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는 디지털 문화의 성장과 함께 문화콘텐츠의 시대를 열었다. 이와 함께 대중문화는 문화산업의 중요한 영역이 되었고 걷는 길은 여가와 관광산업의 큰 콘텐츠로 부상하였다. 걷기는 이미 상업적 소비재가 되었으며, 관광객이 그곳을 찾아 걷는 이유는 특별한 스토리가 있기 때문이다. 길은 역사가 발전하고 삶이 이동하는 공간이며, 문화의 다양한 통로이다. 옛길 조성사업을 통해 생태자연을 복원하고 과거의 역사와 문화를 찾는 것은 길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경쟁력을 높여 지역 활성화에 이바지할 수 있다. 강원도 길이 문화관광콘텐츠로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인문예술적 요소를 바탕으로 한 스토리텔링 전략이 필요하다. 기존의 사실을 그대로 빌려 활용하기보다는 현대인의 미적 정취에 맞는 새로운 스토리를 개발하고 지역민과 관광객 간의 소통을 통한 옛길 이미지 형성이 중요하다. 구체적인 소재는 옛 정취를 재현함과 더불어 이용자의 인문학적 체험을 바탕으로 상상력을 결합하여 스스로 참여하여 만들어내는 방식이 유용하다. 본문에서 강원도 길의 역사성과 대표적인 국내 길 조성을 사례를 살펴보고 강원도 길의 스토리텔링 전략과 문화콘텐츠로서의 발전방안을 되짚어 보았다.
예로부터 전설과 설화는 신성함과 주술적 의미, 상상력이 가미된 교훈적 의미를 담아 구전되어 온 것으로, 창녕의 '문호장 발자국'은 국내 여러 지역에서 전해지는 다수의 사람·동물 관련 설화 중 주인공이 남긴 실체(발자국)가 공룡발자국으로 확인된 첫 사례이다. 본 연구에서는 '문호장 발자국'에 대한 지질학적 기초자료 수집/분포도 작성, 3차원 디지털 기록화/시각화를 바탕으로 한 과학적 분석과 더불어, 설화·전설 속 발자국 사례 분석에 따른 인문학적 고찰을 시도하였다. 중생대 초식공룡(용각류)이 남긴 보행렬(총 13개의 발자국으로 구성)이 앞·뒷발자국의 형태와 보존 상태로 인해, 옛사람들에게 자연암반에 찍힌 사람발자국으로 인지되었음을 밝힘으로써, 초자연적인 존재에 대한 두려움, 과학적 해석의 한계가 분명했던 당시 사회상과 설화적 인식을 유추할 수 있다. 더불어 전설로 세대를 잇고, 매년 제사와 굿으로 마을의 평안과 안녕을 기원하는 대상의 실제적 증거로서, 보존·관리되어 온 '문호장 발자국'의 과학적·인문학적 탐색을 통해, 전통문화와 자연유산이 어우러져 서로의 가치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 연구는 고차원적 사고 능력이 형성되는 시기에 있는 초등학교 고학년 아동의 독후활동으로서 북코딩(Book-Coding)의 독서교육 효과를 검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다. 이를 위하여 경기도 N시 소재 N초등학교 5학년 아동 30명을 대상으로 북코딩을 활용한 독서교육 프로그램 집단 15명, 독서감상문 작성 프로그램 집단 15명으로 구성하여 총 12회기에 걸쳐 독서교육 프로그램을 적용하였다. 연구의 주요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북코딩을 활용한 융합 독서교육 프로그램은 초등학교 아동의 논리적 사고력에 미치는 효과를 분석한 결과, 논리적 사고력의 하위 요인인 보존 논리, 비례 논리, 변인 통제 논리, 확률 논리, 상관 추리 논리, 조합 논리 모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 북코딩을 활용한 융합 독서교육 프로그램은 초등학교 아동의 창의력에 미치는 효과를 분석한 결과, 호기심, 집요성, 유효성, 독자성, 모험성, 개방성, 지식, 상상력, 독자성, 민감성, 유창성, 융통성, 정교성 모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셋째, 북코딩을 활용한 융합 독서교육 프로그램은 초등학교 아동의 창의적 인성에 미치는 효과를 분석한 결과, 호기심, 과제집착, 독립성, 위험감, 사고의 개방성, 심미성 모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의 목적은 유아 원격수업 콘텐츠 분석을 통해 미래교육환경에서 유아를 위한 원격수업 콘텐츠개발과 활용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이다. 