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철학은 유럽 중심적 역사 철학을 통해 식민주의를 정당화한 과오가 있다. 이 글은 식민주의 극복을 위한 포스트식민주의 아프리카 철학의 노력을 중점적으로 검토한다. 포스트식민주의 아프리카 철학은 아프리카의 철학을 유럽 철학의 규정으로부터 해방시키기 위해 유럽 철학이 제시한 철학의 규정을 문제시하여 재검토한다. 아울러, 아프리카 철학의 특수성과 일반성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지 논구한다. 포스트식민주의 아프리카 철학의 등장은 그 자체 유럽 철학에 대한 도전과 질문의 성격을 지닌다. 포스트식민주의 아프리카 철학의 이러한 도전에 유럽 철학이 자신을 개방할 때, 비로소 두 철학 전통 간에는 바람직한 관계 형성을 위한 대화의 여지가 마련될 것이다. 유럽 철학이 자신을 개방하는 것은 오랜 세월 보는 위치에 있었던 특권을 버리고 자신을 다른 사유의 시선에 노출시키고 판단을 받는 것이다. 포스트식민주의 아프리카 철학은 식민주의 경험과 그 극복의 과제를 마찬가지로 지니고 있는 우리에게도 여러 가지 질문과 도전을 제기한다.
본 연구는 2019년 유럽의회선거 결과의 함의를 분석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기존 연구는 유럽의회선거가 국내 이슈에 의해 좌우되는 부차적인 선거로 기능한다고 분석해왔으나, 이번 선거는 브렉시트 협상과 극우 포퓰리즘 부상이라는 유럽 쟁점이 부각됐으며, 투표율도 크게 상승하여 2000년대 이후 최고 수치인 50.62%를 기록했다. 각 정치그룹별 의석수에도 큰 변화가 있었다. 첫째, 유럽의회를 이끌어 오던 유럽인민당그룹(EPP)과 유럽사회민주그룹(S&D)은 과반 의석을 달성하는 데에 실패했다. 둘째, 중도자유주의그룹인 리뉴유럽(Renew Europe)의 의석수가 크게 증가했다. 셋째, 극우 정치그룹은 정체성과민주주의그룹(ID)을 중심으로 결집하여 본격적인 정치세력화를 시도했다. 중도자유주의의 부상은 반-유럽 포퓰리즘 인기에 대한 반작용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중도우파와 중도좌파 그룹이 이민통제와 안보, 고용과 복지를 위한 국가개입 필요성을 강조했기 때문에 리뉴유럽그룹의 개방시장경쟁에 대한 강조는 차별화되는 쟁점을 형성했다. 극우 포퓰리즘과 함께 중도자유주의가 유럽의 정치 균열을 새롭게 재편했으며, 유럽의회에서 '자유주의' 대 '보호주의'의 대립구도가 보다 선명해졌다.
본 논문에서는 후기산업사회에서 유럽복지국가들의 사회정책 전략의 내용을 구성해 보고자 하였다. 본 연구자가 고안한 '복지생산에서 우선되는 기준점'과 '신사회위기에 대한 대응 양식'이라는 2개의 기준틀을 가지고 복지국가에 대한 기존연구들에 기반하여 사회정책 전략의 내용을 재구성하였다. 사민주의 레짐의 전략의 내용은 '공공중심성 유지' 와 '포섭전략' 이었고, 자유주의 레짐의 전략은 '시장력 확대' 와 '개인책임성 증대' 였다. 보수주의 레짐에서는 '남성부양자 보호' 에 대한 집착과 '소득유지 프로그램 중심' 의 대처가 고수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이러한 전략 내용의 차이들이 각 레짐의 실업과 빈곤에 어떻게 반영되는지를 실증적으로 살펴보았다. 사회정책 전략의 효과로 인해 보수주의 레짐은 높은 실업을 경험하고 있었고, 자유주의 레짐은 높은 빈곤 속에 처해 있었다. 사민주의 레짐은 '공공중심성 유지' 와 '포섭전략' 으로 인해 실업과 빈곤이 모두 낮은 매우 양호한 사회적 결과를 보여주었다.
