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소의 회귀성' 또는 '장소에 대한 관성'은 사회주체들이 바뀔 때마다 특정 장소에 대한 되풀이되는 관심이란 점에서 사회 문화적 현상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또한 그 장소는 사회적 구성원들의 이해관계가 반영된 경관들로 구성된다는 점에서 사회문화적 재생산의 과정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사회 문화적 맥락에서 볼 때 장소 회귀성은 경관과 더불어 장소의 의미를 이해하는 지리코드(geographical code)라고 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경관의 장소를 해석하는 요소로 삼고자 하였다. (중략)
본 연구는 고도 부여의 경관이미지를 가장 잘 함축한다고 판단되는 '부여 팔경'을 문헌 역사지리학적 방법에 입각해 분해, 재구성함으로써 부여 명소에 대한 장소적 회고 관성이 일종의 지리코드로서 전승되고 있음을 입증하고자 하였다. 백제 패망 이후 부여의 찬란했던 문화유산은 대부분 사라지고 몰락한 역사와 회한의 흔적이 잔영처럼 남아 있듯 부여 팔경에 등장하는 장소와 경물 또한 대부분 '백제'라는 몰락과 상실의 표상으로 전형화 되며 유전되고 있다. 부여 팔경은 조선시대 작자 미상의 '구팔경'과 '전팔경'을 모본으로 한 것으로 보이며, 누정 건립 및 숭현사상 고취 등의 여건 변화로, '수북정팔경'과 '부여회고팔영'은 경물 선정에 약간의 변모를 보였다. 유독 회고적 장소 관성에서 비켜서 있는 '후팔경'은 기존 팔경 요소를 의도적으로 제척함으로써 부여 명소의 외연을 확장하고자 한 별도의 목적이 읽혀진다.1900년대 작정된 '신팔경'과 '고적팔경'에서도 재차 회고되는 낙화암, 고란사, 조룡대, 평제탑 등은 모두 부여의 궁성 반월성을 중심으로 1km 범위 내에 위치한다. 또한 대왕포, 부산를 비롯하여 거의 동일 시점장으로 인식되는 자온대와 수북정 그리고 규암진과 의열사는 반월성을 중심으로 한 3km범위에 포치되고, 유일하게 4km 포치권내 분포하고 있는 천정대조차도 모두 백마강이라는 하상의 연계경관을 중심으로 배열되고 있다. 이러한 시공간적 경관회고의 재발 현상은 부여 팔경이 일시적이거나 즉흥적인 것이 아닌 백제 사비시대의 역사 회고와 경관 윤회의 관성에 의해 구축되고 재생되어온 풍경임을 환기시켜 준다. 부여문화와 문명조차도 백제 폐망과 관련된 장소관성에 지배받고 있으며 과거 몰락한 장소 및 경물의 기억 또한 부여 경관이미지의 미래가 될 수밖에 없음은 매우 아이러니하다. '폐망한 고도'라는 시간 및 장소 메시지를 바탕으로, 되풀이되며 강한 회귀성을 보이는 '부여팔경'이야말로 사비시대 부여의 경관 및 장소 특성을 심층적으로 이해하기 위한 매우 유용하고 효과적인 지리코드이다.
경동시장 한약상가는 조선시대부터 한약의 중심지이던 종로 4,5,6가 일대 한약상이 1960년대부터 이쪽으로 이동하기 시작하면서 발달하였다. 이 상가는 편리한 교통을 바탕으로 한약도매상의 성격을 띠면서 성장했다. 한약상가 내에는 다양한 한방관련 업종이 분포하고 있다. 최초 연구를 수행했던 1994년 당시에는 한의원이 주를 이루었으나 2007년에는 도매 중심의 한약국이 한의원을 대체하는 현상이 현저해졌다. 여기에는 한의사의 노령화가 크게 관여하였다. 경동시장 한약상가는 전국 약재물동량의 70%를 점유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의 70% 정도가 외국산이다. 과거에 비해 현대화된 건물이 속속 들어서 한약상가의 외관과 규모는 발전하였지만 실제 상황은 활기를 띠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본 연구의 목적은 1994년부터 2007년까지 13년간의 변화상을 고찰하고, 변화의 주된 원인을 규명하고자 하였다. 그간 경동시장 한약상가는 현대화된 모습으로 변모하였으나 새로 들어선 한방건물의 영업 실패의 주된 이유를 '장소에 대한 관성'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했다. 경동시장 한약상가는 우리나라의 전반적인 경기침체와 맞물려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한방특구로 지정되면서 세계 최대 규모의 한약상가로서, 새로운 관광자원으로서 발돋움하려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국경선은 '분리의 선'인 동시에 '접촉의 선'이며 '장벽'인 동시에 '가장자리'이고 '차단'이면서 '접합'이 동시에 존재하는 공간이다. 초국경적 공간은 이런 관점에서 역설적인 측면을 가진다. 과거부터 쌓여온 경험 풍부한 협력 관계가 비록 이 지역은 정치적 의사결정권이나 경제활동의 중심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어 주변부에 해당하지만 이런 '협력적 관성'으로 인해 '혁신의 장소'로 성장하려는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는 공간이 되기도 한다.(중략)
