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드리지-스미스가 제시한 피노키오 역설은 거짓말쟁이 역설과 같은 의미론적 역설의 변형이지만, 의미론적인 술어를 포함하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독특하다. 언어의 위계를 이용하여 의미론적 역설을 해결하려는 타르스키의 해결책이나, 진리 술어를 부분적으로 정의되는 것으로 보고 거짓말쟁이 문장에 대해서 진리 틈새를 인정하는 크립케의 초완전성 견해는 피노키오 역설에 대한 적절한 해결 방안이 아니다. 피노키오 역설을 통해서 양진주의에 대해서 비판하는 엘드리지-스미스의 시도가 성공적이지 않음과 함께 이 역설의 중요한 함축은 진리 술어에 관한 규칙이 비일관적이라는 것을 논증한다. 이 역설에 대한 적절한 진단은 이 역설을 낳는 피노키오 원리가 잠재적으로 비일관적임을 인정하는 것이고, 이 점은 거짓말쟁이 역설과 같은 의미론적 역설이 발생하는 이유는 진리 술어에 대한 규칙이 비일관적이기 때문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피노키오 역설을 통해서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의미론적 역설에 대한 진리 일관성주의적 해결책은 성공할 수 없고 진리 비일관성주의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거짓말쟁이 역설에 대한 전통적인 설명은 다음 두 가지로 주어진다. 역설을 일으키는 거짓말쟁이 문장이 자기지시적이기 때문에 역설이 발생하므로 자기지시적 문장을 금함으로써 그 역설을 피할 수 있다는 것이 첫 번째이고, 둘째는 모든 문장을 참이나 거짓이라고 주장하는 진리값에 대한 배중률(principle of bivalence)에 집착하기 때문에 그 역설이 발생한다고 생각하고 제3의 진리값을 갖는 문장이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전통적인 설명과 달리 진리 개념을 비일관적인 개념으로 보고 진리 술어와 그 외의 술어의 용법상의 차이를 설명함으로써 거짓말쟁이 역설에 대한 새로운 설명을 시도하고자 하는 것이 굽타의 "진리 수정론"이다. 굽타의 진리 수정론에 따르면, 진리 술어 외의 술어들은 그 외연이 고정적으로 산출되고 그 과정은 적용 규칙(rule of application)에 의해서 설명되지만 진리 술어는 순환적 정의처럼 고정된 외연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단지 가설적 외연만 만들어 낼 뿐이다. 이렇게 진리술어의 가정적 외연을 산출해내는 과정은 수정규칙(rule of revision)에 의해서 설명된다. 요컨대 진리 수정론은 순환적 개념도 의미를 가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의미론적 구조틀이 있다는 것과 진리개념이 바로 그러한 의미구조틀에 의해서 의미를 갖는 순환적 개념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굽타는 그러한 의미구조 틀을 일정한 규칙을 갖는 함수로 설명하려고 시도한다. 즉 진리개념을 일관적인 것으로 보고 거짓말쟁이 역설을 해결해야 할 병리적 현상으로 보는 진리의 일관성론과 달리 굽타의 진리 수정론은 진리술어 자체가 비일관적이기 때문에 거짓말쟁이 역설은 그 술어의 속성상 자연스러운 것이지 피해야 만할 병리적 현상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필자는 의미론적 역설에 대한 여러 가지 설명 중에서 진리 수정론이 가장 설득력 있는 것으로 인정하고 그에 대한 가능한 반론을 검토하고 그에 대한 답변을 시도했다. 또한 진리 수정론을 통해서 거짓말쟁이 역설을 설명하고 -해결하려는 것이 아니라- 나아가서 진리 개념에 대한 이해를 제공해보려고 시도했다.
크립키는 비트겐슈타인의 회의론적 역설을 다룸에 있어서 규칙 따르기에 대한 어떤 특정한 개념을 처음부터 전제하고 시작한다. 그런데 문제는 크립키가 자신이 이런 전제를 가정한다는 것을 전혀 명시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으며 더 나아가 크립키가 전제하는 규칙따르기에 대한 개념은 후기 비트겐슈타인이 옹호하고자 하는 규칙 따르기의 개념과 완전히 반대되는 개념이라는 것이다. 크립키가 전제하는 개념은 전기 비트겐슈타인이 옹호하는 비맥락주의적 의미론에 근거하는 '무한적이고 결정지어진' 규칙 따르기 개념이다. 비트겐슈타인의 회의론적 역설은 바로 이런 전기 비트겐슈타인적인 의미론과 규칙 따르기 개념으로부터 발생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크립키가 비트겐슈타인의 역설은 직접적인 해결이 아닌 회의론적 해결만이 가능하다고 주장한 것은 그가 여전히 전기 비트겐슈타인적인 의미개념과 규칙 따르기 개념을 받아들이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즉, 크립키는 후기 비트겐슈타인과는 달리 여전히 한 발을 트락타투스적 의미론에 담근 채 비트겐슈타인의 역설을 논하고 있기 때문에 회의론적 해결에 머문다는 것이다. 필자는 이를 크립키가 암묵적으로 가정하는 또 하나의 전제인 진리 대응론에 연결시킴으로써 크립키와 후기 비트겐슈타인의 차이점을 분명히 하고자 한다.
