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모던 시대의 내러티브는 고전적인 일방향 소통방식에 비해 작가와 수용자의 관계를 특별하게 변화시켰다. 이러한 스토리텔링에서는 수용자가 플롯에 직접 관여하여 내러티브를 변화시킬 수 있는 형식에 대한 논의가 있어왔다. 그러나, 이런 연구들은 일방향적 내러티브 분석에 적용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이런 가운데 <지구를 지컥라>는 영화의 매체적 특성을 유지하면서도 수용자의 역할을 강조하는 내러티브를 활용하고 있다. <지구를 지켜라>의 내러티브는 관객들에게 다성적으로 읽힌다. 관객들은 영화가 제공하는 서로 다른 목소리를 통해서 표면적인 이야기 외에 스스로가 재구성한 또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 내도록 유도 받는다. 이 글에서는 <지구를 지켜라>의 내러티브를 구성하는 요소들이 어떻게 관객들에게 새로운 이야기를 구성해내도록 하는지 살펴보면서, 두 가지 이야기의 상호작용 속에서 구축된 내러티브를 살펴보고자 한다.
새로움은 전통의 틀을 활용함과 동시에 극복하면서 태어난다. 대표적인 고전 내러티브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을 그 시작으로 삼는다. "시학"은 3막구조, 미메시스와 카타르시스, 플롯(미토스)과 캐릭터(에토스), 깨달음과 반전 등을 극작(dramatrurgy)의 근간으로 제시했다. 내러티브의 핵심은 인물을 설정하고, 그들이 겪는 사건의 원인에서 결과에 이르는 과정이다. 이때 극적 효과를 높이기 위해 플롯이 강조된다. 아리스토텔레스가 효과적인 이야기를 위해 가장 중요하다고 여긴 플롯은 고전 내러티브만이 아니라, 내러티브적 성향을 가지고 있는 현대 모든 영상물에서도 그 중요성이 두드러진다. 본 연구는 "시학" 이래 구축된 전통적인 내러티브 방식에 대한 이해와 함께, 새로운 플롯 활용의 사례로서, 2011년 칸광고제에서 인터넷영화 부문 수상작인 <데드 아일랜드>의 예고편(이하 ''로 표기)을 분석한다. 예고편은 보다 많은 관객 또는 소비자를 만들기 위한 목적을 가진 광고이다. 은 역할에 충실한 광고임과 동시에 완성된 내러티브를 가진 3D 단편 애니메이션 작품이다. 본편 게임과 시공간 배경과 세계관을 공유할 뿐, 전혀 다른 인물들과 사건으로 진행된다. 그 인물과 사건이 특별한 것만은 아니다. 대신 은 아리스토텔레스가 한 번도 다루지 않은 시간의 개념을 조정함으로써 독특한 플롯 구성을 선보인다. 특히 비선형적(non-linear)인 구조로 원인과 결과라는 시간적 연계가 독특하게 형성되어 있다. 본 연구는 시간의 배열, 방향, 속도 조정을 통해서 이 평범한 내러티브를 어떻게 극복하고, 의미 창출에 도달하는지 알아본다. 이를 위해 내러티브와 쇼트분석을 시도한다. 나아가 영상물의 내러티브가 가질 수 있는 시간 변형의 또 다른 개념의 존재를 모색한다. 이를 위해 "시학"의 주요 개념과 함께 주네트($G{\acute{e}}rard$ Genette)의 내러티브 연구를 참조한다.
본 논문은 <도가니>가 어떠한 재현전략으로 대중성을 확보하는지에 관하여 짚어낸다. <도가니>의 '집단적 기억의 환기', '고전적인 내러티브', '영화의 자기반영성'은 관객을 분노하게 하여 사이버 공론장으로 모이게 했으며, 더 나아가 '참여적인 관객성'을 가능하게 했던 중요한 요인들이다. 그런데 관객의 분노를 극대화시킬 수 있었던 이 영화의 장치들은 윤리적 논란을 불러일으킨다. 본 논문은 <도가니>가 다양한 재현전략을 통해 '참여적인 관객성'을 이끌어 낼 수 있었던 원인분석을 목표로 한다.
현대에 등장한 영화들은 발전된 기술력으로 인해 스펙터클한 화면을 관객에게 선사하는 한편, 들뢰즈에 의해 이른바 '현대 영화'라고 불린 영화들은 고전적 내러티브에서 형식의 한 측면으로 여겨져 다소 소외되어 왔던 '시간'에 관한 통찰과 비틀기를 통해 다양한 영화적 경험과 사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그러나 애초에 사유의 결과물로 시도된 영화 속 시간성의 표현은 이후 끊임없는 자가복제를 거쳐 상투적으로 변모한지 오래다. '첫사랑의 기억'이라는 모티브를 가진 멜로영화 <사랑니>에서의 시간성 표현은 기존 영화들과 비교했을 때 독보적인 지점이 발견된다. 관습적인 시간성 표현의 원칙들을 답습하는 대신 혼란스런 시간 배열 속으로 관객을 인도한 후 결국 스토리가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효과적으로 발현시킨다. 본고는 <사랑니>의 시간성 표현이 영화의 내러티브에 어떻게 작용하며 결과적으로 그러한 형식이 스토리를 전달하는 데 미치는 효과를 살펴보았다.