분석대상은 '유치원 [놀이ON] 콘텐츠' 148편으로 '사용의 용이성', '흥미성', '교육성', '내용의 적합성', '기술성'에 따른 분석결과는 다음과 같다. '내용의 적합성'을 제외하고 각 하위영역별 콘텐츠의 점수에 큰 편차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용의 적합성' 경우에는 현직교사들의 콘텐츠 제작으로 거의 모두 상위 점수를 받았다. 이와 같은 내용으로 우리는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 먼저, 탐색 및 진행과정에서 유아의 놀이 참여유도와 이해를 고려해 적절한 속도의 말로 제작되어야하며, 모든 유아들이 흥미를 가질 수 있는 주제로 다양한 전략을 활용한 도전과 수준에 맞는 놀이가 가능해야 한다. 또한 유아의 상상력, 호기심과 창의적인 경험 지원과 발견과 탐색의 과정에 유아가 참여할 수 있도록 주제 선정과, 영상 편집 및 음성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본 연구는 천문 영역 초등학교 과학 교과서의 내용 및 조직의 특징을 천문학적 공간 개념 이해라는 관점에서 탐색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2015 과학과 개정 교육과정에서 '우주' 영역 성취기준의 해당 단원을 초등학교 교과서에서 찾아 텍스트, 삽화, 탐구 활동을 중심으로 귀납적으로 도출한 공간 개념 분석 준거에 따라 중등학교 교과서와 비교하여 분석하였다. 연구 결과 초등학교 과학 교과서는 학습 내용의 적정화를 준수하고자 실생활과 연계된 관찰 가능한 천체를 대상으로 개념보다는 현상 위주로 내용을 조직하였다. 그러나 관찰과 현상 위주의 실생활과 연계된 천체 관측 학습 내용이 초등학생의 호기심과 상상력을 자극하고 학생들의 지적 참여를 격려하기 위해서는 '왜'라는 질문에 대해 학생 스스로 답을 찾을 수 있도록 공간 개념에 대한 이해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단순히 과학적 실행을 통해 학생들이 관찰한 현상을 정확하게 기술하여 결과를 제시하는 것에 주목하기보다, 과학적 실행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질문에 답할 수 있도록 전이 가능한 공간 개념을 중심으로 핵심 개념에 대한 내용 조직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 연구는 1970년대와 1980년대 초 국제가요제가 어떻게 한국 대중음악가들의 세계 감각을 형성하게 했는가에 대해 살펴본다. 1970년 이봉조가 일본 야마하 세계가요제에서 입상한 이후, 한국의 작곡가와 가수들은 일본의 국제가요제에 참가하였다. 일본 국제가요제는 한국과 일본 간의 대중음악 교류를 활발하게 하였다. 단순히 교류에 그치지 않고, 일본 국제가요제의 자극을 받아, 1978년에는 문화방송이 MBC 서울국제가요제를 1979년에는 동양방송이 TBC 세계가요제를 개최하였다. MBC는 1978년과 1979년 가요제를 아시아 국가 중심으로 치렀다. 반면, TBC는 국제가요제연맹(FIDOF)의 도움으로 미주와 유럽, 특히 유고슬라비아의 가수들까지 참여시켰다. 이에 MBC도 1980년부터는 국제가요제연맹의 협력을 얻어 유럽의 유명 작곡가들을 유치했다. 이 논문은 한국 대중음악 연구의 공백이었던 국제가요제를 중심으로 냉전 시대 한국 대중음악과 세계 대중음악의 연결망을 재발견한다.
