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에는 5개의 궁궐이 있었다. 태조 4년(1395) 경복궁이 창건되고, 그 후 역사적 상황에 따라 창덕궁, 창경궁, 경운궁(덕수궁), 경덕궁(경희궁)이 추가로 중건되었다. 궁궐은 당대 최고의 건축을 대변한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조선시대 궁궐은 수차례 중건과 소실을 반복하며 조선왕조 500여년 건축의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본고에서는 이러한 조선시대 5개 궁궐의 발굴 현황을 검토하여 건물의 기초인 건물지에 대해 연구하였다. 그 중에서도 특히 건물 기둥의 하중을 지탱하는 핵심 시설인 '적심(積心)'에 대한 분석을 통해 궁궐 건물지가 가지는 궁궐·시기별 특징을 파악하고자 하였다. 또한 적심의 편년을 통해 시기별 궁궐 건물 기초의 변화 양상을 확인하였다. 적심은 총 23개 형식이 확인되는데, 전반적으로 5개 궁궐 모두 I~V 형식의 일정한 적심 축조 방식을 가지고 있어 조선시대 궁궐 건물 기초 축조 방식에는 일정한 패턴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14~17세기에는 일정하게 통일된 재료와 축조 방식(원형 잡석 적심(I-1))이 주를 이루다가 18세기 정조대를 기점으로 다소 다양해지는 양상을 새롭게 확인할 수 있었다. 이후 19세기 고종대에는 다양한 재료와 축조 방식으로 22가지 형식의 건물지 적심이 축조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동안 궁궐 건물지 연구는 발굴조사가 많이 이루어진 경복궁 건물지가 주가 되어, 임진왜란 후 중건이 중단된 17~18세기 건물지의 편년을 확인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다른 궁궐의 건물지들을 함께 비교 검토함으로써 14세기 말~20세기 초 조선시대 전반에 걸친 궁궐 건물 기초 축조 방식의 시대적 흐름을 파악할 수 있었다.
본 연구는 조선시대 궁궐 내에 조성된 농경지 조영의 양상과 공간적 특성을 분석하여 유교적 농본 중심의 시대상이 궁궐 안에서 특수한 권농의 공간으로 반영되었음을 구명하고자 하였다. 대상지는 경복궁 후원, 창경궁 후원과 경복궁 신무문 밖 후원이 되며, 문헌조사를 중심으로 수행되었다. 궁궐 후원 농경지는 "농사직설"의 편찬, 친경례와 기곡제의 설행으로 대변되는 조선 통치집단의 권농정책의 연장선상에서 임금이 자신의 거주지인 궁궐 안에 한 해 농사의 풍흉을 가늠할 포지를 조성한 것이며, 국초부터 일제 강점기 직전까지 각 궁궐에서 운영되었다. 조선시대 후원 농경지 4개소에 대한 분석 결과로는 첫째, 세종 때 조성된 경복궁 후원 농경지는 현 향원지 내부에 존재하고 있었으며, 선진농법을 확인하기 위한 시험포지로 조성되었다. 성종이 조영한 창경궁 후원 농경지는 조선 최초의 친경례 직후에 조성되어 적전친경의 맥락으로 이해해 볼 수 있다. 인조는 경덕궁이 임시로 거처했던 시어소임에도 불구하고, 체류의 기간이 장기화되자 정전의 뜰을 파고 농포로 조성하였는데, 조선시대 정치사에서 후원 농경지의 비중이 매우 높았다는 것을 시사한다. 고종이 조성한 경농재 일곽의 농포는 선대의 권농행보를 계승하면서 창경궁 후원 농경지의 공간 구성을 그대로 가져온 특성을 보이고 있다. 둘째, 관수와 수체계, 관경대의 명칭, 입지에 있어서 일정한 공통점이 도출되었는데, 이는 조선시대 농본공간의 보편적 형식으로 판단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후원 농경지 외에 궁궐 내에서 내관들에 의해 관리되던 채전과 국가의 큰 제사에 쓰일 과일을 위한 궁궐 내 과수원의 운영 양상을 고찰하여 조선시대 궁궐 조경이 엄숙함, 질서정연함이나 장식성에만 치중되지 않고,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실용적 생산적 조경공간으로 존재하고 있었음을 밝힐 수 있었다. 