 논문 「The Art of the Kuche Buddhist Temples」에서, 러시아의 실크로드 탐험의 개요를 소개하고, 주로 불교시대 쿠차의 역사 전개 과정과 쿠차에 전래된 불교의 양상 그리고 석굴의 벽화 묘사와 그 연대 문제를 논한 후, 벽화의 주제와 소상(塑像), 석굴사원이 예배의 장으로서 어떻게 운용되고 있었는지에 대해 상세하게 언급하고 있다. 키라 박사는 결론으로서, 쿠차 문화는 불교 전파의 역사 가운데 독립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중국이나 유목세계의 여러 민족과 관계를 맺고 있었으며, 간다라 미술, 헬레니즘, 고대 이란, 중국 문화와의 관련성 속에서 독자적인 성격을 구축하였음을 논하고 있다. 그리고 쿠차 지역에서 형성된 문화는 타림분지뿐만 아니라 돈황(敦煌)과 중원(中原) 지역의 석굴예술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으로 문장을 마감하고 있다. 키라 박사의 논고 가운데 주목할 부분은 쿠차 지역 석굴의 조성(造成) 연대(年代)에 관한 것이다. 그녀는 이제까지 여러 학자들에 의해 제기된 벽화의 조성 연대에 관한 견해를 소개하며, 벽화의 인물이 착용하고 있는 갑주(甲冑)의 도상(圖像) 특징 등을 소그드 미술 등 주변 지역에서 출토된 관련 자료와 비교하여, 키질의 조성 연대를 기존의 학설보다 백여 년 이상 소급해야 함을 주장하며, 5세기 이전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쿠차 지역 석굴의 조성 시기의 문제는 석굴의 형식 문제를 비롯하여 불화(佛畫)의 주제(主題)와 양식(樣式), 안료(顔料)의 문제, 복식(服飾)이나 두발(頭髮), 제 장식(裝飾) 요소 등을 학제적(學際的) 연구 방법으로 재조명하고, 그 과정에 나타나는 주변 문화권과의 관련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한 위에 방사성탄소 연대 측정 등 과학적 방법을 보조 자료로 활용하는 수밖에 없다. 에르미타주 박물관에는 제2차세계대전 때 베를린에서 전리품으로 가져온 벽화편이 다수 소장되어 있다. 일반인에게는 물론 학계에서도 그 행방을 전혀 모르고 있었던 이들 벽화편이 최근에 보존처리를 마치고 일반에게 상설전시를 통해 소개되고 있다. 본서 출판의 경위를 서술한 서언(序言)에는 이번 간행이 에르미타주 박물관 소장 쿠차 예술품의 제1차 출판이라고 한 점으로 보아, 아마도 보존처리가 끝난 독일 컬렉션을 소개하는 도록의 편집도 예정되어 있는 듯하다. 아울러 투르판과 호탄 지역 문물을 소개하는 도록의 간행도 기대해본다. 현재 쿠차의 석굴사원에서 절취한 벽화편은 러시아와 독일, 한국 등 여러 국가에 분장되어 있다. 이번 도록 출판을 계기로 쿠차 현지의 키질 석굴을 비롯한 제 석굴사원의 잔존벽화를 중심으로, 세계 각지에 흩어져 있는 벽화를 함께 소개하여 이들 석굴사원 벽화의 원래 모습을 온전하게 소개하는 종합도록의 간행도 필요할 것으로 본다. 그리고 동서의 문화가 혼합되어 있고 쿠차 지역 특유의 지역적 특성이 반영된 석굴사원의 벽화류 등을 소개하는 도록에는, 각 유물에 대한 보다 상세한 해설이 요망된다. 그리고 미술사 이외에도 보존과학적 측면에서의 안료 분석 등 학제적 조사연구 성과도 포함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작금의 중국 서부 개발 정책에 따라, 신장 지역의 오아시스에 인구가 과밀 거주함으로써 유발되는 기후변화 등으로 석굴사원의 벽화는 현재 심각한 위기에 처해있다. 이러한 난관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중국의 문화계뿐만 아니라 문화재 보존수복(保存修復)의 첨단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여러 국가들이 실크로드 석굴벽화의 보존수복을 위해 공동 노력하고 아울러 관련 인적자원 양성 등을 위해 보존과학센터를 운영하는 등 모두의 중지를 모아야할 때다. 본서는 20세기 초 서구 열강에 의해 추진된 실크로드의 고대 유적 조사 결과 가운데, 러시아 조사대가 쿠차 지역의 석굴사원을 중심으로 거둔 성과를 종합적으로 소개하는 출판물이지만, 향후 에르미타주 박물관 소장의 독일 컬렉션 벽화까지 전부 소개될 경우, 쿠차의 불교미술과 실크로드 연구에 크게 공헌할 것임에 틀림없다. 이런 의미에서 본서는 이제까지 축적되어 온 쿠차 지역에 대한 고고미술 연구의 마지막 퍼즐 조각이자 실크로드 연구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학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 본서는 에르미타주 박물관의 실크로드 미술 연구의 성과물이자 새로운 편집 체계로서 학적 편의를 제공하였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으며, 이 모든 것을 기획하고 실크로드 미술 연구에 새로운 경지를 개척한 키라 사모슉 박사에게 경의를 표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