본 연구는 태안 태을암 마애불사원을 중심으로 한 백화산의 장소성과 문화경관 특성을 조사 분석하여 이 지역 일대에 산재하거나 내재된 경관에 대한 표현방식과 그 의미를 논의함으로써, 백화산 일대의 경관지리코드와 종교적 장소 관성을 조명하고자 하였다. 경관대상 백화산의 입지성과 골산(骨山)으로의 특이성 못지않게 백화산을 시점장(視點場)으로 조망되는 파노라믹한 서해 조망은 관음도량으로서의 백화산의 성격을 잘 보여준다. 고지도와 신증동국여지승람에서 중요하게 읽혀지는 고성(古城)과 봉대(烽臺) 그리고 태을암은 조선조 백화산의 장소정체성의 핵심을 이루고 있으며, 어풍대, 영사대 등 다수의 각자(바위글씨)는 이 산의 조망성과 장소 특성에 기인한 기념성을 잘 보여준다. 그리고 신증동국여지승람에 보이는 단군 영정의 태일전 이안(移安) 사실은 백화산이 갖는 국가적 위상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으며, 삼성각에 봉안된 단군 영정 등을 통해 토착 종교와 공생하며 오랜 시간 이어져온 보편적 지역성도 공유하고 있음을 알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태을암에 모셔진 백제시대 불상인 태안마애삼존불은 관음신앙의 도량인 백화산의 존재이유이자 상징체가 아닐 수 없다. 그러한 장소성에도 불구하고 태을암 마애불 전면에 조성된 '태을동천' 각자를 중심으로 한 계류 및 연못공간인 일소계와 감모대 그리고 그 위에 새겨진 암각바둑판과 조선 중기 이후 유학자들에 의해 이루어진 다수의 각자 흔적을 통한 도가적 문화현상 또한 동일한 무게로 읽혀지는 것은 조선말기 팽배된 유불선의 합일사상이 기저에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이와 같은 다양한 문화경관의 혼재사유는 백화산이 갖는 종교적 장소 관성이 꾸준히 유전하면서 시대정신에 습합해온 결과가 아닐 수 없으며, 백화산에 산재된 여러 유형의 문화경관요소는 태안 백화산의 다층적 장소성과 경관 특성을 이해하기 위한 고유의 지리코드로 이해된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실시간으로 정보를 전달받을 수 있는 유비쿼터스 시대가 도래함에 있어서 실시간으로 움직이는 대상물의 위치를 알아내는 기술은 가장 근본적이며 필수적인 요소라 할 수 있다. 추측항법(Dead Reckoning)은 움직이는 대상물에 외부의 도움 없이 자신의 방향각과 가속도, 시간을 관측할 수 있는 관성항법장치(Inertial Navigation System)를 장착하여 이전의 위치 정보를 바탕으로 현재의 위치를 관측하는 방법이다. 또한 RFID(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는 이러한 유비쿼터스 근거리무선통신의 핵심 기술로서 본 논문에서는 RFID에 기반한 위치 결정 시스템에 실시간 변화하는 대상물의 위치를 예측하기 위해 추측항법과 칼만필터(Kalman-filter)의 개념을 적용시켰다. 또한 RMSE(Root Mean Square Error)값을 통해 칼만필터의 적용에 따른 정확도의 향상과 각 디자인 요소들의 변화에 따라 위치의 정확도가 어떠한 변화를 갖는지를 분석하였다. 시뮬레이션 결과 칼만필터를 적용했을 때 이전보다 RMSE값이 현저히 작아지는 결과를 통해 위치의 정확도가 크게 향상되는 것을 확인하였다. 또한 RFID의 탐지 범위는 정확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주된 요소가 아니며, RFID 탐지 범위의 표준편차가 작을수록 위치 정확도는 높아지고, RFID 태그의 탐지 확률이 높을수록 RMSE 값의 변동이 작은 안정된 시스템을 갖으며 위치의 정확도 또한 높아진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부엌이나 밀폐 작업장과 같이 PM2.5 초미세먼지가 고농도로 발생하는 장소에 적용 가능한 무필터 초미세먼지 정화기술을 제안하고자 한다. 이런 장소에서는 기존 필터기반의 공기정화기는 높은 필터교체비용으로 인해 적용이 불가능하여 작업자가 고농도 PM2.5 초미세먼지에 직접 노출되는 심각한 문제가 있다. 입자가 수 마이크론의 크기로 성장하면 증가한 관성으로 쉽게 제거가능하기 때문에 본 연구에서는 초미세먼지의 응축성장에 집중하였다. 물분무를 이용하는 공기포화기, 수증기를 응축시켜 입자를 성장시키는 응축기, 멀티임팩터 제거기로 구성된 시제품을 개발하였고 낮은 유량의 랩스케일 실험에서 실제 공기청정기 유량 조건에서 그 성능을 검증하였다.
