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에게 대체자료는 정보접근 및 이용, 지식정보 격차해소, 사회참여 및 통합에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체자료는 최근까지도 점자도서관 등의 자발적 노력과 자치단체의 재정지원 하에 개인의 요청이나 담당자의 판단으로 제작되고 있기 때문에 그 범위가 문학자료와 교양 취미도서로 한정되고 중복제작 될 뿐만 아니라 대체포맷 또한 매우 제한적이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국내외 도서관 및 관련 단체의 대체자료 제작사례를 분석하고 시각장애인도서관과 시각장애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방식을 적용하여 대체자료 제작현황과 인식을 조사 분석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대체자료 제작 및 이용 활성화를 위한 개선방안을 제시하였다.
연구자는 이 논문에서 데리다의 $\ulcorner$그라마톨로지$\lrcorner$와 타이포그라피의 글자 개념을 차례로 살펴보고, 책과 문자의 영역에서 다루어지는 타이포그라피의 미래를 확인하고자 한다. 여기에서 $\ulcorner$그라마톨로지$\lrcorner$란 형이상학에 대한 비판을 통해 소리로부터 글자를 복권(復權)시키고자 하는 데리다 '문자학'을 뜻하고, 타이포그라피란 글자를 공감각(共感覺)적으로 활용하는 창작 영역이다. 이 연구가 가능한 이유는 첫째, $\ulcorner$그라마톨로지$\lrcorner$와 타이포그라피는 글자라는 연결 고리를 함께 가지고 있기 때문이고 둘째, 타이포그라피에서 글자는 역사학 철학 문학 언어학과 같은 주변 학문과 연관 관계 속에서 이해해야 한다고 보기 때문이며 셋째, 형이상학의 울타리에서 소리에 종속된 글자의 권리를 회복하고자 하는 $\ulcorner$그라마톨로지$\lrcorner$의 뛰어난 실험성 때문이다. 타이포그라피의 주된 목적은 의미의 정확한 전달이다. 그러나 진보를 향한 창의로운 사고의 원동력은 무엇보다 실험성에 있으며, 따라서 타이포그라피의 목적을 단순히 의미 교류를 위한 소통으로만 제한할 수 없다. 이런 이유로 타이포그라피에 대한 연구에서 아직 접근되지 않은 주변 학문에 대한 관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하겠다.
이 논문은 일제 강점기 국학자 안확(安廓, 1886~1946)의 "조선문학사(朝鮮文學史)"와 "조선문명사(朝鮮文明史)"에 나타난 그의 조선 민족사에 대한 인식을 분석했다. 그는 조선의 각 시대별 문학 작품들에 내재된 민족의 정신 사상적 측면을 발굴하여 근대적 관점의 문화사를 기술했고, 고조선부터 조선까지의 한국 민족사를 연속된 정치사의 입장에서 재구성했다. 그에게 있어서 민족은 문화적 공동체("조선문학사")이자 정치적 공동체("조선문명사")였다. 안확은 '문화'와 '정치'를 이원적이지만 표리(表裏)의 관계로 파악했던 것이다. 안확은 "조선문학사"를 통해 민족의 정신적 '자각'을 강조했다. 그에게 있어서 자각은 정신이 물질의 속박으로부터 벗어나 자유를 추구하는 보편적 진보의 과정이었다. 또한 그는 "조선문명사"에서 조선 정치사의 특색을 '자치'의 역사에서 찾았다. 조선 정치사가 자각적 자발적 문명으로 진화할 수 있었던 것은 민의를 반영하고 수렴하는 고유한 자치의 전통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안확은 그의 두 저서를 통해 조선의 민족사가 문화적 관점에서는 자각의 역사였으며, 정치적 관점에서는 자치의 역사였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에게 자각은 정신의 보편성에 초점을 맞춘 개념이었고, 자치는 민족의 독자성을 강조한 개념이었다. 안확은 두 저서를 통해 문화적 보편성과 정치적 독자성의 결합을 추구했다.
