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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고온 노출 야외작업자의 특성과 건강수준

Characteristics and Health Status of Outdoor Workers Exposed to High Temperature

  • 투고 : 2022.03.02
  • 심사 : 2022.04.06
  • 발행 : 2022.05.30

초록

Purpose: This study aims to identify general, workplace, and health-related characteristics of outdoor workers exposed to high temperatures, and to compare the risk of disease according to outdoor high temperature exposure. Methods: This secondary analysis study used the 5th Korean Working Conditions Survey (2017) to identify 4,915 outdoor workers exposed to high temperatures. Results: Outdoor workers exposed to high temperatures were mostly male, elderly, less educated, and daily contract workers. Most of them were engaged in agriculture, forestry and fishing, and construction industries. About 40~50% of them complained of musculoskeletal pain and overall fatigue. The results showed that high temperature exposure increased the risk of illness (hearing problem, skin problem, backache, muscular pains in upper and lower limbs, headache/eyestrain, injuries, depression, and overall fatigue) among workers. Conclusion: High temperature exposure might increase the risk of illness among workers. The results of this study demonstrated that the outdoor workers should be protected from high temperatures.

키워드

서론

1. 연구의 필요성

지구온난화로 인해 평균 기온과 해수면이 상승하고 전 세계적으로 기상이변이 속출하고 있으며 폭염빈도와 강도가 강해지고 있다. 폭염이란 일 최고기온이 33℃ 이상일 때를 이르는 말로, 우리나라의 연평균 폭염일수가 1980년대 9.4일에서 1990년대 10.9일, 2000년대 10.0일, 2010년대 15.5일로 증가하는 추세이다(Collaboration among Related Government Ministries [CRGM], 2020).

폭염과 같은 이상기온은 질병 발생과 사망 위험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폭염으로 인해 열사병, 열탈진, 열피로와 같은 온열질환은 물론 만성폐질환, 심장질환, 신장질환, 정신질환 등 기저질환이 악화되거나 이로 인해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연구가 다수 발표되고 있다(Gubernot, Anderson, & Hunting, 2014; Lee & Shin, 2014; Park & Chae, 2020; Woo, Kim, & Chae, 2019). 고온과 사망에 대한 국내 연구를 메타분석한 Woo 등(2019)은 기온이 1℃ 증가할 때 사망 위험이 5% 증가하고, 비폭염 기간에 비해 폭염 기간에 사망 위험이 8% 증가한다고 보고하였다.

특히 기온이 높은 기간 동안 야외에서 일해야 하는 근로자는 과도한 작업량, 보호복 착용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더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Lucas, Epstein, & Kjellstrom, 2014). 인간의 내부체온은 작업량이나 대사율에 비례하여 증가하기 때문에 덥고 습한 조건에서 일하는 근로자는 온열질환 발생위험이 높아지게 된다(Armstrong et al., 2007). 또한 근로자들이 입는 작업복은 대부분 습기 투과성이 낮고 단열의 특성을 가진 것이 많기 때문에 정상적인 열 발산을 억제해서 피부온도를 높이기 쉽다(Bishop, Balilonis, Davis, & Zhang, 2013). 만약 사업장의 인력이 부족하여 고온에 충분히 순응하지 못한 채 작업에 투입되거나(Lucas et al., 2014) 저임금이나 고용불안 등으로 인해 고온 환경에서도 일할 수밖에 없는 근로자라면(Crowe et al., 2013) 질환이나 사망의 위험성은 더 높아질 수 있다. 근로자의 고온 노출은 각종 질병 발생 가능성을 높일 뿐만 아니라 노동생산성 및 효율의 감소(Sett & Sahu, 2014)와 더 큰 직업적 사고로 이어져 심각한 사회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Tawatsupa et al., 2013).

