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 영양의 <화천리 삼층석탑>(보물 제609호)과 <현리 삼층석탑>(보물 제610호)은 통일신라 석탑의 전형 양식을 계승한 석탑이다. 두 탑은 이중의 기단 위에 3층 탑신을 올린 양식이나 기단부 결구(結構) 방식 등을 고려하면 늦어도 9세기 중·후반 무렵에는 조성된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석탑의 탑신부와 기단부의 탑부조상으로도 확인된다. 사천왕상과 십이지상 부조는 8세기 후반의 <원원사지 삼층석탑>에서 처음으로 조합되어 나타났고, 팔부중상도 9세기 들어 본격적으로 유행한 탑부조 신중상이다. 그런데 영양석탑 두 기는 사천왕상(탑신)-팔부중상(상층기단)-십이지상(하층기단)이 조합되는 특징적인 장엄을 갖추었고, 또한 석탑에 사용된 석재도 일반적인 화강암이 아닌 영양 지역 지질층의 대부분을 구성하고 있는 사암 계통의 퇴적암이다. 이렇게 세 종류 도상의 신조합과 팔부중상이 좌상에서 입상으로 변화한 점 등은 지역 자생적인 재료로 석탑을 구축한 사실과 함께 영양의 불교 신앙과 문화적 위상을 드높이려는 의도로 읽힌다. 영양석탑의 팔부중상은 기존 팔부중 석탑의 두 가지 배치 형식을 따르지 않고 일부 도상을 새로운 방위로 재배치하였다. 동면에는 아수라-건달바, 남면에는 용-마후라가, 서면은 천-가루라, 북면에 긴나라-야차로 구성된 이 형식은 영양 지역만의 독특한 '팔부중 제3형식 배치'로 분류할 수 있다. 이와 같은 팔부중상 배치 형태와 자세의 변화는 탑부조상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반영된 결과이다. 건달바상과 야차상이 각각 동면과 북면에 조각된 것은 이들이 지국천왕(동)과 다문천왕(북)의 권속이기 때문이며, 용상과 마후라가상이 남면에 조각된 것은 반변천 북변이라는 두 탑이 처한 지리적 위치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정하였다. 통일신라 전형 양식 석탑의 '구조'와 새로운 형식의 탑부조상 '장엄'을 함께 갖춘 <현리 삼층석탑>과 <화천리 삼층석탑>은 전통을 충실히 계승하는 한편 지역적 특성도 뚜렷한 9세기의 중요한 방계(傍系) 석탑으로 평가된다.
문화재를 수리 연구하기 위해 각 대상물의 현재 상태를 파악하고 실측하는 일은 가장 기초적이며 중요한 일이다. 지금까지 연구 목적에 따라 적절한 장비가 선택되었으며 이들을 이용한 실측이 이루어졌다. 최근에는 과학기술의 발달로 실측대상의 3차원적 형상정보를 취득할 수 있는 3차원 레이저 스캐너가 실측작업에 도입되어 활용되고 있다. 3차원 스캐너에 의해 생성된 결과물들은 종래의 2차원적 실측과는 다른 입체적 정보이며, 장비에 따라 대략적인 형상 정보에서부터 극히 세밀한 부분의 정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결과물을 얻어낼 수 있다. 따라서 실측대상의 특징에 따른 장비의 대입과 여기서 얻어진 결과물의 표현 및 활용방법에 있어서도 다양한 방법이 시도되고 있다. 미륵사지석탑의 경우, 문화재 현장에서는 최초로 3차원 기반 문화재 조사계획을 수립하고 해체의 전 과정에서 기존의 실측조사방법들과 더불어 3차원 스캐너를 이용한 각 부재의 위치 및 개별부재에 대한 3차원적인 조사가 상호보완적으로 이루어졌다. 따라서 석탑의 3차원적인 형상자료와 3차원 스캔 데이터의 활용을 위한 기초자료가 확보된 상태였다. 최근 이러한 기초자료를 이용하여 미륵사지석탑의 입체적 파악과, 복원설계 안의 확정에 활용하기 위한 미륵사지석탑의 정밀복원모형이 제작됨에 따라 "문화재 해체 복원현장에서의 3차원 기반 조사 및 활용"이란 측면에서 일련의 단계가 완성되었다. 