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삼국유사 $\lceil$피은$\rfloor$ 편의 연회 이야기와 16세기 강호시조에 있어서 숨어사는 삶의 논리가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가를 비교적으로 검토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그 검토의 결과 다음과 같은 결론을 얻었다. 첫째, 삼국유사 $\lceil$피은$\rfloor$ 편의 연회 이야기에는 숨어사는 삶의 진정한 의미는 보살도 정신을 구현하는 데 있다는 변증법적 논리가 나타난다. 문수보살이나 변재천녀로부터 연회가 배운 것은, 세속을 떠나 자연에 숨음으로써 완성하고자 한 보현관행이 오히려 세속으로 다시 돌아옴으로써 완성된다는 역설적인 사실이다 둘째, 강호시조에는 사대부의 삶의 양식을 보여주는 출처관이 나타난다. 출은 정치현실로의 나아가기를, 처는 강호자연으로의 물러서기를 각각 가리킨다. 강호시조는 이 출처의 갈등을 자연을 매개로 한 심성수양을 통해 해소하고자 한다. 그러나 작가에 따라 그 갈등을 해소하는 정도의 차이는 약간의 편차를 갖는다. 셋째, 숨어살기의 전개에 있어서 연회 이야기는 변증법적 특성을 지니는 반면, 강호시조는 평면 분할적인 성격을 지닌다. 전자가 찰나적인 깨달음을 통해 삶의 방향을 설정하고 있다면, 후자는 과정상의 실천적인 노력을 통해 조화로운 삶을 실현하고자 한다.
본 논문은 공주 마곡사 명부전에 봉안된 불상에 관한 문헌 검토와 양식적인 접근을 통하여 목조지장보살좌상과 석조시왕상의 제작 시기 및 조각승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 연구이다. 명부전 내에는 목조지장보살좌상을 중심으로 석조무독귀왕과 도명존자가 서 있고, 벽면을 따라 시왕상 및 권속 등이 배치되어 있다. 이 불상들은 1930년대 후반에 목조지장보살좌상은 청양 정혜사에서, 도명존자와 무독귀왕 및 시왕상 등은 임실 신흥사에서, 시왕도는 논산 정토사에서 옮겨온 것이다. 이제까지 마곡사 명부전 목조지장보살좌상은 석조시왕상 조성 시기인 1677년에 함께 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목구비에서 풍기는 인상, 신체 비례, 착의법 등을 살펴보면, 17세기 전반에 활동한 수연(守衍)이나 그 계보에 속하는 조각승이 1620~30년대 만든 불상일 가능성이 높다. 특히 하반신을 덮은 대의자락의 두 번째 주름이 수직으로 늘어지고 끝자락이 하트 모양으로 마무리된 점과 그 옷주름을 중심으로 좌우 대칭을 이루며 낮게 펼쳐진 옷주름 처리 방식은 수연이 제작한 서천 봉서사불상(1619년)이나 익산 숭림사 불상(1634년, 옥구 보천사 조성)과 유사하다. 석조시왕상과 권속 등은 1677년에 조각승 성일(性日)이 수화승으로 제작한 것을 조성발원문을 통해 알 수 있지만, 성일이 수화승으로 만든 유일한 불상이고, 같이 제작에 참여한 작가들의 활동을 정확히 알 수 없어 새로운 자료가 공개되어야 구체적인 조각승의 계보가 밝혀질 것이다. 기존 연구에서 성일이 불상 제작과 중수에 참여한 활동을 살펴보면, 혜희(慧熙) 계보 또는 운혜(雲惠)(운혜(雲慧)) 계보에 속하는 조각승들과 함께 공동 작업을 하여 두 조각승 집단과 밀접한 관련성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마곡사 시왕상은 호남이나 영서 지역에서 주로 제작되는 흙이나 나무가 아니라 돌로 제작되었으며, 영남에서 유행한 시왕상의 형태나 착의법 등과 유사하여 호남보다 영남에서 주로 활동한 조각승들의 작품으로 보인다. 