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최근 미국 보수진영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통주의와 개혁주의 사이의 노선 투쟁을 검토한다. 전통 보수와 개혁 보수는 부시정부의 실패에 대한 상이한 역사적 진단을 통해서 공화당의 진로에 대한 상이한 처방을 내놓고 있다. 전통 보수의 전형적인 역사 담론은 1964년 공화당 대선후보였던 골드워터의 이념에서 출발해서 1980년대 레이건의 집권을 이상화하고, 그 틀에서 부시정부의 '타락'을 비판한다. 반면, 개혁 보수의 역사 담론에서 보수의 '황금시대'는 아직 도래하지 않았다. 골드워터에서 레이건, 부시에 이르기까지, 보수주의가 선거의 승리 기반이자 국가권력의 핵심 지지 기반인 중산층을 보호하는 '보수의 뉴딜정책'을 개발하는데 실패해왔기 때문이다. 전통 보수의 시각에서 공화당의 미래는 보수주의의 이념적 전통인 작은 정부로 회귀하는 데 있고, 이는 개혁 보수의 시각에서는 '정치적 자살'일 뿐이다. 이러한 '현장의 역사' 담론은 역사를 통해 자신의 예외적인 정체성을 주조해내는, 그리고 양당제와 대통령중심제의 제도적 특성 때문에 이념운동과 정당정치, 그리고 대통령의 통치 프로그램의 세가지 과제가 상호 충돌하는 미국정치의 구조적 특징을 역사적, 비교적, 그리고 실천적 관점에서 분석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조선왕릉의 분포 입지 배치에 나타나는 역사지리적 경관 특징과, 조영을 둘러싸고 전개된 권력집단 간의 공간정치학과 풍수담론, 그 속을 관류하고 있는 풍수적 경관 조성 및 관리 양상 등에 대해 검토했다. 조선왕릉의 천릉(遷陵) 과정은 왕조집단의 세력 관계가 풍수를 정략적인 수단과 외피로 하여 나타난 정치적 결과물이었다. 조선 왕조의 정치권력은 왕릉을 정치적 권위를 높이는 상징적 수단으로 활용하였고, 풍수는 정치권력의 의도를 논리적으로 뒷받침하거나 정당화하는 이데올로기적 공간담론으로 기능하였다. 한국풍수사에서 왕릉풍수는 유교이념과 결합된 정치사회적 속성을 지닌 조선시대적인 풍수담론으로 규정할 수 있다.
이 논문은 '경관'과 '기호'표상에 근거한 지역학흡의 실제를 제시하기 위한 것이다. '경관'과 '기호' 표상은 오랜 역사적인 과정을 통해서 그 지역에서 구성된 지역적인 담론을 보다 구체적인 형태로 보여주는 것이므로 지역정체성 향상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오랜 역사적인 과정 속에서 형성된 지역담론은 각각의 시대적인 맥락에 따라 다양한 층위를 지니고 있다. 따라서 지역 담론은 지역의 변화된 모습에 대한 이해뿐만 아니라 오늘날의 지역을 이해하는 데에도 도움을 줄 수 있어 지역학습의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다. 나아가 '경관'과 '기호'표상은 그 지역 사람들의 생활세계를 구성하고 있는 중요한 요소이므로 학습자의 삶과 유리되지 않는 지역학습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커다란 의미가 있다고 본다.
이 연구는 우리나라 사회복지 전달체계의 형성과 경로를 '사회복지' 담론의 작용과 결부시켜 분석해 보고, 그에 따른 쟁점 현안을 설명해보려는 것이다. 연구 방법으로는 역사적 제도주의의 관점에서 경로의존적 변화와 분기점 분석 접근을 채택했으며, '사회복지' 용법의 담론적 기호와 맥락들에 대한 추출은 법제적 역사 자료들을 중심으로 했다. 연구의 결과는 다음을 제시한다. 첫째, 우리나라에서 '사회복지' 담론이 태동되는 기점은 1961년 "생활보호법" 제정 때이다. 둘째, 1987년을 기점으로 하는 사회복지관 사업 확장 및 사회복지전담공무원의 채용은 '사회복지' 담론이 전달체계를 통해 제도적 형성을 이룬 사건이다. 셋째, 근래에 이르기까지 사회복지 전달체계의 경로적 변화는 큰 틀에서 이 같은 담론의 범주를 벗어나지 않은 채 내적 확장과 조정의 형태로 이루어져 왔다. 넷째, 2015년을 전후로 해서 사회복지 전달체계의 기축 제도들에서 탈'사회복지' 용법이 가시화되고 있다. 결론적으로는, 이것이 1960년대 이래 지속되어온 '사회복지' 담론의 해체를 뜻하는지, 그렇다면 그에 기반한 전달체계의 조직과 인력, 전문성 요소들에 대한 정향이 보다 근원적 차원에서 논의될 필요가 있음을 밝힌다.