고온에 노출되는 모든 근로자가 질병이나 사망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개인의 체력, 열에 대한 순응정도, 성, 연령, 피로도, 기저질환, 음주 등에 따라 질환 발생의 위험은 달라질 수 있다(Ashley, Luecke, Schwartz, Islam, & Bernard, 2008; Benmarhnia, Deguen, Kaufman, & Smargiassi, 2015; Kenny, Yardley, Brown, Sigal, & Jay, 2010). 뿐만 아니라 소득수준, 교육수준, 지역별 차이 등 사회경제적 수준에 따라서도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Benmarhnia et al., 2015)

2020년 5월 20일부터 9월 13일까지 질병관리청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를 통해 신고 된 온열질환자수는 사망자 9명을 포함해서 총 1,078명에 이른다(CRGM, 2021). 국내 통계의 부재로 사업장 근로자의 온열질환 발생률을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산업재해 승인자료를 통해 근로자에게서 발생한 온열질환의 규모를 예측할 수 있다. 고용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온열질환으로 산업재해 승인을 받은 근로자가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총 156명(사망자 26명 포함)이며 이중 건설업 종사자가 48.7%(76명)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Korea Ministry of Employment and Labor [KMEL], 2021). 국내 폭염 기간이 점차 길어지고 있고(CRGM, 2020) 노동인구가 고령화됨에 따라 만성질환 유병자 또한 늘어나기 때문에 근로자의 고온 노출로 인한 피해는 더욱 많아질 가능성이 있다(Kenny et al., 2010).

근로자의 고온 노출과 건강과의 관계를 다룬 국내 논문은 그리 많지 않은데, 건설업 종사자의 심리적 특성과 온열질환의 관련성(Lee & Lee, 2020), 주물공장 고열작업의 피부건강(Kwon et al., 2004), 고열 노출로 인한 산재보상 사례 분석연구(Park, Kim, & Oh, 2017), 실외근로자(한전 검침원, 공단근로자, 건설현장 노무자)의 온열증상 경험 연구(Lee & Lee, 2021) 등이 있다. 노동인구는 매우 다양한 성, 연령, 직종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고온에 노출되는 야외작업자의 특성과 현재 건강수준을 파악하는 것은 고온으로부터 근로자의 건강을 보호하는데 있어 매우 중요한 기본 자료가 될 수 있으나 현재까지 이를 확인할 수 있는 과학적 자료가 부족한 실정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우리나라 근로자 중 고온에 노출되는 야외 작업자의 일반적 특성, 작업장 특성, 건강 관련 특성을 일반 근로자와 비교하고 고온 노출이 질병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고자 하였다. 연구의 구체적 목적은 다음과 같다.

⦁ 고온 노출 야외작업자와 일반 근로자의 일반적 특성, 사업장 특성을 비교한다.

⦁ 고온 노출 야외작업자와 일반 근로자의 건강 관련 특성을 비교한다.

⦁ 고온 노출 야외작업 유무에 따라 질병발생 위험도를 비교한다.

연구방법

1. 연구설계

본 연구는 고온에 노출되는 야외작업자의 특성을 파악하고 고온 노출이 질병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하여 제5차 근로환경조사(2017)의 원시자료를 이용한 이차자료분석연구이다. 근로환경조사는 유럽근로환경조사를 벤치마킹하여 산업안전보건연구원에서 주관하는 조사로서, 전국의 만 15세 이상의 취업자를 대상으로 전반적인 업무환경을 파악하기 위해 3년마다 실시된다(Occupational Safety and Health Research Institute [OSHRI], 2017).

2. 연구대상

본 연구의 대상인 고온 노출 야외작업자를 구분해 내기 위해, 일한 장소와 일할 때 노출되는 물리적 인자에 관한 설문문항을 활용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매일 또는 한 주에 여러 번 실외(건설현장, 논/밭/과수원/비닐하우스/축사, 길거리 등)에서 일하였고, 근무시간의 1/4 이상을 일하지 않을 때조차 땀을 흘릴 정도로 높은 온도에 노출된 경우 고온 노출 야외작업자로 정의하였다. 고온 노출의 기준을 근무시간의 1/4 이상으로 한 것은 Eurofound (2017)의 기준을 참고하였다. 고온 노출 야외 작업자는 총 4,915명이었고 그렇지 않은 일반 근로자는 45,290명이었다.

