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요약/키워드: 강호시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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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어살기의 논리 -삼국유사의 "피은"과 16세기 강호시조 - (The Logic of Seclusion)

  • 신영명
    • 한국시조학회지:시조학논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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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1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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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165-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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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4
  • 이 글은 삼국유사 $\lceil$피은$\rfloor$ 편의 연회 이야기와 16세기 강호시조에 있어서 숨어사는 삶의 논리가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가를 비교적으로 검토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그 검토의 결과 다음과 같은 결론을 얻었다. 첫째, 삼국유사 $\lceil$피은$\rfloor$ 편의 연회 이야기에는 숨어사는 삶의 진정한 의미는 보살도 정신을 구현하는 데 있다는 변증법적 논리가 나타난다. 문수보살이나 변재천녀로부터 연회가 배운 것은, 세속을 떠나 자연에 숨음으로써 완성하고자 한 보현관행이 오히려 세속으로 다시 돌아옴으로써 완성된다는 역설적인 사실이다 둘째, 강호시조에는 사대부의 삶의 양식을 보여주는 출처관이 나타난다. 출은 정치현실로의 나아가기를, 처는 강호자연으로의 물러서기를 각각 가리킨다. 강호시조는 이 출처의 갈등을 자연을 매개로 한 심성수양을 통해 해소하고자 한다. 그러나 작가에 따라 그 갈등을 해소하는 정도의 차이는 약간의 편차를 갖는다. 셋째, 숨어살기의 전개에 있어서 연회 이야기는 변증법적 특성을 지니는 반면, 강호시조는 평면 분할적인 성격을 지닌다. 전자가 찰나적인 깨달음을 통해 삶의 방향을 설정하고 있다면, 후자는 과정상의 실천적인 노력을 통해 조화로운 삶을 실현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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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세기 재지사림 강호시조의 양상과 전개 (The aspect and unfolding of 'Jejisarim's Kangho Shijo' in the 16th century)

  • 한창훈
    • 한국시조학회지:시조학논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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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2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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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173-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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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5
  • 고려 후기 이후 조선조를 거치는 동안, 사대부라는 특정 집단에 의해 이루어진 강호시조는, 문학사에서 중요한 미적 범주의 하나로 주목되었다. 본 논문은 이중에서 특히, 16세기 재지 사림의 대표자인 이현보 이황, 권호문, 장경세의 강호시조에 나타나는 특징의 양상과 전개를 개괄적으로 살폈다. 이현보, 이황의 강호시조를 해명하는 데 가장 적절한 개념틀은 도학적 유교 근본주의의 속성이다. 도학적 근본주의는 현실 정치에의 참여를 통해서만이 아니라 그로부터의 좌절과 퇴각을 수용하고 스스로를 이념적으로 재충전하는 방식에서도 나타났다. '부패한 정치 현실과 완전한 도덕적 이상', '인심과 도심', '속세와 강호‘ 등의 이분법적 세계관이 그 바탕을 이룬다. 이에 비해 권호문과 장경세의 강호시조는 상대적으로 정치 현실에 대한강한 친연성과 관심을 보인다. 그 때문인지 작품에 나타나는 강호 자연의 형상화는 사실적이고 경험적인 모습으로 드러난다. 이처럼 그들은 시적 형상화의 측면에서도 관념적 성격을 벗어나, 다분히 현실적인 측면에서 강호자연에의 친연성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이후에 강호시조의 새로운 국면은 정철에서 좀더 뚜렷하게 나타나고, 신흠과 윤선도에 이르러 더욱 큰 차별성을 드러내게 된다. 이들의 강호시조는 사림의 정치적 승리 이후 도학적 근본주의 이념의 도전적 변별 가치가 약화된 국면에서, 사림 출신 세력의 정치적 이합에 따라 형성된 분파들 사이의 쟁투로부터 일시적으로 실세하거나 그런 세태를 혐오하는 데서 산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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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의 문학 치료적 기능에 관한 고찰 -16.17세기 강호시조를 대상으로- (A study on the literatherapy effects of Sijo - Focused on the 16th-17th century Gangho Sijo -)