앞으로 충남 지역 목조지장보살좌상과 석조시왕상의 체계적인 조사가 이루어진다면 조성 시기와 작가에 관한 심층적인 분석이 가능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특징들에 대한 분석이 진행된다면, 17세기 후반 영남 지역 석조불상과의 비교를 통해 호남에서 제작된 석조불상을 주도적으로 만든 조각승과 활동 내용이 밝혀질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강진 고성사 청동보살좌상을 대상으로 과학적 분석을 통해 불상의 제작기술 및 납 원료산지에 대한 연구를 실시하였다. 불상에서 수습한 극미량의 시료를 대상으로 미세조직 관찰결과 주조 공정을 통해 제작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이어 SEM-EDS를 통한 합금조성비 분석결과 구리(Cu) 81.26wt% 주석(Sn) 16.42wt%, 납(Pb) 1.72wt%의 삼원계 합금으로 확인되었다. 열이온화질량분석기(TIMS)를 이용한 납동위원소비 분석결과를 한반도 납동위원소비 분포도에 대입한 결과 전라도와 충청도 지역, 경상남·북도 지역에 도시되었다. 불상이 봉안된 강진 고성사는 해당영역의 사이에 위치하고 있다. 이러한 과학적 분석결과를 종합해 볼 때 강진 고성사 청동보살좌상은 구리, 주석, 납을 합금하여 주조하였으며, 불상제작 시 사용된 납 원료는 고성사 인근 지역에서 수급하여 사용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때 주목할 점은 해당 불상이 높이 51cm의 중·대형 불상임에도 불구하고 합금조성비 분석결과 기존 선행연구에서 제시한 소형 청동 및 금동제 불상의 납 함량비와 유사한 경향성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불상의 크기와 납 함량비 간의 연관성을 고찰하고자 고성사 청동보살좌상과 조성연대가 유사한 청동 및 금동제 불상의 형태학적 특징 및 합금조성비 등 전반적인 제작기술을 비교분석 하였다. 비교결과 청동 및 금동제 불상의 합금조성비를 결정하는 요인에는 불상의 크기 뿐만 아니라 양식적인 특징, 조성연대 등 다양한 요인이 존재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불상을 조성할 당시 합금조성비 또는 주조기술을 적절히 조절하였을 가능성을 확인하였다. 즉, 불상의 제작기술 연구를 위해서는 방사선 투과촬영조사 등을 활용한 내부구조 관찰, 미세조직관찰 및 합금조성비 분석 등의 과학적 분석결과 뿐만 아니라 양식적 특징 및 조성연대에 관한 고고·미술사학적 연구를 함께 진행함으로서 보다 종합적인 불상 제작기술체계에 대한 규명이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강진 무위사의 벽화보존각내에 보존된 벽화를 비파괴진단하기 위해 초음파탐사와 열적외선 조사를 실시하였다. 벽체의 진흙은 gravel 1.78 g, sand 5.39 g, silt 4.91 g, clay 6.26 g 이다. 조사된 8개 벽화의 초음파 속도 평균은 보살도(No.5)<관음보살도(No.5)<보살도(No.14)<주악비천도(No.20)<주악비천도(No.17)<오불도(No.3)<삼존도(No.1)<아미타내영도(No.2)로 순서이고 범위는 $71.63\sim3610.11m/s$, 평균 417.44m/s이며 일축압축강도 $70.34\sim533.28kg/cm^2$, 평균 $84.23kg/cm^2$이다. 신선한 진흙벽체의 초음파 속도는 약 850m/s를 내외하고 800 m/s이하의 속도가 나타나는 곳은 최초 발생한 미세균열이 확장되어 물성이 저하된 것으로 예상된다. 600 m/s내외에서는 한 화면에서 물성저하 또는 물성편차가 현저해 질 수 있다. 400m/s 내외의 속도는 진흙벽체가 서서히 압축되어 견고하게 느껴지나 물성은 취약하며 진흙벽체에 입상분해가 발생하기 쉬운 상태는 200 m/s이하의 속도를 나타내었다.
