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론의 전통을 이어받은 일본 마케팅학계의 선구자들은 과점(寡占)메이커가 구축한 유통계열화에 대해 중소상인을 배급자로 전락시킨다고 하여 비판적이었고, 멀지 않은 장래에 붕괴될 것으로 예견했다. 한편 이러한 규범론적 연구그룹에 대해 거의 모든 소비재업계에 보편적으로 존재하는 유통계열화야 말로 미국식 마케팅 전략의 진수라고 평가하는 실증주의 연구그룹도 존재했다. 일본의 유통경로연구는 이러한 전통적인 규범주의 연구와 미국의 영향을 받은 경험주의 연구의 건전한 대립에 의해 발전하였다. 특기해야 할 것은 대형소매기업의 대두가 본격화되는 1980년대에 들어와 유통계열화가 약체화하기 시작했다는 점과 그 반면에 오랫동안 대립관계에 있었던 과점메이커와 대형소매기업간의 파트너십관계가 진전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일본의 유통경로연구의 입장은 크게 변했다. 유통계열화라는 연구대상이 소멸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종래 이를 비판하고 상인옹호론을 펼쳤던 규범적 연구자들이 대형소매기업이 주도권을 가지는 제판동맹(製販同盟)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인 것이다. 한편 유통계열화의 순기능을 지지했던 경험적 연구자들도 태도를 바꾸었다. 실증주의의 가르침에 따라 제판동맹이라는 새로운 실천현상을 연구의 프론티어로 인식한 것이다. 이처럼 일본의 유통경로연구가 일제히 유통계열화에서 제판동맹으로 연구의 중점을 이동시키면서, 방법론적으로 규범주의를 옹호하는 연구자는 그 모습을 감추고 다투어 경험주의 연구에 치중하게 된다. 일본적 마케팅의 주역으로서 규범주의적 색채를 남겼던 유통경로연구 조차도 방법론적으로 전향하게 된 것이다. 본고는 유통계열화의 종언을 전제로 하는 이러한 일본유통경로연구의 움직임에 대해 비판적인 견해를 피력한다.
영상기억은 시각기억 처리 과정의 최초 저장 기제로서 오랫동안 이론적인 타당성을 인정받아왔다. 그러나 최근 관심이 대폭 증가한 시각단기기억과 시각장기기억에 비해 영상기억에 대한 연구자들의 관심은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관심의 부족은 영상기억 및 시각지속 현상에 대한 이론 및 방법론적 이해의 결여가 그 원인인 것으로 짐작된다. 본 연구는 영상기억 및 시각지속 현상에 대한 이론적 배경과 경험적 연구 사례를 개관해 영상기억에 대한 상세한 이해를 도모하였다. 더 나아가 영상기억의 타당성에 대한 현상학적, 생태학적 비판들의 핵심 내용들을 토대로 향후 영상기억 연구의 방향을 가늠하는데 목적을 두었다.
이 연구에서는 유능한 초등과학 영재교사의 수업 관찰을 통해 교사 학생 간의 언어적 상호작용 및 교사의 발언 유형을 분석하고, 그 특징을 살펴보고자 한다. 연구 대상으로 선정된 유능한 영재교사는 영재교육전문가, 과학교육전문가의 추천을 받은 교사이다. 이렇게 선정된 유능한 초등과학 영재교사 3인의 수업에 참관하여 관찰과 녹화를 하였고, 수집된 자료는 전사한 후 Flanders의 언어상호작용 분류틀을 기초로 교사와 학생의 발언을 분석하였다.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유능한 초등과학 영재교사들의 영재수업에서 일정한 언어 상호작용 흐름은 나타나지 않았지만 교사의 질문이나 강의/설명 발언 후 학생들이 넓은 반응을 보이는 긍정적인 언어적 상호작용의 흐름이 나타났다. 둘째, 유능한 초등과학 영재교사들의 수업에서 가장 많이 나타난 발언 유형 항목은 강의/설명이고 지시나 비판의 발언은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또한 감정의 수용, 칭찬 및 격려, 아이디어 수용의 비지시적 발언을 많이 사용하였다. 결론적으로 유능한 과학영재교사는 지시나 비판의 지시적 발언보다 감정의 수용, 칭찬 및 격려, 아이디어 수용 같은 비지시적 발언의 사용으로 학생의 넓은 반응을 이끌어내는 긍정적인 언어상호작용을 하고 있었으며, 영재학생들의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켜주는 확산적 질문을 많이 사용하는 특징을 보였다.