BLDC 모터는 고효율, 비 관성에 의한 큰 토크, 제어의 단순성과 같은 뚜렷한 장점들 때문에 일반적으로 로봇공학 및 항공 우주, 자동차 같은 응용 분야에 널리 사용된다. 따라서 사용자가 원하는 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은 중요하다. BLDC 모터는 무게 변화와 같은 파라미터 변화나 센서 잡음, 외부환경 변화에 따른 외란의 영향이 항상 존재하게 된다. 하지만 일반적인 제어기 설계방법으로는 파라미터 변화, 센서 잡음이나 외란의 영향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쉽지 않다. 본 논문에서는 강인 제어 기법 중 하나인 H-infinity 제어기법을 BLDC 모터에 적용하여 속도제어기를 설계하였다. 또한 DSP 구현을 통하여 일반적으로 널리 사용되는 PI 제어기와의 비교를 통해 H-infinity 속도 제어기의 우수성을 보였다.
'함양 용유담'에 얽힌 유래와 전설, 지리산유산기 속의 경관 인식, 지형지질학적 특성 그리고 주변 유구(遺構)와 바위글씨의 해석과 분석을 통해 이곳의 경관 특성을 밝히고 이를 근거로 용유담의 명승적 가치와 경관보존의 당위성을 확보하고자 시도된 본 연구의 결론은 다음과 같다. 함양의 대표적인 전래승경 '금대지리(金臺智異)'가 천왕봉과 용유동에 대한 묘사이듯, 고지도나 고문헌에서 또한 엄천강의 중심 '용유동(龍遊洞) 용유담'은 이 지역의 대표적인 승경으로서 자리매김 되어왔다. '구룡과 마적도사' '가사어' 전설과 기우(祈雨)의 주술신인 '용신(龍神)의 성소(聖所)'로서의 경관적 은유는 용유담의 본질일 뿐 아니라 신령함과 장소성을 심화시키는 촉매였다. 선인들의 지리산유산기 속에 드러난 용유담의 핵심적 이미지는 '자맥질하는 용과 관련된 지형경관적 특이성', '다양한 모습과 크기의 포트홀', '와류현상에 의한 여울목의 폭음(瀑音)' 그리고 '용 전설의 경관적 은유' 등으로 이들 이미지는 용유담의 장소관성(場所慣性)을 이끌어 왔다. 또한 이곳의 장구소(杖?所) 바위글씨는 김종직을 비롯하여 김일손 조식 정여창 그리고 강대수 등 지리산을 생활경관으로 체험하고 인식하였던 경상우도 사림(士林)들의 '장구 상영지소(杖? 觴詠之所)'로서 기념비적 석문(石文)이자 추모의 표식이다. 또한 용유담 주변의 3단 층계(層階)와 '용유담(龍遊潭)' 바위글씨 그리고 샘[泉]물을 모으기 위해 가공된 수반(水盤)은 제의터로서 영역성이 감지되는 전통조경적 유구이다. 더불어 본 연구를 통해 처음으로 확인된 용유동문(龍遊洞門), 방장제일산수(方丈第一山水) 등의 바위글씨는 선경지처(仙境之處) 용유담을 알리는 표식이자, 용유담이 지리산의 대표적 승경이라는 자부심의 표현이다. 그밖에 심진대 영귀대 강화대 등의 대(臺)는 옛 선인들의 풍류처이자 유계(遊契)의 흔적으로 용유담의 의의를 더해 준다. 용유담의 기묘하고 독특한 경관은 수려한 자연을 바탕으로 오랜 역사를 두고 이어져 온 장소관성의 산물이자 문화경관의 총체(總體)임을 여실히 보여준다. 본 연구를 통해 지리산 용유담은 '물리적 실체' 뿐만 아니라 역사 문화적 가치의 중첩을 통해 꾸준히 전승되어온 복합유산으로 명승 지정 조건에 충일(充溢)함이 확인되었다. 단언컨대 용유담이 갖는 장소성은 물론 지질지형 역사문화적 가치는 그 어떤 정치경제적 이해관계나 논리로도 폄하되거나 훼손되어서는 안 될 전래 명승의 진수(眞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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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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