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홍명희의 "임거정(林巨正)"에 나타난 정치성을 연구한 것이다. 주된 논의는 랑시에르의 이론을 원용하여 크게 네 가지 방향에서 이루어졌다. 핵심 키워드는 탈봉건적 민중언어, 평등사상, 서사의 확장, 반시대적 자유인을 들 수 있다. 랑시에르가 지적했듯이 예술을 통한 감성의 분할은 사유의 특권을 가진 집합의 경계를 무너뜨릴 수 있기에, 기존 체제에 '불화'와 '불일치'를 가져온 실존 인물을 다룬 "임거정(林巨正)" 이에 적합한 텍스트로 볼 수 있을 것이다.
20세기 들어 서구중심적 보편주의에 직접적으로 의문을 제기한 지적 흐름은 이른바 '탈식민주의(Postcolonialisme)이다. 지금까지 제시된 탈식민주의 비평의 주요 성과 가운데 하나는 피식민사회의 정치적 해방이 해당 사회의 경제, 사회, 문화 등의 해방을 담보하지 못하고, 따라서 서구사회의 해방담론- 특히 맑스주의, 민족주의, 여성주의, 해체주의 등이 주창해온 -이 비서구사회에 직접적으로 적용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이로 인해 서구사회와 비서구사회는 안타깝게도 서로 다른 미래와 해방을 꿈꾸고 있으며, 따라서 이들 사이에 소위 '지정학적 대화'가 요구된다는 당위성이 노출되었다. 그러나 탈식민적 해방을 위한 이론가들의 노력은 여러 서구중심적인 전통들과 결별하지 못한 채, 혹은 그것들과 연대하면서, 자신들의 세력권을 구축해온 것도 사실- 그 성과를 폄훼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다. 주지하다시피 탈식민주의 비평의 상당수는, 특히 탈식민주의를 주창하거나 제안하는 '화자(話者)' 혹은 '정체성'의 측면에서, 그러한 탈식민주의 이데올로기를 담아내거나 표출하는 '언어(言語)'의 측면에서 그리고 식민적 폐해를 고발함과 동시에 탈식민적 미래를 모색하기 위해 동원하였던 '대항담론(對抗談論)'의 측면에서 어떻게든 서구와의 연을 이어갔다. 본 연구는 피식민사회의 해방을 제안한 여러 탈식민주의 비평들 가운데 이른바 '네그리튀드($N{\acute{e}}gritude$)'운동의 아버지라 불리는 에메 세제르($Aim{\acute{e}}$$C{\acute{e}}saire$)의 탈식민주의 정치사상을 중심으로 다시 읽기를 추진해볼 것이다. 그것은 세제르의 탈식민주의 정치사상을 '화자', '언어' 그리고 '대항담론'이라는 세 가지 앵글을 통해서 이론적으로 되짚어보는 과정을 의미한다. 이 과정을 통해 세제르와 그의 정치사상을 새롭게 성찰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해본다.
한국 수어는 소리로 말을 배울 수 없어서 사용하는 '보이는 언어'이고 한국수화언어를 줄인 말이다. 한국어나 영어와 같이 독립된 언어로 한국어와는 문법 체계가 다른 대한민국 농인의 고유한 언어이다. 하지만, 한국 사회에서는 수어를 일상어로 사용하는 농인이 수어만으로 다른 사람과 대화하거나 서비스 등을 이용하기에는 쉽지 않은 구조이다. 이에 본 논문에서는 택시라는 상황을 가정해 택시 안에서 학습된 모델이 농인의 수어를 인식하고 택시 기사에게 해당 의미를 전달하는 시스템을 제안한다. 제안 시스템을 통해 택시 기사는 농인(수어사용자)에게 응답할 수 있다. 본 논문에서는 한국수어 번역기 웹서비스를 설계 및 구현하여 실제 환경에서의 활용 가능성을 검증한다.