이 글은 최근 한국 사회의 학계 안팎에서 두루 사용되고 있는 통섭개념에 대한 비판적 검토를 통해 인문학과 자연과학 사이의 학제적 연구가 어떻게 이루어져야 할지 모색하면서 양자 사이의 학제적 연구가 올바른 방향으로 활발하게 이루어질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함을 목표로 한다. 이러한 목표를 위해 필자는 우선 1장에서 이 글의 논의 전개를 위해 필요한 한에서 윌슨의 통섭 개념의 핵심적인 내용을 정리할 것이다. 윌슨은 자연과학적 방법을 사용해 자연과학과 인문학을 하나의 지식 체계로 통섭하는 일이 원칙적으로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필자의 견해에 의하면 윌슨이 제시하는 통섭의 프로그램은 원칙적으로 완벽하게 수행될 수 없다. 필자는 2장에서 인문학의 다양한 분야의 지식이 가지고 있는 특성을 제시하면서 통섭의 프로그램을 완벽하게 수행하는 일이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해명할 것이다. 거기에 이어 3장에서는 인문학과 자연과학 사이의 학제적 연구가 필요한 이유를 해명하면서 양자 사이의 학제적 연구와 관련해 윌슨의 통섭 프로그램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을 검토하고 4장에서는 양자 사이의 학제적 연구에는 어떤 유형의 것이 있을 수 있는지, 그것은 어떤 방식으로 수행될 수 있는지, 그리고 학제적 연구 및 교육 단위는 어떤 방식으로 설정될 수 있을지 하는 등의 문제를 살펴볼 것이다. 5장에서는 앞으로 인문학과 자연과학 사이의 다양한 학제적 활동이 보다 더 탄탄한 토대 위에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통섭 개념에 대한 보다 더 철저한 논의와 반성적 성찰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지적하면서 이 글의 전체적인 논의를 마무리 지을 것이다.
본 연구의 목적은 예비교사들의 집단지성을 활용한 글쓰기활동을 통해 과학지식 형성과정을 탐색하는 것이다. 이를 위하여 과학논리논술 전공수업을 수강하는 29명의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적정기술이라는 과학주제를 제시하여 이에 대한 지식의 형성과정을 탐색하였다. 이 활동은 학생들의 자유로운 참여와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온라인상에서 진행되었으며, 모든 학생들이 충분히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고, 다른 학생들의 정보를 판단할 수 있도록 한 달이라는 기간 동안 실시되었다. 참여방식은 한 학생이 관련 정보를 제시하면 다음 학생은 기존정보를 읽고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조합 및 수정하여 제시하는 것으로 실시되었으며 참여횟수는 제한하지 않았다. 또한 질문지를 제시하여 참여자가 해당 글을 수정하거나 정보를 추가한 이유를 기술하도록 하였다. 연구결과 학생들은 크게 4단계의 과정을 통해 집단적 과학지식을 형성해 나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첫 번째 단계는 정보가 팽창하는 단계이며, 두 번째 단계는 가치정보가 축적되기 시작하는 단계이다. 세 번째 단계는 논리 비판적 사고단계이며, 마지막으로 퇴고단계를 거쳐 예비교사들이 개인의 지성을 더해 과학지식을 형성해 나갔다. 본 연구의 결과를 통해 집단에 의해서 구성되는 지식은 어떠한 과정을 통해 형성되어 가는지 확인할 수 있었으며, 그 과정 안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참여형태 및 사고활동을 탐색할 수 있었다. 이러한 연구결과를 토대로, 향후 집단지성을 활용한 다양한 수업개발을 통해 학생들의 논리력과 비판적 사고력을 신장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