웹툰은 인터넷의 특징적 요소들을 활용하여 제작되는 만화 콘텐츠를 온라인 환경에서 소비 가능한 형태로 유통하는 한국형 디지털 만화 플랫폼이다. 최근 웹툰 산업의 급격한 성장과 함께 웹툰 콘텐츠의 공급량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효과적인 웹툰 콘텐츠 추천 방안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웹툰은 회화적 요소와 문학적 요소, 디지털 요소의 복합적 산물로서, 독자로 하여금 재미를 느끼게 하고 웹툰이 연출하는 상황에 이입·공감하게 하는 등 소비자의 감성을 자극하는 디지털 콘텐츠 상품이다. 따라서 웹툰이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감성이 소비자가 웹툰을 선택함에 있어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할 것이라 기대할 수 있다. 본 연구는 기존에 충분히 논의되지 않았던 소비자 감성을 중심으로, 웹툰 콘텐츠의 효과적인 추천을 지원할 수 있는 소비자 감성 패턴맵의 개발을 목적으로 한다. 본 연구의 수행을 위해 '네이버 웹툰' 플랫폼에서 서비스되는 200개 작품에 대한 메타데이터와 소비자 감성어휘 정보를 수집하였다. 분석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 작품을 제외한 127개 작품에 대해 488개의 감성어휘가 수집되었다. 이후 수집된 감성어휘들 간 유사감성 통합, 중복감성 배제 과정을 Bottom-up 접근으로 수행하여 총 63개 감성유형으로 축소된 웹툰 특화 감성지표를 구축하였다. 구축한 감성지표에 대한 탐색적 요인분석을 수행하여 웹툰 유형을 분류할 수 있는 3개의 중요 차원을 도출하고, 이를 기준으로 K-Means 클러스터링을 수행하여 전체 웹툰을 4개 유형으로 분류하였다. 각각의 유형에 대해 웹툰-감성 2-Mode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웹툰 유형별로 나타나는 감성 패턴의 특징을 살펴보았으며, 프로파일링 분석을 통해 웹툰 유형별 인사이트와 실무적으로 의미 있는 전략적 시사점을 도출할 수 있었다. 본 연구의 결과를 통해 웹툰의 추천 및 분류의 영역에서 소비자 감성의 활용 가능성을 확인하고, 웹툰 생태계 내 구성원들이 소비자를 보다 잘 이해하고 전략을 수립할 수 있도록 돕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그림자 이미지는 수천 년 동안 의식과 무의식 사이에 존재하는 상상력을 가장 쉽게 표현하는 대표적 매개이자 수단이었다. 빛이 존재하는 어디든 사람들은 특별한 기술없이도 자신의 그림자로 놀이를 만들어내었고, 단번에 일상을 환상으로 만들었다. 그림자 이미지는 이렇듯 유희적 대상으로써 뿐만 아니라, 문학, 예술, 철학, 그리고 대중문화의 주제와 소재로 오랫동안 활용되어오며 다양한 속성을 내포해왔다. 특히 예술 분야에서는 그림자 실루엣 특유의 단순한 조형성에서 오는 독특함을 통해 강렬한 시각적 자극을 실험해왔다. 그 중 애니메이션 분야에서는 정형화 된 활용 방식들이 생겨나며 쉽게 접근하기 힘든 작가주의 작품 방식이나 비주류의 영역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최근 디지털 시대의 애니메이션과 확장된 형태인 미디어 아트 분야에서 그림자 이미지는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기존 빛이 존재하는 공간이라면 어디든 친근하고 쉽게 다가갈 수 있었던 그림자놀이의 유희성과 이를 통한 상상력이 새로운 차원에서 더욱 다채롭게 표현되고 있다. 본 논문에서는 최근 이러한 흐름에 주목하고, 그림자 이미지를 활용한 실루엣 애니메이션과 최근 미디어아트 작품들을 중심으로 그 미학적 변용과 확장되는 방식을 소개하고 분석한다. 스크린 베이스의 실루엣 애니메이션에서는 디지털 기술이 접목되며 기존 관습적 방식에서 탈피한 새로운 시도들을 통해 한계로 여겨져 온 대부분의 요소들이 제거되고, 해당 요소들은 연출자의 자유로운 선택의 문제가 되었다. 특히 최근 다양한 광원과 프로젝션, 그리고 카메라 기술을 활용한 전시환경에서는 이전 선형적으로 제시된 다양한 공간들이 입체적으로 중첩되고, 체험자의 그림자가 분리되어 체험자의 타자로서 역할하며 새로운 유희적 상상과 감각 체험이 가능해졌고, 또 컴퓨터 비전을 통해 새로운 시선들로 그림자 이미지와 이를 둘러싼 또 다른 이미지들을 찾아내고 이를 더욱 유연하게 활용할 수도 있게 되었다. 이런 변화들은 기존 프레임 속에서 관습화된 그림자 이미지 활용에 새로운 활기를 부여했고, 기존 그림자놀이가 오랫동안 지녀온 유희적 속성과 상상력을 또 다른 방식으로 확장시킨다.