세계항공시장은 최근 세계화의 흐름속에서 자유화. 규제완화, 민영화 추세에 있으며. 항공자유화를 지역적 단위에서 실현하는 지역블록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본 연구는 세계항공시장의 지역블록화 현상과 그 배후에 작용하고 있는 정치경제학적인 메카니즘을 유럽 단일항공시장 형성을 중심으로 고찰한다. 연구결과 유럽 단일항공시장 형성은 미국이라는 거대한 항공시장의 역내 자유화와 이를 바탕으로 한 미국중심의 범세계적 항공자유화 네트워크 구축에 대응하여 유럽 항공산업의 대미경쟁력 제고를 위한 전략적 고려의 산물이라는 것을 보여 준다. 보다 구체적으로 유럽 단일항공시장은 미국의 유럽 항공산업에 대한 분리지배 및 포위전략에 맞서 유럽항공사들이 세계최대의 항공노선인 북대서양 노선에서 미국항공사들과 보다 효율적으로 경쟁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유럽연합 차원의 전략적 대응이라는 현상을 보여준다. 최근 유럽 단일항공시장은 주변의 지중해연안국가 및 발칸국가들까지 편입시킴으로써 범유럽항공협력의 지속적인 추진과 유럽공동항공지역의 확대 및 심화를 통해 향후 역외국가와의 교섭에 있어 협상 레버리지를 더욱 높여 나가려는 추세에 있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북아 지역도 항공부문의 지역주의를 창설하는 것이 역내 항공산업의 발전 및 역외교섭력 제고면에서 시급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본 연구는 한국과 유럽 국가의 사회적 배제 지표를 실증적으로 비교 분석함으로써, 한국의 사회적 배제 현상이 유럽 국가의 그것과 비교하여 어떠한 성격을 가지고 있는지를 살펴볼 목적을 가지고 작성되었다.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제2장에서는 유럽에서 사회적 배제의 개념이 어떠한 정치적 맥락에서 발원하고 발전해왔는지를 살펴보고, 사회적 배제에 대한 개념규정을 시도한다. 이어서 제3장에서는 에스핑 안데르센(G. Esping-Andersen, 1990, 1999)의 복지레짐론과 실버(M. Silver, 1994)의 사회적 배제 파라다임을 비교하여 논의함으로써, 사회적 배제 현상에 대해서 복지레짐론이 어떠한 설명력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서 논의한다. 본 연구의 본론에 해당되는 제4장은 2000년도부터 2007년까지 한국과 유럽 6개국(보수주의: 독일과 프랑스, 자유주의: 영국과 아일랜드, 사민주의: 스웨덴과 핀란드)의 사회적 배제 지표를 주성분분석(Principal Component Analysis)을 통해서 분석하고, 분석결과에 대한 해석을 통해서 한국의 사회적 배제의 성격을 규명하고자 한다. 제5장에서는 연구결과를 정리하고, 정책적 함의를 구하고자 한다.
본 논문은 영국 블레어 정부의 근로복지 개혁이 유럽대륙 국가의 개혁과는 다른 한편으로, 미국식 신자유주의적 재편과도 다른 성격을 가지고 발전하게 된 배경을 살펴보고 그 원인을 규명할 목적을 가지고 작성되었다.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근로복지형 제도의 도입과정을 영국 노동당의 이념적 변화, 특히 당헌 제4조의 개정을 둘러싸고 나타난 당내(黨內) 좌 우파간의 갈등과 타협을 통해서 신노동당 프로젝트가 성립되는 과정에 초점을 맞추어 설명하고자 한다. 따라서 제2장에서는 영국 노동당의 제3의 길과 신노동당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노동당의 이념적 변화를 살펴보고, 이러한 변화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권리와 의무의 상호주의 원칙'을 추출한다. 그리고 제3장에서는 이러한 상호주의 원칙이 1997년 집권 이후 전개되고 있는 영국의 근로복지 개혁에 어떻게 반영되어 나타나는 가를 살펴본다. 그리고 제4장에서는 영국의 근로복지 개혁이 유럽대륙 국가와 다른 한편으로, 미국식 근로복지 개혁과도 다르게 전개되는 배경과 그 원인을 영국의 독특한 정치질서에서 찾고, 특히 노동당의 이념적 체질변화 과정에서 확립된 상호주의 원칙이 근로복지 개혁을 지도하였기 때문이라는 결론을 도출한다.