  • 김상진
    • 한국시조학회지:시조학논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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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6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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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2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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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
  • 시조는 우리나라 문학 가운데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는 장르이다 이 논문은 그러한 시조를 대상으로 거기에 나타난 문학 치료적 기능을 고찰하는 데 그 목적을 둔다. 문학과 치료는, 전자는 인간의 정서의 표현물이고 후자는 의학에 관한 것으로 그 타협점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갈등을 완화한다는 점에서 공통된다. 이러한 문학치료의 효과에 대한 논의는 비교적 최근에 일어난 것이지만 이는 기본적으로 문학이 지니고 있는 효용적 가치와 일치하는 것이다. 이 연구에서는 시조 가운데 16 17세기의 강호시조를 대상으로, 거기에 나타난 문학치료의 기능을 살펴보았다. 16 17세기의 강호시조는 사림파 문인들에 의하여 창작된 시조 작품들이다. 이 시기의 사림파 문인들은 사화와 당쟁으로 말미암아 관직에서 물러나 자주 강호에 머물러야 했다. 따라서 강호시조에는 벼슬길에 나아가지 못하고 은거하는 삶 속에서 일어나는 화자의 심경을 노래하게 된다. 이 연구에서는 작품에 나타난 화자의 태도와 심리를 문학 치료와의 관계에서 셋으로 구분하였다. 첫째 불안과 우울의 정서, 둘째 안정과 조화의 추구, 셋째 무심과 평온의 구가가 그것이다. 또한 이상의 세 단계는 각각의 문학치료 효과를 거두게 된다. 첫 단계는 정화이론에 근거한 것으로써 일명 등류요법이다. 이는 이열치열과 같은 원리에 근거한 것으로, 일명 이열치열의 원리이다. 다음 단계는 조정이론에 근거한다. 감정을 적당하게 조절하고 통제함으로써 심리적 안정감을 얻게 된다는 것이다. 마지막 단계는 명징이론에 근거한 것으로 감정을 명료하게 나타냄으로써 문학치료를 얻게 되는 단계이다. 이 단계는 문학치료의 효과가 어느 정도 나타나는 단계이면서도 동시에 그 자체로 문학치료로 기능하게 된다. 문학치료의 연구는 아직 초기단계이다. 그런 만큼 아직은 많은 한계점을 내포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보다는 미래에 대한 전망이 밝은 영역이기도 하다. 본 연구가 향후 문학 치료의 연구에 한 몫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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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시조 성격의 대비적 고찰 - 16세기 작품을 대상으로 - (A Study on the distinctive quality of the Younsijo(연시조) - The works of the 16th century -)

  • 김상진
    • 한국시조학회지:시조학논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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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2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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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195-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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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5
  • 연시조는 몇 개의 시조가 하나의 제목 아래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시가의 형태로 시조의 하위 범주에 속한다. 우리 시가사에 연시조가 본격적으로 등장한 것은 16세기이다. 이 시기는 사대부 문학이 중심이 되던 시기로 단형시조와 연시조, 그리고 가사가 함께 불려졌다. 그렇다면 왜 동일계층이 서로 다른 양식으로 노래하게 되었는가라는 의문이 생기게 된다. 이 논문은 이러한 궁금증으로부터 출발한다. 따라서 연시조의 성격을 단형시조와 가사와의 관계 속에서 파악하고자 한다. 논의를 전개함에 있어서는 16세기 작품을 대상으로 삼는다. 연시조는 성리학의 발전과 함께 발전하게 되는데, 16세기는 성리학이 크게 성행하였던 시기로 연시조 또한 그 기틀을 마련하게 된다. 그 후, 17세기에 이르러 다수의 연시조가 창작되는데, 17세기의 작품이 16세기의 작품을 토대로 계승$\cdot$발전하는 만큼 16세기 작품의 중요성을 간과할 수 없다. 16세기 연시조는 강호시조와 훈민시조의 두 방향으로 발전하게 된다. 강호시조에는 육가의 전통을 이어받는 육가계 연시조와 사시가의 전통을 이어받는 사시가 계 연시조가 포함되며, 훈민시조에서는 오륜의 질서 및 사회규범 등을 노래한다. 본고에서는 이를 토대로 <도산십이곡>과 <고산구곡가> 그리고 <훈민가>를 대상으로 16세기 연시조의 성격을 논의하였다 그 결과 이들은 모두 효용적 가치를 목적으로 한다는 공통점을 지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형시조와 가사를 논의함에 있어서는 송강 정철의 작품을 중심으로 논의하였다. 한 작가를 대상으로 한 것은 논의의 전개를 위해서는 동일 잣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송강은 단형시조와 연시조, 가사를 모두 제작한 경우로 서로 간의 변별성이 잘 드러날 것으로 기대한다. 그 결과 단형시조와 가사는 개인의 정서적 미감을 노래했다는 공통점을 보이는데, 그 중에서도 단형시조는 정서의 함축이, 가사는 보다 심층적인 정서를 드러내는 데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요컨대 연시조는 성리학자의 이념을 담아내기에 적합한 시조를 노래하되, 시조가 3장으로 시상을 완결하여 그들의 효용적 가치를 충분히 전달하기에 적합하지 못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연시조를 택한 것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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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산(孤山) 윤선도(尹善道)의 삶과 문학(文學) 소고(小考) (A study of the literature and life of Gosan Yun Sun-do(孤山 尹善道))