기존의 정보이론은 정보의 송신자, 메시지, 채널, 수신자 등을 중심으로 정보전달과정에서 개입될 수 있는 잡음이나 정보의 량, 정보의 선택확률에 대하여 다루었다. 현재의 디지털 정보환경에서는 다양한 정보미디어와 더불어 정보 메시지 자체를 전달하는 것 이외에 정보를 어떻게 전달하는가가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었다. 따라서 기존의 정보이론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필요하며, 정보디자인 문제해결을 위한 접근방법의 하나로 정보의 잉여성에 대해 고착해 볼 수 있다. 잉여성은 정보의 부가적 표현이나 중복성을 의미하며 흥미를 유발하고 해석해야 할 정보의 량을 줄여 보다 명확한 정보전달을 한다. 잉여성은 문학과 건축, 미술 등기 예술 커뮤니케이션에서 수용자를 중시하여 참여를 유도함으로써 예술을 완성시키기 위해 활용되는 개념이다. 이는 정보수용자 측면에서 설득적 정보를 디자인하기 위해 활용이 필요하다. 디지털 정보환경에서 정보의 잉여성은 수용자의 체험과 기억을 돕는 것으로, 기술적 요인의 멀티미디어와 인터랙션의 부가적 표현이나 이벤트 개념에 의해 형성될 수 있다. 정보의 구조화 과정에서는 엔터테인먼트적 요소와 스토리텔링 기법을 이용한 놀이의 잉여구조와 엔트로피, 코드의 중층화 등을 통해 정보의 잉여성을 표현할 수 있다. 잉여성은 정보에 대한 흥미를 유발시켜 수용자의 적극적 정보해석 의지를 갖게 함으로써 정보전달목적을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게 한다.
공공도서관은 거주민들의 광범위한 지식과 이념을 학습하는 공간이며, 삶에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만큼 관련된 연구들이 다양하게 수행되어 왔다. 대부분의 선행연구에서 인구, 교통, 접근성, 환경 등의 변수가 도서관 이용에 관련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에서는 도서대출 이력(1,820,407건)과 회원정보(297,222명) 자료를 기반으로 문화적 특성의 변수를 반영하여 도서 대출수요와 관련성을 분석한 점이 선행연구와의 차별성이라 할 수 있다. 분석결과 기술과학 도서 대비 사회과학, 문학 도서 대출이 증가할수록 도서 대출수요가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되었으며, 도서관 충성고객들이 도서 대출수요의 주요한 요인으로 확인되었다. 그 외 다양한 기술통계분석을 활용하여 도서관 도서대출 수요 특성을 분석하였으며, 분석결과를 바탕으로 정책적 시사점과 연구의 한계도 제시하였다. 그리고 문화적 특성이 장소, 시점 등에 따라 변화됨을 감안하면 앞으로 관련연구가 지속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본 논문은 식민지 시기 경성의 극장에서 발행된 영화 관련 인쇄물(film ephemera)에 대한 기초 조사를 바탕으로, 경성 남촌 지구의 영화 문화에 대한 역사적 접근을 시도한 사례 연구이다. 이 연구는 192·30년대 경성 남촌 지구의 극장에서 발행된 인쇄물들을 중심에 두고 당시의 일본어 신문과 잡지의 기사를 교차적으로 검토했으며, 이를 통해 '북촌'과 '남촌'으로 이원화된 문화 환경 속에서 재경성 일본인들의 극장과 영화 문화를 실증적으로 재구성했다. 무성영화시대 경성에서 남촌 지구 극장들은 일본의 영화사들과 계통(系統)을 맺어 일본 본토에서 제작된 영화를 유통·상영했을 뿐 아니라, 식민 본국에서 식민지로 건너와 정착한 재경성 일본인들의 문화적 커뮤니티를 구축하는 역할을 했다. 각 극장이 발행한 인쇄물들은 단순히 프로그램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식민도시에 거주하는 일본인들을 일본 제국의 균질적인 시공간으로 연결해주었다고 할 수 있다. 인구로는 소수이지만 식민자라는 지위에 있었던 일본인들은 경성 남촌 지구에서 영화 관람을 통해 피식민 조선인과 자신들을 '구분'하는 동시에 문화적 차원에서 일본 내지와 연결되는 '결속'을 경험했다. 이는 일종의 '원거리 민족주의(long distance nationalism)'를 강화하는 문화 실천이라 할 수 있다. 재경성 일본인의 영화 문화를 극장 발행 인쇄물들을 통해 검토하는 작업은 2천년대 이후 본격화되어온 근대 극장 문화와 관객성에 대한 연구 성과들을 심화할 뿐 아니라 비필름 자료를 통한 영화사 연구의 방법 및 방향을 모색하는 데에도 유의미한 시도가 되리라 기대한다.