본고에서는 3차원 스캔 데이터를 이용한 미륵사지석탑 정밀복원모형 제작과정과 이를 통해 파악할 수 있었던 내용을 중심으로 문화재 해체조사 과정에서의 3차원 스캔, 디지털 모델링, 데이터 베이스화, 복원모형 제작 등 3차원 기반 문화재조사의 단계적 과정과 생성된 데이터를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하였다. 단계별 과정을 거친 미륵사지석탑 복원모형 제작을 통하여 다음과 같은 결과를 얻어낼 수 있었다. 첫째, 석탑의 해체 이후 단위 부재별로 파악되었던 석탑의 모습을 석탑의 내 외부가 전체로 구축된 보다 실제적이고 명확한 형태로 파악할 수 있었다. 둘째, 3차원 복원설계를 위한 기초자료를 취득함으로써 부재 결합성 등 현재 작성된 2차원적 설계 안에 대한 3차원적인 검토가 가능하였다. 셋째, 부재 상호 간의 비교 분석과 인접 부재와의 결구상태를 고려하여 부재의 위치 변경 등 각 부재의 개별적인 특징을 파악할 수 있었다. 넷째, 구조적인 관점에서 구조 취약부 및 석탑의 파괴양상을 파악하여 향후 구조보강 설계에 참고자료로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미륵사지석탑의 복원을 위한 실제적이고도 구체적인 다각도의 검토는 복원 안을 좀 더 정밀하고 정확하게 도출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세심한 주의와 정확성이 요구되는 문화재의 해체보수 및 복원 공사에서 2차원적인 도면에 의한 보수 계획 및 복원 안의 수립과 검토는 어느 정도 시공상의 오류를 피할 수 없다. 특히 복잡하고 규모가 큰 대상일수록 현상에 대한 명확한 파악과 정확한 계획 수립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앞서 기술한 3차원 실측데이터에 기초한 일련의 사전 검토는 이러한 어려움을 해소하고 더욱 세밀한 계획을 수립하게 하여 시공상의 오류를 최대로 줄여줄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로 제시될 수 있을 것이다.
이 연구는 심곡사칠층석탑의 해체와 재조립에 3차원 영상분석 기법을 적용하여 원형에 가깝게 보수한 기술적 사례로써 의미가 있다. 석탑의 해체와 재조립 과정에서 전체적인 변형상태와 변위를 분석하였으며 구조적 안정성 검토를 통하여 재조립에 따른 변형을 최소화하였다. 또한 석탑의 원위치도 재검토하여 보수에 적용하였다. 재조립에 앞서 오염된 석재의 표면은 과학적 표면세정을 통해 이끼류와 지의류 등을 제거하였고, 석탑의 지반은 강회를 이용한 판축과 유사한 형식으로 다짐하여 보강하였다. 이 결과는 석탑의 해체와 재조립 과정에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이 논문에서는 원각사지 십층석탑 표면에 발생한 오염물의 형성과정을 연구하였다. 연구결과, 흑색오염물은 석탑의 화학적인 풍화로 인해 석고가 일차적으로 형성되고 공기 중의 탄소화합물이 석탑표면에 고착되면서 생성된 흑연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판단되며, 발생시기는 1933년 이전으로 확인되었다. 백색오염물은 보호각 상부 마감재의 노후화 및 구조물의 훼손으로 발생한 방해석이 석탑표면에 재결정화 되면서 형성되었으며, 발생시기는 보호각이 설치된 1998년에서 2013년 사이에 발생한 것으로 판단된다. 원각사지 십층석탑의 장기적인 보존을 위해서는 보호각 상부에 형성된 오염물의 제거, 구조물의 방청처리 및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요구된다.