본 논문에서는 일본의 애니메이션 작가인 카와모토 키하치로의 작품을 분석했다. 카와모토는 1968년 <하나오리> 이래 1970년대 <오니>(1972년), <도조지>(1976년), <카타쿠>(1979년) 와 같이 주로 일본의 전통극에 관심을 가지고 인형 애니메이션을 제작했다. 이들 작품은 인간의 고뇌, 절망감 등을 테마로 다루며 내러티브 상 극적인 전개를 특징으로 한다. 애니메이션에서 극적인 내러티브를 화면으로 구성하는 데에는 다양한 방식이 있을 것이다. 인형의 움직임을 만들어 내거나 조명의 효과를 사용하는 등 카와모토 역시 인형의 움직임 및 조명에 의한 연출법을 사용했다. 뿐만 아니라 편집 - 쇼트와 쇼트의 관계 - 에 크게 의존하여 극적인 내러티브의 전개를 도모하고 있다고 여겨진다. 그래서 여기에서는 <오니>, <도조지>, <화택>의 세 작품을 분석하여 대체적으로 고전적 연속성의 원리를 따르며 극적인 전개를 도모하는 카와모토의 편집의 유형을 논하고자 한다. 즉, 카와모토 작품에서 연속 편집과 그 효과를 논함으로써 애니메이션과 영화 사이에 잠재된 다양한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 본 논문의 목적이다. 애니메이션 작가는 다양한 방식으로 그 가능성을 탐구할 수 있겠지만, 카와모토의 경우에는 영화 제작 현장에서 익힌 경험을 바탕으로 편집에서 고전적인 연속성의 원리를 도입하여 인형 애니메이션이라는 특수한 세계의 내러티브가 관객에게 설득력 있게 제시되도록 '영화적 표현 기법'을 시도하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하마구치 류스케의 2018년 작 영화 <아사코>는 시바사키 도모카의 원작소설 『꿈속에서도 깨어나서도』(2010)의 서사를 영화언어로 각색하는 과정에서 원작의 특징인 '유사'와 '반복'의 대안적 내러티브와 수동적 주인공을 배제하지 않고 계승한다. 본 논문은 하마구치 류스케가 영화 <아사코>의 서사를 구성하는 데 있어 수행한 소설적 '말하기'에서 영화적 '보여주기'로 서사를 전환하는 과정과 이로 인해 발생한 원작과 영화의 차이점을 고찰한다. 또한 영화 <아사코>가 전통적인 영화 시나리오 이론이 오랜 시간 지양해온 수동적 주인공이란 장치를 규범적 시나리오 작법의 다른 장치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스토리텔링으로 극복할 수 있던 요인 및 반복 구조와 규범적 내러티브 구조를 동시에 차용하여 모던 시네마와 고전적 영화의 관객 모두를 사로잡은 스토리텔링 전략에 관한 분석을 수행하고자 한다.
본고는 영화 <마담 뺑덕>을 연구대상으로 삼아 심청전에 대한 현대적 인식을 살펴보고, 이를 통해 기존의 심청전 서사를 변용시키는 현대적 상상력을 '스토리텔링'이라는 용어로 포착하고자 했다. 먼저, <마담 뺑덕>의 내러티브를 시간구조에 따라 세 단락으로 구분해서 살펴보았다. <마담 뺑덕>은 심학규를 중심으로 인물들 간의 관계망을 형성시키지만, 심학규가 그의 욕망을 현실에 개입시키면서 점차 관계는 파탄에 이르게 된다. 내러티브 초반에는 등장인물들의 개별적인 욕망이 서로 얽혀있는 것처럼 보여도, 결국 <마담 뺑덕>에 드러나는 '문제-해결'의 방식은 심학규의 욕망에 초점을 맞추면서 구성된다. 여기에서 욕망으로 인해 관계가 파국에 이르고, 그 욕망이 심화됨으로써 심청에 대한 강제적인 희생이 요구되는 과정은 기존 심청전의 서사와 맞닿아 있다. 그러나 <마담 뺑덕>에서 마지막으로 던지고자 했던 메시지는 욕망의 끝에 찾아온 '사랑'이라는 새로운 관계의 기표와 관련이 있으며, 이는 스토리텔링의 관점에서 <마담 뺑덕>을 다시 바라볼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한다. 심학규의 내러티브에만 주목했을 때, 심청전의 서사와는 독립된 또 하나의 '내러티브-축'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모든 결핍을 채우고자 했을 때 더 큰 결핍을 조우해야 했던 심학규를 그려냄으로써 이제 결핍은 욕망으로 채울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로 의미를 두어야 함을 보여준다. 바로 그 시점에서 어그러진 모든 관계를 다시 시작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욕망이 빠져나간 자리를 대체하게 되고, 그 관계는 '사랑'이라는 이전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기표를 획득하게 된다. 즉, 심학규의 내러티브는 욕망으로 점철된 인간이 순수한 관계의 중요성을 깨닫고 이를 사랑으로 받아들이는 과정을 담고 있는 것이다. 