또한 궁궐에서 왕실의 주도로 생산적 조경의 다양한 활동이 전개되고 있었고, 임금이 솔선수범하여 선진농법을 시험하였다는 점은 우리의 고유한 궁궐조경의 일면이 되며, 조선의 독자적인 궁궐문화로서 그리고 여타의 유교 국가에는 없었던 유일한 애민농본의 조경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본 논문은 빈전(殯殿), 진전(眞殿), 산릉(山陵) 등 다른 상장례 공간에 비해 비교적 적은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는 혼전공간(魂殿空間)을 대상으로, 혼전공간을 구성함에 있어서 어떤 요소들이 영향을 주었고, 내부의 구성이 어떤 식으로 이루어져 왔는지에 관한 분석을 통해 혼전공간의 위치관계 및 궁궐별 구성을 분석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조선시대 의례 중 흉례에 있어서 혼전(魂殿)은 사상적, 종교적인 면뿐만 아니라 기능적이고 건축적인 특성도 함께 지니고 있다. "국조오례의", "혼전도감의궤", "조선왕조실록" 등을 분석하여, 국상 시 사용되는 혼전를 중심으로 혼전과 주변 공간에 관한 기본적인 사항들을 정리하면서, 각각의 궁궐에서 혼전의 위치가 어떠한 상징성을 갖는지에 관한 의문점을 풀고 궁궐별 혼전공간이 규칙화된 특징이 존재하는지 비교하였다. 본 연구를 통하여 조선 초기에는 경복궁 자선당을 중심으로, 조선 후기로 갈수록 창덕궁 선정전은 주로 왕이 이용하고, 창경궁 문정전은 주로 왕후가 사용하였음을 알 수 있었다. 또한, 혼전을 선정함에 있어 정치적 공간이 필요해 편전의 사용을 꺼린 기록들과 조선후기로 가면서 조선 초기 편전공간으로 사용되었고 혼전으로도 사용되었던 공간들이 용도의 변화가 생기며 다른 곳으로 편전(便殿)을 이동한 분석들을 통해 편전이 아닌 다른 곳을 혼전으로 사용하려고 했음을 분석하였다. 조선시대 각 궁궐에는 "국조오례의"에 따라 혼전의 주요 공간이 구성되었고, 혼전의 주변전각들은 궁궐의 특성에 맞게 배치되어 일정한 패턴의 공간이 존재함을 알 수 있었다.
본 연구의 목적은 조선시대 한양 궁궐에 범과 표범 출몰에 대해 환경사적 관점에서의 고찰을 통해 궁궐 실체의 한 단면을 규명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실록" 등 사서에 실린 범과 표범 출몰 기록을 토대로 환경사의 세 가지 관심 즉, '환경', '환경에 미친 인간의 영향', '환경에 대한 인간의 의식과 태도'를 주제로 고찰하였다. 본 연구의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조선시대에 궁궐은 물론 한양 도성 내외에도 수시로 범과 표범이 출몰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심지어는 후원에서 호랑이가 먹이 활동을 하거나 번식도 했으며 사람을 해치기도 했다. 둘째, 이러한 상황은 한양 궁궐의 우수한 입지 특성, 조영철학과 기법 등 태생적 요인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궁궐이 입지한 '좋은 터'는 인간에게만 유용했던 것이 아니라 범과 표범의 활동에도 유리하게 작용했음을 알 수 있었다. 셋째, 우수한 입지 환경에 더해 궁궐과 도성 주변에 대한 산림 정책은 범과 표범의 출몰을 촉진했을 수도 있다. 즉 금송과 금장, 금산, 봉산 등의 관리 정책은 산과 산이 이어진 지형에 숲을 우거지게 했고 이는 범과 표범의 은신처이자 이동 통로의 역할을 한 것으로 판단된다. 