3. 연구도구

본 연구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제5차 근로환경조사(2017)의 원시자료로부터 근로자의 일반적 특성, 사업장 특성, 건강 관련 특성을 파악할 수 있는 설문문항을 추출하였다.

근로자의 일반적 특성은 성, 연령, 교육수준, 직종, 고용형태, 종사상의 지위에 관한 문항으로 파악하였다. 사업장 특성은 업종, 규모, 근로시간, 위치로, 건강 관련 특성은 주관적 건강 수준, 6개월 이상 앓고 있는 질병 유무, 12개월 동안 앓은 경험이 있는 건강문제로 파악하였다. 주관적 건강수준은 5점 척도로 된 단일 문항으로 조사하였고, 본 연구에서는 ‘좋음’과 ‘아주 좋음’으로 응답한 경우 주관적 건강수준이 좋은 그룹으로 구분하였다. 12개월 동안 경험한 건강문제는 청력문제, 피부문제, 요통, 상지 근육통, 하지 근육통, 두통과 눈의 피로, 손상, 우울, 불안, 전신피로로 구분하여 경험 유무를 조사하였다.

4. 자료분석

자료분석은 SPSS/WIN 26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시행되었다. 근로환경조사는 2차 확률비례 층화집락추출법을 이용해 표본 설계하였기 때문에 모집단을 보다 정확히 추정하기 위해 분석 시 설계가중치, 무응답 보정가중치, 사후 층화 보정가중치를 곱한 최종가중치를 적용하여 복합표본 분석을 실시하였다. 고온 노출 야외작업자와 일반근로자의 일반적 특성, 사업장 특성, 건강 관련 특성을 비교하기 위해 라오-스콧카이제곱 검정(Rao-scott x2 test)을 실시하였고, 고온 노출 야외작업 유무에 따라 질병 발생 위험도가 어떻게 달라지는 지를 파악하기 위해 성과 연령을 보정(model 1), 성, 연령, 직종을 보정(model 2)한 채 로지스틱 회귀분석(logistic regression analysis)을 시행하였다.

연구결과

1. 일반적 특성 비교

고온 노출 야외작업자는 일반근로자에 비해 남성의 비율이 높았고(p<.001), 50, 60대 고령자 비율이 높았으며(p<.001), 중졸 및 고졸인 저학력자가 많았다(p<.001). 고온 노출 야외 작업자의 비중이 높은 직종은 농림어업종사자, 기능원 및 관련 기능 종사자, 단순노무 종사자이었고, 직종별 고온 노출 야외 작업자의 비율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했다(p<.001). 고온 노출 야외작업자는 일반근로자에 비해 임금근로자의 비율이 낮았으며(p<.001) 자영업자나 일용계약직의 비율이 높았다(p<.001)(Table 1).

Table 1. General Characteristics of Workers according to Outdoor High Temperature Expos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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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weighted n, weighted percent.

2. 사업장 특성 비교

고온 노출 야외작업자가 많이 종사하는 업종은 농림어업, 건설업이었다(p<.001). 고온 노출 야외작업자가 종사하는 사업장은 상시근로자 10인 미만의 소규모 사업장이 많았으며(p<.001) 근로시간이 주 35시간 미만이거나 주 48시간 이상으로 주 40시간 법정 근로시간을 벗어난 경우가 많았다(p<.001). 고온 노출 야외작업자가 종사하는 사업장은 대도시 보다는 중소도시에 많았다(p<.001)(Table 2).

Table 2. Workplace Characteristics of Workers according to Outdoor High Temperature Expos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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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weighted n, weighted percent.