2007년 바우처 사업 실시 등 사회서비스가 재정, 공급자, 서비스 등에서 다각적으로 확대되는 가운데 이 과정에서 도입된 선택과 경쟁을 중심으로 한 시장적 접근에 논란이 집중되고 있다. 하지만 이는 한편으로 공급자 중심에서 이용자 중심으로 이동을 의미하기도 하며 이것은 국제적으로 나타나는 흐름이기도 하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다양한 사회서비스의 역사적 발전을 경험한 영국에서 나타났던 사회서비스 담론을 문헌 연구를 바탕으로 역사적 분석을 하였다. 이 분석에서 공급자 중심에서 이용자 중심으로 이동하는 사회서비스 담론의 흐름이 집합주의와 개인주의라는 또 다른 축으로 구분되고 있음이 나타났다. 사회서비스 담론을 가르는 이 두 개의 축은 우리나라 사회서비스 논의에 이론적인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국립현대미술관은 김중업건축박물관과 공동주최로 건축사 김중업을 조명하는 '김중업 다이얼로그'전을 8월 30일부터 12월 16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중앙홀과 2전시실에서 열고 있다. 그가 설계한 30여 년간의 건축물과 관련된 사진과 자료 3000여 점이 전시중이다. 전시는 학예연구사의 안목과 해석작업이 중요하다. 역사와 문화라는 재료를 요리하는 학예연구사의 안목에 따라 그 가치가 빛나거나 그 반대일 수 있는데, 이런 이유로 학예연구사는 전시기획에 대한 권한을 갖고 역사해석, 전시방법 선택 등을 하게 된다. 정다영 학예연구사는 2011년부터 국립현대미술관의 건축부문 학예연구사로 일해 왔다. 올해 베네치아 건축 비엔날레 한국관 공동 큐레이터로 참여해 '스테이트 아방가르드의 유령'전을 기획했으며, 이번 '김중업 다이얼로그'전도 그의 작품이다. 월간 '공간'에서 약 6년간 기자생활을 하고, 학예연구사의 길을 걷고 있는 그녀는 전시라는 매체를 통해 건축의 영역과 담론을 확장 증폭시켜 관계를 맺고 퍼트리는 어쩌면 당대 건축계에 가장 필요한 일을 해주고 있다.
기록학에서 집단 기억, 사회적 기억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나, 아직 그 이론적 배경을 고찰한 연구는 많지 않다. 기억이 가지는 포괄성이 기록이 가지는 제한된 역사기술을 보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서구의 많은 학자들은 아키비스트가 문자화된 기록뿐만 아니라 도처에 만연해 있는 기억을 수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아키비스트의 사회적 역할에는 공유되고 전승되는 기억을 통해 한 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재구성해야 함이 포함된다. 기억이 가지는 사회적 특성은 주류문화 위주 기록문화의 한계성에 도전하고, 비주류문화, 비기록문화의 역사를 포함하고 전승하도록 한다. 이러한 기억의 담론에서 아키비스트는 기록관에 수집하고 보존할 역사의 내용이 문자화된 지배집단의 기록에만 한정할지, 소외받고 배제되는 사회집단을 포함할 것인지 결정하는 역사의 중요한 권력자다. 본 연구에서는 기억에 대한 이론적 배경을 고찰하고, 역사와 기록이 기억의 담론에서 어떻게 인식되고 설명되는지 살펴본다. 결론에 갈음하여, 기억의 담론에서 기록관과 아키비스트의 역할을 논의한다.
본 연구는 덕수궁 돌담길의 장소 담론을 뉴스 빅데이터 시스템인 빅카인즈(BIGKinds)의 메타데이터 및 연관어 분석 결과를 토대로 해석하였다. 연구 결과 덕수궁 돌담길은 '문화' 분야의 보도가 가장 많았으며, 그중에서도 '요리_여행', '전시_공연' 관련 뉴스가 거의 전 기간에 걸쳐 높은 비율로 보도되었다. 또한 보행친화도로로서의 '걷고 싶은 거리', 문화와 예술적 장소이자 대상으로서 '문화와 예술의 거리', 역사 문화적 장소인 '역사적 거리'로서 시기별로 다양한 문화적, 역사적 이슈들과 함께 보도되고 있었다. 본 연구는 언론을 통해 형성되고 재현되고 있는 덕수궁 돌담길의 장소 담론 해석을 시도했으며, 장기시계열적 뉴스데이터인 빅데이터를 활용했다는데 그 의의가 있다. 한편 본 연구는 정량적 분석결과를 토대로 정성적 해석으로서 보도량이 많은 분야나 이슈 외에도 보다 미시적이지만 이 장소 중요한 의미의 발굴과 해석을 위한 후속연구가 요구된다.
이 글은 특정 시기 타이완의 현대사를 다룬 영화 <군중낙원>의 영화적 서사 구축방식과 탈역사적 서술 양상에 대해 고찰한 것이다. <군중낙원>은 어떠한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역사적 사건의 의미를 보여준다거나 공식 역사적 담론 속에서 과거를 해석하려 하기 보다는, 그 시대를 살아간 인간들의 고뇌와 아픔에 주목하는 서술적 특징을 갖고 있다. 즉 거대 역사 서술적 맥락에서 서사를 구성하거나 리얼리즘적 관점에서 진지함을 견지한 성찰적 태도로 현실을 바라보려는 영화적 태도에서 벗어났다. 때문에 이전 시기 타이완 뉴웨이브 영화들과는 다른 면모를 갖게 되었고 역사 서술 텍스트로서 탈역사적 논의에 의해 새로운 담론장을 구축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갖게 되었다. 그러나 이 영화는 탈역사적 서술을 위한 하나의 방식으로 공창이라는 특수한 공간을 통한 판타지를 창조하려 했다. 뉴청저는 영화 속에서 공창을 국가 권력과 시대 배경하에 억압당한 남성을 위로하는 곳으로 묘사했지만 남성들을 위해 희생되는 여성의 공간으로 그리진 않았다. 따라서 이 영화가 시대와 역사적 비극에 의해 곤경에 처한 보편적인 인간들의 미시적 역사를 복원시키려 했다면, 그 대상은 남성에만 해당되는 것이지 또 다른 약자인 여성은 배제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이에 <군중낙원>은 영화의 재현에 의해 역사와 시대에 관한 서술이 어떻게 공식 역사적 담론과 집단의 기억을 균열내고 개개인의 서사에 주목하여 어떻게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는지 그 일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의를 갖고 있지만 동시에 남성중심주의적 서술에서는 벗어나지 못했다는 한계를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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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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