넷째, 궁궐을 비롯해 한양 도성 내외에 범이 출몰하는 것에 대한 대처 방식은 역대 왕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중에서 특히 정조는 궁궐에 출몰하는 범과 표범에 대한 실제적인 현상 파악과 현실적인 대처 방법을 강구했다는 점이 두드러진다. 다섯째, 이들을 종합해볼 때, 궁궐과 도성에 범과 표범의 빈번한 출몰은 역설적이지만, 피상적으로 언급되어온 조선 궁궐의 '친자연성' 혹은 '친환경성'을 보여주는 실증적 증거의 하나로 볼 수도 있다. 추후 연구 과제로 궁궐의 문화사와 생태사 등의 관련 학제간 연구도 필요할 것이다. 또 조선시대의 생태 변화 추이와 관련된 보다 과학적이고 심화된 후속 연구도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조선조(1392∼1910)의 궁궐·사원·상류민가의 담과 굴뚝에는 장식 문양이 다채로운 조형을 이루고 있다. 본 연구는 도자벽제작에 관한 환경디자인 연구의 일환으로서, 전(塼)과 와편(瓦片)으로 만들어진 조선조 담과 굴뚝의 전통적인 장식문양의 유형화를 시도하여 그 조형의 특성을 고찰한 것이다. 전국에 걸쳐 현지조사에 의해 수집된 685점의 문양 18종을 유형별, 대상별, 건축종별, 구성재료별, 장식기법별의 5가지로 유형화하여 상호 조형의 관련성을 검토했다. 그 결과 조선조의 담과 굴뚝에 나타나는 장식문양은 유형마다 명확한 조형의 차이와 공통성이 나타나고 있음을 알았다 또, 이들 문양의 유형을 궁궐형·사원형·민가형으로 종합하여 보면 일부의 예외적인 것도 있지만, 각각의 유형은 독특한 조형적 규범을 갖고있음을 알게 되었다. 즉, 궁궐형의 담과 굴뚝은 궁궐전유(專有)의 붉은색과 회흑색의 전을 사용해서 정교한 길상(吉祥)과 벽사(벽邪)문양을 조형화하고, 사원형과 민가형에서는 구조보강을 겸하여 와편을 겹쳐 쌓은 문양을 수평으로 연속시켜 조형화 한 것이 담과 굴뚝의 기본적인 장식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왕조시대의 궁궐은 그 나라의 문화와 예술을 대표할 수 있는 집합체이며, 궁궐은 왕과 그 일가족들의 신분과 안전을 보장하고 문화적인 생활을 영위하기 위한 공간과 한 국가를 통치하기 위한 정치적 행위의 장소로 사용되었다. 조선시대의 왕들은 그들의 사상적 배경인 성리학을 건국이념으로 삼았다. 그리고 그들 사상을 되새기고자 방지와 원도 등을 조성하였고, 이 방지는 조선시대 궁궐조경의 가장 뚜렷한 특징이다. 이러한 조선궁궐 내 지당(池塘)의 형태를 파악하고 그 변화 과정을 살펴봄으로써 원형의 복원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고 지당조성에 깃든 철학을 다시 한 번 되새기는 기회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본 연구는 조선시대 궁궐 중 그 원형이 가장 잘 보존된 창덕궁(昌德宮)을 대상으로 이전의 특정기록을 시점으로 하여 원형이 보존된 지당, 변형이 된 지당, 그리고 멸실된 지당을 찾거나 그 위치를 추정하기 위해 수행되었다. 그리고 원형이 유지되고 있는 지당, 형태가 변형된 지당, 멸실된 지당의 위치추정, 후대에 발견된 지당 등으로 구분하여 고찰하였다. 동궐도(東闕圖)상에 나타난 지당의 총 개수는 17개소이며, 원형이 유지되고 있는 지당은 4개소, 형태가 변형된 지당은 5개소, 멸실된 지당은 8개소이며, 새로 나타난 지당은 2개소로 고찰하였다. 그리고 도출된 결과로 복원 및 복구의 의견을 제시하였다. 오늘날처럼 지식과 정보가 순간 이동되고 문화와 국경의 구분까지도 모호하게 혼합되어 가는 상황에서 우리의 마음속에 공통적으로 내재되어 이어지는 전통 문화의 하나인 방형 지당을 현 시점에서 점검하고자 본 연구가 수행되었다.