필자는 이 글에서 윌리엄슨의 반례와 파라의 역설이 초평가주의에 대한 결정적 반박이 되지 않음을 보이고자 한다. 이를 위해 필자는 일반적으로 초평가주의의 타당성으로 인정되는 전체적 타당성이 아닌 국지적 타당성이 초평가주의 의미론에 적합한 표준적 타당성임을 보이고, 이에 근거해서 윌리엄슨의 반례와 파라의 역설이 기초하는 'D-도입'이 성립하지 않음을 보일 것이다. 간단히 말해, 전체적 타당성은 고전적 명료화를 통해 모호성을 이해하는 초평가주의 의미론의 특성을 정확하게 포착하지 못하지만, 국지적 타당성은 초평가주의 의미론의 특성, 특히 '분명함'을 나타내는 D-연산자의 의미론적 특성을 정확히 포착한다는 것이다. 필자의 전략은 초평가주의에 대한 최소한의 수정을 통해 윌리엄슨의 반례와 파라의 역설이 제기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 즉 초평가주의가 고전논리학을 보수적으로 보존할 수 있으며, 파라의 역설에도 불구하고 더미의 역설을 해결할 수 있음을 보이는 것이다.
이 논문은 크립케 스타일의 초완전성 견해가 거짓말쟁이 역설을 적절하게 해소할 수 있는지를 다룬다. 초완전성 견해에 따르면, 참도 거짓도 아닌 문장이 있고, 거짓말쟁이 문장이 바로 그런 문장이다. 크립케의 초완전성 견해는 복수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제기되었는데, 최근 모들린은 토대론적 의미론을 통해서 복수의 문제를 야기하지 않는 초완전성 견해를 제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글의 목적은 모들린의 견해를 포함해서 초완전성 견해는 복수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진리와 관한 일상적인 직관과 부합되지 않음을 논증하고, 모들린의 견해는 복수의 문제를 피하기 위한 단순한 미봉적 제안일 뿐임을 주장한다.
In this paper, we provide Routley-Meyer semantics for the many-valued logics ${\L}C$ and LC, and give completeness for each of them. This result shows the following two: 1) Routley-Meyer semantics is very powerful in the sense that it can be used as the semantics for several sorts of logics, i.e., many-valued logic, not merely relevance logic and substructural logic. Note that each implication of ${\L}C$ and LC does not (partially) result in "paradoxes of material implication" 2) This implies that Routley-Meyer semantics can be also used not merely for relevance systems but also for other logical systems such as ${\L}C$ and LC, each of which has its own implication by which we can overcome (partially) the problem of "paradoxes of material implication".
모든 (의미론적) 반실재론자들은 모종의 검증원칙을 받아들인다. 그 원칙에는 반직관적인 강한 검증원칙과 상대적으로 그럴 듯한 약한 검증원칙의 두 가지 형태가 있다. 당연히 반실재론자들은 약한 검증원칙을 선호해왔는데, 이른바 지식가능성 역설은 사실 그 두 가지 형태의 검증원칙들이 동치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에징튼은 새로운 형태의 검증원칙을 제시하지만, 그녀의 검증원칙 역시 그 나름의 문제점을 안고 있다. 이 난점을 극복하기 위해, 에징튼은 반사실적 조건명제를 이용한 지식모형을 제공한 바 있다. 이 논문에서는 이 지식모형이 심각한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논할 것이다. 익히 알다시피, 비결정론적인 미시적 현상의 세계에서는 극히 낮은 물리적 확률에도 불구하고 간신히 일어나는데 성공하는 사실들이 존재한다. 필자는 이런 사실들과 연관된 반사실적 조건명제는 인식적 논파자의 존재로 말미암아 알려질 수 없으며, 따라서 에징튼의 지식모형은 많은 경우 작동하지 않는다고 논할 것이다.
