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락에 대한 의미적인 처리가 암묵기억의 수행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에 관해서는 상반된 의견이 존재한다. 전이적합성처리 이론에 의하면 암묵기억은 지각적 처리에 주로 의존하기 때문에 맥락에 대한 의미처리가 기억수행에 영향을 미치지 않아야 한다(예, Blaxton, 1989). 반면 의미-특정적 이론에 의하면 암묵기억에서도 부호화 시 제시된 의미적 맥락에 대한 처리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맥락에 대한 지각적 처리와 의미적 처리 모두 암묵기억 과제의 수행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한다(Lewandowsky 등, 1989). 본 연구는 부호화 시 혹은 부호화 시와 인출 시 제시되었던 맥락에 대한 의미적인 처리가 암묵기억의 과제 수행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기 위하여 실시되었다. 실험 1과 2에서는 우세 혹은 비우세 의미맥락을 지닌 동음이의어를 이용하여 학습 시와 검사 시의 맥락의 의미적 처리가 암묵기억 및 외현기억에 미치는 효과를 알아보았다. 그 결과 학습과 검사 시의 의미맥락의 변화는 외현기억의 수행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암묵기억 검사에서는 수행상의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실험 3과 4에서는 Jacoby(1991)의. 처리-해리 절차를 사용하여 실험 1과 2 각각의 과제에서 통제처리와 자동처리의 효과를 분리하여 측정하였다. 그 결과, 암묵기억 검사 시 맥락 단서로 문장이 사용되면 통제처리의 영향이 증가됨을 보였으며, 이는 암묵기억의 요소 중에 의식적으로 통제되어 처리되는 부분은 의미적 맥락에 민감하게 영향을 받고 있음을 의미한다.
기억용이성은 자극이 얼마나 잘 기억될 수 있는가를 나타내는 척도로 자극의 지각적, 의미적 특성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자극 고유의 특성이다. 기존의 기억용이성 연구는 주로 단독으로 제시된 자극을 얼마나 잘 기억할 수 있는가를 측정했다. 그러나 단일 자극만 제시하는 연구로는 다수의 자극이 동시에 나타나는 현실 세계의 시각 정보 처리 과정을 설명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다수의 자극이 동시에 제시되었을 때 자극의 기억용이성 수준에 따라 기억 과제 수행이 어떻게 달라지는가를 알아봤다. 참가자들은 기억용이성이 높거나 낮은 방해자극과 동시에 제시된 목표자극을 기억하는 과제를 수행했다. 실험 결과, 목표자극의 기억용이성이 높았을 때 기억 수행이 향상되었으나, 목표자극의 기억용이성 효과는 동시에 제시된 방해자극의 기억용이성 수준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 이러한 결과는 높은 기억용이성을 가진 자극이 자동적으로 상향적 주의를 유도하지 않는다는 선행 연구 결과를 지지한다.
본 논문은 재학습 없이도 검사를 반복함에 따라 기억수행이 증가하는 기억상승(hypermnesia) 현상에 작용하는 실험적 변인을 조사하였다. 그림목록이 시각적으로 제시된 실험 1과 단어목록이 청각적으로 제시된 실험 2 모두에서 기억상승의 중요한 요소인 기억회복(reminiscence)이 얻어졌다. 또한 반복검사를 실시할 때 주어지는 검사 지시문이 기억증가에 대한 장려를 할 때 얻어진 기억상승의 효과는 그렇지 않은 지시문이 주어진 통제 조건에 비하여 유의하게 컸다. 그러나 회상량의 차이가 기억회복량의 차이와 상관을 보이지는 않았다. 또한 기억회복은 발달적 차이와는 관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의 미래계획기억 연구들은 미래계획기억이 인출되는 두 가지 처리 과정, 주의를 사용하여 미래계획기억을 지속적으로 점검하여 인출하는 과정과 환경의 외부적 단서에 의해 미래계획기억이 자동적이고 자발적으로 인출되는 과정이 존재함을 지지하는 여러 증거들을 제시하였지만, 이런 인출과정들이 어떤 방식과 조건들로 인하여 나누어지는지에 대한 일관성 있는 증거들은 제시하지 못하였다. 본 연구는 미래계획기억의 인출 처리방식이 나누어지는 주요 요인으로 실험 참가자들이 미래계획기억 수행을 위해 얼마만큼의 인지적 노력이 필요한지를 지각하게 되는 메타 인지적 인식과 이를 통해 이루어지는 자발적 주의 할당 전략의 효과를 알아보고자 하였다. 실험 1에서는 실험 참가자들이 미래계획기억 과제를 쉽게 수행할 수 있다는 메타 인지적 인식을 심어주기 위하여 미래계획기억을 상기시키는 외부 단서의 특성을 조작하였고, 실험 2에서는 과제의 어려움과 과제 수행을 위해 드는 인지적 노력의 정도를 알려주는 사전 정보를 각각 달리 제시하여 실험 참가자들의 메타 인지적 인식을 조작해보았다. 그 결과, 실험 1, 2 모두 실험 참가자에게 유도된 메타 인지적 인식에 따라 미래계획기억의 인출 방식이 달려졌다. 본 연구의 결과들은 미래계획기억 수행에 대한 메타인지적 인식이 미래계획기억의 인출 과정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임을 알려주고 있으며, 메타 인지적 인식에 의한 주의 할당 전략에 따라 미래계획기억의 성공적인 수행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인출단서의 특성, 주의자원)이 달라진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다.