조선시대 궁궐에 조성되어 있는 월대는 정전(正殿)과 같은 위격이 높은 건물 앞에 놓인 평평한 대(臺)이다. 법전이나 국가전례서에는 월대의 정의나 조성관련 규정이 수록되지 않았다. 조선후기 대표적인 궁궐 그림인 <동궐도(東闕圖)>와 <서궐도안(西闕圖案)>에는 외전(外殿)의 정전(正殿) 편전(便殿) 정침(正寢) 침전(寢殿) 동궁(東宮) 등에 월대가 조성된 모습으로 묘사되어 있다. 월대가 마련되어 있는 이 건물들은 왕실 구성원 중 국왕이나 왕후 세자 세손 등과 관련 있다. 이들은 법전에 규정되어 있지 않은 사람들, 법의 규정 밖에 있는 왕실의 사람들이다. 살아 있을 때 그곳에서 정무를 보거나 거처하고, 죽은 뒤에는 신주(神主)를 봉안하는 혼전(魂殿) 또는 어진(御眞)을 봉안하는 진전(眞殿)으로 활용된 공간이다. 조선은 신분제적 질서가 엄격한 유교 국가였고, 이는 궁궐의 전각에도 적용되었다. <동궐도>와 <서궐도안>에 월대가 묘사된 전각들은 월대의 존재만으로도 여타 전각과는 위상이 달랐음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월대가 있는 전각 중 의례를 거행한 곳은 외전의 정전이 대부분이다. 외전의 정전에서 국왕이 직접 맹세를 한다거나, 제사를 지낼 때 향(香)을 직접 전한다거나, 명나라 세 황제를 위해 조성한 황단(皇壇)에서 망배례(望拜禮)를 올리는 등의 의례를 거행하였다. 다음은 월대와 거기에서 행한 의례를 통해 본 양궐(兩闕)의 관계이다. 조선전기에는 경복궁과 동궐(東闕)을 양궐로 보았는데, 임진왜란 이후로 경복궁이 불타면서 동궐 및 서궐(西闕)이 양궐을 형성하면서 법궁(法宮)이 경복궁에서 창덕궁으로 바뀌었다. 일반적으로 국왕이 다른 궁궐로 옮겨가면 혼전의 신주나 진전의 어진도 함께 가기 마련이다. 따라서 옮겨간 궁궐에 있는 전각을 혼전이나 진전으로 삼아 의례를 행하였다. 그런데 영조의 경우는 경희궁으로 옮겨간 뒤에도 창덕궁에 있는 진전에 배알(拜謁)하였다. 경희궁으로 옮겨갔다고 해서 경희궁 중심으로 궁궐을 운영한 것이 아니라 창덕궁 창경궁과 유기적으로 궁궐을 운영하였다.
This study examines the transitional situation that can be seen from the palace operation in early Joseon Dynasty. The first decades of Joseon after the nation was founded differ from the Joseon Dynasty as a whole, but rather similar with the Goryeo Dynasty. By examining "The History of Goryeo(高麗史)," it showed that palace operation during the Goryeo Dynasy was marked by the fact that a separate palace was built and resided in despite the existence of the Bongweol(本闕, main palace) as the central palace. The separation of the parent's generation and the children's generation was shown through the establishment of one's own palace. Such trait of Goryeo affected palace construction directly after the founding of Joseon. This can be shown from the characteristic of palace operation by generation. The construction of the Changdeokgung Palace(昌德宮) of King Taejong, as his own palace, is an example. Afterwards, the palace system of Joseon was established, and the space of the king and the crown prince was merged through ritual reform during the reign of King Sejong. However, the space for the parents of the king were considered separate, and this influence continued to the reign of King Seongjong. The construction of Changgyeonggung Palace(昌慶宮) during the reign of King Seongjong is an event where the king proclaimed the separation with his mother and grandmot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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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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