안맹이나 가난과 같은 이중적 결핍을 심학규의 욕망과 연결 짓고, 그 욕망에서 벗어나 사랑이라는 새로운 관계를 모색하는 심학규의 내러티브는 심청전에서 보이지 않던 새로운 이야기를 말하는 것과 연결된다. 심청전의 서사를 지배하고 있던 심청 중심의 이야기에 대항하여 '다른 이야기'를 말하고 있는 <마담 뺑덕>은 어떻게 보면 스토리텔링의 '사회적 실천'을 이행하고 있다고도 할 수 있다. <마담 뺑덕>은 고전(古典)이라는 이름 아래에 그동안 심청전을 해석함에 있어 심청의 희생 또는 효에만 천착한 것을 비판하며, 새로운 내러티브가 창출될 수 있는 스토리텔링 전략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버닝>은 현재 한국사회의 젊은이들이 당면한 답답한 현실과 그에 관한 절망감에 관한 영화다. 주인공의 세상에 대한 인식과 감정을 주인공의 궁극적인 행동의 원인으로 제공한다는 점에서 기존 이창동 영화와는 다르다. 현실의 문제를 효과적으로 다루기 힘든 이창동 영화의 인물들은 <시>에서부터 변화를 보이기 시작한다. 주인공의 인식이 변화할 뿐 아니라 그에 따른 행동을 수반하기 시작한 것이다. <버닝>의 주인공은 한 발 더 나아간다. 현실의 논리와 제약을 넘어서기 위해서 주인공이 가진 유일한 무기는 집착과 강박적인 행동밖에는 없다고 믿는듯하다. <버닝>의 인물은 이전 영화들과 달리 인식을 행동으로 실행하는 인물이며 행동을 통해서 자신의 캐릭터를 증명하는 인물에 가깝다. 이 논문은 영화 <버닝>의 캐릭터 연구를 중심으로 이창동 영화 형식의 변화의 조짐을 분석할 것이다. 영화의 특정 내러티브 형식은 특정 캐릭터를 선호하는데, 예를 들어 네오리얼리즘의 주인공은 할리우드 고전적인 서사의 주인공과는 다르다. 그들은 갈등을 극복하고 성장하는 인물이라기보다는 주변의 상황을 목격하는 인물에 가깝다. 서사의 형식이 바뀌면 캐릭터의 역할도 바뀐다는 의미에서, 이 논문은 캐릭터의 변화에 주목할 것이다. 이러한 캐릭터의 변화는 현재 한국사회의 젊은이들에 대한 감독의 생각과 그것을 표현하기 위한 이창동 영화 형식의 변화의 조짐에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오늘날 대부분의 영화가 고전적인 내러티브 형식을 뛰어넘어 대안적 형태를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이야기 구조가 갖는 패턴, 플롯과 서브텍스트, 갈등, 인물, 대사, 발견, 반전, 구성점 등 전통적인 내러티브 요소에 대한 분석과 전통적인 관습의 대안적 형태로서 드러나는 서사체계를 파악하기 위한 요소들을 중심으로 한국 중국 일본영화를 비교해보았다. 최근의 중국영화는 장르적으로 특징적인 변화가 있는데 전체적으로 서사, 전쟁/ 무협 액션류의 장르에서 최근 들어 멜로, 로맨스, 코메디류의 장르의 비중이 커지는 상황이다. 중국영화의 대체적인 특징은 중국 자국영화가 아닌 외국영화인 경우 영화를 선택하게 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블록버스터 영화, 그리고 유명스타의 출연여부인데, 외국 영화에서는 대형스타의 출연이 관객들의 의사 결정에 큰 영향을 끼치게 된다. 일본은 OSMU 전략에 따른 작품의 집결지라고 볼 수 있을 만큼 드라마나 애니메이션, 만화가 원전인 작품이 제작되고 있다. 시리즈 형식의 블록버스터 영화와 장르별로는 공포 스릴러 영화나 멜로 영화들의 빈도가 높은 편이었으며, 다른 아시아 국가와의 비교를 통해 보더라도 판타지 장르나 동화적인 상상, 애니메이션 풍의 스토리텔링이 일본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었다.
본 논문은 연대기적 흐름에 따른 영화 이론의 발전 양상을 통해 영화의 분석 방법과 관점을 어떻게 분류해야 하는지 제시하고자 한다. 영화는 고전과 현대를 명확히 나누기는 모호하지만 제 2차 세계대전을 기준으로 전과 후를 분류할 수 있다. 영화 초기에는 장르가 다양하지 않았지만 현대로 가면서 점차 고전적 내러티브에서 벗어나 새로운 장르와 형식을 추구했기 때문에 영화와 그 이론 또한 영역이 확장되었다. 이러한 영화의 유형은 고전 영화를 근간으로 발전하여 실험영화로서의 다양한 형태와 이론을 제시하게 되었다. 따라서 영화 이론의 흐름이 어떤 식으로 발전되었으며 그것이 현대 영화를 분석할 때에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가에 대한 관점을 고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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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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