  • 오선주
    • 한국시조학회지:시조학논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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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3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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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241-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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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5
  • 이 글은 강호자연과 정치현실을 반복적으로 넘나든 고산(孤山) 윤선도(尹善道)의 삶과 그의 문학에 대해서 고찰한 것이다. 특히 강호와 조정의 두 현실에 대해서 어떤 인식 양상을 보이며, 작품에 어떻게 투영되어 나타나는가에 초점을 두어 살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그의 문학관을 검토하였다. 먼저 정치적 시련의 시초가 된 상소문을 통해서 정치현실과 타협하지 않는 직선적 성격과 이에 내재된 강한 정치적 성향을 지적하고. 이를 출처관과 관련지어 논의하여 재설명하였다. 이에 두 면모는 각각 대결의식과 두 현실을 상황에 따라 넘나드는 모습으로 투영됨을 확인하였다. 그리고 윤선도가 주로 기거한 금쇄동(金鎖洞)의 산수 경관을 술회한 <금쇄동기(金鎖洞記)>의 내용을 분석하여 자연관의 총체가 '회심(會心)'으로 집약됨을 밝혔다. 이 회심에는 강호 생활에 대한 만족과 그에 따른 윤리의식이 내포되어 있는데, 이것이 그대로 작품에 투영되고 있다. 끝으로 단편적으로 문학에 대해 언급한 글을 살펴보고, 자연의 법칙과 윤리의식을 작품에 담아내야 한다는 것이 윤선도의 문학관이라고 규정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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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의 자연, 그 '말없음'의 의미론 (The Significance of Nature's silence in sijo)

  • 류수열
    • 한국시조학회지:시조학논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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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0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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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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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4
  • 이 글은 자연의 '말없음'을 상찬하는 일군의 작품들을 대상으로 하여 그 구체적인 의미를 밝히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이를 위해 오해와 거짓을 주요 소재로 삼고 있는 작품군들과 비교하였다. 자연의 말없음을 미덕으로 예찬하는 것은 세속의 언어가 지니는 허위성에 대한 반대 급부이다. 이는 세속과 언어를 동시에 부정함으로써 도달하게 되는 필연적인 귀결인 것이다. 세속은 인간의 이해 관계가 상충하는 삶의 공간으로서, 이런 곳에서 시비와 곡직을 따지는 것은 필연적이다. 이런 점에서 이들 시조에서는 자연이 삶의 원리로서가 아니라 현실의 반대항으로 자리하고 있다고 보는 편이 타당할 것이다 시조 시인들에 의해 자연의 말없음이 상찬된 것은 시비와 곡직의 초월이라는 현실적 욕망에 견인된 결과로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따라서 적어도 시조 시인들에게 자연은 순수한 경물이 아니었다. 유교 사회에서 자연은 인간과 분리되지 않았고, 도덕의 자연화와 자연의 도덕화가 동시적으로 구조화되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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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로 내려온 서울, 서울로 오르지 못한 시골 (Captial to coming to country and country not coming up to capital)

  • 신영명
    • 한국시조학회지:시조학논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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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6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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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77-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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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
  • 이 글은 조선중기 자연소재시조에 나타난 형상적 국면을 서울과 시골의 관점에서 살펴보고자 하는 목적을 가진다. 시골은 서울을 어떻게 의식하느냐에 따라 자신의 모습을 달리 드러낸다. 이 글에서는 '시골로 내려온 서울'과 '서울로 오르지 못한 시골'의 두 국면을 통해 17$\sim$18세기 자연소재시가의 특징을 살펴보고자 한다. '시골로 내려온 서울'의 특징을 가진 작품으로는 김광욱의 <율리유곡>, 조존성의 <호아곡>, 진청 만횡청류의 강신 관련 작품을 들 수 있다. '서울로 오르지 못한 시골'의 특징을 가진 작품으로는 이휘일의 <전가팔곡>, 진청 무명씨 수분에 실린 작품, 위백규의 <농가구장>을 들 수 있다. 전원과 전가 형상의 작품이 '시골로 내려온 서울'의 모습을 담은 자연소재시조라면, 자영농 형상의 작품은 '서울로 오르지 못한 시골'의 모습을 담은 자연소재시조다. 전자가 서울에서 시골이란 외출의 방향성을 가진다면, 후자는 시골에서 서울이란 상경의 방향성을 가진다. 그러나 전자는 역방향 이동의 허용이란 유연성을 지니지만, 후자는 정방향 이동마저 완수할 수 없는 한계를 노정함으로써 드디어는 이동의 역동성마저 소멸되는 상황을 맞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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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사성 <강호사시가>의 짜임새 (A Study on the )

