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문의 목적은 애니메이션 영화에서 기존의 이분법적 선악구도를 벗어나 진일보하고 있는 선악 표현에 주목하고 이를 밝히는데 있다. 3D 애니메이션 영화는 놀라운 기술력으로 우리에게 현실 같은 실재감을 제공하고 있지만 담겨 있는 이야기는 가족영화의 한계에 머무른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인간의 내면을 성찰하게 하는 시나리오로 그 한계를 넘어서는 작품들이 등장하고 있다. 그 중에서 권선징악의 의미를 디오니소스적 긍정 차원으로 확장한 <빅 히어로>에서의 선악표현을 유의미하게 보고 이에 대해 연구하였다. 구체적으로 이 작품에서 기존 관점의 경계를 허물고 긍정적 극복을 추구하는데 선악의 가치를 두고 있는 측면을 면밀하게 들여다보고 논의하였다. 논의를 위한 개념의 틀은 선악의 의미를 디오니소스적으로 해명한 니체를 중심으로 칸트, 헤겔의 철학적 진술을 차용하였다. 연구방법은 이론적으로 관련된 개념들을 이해하고 그 의미를 작품에 나타나 있는 선악 표현에 대입하여 사례 제시와 함께 논의하는 것이다. 본 연구는 가상 세계로서의 애니메이션 영화가 우리의 현실 세계에서 사고 전환의 지평을 여는 역할을 하고 있음을 발견하고 향후 행보를 기대하는데 의의를 두었다.
신곡의 역사적, 신학적, 심리학적 배경을 이해하여 신곡의 선악 모티프에 대한 분석을 시도해 보았다. 단테 시대의 관점에서 신곡의 심리적인 구조와 집단정신을 고찰하여 예컨대 신화적 짐승들, 추락한 천사들, 저주받은 공간과 시간, 그리고 여성성 등등 다양한 신화소들에 대한 짧은 분석을 시도하였다. 신곡은 인간 심성의 신성성과 그 반대인 어두운 측면에 대한 존재론적 질문들에 대해 훌륭하게 응답하는 작품으로서, 우리 안에 있는 종교적 심성과 신성한 선악의 상들에 대한 연결을 회복하고, 의식화에 도움을 준다.
본 소고(小考)는 우리의 문화재인 수막새의 보편적인 의미에 대해 고찰하고, 특히 "신라의 미소" 수막새의 존재론적 의미 해석에 천착해 본다. 또 여기서 읽는 선악의 문제를 철학의 보편적 문제와 결부시켜 고찰해 본다. 선-악의 문제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인류의 삶과 역사와 떼어서 생각할 수 없는 철학과 윤리 및 종교의 주제임에 틀림없을 뿐만 아니라 누구도 간과할 수 없는 심층 문제다. 중세의 교부였던 아우구스티누스는 악의 근원에 대해 깊이 천착했으며 나름대로 그 물음에 응답했지만, 결코 그 문제 해결은 누구에게나 해당되는 보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말하자면 악의 근원에 대한 형이상학적 물음은 늘 열려있는 것이다. 셸링도 악의 근원 문제에 골몰했는데, 그는 이것이 "인간의 자유의지(menschliche Freiheit)"와 깊이 관련되어 있음을 타진하였다. 그러나 니체는 소크라테스와 기독교로부터 전승된 도덕을 "낙타의 도덕"이라고 폄하하면서 "선악의 피안(Jenseits vom Gut und Böse)"에 거주할 것을 주장한다. 본 소고(小考)에서는 선악이 우리의 손에 잡히든 혹은 잡히지 않든 "즉자-존재(an-sich-sein)"의 형식으로 존재하고 있음을 강조하고, 선악 사이의 싸움은 끝이 없을 뿐만 아니라 세계 및 인간의 운명과 철저하게 관련되어 있기에, 피안적인 것이라고 하기 보다는 차안적이라는 것을 밝힌다. 차안적인 선악 사이의 끝없는 싸움은 인도 사상과 종교의 영향을 받은 발리의 "바롱댄스"에도 잘 드러난다. 우리에게 전승된 얼굴무늬수막새도 다른 종류의 수막새와 마찬가지로 기왓골 끝을 단단하게 마감하는 건축학적 의미를 지닌 장식적 의미도 갖지만, 수호와 벽사(辟邪)의 의미도 갖고 있다. 벽사적인 의미를 갖는다는 것은 악이 곧 이 세상에 엄존하여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는 불가항력적인 악의 존재에 대처하는 여러 민속적인 방식들을 타진해보고, 특히 악에 대처하는 얼굴무늬수막새인 "신라의 미소"를 통해 악귀에 대응하는 신라인들의 기상천외한 창조적 발상을 고찰해본다.