3. 건강 관련 특성 비교

고온 노출 야외작업자 중 주관적 건강수준이 불건강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48.6%로 일반근로자(25.8%)에 비해 높았다(p<.001). 6개월 이상 앓고 있는 질환이 있는 근로자의 비율 또한 15.3%로 일반근로자(4.1%)에 비해 높았다(p<.001). 최근 1년 이내 경험한 건강문제로는 불안을 제외하고 모든 질병에서 고온 노출 야외작업자가 일반근로자에 비해 경험률이 높았다(p<.001). 특히 고온 노출 야외작업자에게서 호소율이 높은 질병은 상지근육통(49.1%), 전신피로(39.9%), 하지근육통(38.8%), 요통(29.6%)이었다(Table 3).

Table 3. Health-related Characteristics of Workers according to Outdoor High Temperature Expos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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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weighted n, weighted percent.

4. 질병발생 위험도 비교

고온 노출 야외작업자는 일반근로자에 비해 주관적 건강수준이 나쁠 가능성이 성, 연령, 직종 보정 후 1.33배(95% CI: 1.20~1.48) 높았다. 6개월 이상 질환을 앓은 위험성도 1.48배(95% CI: 1.28~1.71) 높았다. 최근 1년 이내 경험한 건강문제로는 불안을 제외하고 모든 질병에서 고온 노출 야외작업자가 일반근로자에 비해 질병발생 위험도가 높은 것으로 분석되었다. 질병 발생 위험도는 성과 연령을 보정했을 때보다 성, 연령, 직종을 보정했을 때 좀더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손상에 있어서는 야외작업장의 발생 위험도가 2.30배(95% CI: 1.73~3.06)로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Table 4).

Table 4. Risk of Disease from Exposure to High Temperature Outdo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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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odds ratio; CI=confidence interval; Model 1: Adjusted for gender and age; Model 2: Adjusted for gender, age and occupation.

논의

최근 여름철 폭염일수의 증가로 야외작업자의 건강 보호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본 연구는 고온에 노출되는 야외작업자의 특성과 건강 수준을 확인함으로써 고온에 대한 근로자 건강보호대책 수립에 필요한 기초자료를 마련하고자 시행되었다. 본 연구를 통해 발견된 주요한 결과를 일반적 특성, 사업장 특성, 건강 관련 특성의 순으로 고찰하고자 한다.

먼저, 본 연구결과 고온에 노출되는 야외작업자는 남성, 고령자, 저학력자가 많았다. 이들은 주로 농림어업종사자, 기능원, 단순노무종사자였으며, 자영업자이거나 일용계약직이 많았다. 한전 검침원, 공단근로자, 건설현장 노무자 등 실외작업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Lee & Lee, 2021)와 건설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Lee & Lee, 2020)에서도 본 연구결과와 같이 남성과 50대가 가장 많았다. 야외 작업의 경우 주로 물리적 작업 부하가 큰 업무이기 때문에 남성이 많고, 힘든 일 기피현상으로 고령자, 저학력자, 일용계약자와 같은 취약계층 근로자가 많은 것으로 예측된다. 고령자, 저학력자, 일용계약자와 같이 사회 경제적 지위가 낮은 근로자의 경우 일당 임금과 고용불안으로 인해 안전한 작업온도를 넘어서는 폭염 기간에도 일을 강행하기도 하여 고온 관련 질병발생의 위험이 더 높아 질 수 있다(Crowe et al., 2013). 우리나라 고온 노출 야외작업자 중 사회 경제적 지위가 낮은 취약계층 근로자가 많다는 것은 정부가 보다 적극적인 온열질환 예방대책을 수행해야 함을 시사하는 결과이다.