최근 연구들은 공간적 작업기억 과제를 수행하면서 시각 탐색 과제를 수행했을 때 시각 탐색의 효율성과 작업기억 과제의 정확률이 동시에 낮아지는 결과를 보고하였다(Oh & Kim, 2004; Woodman & Luck, 2004). 이러한 결과는 두 과제의 처리 과정이 동일한 인지적 자원을 요구하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데, 동일한 인지적 자원은 공간적 주의(공간적 주의 부하 가설)나, 공간적 작업기억(공간적 작업기억 부하 가설), 혹은 이 둘과 모두 관련될 가능성이 있다. 시각 탐색과 공간적 작업기억 간 상호 간섭의 기제를 밝히기 위해 작업기억에 유지해야 하는 위치와 공간적 주의를 사용해야 하는 시각 탐색의 자극 위치를 변화시켜 2개의 실험을 수행하였다. 실험 1에서는 공간적 작업기억 과제의 자극을 탐색 자극이 제시될 수 있는 주변 영역에 제시하는 경우에도 두 과제간의 간섭이 나타남을 보임으로써 이전 연구 결과들을 재확인하였다. 실험 2에서는 기억 자극과 탐색 자극을 모두 동일한 사분면에 제시하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에서 시각 탐색과 작업기억 과제 수행을 비교하였다. 실험 결과 시각 탐색의 효율은 시각 탐색 과제만을 수행한 조건과 동일 위치 조건에 비해 비동일 위치 조건에서 유의미하게 저하되었다. 공간적 작업기억 과제의 정확률역시 다른 조건보다 비동일 위치 조건에서 더 낮게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들은 선행 연구들에서 밝혀진 공간 기억과 시각 탐색간의 상호 간섭이 작업기억의 과부하보다는 공간적 주의의 과부하로 인한 것임을 시사한다.
다차원 구어 단기기억 기제는 크게 음운적 통로와 어휘-의미적 통로로 구분된다. 전자를 음운단기기억, 후자를 의미단기기억이라고 할 수 있는데, 단기기억 과제를 정상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두 통로 모두의 정보를 활발히 활용하여야 한다. 그리고 음운단기기억은 다시 음운입력완충기와 음운출력완충기로 나누어지며, 음운입력완충기는 음운자극의 입력 시, 음운출력완충기는 음운 산출 시에 작동한다. 본 연구에서는 유사한 수준의 전도 실어증 증상을 보이는 세 명의 환자에 대해, 각각의 언어 수행력을 구어 단기기억의 다차원적 측면에서 분석하였다. 그러기 위하여 세 명의 전도 실어증 환자들에게 단어 수준과 문장 수준에서 스스로 말하기, 따라말하기, 스스로 쓰기, 받아쓰기의 네 가지 양태의 언어과제를 실시하여 수행력을 비교 분석하였고, 숫자폭검사와 언어학습검사를 이용하여 음운단기기억력과 의미단기기억력을 평가하였다. 그 결과 세 대상자들은 네 양태의 언어 검사에서 다양한 수행력과 오반응 유형을 보였고, 단기기억력 검사 결과도 동일하게 나타나지 않았다. 즉 전도 실어증 환자들의 언어 수행력은 의미단기기억 또는 음운단기기억의 결함으로 설명될 수 있으며, 음운단기기억 가운데에서도 음운입력완충기, 음운출력완충기 혹은 둘 다의 결함 여부에 따라 언어특성이 상이하게 나타날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전도 실어증 환자들의 언어 검사와 단기기억력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언어와 다차원 구어 단기기억력과의 관계에 대하여 논의하고 있다.
기억 담론'은 기록학계의 패러다임 변화의 흐름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기억은 재현가능성을 전제로 삼았던 '증거로서의 기록'의 한계를 지적하고, 기록을 기억을 포착하여 무한히 해석 가능한 매개체로 다시 정의한다. 이제 기록관리는 '보이는' 기록과 '보이지 않는' 기억 사이에서, '세계를 어떻게 기록할 것인가'를 넘어 '어떤 세계를 기억할 것인가'라는 새로운 질문을 부여받는다. 그리고 기억이 가진 개인성과 현재성, 일상성의 힘은 기억과 기록의 관리 그 자체가 사회 정의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주장으로 연결된다. 이 글은 서구의 기억 담론 지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이를 재구성하여 기억의 사회 정의적 가능성에 대해 살펴본다.