1차 이론인 ZFC는 뢰벤하임-스콜렘 정리(이하 'LST')에 의해 그것이 일관적이라면(모형($M_1$)이 존재한다면) 그것은 이행적인 열거가능한 모형($M_2$)을 갖는다. 이러한 사실에 의해 '스콜렘 역설'이라 불리는 역설적 상황이 발생한다. 스콜렘의 전형적인 해소 방식에 따라, 이것은 어렵지 않게 해소될 수 있지만 그 과정에서 우리는 집합 개념에 대한 모형 상대성을 받아들여야 한다. 이것은 예를 들어 는 집합론적 개념의 의미가 모형에 따라 다르게 주어지는 상황을 발생시킨다. 문제는 다음이다. 이 경우에 PN이 열거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나타내는 ZFC의 문장 '¬denu(PN)'이 그 두 모형에서, 진리 값의 측면에서, 똑같이 참이 되기 때문에 ZFC에서는 <¬denu> 개념에 대한 차이를 구분할 수 없는 구분불가능성 문제가 발생한다. 혹은 어떤 것이 의도하는 의미인지 결정할 수 없는 미결정성 문제가 발생한다. 나는 먼저, 이러한 문제가 어떤 성격의 문제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분석을 제시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 ZFC를 지지하는 입장에서 할 수 있는 세 가지 방식의 대답을 제시할 것이다. 첫 째로, ZFC에서 모형론을 형식화할 수 있음을 이용하여 모형 상대적으로 다르게 주어질 수 있는 <¬denu> 개념이 ZFC에서도 '거의' 구분될 수 있다는 논변을 제시할 것이다. 두 번째로, <¬denu> 개념의 상대성(구분불가능성)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양화사에 대한 의미론적 고려를 통해 <¬denu>이 본질적으로 혹은 자연스럽게 맥락 의존적으로 의미가 변할 수 있는 것임을 보일 것이다. 그래서 <¬denu> 개념의 모형 상대적인 의미 변화는 ZFC가 책임을 져야할 문제가 아니라 언어 외적인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논증을 제시할 것이다. 세 번째로, 문제의 출발점이었던 비표준 모형이 사실은 <¬denu> 개념의 구조적 내용을 예화 할 수 있어서 그것이 단지 문제적 요소가 아니라 의미론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논증할 것이다. 이러한 논변들을 통해서 나는 비표준 모형과 관련하여 ZFC에 대해서 발생하는 것처럼 보이는 위의 구분불가능성(혹은 미결정성) 문제가 심각한 것이 아님을 논증할 것이다.
이 논문은 형이상학적 양진주의가 설득력 있는 견해인가에 대해서 비판적으로 논한다. 구체적으로 말해서 이 글은 "진리 대응설과 양진주의는 양립가능한가?", "관찰 가능한 모순이 존재하는가?" 즉 "경험세계가 비일관적일 수 있는가?" 그리고 "무모순율은 언어나 사고의 원리인가, 형이상학적 원리인가?"라는 세 가지 질문에 대해서 답함으로써 형이상학적 양진주의를 비판적으로 평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결론적으로 진리 대응설과 양진주의가 양립가능하다고 가정하면 전진주의를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음을 보임으로써 진리 대응설과 양진주의가 양립 가능하지 않다고 논증하고, 무모순율을 세계를 제한하는 배제의 원리로 이해해야 함을 보이고, 이로부터 실재 세계는 일관된 세계이며, 모순은 실재하지 않음을 논증한다.
이 논문은 힉의 자칭 코페르니쿠스적 혁명의 기독론에 대한 연구이다. 전직 기독교 신학자였던 힉은 기독교 핵심 교리들 중 하나를 거부하고 싶지 않았으므로 기독론적 재해석을 통해 아가페 기독론, 영감 기독론, 그리고 신화 기독론으로 자신의 코페르니쿠스적 혁명을 제시했다. 따라서 시간의 흐름에 따라 발전한 그의 세 기독론이 통시적으로 논의되고 평가될 것이다. 첫째, 아가페 기독론은 성육신이 모든 장소에서 모든 시대에 다른 정도로 일어날 수 있는 것으로 이해한다. 결과적으로 아가페 기독론은 예수를 한갓 인간에 불과한 존재로 전락시킨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둘째, 은혜의 역설 혹은 영감 기독론은 성육신을 하나님이 영이 사람들로 하여금 그들의 자유로운 반응에 의해 하나님의 뜻을 이룰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본다. 이 기독론은 하나님의 성육신이 누구에게서나 장소와 시간을 불문하고 일어날 수 있다고 간주한다. 따라서 영감 기독론에 따르면 예수는 기독교인이 주장하는 것처럼 문자적인 의미에서 성육신하신 하나님이 아니다. 셋째, 신화 기독론은 성육신이 문자적인 것이 아니라 신화로 본다. 비록 힉이 후기 저술들에서 그것이 '신화'보다 긍정적인 의미를 함축한다는 이유로 신화 대신 '은유'라는 용어를 사용하지만 이것 역시 성경의 문자적 및 역사적 진실성을 거부하기는 마찬가지다. 힉의 신화 기독론은 예수의 성육신을 문자적, 역사적 진실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 따라서 연구자는 소위 말하는 힉의 코페르니쿠스적 혁명의 기독론이 다원주의적 세계와의 소통을 위한 진지한 시도임에도 불구하고 오늘날의 종교적 상황에 대한 완벽한 해결책으로서는 다소 부족하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연구를 끝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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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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