이 글은 근대 초기에 일어났던 이동과 접촉의 한 양상으로서, 한인 미주 이민자의 소설쓰기의 양상과 서사적 상상력의 의미를 규명하고자 했다. 전낙청이 1930년대 쓴 소설들의 뒤늦은 귀환은 근대 초기 모빌리티의 다양성을 복원하고 기록과 기억에서 배제되었던 이민자들의 역사와 문화를 대면하게 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이 소설들은 단순히 이민지라는 접경의 산물일 뿐만 아니라, 그곳을 새로운 역사와 문화, 제도와 가치 등을 생성하는 공간으로 상상하게 함으로써 지배와 종속, 중심과 주변 등의 이분법적 인식에 균열을 만들어 냈다. 이 소설들은 지적, 정서적, 윤리적으로 탁월한 인물들의 자유연애를 중심 사건으로 다루면서, 서양의 자유연애를 탈신비화하는 것과 동시에, 계급, 인종, 성별을 비롯한 여러 정체성에 의해 구획된 사회에서 벌어지는 분할과 경계에 비판적으로 개입하는 사랑의 공적인 역할을 발견한다. 전낙청의 소설쓰기는 잭이라는 인물을 통해 이민자와 선주민 공동체 사이의 적극적인 교호를 전경화함으로써, 이민자들의 유토피아가 아니라 존재하는 모든 것들이 공존하는 장소로서 헤테로토피아를 상상하게 한다. 이 소설들은 그간 종속되고 주변화된 접경에 관한 일종의 기억전쟁을 선포했다. 이민지라는 접경은 지난 세기 이래로 극심한 갈등과 불화들을 경험하는 공간이면서 동시에 유례없이 다양한 공동체와 지역사회들이 연결되는 장소로 기능하기도 했다. 접경은 분할과 점령의 대상이기 이전에 연대와 창조의 공공재였다. 이 소설들은 접경이 우리의 역사와 문화가 국가, 지역, 민족 사이의 대립항 속에서만 형성되지 않았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국경이나 경계와 먼, 그래서 고정 불변하는 교착상태가 아니라, 중심의 지배로부터 자유로운 세계로서 접경이야말로 다양한 만남을 통해 도래할 역사와 문화를 선취하는 시공간이었으며, 공동체였다.
여성 간 로맨스를 다룬 GL(Girls' Love)은 서브컬쳐 시장에서 규모가 작고, 마이너한 문화로 여겨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페미니즘 리부트' 속에서 여성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서사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자연스레 GL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고 있다. '탈BL'을 선언한 사람들이 남성 캐릭터 대신 여성 캐릭터가 등장하는 GL을 소비해야 한다고 권장하는 것이다. 여성창작자가 여성의 이야기를 쓰는 여성 서사를 소비하고, 이를 통해 여성 서사의 범위를 확장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분위기 속에서 '2018 우리만화상'을 수상한 웹툰 <그녀의 심청>은 신화 다시 쓰기를 통해 여성 서사의 가능성을 탐색한다. 효녀, 열녀 등 여성에게 주어진 젠더 규범은 <그녀의 심청>에서 모두 새로운 이름을 얻는다. 착한 딸은 거짓말과 도둑질을 일삼고, 현숙한 부인에게는 사랑하는 여자가 있다. 심청 외에도 뺑덕어미나 장승상 부인, 장승상의 며느리까지 여성인물들의 사연에 집중함으로써 남성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생존하기 위한 여성들 사이의 연대를 강조하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여성들 사이의 연대는 자연스레 GL적 상상력으로 이어진다. <그녀의 심청>은 여성 사이의 키스나 포옹 등 직접적인 신체 접촉을 아름다운 일러스트로 표현하며, 남자 없는 세계의 여성 간 로맨스를 보여준다. 