본 연구결과, 고온 노출 야외작업자는 주로 농림어업, 건설업에 종사하였다. 이들 사업장은 대부분 상시근로자 50인 미만의 소규모 사업장이었고 대도시 보다는 중소도시에 많이 분포하였다. 고온 노출 야외작업자가 중소도시에 많이 분포하는 것은 이들이 가장 많이 종사하는 농림어업이 대부분 우리나라의 중소도시에 분포하기 때문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국외 연구에서는 열섬효과와 같은 도시환경 때문에 도시에서 일하는 야외 작업자의 고온 노출위험이 중소도시보다 더 높다(Lucas et al., 2014)는 보고가 있다. 이러한 차이는 국가별 중점산업의 종류와 특성, 생산 방식의 차이, 발전 단계 등의 차이에서 기인한 것으로 추론된다. 건설업의 경우 물리적 작업부하가 클 뿐만 아니라 다수가 작업복이나 보호복을 입는데, 보호복은 대부분 투습도가 낮아 땀 증발과 열 발산을 억제해서 내부 체온과 피부온도를 높일 수 있다(Bishop et al., 2013). 미국의 건설업 종사자가 다른 업종 종사자에 비해 열 관련 질환 취약성이 13배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다(Gubernot, Anderson, & Hunting, 2015).과중한 작업량, 일용직이 많아 건강모니터링이 쉽지 않다는 점, 보건의료서비스 이용이 제한적인 외국인 근로자가 다수 종사한다는 점 등 우리나라 건설업의 특성을 감안하면 그 어떤 업종보다 건설업에서의 온열질환 예방노력에 높은 우선순위를 두어야 하겠다.

본 연구대상인 고온 노출 야외작업자는 일반 근로자에 비해 주관적 불건강 및 질병 경험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물리적 작업부하가 큰 직종 종사자가 많기 때문에 상지근육통, 하지근육통, 요통과 같은 근골격계 통증을 호소하는 작업자가 많았다. 특히 온열질환 증상이라 할 수 있는 전신피로 경험률은 39.9%로, 한전 검침원 등 실외근로자의 피로감 호소율이 12.1%(Lee & Lee, 2021), 건설업 종사자의 피곤함 경험율이 16.5%(Lee & Lee, 2020)인 것과 비교하면 높은 수치이다.

작업자의 성, 연령, 열에 대한 순응, 기존 질환(심혈관질환, 당뇨, 감염병 등), 음주 등과 같은 개인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열 내성을 방해하고 건강위험을 가중시키기도 한다(Ashley et al., 2008; Benmarhnia et al., 2015; Kenny et al., 2010). 이에 본 연구에서는 작업자의 성, 연령, 직종을 보정하여 고온 노출에 따른 질병 발생 위험도를 비교하였다. 그 결과, 고온 노출은 불안을 제외하고 모든 질병 즉, 청력문제, 피부 문제, 근골격계 통증, 두통과 눈의 통증, 사고, 우울, 피로의 위험률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폭염과 같은 환경적 고온과 작업 부하로 인해 발생하는 신체 내부의 대사열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작업자의 신체적, 심리적 변화를 일으켜 신체작업 능력 감소, 정신 집중 저하 등으로 사고를 일으키고 열사병, 열탈진, 열피로와 같은 온열질환을 유발한다(Lucas et al., 2014). 야외작업자들에게 가장 빈번하게 보고되는 온열질환 증상 가운데 하나가 두통, 발한, 피로 등 이며, 열 균형이 무너지면 이러한 일련의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Mutic et al., 2018).

또한, 다수 연구에서 고온과 근골격계 통증 간 연관성을 높은 습도와 관련지어 설명하였는데, 상대 습도가 10% 올라가면 통증이 1점 증가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Dorleijn et al., 2014). 우리나라의 여름철은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으로 장마와 고온다습한 특성이 있다. 본 연구대상자인 야외작업자는 고온과 함께 다습한 환경에 노출되어 근골격계 통증 위험률이 높게 나타난 것으로 추론된다.

한편, 고열 노출이 피부문제의 위험을 높이는 것은 기존 연구결과와 일치하는데, 고열환경 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역학조사에서 장기간의 일광조사로 인해 주름살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Kwon et al., 2004).

본 연구에서 고열 노출이 청력 문제의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고열 노출이 청력 문제를 일으키는 단일원인으로 보기는 어렵다. 건설업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기존 연구에서 소음과 열 스트레스가 결합하여 청력 저하를 일으킨다고 보고한 바 있다(Mazlan et al., 2018).