  • 양희찬
    • 한국시조학회지:시조학논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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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1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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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143-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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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4
  • 이 논문은 <강호사시가>가 한 주제를 형상화하는 데 네 계절의 특징을 담고 있는 서로 다른 글감들을 사용하였지만, 내용의 일관된 통일성을 유지한 연시조이며, 이 통일성 유지는 하나의 일정한 틀을 사용한 데 근거하였음을 해명하려고 한 것이다. 그 일정한 틀은 겉틀과 속틀로 나누었다. 겉틀은 네 작품에 공통된 표현 부분이다. 그 내용은 '화자의 거처(강호)'-'화자(이 몸)'$\cdot$'화자와 임금의 관계(군은)' 및 '강호의 상태(강호에 (가)이 드니)', '화자의 상태(이 몸이 (라)히옴)'를 제시한 것이다. 그리고 초장의 '강호에 (가)이 드니'를 구문의 생성 조건의 측면에서 분석하여 표현의 압축과 간결함을 지적하고, 종장의 '역군은이샷다'를 구문의 생성 의도의 측면에서 분석하여 화자 개인 차원의 삶에 대한 만족을 표출한 것임을 설명하고, 이 삶의 만족을 사회적 차원의 태평성대로 확장할 수 있는지에 대하여 문제제기를 하였다. 속틀은 작품 내용의 세부 짜임이다. 이에 대해서는 네 작품을 초$\cdot$$\cdot$종장 각각으로 묶어 분석한 다음, 네 작품의 공유된 짜임을 설명하고, 각각의 내용 분석을 통하여 곁틀에서 다룬 <강호사시가>의 내용이 갖는 특성을 해명하였다. 네 작품의 초$\cdot$$\cdot$종장을 각각 하나로 묶어 종합 분석하기 위하여 지표기능과 제시기능을 설정하여 그 내용의 짜임을 설명하였다. 초장은 공통으로 네 계절의 흥취를 표현한 것이며, 중장은 지표기능 어휘인 '화자'가 생략되어 제시기능 구절만으로 이루어졌으며, 초장의 흥취를 행위나 상태로 구체적으로 제시하였다. 종장은 중장과 연결하여 함축적 표현이며,사적인 삶과 공적인 가치관(군신유의)의 관계에서 공적인 가치관으로 사적인 삶을 보장받으려는 의도를 내포한 것이다. 이를 종합하면, <강호사시가>의 속틀의 짜임은 '계절의 제시'$\to$'계절에 대한 발흥'$\to$'계절의 즐김 행위'$\to$'(심적$\cdot$신체적) 평안'으로 전개된다. 문맥의 흐름에서 초장은 중장의 단서가 되며, 중장은 초장에 대한 반응이며, 종장은 중장의 응축으로서 평가라는 성격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속틀의 짜임에 '감군은'이 포함되면 곁틀의 짜임을 확인할 수 있다. 끝으로, 작자가 작품의 본지를 개인의 평안에 둔 것처럼 꾸몄으나, 본래의 발상은 임금의 치적(태평성대)을 송축하려는 것이라고 결론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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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의 변이 양상 (The Aspects of Change of Sijo)