이 연구의 목적은 탐구 과정을 수행하는 동안 발산적 사고와 수렴적 사고를 경험할 수 있는 수업 전략을 개발하고 이를 적용함으로써 그 효과를 검증하는 것이다. 이를 위하여 발산하기 모형, 수렴하기 모형, 발산-수렴 함께하기 모형을 탐구의 각 단계에 활용할 수 있는 수업 전략을 개발하였다. 그리고 중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개발한 수업 전략을 실시한 후 이 수업 전략이 창의적 사고력, 비판적 사고력, 창의적 인성 및 학업 성취도에 미치는 효과를 알아보았다. 그 결과 문제 인식, 가설 설정, 변인 통제의 모든 영역에서 창의성의 하위 범주인 유창성과 융통성이 유의미하게 향상되었다. 독창성에 대해서는 실험 집단의 교정 평균이 통제 집단에 비해 높게 나타났으나 통계적으로는 유의미하지 않았다. 비판적 사고력에 대해서는 문제 인식, 결론 도출 및 일반화 과정에서 유의미한 신장을 나타냈다. 또한, 본 연구의 수업 전략은 학업 성취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창의적 인성에 대해서는 모든 하위영역에 대하여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본 연구의 목적은 지방소재 교사양성대학에서 근무하는 교사교육자인 '나'와 비판적 동료 3인이 셀프스터디를 통해 '나'와 나의 강의에 대해 심도 있게 성찰하고, 비판적 동료와의 협력적 검토를 바탕으로 나의 강의 개선을 시도하는 데에 있다. 2015년 예비 실행을 거쳐 2016년 3월부터 4학년 17명이 참여하는 교과교육 강의를 중심으로 본 연구를 수행하였다. 11주간 약 40시간의 강의를 촬영하였으며 강의자인 나의 반성적 저널, 예비교사의 강의 평가 자료, 온라인 게시판 내용 등을 토대로 강의 전반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였다. 또 학생들을 대상으로 2차례에 걸쳐 설문을 실시하였고 강의 참여 일지를 작성하도록 하였다. 4명을 포커스 그룹으로 선정하여 면담을 진행하였다. 비판적 동료 3인은 강의 시작 전부터 연구의 방향과 분석 방법에 대하여 협의하였으며, 학기 중에는 매주 1회 해당 강의 녹화 자료를 분석하고 학생들의 반응, 강의 개선 방향 등에 대하여 함께 논의하였다. 강의 실행의 과정은 실행의 목적에 따라 크게 탐색, 갈등, 도전, 변화의 4가지 국면으로 나타났다. 연구 결과를 구체적으로 보면 첫째, 교사교육자로서 '나'는 '연구자로서의 나', '강의자로서의 나', '대학 행정관리자로서의 나'라는 다중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었고 종종 이들 사이에 갈등이 나타났다. 둘째, 강의자와 학습자 사이에 교과교육 강의의 필요성과 가치 등에 대한 인식 차이가 있음을 발견하였으며, 이것이 강의를 진행하는 데 있어 큰 어려움이 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셋째, 자신의 실행을 의도적으로 비판적 시각에서 관찰하여 '나'의 인식의 확장을 유발하였고, 강의에서는 '나'와 예비교사들의 소통과 협력적 실행으로 연결되었다. 그리고 비판적 동료와 함께 한 셀프 스터디는 '나'의 실행과 관련된 신념, 개인적 고민이나 갈등을 공동의 성찰 대상으로 끌어올려 각자의 시각과 대안을 지속적으로 교환하면서 균형 잡힌 해석과 연구 방향을 탐색하도록 하였다. 이를 통해 교사 교육자인 '우리'를 이해하는 틀을 제공하였다.