Journal of the Korean Academy of Child and Adolescent Psychiat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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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권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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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p.85-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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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
목 적:본 연구에서는 주의력 결핍/과잉운동 장애(ADHD)와 학습장애(LD), 그리고 이 두 장애의 공존질병(ADHD+LD)을 보이는 혼합형 장애 아동 집단을 대상으로 여러 가지 기억 기능을 평가하는 신경심리검 사상에서 세 장애 집단의 수행 차이를 비교하였고, 지능수준과 기억 책략의 사용 여부가 이들의 기억능력 향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아보고자 하였다. 방 법:ADHD 아동 11명, LD 아동 5명, 두 장애를 함께 가진 혼합형 장애(ADHD+LD) 아동 9명, 그리고 정상 아동 8명에게 기억 기능과 인지능력을 평가하기 위해 개별적으로 기억력 평가 검사(MAS)와 웩슬러 아동용 지능검사를 실시한 후, 집단간 수행 차이를 비교하였다. 결 과:언어 및 시각 과제에 대한 재인검사를 제외한 제반 기억 검사상에서 통제집단에 비해서 세 장애집단군이 저조한 수행을 보였으며, 특히 ADHD+LD 집단이 가장 저조한 수행을 보였고, 그 다음으로 LD, ADHD 집단의 순으로 전반적인 기억 검사상에서 저조한 수행을 보였다. 이러한 수행 양상은 언어 기억 소검사를 제외한 MAS 검사의 다른 하위검사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났으며, 제반 기억 검사에서의 우수한 수행은 검사시 아동이 사용하였던 기억 책략 및 오류 반응의 사용정도 유의미한 상관이 있었다. 논 의:ADHD, LD의 공존질병을 가질 경우 기억 및 학습에 더 어려움이 있으며, ADHD, LD, 혼합형 집단을 변별하는데 있어 기억기능을 측정하는 것이 각 장애를 감별진단하는데 도움이 될 가능성이 시사되었다.
학습자의 학습 스트레스 수준(stress level)과 금전적 보상(monetary rewards)의 제시 시점 차이가 장, 단기 기억수행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았다. 지연-파지 효과(delay-retention effect)에서는 지연 보상 (delayed reward)이 기억의 공고화(consolidation) 과정을 촉진시켜 결과적으로 장기 기억 수행을 향상시키게 된다고 주장한다. 본 연구에서는 지연 보상과 즉시 보상(immediate reward)이 학습 스트레스가 높고, 낮은 맥락의 차이에 따라 기억 수행에 미치는 영향력이 다를 것이라 예상하였다. 따라서 학습 맥락을 학습 스트레스가 높고, 낮은 두 조건으로 나누고, 보상 조건과 기억의 인출 시점을 구분하여 실험하였다. 보상 조건은 보상 제시 시점(5초 후 제시, 바로 제시)과 보상의 유무(500원, 0원)를 구분하였고, 기억 검사는 바로 인출하는 경우와 기억 공고화 과정을 거치고 일주일 후 인출하는 경우로 나누었다. 실험 결과 지연 보상은 장기 기억에 이점 효과가 있었고, 즉시 보상은 단기 기억에만 이점 효과가 나타났다. 이러한 보상의 기억 이점 효과는 스트레스가 높은 학습 맥락에서만 관찰되었다. 본 결과는 학습자가 지각하는 학습 스트레스 수준이 높을수록 보상에 대한 민감도가 높으며, 학습 후 즉시 보상 보다 지연 보상이 기억 공고화 과정에서 기억을 촉진시키는 역할을 수행하여 결과적으로 장기 기억력을 향상시킴을 시사한다.
본 논문에서는 기억과 의식의 관계를 검토하였다.특히 기억과 기억의식의 독립성을 중심으로다루었다.먼저 기억수행은 있으나 기억의식이없는 현상을 다루고, 다음으로 기억표상은 없으나 기억의식이 있는 현상을 다루었다. 각 현상은 뇌손상이나 최면과 같은 특수한 상황에서 나타나는 경우와 일상적인 상황에서 나타나는 경우로 나누어 살펴보았다. 이러한 검토를 통해 특수한 경우와 일상적인 경우 모두 기억과 기억의식이 서로 독립적인 관계가 있으며,기억표상이 기억의식에 필요조건도 충분조건도 아님을 보았다. 끝으로 기억과 기억의식의 독립성의 맥락에서 기억의식이 우리의 일상적인 저옵처리에서 갖는 역할은 무엇인지를 논의 하였다. 특히 기억의식이 정상적인 사회생활에서 갖는 역할의 중요성을 중심으로 논의하였으며, 관련하여 자기 의식의 문제를 논의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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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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