여성들 사이의 연대가 종종 '위험하지 않은' 우정이나 소녀적 감수성으로 여겨지는 것과 달리, <그녀의 심청>의 여성 간 로맨스는 여성 거래의 문화적 규칙을 깨는 여성 성장 서사다. 이를 통해 헤게모니적 남성성을 중심으로 여성을 거래해온 공모적 남성 연대의 모순이 드러난다. 이처럼 GL 서사는 로맨스가 불가능한 시대의 서브컬쳐적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 연구는 익숙한 장르 문법이나 코드 활용이 자유로운 대중문화콘텐츠의 특성이 반영된 웹소설, 특히 로맨스판타지 장르의 '책빙의물'의 특성에 주목하였다. 주인공이 자신이 현실세계에서 읽은 작품 속으로 들어가는 상상력은 웹소설의 기존 장르문법을 재해석한 것으로, 이 모티프를 연구하는 것은 장르 내 상호텍스트성 검토에 유의미하다. 로맨스 판타지 장르에서 책빙의물은 일반 판타지 장르(퓨전판타지, 현대판타지 등)와 차이점을 보이는데, 장르의 젠더적 특성을 드러내는 데도 이 연구의 목적을 들 수 있다. 이 연구는 책빙의물이 기존 서사에 대한 상호텍스트적 해석에서 탄생되었으며, 따라서 차원이동, 회귀, 대체역사물과 친연성을 갖는다고 보았으며, 팬픽션의 글쓰기 규범을 참고했다고 보았다. 이를 통해 앞으로 기존 서사의 재조합과 장르 간 간섭이 지속될 것을 예측할 수 있었다. 다음으로 로맨스판타지 장르에서의 책빙의물은 주변인이 주인공이 되어 서사를 전복함에도 상당히 보수적이고 자기계발적인 논리를 드러낸다고 보았다. 등장인물들은 현실세계의 미래지식을 활용해 파멸이 예언된 생존세계에서 투쟁해야 한다. 윤리적이고 자조(self-help)적인 주체의 등장은 흥미롭지만, 한편으로 로맨스가 인물들의 생존과 성취의 한 방식이라는 점에서 보수성을 살펴볼 수 있었다. 이 연구는 로맨스판타지 장르에서 상당히 빠르게 시작된 책빙의물의 특성을 검토하고 그 등장배경과 특성을 검토했다는 점에서 연구의의를 갖는다. 물리적인 작품 수합에 한계가 있고, 플랫폼이 한정되었다는 한계가 있었다. 위의 한계는 추후 등장하는 작품들을 좀 더 검토하며 보완하고자 한다.
이 글은 한국 웹소설 판타지의 새로운 하위장르인 책빙의물을 분석했다. 그리하여 현재 한국 웹소설 판타지가 형식적 갱신을 서사적 동기로 삼고 있으며, 사회적 전복의 상상력을 장치로 활용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이는 책빙의물이 가지고 있는 두 가지 형식적 특성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수행되었다. 책빙의물에서 주인공은 판타지 소설의 작가나 독자로서, 자신이 서술 독서하고 있던 소설 속으로 이동한다. 이때 주인공이 진입한 '원작'은 전형적인 판타지소설의 관습이 형상화된 공간이다. 이에 따라 주인공은 진부한 장르적 장치와 전형적인 플롯을 체험하며, 그것을 바꾸기 위해 노력한다. 요컨대 책빙의물에서 장르의 전형성을 회피하는 것은 서사의 내적 동기로 주어져 있다. 한편 책빙의물에서 주인공은 원작의 중심인물이 아니라 주변인물에게 이입한다. 원작의 중심인물은 대개 사회의 좋은 자원을 독점하고 있는 지배계급으로 나타난다. 이때 책빙의물은 주변인물이 중심인물을 압도하는 플롯을 통해, 사회적 약자가 사회적 강자를 넘어서는 전복적 상황을 연출한다. 그리하여 독자의 사회적 욕망을 장르 내적인 장치로 전환시킨다. 정리하자면 책빙의물은 한국 장르문학의 관습이 갱신되는 장면을 포착하는 동시에, 동시대 사회적 맥락 및 독자의 욕망을 민감하게 반영하고 있다. 그리하여 한국 웹소설 판타지가 자신의 내적 조건과 사회적 맥락을 동시에 성찰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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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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