논산 관촉사 석조미륵보살입상은 중립 내지 조립질의 흑운모 화강섬록암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석불의 제작 시기 및 장소에 대해 고문헌에 반야산의 서북쪽에서 제작되어 동쪽으로 이동하였다는 기록이 있어 채석지가 명확하다. 또한 석불과 주변 기반암의 암상, 조직, 전암대자율 및 감마스펙트로미터 비교 결과, 모두 유사한 특성으로 보여 동일한 기원의 암석으로 판단된다. 이 석불에서 관찰되는 표면오염물에 의한 훼손은 환경적인 요인과 보수물질의 노후에 의한 복합적 요인이 발생하는 것이며, 2007년 제거작업 이후에도 점차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므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조류의 경우 석조문화재의 표면에 생물학적 오염이 발생하는 경우 착생이 가장 빠르게 진행되며, 곰팡이와 공생체를 이루어 이차적으로 지의류의 착생 가능성이 있어 위치 및 분포 범위에 대한 변화 관찰이 요구된다. 또한 노후된 보수물질은 염의 정출에 따른 오염물 발생, 탈락으로 인한 결합력 저하 등으로 이차적인 훼손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적절한 보존관리를 통해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 연구는 부여 쌍북리유적에서 출토된 도가니 내부 유리 및 청동용융물질과 금동보살입상의 재료학적 특성 및 고고과학적 상관관계를 규명한 것이다. 도가니 내부의 유리질 용융물질은 주로 황록색과 적갈색을 띠는 PbO-$SiO_2$계의 납유리로서 바륨과 안정제의 함량이 낮은 특징이 있다. 금속용융물질은 Cu, Sn, Pb의 합금으로 이루어진 청동으로 밝혀졌으며, 낮은 불순물 함량으로 미루어 고순도로 정련된 구리를 이용하여 제작되었음을 알 수 있다. 주석의 원광석으로는 석석이 이용된 것으로 판단된다. 금동보살입상의 청동소지도 구리의 함량이 높고 불순물의 함량이 낮아 고도로 정련된 원료를 사용하였으며, 쌍북리 유적의 공방에서 숙련된 기술을 바탕으로 제작되었을 가능성이 충분하다. 또한 표면에는 고순도의 금을 아말감기법으로 도금한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도가니 내 납유리와 청동물질 및 금동보살입상의 납동위원소비는 일관된 결과를 보여주지 않는 것으로 보아 납광석의 원산지 해석에는 무리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본 연구는 조계종 25교구 본산을 중심으로 한국 전통 사찰의 주요 법당 내 주련의 내용과 봉안된 불·보살과의 공간의 인식 양상을 살펴보기 위해 주련의 출전에 해당하는 고문헌과 공간배치도를 비교·분석하였으며, 도출된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사찰 봉안 제불(諸佛)의 분류 특징은 『대승기신론』의 기록을 바탕으로 체(體), 상(相), 용(用)에 따라 분류하여 설명이 가능하였다. 구체적으로 석가모니불은 '상(相)', 아미타불과 관세음보살은 '용(用)', 비로자나불은 '체(體)'에 상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 주요 법당의 주련은 주존불과 협시불을 중심으로 각 봉안 불·보살의 서원(誓願)과 사상을 의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셋째, 주련의 내용은 봉안한 주존불을 중심으로 각 주불이 항상 자재(自在)하고 존재하는 불국토를 상징하고 의미하는 것으로, 찬불(讚佛)의 내용으로 구성되었다. 넷째, 사찰의 각 주요 법당의 주련은 참방하는 구도자(求道者)들에게는 상구보리(上求菩提)의 내용과 중생들을 제도하는 주존불의 입장에서 하화중생(下化衆生)을 표현하여, 사찰의 각 공간이 '피고득락(避苦得樂)'으로 인식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캄보디아 앙코르 보존소에 소재하는 관음보살은 13세기 바이욘 양식의 석상으로, 중립의 장석질 잡사암으로 조성되었으며 석재 표면에 형성된 담갈색 풍화면에서는 방해석이 관찰되었다. 석상의 상태평가 결과, 박리와 균열의 중첩발생으로 인한 파편화 및 박락으로 인한 물리적 훼손이 심각하였다. 특히 물리적 훼손부 및 주변은 초음파속도가 낮아 입자의 결합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보존처리가 필요한 상태였다. 이에 따라 석상의 보존환경을 고려한 염풍화의 방재 및 물리적 안정성 확보를 위하여 에틸 실리케이트계 강화제 및 석재와 유사성분의 석분을 배합하여 충전하고 노후된 보수물질을 교체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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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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