그러나 본 연구에서는 고온 노출과 불안의 관련성을 밝히지 못하였다. 기존 연구에 따르면, 폭염은 신경정신질환을 가진 사람들에게서 열사병 위험을 증가시킨다(Kim, 2016). 즉 신경 정신질환을 가진 사람은 고온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불안이 고온 노출과 온열질환 간 관계의 크기에 영향을 주는 제3의 변수, 즉 조절변수로 작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향후 고온, 불안, 온열질환 간의 관계를 밝히기 위한 조절 효과분석과 같은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온열질환 외에도 신체의 가열과 탈수가 반복되면서 심장과 신장에 만성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Sett & Sahu, 2014). 또한 작업자가 기존에 앓고 있던 만성폐질환, 심장질환, 신장 질환, 정신질환 등을 악화시키기도 한다(Gubernot et al., 2014; Lee & Shin, 2014; Park & Chae, 2020; Woo, Kim, & Chae, 2019). 고온 노출로 인한 작업자의 건강위험은 의무적으로 작업복이나 보호복을 입어야 하거나, 일당 임금을 받거나 고용불안에 놓여 있는 경우, 근로자가 부족한 경우에는 더 증가할 수 있다(Crowe et al., 2013; Lucas et al., 2014). 고온에서의 작업은 작업자 개인의 건강 영향뿐만 아니라 작업장의 생산성 손실로도 이어질 수 있다. Sett과 Sahu (2014)의 연구에 따르면, 최고 기온이 34.98℃ 이상으로 증가하면 생산성이 선형적으로 감소하고 온도가 1도 상승할 때마다 손실되는 생산성은 약 2%라고 하였다.

노동인구 고령화와 기후 온난화로 인해 고온 노출로 인한 야외작업자의 질병 및 사망의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실효성 있는 대응방안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은 실정이다. 온열질환 교육, 물과 그늘 제공, 자발적인 업무량 조절 등의 대책이 작업자의 질환 유병률을 감소시키는 데 효과가 있다는 보고가 있다(Stoecklin-Marois, Hennessy-Burt, Mitchell, & Schenker, 2013). 고온으로 인한 건강장해 예방을 위해서는 이미 정부 주도 하에 시행되고 있는 시원한 물, 그늘진 장소, 적절한 휴식시간 제공을 준수하는 것뿐만 아니라 고위험 작업자를 선별하기 위한 업무적합성 평가, 고온 적응 훈련과 교육, 보건의료서비스에 대한 접근성 강화, 의무적 또는 자율적인 작업휴식과 주기 설정 등과 같이 회사 및 정부차원의 프로그램과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

결론 및 제언

본 연구는 최근 기후변화로 인해 고온 노출 야외작업자의 건강보호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바, 고온 노출 야외작업자의 특성과 현재 건강수준을 파악하여 건강보호 대책수립의 기초자료를 마련하고자 시행되었다. 연구결과 고온 노출 야외작업자는 남성, 고령, 저학력자가 많았고 이들은 주로 농림어업, 건설업과 소규모 사업장에 종사하였다. 일반 근로자에 비해 근골격계 통증과 전신피로 호소율이 높았고, 고온 노출은 청력문제, 피부 문제, 근골격계 통증, 두통과 눈의 통증, 사고, 우울, 피로의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야외작업자의 특성과 건강수준을 확인할 수 있는 과학적 문헌이 부족한 상황에서, 본 연구결과는 고온 노출 야외 작업자 건강보호에 관한 정책과 사업, 연구를 위해 중요한 기초 정보로 활용될 수 있다. 사업주와 보건관리자는 고온 노출 작업자에게서 온열질환 뿐만 아니라 청력문제, 피부문제, 통증, 피로, 우울, 사고 등 다양한 건강문제가 발생할 수 있음을 인지하고 이에 대비한 보건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고령, 저학력자, 일용계약자와 같은 취약근로자의 직업적 열 노출과 건강보호를 위한 사업과 정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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