본 연구에서는 중국고대신화에 등장하는 문화원형이미지들의 활동내용을 바탕으로 선악(善惡)사상에 대입하여 분류하고 오늘날 롤플레잉게임의 NPC로서의 선(善)과 악(惡)의 캐릭터에 활용 사례를 살펴봄으로써 신화에 등장하는 문화원형이미지들의 상징적인 형상성이 게임의 캐릭터 디자인에 적용되는 현황을 분석한다.
과학기술의 발전은 인간을 그것에 예속시키고 퇴화시킨다. 편리함에 길들여지는만큼 불편과 불행감, 혹은 상대적 박탈감이 강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학기술 그 자체는 선악의 가치와 자유의지를 갖고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단지 인간이 어떻게 운용하느냐에 따라 천사도 될 수 있고 악마도 될 수 있는 것이다.
과학과 종교는 대화가 가능한가? 지난 4월 미국에서는 노벨물리학 수상자인 와인버그와 성공회 목사인 폴킹혼이 '과학과 종교간의 건설적인 대화'라는 제목으로 토론을 벌였다. 이들 두사람은 신의 존재와 사람의 선악행위 등을 토론대상으로 올려 놓았지만 신학의 권위는 계시에 있고 과학의 권위는 실험에 있기 때문에 중요한 형이상학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은 채 토론은 끝났다.
이 논문의 목적은 장구성의 성선 개념이 호상학과 같이 선악을 초월해 있는 것이 아니라 선한 마음의 근거로서 내재되어있는 것임을 밝히는 데 있다. 기존연구자들에 의하면, 선악을 초월한 성의 의미는 도덕적 본성의 내재성을 부정하는 것이고, 이로 인해서 성이 외부조건에 따라서 선하게도 악하게도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도덕적 본성의 실현은 성에 근거한 것이 아니라 심에 근거해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장구성은 고자의 성 개념을 비판함으로써 도덕적 본성의 내재성과 본성에 근거한 도덕적 실천을 논증해 나간다. 장구성의 성선 개념은 '성은 인의예지로서 내재된 도덕적 본성이다'라는 명제로 압축될 수 있다. 이 명제는 세 가지 조건을 내포하고 있다. 첫째, 성은 곧 인의예지이다. 둘째, 인의예지는 사단의 근거로서만 존재한다. 셋째, 사단은 그 근원인 도덕적 본성을 확인할 수 있는 단서이다. 첫 번째 조건은 '곧'이 '바로 그' 혹은 '나아가다' 중에 어떤 것으로 해석되느냐에 따라서 도덕적 본성의 내재성여부가 가려진다는 것이다. 전자의 의미라면, 성이 인의예지로서 내재된 도덕적 본성이다. 반면에 후자의 의미라면, 인의예지는 도덕적 실천이 이루어진 후에 명명되는 덕목이다. 두 번째 조건은 인의예지와 사단이 체용의 관계를 이루느냐의 여부를 묻는 것이다. 체용의 의미는 도덕적 본성[인의예지]에 근거해서만 드러나는 것이 선한 마음[사단]임을 나타내는 것이다. 세 번째 조건은 사단이 도덕적 본성을 확인하는 단서로 쓰였느냐의 여부를 묻는 것이다. 도덕적 본성이 내 마음에 내재되어있다면, 본성실현의 관건은 그 본성을 확인하는 데에 달려있다. 이때 선한 마음은 확충해서 완전하게 실현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그 근원을 찾아가는 단서이다. 장구성은 이 세 가지 조건을 충족시킴으로써 맹자의 성선 개념이 도덕적 본성의 내재성임을 증명한다.
사이버스페이스에 음란물이 홍수처럼 밀려들면서 전통적인 법과 규제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인터넷을 통한 O양과 B양의 비디오 파문은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다. 사이버스페이스에서의 이러한 음란물은 법적으로 윤리적으로 보호할 가치가 없으므로 마땅히 규제의 대상이라는 주장과 이것 역시 보호돼야 하는 표현의 자유라는 일부의 주장을 어떻게 조화롭게 대처할 것인가는 21세기 사이버스페이스 시대가 해결해야 할 새로운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자유와 책임이 동전의 양면관계로 대립하는 음란한 표현은 사이버스페이스에서도 선악의 한계로 서로 밀고 당기면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런 음란의 문제를 관련 법과 판례를 중심으로 고찰하면서 새로운 사이버스페이스에서의 대책과 합리적 체계는 무엇인가를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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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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