춘궁동 오층석탑(보물 제12호)의 암석학적 풍화와 훼손도를 진단하였다. 이 석탑의 정면은 N30$^{\circ}$W를 향하고 있으며, 구성암석은 안구상 편마암과 흑운모 화강암이다. 석탑을 이루는 암석은 박리와 변색이 심하고, 조암광물은 화학적 및 광물학적 풍화에 의하여 점토광물로 변질되어 있다. 석탑의 표면과 부재사이에는 지의류와 이끼류의 모근 및 포자류가 기생하고 있으며, 하단부는 이미 고등식물이 천이하고 있다. 따라서 석탑의 표면에 피복된 지의류와 불연속면에 서식하고 있는 잡초를 제거하기 위한 생화학적 처리가 요구된다. 이 석탑의 구조적 안정을 위해서는 부재사이에 틈이 없도록 재조립을 해야 하며, 삽입한 철편도 제거한 후에 석조문화재 보강용 충전제를 이용한 보존처리가 필요하다. 또한 석탑에 미치는 지면의 습도를 저감하기 위한 차수층의 설치도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경상북도 경주시 양북면 용당리 감은사지터에 위치한 쌍둥이 3층석탑(전체높이 약 13.4 m, 기단폭 6.78 m x 4.4 m)은 682년에 건립된 국내 최대 3층 석탑으로 국보급 문화재이다. 3층석탑의 서탑(이하 감은사지서탑)은 1959년에 해체 수리되었으나, 현재는 석탑 석재인 화강섬록암의 심한 풍화가 관찰되며, 탑의 구조적 불균형에 의하여 생겨난 하중의 편중으로 일부 옥개석 사이가 역 V자형으로 벌어져 있다. 일반적으로 석탑 안정성 진단을 위해서는 석탑과 인근의 지반환경을 이해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 연구에서는 감은사지서탑 주변에서 탄성파탐사와 전기비저항탐사의 복합 지구물리탐사를 실시하였다. 웨너법에 의한 천부층의 전기비저항 수평 분포는 55∼350 Ωm의 범위인데, 대체로 석탑 남서측면이 상대적으로 높은 비저항인 반면 북동측은 100 Ωm이하의 낮은 비저항 지역으로서 연약지반으로 해석된다. 이는 동측 방향으로의 구조적인 기울임이 관찰된 석탑의
변위측정 결과와 부합한다. 탄성파 굴절법 탐사에 의하면 석탑인근의 약 3 m 두께의 최상부층의 탄성파 P파 속도범위는 200∼700 m/s이다. 복합지구물리 탐사결과 나타난 감은사지서탑의 기초는 약 11 m x 11 m의 장방형 형태로 약 3 m 깊이까지 분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 연구에서는 중원탑평리칠층석탑(국보 제6호) 구성암석의 재질특성 및 산지추정과 손상도 정밀진단을 통한 과학적 보존처리를 수행하였다. 연구 결과, 석탑의 주요 구성암석은 자철석 계열(평균 대자율 $5.86{\times}10^{-3}$ SI unit)의 흑운모화강암으로 동정되었으며, 이 암석은 부분적으로 염기성 포획암과 페그마타이트 세맥 및 장석 반정을 함유하고 있다. 이 암석의 원산지해석 결과, 송강천 일대의 암석이 동일기원으로 판명되어 석탑 복원용 석재로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석탑의 손상도 평가에서는 박리 박락(2.7~5.5%), 보수물질(3.5~9.4%), 변색(58.9%) 및 생물오염(19.3~24.4%)에 의한 손상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이 연구에서는 석탑의 안정적인 보존을 위해 예비조사 결과를 토대로 보존처리를 수행하였다. 전체적인 공정은 대체석 복원, 세정, 접합 및 강화처리 등의 순으로 진행하였다. 이 연구를 통해 석탑의 예비조사부터 과학적 보존처리까지 매우 유기적인 보존시스템을 구축하였으며, 석조문화재의 미래지향적 맞춤형 보존처리 사례를 정립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판단된다.
