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교, 2500년의 여행> 4부작, <차마고도> 6부작, <누들로드> 7부작, <인간의 땅> 5부작은 주제가 각각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아시아에서 소재를 찾아 만든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이다. KBS '인사이트아시아'팀에서 제작한 이들 다큐멘터리는 국내와 해외에서 유수한 프로그램 상을 수상하며 작품성과 제작능력을 인정받았다. 인사이트아시아는 KBS 다큐멘터리의 품질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리고자 기획한 프로젝트였다. 5년 이내에 KBS 다큐멘터리를 영국의 BBC나 미국의 내셔널지오그래픽 다큐멘터리 못지않게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한때 활발했지만 정체하고 있던 드라마 한류를 대신하여 다큐멘터리 부문을 KBS의 미래 동력으로 키운다는 실행계획이 뒤따랐다. 적지 않은 성과를 내며 진행되던 인사이트아시아 프로젝트는 경영진이 교체되면서 4년을 넘기지 못하고 중단되었다. 이후 KBS에서 인사이트아시아에 관한 심도 있는 논의나 평가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 연구는 KBS 다큐멘터리의 세계화 프로젝트로서 마련된 인사이트아시아의 추진 과정과 의미를 밝히고자 했다. 이를 위해 프로젝트에 참여한 프로듀서들의 인터뷰를 활용하였다.
동시대극에서 관객과 공연의 직접적인 소통을 유도하는 사례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디지털 기술의 발달과 더불어 관객은 개인화된 경험을 원한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등장한 '이머시브 극'은 동시대극을 대표하는 장르라고 보아도 될 정도로 국내외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이머시브 극'이라는 개념이 등장하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한 극단이 영국의 펀치드렁크 극단이다. 그리고 이들을 대표하는 공연 <슬립 노 모어>는 2003년 영국 '런던'에서의 초연을 시작으로 미국 '뉴욕'과 중국 '상하이'에까지 영역을 넓히며 2019년 현재까지도 지속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일반적으로 <슬립 노 모어>에서 관객의 역할에 대한 기존의 연구들을 살펴보면 관객의 참여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관객에게 어떤 경험을 줄 것인가가 동시대극에서 강조될 수밖에 없다. 관객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동시대극은 점점 어떤 하나의 이론으로 설명할 수 없는 복잡성을 보여주고 있다. 본 고에서 살펴볼 <슬립 노 모어> 또한 마찬가지이다. 그리고 이는 관객마다 개인화된 경험을 바라고 있고 관객 또한 자라 온 환경이나 보유한 지식이나 문화수준, 취향에 따라 경험의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본 연구는 동시대극을 대표할 수 있는 공연으로 펀치드렁크 극단의 <슬립 노 모어>를 선정하고 이 작품을 중심으로 동시대극에 나타나는 관객역할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였다. 이를 위해 먼저 관객역할에 대한 과거의 논의들을 역사적으로 탐색하여 동시대극에 나타나는 관객역할의 특징에 대해 논의하였다. 다음으로<슬립 노 모어>에서 나타나는 관객 역할에 대해 연구자와 함께 이 공연을 관람한 연구자 '그'의 경험을 세부적으로 분석하였다. 결론적으로 <슬립 노 모어>에서 관객의 경험은 다양하고 복잡하게 나타났다. 즉 포스트 드라마 극에서 주목하는 참여자로써의 관객뿐만 아니라 프로시니엄 극에서의 전통적인 관객의 역할 또한 공연 내에서 복합적으로 나타나고 있던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복잡성은 우연히 일어난 것이 아니라 펀치드렁크 극단의 기획 전략이었던 것이다. 그러므로 동시대극에서 나타나는 관객의 역할에 대해 논의할 때 자칫 단순히 관객을 참여자로 바라보는 시각 하나로만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시각에서 접근을 통해 동시대 극에 나타나는 복잡한 특성들을 명확히 바라보는 시각을 가진 논의들이 이어져야 할 것이다.