  • 강명혜
    • 한국시조학회지:시조학논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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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4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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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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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6
  • 시조는 발생초기부터 당대의 역사 시대적 배경에 따라 그 틀과 내용이 조금씩 변하면서 융통성 있고 유연하게 적응해 왔다. 이런 점이 당대의 시대적 배경이나 사상, 실태 등을 반영해서 당시의 독자들의 공감대를 이끌어낼 수 있었으며, 그러면서도 시조를 시조답게 하는 시조성만은 그대로 고수해 왔기에 '시조'라는 장르가 현재까지도 생존할 수 있었다. 어느 시대나 어떤 배경에서나 어떤 상황에서도 3장이라는 정형성은 지켜졌으며, 3, 3조나 3, 4조를 유지했고, 또 종장의 첫 구 3자도 고수했다. 이러한 시조성은 시대적인 간극에도 불구하고 '시조'라는 공분모 안에 모두 수렴시킬 수 있는 동인을 마련했다. 한국시가에 있어서 시조는, 공적 기능에서 사적 기능으로 변모가 이루어진 최초의 양식으로서. 그 변이과정을 살펴본 결과. 고려말${\sim}$조선조의 평시조는 그 당시 조류에 부합해서 시조 텍스트를 재도지기(載道之器)로 보아 이중적인 의미의 채색, 상징성 부여, 다채로운 문장 수식 등은 나타나지 않지만, 명천도(明天道) 정인륜(正人倫) 지향하는 성현의 가르침을 온유돈후(溫柔敦厚)하게 나타내고자 노력했다. 주제는 주로 그 당시 상황과 부합되는, 송축, 절의, 정쟁, 훈민, 한정, 강호도가, 안빈낙도, 애정 등이었다. 조선조 후기에 오면서는 사설시조(辭說時調)가 활성화하기 시작한다. 사림파의 득세와 양란(兩亂), 실학의 도입 등으로 조선조 후기에는 인식의 변화를 겪게 되었고, 이러한 변화가 시가 양식에도 적용되었기 때문이다. 결국 사설시조는 당대의 봉건주의 파괴, 유교적 모랄에 대한 반발, 근대적 특성 보유 남녀평등등 사상, 지배층에 대한 고발 및 저항정신 둥이 주축을 이루게 된다. 그러므로 저항적 리얼리즘적 현실지향적인 성향을 띠며 특히 고발문학 저항문학의 지반을 형성하는 장르적 특성을 지니고 있었다. 또한 무엇보다도 잡다한 일상사에 대한 상세한 묘사와 현실 생활에 대한 깊은 관심, 그에 대한 사실적, 구체적 표현은 사실주의 정신의 매개항이 된다는 점에서 근대성이 반영되어 있다고 보았다. 1905년 이후 신문에, 형식이나 내용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기존의 평시조나 사설시조에서 변이된 형태를 취하는 일군의 시조가 등장했다. 변이된 형태는 시조 텍스트의 형식과 내용뿐만이 아니라, 수용적 측면에서도 일어났다. 이때부터 시조는 '읊고 부르는 형태'에서 주로 '읽는 기록물'로 인식되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변이 된 시조 형태란, 당대의 시대를 풍자하는 '흥, 내지 흐응'이 삽입된 것, 종장의 어미가 생략된 것 등을 말한다 이러한 형식은 긴박한 상태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는 특성을 지니기는 하지만, 고시조의 틀, 즉 율격이나 자수에서 많이 이탈되어서인지, 그 생명은 길지 못했다. 그러다가 1920년대 중반을 기점으로 해서 시조부흥운동이 일어나면서부터 시조 창작은 다시 활기를 띠게 되는데, 시조부흥운동은 최남선에 의해 주도되었다. 시작(詩作) 초기에는 서구지향의 시와 시조들 병행해서 쓰던 육당 최남선이, '조선국민문학(朝鮮國民文學)으로서의시조(時調)'라는 글을 통해 시조의 중요성과, 소중함을 언급하면서 시조부흥 운동을 선도한다. 그는 시조집, '백팔번뇌'도 출간하는데. 그의 전 시조집을 관통하는 것은 '조국 사랑'이라는 일 주제였다. 결국 육당은 고시조를 민족정신의 일환으로 보고, 시조양식을 채택하여 그 당시의 역사 사회적인 상황에 부합되는 주제를 표출한다. 결국 육당도 시조 텍스트를 재도지기(載道之器)로 여겼음을 알 수 있었다. 현대의 시조는 현대성(現代性)과 시조성(時調性)을 모두 만족시켜야 한다는 어려움을 지니고 있는데, 이는 전자에만 치중한다면 자유시와의 변별성이 문제가 되며, 후자를 고수하려니 고루하고. 시적 묘미가 없다는 비난을 감수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많은 작가들에 의해 평시조가 지속되고 있다는 것은 시조가 지니는 원형성에 대한 매력을 감지해서일 것이라고 보았다. 그들 중 특히 선정주의 작품에 주목했는데, 그 이유는 여러 가지이지만 특히 근대의식, 사회비판정신, 고발의식, 사실주의 정신 구현, 서민의식, 산문체 ·일상어 지향 등, 사설시조의 특징 및 성향을 잘 구현, 반영하면서 그 맥을 잇고 있고 있다는 점 때문이었다 이렇듯이 현대의 시조 작가들은 우리의 고시가 형식을 다양하게 선택해서 다양한 주제를 표출하고 있었다. 여기서 추정할 수 있는 사실은 이러한 시조의 유연성은 앞으로 시조의 생명을 항구적으로 할 것이라는 것, 그리고 역사 시대적 변화와 상황 하에서 다시 새로운 양상을 취할 가능성을 보인다는 것, 그리고 이 '시조'는 한국인의 '영원한 정형시 장르'로 남을 것이라는 사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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