본 연구의 목적은 인지과학의 관점에 근거하여 한국어 맛 어휘, 특히 한국어 맛 형용사의 분류 체계를 제안하는데 있다. 이때 한국어 맛 형용사의 분류는 인지과학의 분과 학문들이 수용하는 '미각'과 '향미'와 '맛'의 정의에 근거하여 이루어진다. 국내에서는 맛 어휘와 관련하여 많은 연구가 이루어져 왔다. 그래서 맛 어휘의 분류와 관련된 연구 결과물들이 꾸준히 발표되었으나, 연구자에 따라 크고 작은 차이를 보인다. 이는 연구자들이 맛 어휘를 범주화하는데 있어 객관적이고 보편적인 기준보다는 주관적이고 직관적인 기준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흔히 말하는 '맛'은 미각 수용기 세포가 지각하는 감각 이상의 것을 포괄한다. 게다가 우리 인간이 지각하는 맛의 80~90%는 냄새에 좌우되어, 맛의 지각에 있어 후각의 중요성이 강조된다. 한편 음식의 식감과 색상과 온도, 음식을 먹는 주변 환경, 음식을 먹는 사람의 개인적 사회문화적 기호척도 등이 맛 지각에 큰 영향을 미친다. 먹는 것과 맛을 보는 것은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그래서 맛 지각에 대한 언어학적 접근은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연구 영역이다. 본 연구자는 인지과학의 관점에 따른 맛 어휘의 분류가 맛 지각의 인지 메커니즘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가정에서 출발한다. 본 연구는 우리 인간의 심상어휘집에 '존재할 혹은 존재할지 모르는' 맛 어휘 낱말밭의 모습을 기하학적 모델로 형상화하고자 하는 후속 연구의 사전 작업임을 이 자리를 빌려 밝혀둔다.
배리어프리(barrier-free) 영상은 시·청각 장애인이 비장애인에 근접한 수준으로 정보를 전달받고 영상에 몰입할 수 있도록 화면과 음향에 관한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하여 영상 콘텐츠에 대한 접근성을 높인다. 이 연구는 배리어프리 영상을 시·청각 장애인의 '문화적 시민권'의 문제로서 주목한다. 2010년대 들어 시·청각 장애인의 영상 콘텐츠에 대한 접근성 향상을 위한 여러 제도적 노력이 이어지고 있지만, 시·청각 장애인이 모든 영상물을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향유하는 것은 실현되지 못했다. 장애인 단체와 멀티플렉스의 갈등이 수년째 지속되는 가운데, 글로벌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인 넷플릭스가 한국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국내 멀티플렉스의 위세를 공격적으로 위협하고 있다. 더욱이 시·청각 장애인의 문화 향유의 권리를 보장하는 미국의 규제를 적용받는 넷플릭스가 한국 제작진이 참여한 오리지날 드라마와 영화를 제작하면서, 장애인의 문화적 시민권 담론은 지구화 시대 국경을 가로지르는 문화소비자로서 권리 행사의 문제로 이행하고 있다. 미디어 환경의 변화는 장애인이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동시적으로 영화를 감상하고 공통의 담론 장에 참여해 영화에 대해 논평할 권리를 누리는 시민적 권리 보장의 문제를 제기한다. 오랫동안 한국영화로부터 소외되어온 청각 장애인의 '한국영화 관객이 될 권리' 역시 이제는 언어와 국가, 장애의 경계를 넘는 문화의 시민권이라는 차원에서 사유되어야 한다. 이 연구는 한국에서 시·청각 장애인의 문화 향유의 권리를 둘러싼 논의를 급격한 미디어 환경의 변화와 장애인의 문화적 시민권 운동의 전지구적 확산이라는 동시대의 흐름과 접속해 살펴보고, 영상 문화 연구에서 장애학적인 방향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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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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