배리어프리(barrier-free) 영상은 시·청각 장애인이 비장애인에 근접한 수준으로 정보를 전달받고 영상에 몰입할 수 있도록 화면과 음향에 관한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하여 영상 콘텐츠에 대한 접근성을 높인다. 이 연구는 배리어프리 영상을 시·청각 장애인의 '문화적 시민권'의 문제로서 주목한다. 2010년대 들어 시·청각 장애인의 영상 콘텐츠에 대한 접근성 향상을 위한 여러 제도적 노력이 이어지고 있지만, 시·청각 장애인이 모든 영상물을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향유하는 것은 실현되지 못했다. 장애인 단체와 멀티플렉스의 갈등이 수년째 지속되는 가운데, 글로벌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인 넷플릭스가 한국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국내 멀티플렉스의 위세를 공격적으로 위협하고 있다. 더욱이 시·청각 장애인의 문화 향유의 권리를 보장하는 미국의 규제를 적용받는 넷플릭스가 한국 제작진이 참여한 오리지날 드라마와 영화를 제작하면서, 장애인의 문화적 시민권 담론은 지구화 시대 국경을 가로지르는 문화소비자로서 권리 행사의 문제로 이행하고 있다. 미디어 환경의 변화는 장애인이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동시적으로 영화를 감상하고 공통의 담론 장에 참여해 영화에 대해 논평할 권리를 누리는 시민적 권리 보장의 문제를 제기한다. 오랫동안 한국영화로부터 소외되어온 청각 장애인의 '한국영화 관객이 될 권리' 역시 이제는 언어와 국가, 장애의 경계를 넘는 문화의 시민권이라는 차원에서 사유되어야 한다. 이 연구는 한국에서 시·청각 장애인의 문화 향유의 권리를 둘러싼 논의를 급격한 미디어 환경의 변화와 장애인의 문화적 시민권 운동의 전지구적 확산이라는 동시대의 흐름과 접속해 살펴보고, 영상 문화 연구에서 장애학적인 방향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제시한다.
오늘날 K-POP 중심의 한류 열풍은 기존의 드라마 중심에서 벗어나 유럽, 러시아, 미국 등의 지역으로 그 영역이 확장되었다는 점에서 신(新)한류로 명명된다. 신(新)한류의 주역인 K-POP이 해외진출에 성공한 전략에는 SNS 마케팅 통로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요인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그들의 콘텐츠가 한국을 넘어서 전 세계인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갔기 때문일 것이다. 한류에 집중된 언론과 대중의 관심은 단순한 문화수출의 의미가 아니라, 자국의 문화가 정신적으로 타 지역에 영향을 미치는 모습을 통해 민족적, 국가적 자긍심을 느낄 수 있게 한다는 데에 의미가 있다. 더욱이 근대 물질적인 산업 발전에 치중하던 우리사회의 문화산업 발전은 한국사회가 글로벌 시대의 중심에 존재한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20세기까지 한국의 문화는 문화의 수용과 전파의 측면에서 볼때 주도적이기보다 수용적인 성격이 강하였다. 즉, 문화의 능동적 창출이나 유출보다는 수용에 더 크게 무게 중심을 두었다는 의미이다. 하지만 이제 K-POP은 서구의 문화를 모방하는 수준을 넘어서 개성 있고 희소가치가 있는 콘텐츠로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한국의 독특한 역사적 배경에서 장기간 걸쳐 형성된 한국 특유의 전통문화는 그 자체만으로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고유의 자산이며, 한류 대중문화에서도 전통 고유의 특성을 활용하여 새로운 콘텐츠로서 창출해 세계시장에 나가 자생력을 높여야 한다. 한국 대중문화에 대한 호감은 한류 콘텐츠와 그에 따른 파생상품의 부가가치를 창출해내며 국가 이미지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치게 된다. 즉, 전통예술과 K-POP이 융합하여 우리만의 독특하고 예술성이 높은 문화로 갖춘다면 세계 문화예술 시장에서 앞장서게 될 것이다. 이에 본 연구는 K-POP의 성장과 발전을 더불어 한국 전통예술의 가능성을 인식하고, 대중화를 위한 활용에 의미를 두어 K-POP과 전통예술을 융합한 사례를 분석해 다음과 같이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전통예술과 여러 장르와의 융합작업 및 실험 작업을 활발하게 시도하여 다양한 콘텐츠를 창출하고, 대중매체 채널들을 적극 활용한다. 둘째, 전통예술을 활용한 활발한 융합작업을 위해 전통예술의 저작권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창작무용의 저작권을 완화하여 활용할 수 있는 콘텐츠 범위를 확대한다. 셋째, 전통예술의 조기 교육화를 시행하여 어려서부터 전통예술을 학습하고 발전되도록 한다. 넷째, 전통예술을 한국문화정책 전반으로 확대, 지원하여 국가의 문화가치를 높이고 경제이익을 창출하는 방안으로 삼는다. 이를 통해 전통예술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K-POP과 같은 대중예술과 융합하여 활용한다면, 전통예술의 정체성은 지키며 자국의 문화를 세계화하는 데에 효과적인 방안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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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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