본 연구에서는 광복 이후 한국의 대통령의 연설문을 정량적으로 분석하였다. 기존의 글에 대한 정량적 분석인 내용분석 연구들이 내용어에 집중해 글쓴이의 생각을 분석한 것과는 다르게, 본 연구는 기능어와 심리적 상태와 관련된 내용어의 사용비율을 토대로 대통령의 생각을 분석하였다. 이를 위해, 다양한 대상과 집단을 대상으로 한 기존 언어분석 연구와 마찬가지로, 심리적이고 언어적인 변인들을 지표화하여 대통령의 연설문을 비교하였다. 연구 1에서는 영향력, 진정성, 대통령다움, 인지적 복잡성, 여성성, 심리적 건강 등 6개의 언어스타일 지표를 개발하였다. 역대 대통령 8인의 공식 연설문을 비교 분석한 결과, 대통령 언어스타일 지표 모두에서 대통령 간의 차이가 유의미하였다. 또한, 최근 대통령으로 올수록 연설문에서 진정성, 대통령다움, 심리적 건강은 증가하는 경향이 있고, 인지적 복잡성은 감소하는 경향이 관찰되었다. 재임시대를 구분하여 언어스타일의 변화를 추세 분석한 결과 선형추세가 유의미하였다. 또한, 정치적 성향에 따라서도 언어스타일에 있어서 뚜렷한 차이가 관찰됐다. 진보 성향 대통령의 연설문에서는 영향력과 인지적 복잡성이 높았고, 더 여성적인 언어가 상대적으로 더 많이 사용되었다. 반면, 보수 성향 대통령의 연설문에서는 진정성이 높았고, 더 대통령다운 표현이 많이 사용되었다. 연구 2에서는 개발된 언어스타일 지표가 직전인 박근혜 대통령의 연설문에서도 신뢰도를 유지하는지 여부를 관찰했다. 마지막으로 언어스타일 지표 간의 상관 특성, 2000년대 이후 정권과 일반 대중의 정치적 성향의 적합성, 본 연구의 지표인 여성성의 특성을 논의하였다.
때는 1912년 5월의 어느날. 소쉬르가 저 불후의 기념비적 작품 '일반언어학'을 강의했던 스위스 즈네브 대학의 강의실. 한국의 소장 기호학자 김성도는 15년 전부터 연구해온 소쉬르 선생과 가상 대화를 각기 전에 시간여행을 하여 그의 강의를 경청하기 위해 이곳에 왔다. 맑고 투명한 어조, 전치사 하나까지 배려하는 정치한 언어 구사, 눈이 부실 정도의 푸른 눈빛, 사물을 투시하는 눈매, 짙은 눈썹과 근엄한 구렛나루, 귀족적 이미지의 뛰어난 외모는 학생들의 혼을 사로잡고 있었다. 수강생은 고작 열명 안팍이었지만, 20세기 인문학의 새로운 '퍼스펙티브'를 열어줄 언어사상의 잉태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강의가 끝나자, 소쉬르 선생은 반갑게 한국에서 온 젊은 학인을 맞이하였고, 장소를 옮겨 즈네브로부터 약 20km 떨어진 아름다운 고성이자 소쉬르 가문의 유산인 뷰풀랑 성으로 안내하였다. 소쉬르 선생은 바로 이곳에서 언어의 본질에 대한 심오한 성찰과 침잠에 빠지곤 했으며, 1913년 2월 22일 55년간의 생애를 마감한 곳도 바로 이곳이다.
본 연구는 정치인들의 용모가 미디어 수용자인 유권자의 정서와 투표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본 실험 연구이다. 그동안 자세, 제스추어, 메이컵 등과 같은 비언어적 단서들에 관한 연구는 다수 진행되어 왔으나, 정치 후보의 얼굴에 표현되어지는 안경착용이 유권자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는 찾아보기 어렵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지방선거 TV연설에 노출된 대학생 피험자들을 대상으로 정치 후보의 안경 착용이 미디어 수용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실험을 통해 살펴보았다. 연구결과 TV연설에서 정치 후보자의 안경 착용은 유권자의 친근감과 신뢰감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하였으나, 유권자의 호감도와 지지도에는 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는 선조대 이원익의 정치활동을 검토하고 정치 행위자로서 선조와 이원익간 비교를 통하여 이원익의 백성관과 정치관의 고찰을 목적으로 한다. 선조와 이원익 모두는 당시 백성들의 삶과 정치의 상황이 매우 절망적인 것을 충분하게 인식하고 있었다. 선조는 정치로부터 백성의 삶으로 접근한 반면에, 이원익은 백성의 삶으로부터 정치에 접근하였다. 전자는 정치가 요구하는 바대로 백성의 삶이 변형될 위험성과 수단화의 위험성이 있다. 후자는 백성의 삶이 정치를 결정할 수 있다. 백성들의 구체적 삶에 대한 이원익의 주목은 관념으로서 백성이 아닌 실재로서 백성의 이해에 대한 강조이다. 이원익은 백성을 지배자와 피지배자라는 이분법적 구조 속에서 인식하지 않고, 공동체 차원에서 백성과 상대(相對)한 계층들간 유기적 관계에 주목하여, 상호간 언어적 소통뿐만 아니라 정신적, 문화적, 기능적 소통 차원에서 이해하였다. 이원익은 지식중심적 질문보다 사태-현상 중심적 질문을 제기하였다. 이원익은 백성의 급선무와 그것의 해결방안의 제시에 주안하였다. 이원익의 주장에서 성리학적 주제들보다 공납, 군역, 요역, 조세 감면과 면제, 그리고 수령임명등과 같은 구체적 문제가 발견되는 이유이다. 이원익이 생각한 백성들의 살아가는 모습은 백성들이 살아갈 마음이 생기게 하고, 백성들의 힘에 여유가 생기고(관민력(寬民力)), 백성들이 자신의 삶을 즐김(낙민생(樂民生))으로서 자신의 삶에 편안해 하는 것(안민(安民))이었다. 그러나 이것이 정치가 지향할 바이지만, 이원익은 백성들의 삶이 국가의 삶을 침해하려고 한다든지, 국가가 백성을 대신해서 살아주려는 방식을 철저하게 경계하였다. 이원익에 있어서 정치의 시작처는 조정이지만 결과처는 백성이었다.