위대한 철학자이자 미적분을 발견한 수학자로 잘 알려진 라이프니츠(Gottfried Wilhelm Leibniz, 1646~1716)가 인삼에 대해 물었다는 사실은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유럽의 계몽주의를 열었던 라이프니츠는 왜 인삼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을까? 이 글은 라이프니츠가 남긴 방대한 기록 속에서 인삼을 찾아내고, 개인적 생애와 당대의 지적 흐름을 엮어 그가 인삼에 관심을 갖게 된 경로를 추적한 작업이다. 16세기부터 유럽에서는 약물지와 같은 고대 그리스 텍스트의 재발견과 해외에서 들여온 새로운 식물들로 인해 본초학이 크게 발달하게 되었다. 같은 맥락에서 '구대륙' 중국에서 만병통치약으로 이름을 떨치던 인삼 또한 여행기 등을 통해 유럽에 소개되기 시작했다. 중상주의 기치 하에 유용한 약용식물에 대한 관심이 커 가던 유럽에서는 과학단체들을 중심으로 본격적으로 인삼에 대한 연구가 시작되었다. 라이프니츠는 그런 연구의 중심지였던 왕립학회와 프랑스 왕립과학원을 방문하고 학자들과 교류를 나누었으며 독일에 그와 같은 연구기관을 설립하는 것을 평생의 목표로 삼았다. 라이프니츠는 로마를 방문했을 때 예수회 선교사들과 긴밀하게 교류하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중국에 대한 지적 호기심이 한층 더 깊어갔고, 그 맥락에서 인삼에 대한 관심도 커갔다. 라이프니츠는 그리말디, 부베 등 중국선교에서 핵심적인 활동을 했던 학자들과 인삼의 효능에 대한 정보를 주고받게 된다. 이 논문은 유럽의 계몽주의에서 전혀 주목받지 못했던 인삼이 17세기 말 유럽의 학문적 지형과 지식인들 사이의 교류, 중상주의적 해외팽창을 얽어내는 단초가 될 수 있음을 제시한 것이다.
본 연구는 케메니와 캐슬즈 등이 주장한 복지와 공공지출 간 상쇄(역)관계(trade-off) 가설이 현재에도 유효한지를 확인하고, 최근 주택소유율이 가장 크게 변화하고 있는 사민주의 국가들과 반대로 가장 안정된 모습을 보여주는 남부유럽 국가들을 대상으로 주택소유율의 변화와 안정 요인을 분석하였다. 연구결과, 첫째, 자료수집이 가능했던 2014년을 기준으로 보았을 때 주택소유와 공공지출 간 상쇄관계는 자유주의 레짐과 보수주의 레짐에서만 확인되었다. 둘째, 사민주의 국가들은 예상외로 주택담보대출이 크게 증가했으며 주택의 상품화 경향을 보여주었으나 남부유럽 레짐의 경우에는 낮은 주택담보대출과 비교적 온전한 주택소유를 유지하고 있어 前상품화 경향을 보여주었다. 셋째, 사민주의 레짐은 신규주택과 공공임대주택 건설투자 축소, 주택소유에 친화적인 조세와 관대한 대출정책 등으로 주택수요의 증가와 주택가격의 폭등을 유발하였으나 남부유럽 레짐은 풍부한 주택재고, 대가족 제도, 친인척 중심의 직접 건축 및 공급 방식, 가족 간 주택의 상속과 이전(증여) 덕분에 주택수요와 가격의 안정을 유지하고 있었다. 주택소유와 복지의 선후관계는 아직 불분명하지만, 부채를 통해 주택소유를 유도하는 것은 복지 대체제로서 주택의 기능적 유용성 여부를 떠나 장기적으로 합리적 대안이 될 수 없을 것이다.
한국 복지국가는 지난 20년 동안 괄목할만한 성장과 발전을 이룩했지만, 배제와 갈등이 만연한 우리 사회의 모습은 초라하다.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한국사회의 문제점을 가부장적 자유주의에서 찾는다. 개발주의 시기부터 형성된 경제우선주의, 고용중심주의, 그리고 후견주의는 신자유주의와 결합되면서 독특한 가부장적 자유주의를 형성하였다. 개인의 안정성이 약한 상황에서 가부장주의는 한국 복지국가가 '해방적' 역할을 하는 것을 제약하는 조건이 되었다. 또한, 가부장적 자유주의 모습은 우리 사회경제적 구조를 넘어 복지국가 내부에서도 발견되고 있다. 고용연계성이 높은 사회보험이나 근로연계복지, 과도하게 중앙화된 사회서비스, 그리고 낮은 탈상품화 수준과 민간보험의 활용은 가부장적 자유주의의 단면을 잘 보여준다. 이를 극복할 복지국가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사회적 자유주의를 제시하고자 한다. 개인의 실질적 자유라는 최우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새로운 복지국가 전략이 필요함을 주장한다. 이와 함께 기존의 고용중심 패러다임을 탈피하고, 기존 유럽의 유연안정성을 개인의 자유 관점에서 재해석하고 발전시킨 자유안정성 개념을 운영모델로 제시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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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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