본 논문은 과학과에서 사회정서학습(Science Social and Emotional Learning, SSEL)의 적용 가능성을 탐색하기 위하여 과학과 사회정학습 요소를 제안하고, 그에 따라 중학교 과학 교과서의 물질 분야 및 고등학교 화학I 교과서의 내용을 분석하였다. 과학과 사회정서학습의 가능성과 필요성은 과학교육의 목표인 과학적 소양과 과학의 본성에서 찾을 수 있었다. 과학과 사회정서학습의 요소는 '수리(Numeracy),' '정보통신활용(Information and Communication Technology, ICT),' '비판적 사고(Critical Thinking),' '창의적 사고(Creative Thinking),' '사회적 기술(Personal and Social Capability),' '윤리적 이해(Ethical Understanding),' '문화적 이해(Intercultural Understanding)' 등으로 구분하여 제시하였고, 그에 따라 과학 교과서 중 물질의 분야 및 화학I 교과서의 내용을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과학과 물질분야의 교과서 내용 및 화학I 교과서의 내용에 수리, 정보통신활용, 비판적 사고, 창의적 사고가 60~70% 이상 포함되어 있으나, 사회적 기술능력, 윤리적 이해 능력, 문화적 이해 능력 등은 제한적으로 반영된 것으로 나타났다. 교과서의 부족한 요소들에 대해서는 추후 교과서의 내용의 수정 또는 교사의 수업을 통한 보완 등이 필요하다. 또한 과학 교과에서 얻고자 하는 과학적 탐구 능력과 사회정서적 역량을 동시에 기를 수 있는 과학과 활동이나 실험 활동 등 구체적인 적용 방안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발산적 사고력과 수렴적 사고력 신장 모형을 만들고 난 후에 현행 과학 탐구 교수 전략에 함께 사용한 새로운 수업 전략을 개발하였다. 이 연구에서 창의적 사고력은 협의의 측면으로 발산적 사고력이다. 그리고 과학과에서의 문제 해결력은 탐구 능력이며 수렴적 사고인 비판적 사고력이다. 이러한 창의적 문제해결력 지향 탐구 수업 모형에 의한 수업 전략을 사범 대학 학생들에게 1학기 동안 적용하여 그 적용 효과를 알아보았다. 첫 번째, 이 학생들의 창의적 사고력인 발산적 사고력이 유의미하게 신장되었다. 하위 요소로는 문제를 인식하는 기능, 가설을 설정하는 기능, 자료를 변환하고 해석하는 기능에 있어서 발산적 사고력이 유의미하게 신장되었다. 두 번째, 이 학생들의 문제 해결력인 탐구 능력에서의 비판적 사고력이 유의미하게 신장되었다. 하위 요소로는 가설을 설정하는 기능, 자료를 변환하고 해석하는 기능, 결론을 도출하는 기능에 있어서 유의미하게 비판적 사고력이 신장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세 번째, 이 학생들의 창의적 문제 해결력도 유의미하게 신장되었다. 구체적으로 변인 통제 능력을 제외한 나머지 탐구 능력에서 모두 창의적 문제 해결력이 유의미하게 신장 되었다.
이 논문은 대중의 과학이해(PUS)의 중심적인 접근방식을 과학과 대중의 관계 변화라는 측면에서 살펴본다. 결점모형이라고 불리는 전통적 접근방식은 과학지식을 실체로 인식하고, 과학지식이 과학자 사회에서 대중으로 일방적으로 확산된다고 가정한다. 이 관점은 기본적으로 과학과 대중 사이의 간격을 전제하면서 동시에 그 간격을 좁히려는 역설적 상황에 직면한다. 1980년대 후반 이후, 환경문제와 과학기술이 야기하는 위험에 대한 대중적 인식이 높아지면서 과학과 대중의 관계는 크게 변화했다. 다른 한편 과학기술학(STS)의 사회적 구성주의는 과학지식의 구성성을 토대로 전통적인 접근방식의 과학과 대중에 대한 관점을 비판하면서 새로운 구성적 PUS를 제기했다. 구성적 PUS는 민간지의 중요성을 제기하고, 전통적 관점에서 대중을 균질적 대상으로 본 것과 달리 이질적이며 국소적인 맥락을 갖는 것으로 파악한다. 구성적 PUS는 STS의 이론적 성과를 실천적으로 발전시켜 과학과 대중의 관계를 새롭게 비추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러나 최근 행위자 연결망 이론을 비롯한 STS의 새로운 이론이 제기되면서, 구성적 PUS의 한계를 지적하면서 이질적 PUS의 새로운 접근방식이 제기되고 있다. 이질적 PUS는 구성적 PUS가 대중과 과학을 이분법으로 파악하면서 대중을 낭만화시키는 문제를 안고 있다고 비판한다. 아직까지 이질적 PUS의 이론적, 실천적 적용가능성은 불확실하지만, 새로운 접근방식은 2천 년대에 과학과 대중의 관계가 새롭게 변모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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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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