이 논문은 근대 민족국가 형성과 민족 공용어의 창출의 상관성을 염두에 두고 식민지기 버마에서 버마어가 어떠한 정치적, 사회적 환경 하에서 어떻게 공용어의 지위를 획득해나갔는지에 대해 주로 버마어 산문의 대중화라는 각도에서 분석한 것이다. 베네딕트 앤더슨의 연구가 시사하는 것처럼 근대적 인쇄매체의 출현과 더불어 근대 버마어의 등장 및 대중화는 버마의 근대적 민족 형성에 큰 영향을 미쳤다. 제1차 영국-버마 전쟁 종결 후, 정치, 사회, 경제적 상황 변화와 함께 인쇄산업의 발달과 더불어 버마어는 대중매체에서 공용어로서의 지위를 획득해갔다. 식민시기에 버마 내 여러 지역에 어학원이 설립되었고 버마인이 어학교육 담당자로 고용되었다. 1930년대 초반에 근대 버마어 산문이 많은 저자들에 의해 집필되었으며, 1930년대 후반에 들어서서 독자들 사이에서 널리 읽히는 호황을 누렸다. 일본군 점령 후에는 일본군 당국의 허가 하에 버마어는 제2차 세계대전 중에 공식적 언어로서 인정되었다. 이러한 바탕 위에 근대 버마어는 1947년 헌법에 버마의 공식 언어로 명기되었다. 이러한 과정에 대한 분석을 통해 이 논문에서는 버마어가 식민지기에 표준어로서의 지위를 획득하고 그 버마어로 작성된 근대 버마어 산문의 사용이 버마의 민족 형성과정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신체적 체험은 인간의 사고를 형성하는 바탕이 된다. 문제해결 경험은 인간 사고를 한층 더 발전시킨다. 특히 사물의 형태와 움직임을 관찰하고, 그러한 환경에 감각-운동 신경을 발달시키는 체험에서 획득된 개념들은 추상적 사고에서 중심적 역할을 한다는 언어심리학의 가설이 흥미롭게 제기되어 연구되어 오고 있다. 개념체계로서 수학, 언어로서 수학, 의미 만들기로서 수학 , 문제 해결로서 수학 등 수학학습과 관련된 수학의 여러 모습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갖게 한다. Lakoff와 Johnson는 신체적 체험이 가져온 이러한 개념체계들 '메타포'라고 부른다. 메타포의 '개념' 수준으로의 확장은 analogy의 의미를 확장시켰다. 수학학습에 신체적 체험으로 존재하는 개념들은 수학적 개념에 이르는 학습을 새롭게 보게 한다. 본 연구는 metaphor와 analogy의 인지과학 및 언어과학에서 연구되고 있는 일반적 의미들을 제시하고 수학학습에서의 적용될 수 있는 방법들을 제시한다.
본 연구는 노년의 호명과 관련해 한국사회의 다양한 언어적 실천이 노정하고 있는 갈등과 그 정치적 함의를 밝히고, 이러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원인을 문화적 차원에서 조명하려 한다. 근래에 들어 한국사회에서 노년을 어떻게 호명할 것인지가 일상에서 문제시되고 있다. 이에 따라 새로운 호명방식이 등장하고 있으며, 이러한 현상은 노년의 주변화를 의미한다. 하지만 새로운 호명방식들도 노년 호명의 문제를 풀어내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한국사회의 연령주의적, 성차별적, 신분주의적 시선이 노년에 대한 다양한 호칭과 지칭의 의미를 주변화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노년의 주변화는 문화적 차원에서 노년의 타자화가 심화되면서, 노년이 타자성의 집적지가 되어가는 '주변성의 노년화'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학계와 전문가 집단에서도 노년의 호명과 관련된 다양한 언어적 실천이 지니는 정치적 함의에 대한 이해와 더불어 차별적 언어사용을 넘어서려는 실천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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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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