석탑형 구조물의 동적거동은 접합부의 영향을 주로 받는 불연속 다자유도계 모델로 가정할 수 있다. 이 경우 석조 부재의 질량은 비교적 쉽게 파악할 수 있으나 석재 접촉면에서의 스프링상수는 결정하기가 곤란하다. 본 연구에서는 석탑형 구조물을 불연속 다자유도계 모델로 해석을 하는 방법과 고유진동수를 측정한 결과를 이용하여 역으로 스프링상수를 계산하는 방법을 제시하였다. 또한 사례 연구를 통해 측정된 고유진동수를 이용하여 석재와 석재면 사이의 스프링상수를 계산하는 과정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였다. 본 연구결과는 석탑형 문화재의 동적특정을 파악함으로써 주요 석탑형 문화재의 내진안전성 여 부 판단 및 보호대책 수립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며 진동이나 횡력에 대한 구조안전성 평가를 하는 과정에서도 유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보 제34호 창녕 술정리 동삼층석탑에는 다수의 수직, 수평, 대각선 균열이 발달하고 있으며, 일부 부재들이 떨어져 나감에 따라 이에 대한 보존처리가 시급한 실정이다. 이 석탑은 중립질이며 등립질 조직을 나타내는 담홍색의 흑운모 화강암을 석재로 사용하였다. 석재에 대한 전암대자율 측정결과 2~9(${\times}10^{-3}$ SI unit) 사이의 값을 가지며, 감마스펙트로미터 측정결과 K는 3~7%, eU는 8~19 ppm, eTh는 11~35 ppm의 범위를 가진다. 석탑이 위치한 인근 화왕산 일대에 분포하는 흑운모 화강암과 석탑의 석재에 대한 암석기재적 특징, 전암대자율 및 감마스펙트로미터 측정 자료를 비교 분석한 결과, 화왕산 서쪽 사면의 등립질 흑운모 화강암이 석탑부재와 가장 유사한 암석으로 판단된다. 석탑에는 수직, 수평 및 대각선 균열이 발달하고 있는데 주로 석탑 하부인 기단부와 1층 탑신을 이루는 부재들에 집중되어 나타난다. 석탑에 사용된 석재는 원래부터 리프트 결과 그레인 결의 방향으로 미세균열이 잘 발달된 암석으로 이 두 결이 균열성장과 그에 따른 손상을 야기한 것으로 판단된다. 수직 균열은 주 압축응력에 평행한 방향으로 석재의 미세균열이 성장한 결과로 해석되는 반면 수평 균열의 경우 주 압축응력에 대한 반발 인장력이 균열의 성장을 촉진시킨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한편, 상하 대각선 방향의 균열은 리프트 결과 그레인 결이 부분적으로 사교하면서 나타나는 양상으로 해석된다.
보물 제499호로 지정되어 있는 낙산사 칠층석탑에 대해 표면풍화로 인한 표면균열 발달 양상을 연구하였다. 이 석탑의 석재는 흑운모 화강암과 각섬석-흑운모 화강암으로, 중립질 이상의 입자크기와 회백색을 띄며 특징적으로 거정의 장석 반정을 수반하는 반상조직이 나타난다. 석탑에 나타나는 표면균열은 기단부 및 1층 탑신에서 많이 관찰되며, 대부분 수직, 수평, 대각선 방향으로 발달하고 있다. 석탑에 사용된 석재 내부의 미세균열은 원래부터 리프트 결과 그레인 결의 방향으로 잘 발달한 것이며, 이 두 결이 균열성장과 그에 따른 손상을 야기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와 더불어 석탑에서 나타나는 수직균열은 탑의 자체 하중에 의한 압축응력과 평행하게 미세균열이 성장하였으며, 수평균열은 주 압축응력에 대한 반발 인장력이 균열의 성장을 촉진시킨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석탑의 남동쪽 부재 탈락은 압축과 인장에 의한 것과 더불어 거정질 알칼리장석 반정의 벽개와 쌍정면의 영향으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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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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